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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욕 7시간' 초음속 항공…"마이스산업 新시장 연다" [MICE]
-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시속 2000㎞가 넘는 속도로 비행하는 ‘초음속 항공기’가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등 비즈니스 관광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륙횡단 장거리 여행의 이동시간을 절반으로 줄여 기업 활동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이동수단으로 각광 받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다국적 호텔그룹 아코르와 관광·여행 리서치 전문회사 글로브트렌더는 최근 발간한 미팅·이벤트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2029년 초음속 항공기 상용화로 중소 규모 프리미엄 회의·이벤트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초음속 항공기가 탄소배출을 줄인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사용해 기업 활동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했다.보고서는 “초음속 항공기를 이용하면 런던~뉴욕은 이동시간이 기존 7시간에서 3시간 반, 10시간 넘게 걸리는 샌프란시스코~도쿄는 6시간으로 준다”며 “장거리 여행에 대한 물리적, 심리적 부담감이 줄면서 비즈니스 활동과 여행·레저를 결합한 블레저(Bleisure)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유나이티드·아메리칸·일본항공 130대 선주문 초음속 항공기는 음속(시속 1224㎞)보다 빠른 마하 1.2(시속 1469㎞) 이상 속도로 비행하는 항공기를 가리킨다. 도입 27년 만인 2003년 퇴역한 1세대 초음속 항공기 ‘콩코드’(Concorde)는 평균 운항 속도가 시속 2080㎞(마하 1.7)로 일반 항공기(시속 800~1000㎞)의 두 배에 달했다. 브리티시항공과 에어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콩코드는 기존 7시간이 넘던 런던~뉴욕 구간의 비행시간을 3시간으로 단축했지만, 비싼 유지비와 낮은 연비, 과도한 소음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퇴출됐다.초음속 항공기 개발은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붐 수퍼소닉, 스파이크 에어로스페이스 등 스타트업이 주도하고 있다. 2021년 음속 돌파 시 발생하는 폭발성 굉음(소닉붐)을 줄인 시험용 모델인 ‘X-59 퀘스트’(X-59 QueSST)를 개발한 록히드마틴은 지난해 말부터 도시 상공 시험비행을 시작했다. X-59 퀘스트는 콩코드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천둥소리 수준(105데시벨(db))의 소닉붐을 자동차 문을 닫을 때 나는 수준(75db)까지 낮추는데 성공했다. 2026년까지 육상 시험비행을 진행하는 록히드마틴은 X-59 퀘스트 소음도 측정 결과를 토대로 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미연방 항공청(FAA)은 소닉붐을 이유로 초음속 항공기의 육상 비행을 금지하고 있다. 2030년 상용화를 선언한 록히드마틴은 2019년 X-59 퀘스트의 정원 40명 규모 여객기 모델인 QSTA 디자인을 공개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여객수송용 초음속 항공기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곳은 미국 덴버에 본사를 둔 ‘붐 수퍼소닉’이다. 아마존 출신 블레이크 숄이 2014년 설립한 이 회사는 2022년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 초음속 항공기 ‘오버추어’(Overture) 디자인을 공개했다. 100% 지속가능항공유를 사용하는 오버추어는 미국 유나이티드항공(50대)과 아메리칸항공(60대), 일본항공(20대)으로부터 최대 130대 선주문도 받아놓은 상태다. 금액으로 치면 총 260억달러(약 34조원) 규모다.대형 항공사 최초로 선주문 계약을 체결한 유나이티드항공의 스코트 커비 CEO는 당시 인터뷰를 통해 “신속성과 경제성, 지속가능성을 갖춘 오버추어가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특별한 여행경험을 선사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초음속 항공여행 수요로 지방공항 활성화업계에선 오버추어가 스파이크 에어로스페이스의 ‘스파이크 S-512’(Spike S-512)보다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기종이 속도는 비슷하지만 탑승 인원이 4배 넘게 차이가 나서다. 오버추어는 탑승 정원이 80명, S-512는 18명이다. 한번에 최대 7871㎞를 비행하는 오버추어를 이용하면 14시간이 걸리는 서울~뉴욕은 비행시간이 절반인 7시간으로 단축된다. 이론적으로 2시간 30분이 걸리는 도쿄와 베이징은 1시간 15분, 1시간 30분이 걸리는 오사카는 45분 내외에 주파가 가능하다. 블레이크 숄 붐 수퍼소닉 대표는 인터뷰에서 “전 세계 600개 이상 노선 운항이 가능하다”며 “세계 어느 도시든 100달러만 내면 4시간 안에 닿는 시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현재 개발 중인 초음속 항공기가 주목받는 이유는 뛰어난 경제성 때문이다. 항공업계에선 사업성을 고려한 오버추어의 좌석 가격을 런던~뉴욕 구간 기준 4000~5000달러(520만~650만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콩코드(뉴욕~파리) 좌석 가격 1만2000달러(1570만원)의 30% 수준이다. 붐 수퍼소닉이 비즈니스 좌석 이상을 주로 이용하는 기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94%는 경제성, 실용성 측면에서 10년 이내에 초음속 항공기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조진훈 제주컨벤션뷰로 팀장은 “초음속 항공 서비스는 비용보다 시간 활용의 효율성이 중요한 CEO 등 임원급에서 충분히 선택가능한 매력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마이스 업계에선 초음속 항공 서비스로 국내 유입되는 기업회의, 포상관광 수요의 지방 분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동시간에 대한 부담이 없는 데다 동체 크기도 중형 항공기 수준인 만큼 지방공항에서 이·착륙이 가능하다고 봐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초음속 항공 노선 개발을 지방공항 활성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2025년 상용화하는 UAM(도심항공교통) 서비스와의 연결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여호근 한국마이스관광학회장(동의대 교수)는 “국내로 유입되는 초음속 항공여행 수요를 지역 관광·마이스 활성화의 계기로 삼기 위해선 활주로, 계류장 등 지방공항의 초음속 항공기 수용태세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확충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유의 궤적, 미래 청사진…리더 44인의 방 엿보다
-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서울 서초구 석오빌딩 15층에 들어선 석오문화재단 이사장실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이코노미스트 신인섭 기자)[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화장품 연구개발·제조 전문업체 한국콜마의 창업주 윤동한 회장의 집무실은 도서관에 가깝다. 재계 소문난 독서광답게 서가는 물론 책상과 테이블 위에도 책들이 가득 쌓여있다. 1990년 창업 후 그가 던져왔던 수많은 물음의 답들이자 살아온 궤적에 영향을 끼쳤을 책들일 터다. 바쁜 일정에도 일주일에 3권가량의 책은 꼭 읽는다는 윤 회장은 “역사서는 특히 시대를 초월한 스승”이라며 “책에서 답을 찾는 경우가 많다. 경영 상황의 위기도 늘 책으로 돌파했다”고 말한다.그런가 하면 태재대 초대 총장인 염재호 SK이사회 의장은 비우는 쪽이다. 그의 사무실은 반쯤 비워진 책장과 큰 회의 테이블, 집무를 보는 책상에 컴퓨터가 전부다. 대신 26층 넓은 창을 통해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공간’은 사람을 닮는다고 했던가. 생애 경로와 사유의 발자취가 아로새겨져 있기 때문일 터. 기업을 경영하는 리더의 방에는 무엇이 있을까. 책 ‘공간·공감···CEO의 방’(이코노미스트)은 이 같은 질문에서 출발했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지만, 외부에 쉽게 열리지 않는 44인 리더들의 ‘미지의 방’을 들여다본다. ‘나’를 잃지 않고,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사유와 태도의 원천을 최고 자리에 오른 그들의 공간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코노미스트 인기 연재물 책으로 묶어책은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23년 2월부터 연재를 시작한 ‘C-스위트’(SUITE) 기획물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결과물이다. 기획물의 부제는 CXO(Chief X Officer)의 방.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CEO를 비롯해 CMO(마케팅), CTO(기술), CFO(재무), COO(운영) 등 각 기업의 분야별 최고책임자인 CXO가 머무는 공간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줘 기업가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책을 보면 리더의 방은 경영자의 철학이나 추구하는 리더십에 따라 각양각색의 모습을 지닌다. 자신이 읽은 책으로 사무실을 가득 채운 경영자부터 자신의 지향점을 사무실의 색으로 대신 보여준 경영자도 있다. 기업 경영의 본질 외에는 다른 것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고집을 보여주는 깨진 노트북 화면을 고수하는 리더도 있다. 사무실 자체를 없애 세계 인재를 끌어모으는 스타트업 창업가도 등장한다. 책에 따르면 CXO의 방에 들어가는 것은 그 방의 주인인 경영자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1년 365일 중 리더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집무실은 회사의 한해 곳간을 설계하고 투자 방향을 제시하는 곳인 반면, 그간의 사유를 압축한 공간이자 삶의 행간을 발견할 수 있는 리더들만의 우주라 할 만하다. 미처 몰랐던 리더들의 경영철학과 센스를 엿볼 수 있다.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 26층에 마련된 SK이사회 의장 사무실에서 염재호 의장이 책상 위에 걸터 앉아 있다(사진=이코노미스트 신인섭 기자).◇기업가 정신부터 미래 청사진까지…리더의 방에 담겨있다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됐다. 첫 1장은 요즘 같은 위기의 시대에 ‘기업가 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한국콜마를 글로벌기업으로 성장시킨 창업주 윤동한 회장을 비롯해 재계 서열 2위 SK그룹의 이사회를 이끄는 염재호 의장, 한국에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을 개척한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의 방에서 기업가의 역할을 발견한다. 오너 3세 경영인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과 투자심사역에서 기업가로 변신한 이승근 SCK 대표의 방에서는 위기에서 살아남을 기업가 정신을 배울 수 있다. 2장에선 평범한 직장인에서 기업 최고의 자리에 오른 ‘샐러리맨의 신화’ 전문경영인 8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권위 대신 소통으로 자신의 방을 채우는 벤 베르하르트 오비맥주 대표, 어린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순규 레고랜드 코리아 사장, 변화와 혁신의 중요성은 윤진호 교촌에프앤비 대표 방에서 찾을 수 있다. 3장은 투자사 대표 7인의 투자 철학을 보여준다. 이들을 통해 세상을 분석하고 선도할 방법을 배운다. 국내 혁신기업으로 평가받는 7인의 창업 노하우는 4장에 담았다. 이필성 샌드박스네트워크 대표는 “기업인으로서 성장과 속도만 보면 안 된다”며 위기가 닥쳤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새로운 도전을 펼치는 CXO들의 이야기는 5장에서 발견할 수 있다. 29년 6개월의 공직생활 중 24년 6개월을 검사로 일하다 변호사로 2막 인생을 연 김기동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가 대표적이다. 6장은 개성 넘치는 CXO의 방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경영자의 고집과 자존심, 고민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이들이 마지막 7장의 주인공이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황달성 금산갤러리 대표,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가 그리는 한국의 미래를 이들의 방에서 건져낼 수 있다.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추천사에서 “책에 등장하는 44인의 특별할 것 같지만 특별하지 않은 집무실을 편안한 마음으로 구경해보라”며 “그들의 방에 녹아있는 성공노하우와 삶의 철학이 독자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썼다.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도 “고위 임원들만 열던 비밀의 공간에서 경영에 관한 통찰을 배우라”며 책을 추천했다.윤홍근 제너시스BBQ 그룹 회장. 서울 송파구 제너시스빌딩 7층 집무실 책장과 그림 화조도(花鳥圖) 모습(사진=이코노미스트 신인섭 기자)
- 신한금융, 9개 자회사 대표 전원 연임…지주 임원 감축
-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내년 취임 2년차를 맞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연말 인사에서 지주 임원을 줄이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또 15개 계열사 중 임기가 만료되는 9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전원 연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내년에도 어려운 경영 환경이 예상되는 만큼 자회사의 위기 대응력을 높이고 기초 체력과 현장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연말 임원 인사에서 드러냈다는 분석이다.◇관행 깨고 연임 CEO에 임기 2년신한금융지주는 19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와 임시 이사회를 열어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신한자산운용 등 9개 계열사 대표를 추천했다.현재 CEO를 맡고 있는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사장, 박우혁 제주은행장, 이희수 신한저축은행장, 조경선 신한DS 사장, 정지호 신한펀드파트너스 사장, 김지욱 신한리츠운용 사장,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사장 등이 재선임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특히 자경위는 연임 시 임기 1년을 부여하던 관행을 깨고 김상태 사장과 조재민 사장에게 임기 2년을 부여했다. 단기적 성과 추구를 지양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그룹의 자본시장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투자은행(IB) 전문가인 김 사장은 취임 이후 주식발행시장(ECM) 등 전통 IB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동시에 리테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통자산 부문과 대체자산 부문 각자대표 체계로 운영됐던 신한자산운용은 향후 조 사장 단일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성과와 역량을 검증받은 자회사 CEO를 재신임함으로써 CEO가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중장기 관점에서 과감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CEO 교체보다는 연임 의사결정을 통해 책임경영에 대해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지주 ‘슬림화’진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11개였던 지주 부문을 4개 줄이고, 그룹 재무 부문장은 교체했다. 기존 리스크 관리, 감사 부문 등은 부문 내 파트 조직으로 신설됐다. 브랜드홍보, 신사업 부문은 업무는 유지하지만 직제상으론 폐지됐다. 지주 경영진은 10명에서 6명으로 감축하게 됐다.신한금융은 이번 조직 개편 배경에 대해 “개별 기능 단위로 세분화된 조직 체계를 유사 영역별로 통합해 ‘슬림화’하고, 협업 강화와 의사결정 속도 제고 등 소통을 효율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룹 재무부문장에는 천상영 지주 원(one)신한지원팀 본부장이, 감사 파트장에는 김지온 신한은행 마케팅부 본부장이 새로 선임됐다.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경영진 가운데는 이인균 그룹 운영부문장, 방동권 그룹 리스크관리부문장이 업무 전문성을 인정받아 각각 그룹 운영부문장, 리스크관리파트장으로 재선임됐다.아울러 신한은행과 겸직으로 운영될 디지털파트장에는 삼성전자 출신의 김준환 신한은행 디지털혁신단장이 새로 선임됐으며, 소비자보호파트장에는 박현주 그룹 소비자보호부문장이 재선임됐다.한편 하나금융그룹도 이날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관경위)를 열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 후보로 정해성 현 부사장을, 하나손해보험 사장 후보엔 배성완 전 삼성화재 부사장을 추천하며 관계사 CEO 후보 추천을 마무리했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4일 그룹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하나생명 대표에 남궁원 하나은행 부행장을 내정하고 7개 계열사 CEO는 연임시켰다.앞서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이후 첫 인사에서 KB증권·손해보험 등 6개 계열사 CEO를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KB국민은행, 카드 CEO는 유임시켰다. ‘안정 속 변화’를 택했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 신한금융, 9개 계열사 CEO 전원 연임 결정
-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계열사 대표와 지주회사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15개 계열사 중 9개 계열사의 대표가 연임될 전망이다. 조만간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전원을 연임시킨 것이다.신한금융지주는 19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경위)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등 9개 계열사 대표를 추천했다.현재 CEO를 맡고 있는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사장, 박우혁 제주은행장, 이희수 신한저축은행장, 조경선 신한DS 사장, 정지호 신한펀드파트너스 사장, 김지욱 신한리츠운용 사장,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사장 등이 재선임 후보로 추천됐다.특히 자경위는 연임 시 임기 1년을 부여하던 관행을 깨고 김상태 사장과 조재민 사장에게 임기 2년을 부여했다. 신한금융은 “단기적 성과 추구를 지양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그룹의 자본시장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전통자산 부문과 대체자산 부문 각자대표 체계로 운영됐던 신한자산운용은 향후 조 사장 단일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신한금융은 이번 인사에 대해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일선 자회사의 위기 대응력을 높이고, 기초 체력과 현장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회사 사장단의 리더십 변화를 최소한 것”이라고 했다.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성과와 역량을 검증받은 자회사 CEO를 재신임함으로써 CEO가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중장기 관점에서 과감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한다”며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CEO 교체보다는 연임 의사결정을 통해 책임경영에 대해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이날 자경위에서 추천된 대표 후보들은 각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자격 요건, 적합성 여부 등 검증을 거쳐 각 사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신한금융은 개별 기능 단위로 세분화된 기존 조직 체계를 유사 영역별로 통합해 ‘슬림화’하는 조직 개편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기존 11개 부문 조직이 △그룹 전략 △재무 △운영 △소비자 보호 4개 부문을 통합된다. 부문 내에는 파트 조직을 신설한다.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지주회사 경영진은 10명에서 6명으로 축소된다.천상영 지주 본부장이 그룹 재무부문장으로, 김지온 신한은행 본부장이 감사파트장으로 신규 선임됐다. 또한 연말 임기 만료 대상 경영진 가운데 이인균 그룹운영부문장, 방동권 그룹리스크관리부문장이 담당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각각 그룹운영부문장, 리스크관리파트장으로 재선임됐다.아울러 신한은행과 겸직으로 운영될 예정인 디지털파트장에는 삼성전자 출신의 김준환 신한은행 디지털혁신단장이 새로 선임됐으며, 소비자보호파트장에는 박현주 그룹 소비자보호부문장이 재선임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자회사 경영진 인사는 지주회사와 방향을 같이 해 위기대응 역량, 현장 영업력 강화, 조직·기능 효율화, 영역별 전문성 강화 관점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 동질적 리더십과 배당 증가로 주가 18.5% 상승한 KT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이데일리 문승용 기자]‘동질적 리더십(Homogeneous Leadership)’ 시대일까. KT의 대표이사(CEO)선임 리스크가 소멸하자 KT 주가도 순풍이다. KT는 새해를 맞아 ‘KT’라는 이름을 딴, 이를테면 ‘The key to my life(내 인생의 열쇠)’ 같은 새로운 슬로건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져, 2024년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서 변신을 가속할지 주목된다. CEO 후보확정이후 18.54% 상승 12월 15일 기준 KT의 주가는 3만 6,450원을 기록했다. 이는 CEO 후보자가 확정된 8월 4일(3만 750원)에 비해 18.54% 상승한 수치다. KT 주가는 올해 1월 2일 3만 2,500원으로 시작해, 이후 정치권발 지배구조 리스크로 하락해 올해 상반기 2만원 대까지 주저 앉았다. 그러나 김영섭 CEO가 취임한 8월 30일 3만 3,050원을 기록하며 회복을 시작했고, 중기 배당정책을 발표한 10월 17일에는 3만 3,35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11월 30일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 발표 이후에도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 12월 15일 현재 3만 6,450원으로 시가총액 9조 3,9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8월 1일(주가 3만 8,350원) 구현모 전 대표가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 기업)선언 이후 돌파한 시가총액 10조 원에 근접한 수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호모지니어스 리더십(Homogeneous Leadership)시대여서 CEO가 바뀌어도 기업의 펀더멘탈이 그대로라면 경쟁력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평했다.외국인들 2595억 순매수KT 주가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것은 리더십이 안정화되고, 실적도 상승세인데다, 연말 배당주로도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김영섭 CEO가 처음으로 진행한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 후 주식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김 CEO는 ‘고객의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드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준법 경영을 강화하며 신뢰 회복과 장기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고 발표해 기업가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먼저 반응한 곳은 외국인들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CEO 후보가 확정된 8월 4일 이후 현재까지 약 2,595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코스피 기준 상위 7위 종목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KT는 4분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통상 4분기에 반영되는 임금 및 단체협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분 1,400억원이 3분기에 이미 반영됐고, 콘텐츠 소싱 비용 역시 실적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4분기가 아닌 3분기에 조기 집행됐기 때문이다.내년부터 분기 배당, 연말 관심 커져주주 친화 정책 역시 주가 상승 요인 중 하나다. 지난 10월, KT는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주당 1,960원의 배당금을 보장한다. 분기 배당도 도입한다. 이전에는 1년에 한 번 배당하는 연간 배당 정책을 유지했으나, 2024년도 정기주주총회 정관 변경 승인 이후부터 분기 배당을 도입한다. 규모는 매 분기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다. 따라서 KT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은 내년 4월과 5월에 결산 배당과 분기 배당으로 두 번의 배당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현재 KT의 시가 배당률은 6%에 육박한다. 증권가에서도 기대감을 보인다. 대신증권 김회재 애널리스트는 “KT는 2020년부터 실적도 좋아지고 주가도 올라갔다 작년 말 외부 압력에 따라 CEO가 바뀔 수 있다는 우려로 주가가 하락했는데 펀더멘탈은 바뀌지 않고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주가도 탄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여기에 내년부터 분기 배당을 하니까 지금 사서 3월까지 들고 가면 시가 배당률이 7%는 되겠네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3분기 실적발표 이후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이선정 애널리스트는 신임 CEO 선임에 따른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다는 점과, 효과적인 비용통제를 통한 실적 개선 등을 이유로 투자의견 중립에서 ‘매수’로 변경했으며 목표주가를 기존 3만 6,000원에서 4만 5,000원으로 상향했다.
- [기고]생성형 AI 도입을 위한 전략
- 생성형 AI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IBM이 발표한 ‘AI 시대의 CEO 의사결정,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라’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중 50%가 이미 제품과 서비스에 생성형 AI를 통합하고 있다고 한다. 조사 시점 기준으로 생성형 AI가 대중에 알려진 지 불과 5개월 만의 결과다. 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생성형 AI 시장 규모 또한 2023년 37억 달러에서 2028년 364억 달러로, 5년 만에 1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인 또한 현업에서 컨설팅을 하며 많은 기업들의 개념증명(PoC)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그 열기를 직접 체감하고 있다. 이전에는 AI 도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면, 최근 업그레이드된 생성형 AI 플랫폼을 통해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생성형 AI의 답변을 통해 고객 참여 유도가 강화된 점과 함께 문서, 자료 요약, 코딩 등 업무 생산성이 월등히 향상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 경영진의 29%만이 생성형 AI를 도입할 수 있는 사내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했으며, CEO가 아닌 고위 임원은 30%만이 기업이 생성형 AI를 책임감 있게 도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응답했다. 즉, AI 도입은 모두 원하고 있지만 전문적으로 어떻게 도입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공부가 더 필요한 것이다.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생성형 AI를 도입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할 사항은 전략이다. AI를 실제로 도입하는데 급급해 어떤 전략을 기반으로,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기술을 도입할 것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놓치면 안 된다.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동일한 기업이라도 부서마다 각자 필요한 사용 사례에 따라 적합한 AI 모델은 상이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AI 솔루션은 만능이 아니기에 각 모델별로장단점이 있다. IBM의 경우 생성형 플랫폼 왓슨x 내에서 HR, 고객 서비스, 재무 등 다양한 업무에 특화된 모델들을 지원하고 고객이 필요로 한다면 미세 조정을 통해 보다 빠른 시간 안에 업계 지식을 이식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솔루션 중 자사의 비즈니스에 맞는 솔루션이 무엇인지 검토한 이후 최적의 선택을 해야 한다. 만약 멀티 모델이 필요하다면,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도록 다양한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개방형 접근 방식 또한 생각해 볼만한 문제다. 개방형 공간에서 일어날 혁신은 독점적인 공간에서 일어날 혁신을 능가하는 속도로 가속화되기 마련이다. 이는 지난 110여년간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축적해 온 전문 역량을 갖춘 IBM이 산증인이기도 하다. IBM은 그간 개방적 에코시스템을 통한 공존이 업계 전체는 물론, 자사의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선도하며 레드햇 오픈시프트 내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클라우드 솔루션을 지원하고 있고, 양자컴퓨터는 클라우드 방식으로 누구나 접근해 사용할 수 있게 열어 뒀다. AI 기술 측면에서도 AWS, 어도비, SAP를 비롯한 글로벌 파트너사와 지속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의미 있는 성과를 내려면 결국 프로세스를 바꿔야 한다. 단순히 기술적 측면에서만 접근하기보다는 핵심 프로세스가 AI를 통해 어떻게 변화되는지, 변화를 위해 기업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보는 시간을 먼저 가지기를 바란다.
- '양종희호' KB금융 ‘안정 속 쇄신’ 새판짜기…6개 계열사 CEO 교체
- KB금융의 차기 계열사 CEO 대표로 추천된 KB증권 WM부문 이홍구 후보(윗줄 왼쪽부터), KB손해보험 구본옥 후보, KB자산운용 김영성 후보, KB캐피탈 빈중일 후보(아랫줄 왼쪽부터), KB부동산신탁 성채현 후보, KB저축은행 서혜자 후보. (사진=KB금융지주)[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후 첫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통해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8개 계열사 대표 가운데 6개 계열사 대표를 내부 출신으로 교체하고, 앞서 연임이 결정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을 비롯해 KB증권·KB국민카드 등 주력 계열사 CEO는 재신임하는 등 ‘안정 속 쇄신’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양종희호, 내부출신 중용하며 세대교체 포문KB금융지주는 14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개최하고, 8개 계열사의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대추위는 이달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8개 계열사 중 6개 계열사인 KB증권(WM부문)·KB손해보험·KB자산운용·KB캐피탈·KB부동산신탁·KB저축은행은 신임 대표이사 후보를, KB증권(IB부문)·KB국민카드·KB인베스트먼트의 경우 김성현·이창권·김종필 현 대표이사를 재선임 후보로 각각 추천했다.신임 대표이사 후보는 내부 출신 인사를 중용했다.박정림 대표가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사태 관련 중징계를 받으면서 공석이 된 KB증권 WM부문 대표에는 이홍구 KB증권 WM영업총괄본부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 내정자는 안정적인 WM수익구조 구축, 관리자산(AUM) 증가 등 우수한 경영성과를 이끌어내며 WM 사업의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기환 사장이 물러나는 KB손해보험에는 구본욱 KB손해보험 리스크관리본부 전무가 추천됐다. 구 내정자는 경영전략, 리스크관리 등 주요직무 경험을 기반으로 내실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다.KB자산운용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된 김영성 KB자산운용 연금&유가증권부문 전무는 국내 자산운용업권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시장 전문가로 꼽힌다. 연금 및 타깃데이트펀드(TDF) 부문의 뛰어난 성과로 점유율 확장을 이끈 점 등이 대추위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KB캐피탈 등 일부 계열사 대표는 지주사 및 은행 출신 임원들로 세대교체를 이뤘다. KB캐피탈은 빈중일 KB국민은행 구조화금융본부장이, KB부동산신탁에는 성채현 KB국민은행 영업그룹 이사부행장, KB저축은행에는 서혜자 KB금융지주 준법감시인 전무가 각각 추천됐다.특히 저축은행 대표이사로 후보로 추천된 서 내정자는 이번 계열사 CEO 중 유일한 여성 후보자로 주목을 끈다. 그룹 내부통제 체질 개선 경험을 바탕으로 준법·법무, HR, 영업 등 다양한 직무를 거치며 계열사 Biz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췄다는 평으로, 저축은행 체질 개선을 위한 ‘소방수로’로 낙점됐다.◇주요 계열사 안정에 방점…이재근·김성현·이창권 등 유임이밖에 KB증권(IB부문)·KB국민카드·KB인베스트먼트의 경우 각각 김성현·이창권·김종필 등 현 대표이사들을 재선임 후보로 추천했다.업계에서는 김성현 대표의 유임을 두고 함께 회사를 이끌던 박정림 대표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 정지 조치를 받아 불명예 퇴진을 앞두게 된 상황을 고려해 내부 혼란을 최소화하고 경영 연속성을 이어가려는 윗선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권 대표의 유임 결정 또한 양종희 회장이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고려해 급격한 변화 보단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앞서 그룹 최대 계열사를 맡고 있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도 연임이 결정됐는데, 두 CEO 모두 2022년 1월 임기를 시작해 ‘2년+1년’ 총 3년의 임기를 보장받게 됐다. 대추위 관계자는 “내부 인재 중심의 선순환 경영승계 구조 정착 및 계열사의 경쟁력 제고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신임 대표이사의 임기는 2년이며, KB증권 이홍구 후보의 경우 KB증권 김성현 후보와 같이 1년이다. 재선임 후보의 임기도 1년이다. 추천된 후보는 이달 중 해당 계열사의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최종 심사 및 추천을 통해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 베일 벗은 '모범관행'…이사회 키우고 CEO 선임은 깐깐
-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12일 발표한 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의 두 가지 핵심 축은 ‘이사회 강화’와 ‘경영승계 투명성 제고’다. 거수기란 비판을 받아온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해 경영진 견제 기능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사회와 경영진 간 권력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복안이다. 경영승계는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개시해 충분한 검증을 받도록 했다. 모범관행이 자리잡히면 CEO 선임 때마다 불거진 자질 논란과 셀프 연임 등의 시비가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스1)◇이사회, ‘거수기’ 오명 벗을까…자체조직 두고 독립성 보장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모범관행에서 제시하는 핵심원칙은 총 30가지에 달한다. 이를 테마별로 나누면 △사외이사 지원조직 및 체계 △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 △이사회의 집합적 정합성·독립성 확보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체계다. 이사회와 관련된 테마만 세 개에 달한다. 그만큼 이번 모범관행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이사회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방증이다.이사회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눈에 띈다. 우선 이사회 산하에 사외이사 지원조직을 설치하며, 업무총괄자는 이사회의 동의를 얻은 부서장급 이상이 임명된다. 특징은 업무총괄자가 이사회에 직접보고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야 하고, 성과평가에 이사회가 참여한다는 점이다. 경영진의 간섭으로부터 독립성을 보장해 이사회의 감시 및 견제 기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장치인 셈이다. 여기에 통상 2명에 불과한 실무 직원들도 늘려 이사회 활동에 대한 물리적 지원도 대대적으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안건 검토 기간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회의 개최일 이전 최소 7일 전에 회의자료를 송부해야 한다. 충분한 안건 검토 시간을 확보해 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사회 자체 역량도 높인다. 은행들이 매년 사외이사를 평가하고 있지만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 실제 최근 3년간 24개 은행의 사외이사 평가 결과는 모두 ‘가장 우수’ 또는 ‘우수’였다. 이에 앞으로는 이사회 구성원에 대한 평가를 외부기관에 맡겨 객관성을 높일 계획이다. 거수기란 비판을 받아온 이사회가 독립된 기관의 평가를 재선임과 연계함으로써 이사회 본연의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아울러 사외이사의 직군, 전문분야, 성별이 편중되지 않도록 ‘이사회 역량평가표’(Board Skill Matrix)를 작성해 후보군 관리 및 신규 이사 선임 시 활용해야 한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CEO 선임,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추가 후보는 사유 등 공시국내 금융지주사는 뚜렷한 대주주(주인)가 없는 탓에 CEO 선임 과정 때마다 잡음과 논란에 시달렸다. 지배주주가 없는 상황에서 금융지주 회장이 자신의 측근으로 이사회를 구성해 참호를 구축하고 경쟁자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셀프 연임’을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정치적 외풍에도 취약한 구조다. CEO 후보군이 공개되면 ‘낙하산 인사’,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따라붙은 배경이다.모범관행에서는 이런 점을 고려해 경영승계절차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는 데 주력했다. CEO의 임기나 연임에 대한 규정을 별도로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견제장치를 마련했다. 승계절차가 형식적 운영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소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개시하도록 했다. 절차 단계별로 후보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하라는 의미다. 평가결과는 공시토록 했는데, 여기에는 위원들이 어떻게 평가했는지를 포함하도록 해 외부에 공유토록 한 것이 특징이다.국내 8개 은행지주 CEO 선임이나 연임을 위한 승계절차 진행시 개시 후 최종후보 결정까지 걸린 기간은 불과 45일이다. 숏리스트(압축된 후보 명단) 후보에 대한 대면 평가는 단 한 번의 인터뷰로 그치기도 했다. 1~2년 전부터 승계를 준비하는 글로벌 은행들과 격차가 크다.또 CEO 상시 후보군을 마련해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승계 절차 개시 후 리스트 외 후보가 추가되면 추천자와 사유를 공시하도록 했다.강경훈 동국대 교수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CEO 선임 절차를 체계적이고 투명하게 한다는 전반적인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이라며 “사외이사 조직에 대한 평가도 이사회에서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전반적으로 지배구조와 관련한 제도가 발전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