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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하고 저렴하기까지"…시멘트의 미학
  • "단단하고 저렴하기까지"…시멘트의 미학[생활속산업이야기]
  • “아 그랬구나!” 일상 곳곳에서 우리 삶을 지탱해 주지만 무심코 지나쳐 잘 모르는 존재가 있습니다. 페인트, 종이, 시멘트, 가구, 농기계(농업) 등등 얼핏 나와 무관해 보이지만 또 없으면 안 되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곁에 스며 있지만 숨겨진 ‘생활 속 산업 이야기’(생산이)를 전합니다. 각 섹터(페인트-종이-시멘트-가구-농업·농기계)별 전문가가 매주 토요일 ‘생산이’를 들려줍니다. <편집자주>[이한승 한양대 ERICA 건축학부 교수] 올해 1월 1일 오후 4시 10분, 일본 이시카와현 북쪽 노토반도에서 진도 7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건물 붕괴 및 지진 후 화재로 최소 24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지진으로 우리나라 동해안에도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는 등 더이상 우리나라도 지진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이시카와현 와지마시의 한 주택이 무너져 내렸다.(사진=AP·연합뉴스)지난 1995년 진도 7의 일본 효고현 남부지진(고베 대지진)으로 무려 6464명의 사망자와 피해액 1970억 달러(261조원)가 발생했다. 두 지진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1981년 일본의 내진기준 강화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 대부분 붕괴되고 목조건축물의 화재에 의한 인명 손상이 많았다는 점이다.일본 사람들 대부분은 1~2층의 목조 또는 경량철골조의 단독주택에서 거주하는 것을 선호한다. 실제 2019년 일본 국토교통성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신축 단독주택의 90% 이상이 목조주택이다. 일본은 지진과 태풍이 많고 습하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은 우리나라와 같이 아파트에 사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앞의 두 지진에서 불에 타지 않는 시멘트·콘크리트로 만든 건축물이 많았다면 지진 피해를 대폭 줄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필자가 일본 유학시절에 고베지진 조사를 가서 느낀 점은 같은 피해지역이라도 내진설계가 되어 있는 고층의 철근콘크리트(이하 RC) 구조물은 붕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RC는 시멘트를 주재료로 물과 모래, 자갈을 함께 넣어 만든 콘크리트 속에 철근을 심어 만든다. RC 구조물의 대표적인 사례가 착공부터 준공까지 약 2년이 걸리는 아파트다. RC는 목조보다 튼튼하다. 고베지진 후에 일본 건축구조기준위원회가 조사한 건물구조별 피해 상황을 살펴보면 크게 파괴(大破)되거나 붕괴된 건축물의 구조 비율은 목조가 27.0%, 철골조가 9.8%였지만 철근콘크리트조는 3.8%로 매우 작았다.또 2011년 도호쿠 지진에서 쓰나미 파도 높이와 건물의 피해 정도를 파악한 일본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목조 건축물은 파고 2m에서 전면 파괴되지만 RC 건축물의 경우 16m 이상의 파고가 발생해야 전면 파괴된다. RC 건축물은 지진 발생 시 쓰나미를 피할 수 있는 대피소 역할을 하기도 한다. 1만5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남긴 일본 도호쿠 지진에서도 대부분의 피해가 건물 붕괴 및 쓰나미에 의한 것이었지만, 일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무겁고 기초와 일체로 된 RC 건축물에 올라가 무사할 수 있었다.흥미로운 것은 RC의 콘크리트가 목재보다 경제적이라는 점이다. 콘크리트 1㎥(밀도 약 2300㎏)는 현재 약 9만원으로 이를 환산하면 콘크리트 1㎏당 39원이다. 목재의 경우 1㎥(밀도 약 500㎏)는 36만5000원~94만5000원으로 1㎏당 730~1890원이다. 시멘트를 사용한 콘크리트가 더 경제적인 구조재료로 콘트리트 1㎏ 가격은 목재 1㎏의 50분1밖에 안 되는 셈이다. 다행히 우리나라 주거 건물의 60% 이상은 내진설계가 되어 있는 RC 아파트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진이나 화재에 안전한 건물에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또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시멘트산업과 이를 활용한 레미콘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과거 10층 이하가 주류를 이루던 아파트가 최근에는 대부분 30~50층의 고층으로 지어진다. 충분한 내진설계와 함께 100년 이상 철근이 부식하지 않는 고내구성의 건축물을 만드는 것은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특히 콘크리트 안에서 100년 이상 철근의 부식을 막기 위해서는 양질의 골재와 함께 시멘트를 많이 사용하여 콘크리트의 강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다. 균열발생이 없도록 세심한 시공을 통한 품질을 확보하는 것은 말 할 필요도 없다. 이래야 100년 이상 3세대가 행복하게 거주할 수 있는 정주공간을 만들 수 있다.이한승 한양대 ERICA 건축학부 교수 (이미지=문승용 기자)
2024.02.12 I 노희준 기자
하와이서 규모 5.7 지진 발생…LA 인근에서도 4.6 지진
  • 하와이서 규모 5.7 지진 발생…LA 인근에서도 4.6 지진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빅아일랜드 인근에서 규모 5.7의 지진이 발생했다. 곳곳에서 강한 흔들림이 느껴졌으나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진이 발생한 미국 하와이주 빅아일랜드. (사진=미 지질조사국 홈페이지 캡처)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분 미국 하와이 빅 아일랜드의 마우나 로아 화산에서 규모 5.7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19.188도, 서경 155.509도이며 진원은 22.9마일(36.8km)이다.AP 통신에 따르면 지진 발생지는 하와이 최남단 나알레후로부터 남쪽으로 11마일(18km) 떨어진 지점이다. AP는 북쪽으로 약 200마일(322km) 떨어진 오아후섬의 호놀룰루에서도 약간의 흔들림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다만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이번 지진과 관련해 쓰나미(지진해일) 경보는 발령하지 않았다. 하와이 재난관리청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많은 지역이 강한 흔들림을 경험했을 수 있다”면서도 쓰나미의 위험은 없다고 강조했다.이어 약 3시간 40여분 후인 오후 1시 47분께에는 캘리포니아주 남부 도시 말리부 해안에서 4.6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4.071도, 서경 118.907도이며 진원은 13.9㎞다.지진은 로스앤젤레스(LA) 시내에서 서쪽으로 약 35마일(56km) 떨어진 샌타모니카 산맥 부근에서 발생했다. 말리부 해안에서 남쪽으로 오렌지 카운티, 동쪽으로 LA 도심에서도 감지됐다.LA 소방당국은 “(지진이) 광범위하게 느껴졌다”면서도 즉각적인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2024.02.10 I 김경은 기자
'나는 솔로' 모태솔로 특집 온다…데프콘 "너무 예뻐" 감탄
  • '나는 솔로' 모태솔로 특집 온다…데프콘 "너무 예뻐" 감탄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나는 SOLO(나는 솔로)’ 19기가 ‘모태솔로 특집’ 2탄으로 돌아온다.‘나는 솔로’ENA·SBS Plus 리얼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SOLO’는 14일 방송을 앞두고 모태솔로들이 집결하는 ‘솔로나라 19번지’의 모습을 담은 예고편을 공개했다.이번 ‘솔로나라 19번지’는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경북 상주에서 웅장한 시작을 알린다. MC 데프콘은 오프닝부터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뭐가요? 모태솔로 특집!”이라고 힘차게 외치고, 잠시 후 모태솔로라고는 믿기지 않는 19기 솔로남녀들이 등장한다. 멋스러운 슈트를 차려입은 늠름한 뒤태부터 스마트한 ‘안경 비주얼’까지, 3MC 데프콘 이이경 송해나를 단번에 사로잡은 모태솔로들이 시작부터 ‘솔로나라 19번지’ 장악을 예감케 한다.특히 댄디한 체크무늬 재킷을 입고 ‘솔로나라 19번지’에 입성한 한 솔로남을 본 데프콘은 “훈남 느낌이 좀 나네”라며 흐뭇해하고, 이이경은 “순간 이석훈 씨 닮았는데”라고 ‘이석훈 닮은꼴’의 등장에 기뻐한다.뒤이어 단아한 분위기의 솔로녀도 등장한다. 데프콘은 “모태솔로라고? 어머!”라고 감탄한다. 나아가 주위를 환하게 만드는 꽃미소 아우라의 솔로녀의 입성에 데프콘은 “너무 예쁘다! 봤어?”라며 놀란다.다음으로 등장한 파격적인 레드 헤어스타일의 솔로녀는 “어떡해”라고 긴장한 모습을 보이고, 이이경에게 ‘이석훈 닮은꼴’ 극찬을 받은 한 솔로남은 뭔가를 확인한 뒤, ‘동공지진’을 일으킨다. 모태솔로남의 표정을 읽은 데프콘은 “꽂혔네! 꽂혔어!”라고 예언한다. ‘모태솔로 특집‘은 오는 14일 수요일 오후 10시 30분 ENA와 SBS Plus에서 방송하는 ‘나는 SOLO’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4.02.09 I 김가영 기자
아이슬란드 남서부 화산 폭발
  • 아이슬란드 남서부 화산 폭발
  • 18일 레이캬네스 반도 그린다비크 북부의 화산이 폭발해 용암이 흐르고 있다. 이 용암과 연기 때문에 하늘도 주황색으로 물들었다.(사진=AFPBBNews)[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아이슬란드 남서부에서 화산이 폭발하면서 용암과 연기가 하늘을 물들였다. 이번 화산 분화는 2021년 이후 여섯 번째로, 지난해 12월 이후로는 세 번째다. 외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남서쪽으로 약 40㎞ 떨어진 레이캬네스 반도의 실린가르펠 북부에서 화산이 분출하기 시작했다. 아이슬란드 기상청은 이날 웹사이트에 “오전 5시30분께 강력한 지진 활동이 있었고, 약 30분 후에 화산이 폭발했다”고 공개했다.영상으로 확인된 화산 분출 장면은 어두운 밤하늘에 밝은 오렌지색의 용암이 땅에서 갈라진 틈을 통해 80m 높이까지 솟아올랐다. 아이슬란드 당국은 용암이 3㎞ 길이의 균열을 따라 서쪽으로 흘러나가고 있다고 전했다.아이슬란드는 화산 활동이 매우 활발한 지역으로, 2010년에는 에이야피얄라요쿨 화산이 폭발해 유럽 전역의 항공 운항에 영향을 미쳤다.아이슬란드 정부는 이번 화산 분화로 인한 생명 위협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일반인들에게 화산 분화 현장에 접근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2024.02.08 I 김지완 기자
강남역 한복판서 전 여친 납치·감금 30대男…2심서 집유
  • 강남역 한복판서 전 여친 납치·감금 30대男…2심서 집유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강남역 한복판에서 병원 진료를 마치고 나오던 전 여자친구를 납치하고 감금한 후 성폭행까지 한 30대 남성이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았다. (사진=게티이미지)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형사11-1부(송혜정·김영훈·김재령 부장판사)는 지난 7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감금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보호관찰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성폭력치료강의수강(40시간), 스토킹범죄재범예방강의수강(40시간)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14일 강남의 한 병원에서 진료를 마치고 나오던 전 여자친구 B씨를 본인의 차에 태우고 경기도 김포에 있는 본인의 집까지 데려갔다. 이후 A씨는 B씨를 집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고 낙태 사실을 본인 앞에서 확인시켜 달라는 등 비상식적인 얘기를 계속하면서 피해자를 감금했으며, 다음날인 3월 15일 오전 3시경에는 B씨를 성폭행했다. A씨는 B씨가 임신을 원하지 않았음에도 임신시키고 이후 낙태를 종용한 바 있다.B씨는 A씨가 자신을 납치하고 차에 태워 집으로 데리고 오는 동안 경찰에 신고했으나 A씨가 경찰한테 별일 아니라 말하라고 강요했고, B씨는 보복이 두려워 경찰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을 의심하던 경찰이 B씨에게 연락을 취했고 3월 15일 오전 8시경 A씨의 집에 출동했다. 당시 경찰은 집을 수색하던 중 장롱 안에 있던 B씨를 발견해 구조하고 A씨를 현장에서 긴급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2022년 7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만난 B씨와 2주가량 교제하다 헤어진 뒤 재회를 강요하면서 상습적으로 스토킹했다. B씨는 이를 벗어나기 위해 연락처를 변경했지만, A씨는 B씨가 다니는 강남의 한 병원을 알아낸 후 해당 병원에 자신이 B씨의 가족이라며 B씨의 바뀐 연락처, 진료 예약 시간을 알아내 시간에 맞춰 병원 앞에서 기다리다 B씨를 납치했다.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5년을 구형했고 1심 재판부는 구형량 그대로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내용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A씨는 출동한 경찰관에게도 피해자를 숨기며 범행을 은폐하려 해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A씨는 재판 과정에서도 피해자를 비난하며 2차 가해를 하고 (피해자가) 신상을 속여서 범행했다고 책임을 돌리는 등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며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피해자를 대리한 법무법인 리버티 김지진 변호사는 “1심에서 공소 사실(강간, 감금, 스토킹)이 모두 유죄로 인정됐음에도,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이를 전부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했다는 사실에 피해자는 2차 가해에 버금가는 정식적인 충격을 받았다”며 “항소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공소 사실에 대해 모두 유죄가 선고돼 다행이고 재판부 판단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2024.02.08 I 박정수 기자
한국에는 없고, 일본에는 있는 것
  • 한국에는 없고, 일본에는 있는 것[김학균의 투자레슨]
  •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낮게 형성돼 있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종목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지주회사와 유통 섬유의복 등 만년 저평가 업종에 속했던 종목들의 급반등세가 인상적이다. 이들 종목군의 강세를 이끈 힘은 정책적 자극이었다. 정책 당국은 저PBR 종목들의 리레이팅 유도를 골자로 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설 연휴 이후에 발표할 예정인데, 투자자들은 정책에 대한 기대를 미리 주가에 강렬하게 투영했다. 우리의 정책은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실험들을 벤치마크해서 나타나고 있다. 이미 작년 4월 도쿄 증권거래소가 PBR 1배 미만의 종목군에 주가 부양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일단 ‘왜 저PBR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주가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중 주주들에게 귀속되는 몫인 순자산가치에 미치지 못할 때 PBR이 1배를 밑돌게 된다.PBR이 1을 하회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낮으면 주가는 순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를 받게 된다. ROE는 자기자본의 증식 능력을 보여주는 잣대이다. ROE가 낮은 기업의 자기자본은 장부가치보다 낮게 헐값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 경우 저평가된 것으로 보이는 저PBR이 실은 기업의 실체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저PBR 종목의 리레이팅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 이슈가 있다. ‘자산가치 대비 디스카운트돼 있는 종목들의 주가를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와 ‘이런 흐름을 누가 주도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ROE가 낮은 기업들은 PBR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수익성을 제고해 ROE를 높이면 PBR도 상승하게 된다. 기업이 앞으로 돈을 잘 벌 수 있다는 믿음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주면 되는데, 이는 ‘착하게 살자’는 말 만큼이나 공허하다. 어떤 현상을 불러온 인과관계나 선후관계에 대한 고려가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면 애초에 ROE와 PBR이 낮지 않았을 것이다. 저PBR 탈피를 목적으로 하는 정책적 자극이나 요구가 있었다고 해서 갑자기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묘수가 나올 리는 만무하다. 저ROE와 저PBR 탈피의 대안은 주주환원이다. 한국보다 먼저 저PBR 종목군 리레이팅에 나섰던 일본의 사례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본의 주주환원 확대 움직임은 이미 10년 전부터 시작됐다. 단지 자본시장에 국한된 이슈라기 보다는 국가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프로젝트로 주주환원이 차용됐다. 2012년 12월 출범한 아베 내각은 개발 연대기에 일본이란 공동체가 쌓아온 부가 기업에 편중돼 있다는 문제 의식을 가졌던 것 같다.기업이 가지고 있던 부를 순환시켜야 한다는 생각은 2014년 8월, 아베 내각의 경제 책사였던 히토츠바시 대학 이토 구니오 교수가 집필한 ‘지속적 성장을 위한 경쟁력과 인센티브 - 기업과 투자자의 바람직한 관계 구축’이라는 리포트에 잘 녹아들어 있다.일본도 PBR이 낮은 기업들이 많았다. 과거 고성장기에 쌓아놓은 자산의 규모는 컸지만, 이 자산이 앞으로 효율적으로 증식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컸기에 PBR이 낮았을 것이다. 이토 교수는 능력이 의심스러운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들에게 환원되면, 이 돈이 소비에 사용되거나, 더 생산적인 기업에 투자되면서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기업 입장에서도 주주환원은 ROE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하게 될 경우 해당 기업의 자기자본은 그만큼 감소한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인데, 분모인 자기자본을 줄임으로써 자본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한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기본적으론 주주환원 확대를 통한 부의 순환 및 자본 효율성 제고를 목표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이런 프로젝트를 누가 주도할 것인가라는 두 번째 질문에 답할 차례이다. 주주환원을 정책이 강제할 수는 없다. 주주환원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을 내려야 할 영역이다. 아베 정부는 ‘주주행동주의’를 통해 이 문제를 타개하려 했다. 주주들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통해 기업에 압력을 행사하려고 했는데, 일본 자본의 힘만으로 이런 변화를 이끌어 낼 수는 없었다. 일본은 한 다리 건너면 지연 학연 등으로 연결되는 관계 자본주의 사회였기 때문이다. 이런 풍토에서 지배주주 혹은 경영진과 각을 세우는 주주권 행사는 수용되기 어려운 행동이었다.아베 정부는 외국 자본의 힘을 빌렸다. 일본 내에 이해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은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를 일본으로 불러 들였다. 아베는 게이단렌 등 기업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해외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일본 진출을 환영한다는 발언을 내놓았고, 일본 경제산업성은 적대적 M&A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외국계 자본으로 주주행동주의의 물고를 튼 이후, 이런 흐름은 일본 투자자들에게로 확산됐다. 지난 10여년 동안 이런 흐름이 강화돼 왔다고 볼 수 있다.이런 점에서 보면 한국은 외국계 자본이든, 토종 자본이든 주주권 행사를 주도할 수 있는 민간의 구심점이 뚜렷하지 않다. 외국 자본에 배타적인 한국 사회의 속성을 감안할 때 일본과 같은 변화가 가능할지도 미지수이다. 일본이 외국계 주주행동주의 펀드에 대해 관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본 사회가 처절한 실패를 맛봤기 때문이다. 2013년 아베 내각이 출범하기 직전 일본 사회는 두 가지 역사적 사건을 경험했다. 2009년 자민당의 장기 집권이 끝나고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 ‘잃어버린 20년’을 보내고 있던 일본 국민들이 정치적으로 파격적 변화를 선택했던 셈인데, 이후 민주당 집권기는 그들의 무능력만 확인하고 짧게 막을 내렸다. 2011년 3월에는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재앙이 닥치면서 ‘안전한 일본’이라는 신화가 붕괴됐다. 뭘 해도 안된다는 집단적 패배감 속에서 아베가 정권을 잡았다. 철저한 실패를 겪은 일본 사회는 파격적인 변화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외국계 주주행동주의 펀드는 이런 맥락 속에서 일본 금융시장의 플레이어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탈피의 해법으로 일본을 벤치마크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보지만, 민간의 동력 없이 정책 외끌이만으로 목표를 이루기는 힘들 것이다.
2024.02.08 I 송길호 기자
이상엽, 결혼 한 달 앞두고 멘붕 "진짜 안 행복해?"
  • 이상엽, 결혼 한 달 앞두고 멘붕 "진짜 안 행복해?"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예비 신랑’ 이상엽이 결혼 10년 차 유부남 선배의 현실 조언에 동공 지진을 일으킨다.‘아이엠그라운드’6일 ENA채널과 채널S에서 동시 방영되는 ‘아이엠그라운드’에서는 이상엽 황광희 김민규 손동표가 찾은 두 번째 여행지 그리스 ‘로도스’에서의 낭만적인 여정이 펼쳐질 예정이다.이곳에서 새로운 게임 친구 찾기에 나선 ‘흥익인간’ 4인방은 한 남녀 커플과 즉석에서 합석을 하게 됐다. 두 사람의 관계가 결혼 10년 차 부부라고 밝혀지자, 황광희는 “우리 형 조만간 결혼해요”라며 이상엽의 결혼 소식을 알렸다. 그러자 남편인 던은 “축하해”라는 경쾌한 말과는 달리, ‘넌 죽었다’라는 다급한 수신호를 보냈다. 결혼을 한 달여 앞둔 이상엽은 “결혼해서 진짜 안 행복하냐”라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이어서 4인방은 던에게 유부남 10년 차로서 결혼 생활을 잘할 수 있는 ‘꿀팁’을 전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던은 “항상 ‘YES’라고 말해라”라며 ‘만국 공통’ 남편들의 비법을 밝혔고, 이상엽은 “너무 어려운 것 같다”라며 고개를 떨궜다.그런가 하면, 아내의 매력을 묻는 4인방의 질문에 남편 던은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해 아내 케이티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이를 보다 못한 이상엽이 건넨 한마디에 케이티의 화가 녹았다. 과연 ‘예비 유부남’ 이상엽이 케이티를 감동 시킨 ‘여심 저격 코멘트’는 무엇이었을지, ‘아이엠그라운드’ 3회에서 공개된다.‘아이엠그라운드’ 3회는 6일 화요일 오후 8시 30분 ENA와 채널S에서 동시 방영된다.
2024.02.06 I 김가영 기자
‘1심 무죄’ 이재용…형사비용 보상받을 수 있나요?
  • ‘1심 무죄’ 이재용…형사비용 보상받을 수 있나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Q.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일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은 지 3년 5개월 만인데요. 이 회장이 그동안 들어간 변호사 선임료 등 관련 형사비용을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궁금합니다. A.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형사재판 과정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당해 피고인은 국가를 상대로 ‘구금보상’ 및 ‘비용보상’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검찰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등 사건 1심 판결에 대해 “사실인정과 법리판단을 면밀하게 검토·분석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무죄판결이 확정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법무법인 바른 형사그룹 설재선 변호사는 “만약 무죄판결이 확정된 피고인이 미결구금(범죄의 혐의를 받는 자를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구금)을 당했을 때에는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이하 형사보상법) 제2조 제1항에 의해 국가에 대해 구금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설 변호사는 “형사보상법 제5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조는 보상금의 하한을 보상청구의 원인이 발생한 연도(무죄판결이 확정된 연도)의 최저임금법상 일급 최저임금액으로, 상한을 일급 최저임금액의 5배로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법원이 위 범위 내에서 보상금액을 산정할 때에는 구금의 종류 및 그 기간의 장단, 구금기간 중에 입은 재산상의 손실과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의 상실 또는 정신적인 고통과 신체 손상, 경찰·검찰·법원의 각 기관의 고의 또는 과실 유무, 무죄재판의 실질적 이유가 된 사정, 그 밖에 보상금액 산정과 관련되는 모든 사정(형사보상법 제5조 제2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게 됩니다.법무법인 리버티 김지진 대표 변호사는 “피고인이 형사 사건으로 불구속 상태로 기소돼 미결구금을 당한 적이 없다면, 구금보상은 받을 수 없다”며 “과거 국정농단과 관련해 수감됐던 혐의와 이번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가운데 구속 사유가 하나라도 겹친다면 구금과 관련해 보상을 청구할 수 있으나 아니라면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구금보상 외 무죄판결이 확정된 피고인은 국가에 대해 그 재판에서 소요된 비용보상을 청구(형사소송법 제194조의2 제1항)할 수 있습니다.이때 국가는 ‘피고인이었던 자 또는 그 변호인이었던 자가 공판준비 및 공판기일에 출석하는 소요된 여비·일당·숙박료’와 ‘변호인이었던 자에 대한 보수’를 보상하고, 이 경우 보상금액에 관하여는 형사소송비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형사소송비용법)을 준용하되, 피고인이었던 자에 대해서는 증인에 관한 규정을, 변호인이었던 자에 대해서는 국선변호인에 관한 규정(형사소송법 제194조의4)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설재선 변호사는 “형사소송비용법 제3 내지 5조, 같은 법 규칙 제2, 3조에 의하면, 증인 등의 일당은 매년 예산의 범위 안에서 대법관회의에서 정하는 것으로, 여비·숙박료는 법원공무원여비규칙의 규정을 준용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며 “대법관회의에서 정한 2022년 증인 일당은 1일 5만원 이내이고, 여비는 이용 운송수단, 이동거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형사소송비용법 제8조 제2항, 같은 법 규칙 제6조, 국선변호에 관한 예규 제14조에 의하면 국선변호인의 보수는 매년 예산의 범위 안에서 대법관회의에서 정해 심급별로 지급하되, 사안의 난이도, 국선변호인이 수행한 직무의 내용, 사건처리에 소요된 시간 등을 참작해 매년 대법관회의에서 정한 보수액의 5배의 범위 안에서 당해 재판장이 이를 증액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관회의에서 정한 2023년도 형사사건 국선변호인의 보수는 형사공판사건은 50만원입니다.설재선 변호사는 “결론적으로 비용보상에 있어서 △출석에 소요되는 여비·일당·숙박료는 피고인, 변호인의 공판준비 및 공판기일 출석 횟수에 따라 달라지게 돼 보상의 범위를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며 “△변호인의 보수는 심급별로 최대 250만원(50만원의 5배)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설 변호사는 “피고인이 심급별로 250만원을 초과해 변호인 보수를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보상을 받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4.02.06 I 박정수 기자
경기도 충남 서천시장 화재 피해복구에 1억원 긴급 지원
  • 경기도 충남 서천시장 화재 피해복구에 1억원 긴급 지원
  •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경기도가 충남 서천시장 화재 피해복구를 위해 1억 원을 긴급 지원한다.지난달 22일 오후 11시 8분께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에서 불이 나 점포 227개가 탔다. 불은 인명 피해 없이 9시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수산물동과 식당동, 일반동 내 점포가 모두 소실됐다. 별관인 농산물동과 먹거리동 65개 점포까지는 번지지 않았다. 사진은 불이 난 서천특화시장 모습.(사진=연합뉴스)5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타 시·도 재난지역의 재해구호 지원에 사용 가능한 재해구호기금 1억 원을 서천특화시장 화재 피해상인 구호를 위해 활용키로 했다.아울러 긴급지원금 1억 원과 함께 충청남도와 서천군에서 요청이 올 시 자원봉사단과 구호 물품 등 인적·물적 지원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 서천 상인들의 상심이 크실 텐데 경기도의 작은 정성이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한다”며 “경기도가 가용 가능한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빠른 피해복구를 돕겠다”고 말했다.한편, 경기도는 지난해 2월 튀르키예 지진 관련 1억 원, 지난해 3월 강릉 산불 2억 원 지원 등 국내외적으로 재해구호에 앞장서고 있다. 2022년 9월에는 충청남도와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충남도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2024.02.05 I 황영민 기자
"올해 패널값 조기 인상"…삼성·LG TV사업 여파는
  • "올해 패널값 조기 인상"…삼성·LG TV사업 여파는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올해 TV 패널 가격이 수요 회복 속에 조기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최악 부진을 겪은 전 세계 TV 시장이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TV 사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통적인 주력임에도 최근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패널 제조업체들은 올해 2월까지 50인치 미만 TV 패널의 평균 가격 인상은 기존 대비 최소 1달러, 55인치는 2달러, 65인치는 2~3달러 각각 인상할 것으로 추정된다. “패널 제조업체들이 (TV 업체 등을 상대로 한) 가격 협상력을 회복해 올해 2분기 중으로 지난해 최고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사진=삼성전자 제공)패널 가격의 조기 인상은 공급 측면의 영향이 크다. 패널 생산에 필수적인 COP(Cyclo Olefin Polymer) 필름이 예기치 못한 일본 대지진 등으로 공급 부족에 직면한 게 대표적이다. 예컨대 COP 공급업체 ZEON의 도야마현 히미 공장과 후쿠이현 쓰루가 공장이 지진의 영향을 받았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패널 제조업체들의 월평균 가동률은 59.2% 수준에 그쳤다. 1분기 전체로 70%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로 인해 조업 일수가 줄어드는 것도 공급 부족 요인이다. 수요 역시 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봄 시즌 신모델 출시, 스포츠 이벤트, 아마존 프라임데이 쇼핑 이벤트 등에 대비해 북미에서 패널 재고를 비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이 때문에 1분기 TV 패널 구매량이 당초 예상보다 약 6.3%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최악 부진을 겪었던 TV 시장이 올해는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렌드포스 집계를 보면 지난해 전세계 TV 출하량은 1억9500만대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10년 만의 최소치다. 다만 올해는 0.3% 소폭 증가해 1억96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전망했다. 올해 1분기에는 1년 전보다 18.9% 급감한 4328만대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차츰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의미다.이같은 전망은 TV 사업이 전통적인 주력인 삼성과 LG의 실적과 직결돼 있다. 삼성전자 영상(VD)·가전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500억원의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LG전자 HE사업본부 역시 7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TV 수요가 지난해보다 살아나고 패널 가격 인상분까지 반영한다면 수익성이 나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패널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위한 생산량 조절 전략을 이어갈 게 유력한 만큼 TV 시장도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것이다.그러나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TV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과거보다 떨어졌다는 점은 삼성과 LG의 고민이다. TV 같은 가전제품 대신 여행 등 다른 소비를 늘리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어서다. 트렌드포스는 “TV 브랜드들이 패널 가격 상승을 반영하지 못하고 고사양 모델을 저가에 파는 추세는 올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024.02.04 I 김정남 기자
'황야' 안지혜·이준영, 마동석이 발굴한 글로벌 액션 보석
  • '황야' 안지혜·이준영, 마동석이 발굴한 글로벌 액션 보석[스타in 포커스]
  • ‘황야’ 안지혜, 이준영. (사진=넷플릭스)[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마동석과 허명행 감독이 ‘범죄도시’ 시리즈에 이어 넷플릭스 영화 ‘황야’(감독 허명행)로 소중한 액션 보석 배우들을 발굴해냈다. ‘황야’에서 주인공 사냥꾼 ‘남산’(마동석 분)을 든든히 조력하는 이은호 중사와 최지완 역으로 각각 활약을 펼친 배우 안지혜와 이준영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달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영화 ‘황야’는 폐허가 된 세상, 오직 힘이 지배하는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국내 주요 영화들의 무술감독으로 명성이 자자한 허명행 감독이 처음 연출로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배우 마동석이 주연과 제작을 겸했으며, 이희준, 이준영, 노정의, 안지혜, 장영남 등이 출연했다. 최근 넷플릭스에 따르면 ‘황야’는 전 세계 143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비영어권 영화 부문 글로벌 1위에 등극했다. 또 영어권을 포함해 전체를 기준으로도 2위에 랭크되며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했다. ‘황야’는 대지진 3년 후, 18세 지완(이준영 분)과 함께 버스동에서 사냥을 통해 얻은 고기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던 사냥꾼 ‘남산’이 빌런 양기수(이희준 분)의 아파트를 찾아가며 벌어지는 고군분투와 거친 액션들을 게임처럼 스피디하고 강렬하게 전개한다. ‘남산’이 가족처럼 여기며 친딸처럼 아끼던 소녀 ‘수나’(노정의 분)가 ‘봉사단’이란 수상한 단체에 의해 양기수의 아파트로 끌려가고, 그곳에서 신인류를 위한 실험 대상이 될 위기에 처하자 남산이 지완과 함께 길을 떠나 직접 구출하는 과정들을 그린다. 안지혜는 ‘황야’에서 공군 특수부대 소속 중사 ‘이은호’ 역을 맡아 강렬한 액션 연기로 글로벌 눈도장을 찍었다. 은호는 남산과 지완이 수나의 할머니가 ‘봉사단’에 의해 죽음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이미 실험약을 먹고 괴물화가 진행된 군인들과 싸우는 과정에서 만난 조력자다. 은호는 남산, 지완과 함께 실험 대상이 된 아이들과 동료 군인들을 구하기 위해 양기수의 아파트를 찾아가고, 지하감옥을 시작으로 아파트 복도에서 양기수의 측근인 권중사(박지훈 분)와 강렬한 몸싸움을 벌인다. 안지혜는 실제 특수부대 여군을 방불케 할 빠르고 날렵한 액션, 지형 지물을 활용한 유연한 발차기 액션으로 글로벌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남산’ 역의 마동석이 총기와 칼, 마체테 등을 활용한 무기 액션, 주먹을 활용한 복싱 및 유도 동작 등 상체 위주의 액션을 선보였다면 안지혜는 긴 다리, 날씬한 몸을 활용한 하체 액션 동작들을 많이 보여준다. 벽과 난간 등 지형지물을 이용한 아크로바틱한 동작들로 전반적인 액션의 퀄리티를 높였다. 특히 안지혜는 역할을 위해 매일 5km씩 달리며 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동석 위주로 단조로울 수 있던 액션을 다채롭게 만든 공이 크다는 평가다. 마동석은 ‘황야’ 매체 인터뷰를 통해 그런 안지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동석은 “(남산의 액션과)비교를 둬야 하니까 ‘은호’는 느낌이 달라야 했다. 안지혜가 기계체조 선수 출신이라서 몸도 잘 쓰고 액션을 잘하더라”며 “이준영을 포함해 성격까지 좋은 친구들이라 즐겁게 찍어서 내가 배우이기도 하지만 제작자로서도 감사했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안지혜 배우는 이번에 꼭 사람들에게 한 번 보여주고 싶었다. 다행히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를 본 거 같다”며 “‘은호’ 역의 오디션도 봤고 액션 장면들을 저희가 다 모아서 캐스팅한 결과다. 영화로 찍은 액션 말고도 액션스쿨에서 교육하며 찍은 영상들도 봤다. 그렇게 허명행 감독과 상의해서 이 친구의 액션들을 이렇게 짜보자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기회에 돋보이면 하는 생각이었는데 잘 됐다”고 기뻐했다. (사진=넷플릭스)넷플릭스 ‘D.P.’부터 ‘마스크걸’, 영화 ‘용감한 시민’ 등에서 빌런으로 활약했던 이준영은 ‘황야’에서 ‘지완’ 역을 통해 선한 캐릭터로 돌아왔다. 이준영은 평소 몸을 잘 쓰는 배우이지만 아직 사냥에 서툰 ‘지완’의 역할 특성 때문에 100% 액션 실력을 다 발휘하진 못했다. 다만 최선을 다해 남산을 보필하고, 수나를 구해내려는 지완의 열정을 빠른 달리기와 낙법, 활쏘기 등 원격전을 활용한 액션으로 생생히 표현해냈다. 초반부의 활약은 미약하나 중반부를 지나며 점차 실력이 상승, 남산의 든든한 왼팔로 성장하는 ‘지완’의 모습을 입체감있게 선보였다. 마동석은 이준영에 대해 “이준영은 (아이돌 출신으로) 지금도 춤을 엄청 잘 춘다. 가끔 자기 춤추는 영상을 제게 보내준다. 아직도 몸을 잘 쓰고 액션도 너무 날렵하게 잘하는데 캐릭터가 액션을 능숙히 하는 역할이 아니라서 덜어냈다”며 “어설프면서도 용기로 싸우는 캐릭터로 형성했는데 실제로는 운동을 굉장히 잘 하는 친구”라고 칭찬했다. 또 “이 작품으로 만났고, 평소 액션에 대한 관심도가 높으니 영화 촬영 중반부터 촬영이 끝나고 난 후인 지금도 가끔 제게 복싱 배우러 다닌다. 액션에 대한 욕심도 있는 거 같다. 앞으로도 또 잘할 거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동석은 독보적 캐릭터와 액션으로 지금은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배우이지만, 오랜 기간 단역을 전전했기에 무명의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랬기에 자신이 제작을 맡은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인성과 연기력이 뛰어나지만 빛을 보지 못한 새로운 얼굴의 배우들을 많이 발굴해 주목받았다. ‘범죄도시’의 진선규와 박지환, ‘범죄도시2’까지 함께한 최귀화와 하준 등 금천서 식구들, ‘범죄도시3’ 초롱이 역의 고규필과 토모 역의 안세호까지. 빌런으로 활약한 주연급 윤계상, 손석구, 이준혁 외에 조력자로 몸통을 든든히 받치는 조연들까지 빛날 수 있게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허명행 감독과 배우 겸 제작자로 의기투합한 ‘황야’에선 안지혜와 이준영이란 발견을 이뤄냈다. 안지혜와 이준영이 마동석과 함께 ‘황야’로 글로벌 꽃길을 걸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4.02.02 I 김보영 기자
임직원 자발적 참여 'KT&G 상상펀드' 누적 사용액 400억원 돌파
  • 임직원 자발적 참여 'KT&G 상상펀드' 누적 사용액 400억원 돌파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KT&G는 임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조성된 사회공헌기금 ‘KT&G 상상펀드’ 누적 사용액이 400억 원을 돌파했다고 30일 밝혔다.지난 2011년에 출범한 ‘상상펀드’는 KT&G 임직원들이 월 급여의 일부를 자유롭게 기부하면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더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조성된 기금은 사회취약계층 지원 및 긴급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되며 지금까지 총 438억원이 집행됐다.상상펀드는 직원 대표로 구성된 기금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통해 기부청원과 기부마켓 등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부청원은 임직원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사연을 직접 발굴해 지원하는 제도로 복지기관에서 지원받기 어려운 소외계층의 의료 지원과 주거환경 개선,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또 참여형 기부 제도인 기부마켓은 해피빈, 지역기관 추천 사연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접수된 사연 중 임직원들이 직접 기부처를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강릉 산불피해와 전국 호우피해 지원을 위해 기부금을 지원했으며 해외에선 튀르키예 지진 피해 구호를 위한 기부금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전달했다. 이와 함께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봉화군 산림 복원과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한 ‘상상의숲’ 산림 조성 등 국내외 환경보호에도 상상펀드를 활용하고 있다.고형호 KT&G 상상펀드 기금운영위원장은 “회사의 구성원들은 그동안 상상펀드를 통해 ‘함께하는 기업’이라는 경영 이념을 실천해 큰 자부심을 느껴왔다”며 “앞으로도 자발적 기부 문화 확산을 통해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동석 '황야', 호불호에도 넷플릭스 글로벌 1위…37개국 정상
  • 마동석 '황야', 호불호에도 넷플릭스 글로벌 1위…37개국 정상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넷플릭스 영화 ‘황야’(감독 허명행)가 ‘리프트’를 제치고 넷플릭스 영화 세계 시청 1위에 등극했다. 29일 OTT 플랫폼별 스트리밍 순위를 집계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마동석 주연 넷플릭스 영화 ‘황야’는 시청 점수가 803점을 기록, 2위인 ‘리프트’(750점)를 압도적으로 제친 점수로 1위에 등극했다. ‘리프트’는 ‘황야’ 공개 전까지 오랜 기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황야’는 지난 28일 기준 한국을 비롯해 대만, 터키, 일본, 프랑스, 홍콩 등 37개국 이상 지역에서 1위를 기록했다. ‘황야’는 지난 26일 첫 공개 후 플릭스패트롤 기준 글로벌 시청 2위로 뜨겁게 포문을 열었다. ‘황야’는 폐허가 된 세상, 오직 힘이 지배하는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황야’는 마동석이 제작과 각색 주인공으로 참여한 데 이어 ‘범죄도시’ 시리즈 등으로 오랜 기간 마동석과 동고동락한 우리나라 최고의 무술감독 허명행이 ‘감독’으로 처음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이준영과 노정의, 이희준, 장영남, 정영주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극을 채웠다. 대지진 3년 후를 배경으로, 사냥꾼 남산(마동석 분)이 친딸처럼 여기던 수나(노정의 분)를 구출하러 파트너 지완(이준영 분)와 함께 떠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하지만 공개 후 시청자들 사이 갈리는 호불호 섞인 반응과 함께 스토리에 대한 아쉬운 혹평도 쏟아져나온다. 통쾌하고 강렬한 액션 시퀀스, 배우들의 연기에 비해 서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IMDb 평점 역시 10점 만점에 6점으로 높지 않은 편이다. 다만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형성돼있는 마동석의 탄탄한 팬덤, 서구권에서 인기 및 소비도가 높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 액션 등 화제성만큼은 여전히 뜨겁다.
2024.01.29 I 김보영 기자
“日 통화정책 수정 임박…증시 상승세 제한”
  • “日 통화정책 수정 임박…증시 상승세 제한”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일본 중앙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폐지 시점이 임박하고 있어, 일본 증시의 거침없는 상승세도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사진=AFP)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29일 보고서를 통해 “1월 일본 증시가 상승하는 배경이 되고 있는 엔화 약세는 새해 노토반도에서 강진이 발생한 후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대형 지진이나 지정학적 이벤트 발생 시 엔화 강세가 이어지던 이전과는 사뭇 다른 흐름으로 BOJ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 기대감이 지진의 여파로 한풀 겪인데 기인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1월 금융정책위원회는 장단기 금리운영, 자산매입 정책, 포워드 가이던스 등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문 연구원은 “1월 금정위 결과는 3월 금정위 전까지 현재 나타나고 있는 착시효과(엔화 약세+주가 상승)에 무게를 싣어주는 결정”이라며 “하지만 BOJ의 경제 및 물가 인식에 있어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고 물가목표 달성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는 ‘엔화 약세+주가 상승’이라는 일방통행이 아닌 ‘엔화 약세 제한+주가 상승 제한 또는 하방 압력 확대’로 3월 금정위 전까지 환율과 증시 흐름에 변화가 생길 여지를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BOJ는 물가 안정 목표 수준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점진적 물가 상승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임금이 쉽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여전해 금융완화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난해 12월 우에다 총재는 ‘임금-물가의 선순환 강화’라는 조건 부합시 통화정책 변경을 검토할 것을 시사하고, 올해 춘계 노사 협상을 염두에 두며 동 조건이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일본 노사가 춘계 임금협상에서 4%에 가까운 임금인상률에 합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특히 고정임금 상승과 직결되는 기본급 인상률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이후 우에다 총재의 물가목표 달성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많아지고 있고, 1월 금정위를 통해 2023~2024년 2%대 물가 수준 전망과 2025년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점은 올해 3~4월 금정위를 통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 폐지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그는 “춘계 노사 임금협상 결과와 중소기업의 임금 상황 등을 확인하고 열리는 4월 금정위에 대한 주목도가 당분간 높아질 수 있다”며 “다만 빠르면 3월 금정위를 통해 정책 수정에 나설 여지도 있어, 3월 금정위를 앞두고 ‘엔화 약세 제한+주가 상승 제한 또는 하방 압력 확대’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2024.01.29 I 원다연 기자
'황야' 마체테 든 마동석의 끝판왕 구출액션…가난한 서사·상상력
  • '황야' 마체테 든 마동석의 끝판왕 구출액션…가난한 서사·상상력[봤어영]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대한민국 최고의 무술감독과 최고의 액션 배우가 만난 끝판왕 장르 액션 종합세트. 그럼에도 빈약하고 황급한 서사의 구멍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황야’(감독 허명행)다. 지난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베일을 벗은 영화 ‘황야’는 폐허가 된 세상, 오직 힘이 지배하는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황야’는 마동석이 제작과 각색 주인공으로 참여한 데 이어 ‘범죄도시’ 시리즈 등으로 오랜 기간 마동석과 동고동락한 우리나라 최고의 무술감독 허명행이 ‘감독’으로 처음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이준영과 노정의, 이희준, 장영남, 정영주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극을 채운다. ‘황야’는 대지진 3년 후를 배경으로, 사냥꾼 남산(마동석 분)이 친딸처럼 여기던 수나(노정의 분)를 구출하러 파트너 지완(이준영 분)와 함께 떠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몸이 아픈 할머니와 둘이 살아가던 수나는 어느 날 선생님(장영남 분)이란 사람이 이끄는 ‘봉사단’이라는 단체로부터 위험한 마을을 벗어나 깨끗한 물과 의복, 음식, 교육이 제공되는 아파트에 입주할 기회를 얻는다. 할머니를 생각해 버스동을 떠나 아파트로 떠나기로 결심한 수나. 하지만 ‘봉사단’이라는 곳은 사실 의사 양기수(이희준 분)가 10대 어린 아이들을 붙잡아 위험한 생체 실험 대상을 수행하는 곳이었다. 이를 알게 된 남산과 지완이 수나를 구하러 가던 중 여군 이은호 중사(안지혜 분)를 만나 양기수의 비밀과 생체실험의 실체를 파악하게 되고, 세 사람이 힘을 합쳐 양기수를 무찌르고 수나를 비롯한 납치된 아이들을 구해낸다. 마동석은 양립하기 어렵다는 코미디와 액션, 감정연기 삼박자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희귀한 배우이자 제작자까지 겸한 멀티 플레이어다. 뚜렷한 정체성으로 영화 ‘부산행’과 ‘베테랑’의 깜짝 흥행 요정을 거쳐 자신만의 입지를 확고히 한 그는 자신이 제작한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를 ‘쌍천만’ 돌파의 성공 프랜차이즈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다. 마동석이 오늘날 국내와 해외를 사로잡는 독보적인 대중 액션 배우로 거듭나는 과정엔 허명행 무술감독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동석을 대표하는 손바닥 타격 액션, 권투 액션, 유도 액션들은 전부 마동석과 허명행 감독이 오랜 기간 회의를 거쳐 탄생한 결과물들이기 때문. (사진=넷플릭스)그래서 ‘황야’를 향한 세간의 주목은 남달랐다. 마동석의 타율 좋은 유머 연기와 액션이 대지진 후 3년 후를 그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과 어떻게 어우러질지 궁금해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주로 거대한 체구를 활용한 맨몸 액션들을 수행했던 마동석이 권총과 장총, 칼, 마체테 등 온 무기를 활용해 적들을 무찔러나갈 과정에 기대감도 컸다. ‘액션’의 관점에서만 평하자면 허명행 감독과 마동석은 각자의 이름값을 확실히 입증한다. 폐허가 된 경기장, 황폐화된 매립지, 지하 감옥, 아파트 복도 등 다양히 장소를 옮겨가며 펼쳐지는 시원하고 속도감 빠른 액션 시퀀스들이 스트레스를 뻥 날린다. 마동석의 액션은 전작들보다 훨씬 강력하고 거칠어졌다. 실험 부작용으로 지하감옥에 갇혀있다 쏟아져 나온 군인들을 빠른 속도로 한치의 오차없이 마체테로 서걱서걱 베어내는 ‘남산’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도파민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은호’ 역의 안지혜, ‘지완’ 역의 이준영도 마동석의 든든한 왼팔, 오른팔이 돼 액션을 빈틈없이 채운다. 특히 안지혜의 액션 연기가 ‘황야’에서 얻은 가장 큰 발견이다. 안지혜는 벽, 난간 등 지형지물을 활용한 아크로바틱한 동작과 날렵한 몸, 긴 다리를 활용한 우아하고 정확한 액션으로 등장마다 존재감을 뽐낸다. 마동석의 액션이 타격감이 좋은 대신 묵직하고 투박하다면 안지혜의 액션은 섬세하고 유려하다. 영화 ‘용감한 시민’, 넷플릭스 ‘마스크걸’ 등에서 쌓인 빌런 이미지를 벗고 순수하고 선한 캐릭터로 돌아온 이준영의 변신도 반갑다. 마동석, 안지혜 두 사람에 미치진 못하지만, 활을 활용한 원격전과 날쌘 몸놀림을 통해 아군으로 톡톡히 제몫을 다 한다.(사진=넷플릭스)문제는 스토리다. 배우들의 멋진 액션과 혼을 실은 연기도 이를 뒷받침할 스토리와 서사가 부족하면 매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없다. 대지진 3년 후 세상이 멸망해 물물교환으로 경제 활동을 이어간다는 단순한 세계관의 소개 외에 스토리의 설명이 전반적으로 불친절하다. ‘황야’가 지난해 개봉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이하 ‘콘유’)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지 않는 별개의 작품이란 게 제작사의 공식입장. 하지만 ‘황야’에는 ‘콘유’ 속 황궁 아파트와 외관이 똑닮은 아파트가 ‘봉사단’의 아지트로 등장해 의아함을 자아낸다. 황궁 아파트처럼 ‘봉사단’의 아파트도 주민 자치에 구성원의 기여도에 따라 배급품을 분배하는 시스템인데다 내부 인테리어 구조까지 비슷해 기시감을 유발한다. 캐릭터별 서사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남산과 지완, 수나가 어떻게 가족과 같은 애틋한 관계성을 형성하게 됐는지 설명이 없으니 두 남자가 수나를 구하러 목숨까지 거는 위태로운 상황에 몰입이 되지 않는다. 빌런 ‘양기수’(이희준 분)가 어떻게 자신의 신봉자들로 구성된 ‘봉사단’의 수장으로 군림할 수 있었는지, 선생님(장영남 분)과 군인들이 어떻게 그를 믿고 따르게 됐는지의 과정에도 생략된 구석이 많다. 딸을 향한 사랑을 뛰어넘어 뒤틀린 부정과 집착으로 전락한 양기수의 내면을 표현한 이희준의 연기만큼은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밖에 번역체스러운 인물들의 대사, 편집의 미숙함 때문이라고 보기만은 힘들 뚝뚝 끊기는 전개, 대뜸 휘몰아치는 액션, 황급히 막 내리는 결말까지 난감함을 자아낸다. 어색한 CG도 아쉬움을 더한다. “네가 사냥꾼이냐? 그럼 사랑꾼이겠냐” 등 회심의 일격처럼 배치한 마동석의 말장난 유머도 벌어진 시청자들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기엔 역부족이다. 다만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에 대한 우려, 스토리에 대한 기대없이 스트레스를 날릴 액션을 찾는다면 충분히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킬링타임용 무비다. 청소년관람불가, 26일 넷플릭스 공개.
2024.01.27 I 김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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