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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해킹 대응…정부 SW공급망 보안 가이드라인 1.0 발표
  • 잦은 해킹 대응…정부 SW공급망 보안 가이드라인 1.0 발표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법원 전산망이 해킹당해 2년여간 1014GB 분량, 5171개 문서가 탈취된 가운데, 정부가 ‘소프트웨어(SW) 공급망 보안 가이드라인 1.0’을 발표해 공공기관 전산망 해킹 방지에 도움이 될 지 주목된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국가정보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합동으로 발표했다.어제(11일)발표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수사결과에 따르면 공격자는 적어도 2021년 1월 7일 이전부터 법원 전산망에 침입해 있었는데, 당시 보안장비의 상세한 기록은 이미 삭제돼 최초 침입 시점과 원인은 밝힐 수 없었다.다만 공격자의 악성 프로그램이 백신에 탐지돼 발각될 때까지 2년간에 걸쳐 국내 서버 4대와 해외 서버 4대로 모두 1014GB 분량의 자료를 전송했으며, 이를 역추적해 유출된 자료 일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법원 전산망 해킹 개요도. 출처=경찰청SW 공급망 보안이 왜 중요한데?SW는 개발과 공급뿐 아니라 운영의 연결성으로 인해 생태계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또, 모바일과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에서 외부 SW 활용이 늘어나면서 보안 문제도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현재 공개 SW인 Log4j의 보안 취약점을 악용한 사이버 공격은 웹 방화벽으로 막을 수 있지만, 문제는 Log4j가 어느 제품에 어떤 서비스에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는데 있다.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SW 공급망 보안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은 2021년 5월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정부에 납품되는 SW의 구성요소 명세서(SBOM)제출을 발표한 뒤, 올해 3월 보안관리 자체 증명서를 확정하고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유럽 역시 ‘사이버복원력법’을 제정해 2026년이후 시행될 전망이다. SW공급망 보안 가이드라인 내용은?이 가이드라인은 미국, 유럽 등 해외 주요국의 SW 구성요소 명세서(SW Bill of Materials, SBOM) 제출 의무화에 대응한다는 측면도 있다.국산 SW에 대한 SBOM 실증 및 SW 공급망 보안 테스트베드(판교) 시범 운영 결과 등을 반영한 것으로,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실무 안내서이며,향후 미국 등 주요 국가와 협력을 통해 해외에도 적극 소개할 계획이다.가이드라인은 전체본(100여 페이지)과 요약본(16 페이지)으로 제공된다. 가이드라인은 과기정통부, 국정원, 디플정위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등 정부·공공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13일 12:00부터 무료로 내려받아 사용할 수있다.SW 개발 생명주기에 따른 SBOM 구성 방안. 출처=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개발단계부터 취약점 관리 지원국내 중소기업들에게 SW 공급망 보안은 전문인력과 SBOM 생성 도구 등 전용시설을 갖춰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초기 투자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으나 피할 수 없는 숙제와 같다.정부는 이와 같은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기업지원허브(판교), 디지털헬스케어 보안리빙랩(원주), 국가사이버안보협력센터 기술공유실(판교) 등에 SBOM 기반 SW 공급망 보안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기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이곳에서는 ▲SBOM 생성 자동화 ▲SBOM 관리 ▲SW 보안취약점 추적·관리 등을 실증할 수 있다.특히, 가이드라인에는 정부·공공 기관 및 기업들이 SBOM 기반 SW 공급망 보안 관리체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SBOM 유효성 검증, SW 구성요소 관리 요령 및 SBOM 기반 SW 공급망 보안 관리 방안 등을 상세하게 수록했다.정부는 이 가이드라인이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홍보하는 한편, 디지털플랫폼정부 주요시스템 구축 시 SBOM을 시범 적용하여 우수사례를 도출하여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의 계획은?SBOM 도입 등의 제도화는 필요하지만, 체계적인 준비 없이 제도를 성급하게 도입할 경우 SW 개발기간이 장기화되고, 원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여 기업들의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기업들에 대한 SBOM 적용 지원을 강화하면서 SW 공급망 보안 저변을 확대하고, 향후 주요국의 제도화 동향과 국내 산업 성숙도를 고려하며 점진적으로 제도화를 준비해나갈 방침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에는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범정부 합동TF를 구성하여 세부적인 정부지원 방안, 제도화 추진방향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후 ‘SW 공급망 보안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2024.05.12 I 김현아 기자
여신금융업계, 부동산PF 정상화 위한 2000억원 2호 펀드 조성한다
  • 여신금융업계, 부동산PF 정상화 위한 2000억원 2호 펀드 조성한다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카드사, 캐피탈사 등 여신금융전문업계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한 2000억원 규모의 2호 펀드를 조성한다.여신금융협회는 12일 여신금융업계가 고금리 및 부동산 경기회복 지연 지속 등 비우호적 부동산PF 시장 환경 대응을 위해 2000억 원 내외 규모의 ‘여전업권 PF 정상화 지원 2호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앞서 여전업권은 ‘여전업권 PF정상화 지원 1호 펀드’를 조성해 PF시장 재구조화를 통한 사업장 정상화를 지원해왔다. 기존 분양방식에서 장기일반 민간임대주택 사업 등 사업구조 변경을 통해 사업장 재구조화를 계획·진행하는 중이다.1600억원 규모의 1호 펀드 출자금이 거의 소진됐다. 1200억원이 집행됐고, 잔여 출자금도 전액 소진될 예정이다. 이에 여전업계는 후속 펀드 조성을 지속해서 추진했고 기존보다 투자규모를 확대한 2000억원 내외로 펀드를 추가 조성하기로 했다.여신금융협회는 “이는 민간 업계 최대 수준의 출자규모로 유동성 공급 확대 등 PF정상화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펀드운용사는 PF사업장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고, 이번 달 중으로 참여사 확정 및 펀드투자 계약 체결 완료를 거쳐 펀드를 조성하고 사업장 정상화를 위한 추가 투자에 돌입할 예정이다.여신금융협회는 금융당국과 함께 동 펀드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애로사항 등을 파악해 해소할 예정이다. 또 금융권 펀드 조성·운용을 통해 자율적인 PF 사업장 정리 및 재구조화를 유도할 계획이다.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은 “여전업권 부동산 PF 펀드는 부동산 PF 시장 안정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노력에 더해서 시장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뜻을 한데 모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2호 펀드 조성은 여전업권 건전성 제고 및 시장 자율 조정기능을 활용한 사업장 재구조화 촉진에 기여할 것이고, 이번 사례가 전 금융권으로 확산되어 민간투자 활성화를 통한 PF 연착륙 유도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2024.05.12 I 최정훈 기자
산업부·KOTRA, 투자유치 350억 달러 달성 위해 지자체와 손잡아
  • 산업부·KOTRA, 투자유치 350억 달러 달성 위해 지자체와 손잡아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는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지자체·유관기관 외국인투자유치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국가 투자유치 전담 기관인 인베스트 코리아(Invest KOREA)가 지자체 투자유치 담당자의 역량 강화와 투자유치 협업 체계 구축을 위해 마련했다.우리나라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22년부터 2년 연속 3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올해 1분기에도 신고액 기준 70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번 행사는 이러한 투자유치 확대 기조에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KOTRA(사장 유정열) 인베스트 코리아는 이달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지자체·유관기관 외국인투자유치 워크숍’을 개최했다. 워크숍 현장 모습.워크숍에서 인베스트 코리아는 △외국인 투자 제도와 외국인 투자 촉진법 개정 사항 △투자유치 프로세스 △현금지원 및 입지지원 제도를 소개했다. 이어서 각 분야 산업 전문가가 △외국인직접투자 동향 △반도체·AI·이차전지·에너지 업계 전망을 분석하고, 국내 투자유치 방향과 전략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경기경제자유구역청,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경기도, 대전광역시 등 투자유치 담당자가 지역 투자유치 사례와 업무 노하우를 공유했다.산업부와 인베스트 코리아는 이번 워크숍 참석자의 의견을 수렴해 하반기에도 대면 교류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 투자유치 담당자가 상시로 관련 내용을 수강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워크숍 외에도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김태형 인베스트 코리아 대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방균형발전 측면에서 외국인 투자는 매우 중요하다”며 “각국의 치열한 투자유치 경쟁 속에서 정부 투자유치 목표인 350억 달러 달성을 위해 지자체·유관기관과 적극 협력하고, 업무 담당자가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4.05.12 I 하지나 기자
‘외국 의사 도입’ 입법예고에 92% 반대표
  • ‘외국 의사 도입’ 입법예고에 92% 반대표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외국 의사를 도입한다는 보건복지부의 입법예고에 반대의견이 무더기로 쏠렸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시내 대학 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12일 보건복지부 입법예고 전자공청회를 보면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 공지에 오전 10시 22분 현재 총 1079건의 의견이 달렸다. 이 가운데 반대 의견이 992건으로 전체의 92%를 차지한다. 찬성 의견은 9건뿐이다. 지난해 이후 전날까지 복지부의 입법·행정예고 340여건 가운데 찬반 의견이 1000개 이상 달린 사례는 이번 외국 의사 도입을 포함해 4건뿐이다.다만 나머지 3건(△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등록기준 고시 제정(안) 행정예고 △장애정도판정기준 일부개정 고시(안) 행정예고 △장애정도심사규정 일부개정 고시(안) 행정예고)의 경우 반대표가 한쪽으로 쏠리지는 않았다.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등록기준의 경우 찬성 2147건, 반대 3966건이다. 장애정도판정기준은 찬성 353건·반대 498건, 장애정도심사규정은 찬성 550건·반대 857건 수준이다. 이번 외국 의사 도입 입법예고에는 ‘실효성이 없다’, ‘긴급상황이더라도 생명을 다루는 의사를 수입한다는 건 아니다’라는 등의 내용으로 정부 방침을 비판했다. 또 ‘환자와 의료인 간에도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하다’고 언어 장벽을 우려하는 글도 있었다.이러한 우려와 달리 정부는 실력을 충분히 검증한 뒤 제한된 조건 아래서만 외국 의사를 투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8일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에 올랐을 경우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도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이달 20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복지부는 개정 이유로 “보건의료 재난 위기 상황에서 의료인 부족에 따른 의료 공백에 대응하고자 한다”며 “외국 의료인 면허를 가진 자가 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복지부에 따르면 1991년부터 지난 4월까지 기준 외국 의대 출신의 국시 합격자 수는 총 422명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한시적으로 이들이 국시를 보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의료진으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는 것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외국 의사면허 소지자의 의료행위 허용에 대해서는 “앞으로 우리 국민에 대한 의료보호 체계를 최대한 확대하고, 비상진료체계의 저변을 다지기 위한 조치”라며 “어떤 경우에도 실력이 검증되지 않는 의사가 우리 국민을 진료하는 일은 없도록 철저한 안전장치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박민수 복지부 2차관도 외국 의료인의 국내 의료행위 승인과 관련해 “앞으로 국민에 대한 의료보호 체계를 최대한 확대하고, 비상진료체계의 저변을 다지기 위한 조치”라고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2024.05.12 I 박정수 기자
국회에 발목 잡힌 중처법·로톡법…중소·벤처업계 ‘발동동’
  • 국회에 발목 잡힌 중처법·로톡법…중소·벤처업계 ‘발동동’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21대 국회가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중소·벤처업계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처리가 시급한 법안들이 국회 폐회와 함께 모두 폐기될 처지에 놓여서다. 중소기업계에선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유예안을, 벤처업계에선 소위 ‘로톡법’으로 불리는 변호사법 개정안과 비대면 진료법, 변리사법 개정안 등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 모습. (사진=연합뉴스)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따르면 로톡법은 지난 7일 열린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못하면서 자동 폐기될 전망이다. 로톡법은 로톡 등 온라인 법률 플랫폼을 대한변호사협회의 과도한 규제에서 벗어나게 하는 취지에서 발의됐다. 변협이 가진 변호사 광고 규제 권한을 대통령령으로 넘기는 내용이 골자다. 로톡법은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했고 민주당에서 7대 민생 입법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며 처리 의지를 나타내온 법안이다. 국회 내 초당적 스타트업 지원 모임인 ‘유니콘팜’도 로톡법을 적극 추진하며 여야가 모처럼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하지만 법사위 양당 간사 협의 과정에서 야당 간사인 소병철 민주당 의원의 반대로 로톡법은 법안 상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소 의원 측은 쟁점 사항이 많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사실상 변협을 의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법안이 폐기 수순을 밟으면서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를 비롯한 리걸테크(법률 기술) 기업은 물론 벤처·스타트업계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징계 조치 등 변협의 부당 규제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고 이 때문에 타다 사태와 같이 혁신 서비스가 좌초되며 신산업 발전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법무부가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변협의 징계 결정을 취소하면서 로앤컴퍼니는 변협과 분쟁을 일단락했지만 추가적인 산업의 피해는 막을 수 없다”며 “최근 변협은 리걸테크 스타트업 ‘엘박스’를 상대로 한 형사고발을 검토 중인데 이처럼 피해 사례가 계속된다면 혁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혁신벤처단체협의회도 최근 성명을 내고 “국회가 국민 전체의 편익을 대변하는 대신 특정 직역의 눈치만 보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혁신은 지연되고 타다 사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전 세계 리걸테크 기업 수는 8532곳, 투자 규모는 142억달러에 달한다. 최근 3~4년간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우리는 규제의 벽에 막혀 기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중소기업계에서는 중처법 개정안 처리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중처법이 확대 시행됐지만 이제라도 유예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된 목소리다. 한국경제인협회의 최근 조사에서도 21대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 관련 법안 중 통과를 희망하는 법안으로 중처법 유예가 2위(28.1%)로 꼽혔다.중소기업계는 중처법의 불명확한 의무 부여와 과도한 처벌로 인해 영세 기업의 어려움이 큰 만큼 적용 시기를 2년 유예하고 보완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반대하는 야당의 입김이 거세고 특히 지난달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하면서 22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 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22대 국회의 민주당 의원석 지분율이 높아 중처법 유예를 재추진하기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며 “헌법재판소가 중처법 헌법소원 심판을 전원재판부로 회부하며 본격적인 심리에 돌입한 만큼 위헌판결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024.05.12 I 김경은 기자
`뭣이 중한디?` 라인·야후 사태가 韓정부에 던지는 의미
  • `뭣이 중한디?` 라인·야후 사태가 韓정부에 던지는 의미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정치권에서도 라인·야후 사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표심에 민감한 여야 정치인이 이번 일을 언급한다는 얘기는 국내적으로 주목받는 ‘큰 일’이 됐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닌 게 됐다는 뜻이죠. 여기에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냐’라는 의문까지 더해지면서 더 주목받게 됐습니다. (사진=AFP)◇우리에게 라인은? 일단 라인이 우리에게 갖는 역사적 의미부터 따져봅시다. 라인은 네이버의 일본법인인 ‘네이버재팬’이 2011년 개발해 일본에 출시했습니다. 이 때는 일본사회가 매우 혼란했던 때입니다. 동일본 대지진과 이에 따른 쓰나미로 수많은 일본 국민들이 생을 달리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까지 겹치면서 가슴 졸이면서 이 사태를 봐야 했습니다. 이 처럼 국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 커뮤니케이션 수단에 대한 활용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후쿠시마나 인근 지역에 친인척에 안부를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해서 자신들의 지인들의 상태를 물어보는 것이죠. 직접적으로 지진에 대한 피해를 입지 않더라도 가족과 지인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할까요. 당시까지 일본인들의 주된 통신 수단은 휴대전화와 SMS(문자메시지), 이메일이었습니다. 한국과 달리 타 통신사 간 SMS를 주고받기가 까다로웠던 때라 긴 메시지는 주로 이메일이 활용됐습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이 때 ‘스르륵’ 일본인들의 휴대전화 시장에 등장합니다. 카카오톡과 힘겨운 경쟁을 하면서 키웠던 ‘감성적’ 역량이 일본인들의 마음에 들었던 것이죠. 라인은 와츠앱 등 서구권에서 개발된 모바일 메신저를 제치고 금방 주류 모바일 메신저 대열에 올라갑니다. 카카오톡이 2010년 한국 시장을 석권했던 것처럼 라인은 무주공산이나 다름없었던 일본 시장을 선점합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이런 성과는 네이버에게 위안이 됩니다. 해외 사업과 모바일 비즈니스에 대한 자신감을 넣어준 계기가 됐고요. 왜냐, 그때까지 네이버는 부지런히 네이버톡 등 카카오톡 대항마를 내놓았지만 한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PC→모바일’ 시장 변화에 불안감도 컸습니다. 그런데 라인이 일본 시장 성공을 시작으로 태국 등 동남아에서 성과를 내면서 네이버도 모바일 시장에 ‘명함을 내놓을 수 있게’ 됐습니다. 2016년에 미국 뉴욕증시와 일본 도쿄증시에 동시 상장하는 성과까지 보였습니다. 한국 인터넷기업의 플랫폼 사업이 최초로 해외에서 성공했던 사례가 된 것이죠. 이를 계기로 네이버는 해외 사업에 좀더 박차를 가합니다. 유럽에 전진기지를 만들고 현지 회사들과의 협력 방안도 강구합니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에도 투자도 합니다. 덩달아 일본 라인(과거 네이버재팬)도 AI 등 기술 개발에 네이버와 협력합니다. 라인의 대표적인 AI브랜드 ‘클로바’가 대표적이죠. 이런 라인은 네이버의 자랑이자 한국 인터넷 서비스의 자부심이기도 했습니다.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도 그 즈음 어딜 가도 라인 자랑을 입이 닳도록 했습니다. ◇국적 딜레마...라인은 어느 나라냐? 기업 서비스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나 유튜브를 우리가 거리낌없이 쓰는 것처럼요. 투입 비용 이상의 편익을 소비자에게 안겨준다면, 이를 마다할리가 없는 것이죠. 그러나 국경이라는 인위적인 경계선을 두고 ‘정서’는 나뉩니다. 대한해협을 사이로 일본인의 정서와 한국인의 정서가 다른 것처럼요. 아무래도 이 정서를 기업에서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라인이 개발돼 일본의 주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로 부상하면서 네이버도 이 같은 딜레마에 부딪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라인을 한국 서비스라고 대놓고 부를 수 없는 것이죠. 혹여나 반한 감정에 따라 ‘라인 불사용’ 운동이라도 일어날까봐 네이버 차원에서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쉬쉬’하면서 일본에서는 애써 한국색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작은 헤프닝이지만 이런 걱정이 표면적으로 올라올 때도 있었습니다. 예전 네이버 쪽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부 일본내 극우혐한단체에서 이런 라인을 문제삼았다고 합니다. 한국 서비스라는 거부감을 강하게 보인 것이죠. 네이버 쪽에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넷 서비스가 짧은 시간에 성장하기도 하지만 하루아침에 망하기도 합니다. 대체제가 충분하기 때문이죠. 라인에 대한 일본내 거부감이 국민적으로 커지고, 다른 서비스가 대체제로 들어온다면 라인의 위상은 급격히 하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의식해 네이버도 일본 소프트뱅크와 협력해 지분을 섞고 라인을 반일반한(半日半韓) 기업으로 만들었습니다. ‘전략적인 모호함’을 취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일본인들이 보기에 일본기업으로 보일 수 있게 말이죠. 이는 네이버 입장에서도 필요했습니다. 해외 시장 진출과 AI기술 개발을 위해서 막대한 투자금을 동원했어야 하는데, 소프트뱅크와의 지분 거래를 통해 이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이후 네이버는 좀더 공격적으로 자회사들의 기술 개발과 해외 진출을 독려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본 라인 내에서의 전략적 후퇴는 네이버에게 필요했고, 여러 실리를 안겨다 준 것입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왜?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네이버는 늘 일본내 ‘반한감정’에 긴장해왔다는 점입니다. 혐한이 일종의 사회 현상처럼 굳어진 상황에서 일본 정치권마저 노골적으로 우경화되고 있습니다. 2000년대 고이즈미 내각 이후부터 20여년이 됐죠. 한국도 그 사이 사회적·문화적·경제적으로 성장하면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습니다. 수십년 한국인들을 짓눌러왔던 대일(對日) 컴플렉스도 거의 사라진듯 합니다. 일본 정부의 우경화에 한국도 자신감있게 정면 대응을 하게 됐습니다. 이런 갈등은 2019년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와 한국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에서 정점을 찍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한일 관계는 편치 못했습니다. 이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일 관계가 전환점을 마련하게 됩니다. 겉으로나마 우리 대통령과 일본 총리가 술을 나눠마시는 ‘절친의 모습’을 보인 것이죠. (한국 정부의 일방적인 구애가 없지 않아 있어보입니다만...)그러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언급한 것처럼 ‘술만 같이 마신다’고 그전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일본 정부는 군대를 보유한 ‘보통국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일본 총무성이 라인야후 측에 네이버 지분 정리를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신들의 국민 메신저에 한국기업의 지분이 섞여 있는 것이 편치 않고 싫은 것이죠. 한일 관계가 경색됐던 2019년에도 애써 외면해왔던 사실인데 말이죠. 어쩌면 이번 라인·야후 사태는 ‘한일 관계 개선’이라고 포장에 가려졌던 실제 현실일 수 있습니다. 우리 대통령은 일본을 진심으로 대했겠지만 일본 정부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한일 관계에 있어 ‘카시코이(賢い, 똑똑하다)’했으면 좋겠습니다. “쫌!”
2024.05.11 I 김유성 기자
코넥스 상장도 '털썩'…벤처기업 등용문 더 막힌다
  • [마켓인]코넥스 상장도 '털썩'…벤처기업 등용문 더 막힌다
  • (사진=이미지투데이)[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벤처기업의 자금생태계 복원을 위해 도입된 코넥스(KONEX) 시장이 얼어붙었다. 거래량이 급감하고 신규 상장 및 이전 상장 사례도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어 그 역할이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 시장에 입성한 회사는 수제 맥주 업체 세븐브로이맥주가 유일하다. 세븐브로이맥주는 지난해 12월 코넥스 상장을 신청하고 승인을 받아 올 1월 시장에 입성한 기업이다. 코넥스 시장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짧은 경력 등을 이유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초기 벤처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립된 자본시장으로, 지난 2013년 개장됐다. 기존 코스피나 코스닥 시장에 비해 진입요건이 낮고 공시의무도 완화돼 있어 몸집을 키운 뒤 비상장기업보다 비교적 쉽게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상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예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코넥스 시장 분위기는 눈에 띄게 부진하다. 지난 2022년과 2023년 코넥스 신규 상장 건수는 각각 14건이었다. 같은 기간 지난해엔 큐라켐과 삼미금속, 노보믹스 등이 코넥스로 신규 상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성행하던 2021년 7건을 제외하고는 2019년 17건, 2020년 12건을 기록해왔다. 한국거래소(KRX)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 상장신청을 한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올해 들어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도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엔 7건, 재작년엔 6건의 회사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자리를 옮겼던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치다. 앞서 코넥스로 상장한 기업들의 실적 부진도 코넥스 시장에 대한 매력도를 낮춘 원인 중 하나로 언급된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법인의 실적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총 매출액이 전년 대비 6.8% 감소했고,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도 커졌다. 최근엔 지난해 7월 코넥스 시장에 입성한 이브이파킹서비스가 8개월 만에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장폐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정부가 지난 8월 ‘코넥스 시장 활성화 지원 사업 지원금’을 올해부터 전액 삭감하기로 한 것도 시장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제도는 지난 2020년부터 코넥스 상장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됐다. 제도 도입 이후 2020년과 2021년엔 각각 12억3500만원을 지원했지만 2022년 7억4800만원, 지난해 3억7800만원으로 감소했다. 거래소는 지난해 1000억원 규모 1차 코넥스 스케일업 펀드를 결성하면서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금액으로 조성하던 2차 코넥스 자금지원 펀드는 출자자(LP)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재차 연기됐다. 이미 한 차례 펀드 결성이 미뤄졌으나 마감 기한인 4월에도 조달에 실패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닥 직상장이 쉬워진 점과 코넥스 투자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점도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면서도 “거래소는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펀드 조성에 힘쓰는 제스처를 보이는데 정부는 지원금을 삭감하는 등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투자자들과 벤처기업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4.05.11 I 송재민 기자
  • 다음주 금융당국 일정
  •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주간행사일정△13일(월)-금감원장, 해외출장(~17일)△14일(화)-금융위원장, 국무회의(10:00, 정부서울청사)△15일(수)△16일(목)-금융위원장, 벤처업계 간담회(10:00, 디캠프)-금융위원장·부위원장, 정례회의(14:00, 정부서울청사)△17일(금)-금융위원장·부위원장, 주간업무회의(10:00, 정부서울청사)-금융위 부위원장, 차관회의(09:00, 정부서울청사)◇주간 보도 계획△13일(월)-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 발표(12:00)-2024년 4월중 가계대출 동향(잠정)(12:00)△14일(화)- IFRS 18 도입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한 기업·투자자 간담회 개최(배포시)-금융분쟁조정위원회, 홍콩 H지수 ELS 관련 국민은행 등 5개 은행의 대표사례에 대한 분쟁조정 결정(배포시)△15일(수)-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 개최 안내(12:00)-2024.3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잠정)(12:00)△16일(목)-’23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06:00)-벤처업계 간담회 개최(10:00)-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배포시)-금융감독원·한국회계학회는 IFRS17 관련 보험회계 공동세미나를 개최 하였습니다.(15:00)-금감원장, BCBS 최고위급(GHOS) 회의 등 참석 결과(12:00)-퇴직연금 총 적립금 382.4조원, 5년간 2배 성장 2023년도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12:00) △17일(금)-2024.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06:00)
2024.05.11 I 송주오 기자
  • 美 보건 당국, 조류독감 감시에 1억 달러 지출
  • [이데일리 유현정 기자]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보건 당국이 소에서 발생하는 조류독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1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는 이날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 의약국(FDA)이 야생 조류, 가금류 및 가축에서 퍼지고 있는 바이러스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자금을 할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CDC는 바이러스 서열을 테스트하고 분석하는 데 3,400만 달러를 사용하고, 바이러스와 접촉했을 수 있는 사람들을 추적하고 모니터링하는 데 2,900만 달러를 추가로 사용할 예정이다. 다른 자금은 백신 후보와 폐수 현장을 연구하는 데 사용될 계획이다.미국에서는 올해 H5N1이라는 조류 독감 바이러스가 사람에게서 발생한 사례가 1건 확인되었으며, CDC는 바이러스가 인간에 대한 위험성은 낮다고 주장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에는 9개 주 36개 농장에서 사례가 더 많이 발견되면서 정부 감시에 대한 조사가 강화된 바 있다.농무부는 또한 보호 장비 배포를 위한 재정적 인센티브를 포함하여 조류독감 발생에 대처하는 낙농장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을 발표했다. FDA는 저온살균 강화와 함께 우유 공급 감시를 지원하기 위해 추가로 800만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FDA는 우유 샘플 5개 중 1개에 조류 독감 변종이 포함되어 있지만, 저온살균을 하면 바이러스가 죽는다고 밝혔다.
2024.05.11 I 유현정 기자
기후테크 돈 몰린다…눈길 끄는 韓 스타트업 기술력
  • 기후테크 돈 몰린다…눈길 끄는 韓 스타트업 기술력
  • [이데일리 마켓in 권소현 기자] “한국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기술력은 좋은데 상대적으로 기업가치는 낮다. 그래서 유럽이나 동남아에서 한국의 기후테크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이순열 한국사회투자 대표는 한국에서 기후테크에 대한 투자규모도 작고 성공기업도 적은 만큼 앞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공덕에서 열린 2024 한국창업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송영화 건국대 기술경영학 교수를 좌장으로 기후테크 특별세션이 마련됐다. 이날 세션에서는 인구과밀지역인 수도권을 벗어나 전라남도에 둥치를 튼 아티랩의 이준원 대표, 불이 안 나는 배터리를 만드는 스타트업 코스모스랩의 이주혁 대표, 디지털트윈을 이용해 ESG건설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에스엘즈 이유미 대표가 사례 발표에 나섰다. 이어 이순열 한국사회투자 대표가 국내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 트렌드와 전망을 공유했다. 한국사회투자는 기후테크 전 분야에 걸쳐 106개사에 36억7000만원을 직접 투자했다. 이들 기업은 이를 시드머니로 136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 기후테크 스타트업 유니콘은 0%고 전체 스타트업에서 기후테크가 차지하는 비중도 4.9%에 불과하다”며 “다른 나라에 비해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력에 비해 기업가치가 낮은 만큼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고 전했다. 한국기술투자에 따르면 기후테크 투자액은 2022년 약 400억원 수준이다. 이 대표는 “전 지구에서 가장 돈이 많이 몰리는 섹터가 바로 기후테크”라며 “최근 2~3년간 투자액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운용자산 규모도 가파르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간 뉴딜, 기후, 에너지, ESG 등에 다양한 민간펀드와 모태펀드가 투자했고 영역별로 보면 모빌리티에 투자가 상당부분 이뤄진 상태다. 이 대표는 투자가 아직 많이 이뤄지지 않은 곳 중에 성장 가능성이 있는 영역으로 탄소포집, 바다의 밀물과 썰물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 등을 꼽았다. 아울러 에너지, 식품농업, 제조, 건설 등도 탄소배출 대비 투자가 많이 안 돼 있어 이같은 영역에 대한 투자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기후테크 분야 창업을 준비 중인 이들에게는 정부 지원부터 살펴보라는 조언이 나왔다. 이날 패널토론에 나선 정진 BNZ파트너스 본부장은 “창업을 할 때 이슈가 되는 게 자금조달인데 처음에는 정부의 자금을 활용하는 게 좋다”며 “투자자도 투자실적을 정부로부터 인정받으려면 K텍소노미(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해당하는지를 보여줘야하기 때문에 각자 사업이 K텍소노미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먼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활용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영준 LG화학 책임은 “대기업에게 ESG 경영이 화두고 기후테크도 놓칠 수 없는 분야”라며 “대기업 오픈이노베이션에 들어가면 창업가들은 공신력을 가질 수 있고 사회적 가치나 공헌, CSR 사업과도 연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통 노력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문헌규 에어블랙 대표는 “과거에는 스타트업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했는데 이제는 보다 입체적인 소통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화 건국대 기술경영학 교수가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공덕에서 열린 한국창업학회 춘계학술대회 기후테크 특별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창업학회]
2024.05.10 I 권소현 기자
한일벤처에 투자하는 1억불 공동펀드 나온다
  • 한일벤처에 투자하는 1억불 공동펀드 나온다
  • [도쿄=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한일 양국 정부가 1억불(1380억원)규모로 펀드를 조성해 각 나라 스타트업 투자에 나선다. 한일 양국 정부가 공동으로 벤처펀드를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영주(가운데)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일본 도쿄 토라노몬 힐스 모리 타워에서 열린 ‘한·일 벤처·스타트업 투자서밋 2024’에서 신상한(왼쪽 두번째)KVIC 부대표, 아키오 타나카(왼쪽 세번째) 헤드라인 아시아(Headline Asia) CEO와 ‘한일 공동펀드 결성식’을 진행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0일 일본 도쿄 토라노몬 힐스 모리 타워에서 양국 스타트업 투자협력 교류 장인 ‘한·일 벤처·스타트업 투자서밋 2024’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한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한일 공동 펀드 조성과 양국 스타트업 투자유치를 위한 설명회(IR), 양국 기업형 벤처캐피탈(CVC)협회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등으로 진행됐다. 오영주 장관, 일본 경제산업성 아고심페이 국장, 한·일 양국의 벤처캐피탈과 스타트업 등 150여명 이상이 참석했다.오영주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 행사는 양국 정부가 참여하는 최초의 공동 벤처펀드가 출범하고 민간 기업형벤처캐피탈(CVC) 협단체 간 교류협력을 약속하는 등 한국과 일본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한일 공동펀드’는 정부 자금으로 조성한 한국 모태펀드가 500만불(5%, 69억원), 일본 정부투자기관인 산업혁신투자기구(JIC)와 민간 투자자 등이 출자한다. JIC는 국내의 한국투자공사에 해당하는 기관이다. 한일 공동펀드는 최소 500만불 이상을 한국기업에 의무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일본에 진출하려는 한국 스타트업이 중점 투자 대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 펀드는 한국과 일본 스타트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뿐만 아니라 양국 정부 벤처투자 정책 협력의 가교역할을 수행하고 한국 스타트업에 일본 현지 투자자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등 K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중기부)오 장관은 이날 한국 스타트업을 해외 투자자에게 소개하는 중기부 통합 투자유치 프로그램 ‘K글로벌스타’ 프로그램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스타트업의 글로벌투자 유치를 위한 사전준비, 현지IR, 법률자문 등 투자유치 단계별로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투자유치에 성공한 기업에는 글로벌팁스(해외 VC에서 일정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을 정부가 매칭 지원), 기술보증, 모태펀드 매칭투자 등 정책 패키지를 지원한다.‘K글로벌스타’ 프로그램은 올해 일본에 이어 미국, 아시아, 유럽 등 글로벌 현지에서 연이어 개최될 계획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부터는 투자유치 기회가 부족한 국내 비수도권 지역별로도 열린다. 국내외 유수 벤처캐피탈이 ‘K글로벌스타 서포터즈’로 함께 참여했다, 이번 행사에서 한국 벤처캐피탈은 SBVA, IMM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SV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고, 일본 벤처캐피탈도 5개사(Mistletoe, Headline Asia, Global Brain, DG Daiwa Ventures, Colopl Next)가 함께 했다.이와 함께 이날 행사에서는 양국을 대표하는 CVC협단체인 ‘한국 CVC 협의회’와 ‘일본 퍼스트(FIRST) CVC’ 간의 MOU 체결식도 진행됐다. 두 단체는 MOU를 통해 향후 협단체 간 교류, 공동 IR 행사 개최, 양국 진출을 희망하는 스타트업 지원 협력 등 다양한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 양국 벤처캐피탈이 엄선한 스타트업 12개사(한국 6개사, 일본 6개사)가 양국 투자자 앞에서 투자유치 발표회를 가졌다. 선정된 국내 스타트업은 인공지능(AI) 등 혁신기술 분야의 스타트업 6곳이 참여했다. 오영주(오른쪽에서 여섯번째)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일본 도쿄 토라노몬 힐스 모리 타워에서 열린 ‘한·일 벤처·스타트업 투자서밋 2024’에서 K-글로벌스타 출범식 세리머니 후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IR 프로그램에 앞서 양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사례도 총 2건이 공개됐다. 일본 벤처캐피탈 ‘코로프라 넥스트’가 한국 스타트업 ‘레이메드’에 1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한국 CVC ‘GS벤처스’에서는 일본 스타트업 ‘코이쿠배터리’에 8000만엔(7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일본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유치를 확정한 ‘레이메드’는 2020년 설립된 AI 기반 항암 치료 시스템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이번 투자유치를 기반으로 일본 등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 할 계획이다.3부 행사인 ‘한일 CVC서밋’에서는 한일 CVC 단체 및 벤처캐피탈 등 80여명이 참석해 양국 투자협력 사례를 공유하고 상호 협력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 등을 열었다. 간담회에는 GS벤처스 허준녕 대표와 CJ인베스트먼트 김준식 상무가 한국측 패널로 참여했다. 일본에서는 퍼스트 CVC 야마다 카즈요시 대표 등 2명이 나와 양국 CVC 간 협력을 논의했다..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첫번째 한일 벤처·스타트업 협력행사에 150명 이상이 참여하는 등 양국의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 간의 투자협력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고 특히 한국 스타트업의 뛰어난 기술력에 일본 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며 “글로벌펀드를 매년 1조원 이상 조성하는 한편, ‘K글로벌스타’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 글로벌 투자 유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2024.05.10 I 노희준 기자
시중銀 전환 ‘카운트다운’ DGB금융···계열사도 '새 간판' 준비 중
  • 시중銀 전환 ‘카운트다운’ DGB금융···계열사도 '새 간판' 준비 중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에 새 시중은행 탄생이 임박했다. 금융위원회가 다음 주 열리는 정례회의 테이블에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건을 올리고 최종 인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인가가 떨어지면,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첫 사례가 나오게 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5대 은행 체제로 과점화된 시중은행 구조를 휘젓는 ‘뉴(New) 메기’가 나올지 주목된다. (사진=DGB금융그룹)금융위는 오는 16일 정례회의를 열고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추진 계획을 발표한 뒤 약 10개월 만이다.당국 및 금융업계에선 최종 인가에 대해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금융당국이 지방은행이 전국 단위로 영업하는 시중은행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시중은행 인가’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와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중은행 전환 허용에 있어 특별한 걸림돌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시중은행 전환을 기다려온 DGB금융을 비롯한 계열사 11곳은 벌써 ‘DGB’ 간판을 떼고 새 사명인 ‘iM’을 붙일 채비를 하고 있다. 대구은행이 먼저 디지털 브랜드에 활용한 ‘iM뱅크’를 새 사명으로 점찍은 데 이어, 다른 계열사들도 동일한 브랜드를 사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일부 계열사 직원들이 ‘iM’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브랜드 통일감과 함께 종합금융지주로서의 면모를 드려내려는 취지에서다.앞서 DGB금융지주는 지난해 10월께 특허청에 iM금융지주를 비롯한 iM라이프(DGB생명), iM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 iM캐피탈(DGB캐피탈) 등을 등록했었다. 특히 현재 계열사 포트폴리오에 없는iM손해보험·iM저축은행을 함께 등록한 대목이 눈에 띈다. 업계는 이를 손보와 저축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둔 것과 함께, 종합금융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한다.일각에선 시중은행이 추가로 한 곳 더 탄생하는 것만으론 5대 은행 과점 체계를 해소하기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대구은행이 ‘디지털’과 ‘중소기업’ 카드를 꺼냈으나 시중은행과 맞붙기엔 전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대구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익은 11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9286억원), 하나은행(8432억원), 우리은행(7897억원)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1조원에 육박한 순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체급 차가 꽤 난다는 설명이다. 기존 금융권의 변화를 이끌었던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당시 분위기와도 사뭇 다르다는 평가도 있다. 인터넷은행 출범이 가시화된 2016년 국내 은행들은 그동안 꺼렸던 중금리 대출 영역에서 뜨거운 경쟁을 펼친 바 있다. 또 핀테크와의 협력 관계를 공고히하는 모습을 보이며 서비스에 변화를 꾀했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금융사와 차별화를 위한 서비스 개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금융권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하기 위해선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5.10 I 유은실 기자
물불 안 가리고 '夜 콘텐츠' 복붙…여도 음악분수 저도 레이저쇼
  • 물불 안 가리고 '夜 콘텐츠' 복붙…여도 음악분수 저도 레이저쇼
  • 전남 목포시 대표 야간관광 콘텐츠 ‘해상W쇼’ (사진=목포시)[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충남 홍성군 홍주읍성 미디어 파사드는 2년째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2021년 홍성군이 예산 12억 원을 들여 설치한 미디어 파사드는 운영 개시 1년 반 만인 2023년 6월 장비 고장으로 가동을 멈춘 후 현재까지 운영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운영기간 기대한 만큼의 관광객 유인효과를 누리지 못하면서 장비 교체를 위한 예산 확보에도 애를 먹고 있다.최근 야간관광이 지역관광 활성화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관련 콘텐츠가 늘었지만 포장만 다르고 속은 엇비슷한 시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대동소이한 콘텐츠만 늘고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연간 막대한 예산만 잡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지역 여행업계 관계자는 “수십억 예산을 들여 설치한 미디어 파사드, 음악분수 등 뻔한 시설들이 야간관광 활성화는커녕 오히려 관심과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기 이천시가 오는 10월 31일까지 운영하는 ‘설봉공원 음악분수’ (사진=이천시)◇외려 야간관광 관심·매력 떨어뜨려야간관광은 지역 방문객이 머무르는 시간을 늘려 지역 관광시장과 경제를 활성화할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방문객이 지역에 오래 머무르도록 만드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숙박까지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지자체마다 야간관광 콘텐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2022 야간관광 실태조사’에 따르면 당일 여행객의 야간관광 지출 비용은 약 7만 원인 반면 숙박 관광객의 지출 규모는 2배 이상 많은 약 17만 8000원에 달했다. 야간관광 의향을 묻는 설문조사에선 ‘야간관광을 위해 지역에 머무는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69.2%에 달했다. 실제로 지난해 연말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진행된 ‘서울라이트 광화문’ 미디어파사드쇼는 국내외 관람객 189만여 명을 끌어모으며 비수기에 속하는 연말연초 서울 도시여행 수요를 끌어올리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지난달 27일 전남 목포시 평화광장에서 선보인 해상W쇼에는 하루 만에 관람객 1만 3000여 명이 다녀가며 관심을 끌었다. 기존에 설치한 춤추는 바다분수에 불꽃놀이, 드론쇼, 뮤지컬 등의 공연을 결합한 것으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누적 관객 수가 80만 명에 달한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문제는 지자체들이 지역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다른 지역의 성공사례만 좇고 있다는 점이다. 유동 인구가 적은 지역에선 투자 대비 효과가 적고, 막대한 유지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데도 효과가 검증됐다는 이유로 베끼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 시설에 야간관광 콘텐츠를 추가했다 전체 시설이 흉물로 전락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울산 동구 방어동 울산대교 전망대는 전체 시설의 절반만 운영되고 있다. 1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설치한 미디어 파사드가 최근 기계고장으로 운영이 중단되면서다. 울산시와 동구청은 2019년 야간관광 콘텐츠 강화를 위해 전망대 외벽을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했다.음악분수는 현재 없는 곳을 찾기가 더 힘들 만큼 흔해지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국에 227개(2023년 1월 기준)까지 숫자가 늘어 희소성이 사라진 출렁다리와 딱 닮은꼴이다.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야간관광 자원 마련이 해결책이지만 ‘나만의 콘텐츠’를 도입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게 지자체들의 항변이다. 신선하지만 실패 확률이 높은 시도보다는 이미 나온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것이다.충북 청주시 청주향교를 배경으로 한 ‘미디어파사드’ (사진=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지역의 고유한 콘텐츠에 집중, 다변화해야한 지자체 관계자는 “체류객을 늘리기 위해 야간관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새로운 것보다 이미 성공해서 많은 관광객을 모으고 있는 외부 사례를 참고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지자체장의 강력한 의지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굳이 모험할 이유가 없어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든 비슷한 시설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했다.전국 10개소에 달하는 ‘야간관광 특화도시’ 역시 콘텐츠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다. 문체부는 선정된 도시에 4년 동안 매년 국비 3억 원을 지원한다. 도시마다 목표로 하는 사업을 벌이기에는 부족한 예산이다. 야간관광 특화도시로 선정된 한 지자체 관계자는 “원하는 킬러 콘텐츠를 마련하려면 100억 원도 부족할 것”이라며 “정부에서 지원받는 연 3억 원의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어 시설 부분은 보완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서울라이트 광화문’ (사진=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야간관광 예산이 많지 않다는 현실적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다. 그 대신 비용이 많이 드는 시설 투자보다는 지역 고유의 공연과 같은 콘텐츠 개발을 유도해 최대한의 효과를 내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성공적인 사례를 모방하다 성격이 중복되는 야간관광 콘텐츠가 늘어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며 “많은 지원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해당 지역만의 고유한 스토리를 녹인 야간관광 프로그램 등의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전국적’이라고 조언했다. 국내외 야간관광 성공 사례나 최근 유행을 따르기보다 이미 갖고 있는 것에 집중하고 이를 다변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야간관광 콘텐츠를 즐기려는 관광객은 특정 지역만이 가진 고유한 요소를 찾기 마련인데 유사한 콘텐츠가 늘어나면 전체적으로 다양성이 떨어지게 된다”며 “다른 곳의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는 것보다는 설화, 문학 등 이미 가지고 있는 지역의 고유한 콘텐츠를 잘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05.10 I 김명상 기자
네이버-소뱅, 지분매각 협상 돌입…"日사업권만 넘길 가능성"
  • 네이버-소뱅, 지분매각 협상 돌입…"日사업권만 넘길 가능성"
  • [이데일리 한광범 임유경 강신우 기자] 일본을 발판으로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어보겠다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꿈은 결국 물거품이 되는 것일까. 일본 총무성을 등에 업은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의 ‘탈(脫) 네이버’ 움직임이 결국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일 라인야후가 네이버에 지분 매각을 요청하고 기술적인 관계도 단절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소프트뱅크는 네이버와 지분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 투자책임자(GIO)가 2013년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라인 가입자 3억명 돌파 기념식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은 ‘라인’은 네이버가 13년간 기술력을 투입해 키워낸 첫번째 글로벌 성공사례다. 라인은 일본을 발판으로 태국과 대만,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 내 라인야후의 탈 네이버 압박이 거세지자 이해진 창업자는 주변인들에게 “2019년 소프트뱅크 야후재팬과의 합병이 잘못된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소프트뱅크 “네이버와 지분 협상 중…이사회 이미 우리가 통제”소프트뱅크는 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네이버와 지분 협상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았으며, 일본 총무성의 행정조치 답변 기한인 7월1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상황이 정리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그러면서도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라인야후의 경영에 있어 소프트뱅크의 입김이 더 세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야카와 CEO는 “(대주주이자 네이버와 50대 50의 지분율을 갖고 있는)A홀딩스 이사회 비율은 소프트뱅크가 더 높다”며 “이미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인야후가 네이버와 업무위탁 관계를 순차 종료하기로 전날 발표했고, 이에 따라 보안 거버넌스와 사업전략 관점에서 자본 재검토를 협의 중”이라고 다시 한번 언급했다.◇“日정부 압박 속 지분 매각은 불가피”라인은 네이버가 지난 2011년 6월 일본에서 출시한 메신저로 월간 이용자 수 9600만명에 달한다. 특히 일본 현지에서 행정 서비스에 적극 활용되고 있는데, 2021년을 기준으로 일본 중앙행정기관 18곳과 지방자치단체 65%가 업무에 활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 개인정보를 비롯한 각종 정보들이 유통되는 만큼 총무성이 지난해 말 51만여건의 개인정보 유출에 민감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현 시점에서 네이버의 지분 매각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행정지도가 일본 정부의 초월적 행정조치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일본에선 기업들이 이에 불복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설령 네이버가 지분 매각에 응하지 않는다해도 일본 정부는 법적 효력을 갖는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 네이버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낸다해도 관료사회인 일본에서 기업이나 개인이 국가를 상대로 하는 행정소송 자체가 희박할 뿐 아니라 승소율도 매우 낮다는 것이 법조계의 설명이다.(그래픽=이미나 기자)일본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전직 관료는 “소프트뱅크는 물론 라인야후까지 강도 높게 네이버를 압박하는 배경에는 관료사회인 일본에서 갖는 행정지도의 위상이 그만큼 막강하기 때문”이라며 “네이버가 행정지도를 따르지 않는다면 일본 정부 차원의 보이지 않는 보복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네이버는 대외적으로 “중장기적 사업전략에 맞춰 대응하겠다”고만 밝힐 뿐 언급을 일절 자제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라인을 설계하고 키워낸 주역인 이해진 창업자가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네이버, 일본사업만 지배권 넘길 가능성 높아IT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시나리오 가운데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것은 네이버가 라인의 일본 사업에 한해서만 지배권을 넘기는 방안이다. 네이버가 지분 재조정을 통해 소프트뱅크에 라인의 일본 사업의 지배권을 넘기는 대신 동남아시아 국가의 라인 사업을 가져오는 그림이다. 현재 라인의 일본 사업을 제외한 한국·대만·태국 등의 글로벌 사업이 계열사인 라인플러스를 통해 이뤄지고 있어 지분 조정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이는 일본 시장에서 라인의 낮은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네이버에게도 나쁜 선택지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A홀딩스를 통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지배를 받고 있는 라인야후는 직간접적으로 △라인(메신저) △야후재팬(포털) △페이페이(핀테크) △ZOZO(커머스) 등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라인야후는 2023년 회계년도(2023년 4월~2024년 3월)에 전년대비 8.5% 증가한 1조8146억엔(약 16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3.9%가 줄어든 2082억엔을 기록하며 뒷걸음질쳤다. 라인은 일본의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성공했지만 디지털화가 더딘 일본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게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래픽=김일환 기자)정부는 네이버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류제명 네트워크실장은 “네이버가 판단했을 때 가장 좋은 조건으로 협상을 마무리짓도록 하는 관점에서 정부가 해야할 일은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네이버가 도움을 요청할 경우 통상 차원의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그러나 정부가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네이버라는 한 개의 기업이 일본 정부에 대응하기는 어렵다. 네이버의 입장을 이미 들은 우리 정부가 나서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가 플랫폼 산업 정책 차원에서 대응 방향을 정하고 일본 정부와 적극적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4.05.09 I 한광범 기자
비발디와 어울리던 시절 안녕…브랜드 바꾸는 건설사 속내는
  • 비발디와 어울리던 시절 안녕…브랜드 바꾸는 건설사 속내는
  •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악화한 건설 경기를 돌파할 생존 전력으로 주거 브랜드를 개명하는 시도가 건설업계에서 잇따르고 있다. 여차하면 사명에서까지 ‘건설’을 지워서라도 고비를 넘기려는 간절함도 엿보인다.금호건설과 HL D&I 한라가 새롭게 선보인 주거 브랜드 아테라(왼쪽)와 에피트.(사진=각사)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호건설은 자사의 새로운 주거 브랜드로 ‘아테라’(ARTERA)를 공개했다. 아테라는 ‘예술(ART)’과 ‘대지(TERRA)’, ‘시대(ERA)’를 조합한 조어다. 주거 공간이 ‘대지 위에 펼쳐진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는 의미다.조완석 금호건설 사장은 “아테라를 통해 아름다운 조화, 관계를 채우는 여유, 내일에 대한 확신을 고객에게 전하고자 한다”며 “앞으로 고객 삶에 울림을 주는 품격 있는 주거공간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건설사 HL D&I(014790) 한라는 지난달 새로운 주거 브랜드로 ‘에피트’(EFETE)를 내놓았다. ‘누구나 선호하는 완벽한 아파트’(Everyone‘s Favorite, Complete)라는 의미의 영문에서 브랜드 이름을 따왔다. 에피트는 ‘빛나는 삶의 완성’을 브랜드 철학으로 삼는다.두 회사가 브랜드 물갈이에 나선 것은 수십 년 만이다. 금호건설 아테라는 기존 주거 브랜드 리첸시아(2001년 출시)와 어울림(2003년 출시)이 등장한 지 20여 년 만에 출시됐다. 앞으로 리첸시아와 어울림을 통합해서 대체한다. HL D&I 한라는 1997년 내놓은 비발디(1997년 출시) 브랜드를 27년 만에 접기로 한 것이다.브랜드 개명은 회사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일환이다. 기존 브랜드에 형성돼 있는 시장 기대치를 끌어올리기보다, 새로운 브랜드로 전에 없던 기대치를 창출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로써 수주 과정에서 경쟁 우위를 점유해 고객 선택을 받겠다는 것이다. 수익성 제고와도 무관하지 않다. 진화한 브랜드는 이전보다 비싸야 한다는 것이다.건설사 간판을 바꾸는 사례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HL D&I 한라는 이번에 브랜드를 바꾸기에 앞서 2022년 사명을 한라에서 지금처럼 변경했다. SGC E&C는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SGC이테크건설에서 현재 사명으로 바꾸었다. 앞서 DL이앤씨(←대림산업·2021년), SK에코플랜트(←SK건설·2021년), 포스코이앤씨(←포스코건설·2023년) 등이 차례로 사명에서 건설을 떼어냈다.건설 간판을 고집해서는 고도화·복합화하는 산업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에 여의찮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건설사 관계자는 “브랜드를 새로 만들고 사명을 바꾸는 것은 기존 시장을 극복하기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의도로 이해한다”며 “걸맞은 투자와 역량으로 내실을 갖추지 않으면 시도가 무색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24.05.09 I 전재욱 기자
반도체법 미비한 韓, 10년 후 첨단 칩 생산 점유율 '뚝'
  • 반도체법 미비한 韓, 10년 후 첨단 칩 생산 점유율 '뚝'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미국이 정부의 천문학적인 반도체 지원 덕에 10년 후 첨단 공정의 생산 점유율이 0%에서 28%로 폭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첨단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시대 들어 그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분야다. 반면 한국의 경우 점유율이 뚝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가 더 전향적으로 반도체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韓, 10년 뒤 첨단 칩 생산 점유율 9%”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9일 내놓은 반도체 공급망 관련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의 10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서 생산하는 로직 반도체 점유율은 지난 2022년 31%에서 10년 후인 2032년 9%로 뚝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D램(52%→57%), 낸드플래시(30%→42%) 등 메모리 점유율은 고공행진을 벌일 것으로 봤지만, 첨단 파운드리의 생산은 나라 밖에서 이뤄질 것으로 분석했다는 의미다. 한국은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005930)가 있다.(그래픽=문승용 기자)보고서는 생산 지역을 한국과 미국, 대만, 일본, 유럽, 중국, 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를 포함한 기타 등 7개 지역으로 분류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TSMC가 있는 대만의 경우 첨단 반도체 생산 점유율이 2022년 69%에서 2032년 47%로 무려 21%포인트 급락할 것으로 보인다. TSMC도 근래 해외 생산 비중을 높여가는 추세다.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 내에서 만드는 첨단 칩은 현재 점유율을 매기기 어려울 정도로 미미한데, 2032년에는 28%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현재 10~22나노 공정 반도체 점유율은 28%인데, 이는 10년 후 20%로 오히려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28나노 이상 공정(8%→10%) 역시 변화는 미미하다. 고부가 고성능 반도체를 미국 내에서 직접 생산하는 쪽으로 전략을 아예 바꾸고 있는 셈이다. 이는 미국 정부가 대대적으로 반도체 지원에 나서고 있는 영향이다. 미국 반도체 지원법은 생산 보조금(390억달러), 연구개발(R&D) 지원금(132억달러) 등 총 527억달러(75조50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라인 하나 건설하는데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한 반도체 산업 특성상 기업들이 미국 진출을 우선 검토할 만한 ‘당근’이라는 평가다. 리치 템플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회장(SIA 이사회 의장)은 “반도체 지원법이 미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더 많은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정부가 보조금을 주고 있는 또 다른 지역인 일본과 유럽 역시 첨단 반도체 생산 비중이 2032년 각각 5%, 6%를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두 곳의 현재 점유율은 0%다.◇“보조금 어렵다면 금융 지원이라도…”SIA는 전체 반도체 생산능력은 한국이 전 세계에서 19% 비중으로 중국(21%)에 이어 2위에 오를 것이라고 점쳤다. 현재 17%보다 2%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대만(17%)과 미국(14%)까지 앞서게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더 시급한 것은 한국이 수익성이 높고 업계를 이끌 만한 첨단 기술 비중을 늘려가는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 한 고위인사는 “반도체는 경제안보, 공급망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자국 내 생산이 중요하다”며 “다른 일반적인 전자업종과는 다르다”고 했다.다만 한국 정부는 미국, 일본, 유럽 등처럼 직접 보조금을 주는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관련) 세액공제를 하면 보조금이 되는 것이니까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우리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이 밀리지 않게 지원을 강화할 생각”이라고 했다. ‘직접 보조금 불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업계 일각에서는 직접 보조금이 어렵다면 중장기 시계에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반도체 투자 특성상 신디케이트론(syndicated loan)과 같은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가 있다. 신디케이트론은 최소 2개 이상 은행이 차관단(syndication)을 구성해 공통의 조건으로 융자하는 일종의 집단대출이다. 국내에서는 큰 돈이 드는 인수합병(M&A) 등의 사례 때 종종 볼 수 있는 방식이다.
2024.05.09 I 김정남 기자
DSC인베, 사상 최대 규모 3000억 세컨더리 펀드 결성
  • [마켓인]DSC인베, 사상 최대 규모 3000억 세컨더리 펀드 결성
  •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초기창업투자회사 DSC인베스트먼트(241520)가 30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 펀드 ‘디에스씨세컨더리패키지인수펀드1호’를 결성했다고 8일 밝혔다. 단일 세컨더리 벤처펀드로는 국내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펀드의 존속기한은 6년이며, 기준수익률은 8%를 목표하고 있다.이번 펀드는 스타트업 및 투자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구주 등 세컨더리 마켓 시장을 육성해 모험자본 회수시장을 활성화할 목적으로 조성됐다. 금리인상 여파로 투자업계는 과거 활황기 대비 투자유치 및 구주거래가 어려워지고,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스타트업 생태계는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특히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경우 코스닥 기업공개(IPO) 부진이 겹치면서 투자 빙하기가 길어지고 있다. 세컨더리 마켓이 활성화돼 인수합병(M&A), 구주 매각 등으로도 투자 자금회수(엑시트)가 가능한 미국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회수는 상장을 통해 이루어진다. IPO의 부진이 곧바로 자금회수의 어려움으로 연결된다는 의미다. 투자업계 곳곳에서 국내 VC 세컨더리 마켓의 조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더 나아가 시리즈B 이후의 중후기 스타트업들이 최근 크게 저평가 받고 있다는 점도 벤처 세컨더리펀드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스타트업은 통상 투자 라운드 후반으로 갈수록 필요한 금액은 높아지는 반면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자금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심지어는 과거보다 기업가치를 낮춰 투자를 겨우 유치하는 디밸류에이션도 스타트업 업계에서 종종 목격되는 중이다.DSC인베스트먼트가 기존 운용자산(AUM)만도 1조원에 달하는 대형 투자사인 만큼 기존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세컨더리 펀드와 향후 공동·후속투자, 파이프라인 공유, 네트워크 소개 등 전략적 제휴가 가능할 전망이다.이번 펀드 결성을 담당한 이성훈 DSC 인베스트먼트 이사는 “금번에 결성된 세컨더리펀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구주 투자재원을 보유한 만큼 적극적으로 세컨더리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특히나 창투사, 신기사, 자산운용사, PEF 등 다양한 투자기관들의 펀드 물량을 대상으로 한 번에 복수 종목 물량을 거래하는 패키지딜 전략이 주전략이니만큼, 펀드만기 종목을 포함해 매도의향이 있는 많은 투자자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2024.05.09 I 송재민 기자
"한국, 특허 강국인데 IP 투자 시장은 아직…제도 개선해야"
  • [GAIC2024]"한국, 특허 강국인데 IP 투자 시장은 아직…제도 개선해야"
  •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전문가들은 한국이 ‘특허 강국’이란 타이틀에도 지식재산권(IP) 투자 시장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분위기라며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외 주요 국가들이 IP으로 대표되는 무형자산의 가치에 집중하면서,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가져오기 위한 특허 경쟁이 치열해지는 추세에 발맞춰야 한다는 의견이다. 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 2024 마지막 토론세션에서는 ‘투자의 혁신: 신(新)자산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다’를 주제로 자본시장 전문가들의 다양한 견해를 들었다. 좌장으로는 이정호 한양대학교 교수가 나섰고 김도형 리드포인트시스템 이사와 차상진 법률사무소 비컴 대표변호사, 김길원 아이피포엠 대표가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IP시장은 크게 성장했지만 이를 투자자산으로 인정하고, 제도적으로 보호하는 데에는 허점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IP의 핵심은 주요 무형자산에 대한 배타적 이용권으로, 타인의 이용 및 침해시 소송 및 라이센싱을 통해 수익화가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정호 한양대 경영대학 겸임교수, 이태우 알케믹인베스트먼트 투자부문 대표, 유한일 한국딜로이트 그룹 상무, 김길원 아이피포엠 대표이사, 김도형 리드포인트시스템 이사, 차상진 법률사무소 비컴 대표 변호사가 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 2024’에서 ‘투자의 혁신 : 新자산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다’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 2024’는 ‘대체투자3.0-변곡점에서 다시 세우는 투자전략’을 주제로 글로벌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확장으로 돌아서는 변곡점에서 대체투자에 대한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지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김길원 아이피포엠 대표는 “대부분 투자자들이 IP와 같은 신(新)자산 특허에 투자할 때 소송에 휘말리는 것에 대해 꺼리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며 “소송은 특허 관련 투자를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카드로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소송이 판결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2~3%밖에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도형 리드포인트시스템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IP에 대한 저작권과 기술 이전 후 소유권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초기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저작권을 관리하고 누가 열람했는지 확인하고, 해당 열람자와 연결되게끔 하는 등 점차 디지털 세상에서 관리 플랫폼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상진 법률사무소 비컴 대표변호사는 “국내 시장의 경우 IP 특허 관련 소송을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이 적기도 하고, 투자 환경 자체도 제한적이다보니 직접적인 IP 투자도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제도적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토론은 앞서 발표한 이태우 알케믹인베스트먼트 투자부문대표와 유한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 상무에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 상무는 국내 시장에서 발생하는 특허 출원 이후 발생하는 권리권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실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폭스바겐이 롤스로이스를 인수한 뒤에야 인수 항목에 상표권이 빠졌다는 걸 알았다”며 “롤스로이스의 차는 똑같이 만들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상표는 사용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고 소개했다. 실사를 진행할 때 법률적으로 상표권을 가져갈 수 있는지, 투자 개념으로 IP를 샀다면 실제 활용이 가능한지 등을 전반적으로 분석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런 분석이 바탕이 돼 결과적으로 원금이 보장되는 투자가 이뤄지고 높은 수익률을 얻게 된다”며 “실제로 계약에 따른 수요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한 다음 실제 결정을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길원 대표는 객석에서 나온 한국의 현재 사업제도상 개선할 점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는 타인의 기술 사용에 너그러운 분위기”라며 “이는 앞으로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IP를 통해 수익을 얻는 사업을 하려면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가야 한다”며 “회수할 생각을 먼저 하지 말고 투자할 만한 상품인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은 해당 특허가 소송이 가능한 건인지, 소송했을 때 피해 규모가 얼마나 나오는지 변호사와 사전 점검을 통과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미국의 한 IP 관련 회사는 전세계 노래 및 영화 등을 자체 플랫폼에 올려놓고 증빙하는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만들어 IP 수수료를 바로 그 다음주에 받을 수 있다”며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10억달러 기업가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대체투자 포럼에선 새로운 투자처를 볼 수 있는 만큼 이번 세션이 좋은 지표가 되고 새로운 생각을 주는 세션이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2024.05.09 I 송재민 기자
 "저평가된 중동, 잠재력 높다…아부다비 기회 많다"
  • [GAIC2024] "저평가된 중동, 잠재력 높다…아부다비 기회 많다"
  •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김연서 기자] “이란, 이라크, 아프리카 등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은 저평가된 시장입니다. 중동 국가에서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헬스케어, 인프라, 관광, 컨텐츠, 공공교육 등 기술 강화를 위한 시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 2024 세션 4에서는 ‘오일머니에서 찾는 기회: 조달과 투자’라는 주제로 자본시장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안효준 KPMG고문과 신은혜 500글로벌 수석매니저, 이회림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강무경 한국투자파트너스 파트장, 권용현 쇼룩파트너스 이사,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허제 엔피프틴파트너스 공동대표(왼쪽부터)가 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 세션4(오일머니에서 찾는 기회:조달과 투자)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2024 글로벌대체투자컨퍼런스’는 ‘대체투자3.0-변곡점에서 다시 세우는 투자전략’을 주제로 글로벌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확장으로 돌아서는 변곡점에서 대체투자에 대한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지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중동, 높은 성장 잠재력…펀드 연평균 37% 성장”신은혜 500글로벌 수석매니저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높은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꼽았다. 500글로벌은 실리콘밸리에 본사가 있는 미국계 벤처캐피탈(VC)·액셀러레이터(AC)로, 80여개국에 3000여개 이상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스타트업이 이미 성숙한 미국시장 외에 남미, 동남아,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에 투자를 집행해왔다. 동남아 및 중동에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35개 이상 갖고 있다. 신 수석매니저는 “저희 회사가 집중하는 곳은 걸프협력이사회(GCC) 내 바레인, 쿠웨이트, 이집트 등 산유국”이라고 말했다. 걸프협력이사회(GCC)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 6개국 간 체결된 관세동맹 형태의 경제협력체다.그는 “GCC는 지난 2022년 기준 성장률이 굉장히 높다”며 “국내총생산(GDP)이 3배 가량 증가하고 인구도 2배 가량 뛸 전망이며,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헬스케어, 인프라, 관광, 컨텐츠, 공공교육 등 기술 강화를 위한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를 통해 500억달러 규모 네옴시티 등 공공인프라를 확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UAE는 전국가적으로 기술 선진국이 되기 위해 자동운전택시 등 다양한 서비스 개발, 아부다비 도시 개발 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회림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중동 펀드는 지난 2018~2022년까지 연평균 37% 성장했다”며 “펀드 규모가 2조2970억달러에 이르며, 그 중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압도적으로 많은 규모를 차지한다”고 말했다.이어 “3개년을 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UAE 무바달라의 투자 활동이 활발했다”며 “총 5개년 기준 900여건 투자가 이뤄졌으며, 그 중 무바달라가 266건으로 가장 많고 PIF가 261건”이라고 설명했다. ◇ “보수적 문화 극복해야…해외 기업, 아부다비 진출 유리”전문가들은 각 중동 국가별 펀드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아부다비투자청(ADIA), 사우디 PIF, UAE 무바달라 펀드는 국내외 투자 비중과 투자 대상이 각각 다르다. 이 파트너는 “ADIA 펀드는 지난 1976년 생겼고 수익률보다는 다음 세대에 부를 물려주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투자 지역 중 북미가 45~60%에 이를 정도로 자국보다 해외 투자를 많이 하며, 비상장주식보다는 환금성이 좋은 채권이나 상장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 PIF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운용자산(AUM)이 증가한 국부펀드”라며 “자국과 해외 투자비중이 각각 70%와 30%며, 자국 투자 중 대표적인 것이 네옴시티”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 투자의 경우 사우디 ‘비전 2030’에서 선택한 13개 산업들이 있으며, 항공우주(에어로스페이스)와 디펜스 오토모티브(자동차) 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또한 “UAE 무바달라 펀드는 지난 2016년 1280달러 규모였으나 국영 소유 회사로 합병되면서 운용자산(AUM)이 급격히 늘어나 세계 11위 국부펀드가 됐다”며 “투자처를 보면 유럽과 북미에 50%, 자국 내 23%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펀드들이 한국에 투자한 사례로는 “ADIA는 삼성 및 스틱에, PIF는 넥슨, 엔씨소프트, 엔터테인먼트 쪽에 투자했다”며 “무바달라는 헬스케어 쪽에 투자하고 있으며, 최근 석유 외에도 이커머스·헬스케어·게임 등으로 다각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패널 토론에서는 스타트업이 중동시장에서 펀드 출자 등 기회를 잡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국내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태여도 중동의 보수적 환경과 시차, 문화 등을 극복하려면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해서다. 허제 엔피프틴(N15)파트너스 공동대표는 “아부다비에 위치한 허브섹터1 프로그램 내 가이드라인을 보면 국내 매출 40억원이 넘어야 한다고 돼 있는데, 초기 기업 단계로는 허들이 높다고 본다”며 “그만큼 최소한의 준비가 된 상태에서 중동에 진출해야 진정성 있게 사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에 진출할 경우 두바이보다는 아부다비를 추천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허 공동대표는 “두바이는 이미 생태계가 만들어져 있고 많은 인큐베이팅 풀을 만날 수 있다”면서도 “다만 UAE 자체적으로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어서 아부다비에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아부다비 상공회의소와 지속적으로 상의해서 한국 기업들이 UAE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권용현 쇼룩파트너스 이사는 “UAE는 외국계 회사가 국가 경제에 자금줄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외국계 회사가 중동으로 확장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기 때문에 스마트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아부다비 내 스타트업 지원 생태계에 들어오면 사무실부터 집까지 지원된다”며 “영주권은 받기 어려워도 사업할 경우 비자가 100% 나오는데다 연장도 쉽다”고 설명했다.
2024.05.09 I 김성수 기자
“석유화학산업 장기불황…유휴설비 통합·매각 구조 재편될 것”
  • [마켓인]“석유화학산업 장기불황…유휴설비 통합·매각 구조 재편될 것”
  •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일본과 유사한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향후 노후 NCC를 중심으로 회사 간 유휴설비 통합, 매각 등으로 사업 개편 속도가 점차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다.9일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NICE(나이스)신용평가 크레딧 세미나 2024’에서 김서연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이 ‘석유화학산업 장지불황에 처한 주요 그룹의 리스크 점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박미경 기자)◇ “국내 석유화학기업 신용도 추가 하향 가능성 높아”9일 NICE(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NICE신용평가 크레딧 세미나 2024’를 개최했다.김서형 NICE신평 수석연구원은 “지난 40년 동안 석유화학사들의 이익 창출력은 항상 장기 우상향 추세를 보여왔다”며 “이번 사이클을 변곡점으로 우상향 추세가 종료되고, 산업구조 재편이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한국 수출의 50%가 중국 향에 달하는 등 한국과 중국은 석유화학 산업에 있어서 매우 높은 상호 의존도를 유지해 왔다. 다만 2019년 이후 중국이 자급률 제고를 목적으로 대규모 석유화학 증설을 시작하면서 한국 석유화학사의 중국 수출 규모가 점차 감소하기 시작했다.미국과 일본은 1970년대 이후 한국보다 먼저 구조적 변화를 겪었다.김 수석연구원은 “미국은 석유회사 중심의 범용 산업 통합이 이뤄진 반면, 일본은 정부 주도로 산업 구조조정이 이뤄졌다”며 “각국 석유화학 산업의 원료 경쟁력, 주요 기반 시장의 잠재성장률 차이 때문”이라고 했다.한국의 경우 미국보다 일본 사례를 따를 가능성 높다고 진단했다. 노후 NCC를 중심으로 회사 간 유휴설비 통합, 매각 등으로 사업 개편 속도가 점차 빨라질 것이란 설명이다.그는 “일본의 경우 2008년 처음으로 생산량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최근 2024년에도 전체 생산량의 한 7% 정도에 달하는 설비를 추가 폐쇄하기로 결정하는 등 지속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극단적인 가정이지만 이와 같은 추세를 단순 적용할 경우 2030년 기준 한국 에틸렌 생산량은 현재 기준 200만톤, 즉 20%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국내 석유화학 산업 전반의 신용 위험도도 높아지고 있다며, 연내 신용등급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향후 정기평가시 석유화학 부문 영업적자, 신규 사업 성과, 예상되는 추가 투자 및 재무 부담 수준에 대한 검토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그는 “중국의 증설이 집중된 제품의 비중이 높을수록 사업 환경이 부정적”이라며 “그룹별로는 롯데와 LG의 위험노출액(엑스포저)가 평균 대비 높다”고 덧붙였다.◇ “롯데그룹 석유화학·건설…재무 부담 추이 집중 검토할 것”이어 석유화학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주요 그룹별 신용위험에 대한 분석을 이어갔다.SK그룹은 배터리와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차입금 규모가 빠르게 늘어 SK그룹 자본적지출(CAPEX)은 2020년 30조원을 초과했으며, 차입금 규모가 2019년 말 61조원에서 2023년 말 117조원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신호용 NICE신평 책임연구원은 “SK그룹을 전체로 보자면 투자 수요로 인한 이익 창출력 대비 높은 채무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반도체 부문의 실적 반등으로 그룹의 신용 위험은 전년 대비 완화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LG그룹은 석유화학과 디스플레이 부문 부진으로 실적 저하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룹 합산 영업이익이 과거(2018~2022년) 평균 8조원에서 2023년 기준 5조6000억원으로 감소했다.신 책임연구원은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 부진으로 신용위험이 상승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 저하로 2018년 이후 신용등급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롯데그룹의 경우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부문 실적이 2022년부터 급감해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롯데그룹도 PF 보증 절대 규모가 5조4000억원에 달해 향후 사업 진행 경과에 따른 재무 부담 확대 가능성이 존재한다.최영록 NICE신평 연구위원은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 추이를 보면 2022년 이후 주로 석유화학과 유통 부문에서 등급 하향이 있었으며, 현재는 롯데건설의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며 “올해 상반기 정기 평가에서는 롯데그룹의 석유화학과 건설 부문의 실적 변화와 재무 부담 추이를 집중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어 한화그룹에 대해서는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과 최근 대두되고 있는 태양광 모듈 과잉 재고 영향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4.05.09 I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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