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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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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아의 IT세상읽기]통신호텔과 주파수 공정성
    통신호텔과 주파수 공정성
    김현아 기자 2022.01.1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통신사업은 국영 호텔과 비슷하죠. 남산, 잠실, 반포에 대형 호텔이 있는데 정부가 반포 공원부지 땅을 추가로 호텔이 사용할 수 있게 내놓는다면 어찌 될까요? 남산이나 잠실 호텔들도 반포에 주차장을 짓고 셔틀버스로 옮기면 된다 해도 동등한 효용을 가진다고 보긴 어렵습니다.”최근 ‘5G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계획안 공개토론회’에서 오병철 연세대 교수가 던진 말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G유플러스 인접 대역 5G 주파수(3.5㎓ 대역 20㎒ 폭, 3.4㎓~3.42㎓)에 대해 2월 중 경매하겠다고 발표하자 논란이죠. 남산(SKT), 잠실(KT)호텔은 경매에 반대합니다. 객실이 차지 않은데다(5G 주파수가 부족하지 않은데다), 추가 투자 없이 당장 소프트웨어만 업그레이드하면 되는 반포(LG유플러스)호텔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죠. 이들이 반포 부지를 사서 개발하려면 2년의 세월에 1.5조 정도가 추가로 든다고 합니다. 극심한 논란에도 정부가 밀어붙이는 이유는 뭘까요? 정부는 △노는 땅을 그대로 두면 국가 자산 낭비이고 △땅을 내놓으면 반포 호텔 이용자들(LG유플러스 이용자들)의 편익이 좋아지며 △반포 호텔 품질이 좋아지면 덩달아 남산과 잠실 호텔(SKT와 KT)도 투자를 늘릴 테니 결과적으로 모든 호텔 이용자들(통신 이용자 모두)의 편익이 증가할 것이라 했습니다.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입니다. 최저 경매가격인 1355억 원 이상의 돈이 정부에 들어가고, LG유플러스 이용자들의 통신품질이 좋아질 것이라는 점은 맞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매긴 호텔 품질평가(5G 품질평가)에서 반포(LG유플러스)호텔은 남산(SKT), 잠실(KT)호텔보다 뒤졌는데, 정부의 반포 공원부지 경매 덕분에 품질이 좋아질 것이죠. 정부 논리에는 치명적인 약점도 있습니다. 당장 잠실(KT)호텔은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으로 반포(LG유플러스)호텔보다 품질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서울 5G 다운로드 속도는 SKT 948.91Mbps, KT 819.26 Mbps, LG유플러스 816.78Mbps였는데, 인접대역 5G 주파수가 LG로 가면 KT가 품질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경쟁회사들은 이번에 인접대역 5G 주파수가 LG유플러스로 가면 LG만 100m 달리기 시합에서 20~30m 앞에서 출발하는 셈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위한 일인데 뭐가 문제냐고 단순화하기는 찜찜합니다. 게다가 반포호텔의 기자재(기지국 장비)는 외국산 아닌가요? 외산 기자재의 풀 성능을 정부 정책 변화로 도와준다면 정부 말을 듣고 국산 기자재를 고집했던 남산호텔과 잠실호텔은 불공정하다고 느낄 것입니다. 노는 땅의 효용도 높이고 공정경쟁과 산업 생태계도 챙기는 길은 없을까 생각해 봅니다. 정부가 기왕에 반포 땅을 내놓기로 결정했다면, 반포 호텔 혼자(수도권)독식하는 게 아니라 당장은 남산과 잠실, 반포 호텔 이용자 모두(농어촌 공동망)가 쓰도록 용도를 제한하고, 1~2년 뒤 국산 기자재 성능이 올라가는 걸 보고 반포호텔 이용자(수도권)만 쓸 수 있게 조건을 거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균형 잡힌 대책을 만들 시간이 없다면 차라리 차기 정부로 넘기던지 말이죠.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강남언니, 로톡 쓰는 이유는 품질보다 '편리함'
    강남언니, 로톡 쓰는 이유는 품질보다 '편리함'
    김현아 기자 2021.12.2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올해 디지털 플랫폼의 화두는 소위 ‘전문직역 플랫폼’을 둘러싼 갈등입니다. 지난해 택시업계와 ‘타다’ 분쟁이 세상을 달궜다면, 올해는 의료, 법률, 세무, 부동산 분야에서 전문직 이해관계자들과 ‘강남언니’, ‘로톡’, ‘삼쩜삼’, ‘직방’ 사이의 갈등이 전면화됐죠.성형 정보를 공개하는 ‘강남언니’는 의료광고 심의 기준 위반 논란에, 중개 수수료 없이 변호사 정보를 안내하는 ‘로톡’은 불법 사무장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종합소득세 환급 신고와 세금 환급 정보를 제공하는 ‘삼쩜삼’은 무자격자 세무대리 행위라는 비판을, 비대면으로 부동산을 사고팔 수 있는 ‘직방’은 거대 플랫폼의 골목상권 침해라는 논란에 섰습니다.전문직 협회들 “서비스 접어라” 압박이들에게 서비스를 접으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쪽은 대한의사협회, 대한변호사협회, 한국세무사회,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같은 이해관계자들입니다. 이들은 전문직 시장에는 아예 플랫폼이 들어올 수 없게 해야 한다며 법안을 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초 ‘타다금지법’ 처럼 기사와 차량을 함께 빌려주는 특정한 서비스 유형(렌터카 기반 택시호출)을 모빌리티 시장에서 전면 금지시키고 나니 걱정했던 일들이 사라졌을까요?국토부가 밀어붙인 타다금지법의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경쟁은 실종됐고 결국 카카오모빌리티만 남아 독과점을 부추겼다는 기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당시 택시업계는 타다 앞에서 시위를 했지만 이후에는 카카오모빌리티로 달려갔죠. 비판 대상이 바뀌었을 뿐입니다.전문직역 플랫폼 필요한 이유 1위는 편리함지난 22일 열린 ‘2021 열린혁신정책플랫폼 성과공유 컨퍼런스’에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습니다.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박유리 연구위원이 진행한 인터뷰 결과가 공개됐죠. 각 분야에서 일반 이용자 설문조사(1009명) 및 전문직 FGI(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응답자의 74.9%(필요한 편이다 59.9%, 매우 필요하다 15.0%)가 ‘전문직도 플랫폼화가 필요하다’라고 답했습니다.설문 결과, 이용자들이 전문직역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쉽게 이용할 수 있고(44.9%)▲다양한 정보가 공개돼 있다(26.8%)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서비스 가격이 낮아질 것 같아서(15.5%)나 서비스 품질이 향상될 것 같아서(7.5%), 정보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 같아서(5.2%)는 후 순위였죠.전문직 서비스 플랫폼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쓰지 않는 이유로 ▲현재도 불편하지 않아서(56.1%)▲ 전문직 서비스가 플랫폼에 종속될 것 같아서(14.6%) 순이었죠. 품질이 낮아질 것 같아서(12.2%), 능숙하지 못한 사람은 이용하지 못할 것 같아서(9.8%), 허위 과장 정보 유통이 증가할 것 같아서(7.3%)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자격자가 전부 제공 안해서 드는 걱정은 기우되새겨 보면, 법으로 정해진 자격자가 직접 서비스 전부를 제공하는 게 아니어서 불안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거나, 플랫폼 간 과당 경쟁으로 가격이 하락해 시장이 파괴될 것이라는 걱정은 플랫폼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강남언니’, ‘로톡’, ‘삼쩜삼’, ‘직방’ 등을 쓰는 최대 이유는 편리함 때문이고 안 쓰는 이유 역시 현재 불편하지 않아서이지, 협회들 걱정처럼 품질이나 가격 하락은 주요 고려 사항이 아니었습니다.이는 ‘전문직역 플랫폼’의 속성과 관련됩니다. 택시 운전보다 전문적인 의료 행위나 법률 대리인 업무와 관련된 플랫폼이다 보니, 디지털 플랫폼화 돼도 전문직에 대한 의존이 클 수밖에 없죠. ‘로톡’ 서비스의 품질은 편리한 UI(사용자환경)외에도 좋은 변호사들이 광고해야(모여있어야) 좋아집니다.플랫폼화는 거스르기 어려워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전문직역 플랫폼을 쓰지 않는 이유 중 첫 번째가 ‘현재도 불편하지 않아서’라면 디지털 전환이 확산할수록, 디지털에 익숙한 2030 세대가 경제의 중심에 설수록, 전문직역 플랫폼은 대세가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반대하는 협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연구를 진행한 박유리 연구위원은 “특정 플랫폼을 금지하기 보다는 우려 사항을 보완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 서로 협업해 혁신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동의합니다. ‘법으로 독점 시장을 보장받았으니 아무도 들어오면 안 돼’라는 시각보다는 ‘나의 전문성이 고객들에게 더 편리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IT 기업과 협업하겠다’는 자세를 가진다면 좋겠습니다.그리하면 의료나 법률, 세무, 부동산 서비스의 품질은 더욱 좋아질 것이고, 사회 전체로 보면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단순함’에 빠진 CEO들
    ‘단순함’에 빠진 CEO들
    김현아 기자 2021.12.1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잡스는 ‘단순함’을 사랑합니다. 그가 2006년 NBC Nightly News에서 언급한 “제가 항상 반복해서 외우는 주문 중 하나는 ‘집중’과 ‘단순함’이다. 단순함은 복잡함보다 어렵다”는 말은 창의성을 키우려는 사람들이 되새기는 명언이죠.단순함이 어려운 이유는 본질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 단번에 핵심을 드러내야 하죠. 또한, 단순함에는 오해를 감수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거나 상대방을 믿지 못하면 불가능합니다.갑자기 왜 ‘단순함’을 말하느냐구요? 디지털전환으로 세상이 급속하게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의 긴터널 속에서 배달앱으로 밥 먹고, 온라인으로 회의하고, 택시호출앱으로 택시 타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OTT앱으로 영화를 보고, 식당에 들어가기 전 QR체크인을 켜서 백신 접종을 증명하기도 하죠.그런데 이런 ICT서비스들을 이용하는데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복잡함 때문입니다. 기술은 첨단으로 얽혀 있더라도 쓰임은 편해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서 직관적인 사용자경험(UX)을 만드는 일은 ICT 회사에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데일리 DB)앞서 가는 디지털 회사의 CEO들은 스스로 ‘단순함’을 실천하고 있더군요. 최근 SK텔레콤 CEO가 된 유영상 대표는 바뀐 명함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뒷면에는 아무것도 없더군요. 그리고 앞면에는 회사 주소가 없었습니다. 회사와 본인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이 전부인 그의 명함은 깔끔하고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유 대표는 “굳이 회사 주소를 넣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했습니다.2018년,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이 건넨 명함이 생각났습니다. 이름 석 자 크기가 명함의 3분의 2를 차지했죠. 호객행위를 하는 ‘삐끼’같이 보일 수도 있는데, 염 소장은 “항상 업의 본질을 고민하는데 명함의 본질은 이름이 아닐까 했다”라며 웃었습니다. 커다란 이름 석 자만 보이는 명함의 주인공에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도 있습니다. 필요 없는 것은 정리하고, 본질에 집중하는 일, 바로 ‘단순함’입니다.양지을 티빙 대표(이데일리DB)그런데, ‘단순함’이 성공하려면 고려해야 할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조직 생활에서 그렇죠. 호칭을 없애고 직급을 단순화하는 일이 창의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사내 질서가 흐트러진다거나 하는 반발을 살 수 있죠.이때 중요한 게 CEO의 태도 아닌가 합니다. 얼마 전 만난 티빙의 양지을 대표는 별도 사무실이 없었습니다. 직원들과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죠. 같은 층 회의실 옆 일반 책상을 사용하더라고요. 직원들과 다른 점은 책상 위에 놓은 ‘CEO 양지을’이라는 명패뿐이었습니다. 양 대표의 ‘단순함’은 사무공간뿐 아니라, 티빙 앱 전략에도 묻어났습니다. 양 대표와 직원들은 매일 아침마다 전날의 고객 피드백을 확인해 공유하고, 앱 편의성을 개선하는 과정을 반복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기능을 추가하는 게 아니라 복잡한 탭은 지우고 핵심만 남기는 방향으로 변했다 하죠. 스티스잡스의 말처럼, 본질에 대한 탐구와 용기가 필요한 ‘단순함’은 ‘복잡함’보다 훨씬 어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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