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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스타19 "해체 후 떨어져 있으니 그리워져…소유는 울기도"[인터뷰]
- 보라(왼쪽), 효린[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와하하하핫.” 효린의 호쾌한 웃음소리가 연이어 터져나왔다. 함께 자리한 보라 또한 효린 못지않은 유쾌 발랄한 면모를 보여주며 신곡 활동에 대한 설렘을 드러냈다. 걸그룹 씨스타의 유닛 씨스타19(보라, 효린)가 컴백작인 싱글 ‘노 모어’(NO MORE) 발매를 앞두고 지난 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를 대관해 연 라운드 인터뷰 현장 얘기다. 보라와 효린은 2013년 이후 약 11년 만에 씨스타19로 다시 뭉쳐 활동에 나서는 순간을 마음껏 즐기고 있는 듯 보였다.“아직 노래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실감이 많이 안나요. 많은 분이 컴백을 궁금해 해주시는 것 같긴 한데, 화제가 되고 있는 분위기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아무튼 일단 오랜만에 보라 언니와 활동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커요.”(효린)“이하 동문입니다.”(보라). “와하하하핫.”(효린)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던 준비 기간이었는데요. 팬들에게 새해 선물 같은 활동을 보여드리자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보라)씨스타19는 걸그룹 씨스타의 유닛으로 2011년 처음 출격했다. 첫 출격 당시 ‘마보이’(Ma Boy)를 히트시켰고, 2013년 재출격해 ‘있다 없으니까’로 2연타에 성공했다. 소속팀 씨스타가 2017년 해체했던 터라 다시는 못 볼 조합인 줄 알았는데 최근 신보 발매를 깜짝 예고해 관심을 모았다.“씨스타19 활동에 대한 얘기를 이전에도 가볍게 몇 번 나눈 적이 있어요. ‘언젠가 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요. 그러다가 이번에 타이밍이 잘 맞아서 자연스럽게 하게 된 거예요.”(보라, 효린)유닛명에 붙은 ‘19’에는 ‘소녀와 숙녀의 경계에 서 있는 19세가 느끼는 달콤하면서도 미묘한 사랑 감정을 주제로 한 음악을 선보이겠다’는 의미가 녹아 있다. 처음 씨스타19가 출격했을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두 사람은 “씨스타29로 유닛명을 바꿀까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그 나이도 이미 지났고, 그렇다고 씨스타39라고 하기도 애매했다”고 웃어 보였다.“나이가 지긋해졌지만 ‘마보이’를 불렀을 때의 감성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만큼, 기존대로 씨스타19로 활동하기로 했어요.”(보라, 효린)보라와 효린이 준비한 새 활동곡은 싱글과 동명의 신곡인 ‘노 모어’다. 이전 발표곡 ‘마보이’를 부제로 붙였다는 점이 돋보인다. 효린은 “‘마보이’로 풋풋한 사랑을, ‘있다 없으니까’로 이별을 맛본 이야기를 노래했다. ‘노 모어’는 그런 경험을 겪어본 주인공이 ‘이젠 내가 널 보내줄게 잘가’라고 쿨하게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노래”라고 설명했다.“이전 발표곡과의 차별점은 여유와 당당함이 아닐까 해요. 퍼포먼스의 경우엔 ‘마보이’와 ‘있다 없으니까’ 때 각각 의자와 투명 벤치를 활용했는데, 이번엔 테이블이 등장한다는 점이 주목 포인트이고요. 제가 랩이 아닌 보컬에 도전했다는 점도 기존과 다른 점인데요. 효린이가 보컬 디렉팅을 해준 덕분에 편하게 도전에 임할 수 있었어요.”(보라)씨스타19 재출격에 대한 씨스타의 또 다른 멤버 소유와 다솜의 반응은 어떨까. 효린은 “다른 멤버들에게 제일 먼저 소식을 알렸다. ‘너무 축하한다’면서 같이 기뻐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왜 하게 된 거야’라거나 ‘왜 너희 둘만 다시 하냐’면서 이유를 묻거나 따지진 않았다”며 웃었다.씨스타 멤버 넷은 쿨하게 팀 해체를 선언한 뒤 각자의 길을 걸으면서도 끈끈한 우정은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효린은 “지금 생각해보면 해체라고 못 박을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한데, 그렇다고 해서 크게 후회하진 않는다. 해체를 했든 하지 않았든 멤버들과 계속 잘 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사실 그땐(해체할 땐) 떨어져 있고 싶었는데, 막상 떨어져 있으니 보고 싶어 지더라고요. 하하.”(효린), “오히려 해체하고 나서 더 자주 만나는 것 같아요.”(보라), “소유는 요즘 자꾸 같이 있을 때 씨스타 시절 음악방송 출연 영상을 틀어요. 슬픈 노래를 부르는 무대 영상을 보면 눈물도 흘리고요. 씨스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가장 많이 표현하는 멤버가 소유예요.”(효린) “언젠가 기회가 되면 씨스타 활동을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얘기는 멤버들과 가볍게 몇 번 했어요. 그런데 사실 아직 깊게 하지는 않았고요, 그냥 사적인 얘기로 수다스러운 여자 넷입니다.”(보라)효린보라씨스타19는 16일 싱글 ‘노 모어’를 발매하고 활동에 돌입한다. 각 방송사 음악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이들의 무대를 접할 수 있다. 씨스타 해체 이후 각각 배우와 솔로 가수로 활동해온 보라와 효린이 11년 만에 다시 의기투합해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 두 멤버는 “이전보다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과 완성도가 높아진 듀엣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순위에 연연하기보단 즐겁고 행복한 순간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면서 활동하려고 해요. 기다려주신 팬분들에게 보답하고 싶기도 하고요. 많은 분과 함께 즐기는 활동을 하면서 ‘멋진 언니들이자 누나들’이라는 반응을 얻고 싶습니다.”(보라)“다시 각자의 길을 걸을 때 조금 더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자 리프레시가 되는 활동이었으면 해요. 심적으로 행복한 프로젝트 활동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효린)
- “두 마리 잡았어, 한 마리 남았어” 범인은 아들이었다 [그해 오늘]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018년 1월 16일. 강원 평창군 국도 졸음쉼터에 일명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범인인 김성관(당시 35세)이 나타났다. 이날 김성관은 전날에 이어 졸음쉼터에서 계부(57)를 살해하고 인근 콘도 주차장에 유기하는 모습을 재연하는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바로 전날 진행된 친모(55), 이부 동생(14) 살해 현장 검증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한 그였으나, 정작 범행 당시에는 자신이 살해한 가족을 ‘마리’라고 표현하고 시신 위에 밀가루를 뿌리는 등 잔혹한 말과 행동을 일삼았다.용인 일가족 살해 사건 범인 김성관.(사진=연합뉴스)김성관의 범행은 지난 2017년 10월 25일 ‘가족과 연락이 안 된다’는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이 용인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시신을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집 안은 깨끗하게 정돈된 상태였고, 베란다를 수색하던 경찰은 이불 속에서 칼로 난도질 당한 50대 여성과 10대 남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 위에는 밀가루가 잔뜩 뿌려져 있었다.시신이 발견된 다음 날, 강원도의 한 콘도 지하주차장에서 50대 남성의 시신도 발견됐다. 사망한 이들은 모두 일가족으로, 50대 남녀는 재혼 가정이었고 10대 소년은 이들의 자녀였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시신 발견 나흘 전 김성관이 집에 들어온 정황을 확인해 그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김성관은 어머니 계좌에서 거액의 돈을 찾아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도망쳤지만, 80여일 만에 강제 소환돼 재판을 받게 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성관은 어머니의 재혼으로 관계가 악화됐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막상 살해당한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그가 성인이 될 때까지 재혼을 하지 않고 성심껏 양육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어머니는 김성관의 교육을 위해 그를 뉴질랜드로 유학까지 보내기도 했다.오히려 어머니와 김성관의 사이는 그의 잦은 거짓말로 틀어지기 시작했다. 김성관은 아내와 주변에 자신이 글로벌 건설그룹 전무이며, 뉴질랜드에서 건축업을 하는 100억대 상속남이라고 속이고 사기를 쳤다. 그러나 정작 김성관의 생활은 궁핍했다. 그와 아내는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았고, 수입은 두 자녀 앞으로 나오는 양육수당이 유일했다.반복되는 거짓말에 어머니는 김성관에 금전적 지원을 거부하기 시작했고, 이 때부터 김성관은 어머니에 대한 앙심을 품었다. 김성관은 자신의 부인에게도 ‘어머니 쪽이 유산 문제로 딸들을 해하려 한다’는 거짓말로 어머니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품게 만들고, 살해까지 공모했다. 범행을 저지른 날 김성관은 아내에게 “두 마리 잡았어, 이제 한 마리 남았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관의 아내는 그의 어머니를 실제로 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김성관의 아내는 검찰에 송치될 당시에도 남편의 거짓말을 굳게 믿고 있었다. 이에 당시 현장 취재 기자들에게 ‘딸이 납치 당하려 했다’는 내용의 쪽지를 건네기도 했다.아내 정모씨가 검찰 송치 당시 취재진에게 건넨 쪽지 내용. (사진=뉴시스)재판부는 “스스로도 알다시피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했고, 범행의 과정과 동기도 좋지 않다”며 “끔직한 범행으로 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점에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중죄를 저질렀다”고 꾸짖었다.김성관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범행을 공모한 아내에는 징역 8년이 선고됐다.
- 1.2m 퍼트 놓친 안병훈, 연장전에서 패배…통산 5번째 준우승(종합)
- 안병훈이 15일 열린 PGA 투어 소니오픈 연장전에서 그린 주변 어프로치 샷을 하고 있다.(사진=AFPBBNews)[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안병훈(33)이 아쉽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안병훈은 15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소니오픈(총상금 83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2개를 엮어 6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최종 합계 17언더파 263타를 기록한 안병훈은 동타를 이룬 키건 브래들리(미국), 그레이슨 머리(미국)와 연장전을 치렀다. 안병훈은 1차 연장전에서 파를 기록해 버디를 잡은 머리에게 우승을 내주고 공동 2위를 기록했다.탁구 스타 부부 안재형-자오즈민의 아들인 안병훈은 2009년 US 아마추어에서 만 18세 나이에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고, 2015년 유럽 DP 월드투어 메이저급 대회 BMW PGA 챔피언십 우승 경험이 있다. PGA 투어에는 2016년에 본격적으로 데뷔했고, 그동안 준우승만 4차례를 기록했었다. PGA 투어 데뷔 9년 차에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연장전에서 패하며 준우승 기록을 5회로 늘렸다.안병훈이 우승했다면 한국 선수들은 2022~23시즌(김시우·김주형), 2021~2022시즌(임성재·이경훈·김주형), 2020~21시즌(김시우·이경훈), 2019~20시즌(임성재), 2018~19시즌(강성훈)까지 6시즌 연속 PGA 투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기록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3타 차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안병훈은 전반 3번홀까지는 1타를 잃고 불안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이후 버디 사냥이 시작됐다. 6번홀(파4) 2m 버디 퍼트를 시작으로 8번홀(파4) 1.5m 버디를 잡았고 9번홀(파5)에서는 두 번째 샷을 핀 가까이에 올린 뒤, 4.5m 이글 퍼트에 성공해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안병훈은 11번홀(파3)에서 4m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뒤 14번홀(파4)에서도 또 한 번 버디에 성공하며 공동 선두 그룹에 합류했다. 이때만 해도 공동 선두에는 안병훈까지 5명이 포진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던 상황. 마지막 조에서 경기하던 키건 브래들리(미국)가 버디를 추가해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서면서, 안병훈은 추가 버디가 필요했다.그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롱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했고, 두 번째 샷을 핀 왼쪽 4m 거리에 떨어뜨려 이글 기회를 만들었다. 신중하게 보낸 이글 퍼트는 홀을 왼쪽으로 살짝 외면했다. 안병훈은 버디를 잡고 브래들리와 공동 선두에 오른 상황에서 먼저 경기를 마무리한 뒤, 마지막 조 경기 결과를 기다렸다.이후 18번홀에서 브래들리가 버디에 실패하고 1타 차였던 그레이슨 머리(미국)가 버디를 잡아내며, 안병훈까지 3명의 연장전이 성사됐다.안병훈(왼쪽)과 그레이슨 머리가 경기를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AFPBBNews)안병훈은 18번홀(파5)에서 이뤄진 연장 첫 홀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쪽의 깊은 러프에 빠졌지만 세 번째 샷을 핀 1.2m 거리에 붙여 우승을 예감하는 듯했다. 그러나 머리가 먼저 12m 버디 퍼트를 먼저 성공시키면서 환호했고, 뒤이어 퍼트한 안병훈이 짧은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하면서 머리에게 우승이 돌아갔다.안병훈은 “정규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마무리를 잘했는데 연장전에서 짧은 퍼트를 놓친 게 너무나 실망스럽다. 마지막 퍼트를 탓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쉬운 결과로 연결되고 말았다. 마무리는 실망스럽지만, 지난주 4위에 이어 이번주 공동 2위 등 지금까지는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머리는 2017년 7월 바바솔 챔피언십 우승 이후 6년 6개월 만에 통산 2승째를 거뒀고, 우승 상금으로 149만4000 달러(약 19억6000만원)를 획득했다. 머리는 이 우승으로 오는 4월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하게 됐을 뿐 아니라, 2000만 달러의 총상금이 걸린 시그니처 특급 대회 출전권도 따냈다.그는 알코올 중독과 교통사고 등을 겪었고, 지난해 2부투어인 콘페리투어에서 PGA 투어 카드를 획득했다. 최근 8개월간 술을 끊고 골프에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머리는 우승을 차지한 뒤 “노력에 대한 성과를 이룬 것 같다. 그동안 많은 걸 포기하고 싶었다. 나 자신을 포기하고 골프 경기를 포기하고 때로는 인생을 포기하고 싶었다. 내가 힘든 날을 보낼 때 나와 함께 있어준 약혼자에게 고맙다. 아직도 힘든 때가 있지만 지금은 여자친구와 가족의 품안에서 훨씬 안정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그러면서 “이 우승이 나의 인생을 바꾼 건 아니지만 골프 선수로서의 내 커리어를 바꿨다. 매우 기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한편 이경훈(33)은 2타를 줄여 김성현(26)과 함께 공동 30위(9언더파 271타)를 기록했고,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김시우(29)는 공동 42위(8언더파 272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우승 트로피를 든 그레이슨 머리(사진=AFPBBNews)
- 서울 승용차 '4대 중 1대' 외제차…강남구는 '2대 중 1대'
-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지난해 서울시 자동차 등록대수는 약 320만대로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울의 외국산 차량(외제차) 비중은 꾸준히 늘어 전체 21%를 기록했고, 승용차는 ‘4대 중 1대’가 외제차로 조사됐다. 지난 2017년과 비교하면 서울의 외제차 수는 50% 이상 급증한 수준으로, 강남구는 외제 승용차 비중이 44%에 달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도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자료=서울시)서울시는 2023년 기준 서울지역 자동차 등록대수가 319만 1162대로 전년대비 0.07% 감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전국 자동차 등록대수는 2594만 9201대로 같은기간 1.75% 늘어났다. 전국 시·도 중 자동차 등록대수가 감소한 곳은 서울시가 유일하다.서울시의 인구 대비 자동차 수도 전국 최저로, 2023년 기준 서울시민 2.94명당 1대를 보유했다. 인구 대비 자동차 수는 전국 평균이 1.98대보다 서울과 약 1명이 차이가 났다. 이에 대해 시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률이 높아 자동차 보유 인구 비중이 적은 것으로 분석했다.자동차 등록대수를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강남구가 25만 3856대로 가장 많고, 송파구(24만 4299대), 강서구(20만 5821대), 서초구(17만 7103대), 강동구(15만 4020대) 등 상위 5개 구가 서울 전체 32.44%를 차지했다. 이 중 인구 대비 자동차 등록대수가 많은 자치구도 강남구로 2.15명당 1대였고, 최저는 관악구로 4.07명당 1대 꼴로 나타났다.‘친환경 자동차’는 전년 대비 5만 4120대가 증가했다. 차종별 전년대비 증가율은 하이브리드차량(23.71%), 전기차량(22.94%), 수소차량(9.13%) 등의 순이었다. 반면 경유차는 4.62%, 기타연료(LPG·휘발류 등)는 0.39% 감소했다.외제차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자료=서울시)서울시 전체 등록차량 중 외제차는 21%를 차지했고, 승용차 중 외제차 비율은 23.74%에 달했다. 외제차 등록 상위 3개 자치구는 강남구(10만 2240대), 서초구(6만 5361대), 송파구(6만 1610대) 순이었다.성별 자동차 등록비율은 남성 63.07%, 여성 22.62%이며, 여성의 등록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다. 또 연령별 등록현황으로 ‘10대 이하’ 연령대에서 1334대가 증가했지만, ‘60대 이상’ 연령대에서 3만 5794대가 감소했다. 서울의 60대 이상 시민은 244만 415명으로 전체 인구의 26%를 차지하지만, 만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와 고령운전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등이 감소 요인으로 분석된다.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1년 만에 친환경차 등록 증가 등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 것을 봤을 때, 교통정책과 산업 요인에 따라 자동차 수요 흐름도 함께 변화 양상을 띄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번 서울시 자동차 등록현황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자동차 수요관리 및 대중교통 교통체계 수립에 활용하고, 시민을 위한 교통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비트코인 ETF 논란 입장 밝히나…오늘 김주현 주목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자본시장의 화두가 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관련해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15일 금융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리는 ‘서민·소상공인 신용회복 지원을 위한 전 금융권 협약식’에 참석한다. 김 위원장이 협약식 전후로 기자들과 만나 비트코인 현물 ETF 등 현안 관련한 질의응답을 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현재까지 김 위원장이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는 상황이다.앞서 금융위는 14일 밤 보도설명자료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중개에 대한 당국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증권업계, 투자자의 거센 반발로 금융당국의 비트코인 ETF에 대한 입장이 ‘위법→보류→면밀히 검토’로 변화했다고 하자, 금융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는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발행이나 해외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기존 정부입장과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점과 앞으로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점을 일관되게 밝혀 왔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위는 이날 낮에 배포한 보도참고자료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와 달리) 해외 비트코인 선물 ETF는 현행처럼 거래되며, 현재 이를 달리 규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비트코인 선물 ETF는 증권사가 가상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게 아니라 선물 계약을 중개하는 것으로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KB증권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을 기초로 하는 ETF에 대해 금융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기 전까지 가상자산 선물 ETF의 신규 매수를 제한하게 됐다”며 23개 종목의 거래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006800)도 2021년부터 해외에 상장됐던 비트코인 선물 ETF의 거래 중단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보도됐지만,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비트코인 선물 ETF의 거래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에서 ‘당국이 비트코인 선물 ETF까지 금지하는 거 아니냐’는 소문이 확산하자, 14일 금융위가 비트코인 선물 ETF에 대한 허용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모형. (사진=이데일리DB)다만 금융위는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해선 금지 방침을 분명히 했다. 금융위는 14일 “비트코인 현물 ETF의 발행이나 해외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기존 정부 입장과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며 “미국은 우리나라와 법 체계 등이 달라 미국 사례를 우리가 바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자본시장법 제4조에 따르면 기초자산은 △금융투자상품 △국내외 통화 △일반상품(농산물·축산물·수산물·임산물·광산물·에너지 등) 등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현행 자본시장법상 이같은 기초자산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 따라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자본시장법에 따라 투자 중개 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금융위 판단이다. 미국은 법원의 판례가 SEC 행정조치에 곧바로 영향을 주지만, 우리나라는 국회에서 자본시장법 개정 없이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허용할 수 없다는 게 금융위 입장인 셈이다. 금융위는 “기존의 정부 입장이란 2017년 12월13일 ‘가상통화 관련 긴급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책은 금융위, 금융감독원을 비롯해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법무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국세청, 한국은행이 참여해 마련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제도권 금융회사의 가상통화 신규 투자가 투기심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금융기관의 가상통화 보유·매입·담보취득·지분투자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최근 1주일새 비트코인 시세가 롤러코스터처럼 급등락 했다. (자료=코인마켓캡)이외에도 금융위는 비트코인 현물 ETF 허용으로 인한 ‘머니무브’가 한국 증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코인 급등세를 기대하며 증시를 떠나면 증시 타격뿐 아니라 기업들의 어닝쇼크를 비롯한 자금 이탈 우려도 커질 것이라는 것이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경고한 비트코인 리스크, 증권사의 수수료 장사에 대한 우려도 있다.(참조 이데일리 1월14일자 <“韓 증시 충격”…비트코인 ETF 금지 ‘금융위 속내’[최훈길의뒷담화]>)하지만 국회에서 반론도 제기된다. 카카오뱅크(323410) 대표, 한국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지낸 국회 정무위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비트코인 자체는 투자 중개 상품이 아니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는 투자 중개 상품”이라며 “금융위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금지한 것은 유권해석을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해 여당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무위 소속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미국이 승인하는 등 해외 선진국도 거래를 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뒤처지면 안 된다. 국회 정무위원회를 열어 관련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국회 정무위는 자본시장법 개정 여부 등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국회 정무위 여당 간사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금융위와 함께 비트코인 ETF 거래 관련한 자본시장법, 효과와 리스크 등 관련 내용 전반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금융위는 14일 “이 문제는 금융시장의 안정성, 금융회사의 건전성 및 투자자 보호와 직결된 만큼 이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향후 필요 시 당국의 입장을 일관되고 신속하게 업계와 공유할 수 있도록 긴밀한 연락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 금융위 “비트코인 현물 ETF 입장 변화? 사실 아냐”(종합)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금융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중개 관련해 불허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비트코인 선물 ETF는 허용할 방침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증권사가 가상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으로 위법하지만, 비트코인 선물 ETF는 선물 계약을 중개하는 것이라 현행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야당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금지한 금융위의 유권해석이 틀렸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어, 국회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주현(오른쪽)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노진환 기자)금융위원회는 14일 밤 보도설명자료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중개에 대한 당국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각에서 증권업계, 투자자의 거센 반발로 금융당국의 비트코인 ETF에 대한 입장이 ‘위법→보류→면밀히 검토’로 변화했다고 하자, 금융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는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발행이나 해외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기존 정부입장과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점과 앞으로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점을 일관되게 밝혀 왔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위는 이날 낮에 배포한 보도참고자료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와 달리) 해외 비트코인 선물 ETF는 현행처럼 거래되며, 현재 이를 달리 규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비트코인 선물 ETF는 증권사가 가상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게 아니라 선물 계약을 중개하는 것으로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KB증권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을 기초로 하는 ETF에 대해 금융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기 전까지 가상자산 선물 ETF의 신규 매수를 제한하게 됐다”며 23개 종목의 거래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006800)도 2021년부터 해외에 상장됐던 비트코인 선물 ETF의 거래 중단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보도됐지만,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비트코인 선물 ETF의 거래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에서 ‘당국이 비트코인 선물 ETF까지 금지하는 거 아니냐’는 소문이 확산하자, 14일 금융위가 비트코인 선물 ETF에 대한 허용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모형. (사진=이데일리DB)다만 금융위는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해선 금지 방침을 분명히 했다. 금융위는 14일 “비트코인 현물 ETF의 발행이나 해외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기존 정부 입장과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며 “미국은 우리나라와 법 체계 등이 달라 미국 사례를 우리가 바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자본시장법 제4조에 따르면 기초자산은 △금융투자상품 △국내외 통화 △일반상품(농산물·축산물·수산물·임산물·광산물·에너지 등) 등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현행 자본시장법상 이같은 기초자산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 따라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자본시장법에 따라 투자 중개 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금융위 판단이다. 미국은 법원의 판례가 SEC 행정조치에 곧바로 영향을 주지만, 우리나라는 국회에서 자본시장법 개정 없이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허용할 수 없다는 게 금융위 입장인 셈이다. 금융위는 “기존의 정부 입장이란 2017년 12월13일 ‘가상통화 관련 긴급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책은 금융위, 금융감독원을 비롯해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법무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국세청, 한국은행이 참여해 마련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제도권 금융회사의 가상통화 신규 투자가 투기심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금융기관의 가상통화 보유·매입·담보취득·지분투자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최근 1주일새 비트코인 시세가 롤러코스터처럼 급등락 했다. (자료=코인마켓캡)이외에도 금융위는 비트코인 현물 ETF 허용으로 인한 ‘머니무브’가 한국 증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코인 급등세를 기대하며 증시를 떠나면 증시 타격뿐 아니라 기업들의 어닝쇼크를 비롯한 자금 이탈 우려도 커질 것이라는 것이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경고한 비트코인 리스크, 증권사의 수수료 장사에 대한 우려도 있다.(참조 이데일리 1월14일자 <“韓 증시 충격”…비트코인 ETF 금지 ‘금융위 속내’[최훈길의뒷담화]>)하지만 국회에서 반론도 제기된다. 카카오뱅크(323410) 대표, 한국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지낸 국회 정무위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비트코인 자체는 투자 중개 상품이 아니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는 투자 중개 상품”이라며 “금융위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금지한 것은 유권해석을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해 여당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무위 소속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미국이 승인하는 등 해외 선진국도 거래를 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뒤처지면 안 된다. 국회 정무위원회를 열어 관련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국회 정무위는 자본시장법 개정 여부 등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국회 정무위 여당 간사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금융위와 함께 비트코인 ETF 거래 관련한 자본시장법, 효과와 리스크 등 관련 내용 전반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금융위는 14일 “이 문제는 금융시장의 안정성, 금융회사의 건전성 및 투자자 보호와 직결된 만큼 이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향후 필요 시 당국의 입장을 일관되고 신속하게 업계와 공유할 수 있도록 긴밀한 연락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 비트코인 현물 ETF 금지한 금융위 “선물 ETF는 허용”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금융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중개는 금지하지만, 비트코인 선물 ETF는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증권사가 가상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으로 위법하지만, 비트코인 선물 ETF는 선물 계약을 중개하는 것이라 현행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야당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금지한 금융위의 유권해석이 틀렸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어, 국회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오후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와 달리) 해외 비트코인 선물 ETF는 현행처럼 거래되며, 현재 이를 달리 규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비트코인 선물 ETF는 증권사가 가상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게 아니라 선물 계약을 중개하는 것으로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금융위원회. (사진=이데일리DB)앞서 지난 12일 KB증권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을 기초로 하는 ETF에 대해 금융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기 전까지 가상자산 선물 ETF의 신규 매수를 제한하게 됐다”며 23개 종목의 거래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006800)도 2021년부터 해외에 상장됐던 비트코인 선물 ETF의 거래 중단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보도됐지만,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비트코인 선물 ETF의 거래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에서 ‘당국이 비트코인 선물 ETF까지 금지하는 거 아니냐’는 소문이 확산하자, 14일 금융위가 비트코인 선물 ETF에 대한 허용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융위는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해선 금지 방침을 분명히 했다. 금융위는 14일 “비트코인 현물 ETF의 발행이나 해외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기존 정부 입장과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며 “미국은 우리나라와 법 체계 등이 달라 미국 사례를 우리가 바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자본시장법 제4조에 따르면 기초자산은 △금융투자상품 △국내외 통화 △일반상품(농산물·축산물·수산물·임산물·광산물·에너지 등) 등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현행 자본시장법상 이같은 기초자산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 따라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자본시장법에 따라 투자 중개 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금융위 판단이다. 미국은 법원의 판례가 SEC 행정조치에 곧바로 영향을 주지만, 우리나라는 국회에서 자본시장법 개정 없이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허용할 수 없다는 게 금융위 입장인 셈이다. 금융위는 “기존의 정부 입장이란 2017년 12월13일 ‘가상통화 관련 긴급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책은 금융위, 금융감독원을 비롯해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법무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국세청, 한국은행이 참여해 마련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제도권 금융회사의 가상통화 신규 투자가 투기심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금융기관의 가상통화 보유·매입·담보취득·지분투자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금융위는 비트코인 현물 ETF 허용으로 인한 ‘머니무브’가 한국 증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코인 급등세를 기대하며 증시를 떠나면 증시 타격뿐 아니라 기업들의 어닝쇼크를 비롯한 자금 이탈 우려도 커질 것이라는 것이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경고한 비트코인 리스크, 증권사의 수수료 장사에 대한 우려도 있다.(참조 이데일리 1월14일자 <“韓 증시 충격”…비트코인 ETF 금지 ‘금융위 속내’[최훈길의뒷담화]>)하지만 국회에서도 반론이 제기된다. 카카오뱅크(323410) 대표, 한국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지낸 국회 정무위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비트코인 자체는 투자 중개 상품이 아니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는 투자 중개 상품”이라며 “금융위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금지한 것은 유권해석을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해 여당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무위 소속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미국이 승인하는 등 해외 선진국도 거래를 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뒤처지면 안 된다. 국회 정무위원회를 열어 관련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국회 정무위는 자본시장법 개정 여부 등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국회 정무위 여당 간사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금융위와 함께 비트코인 ETF 거래 관련한 자본시장법, 효과와 리스크 등 관련 내용 전반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금융위는 14일 “이 문제는 금융시장의 안정성, 금융회사의 건전성 및 투자자 보호와 직결된 만큼 이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향후 필요 시 당국의 입장을 일관되고 신속하게 업계와 공유할 수 있도록 긴밀한 연락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 “韓 증시 충격”…비트코인 ETF 금지 ‘금융위 속내’[최훈길의뒷담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금융위원회가 대한민국을 금융후진국으로 만드는구나”, “세상은 변해가는데 정부가 발목 잡네”, “무능하고 우둔한 관료들”, “꼰대 정신 버리고 시대 변화에 따르자”. 국내 증권사들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중개를 금지한 금융위원회에 대한 이데일리 기사에 이같은 댓글들이 잇따라 달렸습니다. 투자자들은 “금융정책이 후진국”이라며 금융위의 금지 방침에 반발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금융위가 유권해석을 잘못했다”며 반론도 제기했습니다. 기대감이 컸던 시장은 급랭하는 분위기이구요. 그런데 금융위는 왜 이런 결정을 했을까요? 손 놓고 있다가 부랴부랴 일단 틀어막은 걸까요? 1440만명(2022년말 기준)에 달하는 주식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자본시장 정책인데, 정말 졸속으로 결정했을까요? 관련해 금융위를 취재한 결과,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를 금지한 데는 나름의 고민이 있었습니다. 오늘 뒷담화에서는 금융위에서 밝힌 2가지 명시적 이유와 3가지 속내를 정리해봤습니다. ◇비트코인 ETF 금지, 2가지 명시적 이유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금융위는 지난 11일 밤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국내 증권사가 해외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가상자산에 대한 기존의 정부 입장 및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금지한 2가지 명시적 이유는 ‘기존 정부 입장’, ‘현행법 위배’입니다. 금융위가 금지한 이유를 보면 첫째로는 자본시장법 위배입니다. ETF는 기초자산의 가격 또는 지수 변화에 연동에 운용됩니다. 자본시장법 제4조에 따르면 기초자산은 △금융투자상품 △국내외 통화 △일반상품(농산물·축산물·수산물·임산물·광산물·에너지 등) 등입니다. 비트코인은 현행 자본시장법상 이같은 기초자산 범주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따라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자본시장법에 따라 투자 중개 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금융위 입장입니다.정부는 2017년 12월13일 관계부처 논의를 거쳐 ‘가상통화 관련 긴급 대책’을 발표했다. (자료=국무조정실 등)둘째, 기존 정부 입장에 대한 위배입니다. 금융위는 “기존의 정부 입장이란 2017년 12월13일 ‘가상통화 관련 긴급 대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책은 금융위, 금융감독원을 비롯해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법무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국세청, 한국은행이 참여해 마련한 것입니다. 당시 정부는 “제도권 금융회사의 가상통화 신규 투자가 투기심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금융기관의 가상통화 보유·매입·담보취득·지분투자를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2022년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대통령실이나 관계부처 논의 과정에서 이같은 정부 입장에 대한 수정은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가 독단적으로 ‘금융정책 기조’를 뒤집고, 비트코인 현물 ETF를 허용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속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비트코인 리스크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대한민국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기업이 많지만, 주식시장은 매우 저평가돼 있다”며 “임기 중 자본시장 규제 혁파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그럼에도 의문이 남습니다. 이같은 이유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금융위의 속내, 고민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비트코인 현물 ETF로 인한 ‘머니무브’가 한국 증시에 미칠 충격입니다. 금융위는 코인 시장에 ‘뜨거운 불장’이 지펴지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가 더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큽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코인 급등세를 기대하며 증시를 떠나면 증시 타격뿐 아니라 기업들의 어닝쇼크를 비롯한 자금 이탈 우려도 커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 들어 대통령실과 금융위, 금감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기치로 잇단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관련 정책은 작년 11월 공매도 전면 금지(MM·LP 제외) 및 제도개선, 12월 양도세 대주주 기준 완화(종목당 10억원→50억원), 올해 1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발표 등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역대 대통령 최초로 한국거래소의 주식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같은 일련의 ‘증시 활성화’ 대책과 결이 다른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를 당장 승인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지난 10일(현지 시간) SEC 홈페이지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관련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진=SEC)두번째 속내는 비트코인 리스크입니다. ‘미국은 허용했고 내 자산을 내가 코인 투자로 불리겠다는 게 왜 막냐’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관련해 금융위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면서 발표한 게리 겐슬러 위원장의 성명서를 주목했습니다. 겐슬러 위원장은 “비트코인은 주로 랜섬웨어, 자금 세탁, 제재 회피, 테러 자금 조달을 포함한 불법 활동에도 사용되는 투기적이고 변동성이 큰 자산”이라며 “투자자들은 비트코인과 가상자산과 연결된 상품과 관련된 무수히 많은 위험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가상자산 시장 리스크가 상당한데 비트코인 현물 ETF까지 허용하면서 투자자 리스크를 키울 필요가 없다는 게 금융위 입장입니다.◇증권사 수수료 장사 주시하는 금융위 세번째 속내는 증권사의 수수료 장사에 대한 우려입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증시를 위축시키고, 가상자산 투자로 인한 투자자 손실 리스크가 큰데도 증권사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에 뛰어들고자 하는 건 무엇 때문일까요? 투자자들의 다양한 투자 선택지를 넓히고 새로운 투자 영역을 개척하기 위한 목적만 있는 것일까요? 금융위는 이같은 취지를 전면 부인하지는 않지만, 증권사들이 단기적인 수수료 수익을 좇아가는 행태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태영건설(009410) 워크아웃을 비롯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까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리스크에 주요 증권사들의 자금이 물려 있습니다. 게다가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 잔고도 심상치 않습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빚투도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빚투가 늘어나고 테마주 투자가 몰릴 경우 투자자 손실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금융시장 리스크가 큰데도 증권사들이 단기간의 수수료 수익을 위해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에 나서려는 게 아니냐는 게 금융위 시각입니다. 게다가 세금 구조를 볼 때도 투자자들에게 손해라는 게 금융위 입장입니다. 만약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 증권사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를 하게 된다면, 증권사에 수수료를 내야할 뿐만 아니라 해외 ETF 양도세 세율(22%)까지 부담해야 합니다. 반면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서 투자자가 직접 투자하면 현행법상 이같은 양도세율을 적용받지 않습니다. 코인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투자할 사람은 가상자산거래소를 거치면 되는데 굳이 증권사 수수료, 해외 ETF 양도세까지 내면서 하는 게 투자자들에게 실익이 없다는 게 금융위 판단입니다. 물론 증권사 입장에선 투자자가 손실을 입어도 수수료 수익이 생기니 ‘남는 장사’입니다. 태영건설이 지난 11일 워크아웃을 공식 개시한 가운데, 작년 6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총액은 42조2218억원으로 작년 12월 말(40조206억원) 대비 2조2012억원(5.5%) 증가했다. 현재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가 은행이나 보험보다 크진 않지만, PF 연체율과 대출 금리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막대한 채무보증 잔액이 증권사들의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美 승인했는데 韓 뒤처지면 안 돼” 반론도물론 이같은 입장에 대한 반론도 상당합니다. 카카오뱅크(323410) 대표, 한국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지낸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비트코인 자체는 투자 중개 상품이 아니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는 투자 중개 상품”이라며 “금융위가 유권해석을 잘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의원은 “주식성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 기준은 누가 책임을 지느냐, 즉 책임·권리·의무 관계가 명확하냐는 문제”라며 “책임·권리·의무 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암호화폐는 상장할 수 없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는 다르다. 이것은 운용사나 증권사 책임이 명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의원은 “일례로 운용사나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을 ETF 상품으로 내놓고 투자자가 이를 구입했는데, 운용 사고 등이 발생하면 누가 책임져야 하느냐”며 “펀드 사고가 터지면 운용사가 책임지듯이 당연히 비트코인 현물 ETF 판매한 운용사나 증권사가 책임지는 것이다. 이렇게 책임 관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주식성이 있는 것이고, 주식성이 있어 현행 자본시장법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여당 간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관련해 여당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무위 소속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미국이 승인하는 등 해외 선진국도 거래를 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뒤처지면 안 된다. 국회 정무위원회를 열어 관련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국회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될 전망입니다. 국회 정무위 여당 간사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금융위와 함께 비트코인 ETF 거래 관련한 자본시장법, 효과와 리스크 등 관련 내용 전반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위도 “미국 등 해외 사례도 있는 만큼 추가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4월 총선이 있어서 국회 정무위가 당장 열리기는 힘들겠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큰데다 시장도 주목하고 있는 만큼 국회와 금융위의 논의가 다각적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되길 기대해봅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 '이터널 선샤인' 같은 상상력이 무대와 만난다면[알쓸공소]
- ‘알쓸공소’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공연 소식’의 줄임말입니다. 공연과 관련해 여러분이 그동안 알지 못했거나 잘못 알고 있는, 혹은 재밌는 소식과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피지컬 시어터 ‘네이처 오브 포겟팅’의 한 장면. 남색 자켓을 찾다 빨간색 드레스를 발견한 톰(전성우 분). (사진=연극열전)[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주연한 ‘이터널 선샤인’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케미컬 브라더스, 다프트 펑크, 라디오헤드 등의 뮤직비디오로 잘 알려진 미셸 공드리 감독이 각본가 찰리 카우프만과 함께 2004년 선보인 영화입니다. 아픈 사랑의 기억을 지우려는 남녀의 이야기를 독특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사라져가는 기억에 대한 찰리 카우프만의 천재적인 상상력, 이를 시각적으로 구현해낸 미셸 공드리 감독의 영상미가 빛나는 영화죠.◇해외서 호평 받은 영국 극단 시어터 리 작품피지컬 시어터 ‘네이처 오브 포겟팅’의 한 장면. 선생님(김치영 분, 오른쪽에서 두 번째)에게 손을 들며 자기를 봐달라고 하는 학창시절의 톰(김지철 분, 오른쪽), 이자벨라(김주연 분, 왼쪽에서 두 번째), 엠마(강은나 분, 왼쪽). (사진=연극열전)2024년 첫 ‘관극’으로 선택한 공연을 보면서 ‘이터널 선샤인’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오는 28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하는 피지컬 시어터 ‘네이처 오브 포겟팅’입니다. 영어를 그대로 음차한 제목은 조금 어렵게 다가오는데요. 우리 말로 옮기면 ‘망각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제목처럼 작품은 인간의 기억을 다룹니다. 영국의 비주얼시어터 극단 시어터 리(Theatre Re)가 2017년 초연해 런던 국제 마임 페스티벌,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등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국내에선 우란문화재단과 연극열전을 통해 2019년 오리지널 팀의 내한 초청 공연으로 처음 소개됐고요. 2022년 라이선스 공연에 이어 1년 만에 재공연으로 관객과 다시 만나고 있습니다.주인공은 55세 생일을 맞이한 남자 톰입니다. 막이 오르면 딸 소피가 톰에게 할머니와 톰의 친구 마이크가 방문할 거라며 셔츠를 입으라고 건네줍니다. 빨간 넥타이도 잊지 말라며 셔츠 주머니에 넣어주고요. 하지만 톰은 소피를 “이자벨라”라고 부릅니다. 지금은 자신 곁에 없는 아내이자, 소피의 엄마죠. 소피는 톰에게 말합니다. “소피예요”라고요.그렇습니다. 톰의 기억력은 어딘가 이상합니다. 소피가 떠나간 뒤 셔츠를 입던 톰은 소피가 빨간 넥타이를 주머니에 넣어줬다는 사실을 잊어버립니다. 자신이 입어야 할 셔츠마저 잊어버린 톰은 옷걸이를 뒤적이다 오래 전 이자벨라가 입었던 빨간 드레스를 발견합니다. 톰은 잊어버린 무언가를 찾으려는 듯 잠긴 문을 열고 자신의 기억 속으로 여정을 떠납니다.◇기억은 사라져도…사랑은 지워지지 않는다피지컬 시어터 ‘네이처 오브 포겟팅’의 한 장면.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톰(전성우 분, 오른쪽)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이자벨라(전혜주 분). (사진=연극열전)‘이터널 선샤인’과 마찬가지로 ‘네이처 오브 포겟팅’에서도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바로 사라져가는 기억에 대한 표현입니다. 대사보다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 피지컬 시어터답게 배우들의 몸짓만으로 이를 표현하죠. 여기에 2명의 연주자가 다양한 악기로 만들어내는 음악, 조명과 소품 등이 한 사람의 두뇌 속을 그대로 무대 위에 펼쳐 보입니다. 반복되는 장면의 변화로 표현해낸 기억의 상실은 말 그대로 경이롭습니다. 작품 속에서 톰은 희미해지는 기억 속에서도 단 한 사람만은 잊지 않고자 고군분투합니다. 사랑하는 아내 이자벨라와의 기억이죠.제작사는 ‘네이처 오브 포겟팅’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조기 치매로 기억이 얽히고 그 기억들조차 잃어가는 한 남자의 사랑과 우정, 만남과 헤어짐, 삶과 죽음의 여정을 통해 ‘인간과 삶의 유약함’ 그리고 ‘기억이 사라진 순간에도 영원히 남을 무언가’를 그려내는 작품”이라고요. 그러나 작품은 단지 치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기억과 삶이라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연출가 기욤 피지 또한 프로그램북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이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조기 치매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것은 중요했지만, 작품이 어떤 개인의 망각 경험으로 보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이터널 선샤인’에서 기억을 지우려고 한 연인들은 모든 소동이 끝난 뒤 미소를 지으며 서로 다시 바라봅니다. ‘네이처 오브 포겟팅’에서 사라져가는 기억과 싸우던 톰은 자신 곁에 딸 소피를 비롯한 소중한 사람이 남아 있음을 다시 떠올립니다. 우리는 모두가 치매 환자가 아니지만, 언젠가는 지금의 기억이 희미해질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흔적은 어딘가에 남아 있을 것이며, 그것이 곧 우리의 삶입니다. 사실 새로운 주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처럼 당연한 주제를 것을 다시금 떠올리고 곱씹어 봄으로써 삶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것, 그것이 ‘네이처 오브 포겟팅’과 ‘이터널 선샤인’이 공유하는 예술의 힘 아닐까 생각해봅니다.피지컬 시어터 ‘네이처 오브 포겟팅’의 한 장면. 결혼식에서 이자벨라(김주연 분, 왼쪽)에게 키스하는 톰(김지철 분). (사진=연극열전)
- 조태용 "북핵·미사일 대응 총력"…거액 임대료 논란 등 해명(종합)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11일 인사청문회에서 국정원의 방향성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했다. 본인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앞서 지난달 국정원장으로 지명받은 조 후보자는 1980년 입부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외교부 1차관,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을 역임한 ‘외교 베테랑’이자 ‘미국통’이다. 윤석열 정부 초대 주미대사를 지낸 그는 지난해 김성한 전 실장에 이어 국가안보실장을 맡았다.조태용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조 후보자 “대공수사권 폐지로 안보 공백 우려”이날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조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올해부터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포함한 모든 수사권이 폐지돼 안보 공백 우려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안보 침해 범죄에 대한 정보 수집과 대응에 만전을 기해 자유민주주의를 굳건히 수호하겠다”고 밝혔다.조 후보자는 “국정원의 역할과 책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커졌다고 생각한다. 국정원장의 소임을 맡게 된다면, 먼저 우리 대한민국이 당면한 실체적이고 최우선적 안보 위협인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북한의 군사 도발 징후, 러시아와 북한 간 밀착 등 안보 위협 요소에 대한 정보력과 판단 역량을 강화하고 한미·한미일 간 정보 협력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이어 “북한이 외화벌이와 WMD(대량살상무기) 기술 탈취 등을 위해 자행하고 있는 해킹 등 사이버상의 불법 행위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데에도 전력하겠다”며 “국가 첨단기술 유출 차단, 공급망 협력 지원을 통해 경제 안보를 강화하는 한편 방산 수출을 비롯한 국부 창출을 뒷받침하는 등 국익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아울러 조 후보자는 “조직을 추스르고 기강을 바로 세워 강하고 신뢰받는 초인류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겠다”며 “이순신 장군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본받고 ‘유비무환’(有備無患), ‘선승구전’(先勝求戰)의 자세를 견지하면서 국가 안보와 국익을 빈틈없이 지켜내겠다”고 덧붙였다.청문회 초반에는 여야가 조 후보자의 자료 제출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인 나머지 파행을 빚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후보자가 병역·재산 관련 자료를 사전에 제출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으며 ‘자료 제출 후에 시작할 수 있다’고 진행을 거부했고, 국민의힘은 일단 청문회를 진행하면서 조 후보자에게 직접 설명을 듣자며 맞섰다.민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여러 번 청문회를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후보자 재산이 50% 줄어든 사유, 배우자의 증여세 납부 사유에 대해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청문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이에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2019년 법무부 장관 후보자, 2020년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자료 제출 부동의가 있었다. 문재인 정부 때부터 발생한 것”이라며 “이것을 마치 국정원장만 병역 자료를 안 낸 것처럼 폄하하면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조태용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엑손모빌 측과의 임대차 계약 의혹 해명청문회는 1시간가량 정회를 한 뒤 가까스로 시작했다. 첫 질의에 나선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의 안정성에 대해 평가해달라”고 하자 조 후보자는 “김정은 정권이 갑자기 내일 어떻게 된다라고 하는 걸 예상하기는 어렵다”면서 “김정은에 대한 정치적인 도전세력이 없고 또 김씨 일가에 대한 여러 가지 북한 주민에 대한 세뇌화를 많이 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봐서는 안정돼 있지만 불안정 요인이 사실은 더 커지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북한이 최근 서북도서 일대에서 포 사격을 하는 등 무력 도발을 한 것과 관련해 조 의원은 “근래에 북한에게 물리적인 도발을 당한 최고 수준이 천안함 북침, 연평도 포격인데 그 이상까지도 북한이 할 수 있다 고 생각하고 대비를 해야 하나”라고 묻자 조 후보자는 “도발을 하면 2배, 3배로 강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상대방이 생각해야 도발을 못 할 것”이라며 “도발 원점에 대한 타격은 지시를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정한 매뉴얼에 따라서 현장 지휘관의 판단으로 바로 태세를 갖추는 것이 도발을 못 하도록 만드는 확실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이외에도 조 후보자는 미국계 석유기업 엑손모빌 측과의 부동산 임대차 계약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에 나섰다. 앞서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미국 엑손모빌의 국내 자회사인 ‘모빌코리아윤활유’가 2017년 9월~2019년 12월 조 후보자의 서울 용산구 단독주택에 3억 2000만원의 근저당을 설정, 매달 1100만원 상당의 거액의 임대료를 로비 방식으로 조 후보자에게 지급했다고 폭로했다.이에 조 후보자는 엑손모빌 측과 인연이 있었느냐는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을 받고 “(계약) 전에도 그렇고 후에도 그렇고 엑손모빌에 근무하는 사람과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며 “(엑손모빌이) 혜택을 줄 이유는 없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1999년 외교부 재직 당시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았지만 징계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해선 “외교부에서 어떻게 판단했는지는 제가 설명드리가 어렵다”면서 “그 과정에 참여하거나 관여를 하거나 무슨 얘기를 한 것은 전혀 없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