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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은 대자연의 품으로 떠나볼까~
  • 11월은 대자연의 품으로 떠나볼까~
  • [이데일리 편집부] 한국관광공사는 “대자연의 품으로! 국립공원 에코투어”라는 테마 하에 2009년 11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금강소나무가 살아 숨쉬는 명품 녹색길 체험, 치악산국립공원(강원도 원주시)”, “삼라만상 다 모인 신비의 월출산(전라남도 영암군)”, “백두대간 중앙부에서 향기로운 여성미 발산(경상북도 영주시)”, “다양한 체험여행으로 되살아나는 속리산 에코투어(충청북도 보은군)”등 4곳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구룡사금강소나무가 살아 숨쉬는 명품 녹색길 체험, 치악산국립공원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학곡리 차령산맥 남쪽 끝에 자리 잡은 치악산은 영서지방의 명산이자 원주시의 진산이다. 비로봉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길게 뻗은 능선에는 매화산, 향로봉, 남대봉 등 1,000m 이상의 고봉들이 연이어 솟구쳐 있으며, 그 사이로 구룡계곡, 부곡계곡, 금대계곡 등 청정계곡들이 산자락을 적시고 있다. 구룡사를 지나 비로봉 정상까지는 길고 힘든 코스지만, 만산홍엽의 단풍을 만끽하기에 더없이 멋진 길이다.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자연해설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좋다. 한때 궁궐의 재목으로 사용되었던 금강소나무 녹색길을 거닐며 야생화와 곤충, 나뭇잎의 관찰, 새의 특징 알기 등 치악산의 자연생태체험을 할 수 있다. 발우공양, 염주 만들기 등 구룡사사찰문화체험과 전통음식을 만들어 먹는 농촌마을체험도 인기 있다. 문의전화 : 치악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033)732-5231  ▲ 월출산 서쪽 능선에서 바라본 천황봉(왼쪽 뒤편) 삼라만상 다 모인 신비의 월출산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 개신리 내용 : 월출산은 주변에 아무런 산이 없어 마치 거대한 기암괴석의 바위산을 뚝 떼어놓은 듯한 형상이다. 때문에 장중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고스란히 감상할 수 있는 보기 드문 명산이다. 대표적 종주 코스는 천황사와 도갑사를 잇는 코스로 천황봉 정상에서 바로 보는 동쪽 능선은 월출산 최고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아홉 개의 웅덩이가 패어 있는 구정봉과 구정봉에서 약 500m 정도 떨어진 암벽에 조각된 마애여래좌상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신라의 4대 고승 가운데 한 분이었던 도선국사에 의해 창건된 도갑사는 여러 개의 국보와 보물을 보유한 문화재의 보고이다. 백제 때 일본으로 건너가 학문을 전파하고 일본가요를 창시한 왕인박사의 탄생지가 있는 왕인박사유적지와 고색창연한 전통가옥이 모여 있는 구림마을도 영암에서 함께 들러볼 만한 곳이다. 문의전화 :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 061)473-5210  ▲ 소백산 연화봉에서 본 비로봉백두대간 중앙부에서 향기로운 여성미 발산하는 소백산 경북 영주시, 충북 단양군 일원 백두대간은 태백산에서 서쪽으로 급하게 꺾인다. 지리산으로 향하는 그 줄기에서 처음으로 치솟은 산이 바로 소백산이다. 주봉인 비로봉(1,439m) 주위로 국망봉, 제1연화봉, 연화봉 등이 솟아 있다. 능선은 유순하고 산 속에는 7백여 종의 식물과 2천6백여 종의 동물이 서식, 한반도 중부지역과 남부지역을 연결하는 중요 생태 통로 역할을 맡고 있다. 소백산국립공원은 다양한 생태 탐방 프로그램과 역사문화 프로그램을 운영, 사시사철 여행객들을 불러 모은다. 희방계곡 자연관찰로 탐방, 삼가지구 그린 트레일, 죽령옛길 걷기, 백두대간 아고산대 해설 등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소백산 등산이나 탐방프로그램 참가 후 부석사, 희방사, 비로사 등 고찰 답사를 하거나 영주선비촌에서 하룻밤 머물며 소수서원, 소수박물관, 풍기인삼시장 등도 돌아보면 좋다. 문의전화 : 소백산국립공원 사무소 054-638-6196 소백산국립공원 북부사무소 043-423-0708 ▲ 속리산 문장대(사진제공 속리산국립공원)다양한 체험여행으로 되살아나는 속리산 에코투어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상판리 19-1 태백산맥에서 남서방향으로 뻗어 나오는 소백산맥 줄기 가운데 위치하고 있는 속리산은 남북으로 백두대간이 지난다. 문장대, 신선대, 비로봉 등 우뚝 솟은 봉우리들이 서로의 자태를 뽐내는 속리산 국립공원에는 총 14명의 에코 가이드가 자연환경안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속리산의 깃대종인 하늘다람쥐와 망개나무를 비롯해 비밀스런 숲속 이야기를 전해주고 국내유일의 승마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천년고찰 법주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근 선병국 가옥에서의 전통음식 체험, 자연공예, 인형극까지 속리산의 에코 가이드는 다정한 친구이자 숲길의 동반자요, 궁금증을 풀어주는 속리산 해결사다. 보은읍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삼년산성, 세조의 이야기가 담긴 정이품송과 은구석 공원, 맛난 산채정식 또한 속리산 탐방을 즐겁게 해준다. 문의전화 : 속리산 국립공원 사무소 043-542-5267~9 속리산 탐방지원센터 043-543-6522▶ 관련기사 ◀☞가난한 산사로 가는 길, 온전한 가을을 만나는 길☞수행자는, 어쩌면, 숲길을 걷는 사람☞예술옷 입은 사찰이 동네에 숨어있다
2009.10.22 I 편집부 기자
예측하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남설악에서 만나다
  • 예측하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남설악에서 만나다
  • [조선일보 제공] 비가 심하게 내릴 때면 호우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된다. 이것은 바람이나 먼지, 폭설, 그리고 한파에도 적용된다. 그런데 이런 격식 차린 말보다 요즘은 게릴라성 호우나 물폭탄이란 용어가 피부에 와 닿는다. 예측을 무색케 하는 기후를 한마디로 대변하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새롭게 늘어나는 용어만큼이나 세상은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장수대를 떠날 때 드디어 비는 소강상태를 보였다. 눅눅한 기운이 사라지고 청명한 하늘이 보이니 더 바랄 게 없다. 그 순간 행복이란 참 단순한 데 있다는 걸 깨닫는다. 여름, 겨울 할 것 없이 철따라 추억이 쌓여 있는 곳. 그런 남설악을 한동안 잊고 살았다. ▲ 중세의 고성을 연상케 하는 첨예한 침봉근년에 내린 집중호우가 이 일대를 휩쓸고 지나간 뒤로 갈 엄두가 나지 않은 탓이다. 한계령 너머 주전골은 이제 옛 모습을 찾기 어렵다. 장수대의 아름다운 솔밭에서 아영하던 낭만도 전설이 되어 갈 터이다. 그 자리를 가득 메운 돌무더기를 보며 다시 돌아오지 않는 준엄한 자연의 섭리를 본다. 마치 환자를 만나듯 그 앞에 서지만 설레는 마음이 없지 않다. 설악산은 여전히 강력한 힘으로 사람을 끌어들이고 있다. 아름다운 산을 말하는 대명사로 설악산만 한 곳이 있을까. 금강산이 한반도를 대표하는 알려진 산이었다면 설악산은 한국전쟁이 끝난 후에나 제대로 알려질 만큼이나 은자의 산이었다. 1930년대에 절집이 있는 외설악과 내설악은 등산이 이루어졌으나 천불동계곡만 해도 1955년에 초등이 되었고 십이선녀탕과 서북주능선은 1959년에, 그리고 공룡능선은 그 이후에 길이 열렸다. 산악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봉우리와 계곡의 명명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는 것을 미루어 알 수 있다. 그러나 ‘설악’과 ‘한계’ 라는 명칭엔 내력이 있다. 양양 사람들이 설악산이라 부를 때 인제 내륙지역 사람들은 한계산이라 했다. 한계령의 이름은 원래 ‘소동라령’이었다. 따져 보면 의미가 분분하지만 어감만으로도 옛 사람들이 언어를 선택한 탁월함이 느껴진다. 소동라는 세종실록지리지(1454년)에 등장하지만 조선시대 말엽 <택리지> <대동여지도> 등에서는 오색령이란 이름이 출현한다. ▲ 무성하게 자란 풀섶에 여름 꽃이 자라고 있다.인제 내륙에선 ‘한계산’이라 불려 <동국여지승람>은 “한계령 일대의 지세가 험하고 궁벽지다”고 했다. 택리지를 통해서도 양반 사대부들은 험해서 다니지 않고 민초들이 한계령 오솔길을 통해 백두대간을 넘나든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 간행된 역사서 <고려사>엔 한반도로 진격해온 몽고군이 철원, 춘천, 인제를 거쳐 한계령을 넘어온 것으로 기술되어 있다. 신라의 마지막 왕이었던 경순왕의 맏아들인 마의태자가 머물렀다는 한계산성에 대궐 터가 있다는 기록으로도 이름의 유래를 짐작할 수 있겠다. 한계령은 설악산을 넘는 가장 가까운 통로였지만 여전히 높고 험한 점이 문제였다. 그래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길이 바로 미시령이었다. 한계령 도로는 1968년에 착공해 1971년에 완공되었다. 1980년대까지도 원통에서 백담사로 가는 갈림길은 일방통행이었고 내설악은 물론 남설악에 이르는 길 역시 험로였다. 그러나 결국 설악산을 넘어 속초로 가는 최단 경로는 미시령에 뚫린 터널이 되고 말았다. ▲ 에델바이스로 불리는 귀한 꽃 솜다리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동쪽은 점봉산, 서쪽엔 가리산이 설악산과 대척을 이룬다. 모두가 훌륭한 면모를 지니고 있지만 설악의 명성에 줄곧 가려져온 산이다. 산에 빠져드는 과정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산악인들에게 설악산의 의미는 남다르다.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처럼 산도 다양하게 오르는 것이 필요하다면 이제껏 나의 산행 습관은 편식에 가까운 편이었다. 설악인가 아닌가 하는 이분법적 기준이 이 편향적 습관을 만들었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 걷는 산행을 하며 그걸 알았다. 정상으로 오르는 수직적 산행에서 수평적 패턴으로의 변화. 산은 그렇게 사람을 순화시키고 있다. ▲ 힘찬 기운으로 솟아오른 남설악의 기이한 바위.대승폭포·십이선녀탕 등도 볼거리 대승령이 가까워지자 이마에 구슬땀이 흘러내렸다. 땀의 절반은 간밤에 마신 술로 여겨지지만 오름길이 끝나는 마당이니 힘들지 않다. 먼 산이 바라다 보이는 사실에 감사하며 능선에 섰다. 남설악의 첨예한 봉우리와 서북주능선 끝으로 절집 큰 스님처럼 물러앉아 있는 대청봉이 보였다. 서쪽 방향으로 남설악의 보루인 안산이 우뚝 솟아 있는데 한동안 그 기이하고도 장대한 모습에 넋을 잃고 말았다. 힘들게 메고 온 카메라는 꺼내지도 못하다가 풀숲에 핀 앙증맞은 여름꽃에 비로소 눈을 맞춘다. 적막감이 흐르는 절벽에도 하얀 꽃이 듬성듬성 보였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게 바로 에델바이스였다. 양지 바른 절벽에 피는 꽃, 솜다리라는 예쁜 이름을 지닌 산악인의 상징, 그 꽃을 남설악에서 만났다. 언제나 무거운 짐을 메고 가며 보았던 공룡능선이나 천화대의 솜다리와는 다른 감흥이 일었다. 눈처럼 희고 갸름하거나 잿빛이 감도는 도톰한 두 가지 모양에서 같은 꽃이지만 차이가 확연히 느껴졌다. ▲ ‘동고서저’와 다르게 남쪽으로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남설악의 지형.마크로 렌즈를 삼각대에 고정하고 보니 흔들림이 끊이지 않는다. 꽃이 너무 작은 탓이다. 호흡을 멈추고 셔터를 누르며 에델바이스의 고고함을 관찰한다. 참으로 뜻밖의 만남이자 오늘의 보람이다. 즐거움이란 물폭탄처럼 예측할 수 없을 때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리라. 십이선녀탕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 서둘러 하산을 시작했다. 늦긴 했지만 되돌아가는 걸음이 가볍다. 도중에 해가 저문다 해도 걱정스럽지 않은 기분 좋은 날이다. ▲ 양지바른 절벽에 솜다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남설악 촬영 가이드 남설악은 안산에서 귀때기청봉을 지나 대청봉에 이르는 긴 서북릉이 그 등뼈를 이룬다. 한국의 3대 폭포로 꼽는 대승폭포를 비롯해 소승폭포, 독주폭포, 설악폭포 등이 있으며 내외설악에 비해 짧지만 깊은 계곡들이 자리하고 있다. 남설악의 촬영 요소는 오색약수 주변의 화려한 암봉과 상투바위골과 도둑바위골을 비롯해 대승령과 안산 사이의 침봉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곳들은 접근이 용이치 않은 것이 어려운 점이다. 안개와 구름을 보려면 능선에 머무를 만한 조건이 없어 장수대에서 출발하는 것이 가능한 방법이다. 안산 주변의 기이한 풍광과 더불어 철따라 피는 야생화도 촬영 요소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점점 더 귀한 꽃이 되어가는 에델바이스도 흥미있는 대상이 된다. 에델바이스는 크기가 작아 삼각대가 필요하다. 대체로 절벽에 피는 꽃이므로 안전에 유의해야 하며 채취하거나 훼손은 금물이다. 남설악 촬영에 필요한 렌즈는 20mm 전후의 광각렌즈와 접사렌즈가 유효하다. 남설악 가는 길 서울에서 남설악으로 가는 길은 양평, 홍천, 인제, 원통을 거쳐 44번 국도를 타고 장수대로 접어든다. 남설악은 장수대에서 한계령 넘어 오색약수 일원을 가리키는 것이 목적지 둘 중 한 곳이 될 수 있다. 대체로 외길로 이어지는 44번 국도는 인제까지 상당부분 4차선으로 고속화해 시간이 많이 단축된다. 서울시 경계에서 2시간30분 정도면 남설악 장수대에 도달할 수 있다. / 글·사진 손재식 사진가▶ 관련기사 ◀☞1000번째 가을을 건너는 곳 ‘진천 농다리·초평 저수지’☞10월에는 차를 버리고 떠나자~ 뚜벅이 녹색 관광☞숲길 너머 만나는 조선왕조 마지막 황제의 능, 홍릉,유릉
조선왕조 500년을 이어온 왕릉전시장, 동구릉
  • 조선왕조 500년을 이어온 왕릉전시장, 동구릉
  • ▲ (좌)봉분 위에 억새가 자라고 있는 태조 이성계의 능인 건원릉 (우)영조대왕과 계비 정순왕후의 능인 원릉&nbsp;[조선일보 제공] 동구릉에는 태조의 건원릉부터 제24대 헌종의 경릉까지 한양 동쪽에 총 9기의 능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40기 중에서 22%가 동구릉에 몰려 있는 이유는 이곳이 풍수지리상 명당이고, 선조들과 함께 묻히고 싶어했던 역대 왕들의 염원 때문이다. 영조의 '원릉'이나 헌종의 '경릉'에 올라 주변 산세를 살펴보면 문외한이라도 좌청룡 우백호가 훤히 잡히고, 왕이 머물렀다고 하는 왕숙천이 아늑하게 흐르며, 정면으로는 검단산이 아른거려 완벽한 풍수지리 교과서를 보는 듯하다. ▲ (좌)봉분 위에 억새가 자라고 있는 태조 이성계의 능인 건원릉 (우)영조대왕과 계비 정순왕후의 능인 원릉조선왕조 500년 능제의 시원이자 기준이 되는 능은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이다. 고려의 찬란한 불교 석조예술을 이어받아 조각이 섬세하고 화려하며 다른 능에서는 보기 힘든 신도비까지 볼 수 있다. 봉분 위는 뾰족한 억새가 자라고 있는데, 태종이 고향인 함흥에 묻히길 원한 아버지 태조의 뜻을 받들어 함흥의 흙과 억새를 가져와 봉분을 덮어주었다고 한다. 영조 능인 원릉은 왕의 치세를 보여주듯 규모도 크고 힘이 느껴지며, 선조 능인 목릉은 전쟁을 겪어서인지 투박한 석조물을 보여주고 있다. 왕의 일생을 보여주듯 문인석, 무인석의 다양한 표정을 감상해도 좋고, 봉분을 지키는 수호신인 호랑이와 양의 천진난만한 얼굴을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선조임금과 왕비, 계비가 각각 3개의 언덕 위에 따로 모셔진 것이 특징인 목릉은 10월 말까지 능원을 개방해 석물을 가까이 볼 수 있다. ▲ (상단 좌측부터 시계 방향으로) 하늘에서 볼 때 _丁_ 자 모양을 하고 있는 정자각, 태조 이성계의 신도비.문화유산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 실감나는 왕릉기행이 된다, 선조임금의 능인 목릉의 무인상, 선조의 왕후인 의인왕후 박씨의 능에서 바라본 선조릉 한 분만 모신 단릉, 두 분을 따로 모신 쌍릉, 산줄기를 달리해 두 분을 모신 동원이강릉, 두 분을 함께 모신 합장릉, 세 분을 나란히 모신 삼연릉 등 동구릉은 다양한 능의 형식을 볼 수 있어 ‘조선왕조 500년의 왕릉전시장’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9기의 능은 제각각 사연과 곡절, 애틋한 사랑이야기까지 간직하고 있어 문화유산해설사의 실감나는 해설을 곁들인다면 유익한 왕릉답사가 될 것이다.(하루 3차례 10시, 1시, 3시, 1시간 30분 소요) &nbsp;▲ 동구릉 자연학습장의 야생화단지과천의 서울대공원만큼이나 넓은 동구릉은 경내가 거대한 산소통이라고 부를 정도로 숲이 울창하다. 새벽 6시에 문을 열기 때문에 숲 산책을 하겠다면 이른 시간에 찾는 것이 좋다. &nbsp;경릉 뒤편 자연학습장은 동구릉의 숨은 볼거리로, 3.5km 산책로를 따라 소나무, 상수리나무, 전나무 등이 아름드리 숲을 만나게 되는데 끝자락에는 야생화단지가 조성되어 있다.(이 산책로는 5월 1일부터 11월 3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 (상단 좌측부터 시계 방향으로)고구려 대장간마을 전경,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배경지인 고구려대장간마을, 광개토태왕 동상과 광개토태왕비, 장군의 얼굴을 닮은 아차산 큰바위얼굴드라마 ‘태왕사신기’가 촬영되었던 고구려 대장간마을은 담덕의 집, 말갈.거란족의 집, 우물가 등을 갖추고 있다. 지름 7m의 대형 물레방아와 화덕을 가진 고구려 제철소에서는 쇠를 녹이고 담금질하는 공정을 볼 수 있다. 아차산유적박물관에는 아차산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토기류와 철기류를 감상할 수 있다. 대장간마을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는 태왕사신기 촬영시 우연히 발견된 사람 형상의 바위인 ‘아차산 큰바위 얼굴’을 볼 수 있다. 위엄이 풍기는 묵직한 분위기는 흡사 장군의 얼굴을 닮았다. 제4보루성과 아차산성까지는 산세가 그리 험하지 않아 산책 삼아 다녀오기 좋다. 구리경찰서 앞에는 관모를 쓰고 태양을 상징하는 삼족오가 새겨진 알을 들고 있는 광개토태왕 동상과 실물 크기의 광개토대왕비가 서 있어 고구려의 웅혼함을 배울 수 있다. ▲ (좌)생활폐기물 소각장이 친환경 시설로 탈바꿈한 구리타워 (우)구리한강시민공원의 해바라기혐오시설로 알려진 생활폐기물소각장을 친환경시설로 탈바꿈한 구리타워에 오르면 한강과 주변 산줄기, 도시의 야경까지 조망할 수 있다. 지상 100m 높이의 전망대와 한바퀴를 돌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회전레스토랑이 있다. 곤충생태관에서는 장수풍뎅이를 비롯한 살아있는 곤충과 표본을 볼 수 있으며, 신재생에너지홍보관에서는 태양에너지로 곤충모형을 움직여보는 ‘태양전지벌레 레이스’, 태양열의 뜨거움을 손으로 느껴보는 체험 , 바람을 에너지로 내는 새소리 등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체험거리가 가득하다. 9월이 되면 구리 한강시민공원은 온통 코스모스밭이다. 한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인해 한꺼번에 춤추는 코스모스의 군무는 장관이다. 수세미 조롱박이 달려 있는 넝쿨터널,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공습지, 꽃 산책로, 강변 자전거 도로까지 갖추고 있다. <여행정보> ○ 웹사이트 주소 -동구릉 홈페이지: http://donggu.cha.go.kr -문화재청 조선왕릉 홈페이지:http://royaltombs.cha.go.kr/ -구리시청홈페이지:www.guri.go.kr ○ 문의전화 - 동구릉관리사무소:(031)563-2909 - 구리시청문화예술과:(031)550-8353 - 동구릉 문화관광해설예약:(031)550-2345(해설 10시, 13시, 15시) - 고구려대장간마을: (031)550-2363(아차산 고구려 유적답사 사전예약) - 구리타워: (031)550-2880 ○ 대중교통 정보 1. 지하철 및 버스 [1호선]청량리역, 7호선 상봉역. 202, 88번 시내버스(청량리에서 30분 소요) [2호선] 강변역. 1, 1-1, 9-2 구리방향 시내버스(40분 소요) [중앙선] 구리역. 마을버스 2, 6번(10분 거리) 2. 자가운전 [서울-구리] 강변북로-토평IC-서울외곽순환도로-구리IC-43번국도(퇴계원 방면)-동구릉 올림픽대로-강동대교-서울외곽순환도로-구리IC-43번국도(퇴계원 방면)-동구릉 [광주-구리]광주-호남고속도로-대전-남이분기점-중부고속도로-강동대교-서울외곽순환도로-구리IC-43번국도(퇴계원 방면)-동구릉 [대구-구리]대구-경부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호법분기점-중부고속도로-강동대교-서울외곽순환도로-구리IC-43번국도(퇴계원 방면)-동구릉 ○ 숙박정보 - 발리모텔: (031)551-1800/구리시 수택동 370-16 - 몽모텔: (031)553-7572/구리시 수택동 376-6 - 9HOLE:(031)552-0961/구리시 수택동 426-46 - 멜로디모텔:(031)551-9627/구리시 수택동 376-15 - 팰리스호텔:(031)556-9864/구리시 수택동 376-16 ○ 식당정보 - 설악추어탕:(031)569-7582/추어탕/구리시 인창동 67-8 동구릉근처 - 서옹면옥:(031)565-7006/막국수, 만두/구리시 교문동 303-9 망우리고개 - 한정식 두메골:(031)573-5558/한정식/구리시 사노동 170-3 - 태능초가집:(031)572-2100/돼지갈비/구리시 사노동 465-5 - 보배곱창:(031)568-6562/곱창볶음/구리시 수택동 404-19 - 유천칡냉면:(02)458-3111/냉면, 갈비/대장간마을 초입 ○ 이색 정보 -동구릉 왕릉답사해설:(031)550-8353 매일 10시, 13시 15시(1시간 30분 소요) -동구릉 생태해설:(031)563-2909 2.4주 토요일 오전 10시 선착순 50명 -아차산 고구려유적지 해설:(031)550-8353 일주일전 사전예약시 가능 (아차산유적전시관-대성암-아차산보루 1시간 30분 소요) -아천생태습지탐방: 사전예약을 하면 생태해설을 들을 수 있다. 문의: 구리시 환경과 (031)550-2241 ○ 축제 및 행사정보 -전국평생학습축제 2009.10.9~12. 평생학습을 통한 지식창출. 구리한강시민공원, 고구려대장간마을 일대. 코스모스 축제도 함께 열린다. (031)550-8311 http://festival.lll.or.kr ○ 주변 볼거리 아차산성, 장자호수공원,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미음나루터, 미사리 카페촌 ▶ 관련기사 ◀☞발 아래는 교통지옥 산 위에는 걷기천국☞가을의 문턱에서 즐기는 생태관광☞국내 최초 철도와 자전거가 만나는 여행
가을의 문턱에서 즐기는 생태관광
  • 가을의 문턱에서 즐기는 생태관광
  • ▲ 천리포수목원에서 바라본 천리포해수욕장[이데일리 편집부] 한국관광공사(사장 이참)는 하나투어와 공동으로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시범운영 모니터링 투어의 참가자를 모집한다.&nbsp;이번 생태관광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환경부가 주관한다. 이번 모니터링 투어는 “다시 찾는 해안의 보석 태안”, “걷고 싶은 길, 생명의 숲(태백, 평창, 영월)”의 두 가지 코스로 진행된다. &nbsp;태안코스는 신성리ㅠ갈대밭길, 한산모시관, 안면도자연휴양림 송림욕, 국내 최대 해안사구인 신두리 해안사구 등을 방문하고 서해의 명품일몰인 꽃지일몰을 감상하는 일정이다. &nbsp;태백, 평창, 영월 지역 코스는 분주령 야생화 트래킹, 동강12경의 절경 칠족령 숲길걷기, 청령포 등을 둘러보고 동강에서 자생하는 민물고기를&nbsp;볼 수 있어 숲길걷기와 생태학습이 모두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관광공사 송현철 녹색관광팀장은 “생태관광프로그램은 참가자들에게 여행을 통해 자연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야외활동에 더 없이 좋은 시기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생태관광프로그램에 참가한다면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태관광프로그램에 대한 세부정보는 담당여행사인 (주)하나투어(전화:070-8280-3610) 또는 (주)웹투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문의처 : 한국관광공사 녹색관광팀 김두조과장 (729-9426) &nbsp;▲ 국립공원관리공단 생태체험프로그램을 받고있는 어린이들(생태관광 프로그램 1) 다시 찾는 해안의 보석 태안(1박 2일), ▷ 주요일정 : 신성리갈대밭산책, 안면도자연휴양림송림욕, 꽃지일몰감상, 두웅습지, 천리포수목원 등 ▷ 출발일 : 9.12(토), 9.19(토), 9.26(토), 10.10(토) (생태관광 프로그램 2) 걷고 싶은 길, 생명의 숲(태백,평창,영월 1박 2일) ▷ 주요일정 : 분주령야생화트랙킹, 동강민물고기생태관람, 칠족령숲길걷기, 선돌에서 굽어보는 서강비경 등 ▷ 출발일 : 9.19(토), 9.26(토) ▶ 관련기사 ◀☞국내 최초 철도와 자전거가 만나는 여행☞슬리퍼 신고 가도 지리산을 볼 수 있다☞마냥 걷고싶다… 신라가 만든 최고(最古)의 인공숲
2009.09.07 I 편집부 기자
포근한 하늘과 바람이 머무는 곳…그 꽃밭 탐나는도다
  • 포근한 하늘과 바람이 머무는 곳…그 꽃밭 탐나는도다
  • [조선일보 제공] 희고 붉고 노란 꽃들이 이슬을 뿌리며 바지를 적셨다. 자작나무 가지 사이로 스민 손가락 같은 햇살이 안개를 관통했다. 희미한 산새 소리와 부지런히 흐르는 맑은 계곡, 착한 벌들의 붕붕 소리가 현실 속 고단함을 지우는 예쁜 산길은 '한강의 발원지'인 강원도 태백 검룡소(儉龍沼·강원도 태백시 창죽동)에서 시작해 대덕산 정상(해발 1418m)까지 이어진다. 4시간 정도 걸리는 산길엔 사계절 번갈아 피는 야생화가 길잡이를 자처한다. ◆검룡소 주차장~검룡소까지(1.6㎞/30분) 검룡소 주차장에서 간단한 차와 음식을 파는 매점 너머를 보면 '검룡소'라고 적힌 커다란 돌 표지와 '검룡소 오름길' 안내판이 나온다. 관리사무소에서 주소와 연락처를 적고 안내판을 지나면 편안한 숲길이 시작된다. 왼쪽엔 검룡소에서 솟아 나온 물이 계곡을 이뤄 시원하게 흐른다. 20분 정도 걷다 보면 커다란 '검룡소 오름길 600m' 이정표와 '대덕산·금대봉 생태·경관 보전지역' 표지가 서 있는 갈림길이다. '검룡소 오름길' 쪽인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10분 정도 데크를 따라 끝까지 걸으면 건설교통부가 2000년 5월 '한강의 발원지'라고 공식 발표한 검룡소에 닿는다. 매일 2000~3000t의 물을 뿜어내는 깊은 웅덩이는 경쾌하게 찰랑거리는 아래쪽 계곡과는 대조적으로 고요하고 깊고 검다. ▲ 꿈속에서 만난 기분 좋은 아침 산책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시야를 가득 채우는 색색의 야생화와 파란 하늘이 발걸음을 이끄는 강원도 태백 대덕산 / 조선영상미디어 ◆검룡소~대덕산 정상(3.5㎞/2시간) 걸어 올라간 길을 다시 내려와 '검룡소 오름길 600m'와 '대덕산·금대봉 생태·경관 보전지역' 표지가 서 있는 갈림길까지 되돌아간다. 이번엔 두 표지 사이에 있는, 덤불에 분필로 그어놓은 듯 가느다란 오솔길로 접어든다. 검룡소 방향의 평평했던 길과 달리 경사가 조금씩 하늘을 향해 기운다. 30분 정도 외길을 따라가면 등산 안내 표지가 세워진 'ㅓ'자 삼거리다. 금대봉 방향인 오른편이 아닌, 분주령 방향인 왼쪽을 택한다. 15분 정도 길을 따라가면 첫 번째 야생화군락지인 '분주령'에 닿는다. 확 트인 푸른 하늘 아래 맑고 시원한 기운이 들판에 머물다 가는 듯, 여린 바람이 보드랍게 온몸을 스친다. 분주령을 포함해 계속 마주칠 야생화군락지는 환경부에서 지정한 생태보존지역으로 노랑갈퀴, 개쑥부쟁이, 금강제비골, 개병풍, 솔나리, 홀아비바람꽃 등 이름도 생김새도 정감 있고 아기자기한 식물이 자란다. 분주령에선 대덕산 정상으로 가는 오른편으로 길을 잡는다.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두 번째 야생화군락지가 등장한다. 꽃밭 위를 어지러이 나는, 셀 수 없이 많은 잠자리와 벌들이 '이 예쁜 이슬 꽃밭의 주인은 나'라고 주장하는 듯 쌩쌩하고 경쾌하다. 야생화 군락지 사이에 난 길을 따라 다시 숲으로 들어선다. 언덕을 25분 정도 오르면 세 번째 야생화군락지다. 들판이 이전 군락지보다 넓고 하늘도 덩달아 커졌다. 이 지점부터 10분 정도 걸으면 숲을 한 번 더 거쳐 대덕산 정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대덕산 정상~검룡소 주차장(3.4㎞/1시간 40분) 360도로 펼쳐지는 정상 위 겹겹 산을 눈에 담은 후 올라온 길 맞은편에 있는 길(정상에 있는 탐방 안내도를 바라보고 오른쪽 방향)로 발걸음을 옮긴다. 길을 따라 20분 정도 걸으면 아까 지나온 분주령―금대봉·대덕산 정상 갈림길에 닿는다. 갈림길까지는 진흙이 많아 미끄러운 내리막이므로 등산화를 꼭 갖춰 신어야 한다. 갈림길까지 숲은 더욱 짙어져 푸른 하늘은 나뭇잎 사이로 간간이 빛날 뿐이다. 갈림길부터 검룡소 주차장까지, 지나온 길을 그대로 되밟아 간다. 약간의 내리막이 걸음에 속도를 붙인다. 먹먹한 숲 속과 아찔하게 화려한 여름 꽃밭에서 빠져나와 물길 따라 현실 속으로 돌아가는 아쉬운 발걸음이 자꾸 뒤를 돌아본다. 촘촘하고 비밀스런 풍경을 즐기려면 물론 약간의 수고와 준비가 필요하다. 계곡물과 산이슬로 축축하게 젖은 길을 안전하게 걷기 위해 등산화와 긴 바지는 필수. 등산 스틱도 있으면 편하다. 아직 유예기간(12월 31일까지)이긴 하지만 원칙적으론 입산 3일 전에 태백시청 환경보호과(033-550-2061)에 신고해야 한다. 미리 알리지 못했다면 검룡소 입구에 있는 관리소에 이름·주소·전화번호·방문 목적을 적고 들어간다. 카메라 삼각대, 음식물, 애완동물은 함께 할 수 없다. 오전에 걸으면 채 마르지 않은 이슬이 햇살에 반짝이는 '새벽의 마법'을 몸과 마음 가득 느낄 수 있다. 많은 나무에 이름표가 붙어 있다. 수많은 야생화의 이름까지 안다면 즐거움이 배가 된다. 식물생태사진가 윤주복씨의 '여름 꽃 쉽게 찾기'(진선출판사·1만800원) 같은, 가벼운 꽃 도감을 가져가면 유용하다. 자가용으로: 중앙고속도로 제천나들목→영월·제천 방면→5번 국도 제천교차로에서 의림지·제천바이오밸리·영월·단양·청풍 방면으로 우회전→38번 국도 영월 방면→화전사거리에서 임계·하장 방면 35번 국도로 좌회전→검룡소 이정표를 따라간다. 대중교통으로: 서울 구의동 동서울버스터미널(www.ti21.co.kr ·1688-5979)에서 매일 오전 6시~오후 11시, 태백 가는 버스가 31회 출발한다. 성인 편도 2만1300원이고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기차(1544-7788·www.korail.com)는 청량리역에서 오전 7시~오후 10시40분 7회 출발한다. 태백시외버스터미널 앞 버스 정류장에서 하장성행 버스를 타면 30분 정도 후에 검룡소에 닿는다. 태백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8시~오후 7시 2~3시간 간격으로 출발하는 하장성 방면 버스를 타고 검룡소 입구에서 내려 검룡소 주차장까지 걸어간다. (기사에게 내려달라고 미리 말해야 편하다.) 일반 900원, 좌석 1100원. 태백시청 관광안내소 (033)552-8363 ▶ 관련기사 ◀☞태백, 노오란 해바라기와 싱그런 배추내음 물결☞제주 올레길, 그리고 지리산 둘레길☞견우·직녀성(星)… ''여름별'' 보러 떠나자
바다는 산을 붙잡고… 산은 사람을 껴안고
  • 바다는 산을 붙잡고… 산은 사람을 껴안고
  • [조선일보 제공] 경남 통영시 욕지면 사량도(상도·上島) 지리산(해발 398m)은 변덕스러웠다. 맨손으로 짚으면 쓰라린 뾰족한 돌길과 야생화 가득한 포근한 흙길이 산길을 번갈아 이어갔다. 바위를 잡고 기다시피 걷다 주저앉고 싶을 때쯤 산 내음과 새소리가 오감(五感)을 어루만져주는 흙길이 펼쳐지는 두 얼굴의 산."남도의 지리산과 같은 이름을 가질 만한 자격이 있는 멋진 산"이라는 산꾼들의 설명이 무색하지 않아 보였다. 여러 길 중에 가장 수월한 경로를 택해 걷기로 했다. 섬 남서쪽 돈지마을에서 임도를 따라 올라가다 능선 타고 지리산 정상에 오른 후 성자암 거쳐 옥동마을로 내려오는 길은 배 타기 위해 금평항까지 돌아가는 시간을 포함해 네 시간 정도 걸린다. 돈지마을에서 널찍한 임도를 따라 쭉 올라가며 산행을 시작했다. 왼쪽에 펼쳐지는 바다 풍경에 불평할 겨를이 없다. 30분쯤 올라가 만난 벼랑 끝 전망대는 발아래서 뻗어 나온 바다가 수평선까지 이어진 듯 통쾌한 풍경을 선물했다. 바다 사이사이 제주도 성산일출봉을 닮은 죽도(竹島)가 솟아오른 모습이 보였다. 좁은 흙길을 다시 30분쯤 오른 후 바위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층층 바위는 날카롭고 울퉁불퉁하고 변덕스러웠다. "아이고, 날카로워라. 고기 썰어도 되겠네." 아주머니들의 한숨 섞인 투정이 들려왔다. 사람들이 하도 밟고 다녀서 그런지 까마득한 바위 사이사이 한 걸음 한 걸음 발 디딜 평평한 틈은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다. 바위를 손으로 잡고, 게처럼 옆으로 걸어서, 바위에 엎드리다시피 붙어서…. 한 걸음당 해발 약 10㎝씩 고도를 높여가는 사이 바다는 청회색에서 청록색으로, 파랑에서 새파랑으로 점점 선명한 빛깔을 띠어갔다. 정상서 내려다본 이웃 섬들은 은테를 두른 초록 언덕처럼, 반짝이는 파도 속에서 도도했다. '지리망산'(知里望山)이라는 이 산의 또 다른 이름을 뒷받침하듯 바다 건너 멀리, 온화한 '육지 지리산'의 몸매도 흐릿하게 보였다. ▲ 산의 물결 속에 바다 섬이 떠 있는 듯, 빙 둘러선 산세가 바다를 안았다. 바위와 흙길이 번갈아 손을 내미는 경남 통영 사량도 지리산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서 내려다본 바다는 항구에서 만난 찰싹대는 파도와 달리 의젓하고 진득해 보였다. / 조선영상미디어 정상에서 성자암 지나 옥동마을로 내려오는 길은 처음 10분 정도 바위 길을 빼고는 언제 날카롭고 거칠었냐는 듯 부드럽고 푹신한, 흙으로 된 잘 다져진 내리막이 주를 이뤘다. 그나마 성자암부터 산길 끝 옥동마을까지는 널찍한 포장도로가 이어져 심심하단 느낌이 들 정도였다. 내려갈수록 바다는 다시 청회색으로 납작해지는 대신 섬을 휘둘러 삐쭉삐쭉 뻗어 있는 지리산의 날카로운 산세가 몸매를 드러냈다. 대파밭을 손질하는 주름진 얼굴의 할머니와 그 옆에서 '메에에'하고 풀 뜯는 흑염소들… '사람 사는 풍경'이 산과 바다를 이었다. &nbsp;통영 가오치 여객터미널에서 매일 오전 7시·9시·11시, 오후 1시·3시·5시10분 사량도 금평항으로 가는 배가 출발한다. 주말엔 배 편수를 늘릴 때가 잦다. 문의 사량수협 (055)647-6016 금평항서 사량도 마을버스를 타고 '돈지'에서 내려 우리횟집 옆에 비스듬히 난 오르막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전망대 직전 오른편 초록 철망 사이에 뚫린, 등산로 진입구로 들어가 흙길을 걷는다. 지리산 정상까지 간 다음→평바위→성자암→옥동마을로 내려가 항구까지 걸어간다. 고수(高手)들은 돈지~지리산~성자암~월암봉~연지봉·가마봉~옥녀봉~금평터미널로 가는 코스를 선호하는데 초보에겐 무리. ▶ 관련기사 ◀☞이 섬에 발 디디면 그대로 드라마가 된다☞거기, 600년 한양이 있었네☞고궁박물관, 줄타기공연 · 궁중음식 만들기
신록의 5월 휴양림으로 떠나볼까요
  • 신록의 5월 휴양림으로 떠나볼까요
  • &nbsp;[노컷뉴스 제공] 한국관광공사는 "휴양림 여행"을 주제로 5월의 가볼만한 곳을 선정했다. "청정기운이 전해지는 에코투어(경북 영양)", "초록 숲의 아침이 선사하는 에너지선물(강원 횡성)", "황토길 걸으며 맨발로 즐기는 장동삼림욕장(대전)","전남의 최대 피톤치드 발산지로 삼림욕 효과 우수(전남 화순)" 등 4곳이 선정되었다. 청정기운이 전해지는 에코 투어(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 본신리) 첩첩산중 오지에 자리 잡은 본신리 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은 궁궐건물의 대들보로 쓰였던 아름드리 금강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튼실한 금강소나무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에코투어 탐방코스를 이용하여 코끝을 자극하는 솔향기에 취해 하염없이 걷다보면 가슴이 탁 트이고 머리가 상쾌해진다. 진달래, 철쭉 등이 만발한 산마루를 지나 산 정상에 서면 동해가 한 눈에 들어온다. 피라미, 누치 같은 1급수 어종이 노니는 청정계곡과 희귀 자생화가 서식하고 있는 자생식물 탐방로 역시 놓치기 아깝다. 이밖에 숲 속 곤충을 관찰할 수 있는 반딧불이생태공원, 봄부터 가을까지 한국고유의 야생화로 가득한 일월산자생화공원, 청록파 시인인 조지훈을 배출한 주실마을도 둘러볼 만하다. 5월 초순에는 영양산나물축제와 지훈예술제가 펼쳐져 여행의 흥취를 더해준다. 문의전화 : 영덕국유림관리소 054-730-8140 영양군청문화관광과 054-680-6043 초록 숲의 아침이 선사하는 에너지 선물(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삽교리 산1-4번지 국립청태산자연휴양림 등)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펴고 자연의 품안에서 스트레스와 고민을 떨쳐내고픈 완연한 봄이다. 초록 숲의 아침이 선사하는 건강에너지로 신체 배터리를 충전하고 싶다면 국립청태산자연휴양림에서 해답을 찾아보자. 강원도 횡성의 국립청태산자연휴양림은 해발 1,200m에 위치한 청정림이다. 테마형 산책로인 숲속체험 데크로드와 다양한 등산로를 이용하여 산림욕을 즐길 수 있으며, 목공예체험, 천연황토염색체험 등 일상에서 맛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인근의 ‘숲체원’ 또한 아늑한 자작나무 숲과 잣나무 숲길이 일품인 천혜의 웰빙 휴양지. 산림청녹색자금을 지원받아 한국녹색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데, 다목적 체험교육장과 강의동 등을 갖추고 있어 직장인들이 단체 연수원으로 이용하기에도 좋다. 횡성은 그밖에 한우마을, 안흥찐빵마을 등 먹을거리도 풍성하고, 산채마을에서는 농촌체험을, 미술관 ‘자작나무숲’에서는 예술체험을 할 수 있는 종합 관광지이다. 문의전화 : 횡성군청 관광도시과 033)340-2544 국립청태산자연휴양림 033)343-9707 황토길 걸으며 맨발로 즐기는 장동삼림욕장(대전광역시 대덕구 장동) 파릇파릇 신록이 활기를 주는 오월, 숲 내음을 만끽할 수 있는 삼림욕장을 따라 맨발로 걸어보자. 첨단과학의 메카 대전광역시 내에 자리한 장동 삼림욕장에서 총연장 13km에 걸치는 계족산 코스를 따라 황토 길을 걷거나 뛰다보면 발바닥은 얼얼하지만 숲과 나무에서 나오는 천연항균물질인 피톤치드(phytoncide)까지 한껏 들이마시며 자연인이 될 수 있다. 곳곳에 맨발지압로, 씨름장, 숲속 문고, 물놀이장 등의 편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삼림욕 후에는 계족산성에 올라 대전 시내를 발아래 내려다보며 호연지기를 길러도 좋고 계족산 발치에 자리한 남간정사나 동춘당에 들러 시한 수 읊어도 좋다. 아이들 손잡고 첨단과학시설까지 돌아보고 나서 대전 6미(六味) 3주(三酒)에 온천욕을 즐겨보자. 문의전화 : 대전광역시 관광문화재과 042-471-0101 장동삼림욕장 042-623-9909 전남의 최대 피톤치드 발산지로 삼림욕 효과 우수(전남 화순군 북면 노치리) 5월은 숲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온 몸으로 맞으며 삼림욕을 즐기기에 가장 알맞은 계절이다. 백아산(810m) 남쪽 계곡에 조성된 백아산 자연휴양림 주변에는 숲이 울창해서 신선한 피톤치드가 대량 발생된다. 전라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최근 전남의 6대 명산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백아산 휴양림의 연간 피톤치드 발생량은 715ppt로 광양 백운산, 해남 두륜산, 장흥 천관산, 장성 축령산, 고흥 팔영산 등을 제치고 도내 최고 기록을 차지했다. 1996년 개장한 백아산휴양림은 세미나실을 갖춘 숲속수련원(8인실 2개, 4인실 4개 총6)을 비롯 14개나 되는 숲속의 집을 보유하고 있다. 체력단련장, 잔디광장, 조류관람장과 백운산 등산로 등도 갖춰 연간 이용객들이 많다. 휴양림 방문을 전후로 쌍봉사와 운주사 등의 명찰이나 화순고인돌 유적 답사, 오지호 기념관과 다산미술관 관람, 화순온천이나 도곡온천 온천욕 등을 곁들이면 좋다. 문의전화 : 화순군청 문화관광과 061-379-3502 백아산자연휴양림 061-379-3737 자료 및 사진: 관광공사 제공▶ 관련기사 ◀☞''하동 야생차'' ''산청 약초''… "뭘 먹어볼까"(VOD)☞섬진강·지리산·야생차… 5월엔 하동이다☞곤지암리조트, ''왕실도자기축제 객실패키지'' 출시
''하동 야생차'' ''산청 약초''… "뭘 먹어볼까"(VOD)
  • ''하동 야생차'' ''산청 약초''… "뭘 먹어볼까"(VOD)
  • [조선일보 제공] 섬진강변과 지리산 자락에서 명품(名品) 축제가 열린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 차문화센터와 최참판댁 일원에서는 5월 1일부터 5일까지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가 열린다. 지난 2월 국내에서는 다섯 번째, 전 세계적으로는 111번째 슬로시티로 지정된 하동군에서 열리는 축제의 주제는 '왕의 녹차와 함께 하는 여행(餘幸·여유와 행복)'. 우리 차를 주제로 한 축제인 만큼 흔한 품바공연이나 야시장, 인기가수 초청공연 등의 프로그램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야생다원, 화개장터, 최참판댁, 평사리 청보리밭과 섬진강 백사장 등을 축제장으로 활용, '여유와 쉼'에 초점을 맞춘다. ▲ 녹차 잎의 수확이 한창인 경남 하동군 화개면 녹차밭에서 아낙들이 녹차 잎을 따고 있다. ‘제14회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가 5월 1일부터 닷새간 화개면 차 문화센터 일대에서 열린다.대한민국 최우수축제인 하동 야생차축제에서는 다섯 가지 대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천년의 다관(茶館), 오색 찻자리'는 청보리 넘실거리는 평사리 들판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최참판댁에서 왕의 찻자리, 선비다례 등 다섯 가지 테마의 찻자리를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또 1~5일 오전 11시, 오후 1시30분과 3시30분 등 매일 세 차례 평사리 청보리밭과 섬진강 은빛 모래백사장을 걷는 체험프로그램 '소풍'도 마련됐다. 4일 오후 7시30분 섬진강 백사장에서는 대한민국 차인대회에 참석한 전국 3000여명의 차인과 관객이 차로 하나되는 '섬진강 달빛 차회'가 열린다. 화개장터에서는 판소리, 통영오광대, 줄타기, 가야금병창, 타악퍼포먼스 및 대동놀이 등으로 구성된 난장형 축제인 '화개장터 역마예술제'가 열린다. 쌍계사에서는 템플 스테이와 함께 하는 사찰녹차음식, 명상·요가 체험과 '쌍계사의 차 향기를 찾아서'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치유와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5월 5일 오후 2시에는 부부 연인 친구 등 300쌍, 600명을 사전 접수해 녹차물로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을 갖고 따스한 사랑을 나눌 수 있게 한다. 지리산 자락인 산청군 전통한방휴양관광지와 경호강변에서는 5월 2~10일 한방약초축제가 열린다. 한방약초체험관에서는 우리 몸에 좋은 약초 화분과 건재 표본 등이 전시되고, 한의사들의 진료와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어린이 한방 약초 교실, 약초압화 등과 함께 경호강변 정광들 12만여㎡의 약초재배지 등지에서는 약초분재 만들기, 함박꽃 따기 등의 체험행사가 마련됐다. 차황면 황매산 철쭉군락지에서는 황매산 철쭉제가 열린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에서는 1992년 국제 미노 세라믹 트리엔날레 그랑프리 수상 등의 경력을 가진 스위스의 자크 커프만과 우리나라의 김태곤 등을 초청, 오는 30일 오후 2시 작가와의 대화를 갖는다. 국립김해박물관은 5월 4일 정상 개관한다. 상설전시와 함께 한국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특별전 '갈대밭속의 나라, 다호리'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 하동 야생차문화축제(5월1일~5일)을 앞두고 경남 하동군 화개면 녹차 재배지에서 녹차 잎을 따는 아낙네들. ▶ 관련기사 ◀☞섬진강·지리산·야생차… 5월엔 하동이다☞곤지암리조트, ''왕실도자기축제 객실패키지'' 출시☞일출보며 뚜벅뚜벅~ ''웰빙체험''
1억 년 세월이 조각한 대자연의 걸작, ‘국민 관광지’ 설악산
  • 1억 년 세월이 조각한 대자연의 걸작, ‘국민 관광지’ 설악산
  • [경향닷컴 제공] 설악산의 아름다운 경관은 국토의 ‘대표 암석’인 화강암의 1억 년 풍화작용이 빚어낸 대자연의 예술품이다. 때문에 연 300만 명이 찾는 ‘국민 관광지’가 됐지만,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약 3500여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얼어붙은 눈 위를 매서운 바람이 할퀴듯이 지나갔다. 1월 20일 화요일. 한겨울의 평일이라 관광지의 썰렁한 겨울 정취를 느껴보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지만 설악산은 기대(?)를 배반했다. 외설악 소공원은 한산하지 않았다. 권금성에 오르는 설악케이블카는 여름처럼 몇 시간씩 기다리지는 않지만 정원을 꽉 채운 채 출발했다. 서서히 발밑으로 가라않은 소공원과 신흥사, 그 위로 차례로 떠오르는 울산바위와 달마봉 등 기기묘묘한 암봉과 암릉… 여기저기 터져 나오는 탄성. 한국어·중국어·일본어의 ‘3색 감탄사’였다. “설악이 아니라 벼락, 구경이 아니라 고경” 남한 제1명산으로 꼽히는 설악산은 말 그대로 ‘국민 관광지’라고 할 만하다. 주봉인 대청봉(1708m)이나 공룡능선 등정까지는 아니더라도 흔들바위나 권금성 정도는 누구나 한번쯤 가봤음직한 곳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북한의 금강산에 비유한 ‘남한 제일 명산’ ‘제2의 금강산’ 등의 수사는 설악산으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표현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금강산의 수려함에다 지리산의 웅장함을 함께 갖춘 설악산에 더 높은 점수를 주기도 한다. 소공원·신흥사·권금성 등 외설악 입구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영어·중국어·일본어 등은 그 명성이 남한을 넘어 이미 세계적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 속초시 외설악 입구 소공원설악산이 국민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데는 여러 매력이 작용했을 것이다. 우선 입구부터 사람의 눈을 압도하는 경관이 자리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설악산은 굳이 그 비경을 감추지 않는다. 달마봉과 울산바위의 진기한 경관은 속초 시내에서도 보인다. 케이블카가 닿는 권금성에서는 집선봉, 노적봉, 만물상, 장군봉 등이 코앞에 펼쳐지고 멀리 공룡능선과 마등령, 세존봉, 황철봉까지 조망된다. 1971년 케이블카가 운행되면서 이런 장관을 남녀노소 누구나가 쉽게 즐길 수 있게 됐다. 계조암 흔들바위와 울산바위에 이르는 길도 등산 코스라기보다는 관광 코스라고 해야 할 정도로 짧다. 소공원에서 약 4km, 2시간이면 갈 수 있다. <설악산>(대원사, 1993년)의 저자 손경석씨는 설악산이 금강산의 그늘에 가려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로 교통 불편으로 꼽았다. 금강산은 교통이 편리해 삼국시대부터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설악산은 그렇지 않았다. 첩첩이 이어지는 산길을 타고 험준한 고개를 넘어야 했다. 한계령과 미시령을 지나는 지금의 도로가 열린 것은 각각 1971년과 1989년으로 아주 가까운 과거의 일이다. 44번 국도의 확장과 미시령 터널 관통으로 지금은 가기가 더욱 수월해졌지만. 교통뿐만 아니라 산세도 접근을 까다롭게 했다. 잦은 입산 통제와 조난 사고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설악산은 전문 산악인도 혀를 내두르는 산이다. 이중환은 “돌산과 돌샘으로 이루어져 깊은 골짜기와 위태로운 봉우리가 겹쳐진 묏부리”라고 묘사했다. 정철은 ‘설악이 아니라 벼락이요, 구경이 아니라 고경(苦境)이요, 봉정이 아니라 난정(難頂)이구나’라고 익살스럽게 꼬집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옛 사람들이 겪었던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권금성에 오르는 케이블카 말고도 4개가 더 설치될지도 모르니까. 바위에 새겨진 한반도 지형 형성의 드라마 설악산국립공원은 그 영역이 4개 시·군에 걸쳐 있다. 그 가운데 양양군은 대청봉, 속초시는 화채봉, 인제군은 대승령, 고성군은 울산바위에 이르는 케이블카(로프웨이)를 건설할 계획 또는 구상을 각각 갖고 있다. 10년마다 시행하는 공원구역 재조정 작업과 규제 완화 정책에 힘입어 각 시·군은 각종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금도 매년 300만 명이 찾는 ‘국민 관광지’에 사방으로 케이블카와 대규모 위락시설이 들어서면 설악산은 더 이상 산이 아니라 ‘유원지’나 ‘놀이동산’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nbsp;▲ 대청봉 동쪽 사면의 험준한 산세신체적 조건이나 시간의 제약 때문에 깊숙한 곳의 절경을 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설악산은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우리의 자연 자원 가운데 하나다. 1970년 5번째 국립공원이 되기에 5년이나 앞서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71호)으로 지정되었고 1982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생물권보전지역으로 선정된 곳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공원구역에는 3489종의 동·식물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멸종위기종이 10종, 보호야생종이 29종, 천연기념물이 23종에 이른다. 고산식물 군락지인 대청봉 일원, 야생동물 서식지인 흑선동 계곡, 야생식물 군락지인 점봉산과 화채능선, 마등령~미시령 일원을 특별보호구로 지정해 2026년까지 출입을 제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물자원뿐 아니라 독특한 지형과 지질 등도 명산다운 내력을 지니고 있다. 수많은 암석군과 폭포, 소 등으로 이루어진 변화무쌍하고 장쾌한 경관은 사람들의 기를 질리게 할 정도인데, 이는 화강암이 오랜 세월 풍화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화강암은 한반도에 가장 많이 분포하는 우리 국토의 ‘대표 암석’이다. 그런데 ‘신의 조각품’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암괴석과 암릉의 장관을 이루는 설악산과 그 가까이 있는 금강산의 화강암은 똑같은 게 아니다. 또 같은 설악산의 화강암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하면 설악산에는 한반도 지형 형성의 드라마틱한 과정과 비밀이 숨어 있다. 울산바위 전설의 기막힌 진실 속초시와 고성군의 경계를 이루는 둘레 4km, 높이 873m의 거대한 암체인 울산바위는 그 아름다움만큼이나 재미나는 얘깃거리를 갖고 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울타리 리’자를 쓴 이산(籬山, 울산이라고 읽기도 한다), 또는 지명을 따서 울산(蔚山)으로 적고 있고 <속초시지>에서는 이와 더불어 ‘막힐 울’자를 써서 울산(鬱山)이라고 쓰기도 한다. 비바람이 불 때 산이 울고 하늘이 으르렁거리는 것 같다고 해서 일명 천후산(天吼山)이라고 소개한 자료는 정확한 고증이 필요할 것 같다. 고성군 향토사가 김광섭씨에 따르면 천후산은 울산바위 북쪽에 있는 신선봉(1212m)의 옛 지명이다. 울산바위가 금강산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지금의 설악산 자락에 자리 잡았다는 전설은 공교롭게 두 산의 형성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금강산 일만이천봉은 1억5000년 전 중생대 쥐라기, 설악산 암석군은 1억 년 전 전후인 중생대 백악기에 만들어진 화강암으로 이루어졌다. 지질학에서는 이를 대보화강암과 불국사화강암이라고 각각 부르는데, 태어난 순서로 보면 금강산이 형이고 설악산은 아우인 셈이다. 이 가운데서도 울산바위는 설악산의 여러 화강암 가운데 가장 늦은 시기인 7000만 년 전에 관입한 이른바 울산화강암으로 이루어졌으니, 전설 그대로 형 집에 자리가 없어 동생 집에 눌러앉은 손님격이다.&nbsp;▲ 설악루에서 바라본 남설악의 암봉군화강암은 풍화에 약해 오랜 세월 절리, 침식, 서릿발 작용, 쐐기 작용 등을 통해 갖가지 모양을 만들어낸다. 울산화강암은 특히 풍화에 약하다. 그래서 표면이 매우 거칠고 다양한 풍화 지형을 보여준다. 최근 울산바위 150톤 가량이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미시령 도로 쪽으로 붕괴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이처럼 설악산의 여러 화강암은 오랜 세월 절리와 침식 등을 거쳐 수직 암봉과 암릉, 흔들바위와 같은 둥근 핵석, 넓은 너럭바위 등 각양각색의 모양을 빚어놓았다. 이러한 다양한 풍화 지형들은 지형학·지질학의 살아 있는 박물관이자 교육장이라고 할 만하다. 권역·계절 따라 천 가지 모습 보여준다 설악산의 백두대간 북단은 대간령이고 남단은 가칠봉이다. 그 사이를 신선봉, 상봉, 미시령, 황철봉, 저항령, 마등령, 나한봉, 대청봉, 중청봉, 끝청, 한계령, 망대암산, 점봉산, 단목령 등 고봉준령이 연결하고 있다. 백두대간을 경계로 서쪽 인제군에 속하는 지역은 내설악이고, 동쪽은 대청봉에서 화채봉으로 뻗은 화채능선을 경계로 북쪽이 외설악, 남쪽이 남설악이다. 외설악은 설악동지구, 남설악은 오색지구에 속한다. 내설악은 대청봉에서 대승령에 이르는 서북능선을 경계로 북쪽이 백담지구, 남쪽이 장수대지구로 나뉜다. 이 가운데 집단시설 지구나 주거지역, 고성군 신선봉 일대, 속초시 청대산과 가마소골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연보호지구와 경계를 같이한다. 설악산의 또 다른 묘미는 계절은 물론 각 권역이나 지구마다 지형 경관, 기후, 문화가 다르다는 점이다. 골산인 외설악은 천불동 계곡 양쪽에 솟은 기암절벽이 어우러진 남성적인 근육질, 육산인 내설악은 백담·수렴·백운·가야 등 여러 계곡의 여성적 그윽함이 느껴진다. 남설악에서는 대청봉의 웅장함과 오색약수·온천·주전골의 아기자기한 멋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백두대간을 경계로 기후도 서쪽은 내륙성, 동쪽은 해양성이다. 서쪽은 전통적 산촌이고 동쪽은 해안과 산촌, 토착민과 실향민의 문화가 융합된 양상을 띠는 것도 다르다. ▲ 내설악 백담지구의 고찰 백담사설악동지구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와 계조암·금강굴, 백담지구에는 만해 한용운이 기거했던 백담사와 오세암·봉정암, 오색지구 인근에는 조계종의 발상지인 진선사 등 유서 깊은 고찰이 있다. 전국에서 제일 높은 해발 1224m에 위치한 암자인 봉정암은 5대 적멸보궁의 하나로서 석가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석가사리탑으로 유명하다. 오세암은 ‘5세 신동’ 매월당 김시습, 그리고 신라 매월대사의 5세 조카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하는 곳이다. ‘천의 옷’과 ‘천의 얼굴’, ‘천의 이야기’를 가졌다는 설악산은 1000번을 가 보아도 질리지 않을 산이다. <탐방 코스> *<가는길>은 내설악 백담지구는 ‘소읍기행-만해마을’, 장수대지구는 ‘숲-장수대숲’, 남설악 오색지구는 ‘신택리지-양양’, 외설악 설악동지구는 ‘신택리지-속초’를 참고하면 된다. (한나절) 권금성: 소공원→케이블카→권금성(1.5km/30분) 울산바위: 소공원→신흥사→흔들바위, 계조암→울산바위(4km/2시간) 비룡폭포: 소공원→육담폭포→비룡폭포(2.4km/50분) 용소폭포: 오색탐방지원센터→오색석사→용소폭포(3.2km/1시간20분) 대승폭포: 장수대→대승폭포(0.9km/50분) (하루) 최단거리 대청: 오색탐방지원센터→설악폭포→대청봉(5km/4시간) 앙폭: 소공원→비선대→귀면암→양폭(6.5km/3시간10분) 수렴동: 백담탐방지원센터→백담사→영시암→수렴동(10.7km/3시간10분) 12선녀탕: 남교리→봉숭아탕→대승령→장수대(11.3km/7시간30분) (1박2일) 천불동: 소공원→비선대→귀면암→양폭→희운각대피소→소청봉→중청봉→대청봉→설악폭포→오색(16km/11시간20분) 공룡능선: 소공원→금강굴→마등령→공룡능선→희운각대피소→소청봉→중청봉→대청봉→설악폭포→오색(22.1km/16시간30분) 한계령: 한계령→한계령갈림길→끝청봉→대청봉→희운각→비선대→소공원(19.3km/13시간20분) 봉정암: 소공원→비선대→희운각→대청봉→봉정암→백담사→용대리(31km/16시간) <연락처> 설악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033-636-7700 소공원주차장 033-636-4050 설악산 산악구조대 033-636-7934 <대피소> 수렴동대피소/ 선착순 접수. 033-462-2576 양폭대피소/ 선착순 접수. 전화 없음 희운각대피소/ 인터넷 예약제. 전화 없음 소청대피소/ 선착순 접수. 011-375-0401 중청대피소/ 인터넷 예약제. 033-672-1708 <맛집> 통나무집/ 오색약수터 입구에 있다. 각종 산채 요리와 더불어 나오는 동치미가 시원하다. 033-671-3523 설악궁전식당/ 설악동 B지구에 산채 전문 식당이 많다. 033-636-7477▶ 관련기사 ◀☞[관광공사 추천 3월의 가볼만한 곳] "종가집을 찾아"☞동해안의 아름다운 찻길,국도 제7호선(VOD)☞계곡마다 기암절경 ‘자태 곱구나’
만항재·두위봉·화절령…강원도 태백의 야생화 나무기행
  • 만항재·두위봉·화절령…강원도 태백의 야생화 나무기행
  • [조선일보 제공] ::: 땀 흘리지 않고 올라간다…해발 1300m의 꽃밭 '만항재' 강원도 정선 일대에 있는 고산화원(高山花園)에선 놀랄 일투성이다. 독특하고 신기하게 생긴 온갖 야생화들이 숲 곳곳에서 몸을 낮추고 우리를 당황시킬 준비를 하고 있으니까. 야생화 군락지가 있는 해발 1330m의 함백산 만항재, 해발 1465m의 두위봉(일명 두리봉), 강원도 정선 '화절령(花折嶺)' 일대에선 지금 가을 풀꽃이 절정. 이 곳에서 오리떼를 연상시키는가 하면, 복면을 쓴 자객처럼 보이는 꽃, 새순을 따서 나물로 먹기 좋다는 착한 야생화까지…, 각양각색의 가을 야생화들을 만나고 왔다. 야생화 풀밭 너머 병풍처럼 펼쳐진 높은 산등성이 그림자, 새파랗게 쏟아지는 가을 하늘은 '덤'. 10월초까지 끊임없이 피고 진다는 가을 야생화…, 그래도 꽃구경 가는 발걸음은 재촉하는 게 낫다. 2008년 9월의 눈부신 가을만큼은 지금이 마지막이니까. ▲ 개쑥부쟁이 꽃 무더기가 연보랏빛으로 폭발했다. 구름은 가을 하늘 아래 파도처럼 일렁인다. 강원도 정선 고한읍 함 백산 만항재, ?산상의 화 원3이라는 별명답게 70 여종의 야생화가 앞다투 어 피는 곳이다./조선영상미디어강원도 정선 고한읍 함백산 등산길은 '게으른 산행자'를 위한 최적의 코스. 우리나라에서 포장도로가 놓인 고개 중에서도 가장 높은 지점이 바로 '만항재'다. 굳이 땀 흘려 등산할 필요 없이, 자동차를 끌고 올라갈 수 있다. 넓은 야생화 밭과 산책로, 울창한 소나무 숲이 가을 등산객을 기다린다. 자주꽃방망이·오리방풀·둥근이질풀·흰투구꽃 등 야생화만 70여 종. 그 중에서도 개쑥부쟁이 같은 연보랏빛 들국화는 지금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다. 흔하다고 우스운가요? 보랏빛 미녀 개쑥부쟁이 본디 꽃은 길가, 낮은 땅의 풀숲에서 흔히 핀다. 햇빛이 넘치는 자리가 아니면 쉽게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무가 빽빽하고 울창한 숲일수록 꽃을 보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다. 힘센 나무들이 앞다퉈 짙은 그늘을 만드는 곳에서 약한 꽃은 금세 도태되고 만다. 고산화원(高山花園)의 꽃들이 특별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무성한 나무에도 기죽지 않는 악착같은 풀꽃들만 한 데 모여있다. 예쁜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체력까지 좋은 꽃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개쑥부쟁이는 이 중에서도 최고의 '건강 미녀' 야생화다. 우리나라 산과 들이라면 높낮이를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잘 자란다. 나무가 많은 울창한 숲, 고산지대에서도 개쑥부쟁이는 기가 죽는 법이 없다. 강원도 산간 도로 어디서든 빼곡하게 앞다투어 핀다. 가뭄에도 유독 강하다. 날이 가물고 건조해지면 개쑥부쟁이는 땡볕을 피해 줄기를 옆으로 퍼뜨려 자란다. 가을 내내 소담한 연보랏빛 꽃송이를 자랑할 수 있는 비결이다. 어느 모로 보나 잘난 꽃이 틀림없는데, 이름은 왜 그 모양일까. 쑥부쟁이 꽃 종류 중에서도 너무 흔해서 '개쑥부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꽃 입장에선 억울할 법도 하다. 이 녀석과 닮은 꽃으로는 쑥부쟁이와 까실쑥부쟁이, 나물로도 먹는다는 개미취가 있다. 하나같이 끈질긴 생명력을 무기로 가을 숲을 점령해버린 '연보랏빛 미녀 군단'이다. 새색시를 닮았네! 둥근이질풀 '새색시'라는 꽃말을 갖고 있는 화사한 야생화. 과연 이름처럼 둥글고 아담한 분홍빛 꽃잎이 한복을 입고 시집 온 색시의 어깨를 연상시킨다. 참하게 생겼지만 역시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 일단 체력 하나는 둘째 가라면 서럽다. 지리산·태백산 같은 높은 숲과 초원에서 무리지어 자라는 강한 고산지대 야생화. 쓰임새도 똑똑하다. '이질(痢疾)'에 약으로 쓰는 풀이라는 뜻으로 '둥근이질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야말로 어른들이 데려다가 며느리 삼고 싶어하는 성격을 지닌 꽃인 셈이다. 자객이 기다린다, 투구꽃 투구꽃도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가을 야생화. 이름처럼 투구처럼 생겼다고 해서 투구꽃이다. &nbsp;정면에서 바라보면 그야말로 진한 보랏빛의 투구 혹은 복면을 뒤집어 쓴 자객의 얼굴처럼 보인다. 강한 독이 든 뿌리는 '초오(草烏)'라는 이름의 극약으로도 쓰였다고. 생긴 것만큼이나 성격도 보통 아닌 꽃. 흰 투구꽃도 곳곳에 피어 있었다. &nbsp;낮게 피어 숨죽이고 있는 투구꽃을 모른 척하고 걸음을 옮겼다. 어째 등골까지 서늘한 기분…. 한데 가을 숲엔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 숨이 턱까지 차야 만날 수 있는 꽃들 땀 흘려 걷는 즐거움에 푹 빠진 사람이라면 함백산의 '만항재'보다는 '두위봉'이나 '화절령'에서 트레킹을 하면서 꽃구경을 하는 게 좋겠다. 등산화 끈을 단단히 매고 출발하자. 꽃이나 사람이나 끈질겨야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는 법이니까. ::: 고생 끝에 낙이 있다…'두위봉' 산행에 서툰 사람이라면 해발 1465m의 두위봉(일명 두리봉)을 올라가는 길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거친 돌과 자갈을 헤치고 올라가는 산길, 때론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위봉은 산행의 즐거움을 경험하기엔 최적의 장소. 국내 최고령 나무로 알려진 1400살의 주목(朱木)도 이곳에 있다. ■ "여기 동물원이었어?"… '흰진범'&nbsp;▲ 오리 떼 가 조롱조롱 모여있는 것 같다. 흰진범반전은 두위봉에서 시작됐다. 주목 군락지까지 올라가는 가파른 산길, 숨소리가 절로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나무해설도감'과 '가을꽃 쉽게 찾기'를 쓴 나무연구가 윤주복씨가 "조금만 가시면 재미있는 오리 떼를 보실 수 있다"고 격려의 말을 건넸다. 엥, 오리 떼라고? 농담이라고만 생각했다. 10분 정도 더 걸어갔을까, 범상치 않게 생긴 흰 꽃 무더기가 보였다. "앗! 아까 저 꽃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죠?" "네.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죠?"흰 오리들이 줄기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 같은 야생화. 바로 '흰 진범'이다. 좀 더 걸어가니 이번엔 보랏빛 오리 떼를 닮은 꽃, '진범'도 한 가득 보였다. 이 초현실적인 생김새라니…! ■ 우주선처럼 붉은 나래회나무 열매&nbsp;▲ 우주선처럼 날개를 달고 있는 나래회나무 열매열매 한 번 기가 막히게 생겼다. 비즈 장식이 달린 붉은 등 같기도 하고, 새빨간 우주선 같기도 하다. 화려한 열매의 주인공은 나래회나무. &nbsp;열매는 자세히 보면 십자모양으로 생긴 네 장의 날개 아래에 동그란 씨앗이 다닥다닥 달린 모양이다. 대표적인 겉씨식물이다. 본래 마치 딱지를 볼록하게 접은 것처럼 맞붙어 있던 날개가 가을이 되면 이렇게 쫙 벌어져 우주선 형태로 변신한다. ■ 깨물어 먹는 즐거움… 개암나무&nbsp;▲ 개암나무 열매산행에 지쳐있을 무렵, 윤주복씨가 "선물"이라며 복주머니처럼 생긴 초록빛 열매를 내밀었다. 주름이 잡힌 겉 껍질을 파삭 소리가 나게 뜯자, 도토리 같은 단단한 열매가 나온다. "먹을 수 있다"는 설명에 이로 콱 깨물었다. 쪼개진 열매 속 하얀 속살이 오독오독 고소하게 씹힌다. 개암나무를 두고 전북에선 '깨금', 경상도에선 '깨암'이라고 불렀다고. 모두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이름이다. 옛날엔 개암 기름을 짜서 식용유로도 썼다. ■ 숲 속의 '스토커'… 멸가치 옷에 뭐가 자꾸 달라 붙는다. 초록색 도깨비 방망이처럼 생긴 작은 열매가 다닥다닥 옷 위에 붙어 있다. "아, 그건 멸가치라는 야생화의 열매예요. 대표적인 숲 속 식물인데, 열매 끝에서 끈끈한 액체가 나와서 사람이나 짐승 몸에 달라 붙죠." 이 녀석은 이렇게 다른 동물을 '스토킹' 하는 방식을 통해 숲 여기저기로 퍼져나가서 번식한다고. 꽃은 아주 작다. 눈곱처럼 작은 하얀 꽃잎이 동글동글 모여 있는 모양이다. ::: 꽃구경 하다 못 넘는 고개…'화절령' 이름 한 번 예쁘게 지었다. 정선 고한과 영월 상동을 잇는 '운탄길'(석탄 운반길)에 있는 해발 960m 고개 '화절령(花折嶺)'은 '꽃을 꺾는 고개'라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화(花)'는 다름 아닌 진달래. 산골 아낙들이 이 고개를 넘으면서 지천으로 피어있는 진달래꽃을 뜯어 화전을 부쳐먹었다는 이야기가 남아있다. 그러나 이제 여기서 진달래꽃을 보긴 힘들다. 세월이 흐르고 고갯길 숲이 울창해지면서 진달래보다 튼튼하고 질긴 야생화들만 살아남았다. ■ 진달래 대신 먹는다… 예쁜 나물꽃 ▲ 조밥나물화절령엔 새순을 나물로 먹는 야생화 종류가 많다. 쇠서나물, 왕고들빼기, 참취…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도 쇠서나물은 깔깔하고 거친 털이 잔뜩 달린 잎이 특징. 소의 혀처럼 깔깔하다고 해서 '소의혀나물'이라고 부르던 것이 '쇠서나물'로 굳어졌단다. 민들레를 닮은 조밥나물과 흰 꽃잎의 왕고들빼기는 모두 줄기를 자르면 나오는 흰색 즙액이 특징. 역시 어린 새순을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한다. ■ 곤드레 만드레… 고려엉겅퀴 고려엉겅퀴는 보랏빛 꽃이 예쁜 야생화. 한데 우리에겐 '곤드레나물'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하다.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전국에 분포하는 야생화, 어린 잎을 나물로 먹는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곤드레밥'이 바로 이 꽃의 잎으로 만든 것이라고. ■ 나도 꽃… 수리취, 각시취&nbsp;▲ 복실복실한 총포가 예쁜 각시취뾰족뾰족한 꽃잎을 온 몸에 달고 있는 모양이 영 탐탁지 않다. &nbsp;꽃이라기엔 애매한 생김새, 그러나 '수리취'는 누가 뭐래도 버젓한 가을야생화다. 희고 도톰한 솜털이 달린 잎이 특징, 옛날 사람들은 이 잎을 잘 말려서 부싯돌과 비벼서 불을 내는 '부싯깃'으로 썼다고. 각시취도 곳곳에 피어있다. 동그랗고 복실복실한 자줏빛 솜방망이처럼 생겼다. 그 위로 가는 꽃잎이 터질듯 피어난다. ■ 흰 우산을 닮았네… 어수리&nbsp;▲ 레이스가 달린 흰 우산 같은 어수리.숲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 중에서도 유난히 이름을 헷갈리기 쉬운 꽃이다. &nbsp;궁궁이풀하고 몹시 닮았지만 이 녀석의 이름은 '어수리'. 오밀조밀 달린 꽃 끝에 조금 더 큰 꽃잎이 레이스처럼 한번 더 둘러 쳐져 있는 모양이 특징이다.
"5월이면 전라도는 철쭉으로 물든다"
  • "5월이면 전라도는 철쭉으로 물든다"
  • &nbsp;[노컷뉴스 제공] 전라남도 보성 일림산과 장흥 제암산의 등성이에는 벌써 철쭉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이달 말에서 5월초쯤 철쭉이 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쭉은 진달래와 마찬가지로 주로 산기슭에 군락을 이루고 있어 산행과 함께 꽃구경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철쭉축제가 이어지는 5월초 산행을 겸해 가볼만한 남도의 유명한 철쭉 군락지들을 소개한다. ◇장흥 제암산 철쭉 장흥군 장동면 하산리에 자리하고 있는 제암산(807m)의 볼거리는 산악인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는 남도제일의 자생 철쭉이다. 수만명의 산행객과 사진작가들이 이 철쭉을 보기 위해 제암산을 찾는데 올해도 벌써부터 산행객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자산 하단부터 시작되는 자생철쭉은 사자산 등성이와 제암산 정상을 지나 장동면 큰산에 이르기까지 총6km 길이에 폭이 길게는 200m에서 짧게는 50m에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 사자산 미봉~간재3거리~곰재산~곰재를 잇는 능선이 제암산의 유명한 철쭉 군락지다. 남해의 훈풍 속에 화려하게 피어난 진분홍빛 철쭉 길 20만㎡의 너른 땅에 소나무 몇 그루를 빼고는 잡목하나 없는 철쭉 꽃이 계속 이어진다. 제암산 철쭉은 자생철쭉으로 유난히 밑둥이 크고 사람의 머리가 보이지 않을 만큼 키가 크다. 다른 곳보다 꽃이 큼직하고 진분홍과 연분홍이 섞여 기막힌 색깔의 조화를 이룬다. 보성 일림산과 연계 산행도 가능하다. 매년 이맘때 쯤이면 제암산 철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5월3일부터 2일간 철쭉제례, 철쭉선아 선발대회, 풍물 한마당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토요시장도 볼거리이며 장흥 한우고기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문의)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860-0224 ◇보성 일림산 철쭉 보성군 웅치면과 장흥군 안양면 경계에 자리하고 있는 일림산(626.8m)은 전국 최대의 철쭉 군락지다. 규모가 자그만치 400만㎡에 이른다. 제암산과~사자산으로 연결되는 군락의 길이도 12Km에 달한다. 일림산 철쭉도 키가 크고 해풍을 맞고자라 철쭉꽃 색깔이 붉고 선명하다. 키가 큰 철쭉꽃 군락을 걷노라면 마치 철쭉꽃 터널을 걷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보성군이 해마다 다향제를 여는데 올해는 5월 3일부터 4일간 다향제 행사 기간 중 일림산 철쭉제를 갖고 산신제, 가족등반대회, 녹차떡 나눔 행사 등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한다. 산행코스로는 주로 철쭉제 행사장인 용추폭포와 장흥군 안양면 해안가를 기점으로 이루어진다. 산행 후 보성차밭을 구경하고 해수녹차탕에서 피로를 풀고 싱싱한 바지락회를 즐길 수 있다. 문의) 보성군청 문화관광과 061-850-5223 ◇해남 흑석산 철쭉 해남군 계곡면과 학산면에 소재한 해남 흑석산(650m)은 호남에서도 손꼽히는 철쭉 명산이다. 자연휴양림이 위치한 흑석산은 북으로 가학산~별매산 줄기와 이어져 있는데 매년 이맘때면 산등성이의 철쭉꽃 붉은 풍광이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철쭉이 뛰어난 산이다. 산행은 남서릉을 따라 정상인 깃대봉을 오른다음 바람재~가리재를 거쳐 다시 휴양림으로 내려오는 원점회귀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5월 3일부터 2일간 흑석산 철쭉대제전이 열려 오래자랑, 산신제, 등반대회 등이 열린다. 산행후 산채비빔밥으로 허기를 달랜뒤 휴양림에서 하루를 묵어가면 좋을 듯 싶다. 문의) 해남군청 문화관광과 530-5919 ◇광양 백운산 철쭉 광양시 옥룡면 등 3개면에 걸쳐있는 백운산(1,218m)은 이맘때면 매봉~정상~형제봉에 이르는 주능선 20Km 전구간과 정상 억불봉 6Km구간에 피어나는 철쭉과 갖가지 야생화들도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백운산 주능선에 서면 광양만과 섬진강, 강건너 지리산의 모든 능선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5월 3일부터 이틀동안 옥곡면에서 국사봉 철쭉제가 열려 경로잔치, 축하쇼, 산상음악회 등이 진행된다. 3개면에 걸쳐 있어 등산로도 많지만 주요 등반길은 광양시 옥룡면 백운산수련관~억불봉~상백운암~백운산~병암계곡~진틀~백운산 수련관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산행 뒤에는 광양의 별미인 숯불고기로 허기를 달래고 휴양림에서 1박하는 것도 좋겠다. 문의) 광양시청 문화홍보담당관실 797-2712 ◇화순 안양산, 백아산 철쭉 화순군 이서면과 화순읍 경계에 위치한 안양산(853m)은 신록이 물드는 산릉 전체에 넓고 긴 분홍 주단을 펼친 듯한 장관이 연출된다. 산행기점인 안양산 자연휴양림 둔병재에서 정상까지는 약2㎞ 거리로, 30분쯤 지나 펼쳐지는 철쭉밭이 정상 북서쪽 안부까지 이어진다. 휴양림~정상 왕복 산행(3시간)이 가장 인기 있다. 또한 북면 수리에 위치한 백아산(810m) 철쭉도 절경이다. 백아산 탐방은 남동쪽의 백아산 자연휴양림, 북서쪽의 백아산 관광목장 두 군데를 기점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5월 3일 백아산에서는 북면 청년회 주관으로 철쭉제와 위령제를 지낸다. 두 산 모두 인근에 휴양림이 있는데 산행 후 화순온천에서 피로를 풀거나 이곳의 별미인 흑염소탕으로 허기를 달래고 휴양림에서 1박하는 것도 좋다. 문의) 화순군청 문화관광과 061-370-1224 ▶ 관련기사 ◀☞세금 0%·맛 100% 와인, 홍콩에서 즐겨라☞신주쿠역엔 크레페집이… 또 어느역 맛집이 궁금하세요?☞여기 정말 중국 맞아?
척박한 땅을 일군 이들의 지혜가 담긴 곳, 다무락 마을
  • 척박한 땅을 일군 이들의 지혜가 담긴 곳, 다무락 마을
  • ▲ 사성암에서 바라본 모습<사진제공:여행작가 정철훈>&nbsp;[조선일보 제공] - 위 치 : 전남 구례군 구례읍 계산리 다무락 마을을 대표하는 겨울철 체험행사로는 죽향 가득한 ‘대통밥 짓기’와 유곡나루 변에서 진행되는 ‘섬진강 강태공 체험’ 등을 꼽을 수 있다. 대통밥 짓기는 사전에 예약만 하면 언제든지 체험이 가능하지만 섬진강 강태공 체험의 경우 마을 앞 유곡나루의 물이 얼면 사실상 체험이 힘들기 때문에 사전에 체험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게 좋다. 다무락 마을 대통밥 짓기 체험은 깨끗이 씻어낸 쌀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낸 대나무에 정성스레 담고 그 위에 한지를 덮은 뒤 가마솥에 넣고 한 시간 정도 푹 쪄내야 비로소 그 맛을 볼 수 있다. 별스럽지 않아 보이지만 압력솥이나 전기밥통에서 뚝딱 해내는 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물의 양이나 불의 세기가 조금만 틀려도 제대로 된 밥맛을 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지만 대통밥이 다 될 때까지 솥뚜껑만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는 법. 밥이 익어가는 동안 잠시 짬을 내 마을 이곳저곳을 구경해 보는 것도 괜찮다. 사실 다무락 마을의 진정한 멋은 그 어떤 인위적인 체험보다도 마을 그 자체의 순박한 모습에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nbsp;▲ 땅에 대한 집념이 만들어낸 다랑이논<사진제공:여행작가 정철훈>다무락은 ‘담’을 일컫는 전라도 사투리이다. 그래서 다무락 마을에선 참 많은 담을 만날 수 있다. 담이라고 하면 으레 집을 둘러싸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지만 이곳 마을에선 집뿐 아니라 논과 밭도 돌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사실 경사진 산비탈에 논과 밭을 만들다 보니 계단식으로 돌을 쌓아 농경지를 조성한 것이지만 얼핏 보아선 영락없이 논과 밭을 돌담이 둘러싸고 있는 형상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다랑이논과 다랑이밭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비탈진 경사면에 집을 앉히다 보니 돌담으로 기초를 다진 독특한 모습의 집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물론 집 주위로 둘러놓은 담 역시 큼직한 돌을 쌓아 올린 돌담이다. 다무락 마을은 참 다양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이는 하나의 마을을 머리, 몸통, 다리 나누듯이 상유, 중유, 하유로 구분해 놓은 것에서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굳이 왜 그렇게 구분해 놓았을까. 물론 다 이유가 있다. 우선 눈으로 보이는 풍광부터가 판이한데, 상유, 중유, 하유는 하나의 같은 마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각기 다른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 다무락마을 명상산책로<사진제공:여행작가 정철훈>우선 마을 초입의 하유마을.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섬진강이 바라다 보이는 이곳은 흔히 볼 수 있는 시골의 작은 마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1km 정도를 걸어 중유마을로 들어서면 그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다. 산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과수원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나무와 감나무, 그리고 매실나무 등이 빼곡히 심어진 다무락 마을의 중유마을은 우리나라에서 단위면적당 과수 재배 면적이 가장 높은 곳으로 말 그대로 과일천국이다. 그래서 가을이면 이곳 중유마을을 중심으로 감 따기 등의 농촌체험이 진행된다. 중유마을 마을회관 앞으로는 산 능선을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도보 명상로’가 조성돼 있다. 다랑이 논을 따라 이어진 명상로는 1km 정도. 마을 외곽으로 이어진 길이고 보니 혼자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도 그만이다. 명상로를 따라 산책하는 동안 시야에 들어오는 다랑이논과 밭은 참 인상적이다. 네모반듯한 논밭에만 익숙한 도시인들에겐 분명 낯선 풍경이다. 제법 큼직한 돌들을 어떻게 저리도 차곡차곡 쌓아 올려 논밭을 만들 수 있었는지 존경스러울 정도. 좁은 땅 한 뼘이라도 더 늘리려는 이곳 주민들의 땅에 대한 집념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산책로 옆 수정가(樹精家)라 이름 붙여진 전통가옥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이다. ▲ 다무락마을 상유마을 대숲<사진제공:여행작가 정철훈>과실수가 가득한 중유마을을 거쳐 상유마을에 이르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풍광이 펼쳐진다. 우선 중유마을과 상유마을을 가르는 대나무 숲이 인상적이다. 서슬 퍼런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이지만 대나무의 잎과 대는 여전히 푸르다. 사군자로서의 당당한 풍모가 그대로 묻어난다. 미끈미끈 시원스레 뻗어 올라간 모습도 무척이나 멋스럽다. 이 대나무들이 바로 다무락 마을의 대통밥 체험에 사용되는 대나무들이다. 마을에서는 이곳 대숲의 대나무를 미리 베어 대통밥 체험에 사용한다. 원한다면 자신이 먹을 대통밥에 사용할 대나무를 직접 베어 볼 수도 있지만 대나무 베기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아 마을주민들이 미리 베어놓은 대나무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대숲을 지나면서부터는 인가도 뜸해지고 마치 강원도 산간오지에 와있는 듯 산세도 제법 험해진다. 다무락 마을 마실은 이즈음에서 마무리 된다. 다무락 마을의 들머리인 하유마을에서 상유마을까지는 대략 2.3km로 만만치 않은 거리지만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마을구경을 하다보면 어느새 상유마을 끝자락에 와 닿는다. 다리도 뻐근하고 땀도 제법 배어날 정도로 힘겹지만 그래도 나지막한 산 정상에 오른 것 같은 성취감이 있어 좋다. ▲ 황기모아 전경<사진제공:여행작가 정철훈>죽향 가득 배인 대통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으면 이제는 황토체험에 나설 차례이다. 다무락 마을에서 대통밥 짓기 체험이나 섬진강 강태공 체험 못지않게 인기를 끄는 체험이 바로 황기모아에서 진행되는 황토염색체험이다. 하유마을에서 가장 넓은 마당을 가진 황기모아는 폐교된 계산분교를 개조해 만든 곳으로 입구로 들어서면 운동장 가운데 철로가 놓여 있고 그 옆으로 황토 체험장이 마련돼 있다. 요즘 같은 동절기에 황토염색체험이 진행되는 곳이다. 비만 오지 않으면 황토체험은 언제든 가능하지만 동절기에는 황토염색체험 신청자가 많지 않아 반드시 일주일 전에 사전 예약을 하고 찾는 게 좋다. 구례군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야생화 압화 전시관도 한번쯤 들러볼 만하다. 압화(押花·Press flower)란 학창시절 책 사이에 꽂아 두고 곱게 말렸던 낙엽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하지만 야생화 압화 전시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압화 작품들은 단순히 꽃잎과 줄기를 말려서 보관하는 수준을 뛰어 넘는다. ▲ 야생화 압화전시관 내부<사진제공:여행작가 정철훈>1·2층으로 구성된 야생화 압화 전시관에는 모두 1,500여 점의 압화 작품이 전시돼 있다. 이들 작품 속에서 이름 모를 야생화의 여린 줄기는 산양의 뿔도 되고 두루미의 날개도 된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이들 작품이 압화로 만들어 졌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다. 야생화 압화 전시관 옆에 위치한 잠자리 생태관도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유익한 공간이다. 먼 길 마다않고 찾은 구례여행에서 화엄사, 천은사, 사성암 등 유명사찰도 놓치지 말고 들러봐야 할 곳들이다. 이들 사찰은 다무락 마을이나 야생화 압화 전시관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각각의 거리가 비슷해 하루 일정으로도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다. 특히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그렸다는 마애약사여래불이 모셔져 있는 사성암은 꼭 한번 찾아볼 만하다. 사성암 매표소에서 사성암에 이르는 10리 길은 제법 가파르지만 일반 승용차를 이용해 오를 수도 있고, 사성암 매표소에서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어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단 셔틀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4인 이상은 되어야 한다. :::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구례군청 : www.gurye.go.kr - 다무락 마을 : damurak.go2vil.org - 황기모아 : www.hwanggi.com - 구례군농업기술센터 : www.gurye.go.kr/farm/index.html - 지리산야생화사이버생태산업관 : www.wf.or.kr - 화엄사 : www.hwaeomsa.org - 천은사 : www.choneunsa.org ○ 문의전화 -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 061)780-2390 - 다무락마을 : 010-6633-8723 - 황기모아 : 061)783-5515 - 구례군농업기술센터 : 061)780-2551 - 야생화압화전시관 : 061)780-2497 - 잠자리생태관 : 061)780-2751, 2895 - 화엄사 : 061)782-7600 - 천은사 : 061)781-4800 - 사성암 : 061)781-5463 ○ 대중교통 [기차] 새마을 : 서울역↔구례구역 1일 2회 운행 4시간 30분 소요, 무궁화 : 서울역↔구례구역 1일 12회 운행 5시간 10분 소요 [고속버스] 서울남부터미널에서 구례행 버스 이용, 1일 7회 운행 4시간 소요. ○ 자가운전 정보 [서울방면] 경부고속도로 → 천안분기점 →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 장성분기점 → 장성·담양간 고속도로 → 석곡IC → 구례방면 좌회전 → 능파사거리에서 18번 국도를 따라 구례방면 우회전 → 압록사거리에서 예성교 방면 직진 → 예성교 지나 우회전 → 구례 다무락마을 [인천방면] 서해안고속도로 → 고창분기점 → 고창·담양간 고속도로 → 석곡IC → 구례방면 좌회전 → 능파사거리에서 18번 국도를 따라 구례방면 우회전 → 압록사거리에서 예성교 방면 직진 → 예성교 지나 우회전 → 구례 다무락마을 [부산방면] 남해고속도로 → 석곡IC → 구례방면 좌회전 → 능파사거리에서 18번 국도를 따라 구례방면 우회전 → 압록사거리에서 예성교 방면 직진 → 예성교 지나 우회전 → 구례 다무락마을 ○ 숙박정보 - 상아파크호텔 : 전남 구례군 산동면 관산리, www.jirisanhotel.co.kr, 061)783-7770 - 지리산온천호텔 : 전남 구례군 산동면 관산리, www.spaland.co.kr, 061)783-2900 - 월등파크호텔 :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 www.wdpark.net, 061)782-0082 - 그리스텔 :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동리, 061)782-8700 - 그랜드호텔 : 전남 구례군 산동면 관산리, 061)783-1011 - 섬진강변한옥민박 : 전남 구례군 구례읍 계산리, 061)782-6761 ○ 식당정보 - 초가원식당 : 전남 구례군 광의면 방광리, 사찰음식, 061)781-2222 - 다슬기식당전문점 : 전남 구례군 토지면 파도리, 다슬기수제비, 061)781-6756 - 우종회관 : 전남 구례군 토지면 외곡리, 산닭구이, 061)782-5321 - 할매된장국집 : 전남 구례군 산동면 탑정리, 버섯비빕밥, 061)783-6931 - 백화회관 :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 산채정식, 061)782-4033 ○ 축제 및 행사정보 - 산수유축제 : 매년 3월 중순,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온천관광지 일원 - 섬진강변 꽃축제 : 매년 3월 말, 구례군 문척면 섬진강 일원 - 지리산남악제 : 매년 4월 초, 구례 실내체육관 - 피아골단풍축제 : 매년 10월경, 토지면 연곡사 주차장 일원 ○ 주변 볼거리 화엄사, 천은사, 연곡사, 노고단, 사성암 ▶ 관련기사 ◀☞"내나라여행박람회 놀러오세요"☞돌고 돌아 한곳에 서면 그림이 된다☞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고성… 그 성벽을 걷다
  • 처녀치마 훔쳐보느라 정신 없는 남정네들
  • [오마이뉴스 제공] ▲ 처녀치마 ⓒ 김민수꽃들의 피고 짐을 보노라면사람들의 삶과 다르지 않음을 본다.화려한 봄꽃들의 행렬 속에서 초라해 보일 수도 있는 작은 꽃들그러나비교하는 법 없이 절망하지 않고 피어나는 꽃그래서꽃은 행복하다.- 자작시 : 꽃이 행복한 이유ⓒ 김민수이제 춘삼월도 하루가 남았습니다.긴 겨울 지나고 찾아온 봄, 꽃샘추위가 겨울의 끝자락을 잡고 지리하게 늘어지지만 오는 봄을 가는 겨울이 어찌할 수 없습니다.보라색 통꽃 하나하나마다 아가씨들 미니스커트처럼 생긴 꽃, 그래서 이름도 '처녀치마'라고 붙여졌습니다. 줄기가 길게 올라와 보라색 통꽃이 아래를 향해야 제법 처녀들의 주름치마 같을 터인데 꽃을 피운 후에 줄기가 길게 자라기 때문에 막 피어난 처녀치마는 치마 속이 훤하게 들여다 보입니다.아직은 잔설이 남아 있는 숲이라 그런지 작은 봄꽃들은 귀한 대접을 받습니다.여기저기 꽃이 피어 있는 곳마다 꽃을 담기 위해 땅과 하나되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반갑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관심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니까요.ⓒ 김민수지천에 피었다면 여기저기 분산이 되었을 터인데 조금 이르게 두 송이 피어 있으니 남정네들이 처녀치마 주변에 몰려들어 처녀치마를 카메라에 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짧은 다리(?) 덕분에 치마 속이 훤하게 보입니다.처녀치마를 만나면 위에서 내려다볼지언정 누워서 보면 안 되는 것이 예의(?)건만 작은 꽃들을 만나면 습관적으로 땅에 몸을 붙이게 됩니다. 처녀치마의 존재를 안 후 처음으로 눈맞춤을 했기에 나도 순서를 기다려서 처녀치마 앞에 바짝 엎드렸습니다.짖궂은 아줌마들이 "처녀치마를 뭐 그리 유심히 쳐다본댜?"합니다.ⓒ 김민수이틀 뒤 가족들과 함께 처녀치마가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조금 줄기가 길어졌습니다. 날씨가 따스해지면 줄기가 점점 길어지겠지요. 그렇게 많은 이들이 처녀치마를 보고, 카메라에 담고 갔어도 그 자리에 처녀치마가 그냥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랐습니다.소유욕.흔하디 흔한 꽃들은 하나 둘 꺾어도 뭐라 할 수 없겠지요. 사랑하는 이를 위하여 꽃 한송이 선물한다고 큰 죄가 아니니까요. 그러나 흔하지 않은 꽃들, 지천이라도 너도나도 소유하기 위해서 캐간다면 우리 산하에 남아 있을 꽃들이 없겠지요.야생화를 담기 위해 다니다 보면, 누군가 자기 홀로 소유하기 위해 캐내 간 흔적들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것들은 집에 가져가도 살릴 수 없는 것인데도 파헤쳐져 있습니다. 보고 싶어 그 자리를 찾았을 때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마음이 아픕니다.그 자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법이고, 사람의 손길이 닿는 순간부터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리는데 자기 혼자 소유하겠다는 욕심에 사라져버린 수많은 꽃들이 있습니다. 늘 그 자리에서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도 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은 결국 꽃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까지도 사랑하는 것이겠지요.ⓒ 김민수막내도 처녀치마를 담기 위해서 열심입니다.나는 그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오늘을 어떻게 기억할지 모릅니다. 추억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채색되는 것이겠지만 숲과 들, 우리가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이 땅에 이렇게 많은 꽃들이 피고 진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보며 자란다면 행복한 삶에 좀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인생의 목적은 '행복'이라고 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의 모습 그대로 피어남으로 행복한 꽃을 통해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처녀치마(Heloniopsis orientalis Koidz)백합과의 꽃으로 4월을 전후해서 피어나며 주름치마처럼 생긴 통꽃들이 고개를 숙인 듯 피어나 '처녀치마'라는 이름을 얻었다. 다른 이름으로는 치맛자락풀, 성성이치마 등이 있으며 전국의 산속 습한 응달에서 자라는 상록성 다년초다.드물게 흰꽃이 피는 것도 있으며 꽃이 핀 후 꽃줄기는 10-30cm까지 자라는데 씨앗을 멀리 퍼뜨리기 위한 꽃의 지혜를 볼 수 있다.[참고] 이유미의 <한국의 애샹화>, 고경식·전의식 공저 <한국의 야생식물> / 김민수 <!-- update : 2006-03-31 오전 10:54:45--><!-- update : --><!-- 관련기사 시작 --><!-- 관련기사 끝 -->
  • (올해부터 달라지는 것들)환경
  • [edaily 김상욱기자] 음식물류폐기물 직매립 금지제도가 실시되고 저공해자동차 보급 및 구매도 의무화된다. 백두대간보호지역에서 행위도 제한되고 밀렵된 야생동물을 잡는 사람은 물론 먹는 사람들도 처벌대상이 된다. 이와함께 대규모 국책사업의 경우 사전환경성검토가 실시된다. ◇음식폐기물 직매립 금지..저공해차 구매 의무화 1월1일부터 도시지역에서 발생하는 음식물류폐기물은 바로 매립할 수 없게된다. 소각이나 퇴비화, 사료화 또는 소멸화 처리후 발생되는 잔재물만 매립할 수 있다. 음식물류폐기물을 바로 매립할 경우 악취와 해충, 침출수 등 2차 환경오염과 매립지 사용연한 단축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환경보호를 위해 저공해자동차 보급 및 구매가 의무적으로 시행된다. 최근 3년간 대기관리권역에서 자동차를 연평균 3000대이상 판매한 사업자는 저공해자동차 보급계획서를 작성해 환경부 장관 승인을 얻어야 한다. 또 대기관리권역에 있는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에서는 자동차를 새로 구매할 경우 20%이상 저공해자동차를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한다. ◇밀렵동물 먹는 사람도 처벌..백두대간 보호법 시행 2월10일부터는 밀렵된 야생동물을 먹는 사람들도 1년이하 징역이나 500만원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합법적으로 포획되거나 사육된 동물을 먹는 경우에는 처벌대상에서 제외된다. 야생동물은 허가없이 포획할 수 없고 불법포획된 동물의 취득도 금지돼 있지만 보신문화로 인해 밀렵수요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 처벌대상이 확대되는 것이다. 백두대간의 남측구간인 향로봉에서 지리산까지 684km에 대한 생태계 보전을 위해 마루금을 기준으로 양측으로 핵심구역과 완충구역으로 구분하는 백두대간보호지역이 지정·고시된다. 이 구역에서는 각종 행위가 제한되며 이를 어길 경우 핵심구역의 경우 7년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이하 벌금, 완충구역은 5년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이하 벌금의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 ◇대규모 국책사업 사전환경성 검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타당성조사를 실시하는 500억원이상의 대형 국책사업에 대해 환경부와 사전환경성검토 협의를 실시하도록 의무화된다. 도로건설공사의 경우 고속도로는 타당성조사단계에서 일반국도 등 도로는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의 도로노선 선정단계에서 검토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밖에 수질오염총량관리제가 2005년중 금강과 영산강수계까지 확대된다. 2004년8월 부산과 대구광역시를 시작으로 오는 2008년8월까지 단계적으로 시행중이다.
2005.01.03 I 김상욱 기자
  • (내년부터 달라지는 것들)환경
  • [edaily 김상욱기자] 음식물류폐기물 직매립 금지제도가 실시되고 저공해자동차 보급 및 구매도 의무화된다. 백두대간보호지역에서 행위도 제한되고 밀렵된 야생동물을 잡는 사람은 물론 먹는 사람들도 처벌대상이 된다. 이와함께 대규모 국책사업의 경우 사전환경성검토가 실시된다. ◇음식폐기물 직매립 금지..저공해차 구매 의무화 1월1일부터 도시지역에서 발생하는 음식물류폐기물은 바로 매립할 수 없게된다. 소각이나 퇴비화, 사료화 또는 소멸화 처리후 발생되는 잔재물만 매립할 수 있다. 음식물류폐기물을 바로 매립할 경우 악취와 해충, 침출수 등 2차 환경오염과 매립지 사용연한 단축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환경보호를 위해 저공해자동차 보급 및 구매가 의무적으로 시행된다. 최근 3년간 대기관리권역에서 자동차를 연평균 3000대이상 판매한 사업자는 저공해자동차 보급계획서를 작성해 환경부 장관 승인을 얻어야 한다. 또 대기관리권역에 있는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에서는 자동차를 새로 구매할 경우 20%이상 저공해자동차를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한다. ◇밀렵동물 먹는 사람도 처벌..백두대간 보호법 시행 2월10일부터는 밀렵된 야생동물을 먹는 사람들도 1년이하 징역이나 500만원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합법적으로 포획되거나 사육된 동물을 먹는 경우에는 처벌대상에서 제외된다. 야생동물은 허가없이 포획할 수 없고 불법포획된 동물의 취득도 금지돼 있지만 보신문화로 인해 밀렵수요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 처벌대상이 확대되는 것이다. 백두대간의 남측구간인 향로봉에서 지리산까지 684km에 대한 생태계 보전을 위해 마루금을 기준으로 양측으로 핵심구역과 완충구역으로 구분하는 백두대간보호지역이 지정·고시된다. 이 구역에서는 각종 행위가 제한되며 이를 어길 경우 핵심구역의 경우 7년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이하 벌금, 완충구역은 5년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이하 벌금의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 ◇대규모 국책사업 사전환경성 검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타당성조사를 실시하는 500억원이상의 대형 국책사업에 대해 환경부와 사전환경성검토 협의를 실시하도록 의무화된다. 도로건설공사의 경우 고속도로는 타당성조사단계에서 일반국도 등 도로는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의 도로노선 선정단계에서 검토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밖에 수질오염총량관리제가 2005년중 금강과 영산강수계까지 확대된다. 2004년8월 부산과 대구광역시를 시작으로 오는 2008년8월까지 단계적으로 시행중이다.
2004.12.31 I 김상욱 기자
  • 지리산·설악산·서대산, 자연환경 우수지역 선정
  • [edaily 양효석기자] 지리산 천왕봉·설악산 황철봉·서대산·충남 서산시 가로림만·전남 진도군 서거차도 지역의 지형경관과 자연생태계가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환경연구원은 2002년 3∼12월 인제 속초, 남해도 등 육상생태계 26개 권역과 해안생태계 22개 권역에 대한 자연환경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지리산 천왕봉(산청·구례)일대는 다양한 식생구조와 지형경관이 야생동물에게 서식지를 제공하고 있어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수달 및 보호종인 맹꽁이, 삵, 담비, 말똥가리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악산 황철봉(인제 속초)일대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동물인 검독수리, 산양 및 수달의 서식이 확인됐으며, 환경부 지정 보호종 중 말똥가리, 아물쇠딱다구리, 흑기러기 등 조류와 담비, 하늘다람쥐 등 포유류, 큰연령초를 비롯한 금강초롱꽃, 고려엉겅퀴 등 보호식물이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다. 가로림만은 서해안 해안지역 중 자연성이 잘 보전되어 있는 갯벌지형이 나타나며, 갯벌 배후사면에는 완사면 지형이 구릉지를 이루고 있어 조화로운 지형경관을 이루고 있다. 또 서거차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포함돼 있어 다양한 형태의 지형경관과 우리나라 해안에서는 보기 드물게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된 지역으로 조사됐다. 환경연구원은 이번 조사결과는 지형정보, 문헌정보 및 지도화 작업을 거쳐 CD로 제작해 전국 국공립도서관 및 대학, 유관기관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2003.10.26 I 양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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