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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만난 신동빈, 명분·실리 두 마리 토끼 잡았다
-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매슈 포틴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김교현 롯데화학BU장, 조윤제 주미대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윤종민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장.사진=롯데지주)[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현지 시각) 국내 대기업 총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서 ‘명분’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31억달러(3조6000억원)라는 통 큰 투자를 통해 이번 만남을 이끌어낸 신 회장은 한미 간 우호를 다질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 아울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충격에서 벗어나 글로벌 사업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실리’까지 챙겼다는 평가다.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9일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진행된 ‘에탄크래커(ECC)·에틸렌글리콜(EG) 공장’ 준공식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했다. 비록 참석은 불발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실비아 메이 데이비스 백악관 부보좌관을 직접 보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대미 투자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이후 롯데 측은 미국 정부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고, 백악관 측에서도 이에 응하면서 이번 만남이 이뤄지게 됐다.신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지난 9일 준공한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 위치한 에탄크래커 공장에 대해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투자에 대해서 고맙다고 화답하고, 생산품에 대해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신 회장이 롯데그룹 사업 현황과 롯데뉴욕팰리스호텔 사업에 대해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투자였다며 전통이 있는 훌륭한 건물이니 잘 보존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또한 한미 양국의 관계 강화를 위한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두 사람의 만남은 한 기업의 해외 진출이라는 의미를 넘어 한미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내 해외 투자 유치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가 대규모 설비 투자에 나선 것은 크게 보면 양국 간 경제협력 사례로까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석유화학공장 준공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들고 있다. 왼쪽은 이낙연 국무총리.(사진=연합뉴스)실제로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번 준공식에 참여해 힘을 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도 준공식 축전을 통해 “이 투자는 미국의 승리이자 한국의 승리이고, 우리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면담 이후 트위터를 통해서도 “한국 같은 훌륭한 파트너들은 미국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도 튼튼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신 회장 입장에서는 실리도 챙겼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만큼 지금까지 미국에서 진행해 온 사업은 물론, 향후 진행할 사업도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이에 롯데 측은 현지 상황을 고려해 에틸렌 40만톤(t)을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다. 화학 분야 외 호텔 사업 분야에서도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는 롯데케미칼, 롯데면세점, 롯데호텔,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상사 등 5개사가 미국에 진출해 있다.이번 일을 계기로 롯데의 글로벌 투자가 기존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위주에서 선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 회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사업에 있어서도 기존 이머징 마켓에서의 전략을 재검토하는 것은 물론, 선진국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신흥국은 뛰어난 확장성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산업에 투자한다. 반면 선진국은 고도화된 시장인 만큼 세계 시장의 조망과 선진 기술 습득, 글로벌 플레이어들과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일각에서는 최근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에서 큰 어려움을 겪은 롯데의 글로벌 사업이 이번 미국 투자를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롯데는 사드발 보복 조치로 인해 롯데마트 철수 등 중국 내 사업에 타격을 입었다. 최근 선양시가 약 2년 동안 중단됐던 선양 롯데월드 공사에 대한 인허가를 내줬다는 좋은 소식이 있긴 하지만 현지에서 부정적 이미지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더욱이 최근 미중 간 무역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만큼, 중국에서 아픔을 겪은 롯데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는 것이 이목을 끌기도 한다. 현재 미·중은 관세인상 맞불을 놓으며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이에 대해 롯데 측 관계자는 “중국 사업이 어려워져서 대체 시장을 모색한다기보다는 기회가 있고 사업적 매력이 있어서 검토 후 진출한 것”이라며 “중국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미국 롯데케미칼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공장 전경.(사진=롯데그룹)
- `콘텐츠가 돈이다`…MBA서도 존재감 커지는 콘텐츠산업
- [이데일리 김다은 기자][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콘텐츠가 돈이 되는 시대다. 이른바 `한류(韓流)`로 대변되는 각종 한국산(産) 대중문화·연예 콘텐츠는 우리의 주요한 수출상품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고 일개 아마추어인 개인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 역시 돈벌이가 가능한 수단이 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실무능력을 가지고 기업 경영에 활용될 수 있는 전문인력을 키워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한국형 경영전문대학원(MBA) 내에서도 콘텐츠분야는 당당히 하나의 산업군으로서 그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12일 대학가에 따르면 경희대 경영대학원(원장 김재경)은 2019학년도 후기 신·편입생을 모집하는 석사학위과정(주중 MBA)에 경영과 경영컨설팅, 국제경영, 브랜드, 세무관리, 중국경영, 스타트업비즈니스, 빅데이터경영, 의료경영은 물론 기존 문화예술경영과 차별화해 처음으로 콘텐츠비즈니스 MBA 학과를 신설했다. 이번에 선발하는 1기 신입생은 오는 17일 오후 5시까지 접수를 받는다.이번에 신설되는 경희대 콘텐츠비즈니스 MBA 전공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미래 융합 콘텐츠 기반의 글로벌 리더 육성`이라는 기치 아래 1학기와 2학기엔 경영학 전공기초와 콘텐츠비즈니스 이해, 콘텐츠비즈니스 전략의 기본지식 구축 등 핵심역량으로 구성되며 3학기와 4학기는 공통선택과 콘텐츠산업 세미나, 사례연구 등 전공심화선택, 5학기는 논문학기 등 총 5학기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보다 세부적으로는 △콘텐츠 기획△콘텐츠 스토리텔링 △융합콘텐츠 마케팅 △콘텐츠상품화 전략 △콘텐츠산업 세미나 등의 교과로 구성돼 심도있는 강의와 실질적 경험 및 사례가 가미되며 특히 문화와 방송 미디어, IT, 인문학 등 사회 전반에서 활동하는 현직 융합 전문가들도 강의에 참여한다. 경희대 대학원경희대 경영대학원 측은 “상상력과 창의력이 핵심 경쟁력이 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콘텐츠산업은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되고 있고 우리 개인 역시 각종 콘텐츠의 지각 변동 한 가운데에 서 있다”며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적절하고 적극적인 대처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며 학과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경희대 외에 전통적으로 문화·예술분야에 관심이 높은 대학들도 이같은 MBA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유사한 케이스는 숭실대 경영대학원이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공동으로 운영 중인 콘텐츠경영 MBA다.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환경 조성과 플랫폼 전략, 콘텐츠 기획과 유통, 마케팅 등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또 한양대가 개별 산업에 특화한 경영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로 운영하고 있는 프로페셔널 MBA도 총 6개의 트랙을 가지고 있는데, 이 가운데 하나가 문화예술경영이다. 문화예술경영 트랙을 밟으면 문화·예술과 엔터테인먼트산업에 특화한 문화산업 마케팅과 문화콘텐츠 투자론, 벤처창업론 등을 공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홍익대는 문화예술 MBA를, 건국대는 아트&컬처 MBA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야간 또는 야간 및 주말과정으로 운영되는 경우로는 중앙대와 동국대 MBA 과정이 있다. 중앙대가 운영하는 CAU-리더 MBA에서는 특성화 영역으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또 동국대 MBA는 국내 풍족한 문화콘텐츠 토양을 기반으로 문화경영의 이론과 실무를 교육해 문화·예술산업계를 이끌어 갈 전문경영인을 양성하는 ‘CO(Culture-Oriented)-MBA’ 과정을 두고 있다. 이 과정은 문화예술 관련분야에서 2년이상 일한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다.
- 볼빅, 제2공장 준공…세계 톱3 골프공 전문 회사 도약 준비 마쳤다
- 문경안 볼빅 회장. (사진=볼빅)[음성=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볼빅이 세계 골프용품 시장에서의 ‘톱3 골프공 전문회사’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볼빅은 13일 충북 음성군에서 제2공장 준공식을 진행했다. 이날 열린 행사에는 문경안 볼빅 회장을 비롯해 해외 바이어와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문경안 회장은 “10년 전 볼빅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항상 꿈꿔왔던 1차적인 목표가 오늘 드디어 현실이 됐다”며 “제2공장의 준공은 앞으로 볼빅의 새로운 도전과 미래에 대한 새 이정표가 되는 날”이라고 밝혔다.이날 준공식을 한 볼빅의 제2공장은 1991년부터 운영 중인 제1공장 바로 옆 1만4,875㎡ 규모에 120억원을 투자해 만들어졌다. 제2공장은 원재료를 반죽하고 압축하는 로봇 사출기부터 각 공정의 최신 자동화 설비, 확충된 연구개발(R&D) 시설 등을 갖췄다. 제2공장 확충 덕분에 평균 생산과정 소요일이 6일에서 2일로 단축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볼빅의 연간 전체 생산량은 기존의 약 200만 더즌에서 100만 더즌이 늘어난 300만 더즌까지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제2공장 준공으로 세계 골프공 시장 10% 장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문 회장은 “이제 볼빅은 300만 더즌의 생산 설비 구축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연간 400만 더즌 규모의 생산 규모를 확보하는 것이 또 다른 목표”라며 “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포장단위 역시 기존의 더즌,하프더즌 뿐만 아니라 8구, 4구, 3구, 2구 등 다양한 포장단위의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제품에 대한 다양한 선택의 폭과 함께 주문 시 즉각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고객의 요구를 완벽히 충족시킬 수 있는 생산 설비 구축은 세계적으로 볼빅이 첫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제2공장 준공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 일부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됐지만 제2공장 준공으로 생산직 100명, 관리직 20명 등 120명이던 것이 준공 후 생산직 130명, 관리직 30명 등 총 160명으로 33% 정도 늘어났다. 물류창고까지 준공되면 총인원은 180여 명으로 늘어난다.볼빅 관계자는 “물류창고까지 완성되면 제1공장, 제2공장 포함 총인원이 180여 명이 된다”며 “회사와 지역경제까지 윈-윈 할 수 있는 모범적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볼빅의 39주년 회사 창립일에 제2공장 준공식을 진행한 문 회장은 “제2공장 설립 이후에도 점차 시설 확충과 함께 생산량을 늘려 해외수출물량을 모두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연구소 시설 등의 인력 지원을 통해 핵심 기술 확보 및 기술보유에 대한 경쟁 기반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볼빅은 이번 준공식을 제2의 전환점으로 맞이하여 최신 자동화 설비를 통한 생산량 확대와 연구시설 확충으로 인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 수출에 중점을 두고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져갈 계획이다.볼빅 제2공장에서 생산된 볼. (사진=임정우 기자)
- [부실공시 주의보]"까다로운 공시 절차에 힘들다"…기업도 하소연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공시를 올릴 때 거래소 담당자마다 요구하는 자료의 양이나 형식이 다르다. 어느 기준에 맞춰야할지 규정도 명확치 않아 결국 공시가 부실하다는 비난의 화살은 기업 담당자에게로 돌아온다. 투자자들로부터 쌍욕과 폭언을 듣는 일도 비일비재하다.”(A기업 공시담당자) 기업의 부실 공시는 투자자(주주)의 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근절돼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공시 담당자들은 의도치 않게 불성실공시를 하게 되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하소연한다. 공시를 올리는 과정이나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다는 것이다. 공시는 기업 경영상 주요사항을 알리는 창구다. 현재 자기자본이나 자산, 매출의 10%가 넘어가는 사항은 금융감독원이 관리하는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5~10% 사이면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기업공시채널(KIND)에 각각 공시하며, 5% 미만인 경우 기업 자율에 맡기고 있다. 문제는 기관의 담당자 입맛에 따라 공시 준비 자료가 달라진다는 데 있다는 것이다. A사 관계자는 “거래소 공시 같은 경우 비공개 첨부 서류가 존재하는데, 기준이 명확치 않아 무엇을 첨부해야하는 지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며 “기준이 없다보니 담당자가 원하는 걸 넣는데, 착한 담당자를 만나면 서류는 1개만 내는데, 나쁜 담당자를 만나면 5개를 낸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거래소의 업무 특성상 이해는 가지만 첨부 서류 등에 대한 명문화된 규칙이 정리돼 있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또 기업 공시 담당자들은 기관의 공시 규정도 담당자마다 달라 자칫 부실공시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토로한다. B사 관계자는 “거래소 담당자가 실무를 모르거나 말도 안 되는 논리로 공시를 불허할 때가 있다”면서 “담당자가 승인을 해줘야 공시가 나가는데, 타 업체 사례를 보여줘도 승인을 하지 않아 답답할 때가 종종 있다”고 털어놨다.C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 내용과 비슷한 한 회사 내용을 참고했다고 하니, 거래소에서는 ‘그 회사는 내 담당이 아니고, 내가 담당한 회사의 내용을 따라 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사례에 따라 적용되는 게 아니라 담당자 임의대로 첨부 서류와 작성 내용이 달라지는 것 같은데, 상장사 입장도 반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 공시 담당자들은 3월 주주총회 시즌 및 사업보고서 발행 시점이나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5월이 가장 바쁜데 기관에서 공시에 대해 계속 문제제기를 하면서 돌려보내면 시간에 쫓겨 심한 압박감을 받는다는 털어놨다. 또 공시 관련 문의사항이 발생했을 때 금감원 등 기관 담당자와 통화하기 너무 힘든 경우도 있다고 얘기한다. 공시를 해야 하는 규정고 명확치 않다보니 공시를 하지 않았을 경우 그 책임은 감독기관인 금감원이나 거래소가 아닌 기업 담당자의 몫이 되기도 한다. 해외에 계열사가 있거나 해외사업을 영위하는 상장사들은 주요사항이 발생했을 때 공시할 타이밍을 잡기 애매해지는 고충도 있다. D사 관계자는 “해외에서 나오는 주요사항들은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언제 공시를 해야 하는 지 명확하지 않다”며 “또 상법, 자본시장법, 공시규정에 입각해 공시를 하지만 어느 분야에도 해당이 되지 않을 때가 문제다. 기관과 협의를 통해 잘 넘어가면 문제는 없지만 사후 공시를 누락시켰다는 지적이 나오면 기업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푸념했다.기업 관계자들은 공시 내용의 오기를 걸러주거나 오류를 예방하는 제도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A사 관계자는 “단순 오기나 에러 등은 거래소에서는 걸러준다”며 “반면 금감원은 공시에 관한 기본 요건(내용, 형식)만 맞으면 통과되다보니까 기업 공시 담당자 입장에선 편하긴 한데 필터링이 안 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C사 관계자는 “금감원을 통해 공시할 때 재무제표를 기입하는 XBRL은 누구를 위한 프로그램인지 모르겠다”며 “회계법인마다 회사마다 쓰는 계정이 다르고, 플러스(+), 마이너스(-) 표기 방식이 회계법인과 달라 산술 계산 시 오류가 많이 발생한다. 또 이 프로그램을 공시 서식에 불러오면 표가 어그러져 일일이 다시 만들어야 하고 공시 마감시한도 넘기기 일쑤다”고 설명했다.
- [거꾸로읽는증시]BTS를 주식처럼 사고 판다면
- 스타포유 개발자를 다룬 인터뷰 기사.(동아일보 1999년 1월14일치)[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아미(ARMY·BTS 팬클럽)가 방탄소년단(BTS)에 투자하는 방법은 음반을 사는 정도일 게다. 직접 투자하고 싶지만 길이 없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상장사가 아니고 당분간 상장 계획도 없단다. 사실 빅히트가 상장하더라도 투자는 별개 사안이다. 모든 아미는 BTS를 좋아하지만, 방시혁씨까지 좋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티스트 직거래를 트고 싶다. 지금 같은 인기라면 세계에서 몰리는 매수 주문으로 주가는 끝 없이 오를 텐데.엉뚱한 상상 같지만 이미 20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게임개발사 온네트는 1998년 6월 유명인을 주식처럼 가상으로 사고파는 `스타포유` 서비스를 출시했다. 거래는 PC통신 하이텔에서 무료로 이뤄졌다. 서비스에 가입하면 가상화폐 5000만냥을 줬다. 투자 업종은 탤런트, 영화배우, 개그맨, 운동선수, 모델 등 다양했다.서비스는 흥행했다. 스타포유를 운영하던 온네트는 1999년 7월 한솔PCS와 제휴하고 모바일 서비스까지 시작할 정도였다. 당시 회원은 5만여명, 상장 종목은 262명(매일경제 그해 7월13일치)이었다. 회사 성장성을 인정받아 라이코스가 한국에 진출할 당시 온네트 지분 15%를 3억6000만원에 인수하기도 했다.매매 구조가 주식 매매와 유사한 게 흥행 비결로 꼽혔다. 호가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고, 거래량이 적으면 물량을 처분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악재와 호재에 따라 주가가 상한가와 하한가를 달렸다. 예컨대 당시 음주운전이 적발된 여배우 A씨 주가는 연속 하한가를 기록해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유명 영화감독 차기작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에 B배우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시간만 들이면 돈 한푼 안 들이고 주식투자 메커니즘을 익힐 수 있는 데다 가상 머니를 많이 벌면 실제 물건으로 교환할 수 있어 일석이조’(동아일보 1999년 1월14일치)라는 평가를 받았다.실제로 여기서 수익률이 높았던 고객(청소년)이 훗날 증권사에까지 취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비스를 개발한 김경만씨(온네트 전 대표)는 1999년 인터뷰(앞서 동아일보)에서 “스타포유에서 주식 시장을 경험한 투자자가 실제로 적지 않은 재미를 봤다고 알려오는 경우도 있다”며 “작전으로 공정 거래를 방해하다가 추방당한 회원이 1만명”이라고 말했다.이렇듯 심지어 연예인(종목)을 대상으로 ‘작전’을 일삼는 것까지 주식 거래를 빼닮았다. 변수는 또 있었다. 서비스 이용 계층이 상대적으로 젊고, 서비스 초반에 남성 비율이 많은 게 변수였다. 10~20대 남성에게 인기를 얻어야 주가 상승에 유리한 편이었다.즉, 여기서 주가가 높은 것과 실제 인기가 많은 것은 늘 비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때 주가만 두고 보면 신인배우 명세빈씨가 당대 최고 여배우 김희선씨보다 비싸게 거래된 것이 사례다. 가치주(株)가 대형주를 제친 걸 보면 이용자 혜안이 뛰어날 걸까. 이런 장에서라면 BTS가 상장하더라도 맥을 쓰기 어려울 수 있다. 서비스는 상용화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중단됐다. 서비스를 기억하는 무리의 기억은 2000년대에 멈춰 서 있다. 인기가 무상한 것처럼, 그 인기를 사고팔던 장은 덧없이 퇴장했다.
- 조정식 “자동차·조선 등 활력회복대책 곧 발표…서비스법 조속 처리”
-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0일 “경제 활력 제고와 민생안정을 위해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문재인정부 출범 2주기를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성과, 정책성과를 조속히 도출하고 경제의 근본적 체질개선에 보다 박차를 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특히 조 의장은 경제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한 정부여당의 향후 추진 계획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 △미래 신산업 육성 △과감한 규제혁신 △지역균형 발전을 목표로 내걸었다. 우선 그는 자동차와 조선, 디스플레이 등 기존 주력산업의 종합적인 활력회복 대책을 상반기 중 내놓겠다고 밝혔다. 기업 투자를 도울 투자세액공제 제도의 확대·개편, 차세대 반도체와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분야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체계 및 R&D(연구개발) 예산 증액도 약속했다. 스마트산단(산업단지)에 대한 설비 투자 부담 완화, 융자금 우대 추진 뜻도 내놨다.규제혁신 부문에선 올해 안에 규제 샌드박스 사례를 100개 이상 창출하고 규제입증 책임제도 적극 확산시키겠단 방침이다. 또한 ‘빅데이터 3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을 최대한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했다. 서비스산업발전법은 의료영리화 논란 속 민주당의 반대로 계류돼온 법안이다.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선 이미 발표한 23개 균형발전 숙원사업 추진, 예비타당성 제도 개편안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국가재정법 등 후속 법령들을 조속히 정비하겠다고 했다.조 의장은 민생현안에 있어선 ‘유치원 3법’, ‘초중등교육법’, ‘지방재정교부금법’ 등 관련 입법을 상반기 내에 마무리하고,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을 위한 입법도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아울러 한국형 실업부조 지원대상과 수준을 확대하고,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추가 연장하는 방안도 관계 부처와 협의할 계획이다.경제 활력 제고와 민생 회복을 위한 재정의 적극적 역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 추정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확장적 재정을 통해 총수요 확대를 꾀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정책방향”이라며 “확장적인 재정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한 상황인 만큼 재정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자유한국당 등 야당을 향해선 추가경정예산안 등 처리를 위한 국회 정상화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 ‘건설근로자고용개선법’과 ‘택시종사자 처우 개선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 ‘소상공인보호법’, ‘국가균형발전특별법(상생형 일자리 지원 법적 근거)’, 산업위기지역 지원을 위한 ‘지역경제활성화특별법’ 등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할 법안으로 꼽았다.조 의장은 “민주당은 추경과 민생입법 처리를 위해서라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야당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5월 국회를 조속히 열어 초당적인 협의 테이블을 마련하자”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