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생활부

최은영

기자

시계 앞자리 뒷자리 일전
[부고] 류지영(19대 국회의원)씨 부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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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내년부터 고체 폐기물 전면 수입금지…'쓰레기 대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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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웰컴 투 더 뉴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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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홍성범(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씨 부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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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기업들, 더 크게 말하라
    기업들, 더 크게 말하라
    편집국 기자 2020.12.03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 일자리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코로나 쇼크가 본격화한 지난 2분기 일자리 증가율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제조업 일자리는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일자리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다. 2030 일자리가 16만4000개 사라지는 동안 노인 일자리는 22만5000개 늘어났다. 노인의 일자리는 앞으로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정부가 노인 일자리를 올해 74만개에서 내년엔 80만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코로나 경제블록으로 제조업 리쇼어링에 대한 강한 공감대가 형성된 글로벌 동향과는 온도차가 상당해 보인다. 좋은 일자리는 누가 만들까. 왜 실종되고 있을까. 설상가상 고졸 실업계의 취업률도 최악을 기록하며 ‘일자리 사다리’의 붕괴로 이어졌다. 그 덕에 대학 진학이 강요되는 게 현실이다. 자연스레 대학의 구조조정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흡사 도미노 현상이다. 제조업은 경쟁력을 점차 잃어가고, ‘52시간’은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근로자의 임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노동환경이 우리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 또한 심대해지고 있다. 아울러 ‘공정(?)경제 3법’ 입법이 논의 중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등 재계도 뜻을 모아 다방면으로 부작용에 대해 설득했지만 여당은 어떻게든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국민의힘마저 원칙적 찬성 입장을 내비치자 막다른 골목에 몰린 형국이다.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이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속수무책이다. 개별 사안과 쟁점에 대한 단기적 대응은 대응대로 하되, 정치권력의 일방통행에 힘 한번 못써보고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대해서 고민해볼 때다. 이 지형과 구조를 그대로 두고 예측 가능한 기업경영과 국가경제의 발전을 말하기 어렵다. 정치지형의 변동에 따라 늘 요동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련의 사태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경제계의 안이한 대응이다. 국가의 방향은 보통 다수 국민들의 여론에 따라 결정되고 이는 정책과 법률로 구체화 된다. 이러한 생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시민사회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직간접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 직접 제도를 만들고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에 투신한 것이다. 그에 비하면 재계는 미온적이다. 기업을 규제하는 정책이나 법안이 도입되려 할 때마다 ‘반기업, 친노동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이야기는 하지만, 국민들에게 이러한 목소리가 얼마나 잘 전달 될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 보인다. 여론의 향배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법과 정책을 만드는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당선과 집권에 도움이 되는 쪽에 더욱 기울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그랬듯 기업이 정치권력과 불가근불가원 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선택인지 진지하게 돌아봐야 한다. 이제는 정치권력도 국민의 눈치를 보고 국민도 권력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려 하는 세상이다. 그 추세를 읽지 못한 채 급격히 변하는 권력지형, 여론지형을 바꾸기 위해 과연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했는가.물론 기업들이 운신의 폭을 좁게 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리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에 음으로 양으로 수혜를 누렸던 기업들에 대한 이른바 ‘원죄’라고 불리는 것들이다. 이 시기의 국내 기업이나 초기 수출기업들이 국가의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사실과 정부의 지원을 얻기 위한 방식이 부당하거나 올바르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것도 과거의 일이다. 이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기업은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시장이 심판자인 셈이다. 종전의 과오는 반성을 통해 과감히 떨쳐내고 세계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일이다. 그러려면 균형 잡인 기업인의 시각이 필요하다. 거창하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논하기 전에 ‘기업의 본질’에 대해 고찰할 필요가 있다. 영리추구와 구성원의 미래 성장이라는 기업의 본질은 사라지지 않는다. 기업은 국가의 중요한 기간요소다. 결코 작은 구성 단위가 아니다. 이제라도 기업은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평소엔 정치권과 거리를 둔 채 관심도 없다가 새로운 규제를 들고 나올 때 부랴부랴 대응하면 이미 늦다. 로비의 수준을 넘어 더 많은 접촉과 인적 교류가 필요하다.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라면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정책 지원과 후원에서부터 직접 참여까지 고려해야 한다. 기업들도 정치권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다만 과거와의 단절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국민들도 기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으면 좋겠다. 이들의 목소리를 재계의 이익을 위한 일방적인 주장, 부당한 경제력 남용, 지배구조를 위한 전횡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옳지 않은 것은 판단기준과 시스템을 바로잡아 개선해야지, 벼랑 끝으로 몰아 세워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에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기업은 일자리다. 일자리는 기업이 책임을 가지고 추진하고 투자할 때 늘 수 있다. 기업이 앞장서고 사회가 응원하고 정부가 문제를 사전에 제거해주는 3박자 시스템이 필요하다. 기업인들의 목소리가 하나의 세력이 되고 사회를 향해 응집된 목소리를 일관되게 발신했을 때만이 여론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다. 이러한 정치참여는 음습한 정경유착과는 결이 다르다고 믿는다. 재계가 규범과 도덕적 한계 안에서 자신의 입장을 정당하게 밝히고 국민의 선택을 구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 경제계도 정치라는 민주주의 사회의 공식적 의사결정의 장에 들어올 때다.기업이 만드는 일자리는 국가와 국민의 양식이 되고 세계로 향하는 첨병이기에 바른 성장과 기여는 우리에게 더 큰 과실로 되돌아 올 수 있다. 더욱이 기업의 결실과 열매는 마지막 한 톨까지 이 땅에 남겨 놓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결코 개인이 가지고 떠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실을 말이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노인일자리, 고용이 아닌 복지다
    노인일자리, 고용이 아닌 복지다
    편집국 기자 2020.11.05
    한국 노인들이 가난하다는 이야기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66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 비율)은 4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1위를 기록했다. 2위 미국이 23.1%, 3위 이스라엘이 19.9%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노인들이 얼마나 가난한지 가늠할 수 있다. 젊었을 땐 그나마 몸에 힘이 있고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지만. 나이 들어 가난한 것은 사람을 무척 우울하고 지치게 만든다. 높은 노인빈곤율은 높은 노인자살률과 깊이 연동돼 있다. 65세 이상의 자살률 역시 OECD가입국 중 압도적 1위다. 기대수명은 날로 늘어가는데 고용은 불안정하고 모아둔 돈은 없는 노인들이 이토록 많다는 점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문제다. 지속적인 고령화 추세를 감안하면 이 노인빈곤 문제야말로 발등에 떨어진 불이 아닐 수 없다.가난한 노인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고 존엄한 노후를 꾸려가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돈이 있어야 한다. 노후를 대비해 자산과 소득을 축적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는 있으나 여전히 모아둔 돈 없이 노년층에 접어든 사람이 많다. 이들에게는 일자리가 주어져야 한다. 늘어나는 기대수명에 따른 정년 연장도 반드시 검토되어야 한다. 꼭 돈 때문이 아니더라도 노동을 통해 행복과 만족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정년이 지난 후에라도 얼마든지 일할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기 때문이다.일각에서는 노인일자리가 늘어난 만큼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문제 제기도 있다. 노인들이 은퇴를 늦게 하고 새로운 노인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마치 젊은이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일부 선진국에선 기계로 대체했을 때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일자리를 없애지 않고 노인들을 고용함으로써 노인들이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 문제는 고용시장의 논리가 아닌 복지의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 노인 일자리가 몇 개 더 는다고 젊은이의 고용이 위태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노인의 고질적인 가난과 이로 인한 삶의 질 저하, 우울증, 자살과 같은 병리적 현상들을 해결할 복지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지향하고 노인들은 주민센터 민원 안내, 키오스크 사용 안내와 같은 비교적 단순한 일자리를 맡는 방식으로 고용시장을 이원화하면 어떨까. 단순 반복 노동에 젊고 패기 있는 인재들이 고용안정성만을 바라보며 목을 매는 것은 그 개인에게도 손해고 사회 전체적으로도 손해다. 젊은이들은 어렵지만 잠재력을 최대한 키울 수 있는 직종에 집중하고 노인들은 남은 여생을 소일할 수 있는 직종을 맡을 수 있다면 노인 빈곤 문제도 해결하고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도 키울 수 있다.진보든 보수든 정권을 잡으면 가장 강조하는 것이 일자리 문제다. 일하지 않고 노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사회의 활력은 떨어지고 성장은 둔화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낸 세금으로 복지도 하고 개발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일자리가 곧 복지라고도 한다. 노인 복지 역시 그들이 일하고자 하면 얼마든지 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어쩌면 더 많은 노인 일자리가 우리 사회를 더 젊고 활력 있게 만들지 모른다. 지혜를 모아볼 때다.원활한 고용을 위한 국가적 정책이 시급하다. 노인과 장년의 일자리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실질적 대책일 뿐 아니라 노인복지 재원의 효용을 증진시키는 도덕적, 경제적 편익이 있으며 이는 국가와 국민 모두의 이익으로 나타나게 된다. 첫째, 순차적 정년연장이 시급하다. 직종과 업무 성격에 따라 세분하면서 축적된 기능과 숙련, 학습의 난이도 그리고 노동생산성 중심으로 정년연장을 진행해야 한다. 둘째, 노인 일자리를 위한 산업 훈련 교육이 체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것 조차 힘든 이들을 방치하는 것은 이제까지 국가에 의무를 다한 국민에 대한 직무 유기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생존권을 보호해주고 적합한 일자리에 맞는 장년 재교육 프로그램이 꼭 필요하다. 셋째, 국가지원이 필요한 노인 계층에 우선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복지재원의 단순 소모가 아닌 생산적 시스템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매칭그랜트 같은 제도를 사용하여 일하는 자에게 먼저 복지혜택을 부가해야 한다. 넷째, 일할 수 없는 병약 계층에는 오히려 인권적 생존권적 복지를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복지 재원의 선택과 집중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길이다. 이를 위해 효율적이고 낭비 없는 복지 재원 전달 시스템을 공고히 다져져야 함은 물론이다. 각종 사업의 시행과정에서의 누수와 낭비는 필요악이 아니라 척결 되어야 할 부패와 무능, 무사안일의 결과이고, 이는 국민 부담의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각 부처와 기관별로 분산되고 흩어져 있는 기능의 협력 조율 기능 또한 시급하다. 필요하다면 여성과 청소년을 위한 여성가족부처럼 노인지원과 활용정책을 중심으로 하는 ‘노인지원청’을 만들어서라도 국가적 역할을 다 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노인층의 권익을 위한 정치적 공간 확대도 필수적이다. 노인정책을 우선시하는 정치적 견해에 대한 응원과 지원은 노인 스스로의 몫이며 스스로 목소리도 넓혀 나가야 한다. 이런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노인 폄훼와 박탈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누구나 노인이 된다. 노인은 평생 국민의 의무를 다한 이들이다. 누가 그들을 진정으로 위하고 있는가.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일자리 지도가 달라진다
    일자리 지도가 달라진다
    편집국 기자 2020.10.08
    로봇이 제공하는 안락한 삶에 안주하다 결국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았기고, 더 나아가 삶 자체를 빼앗기는 공포스러운 미래에 대해 익히 들어왔다. 그런데도 어느 순간부터 키오스크들만이 즐비한 맥도날드가 슬쩍 두려운 장소가 됐다. 몇 번을 도전해 보아도 무표정한 키오스크는 ‘처음으로 돌아가라’고만 한다. 무엇이 잘못 됐는지는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직원의 도움 없이는 주문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오죽하면 ‘키오스크 포비아’라는 말이 생겼겠는가. 식음료점, 은행, 병원, 편의점까지 무인시스템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미 현실에선 기계가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촉발된 키오스크의 도입은 코로나19로 완성되었다.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해지기 위해서든, 대면이라는 행위가 주는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서든, 소비자는 비대면(언택트) 구매 경험에 점점 익숙해진다. 업주들은 한달에 단돈 20만원으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키오스크 덕에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일자리는 사라지는 것일까.지난 5월 제조업 대표기업인 현대차 시가총액을 카카오가 제치며 화제가 됐다. 7일 기준으로 현대차의 시가총액이 38조7800억원으로 7위,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33조5500억원으로 9위에 머무르며 제조업 대표주 현대차가 간신히 체면은 지키고 있다. 카카오의 질주가 주목받은 이유는 새로운 강자의 탄생이라는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창립 15년이 된 카카오는 말 그대로 ‘국민 메신저’이다. 최근 핀테크나 모빌리티 콘텐츠 등의 사업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주요 매출은 주로 국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비즈보드 기반 광고사업이다. 반면 현대차는 44년 된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현대차와 관련된 수많은 협력업체의 경제 파급효과와 규모, 일자리가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는 어마어마하다. 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세상은 물건이나 금전을 넘어 편안함, 행복감, 만족감 같은 무형의 부가가치에도 그 값을 매기기 시작했다. GDP나 실질적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과는 무관해 보이는 시장의 평가는 이런 변화를 보여준다. 이런 변화는 일자리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기존의 일자리는 더 빨리 사라지고 새로운 일자리는 더 빨리 생겨나고 있다. 키오스크를 설계하고 제조하는 일자리가 생겼고 반도체와 자동차의 뒤를 잇는 플랫폼 산업생태계도 성장하고 있다. 일자리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자연스레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를 선호하는 우리 사회도 긱경제(임시직경제)에 깊이 적응한듯 보인다. 여기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새로 생기는 일자리가 과연 양질의 일자리인가하는 점이다. 새로 생겨가는 일자리가 또다른 단순 일자리로 채워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이 든다. 새로운 산업은 현대차나 삼성전자가 만들어내는 규모만큼의 일자리 낙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테슬라와 견줄만한 혁신 기술기업, 또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견줄 수 있는 플랫폼 기업을 더 많이 키워내야 한다. 더욱 중요한 점은 ‘준비된 인재’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람’이 먼저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기술이지만, 그 기술을 만드는 것은 인재다.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양질의 교육이라는 점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어떤 인재를 양성하고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는 세계의 공장이 될 수도 있고, 세계의 은행이 될 수도 있고, 세계의 연구소도 될 수 있다. AI 인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면 전 세계의 AI 기업들이 대한민국으로 모일 것이다. 만들어내고 싶은 일자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하는가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우리의 내일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손에 달렸다. 일자리 지형도가 바뀐 만큼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 여전히 기업들은 인재가 없다며 세계로 눈을 돌린다. 인재 구하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매년 배출되는 약 67만명의 대학졸업생들은 예상 취업률이 50%도 채 되지 않는다고 아우성이다. 일자리 미스매칭 때문이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와 학교 교육과의 차이가 있다 보니 전공과 상관없는 일을 선택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그렇다고 청년들에게 눈을 낮추거나 기업에게 스펙을 낮추라고 요구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일자리의 변화와 함께 양극화 또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양극단의 어디쯤 자리 잡게 해야 할까.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교육시켜야 할까. 이런 질문은 ‘좋은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와 같은 질문이다. 교육이 바뀌어야 일자리의 질도 바뀐다. 교육이 바뀌기 위해서는 먼저 대학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대학의 실질적 자율화와 미래 인재 육성형 학과정원조정, ‘국비양성과정’ 확대를 통해 국가 차원의 인재 양성이 시급히 우선되어야 할 숙제다. 동시에 기업에 대한 토대도 공고히 해야 한다. 세계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규제개혁, 기업육성 여건 재구축과 함께 국가 차원에서 중점 산업을 지원하고, 나아가 근본적인 노동의 유연화와 노동 집단의 사회적 경제적 의무도 자각해야 한다. 지금의 사회적 환경의 변화는 시급한 정책적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혁신 기술기업 시대에서도 인재 양성은 좋은 일자리를 위한 기본이자 지름길이다. 이는 기업 생존의 터전이기도 하다.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우리의 선택이 내 아이의 미래와 우리나라의 100년의 미래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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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현의 IT세상]집전화가 떠나간 자리
    집전화가 떠나간 자리
    편집국 기자 2020.11.26
    [김지현 IT 칼럼니스트]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사라진 대표적 기기 중 하나가 집 전화다. 2019년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집전화 회선수는 100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국내 가구수 2000만을 기준으로 볼 때 절반도 안된다. 국민 95%가 스마트폰을 사용 중인데 굳이 따로 집전화를 둘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게다가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집 전화는 더욱 쇠락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집전화가 사라진 건 아니다. 집전화가 디지털과 결합되어 다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2019년 스마트 스피커 판매는 800만대가 넘어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그런 스마트 스피커의 기능 중에는 전화 기능이 제공된다. 손에 늘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있는데 왜 굳이 스마트 스피커에 전화 기능이 탑재되어 있을까. 휴대폰으로의 전화는 사람에게 전화를 하는 것이지만, 스마트 스피커는 그 장소에 전화를 거는 것이다. 즉, 기존의 집전화가 주던 향수를 준다. 집으로, 가게로 전화를 거는 것처럼 스마트 스피커는 스피커가 놓여 진 그 장소로의 통화를 가능하게 해준다.실제로 카카오의 스마트 스피커는 카카오톡을 이용해서 통화를 하고, SKT의 ‘누구’는 데이터망을 통해 ‘누구’의 개별 디바이스로의 연결을 지원한다. 구글홈은 ‘구들듀오’라는 앱을 이용해서 구글 계정으로 등록된 모든 디바이스에 통화를 시도할 수 있다. 사람이 아닌 기기에 전화를 걸어 그 기기 앞에 있는 누군가와 통화를 할 수 있다. 또한, 아마존의 ‘알렉사’가 탑재된 ‘에코’라는 스피커는 스마트폰 알렉사 앱을 이용해서 다른 알렉사를 설치한 사용자의 폰이나 스피커에 연결해서 통화가 가능하다.심지어 구글의 스마트 스피커인 구글홈은 ‘브로드캐스트’라는 기능을 이용해 무전기처럼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구글홈에 음성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다. 즉, 주방에 설치한 구글홈 미니에서 ‘OK 구글, 브로드캐스트’라고 말한 후에 ‘범준아, 재희야 저녁 먹자’라고 하면 작은방과 거실에 설치된 구글홈에서 마치 무전기처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이렇게 통화는 사람과 사람이 전화기나 휴대폰을 이용해서 한다는 통념이 깨지고 있다. 유선 집전화가 사라진 뒤 스마트 스피커가 무선 와이파이로, 그리고 다양한 기기와 장소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새로운 통화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스마트 스피커뿐이 아니다. 최근 출시되는 IP 카메라에는 통화 기능이 제공된다. 카메라로 영상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연결한 집 내 IP카메라를 통해서 통화를 할 수 있다.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말을 걸 수 있고 전화 통화하기 어려운 아기와 통화를 할 수 있다. 회사에서 거실에 설치한 카메라를 보면서 강아지를 보다가 내 목소리를 전송할 수 있다. 사람을 넘어 인터넷에 연결된 스마트 스피커 등의 기기를 이용해 공간을 연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카메라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로는 음성 통화가 아닌 화상통화가 가능하다. 스마트폰과 스피커가 서로 연결되어 서로 얼굴을 보며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에서의 화상통화는 음성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용이 적지만 집 내에서의 스피커, 카메라 더 나아가 TV와 냉장고 앞에서 화상통화를 사용하는 것은 훨씬 자연스럽고 편리할 것이다.더 나아가 이런 사물 앞에서의 통화는 사람을 지정해서 통화하는 방식이 아닌 공간과의 연결이기 때문에 통화라는 것이 한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영속적으로 이루어지곤 한다. 즉, 1시간이고 2시간이고 계속 연결해두는 것이다. 통화가 목적이 아니라 그 공간과의 연결이 목적이라 그냥 연결해서 그 공간의 소음과 영상을 모니터링하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누리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니 꼭 대화를 나눌 필요도 없고, 시간을 제한할 이유도 없다. 두 공간이 그냥 연결되어서 떨어져 커피를 마시거나 서로 공부나 일을 하고 있거나 영화를 보고 있어도 된다. 그런 새로운 통화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달라진 사물 인터넷 기반의 집 전화가 주는 가치이다.오래도록 전화는 번호를 이용해서 특정인과 연결을 해주는 경험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이제 통화의 경험이 달라지고 있다. 전화기로만 통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이크와 스피커가 달린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사물은 통화를 할 수 있는 기기가 되고 있다. 이들 기기를 이용해 서로 연결해서 통화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만의 대화가 아니다. 공간과 사람 그리고 사물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통화 경험을 가질 수 있다.사물에 연결해서 통화하며 사물에 명령을 내리고 조작할 수 있으며, 공간에 연결해서 공간의 모든 소음과 장면을 듣고 볼 수 있다. 이때 번호는 유명무실해진다. 공간 속 특정 기기 혹은 기기에 연결된 사용자 계정을 통해서 상호 연결된다. 새로운 번호를 부여 받는 것이다. 그 번호는 국가를 벗어나 전 세계에서 통용되며 그런 새로운 계정을 지배하는 플랫폼이 미래 통화 서비스의 주도권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 [김지현의 IT세상]IT플랫폼 키우는 토큰경제
    IT플랫폼 키우는 토큰경제
    편집국 기자 2020.10.29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는 2018년 정점을 찍은 이후 쇠락하나 싶었다. 그런데 코로나와 함께 글로벌 자산으로서의 가능성을 잃지 않고 재기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리고 2019년 6월 페이스북은 ‘리브라’라고 불리는 암호화폐 출시 계획을 밝혔다. 특히 페이스북은 세계적인 영향력이 큰 인터넷 서비스 플랫폼이라 리브라의 발표만으로 각 국가 정부는 위험 가능성을 거론하며 규제를 예고했다. 이후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규제 관련 이슈가 빗발쳤고 페이스북은 한발 물러나 리브라를 각 국가의 법정화폐와 연동하는 지급결제 수단으로 전환하게 됐다.국내에서는 카카오가 ‘클레이튼’이라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고 클레이라는 암호화폐를 인도네시아에 상장했다. 클레이튼 기반의 플랫폼에서 클레이라는 화폐를 이용해 상품을 거래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암호화폐 지갑인 ‘클립’을 개발해 카카오톡에 탑재했다. 지난해 9월 말 카카오는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의 사이드체인으로 ‘카카오콘’을 발행했다.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보상으로 카카오콘을 지급하고 카카오의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활용되는 것으로, 일반적인 포인트 서비스와 다르지 않다. 다만, 이를 구현함에 있어 블록체인을 활용했다. 지급과 사용 과정에 있어 투명성을 기하고 차후 사용자간 송금과 포인트의 환전까지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주요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너도나도 암호화폐 발행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를 발행한 주체는 누구일까.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어느 한 개인이나 기업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의 자발적으로 참여한 단체, 기업, 개인들이 운영의 주체이다. 그런데 이들의 각자 생각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체계가 필요하다.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이 거대한 암호화폐를 글로벌로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을 가리켜 ‘DAO’라고 부른다.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의 준말로, ‘탈중앙화 자율조직’이라고 부른다.조직의 운영 규약도 블록체인에 기록해둠으로써 공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한다. 기존의 일반적인 기업 운영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렇게 기술 기반으로 모든 것을 기록하고 합의를 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이 운영하는 것과 달리 100% 검증 가능하고 임의로 조작하는게 불가능하다.이 시스템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이 돌아갈 수 있도록 참여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암호화 화폐인 비트코인, 이더, 리플 등은 블록체인이 동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참여자들에 대한 보상이다. 블록체인이 동작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컴퓨터 파워가 필요한데, 이 컴퓨터 파워를 제공하는 참여자들에게 기존의 화폐가 아닌 해당 블록체인에서 이용될 수 있는 화폐를 줌으로써 블록체인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암호화폐는 단순히 보상을 지급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플랫폼 내에 개발된 서비스를 거래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 지갑을 이용해 사용자간에 송금을 하는 목적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또한 외부의 거래소에 상장함으로써 다른 암호화페나 법정화폐로의 환전도 가능하다. 특히 각 서비스에서 다양한 용도로 설계된 보상과 혜택을 지급하거나 안전한 거래를 운영하는데 이용되기도 한다. 플랫폼 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와 공급자는 물론 광고주와 다양한 중간 거래를 이어주는 도매상, 콘텐츠의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그 중간의 중계자 더 나아가 투자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포괄해서 가치 거래를 가능하게 해준다.이런 식으로 암호화 화폐는 해당 블록체인이 이용되는 생태계를 성장시키는데 중요한 보상 수단이고 거래 촉매제다. 이 화폐를 어떤 경우에 보상으로 주고, 어떻게 발행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를 잘 정의해야 암호화폐를 발행한 블록체인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운영될 수 있다. 이러한 것을 가리켜 ‘토큰 이코노미’라고 한다. 암호화폐가 플랫폼과 결합되어 운영되면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플랫폼 이해관계자간 가치 거래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카카오톡에서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화상 통화도 하고, 송금도 하고, 선물도 보내고, 검색도 하는 것처럼 플랫폼 내에 통합된 암호화폐를 활용해 서비스 사용을 별도의 금융앱이나 사용자 인증 없이도 즉시 사용할 수 있다.블록체인 기반으로 운영되는 암호화 화폐는 향후 10년 내에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단, 그것이 지금의 현실 속 화폐를 대체하는 법정화폐나 세계 공용으로 사용되는 화폐로서 지위를 가져가기엔 어려울 것이다. 물론 기존의 신용카드 마일리지나 특정 기업 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포인트, 도토리와 같은 가상화폐보다는 역할이 더 중요하고 범용적이겠지만, 실물 화폐로서의 사용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암호화 화폐는 새로운 개념의 화폐로서 기존 화폐와 함께 새로운 시스템,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촉매제 역할을 하며 점진적 성장을 해갈 것이다. 거대한 글로벌 IT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려는 기업들은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해 금융 거래 등을 서비스와 연동함으로써 플랫폼의 지배력을 더 공고히 해갈 것으로 예상한다.
  • [김지현의 IT세상]"연결할 수 없습니다"라는 공포
    "연결할 수 없습니다"라는 공포
    안승찬 기자 2020.09.24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전기와 인터넷 중에 어떤 게 더 간절할까. 아마 40대 이상은 전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30대 이하의 세대는 대부분 인터넷이라고 답할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누구나 전기라고 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보급이 컴퓨터만큼 늘어났고 인터넷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게 됐다. 어차피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전기가 없어도 일정 시간 동안은 배터리로 사용 가능하다. 전기보다 인터넷을 더 절실하게 느낀다.우리 일상 속에서 인터넷은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을까. 회사에서 컴퓨터를 켰는데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면 아마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요즘 사무용 컴퓨터는 회사 인트라넷을 기반으로 사내 메신저와 전자결재, 각종 데이터 확인 등을 하고, 프린터와 팩스, 전화도 인터넷 기반으로 작동되기도 한다. 인터넷이 되지 않으면 이런 기본적인 업무를 볼 수가 없다. 또한,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하면 우선 검색도 이용할 수 없고, 넷플릭스와 유투브, 멜론 등을 사용할 수 없다. 게다가 드랍박스나 구글독스, 에버노트를 이용한다면 클라우드에 업데이트된 최신 내용을 다운로드할 수 없어 문서 작성에 제약이 많아진다. 심지어 AI 스피커나 인터넷에 연결해서 작동하는 가전기기를 이용하고 있다면 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 AI 스피커와 같은 사물 인터넷 기기는 인터넷이 차단되면 비행기 안의 스마트폰처럼 아무 것도 할 수 없다.스마트폰에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전화나 SMS, 카메라 촬영 빼고는 다 안된다고 보면 된다. 카카오T로 택시를 부를 수도 없고, 쿠팡으로 쇼핑도 안되고, T맵으로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도 없다.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없고 카카오페이로 송금과 결제도 할 수 없으며 배달의민족으로 야식 배달을 시킬 수도 없다. 비행기에 탔을 때 인터넷이 안 되면 아무 것도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는 비행기에가 지상에 착륙할 때 안전벨트를 풀기도 전에 스마트폰을 인터넷에 연결해 카카오톡과 메일을 확인하는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기기들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있다. 스마트 스피커, 냉장고,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보안카메라, 스마트 자물쇠 등 스마트홈을 구성하는 전자기기들이 인터넷에 속속 연결되고 있다. 자동차도 인터넷에 연결되어 차량을 원격 제어, 관리하고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인터넷이 주는 편리함은 기존의 기기의 작동 습관까지 바꾸게 만든다. 전등 스위치를 누르지 않고, 로봇청소기를 버튼을 누르지 않고, TV 리모콘을 이용하지 않고 음성으로 조작한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서 제어하다 보면 기존의 기기 작동 방식은 구시대의 유물이 된다. 미래엔 더욱 많은 기기들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게 일상이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이 차단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말로 음악을 검색하고 전등을 켜고 끄던 것들이 멈출 것이다. AI를 불러도 아무런 응답이 없을 것이다. 자동차를 불러도 반응이 없고 로봇청소기도 앱으로 제어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서 문을 열어주던 스마트 자물쇠도 집 앞에 초인종이 울려도 앱으로 알려주지 못할 것이다. 물론 모두 기존의 방식대로 작동이야 되겠지만 이미 인터넷을 이용해 모든 것을 연결해서 편하게 사용하던 것에 익숙해진 우리로선 여간 불편하지 않을 것이다.그런데, 인터넷은 전기와 달리 종종 끊기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된다. 물리적인 고장이 아니더라도 인터넷 공유기의 에러나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면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공유기를 교체한 경우에는 모든 기기의 와이파이 설정을 변경하지 않으면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 집안의 모든 사물 인터넷 기기의 와이파이를 변경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공유기 문제로 와이파이나 유선인터넷이 되지 않으면 인터넷에 연결해 사용해야만 하는 소프트웨어나 기기는 전기 끊긴 TV 신세나 다름없다. 특히 클라우드와 AI를 기반으로 작동되는 기기는 더욱 깡통이나 다를 바가 없다. 게다가 아직 인터넷 보급이 안된 오지도 있다. 인터넷 요금 문제 때문에 인터넷을 연결하고 싶어도 연결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앞으로 전기보다 인터넷이 더 중요한 인프라가 될 것이다. 인터넷을 전기처럼 공급받지 못한다면 불편을 넘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와 문명의 혜택마저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인터넷이 전기와 밀결합(密結合)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또한, 이렇게 결합된 전기 에너지가 인터넷처럼 지능화된 전력 네트워크로 전환된다면 어떻게 될까. 에너지 분야의 핵심요소들이 지능형으로 통합 연계되어 보다 효율적으로 에너지의 운용과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다. 전기선을 인터넷 통신망으로 이용하는 전력선 통신(PLC -Power Line Communication)으로 에너지와 전기를 통합 운용을 하게 되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플랫폼 구성이 가능해질 것이다. 비록 전력선 통신이 현재로서는 초고속 인터넷 망과 와이파이의 보편화로 비효율적이지만 아직 인터넷 보급이 되지 않은 국가나 특정 지역에서는 제한된 범위로 활용되고 있으며 전기와 인터넷의 통합 운영 관점에서는 향후 활용 가치가 커질 수 있다.인류에게 불과 물처럼 필수재가 되어버린 전기와 인터넷이 통합 운영되고, 전기가 인터넷의 기술적 강점을 활용하게 된다면 미래의 문명은 또한번의 도약을 할 수 있는 큰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에너지의 디지털화를 통해 새로운 문명의 진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신동민의 인생영업 +더보기

  • [신동민의 인생영업]사회문제 해결, 기업의 새로운 과제
    사회문제 해결, 기업의 새로운 과제
    편집국 기자 2020.10.22
    코로나 이후의 비즈니스 생태계가 변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대면 비즈니스, 정보통신(IT)기술, 배송시스템, 심지어 교육영역 등 수많은 영역에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기업들도 그에 맞춰 미래의 사업전략을 세운다. 그런데 세부영역의 변화에 집중하다 보면 거대한 외부의 변화에 둔감해질 수 있다. 근본적인 사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리서치사의 발표를 보면 대한민국 국민의 87%는 기업을 평가할 때 비재무적인 요인을 고려한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기업의 가치는 매출과 순이익 등 재무적인 요인으로 측정되었다. 그러나 국민의 대다수는 기업윤리에 훨씬 더 관심을 보였고, 부패 비리와 같이 사회윤리에 반하는 행위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도 이와 같은 성향을 뚜렷이 보이고 있다. 소비자 중 80%는 소비할 때 기업의 사회적 평판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1990년대 기업의 준법경영과 윤리경영에 대한 요구가 증가되자, 기업들은 기업 이윤의 일부를 자선활동이나 기부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기업의 책임을 다했다고 판단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사회적인 요구사항은 점차 확대되었고 단순한 사회 참여활동을 넘어서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사회적인 활동을 기업의 이미지제고나 마케팅 활동으로 적극 활용했다. 이제 소비자는 기업의 단순한 사회적 책임을 넘어서 기업 활동 전반에 사회 문제 해결을 통한 가치 창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요구의 점진적인 발전이 아니라 소비자의 행태 변화다. 예전에는 수동적으로 공유되는 정보를 통해서 기업의 이미지를 형성해왔다. 현재의 소비자들은 능동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어떤 부정적인 사안 때문에 불매 운동이 일어나면 정보가 수동적으로 도달되는 범위 내에서 파급력을 일으켰다면 현재의 고객들은 정보를 스스로 확산하는 역할을 한다. 작년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서도 우리는 이런 현상을 볼 수 있었다. 소비자들 스스로 캠페인 로고를 디자인하고, 불매 제품을 잘 찾을 수 있도록 앱을 개발해서 공유하고, 해시태그를 통해 확산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젊은 층일수록 고학력층일수록 이런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미래의 소비자의 주역이다. 능동적인 소비자는 본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다. 가수, 배우 등 유명인들을 좋아하고 지지하던 팬덤현상은 제품이나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팬덤그룹이 없다면 미래가 없다고 할 정도가 되었다. 많은 소비자들이 제품이나 서비스가 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꼼꼼히 검토하고 판단한다. 그들은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평가하고 공유한다. 어떤 기업들은 브랜딩과 마케팅 전략을 통해서 좋은 이미지를 얻기도 한다. 예를 들어 독일의 자동차 회사는 ‘클린디젤’이라는 캠페인을 통해서 디젤 엔진 자동차에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클린디젤의 이미지는 한국에서도 디젤 자동차의 확산에 일조 했다. 그렇지만 그들은 성공은 디젤차량 배출가스 조작의혹으로 신화는 무너지게 되었다. 소비자들은 친환경으로 포장된 조작된 이미지에 분노하고 돌아서게 되었다. 반면에 시장에서 별로 확산을 하지 못하던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다시 확산하게 되는 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런 현상을 단순히 제품 전략의 성공과 실패로 본다면 위험한 접근이다. 소비자들은 본원적인 문제 해결을 추구한다. 기업이 사명을 가지고 친환경을 추구하지 않으면 소비자는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전 세계 35억명이 연결되어 있는 SNS에 어떻게 공유될지는 메시지의 구성이나 포장이 아닌 기업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그 무엇인가에 달려 있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엉뚱하게 보이는 프로젝트에 투자를 한다. 대부분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큰 문제들을 해결해보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인다. 물론 이런 프로젝트가 잘 되었을 때 엄청난 비즈니스 기회도 될 수 있다. 구글의 룬(Loon) 프로젝트는 기업의 비지니스와 사회적인 문제를 어떻게 연결하는가를 잘 볼 수 있다. 우리는 인터넷을 공기처럼 매일 사용하고 있지만, 지구의 절반은 아직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 이런 지역은 인터넷망을 설치할 경제적 여력도 없고 비용도 천문학적이다. 룬 프로젝트는 간단한 통신 장비를 탑재한 풍선을 띄워 낙후지역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15미터의 대형풍선을 만들어 20km 상공의 성층권까지 띄우면 전 세계 오지 어느 곳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지역간 정보격차를 줄이고 더 나아가 빈부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학교를 갈 수 없는 아이들이 원격교육도 받을 수 있고, 병원이 없는 곳에 원격진료도 가능하다. 최근 케냐에서 상업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계획이 성공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10억명이 추가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규모이다.전기자동차로 유명한 테슬라의 창업주인 엘론 머스크가 주도하고 있는 스타링크(Starlink) 프로젝트도 흥미롭다.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 엑스(X)가 추진하는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사업이다. 구글 프로젝트가 풍선을 이용하는 아이디어라면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인공위성을 활용한다. 소형 저궤도 인공위성 1만2000개를 발사해 전 세계를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미국 서부에 산불이 났을 때 피해지역에서 주민과 진화요원들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지원할 정도로 구체적인 진행이 있다. 이런 새로운 서비스들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구상으로 출발해서 결국 미래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모델이다. 과거에 수익의 일정부분을 기부하던 소극적인 활동에서 비즈니스 영역을 사회 문제와 연결해 기업의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다. 의류업체 파타고니아는 모든 기업활동을 철저히 환경문제와 연결한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흥망과 달리 이 회사는 지난 50여년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해왔다. 이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회사가 추구하는 철학과 지구와 같이 가겠다는 동참의식으로 옷 한 벌을 산다고 한다. 소비자들은 기업에게 묻고 있다. ‘당신 기업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우리가 지속적인 발전을 하려면 이 질문에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 [신동민의 인생영업]국회의원 보좌진 3000명, 적정한 수인가
    국회의원 보좌진 3000명, 적정한 수인가
    안승찬 기자 2020.09.17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협회장.(사진=노진환 기자)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가 한여름을 넘기고 찬바람이 다시 불어오는데도 아직도 우리 일상을 옥죄고 있다. 간간이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소식 등 희망이 보이기는 하나 아직도 전염병 종식은 요원해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중소 자영업자들은 궁지에 내몰리고 있다. 아마 한계상황에 접어든 경제주체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누구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을 수 없는 현재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경제적으로 보면 마치 폭풍전야와 같은 상황이다. 그런데 신문을 펼쳐 들면 현실의 절박함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불요불급한 정치적 공방이나 이해관계 다툼으로 지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21대 국회가 들어서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하는 국회가 되겠다고 ‘일하는 국회법’을 당론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20대 국회에서 미진했던 일들을 모두 처리하겠다는 결의에 찬 각오인지 모르겠지만, 일하는 것을 법안까지 만들어야 하는지는 의아하다. 급여를 받는 의원들의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 출결 현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을 법으로까지 정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회사원이 회사에 출근하고, 학생이 학교에 등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 국회는 그렇지 않은가 보다. 여하튼 결의에 찬 각오로 시작했지만, 18개 상임위원회는 월 평균 두번정도 열리는데 그쳤다고 한다. 그러면 300명의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무엇을 하였을까.◇조직 커질수록, 부수적인 일자리만 더 늘어가영국의 역사학자이자 경영학자인 노스코트 파킨슨(1909~1993)은 영국 식민성 직원으로 일하던 당시 관찰했던 현상을 분석해 1958년 ‘파킨슨의 법칙’이라는 책으로 발표했다. 파킨슨의 법칙은 조직의 업무량과 상관없이 직원수가 계속 늘어난다는 간단한 이론이다. 우선 부하 배증의 법칙이다. 업무량이 늘어나면 업무를 재분배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조직원을 채용해 업무 부담을 피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두번째는 업무 배증의 법칙이다. 조직의 인원이 늘어나면 내부에 지시, 통제, 감독, 보고, 회의 등 본질적인 업무와는 상관없는 부수적인 업무까지 늘어난다는 법칙이다. 그가 근무하던 영국의 식민성이 꼭 그랬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많은 영국의 식민지들이 독립을 했다. 당연히 관리해야 할 식민지는 엄청나게 줄었다. 하지만 식민성 직원은 1935년 372명에서 1954년 1661명으로 늘어났다. 영국의 해군도 그렇다.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4년 영국의 해군력은 최강이었다. 보유한 전함은 62척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평화기가 찾아온 1928년 전함 보유는 20척으로 줄었다. 그런데 해군의 관리직 공무원은 오히려 5249명에서 8177명으로 증가했다. 함정은 절반 이상 줄었는데 함정을 지원해주는 공무원은 60%가까이 늘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업무량이 많아서 인원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인원이 많아서 일자리가 더 필요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자리에 맞는 일이 필요해지면서 다른 업무를 찾아 조직을 키우고, 예산도 늘리고 이렇게 업무가 확장되면 다시 사람을 늘리는 과정을 되풀이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잘 설명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접경지역에 전략적으로 지켜야 할 중요한 다리가 있었다. 이 다리는 지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보급로 중의 하나이므로 군이 병력을 파견해 다리를 경비하도록 했다. 처음 시작은 주간에 경비병을 배치하고, 경계근무 후 본부대로 복귀하게 했다. 시간이 지나자 야간 경비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경비업무를 주야 교대로 수행을 했다. 경비 인원이 늘어나자 본부대로 왔다갔다 하는 비효율을 줄인다며 다리 끝에 경비병 막사를 만들었고, 식사를 보급해오는 대신에 취사병을 두고 식사를 제공하기로 했다. 교대 경비병, 취사병 등 인원이 늘어나자 식료품과 비품보급을 위해서 보급병이 필요하게 되었고, 보급병이 배치된 후 막사 내에 전체 인원을 관리 감독할 장교급 초소장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리고 초소장이 업무를 시작한 후 인사 및 각종 행정업무를 처리할 행정병을 배치하게 된다. 다리 하나를 두고 경비병으로 시작한 조직은 점차 커져서 작은 부대급으로 변하게 됐다. 만약 이런 부대에서 인원을 줄여야 한다면 어떤 인원을 줄여야 할까. 안타깝게도 조직은 경비병을 먼저 줄일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비병의 인원비중이 전체 인원 중에서 가장 많기 때문이다. 이런 농담 같은 일화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경비병은 왜 배치했고, 부대는 왜 생겨났는가. 원래 목적이었던 다리를 지키는 일은 많은 일 중의 하나가 돼 버렸다.◇민생 입법 찾기 어려운 국회, 사람만 너무 많은 건 아닌지우리는 종종 일의 목적을 잊어버리고 일을 위한 일을 하고 있을 때가 있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어떤 조직이든지 바쁘고 인원이 모자란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은 어떤 목적의 일을 하고 있는가. 또 다른 사례다. 한 기업의 임원회의에서 공장 신축에 관한 회의가 진행됐다. 무려 1000억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였지만 단 15분만에 결론이 났다. 엄청나게 효율적인 의사결정이다. 그 다음 안건은 직원들의 자전거 거치대를 본관 앞에 설치할지에 관한 결정이다. 비용은 500만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결정을 하는데 한 시간 이상의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침묵을 지키던 임원들도 적극 참여하면서 찬반 논쟁을 벌었다. 사안의 중요성을 따진다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과정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고위직 임원들의 마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형 공장 신축 프로젝트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고 결정에 따른 책임도 있다. 그렇지만 자전거 거치대는 어떤 결정이 나던 책임이 작은 안건이고, 모두 스스로 잘 안다고 생각하니 누구나 한마디씩 한다. 더구나 이런 사소한 일로 상대편에게 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 하는 경향이 있다.요즘 뉴스를 보면 우리가 왜 저런 것을 알아야 하고 논쟁을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회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 가는 듯하다. 300명의 국회의원과 의원 한 명당 9명의 보좌관을 계산하면 3000명의 조직이 국민의 대표라는 이름으로 여의도에서 일을 한다. 그런데 이들 3000명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냉정하게 살펴볼 때이다. 파킨슨의 법칙이 말하는 것처럼 국회나 정부부처의 인원수만 늘어나는 조직은 아닌지, 과연 정말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 돌아볼 때다. 국민을 위한 중요한 입법은 없고, 내부적인 관리 토론 정쟁만 가득한 것은 아닌지 진심으로 묻고 싶다.
  • [신동민의 인생영업]우생마사(牛生馬死)의 교훈
    우생마사(牛生馬死)의 교훈
    장순원 기자 2020.08.20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협회 회장·‘나는 내성적인 영업자입니다’ 저자] 역대 최장기간 54일간의 장마가 끝나고 밝은 햇빛을 잠깐이나마 즐겼다. 반면 잠잠하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면서 우울한 장마에서 벗어난 국민들의 마음이 다시 타 들어가고 있다. 올해 2020년은 이래저래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얼마 전 장마가 할퀴고 간 안타까운 뉴스 사이에 사람이 아니 소가 눈길을 끌었다. 마을이 물에 잠기자 축사를 탈출한 소들이 지붕 위로 몸을 피한 모습이나 침수를 피해 떼 지어 도로를 달린 소들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뉴스를 생산한 주인공은 장마 폭우로 떠내려간 소가 전혀 다른 지방에서 발견된 경우였다. 전북 남원의 젖소는 60km 떨어진 전남 광양시 섬진강에서 발견되었고, 경남 합천의 한우는 80km나 떨어진 밀양시 하남읍 낙동강변에서 발견되었다. 소가 헤엄을 친건 지 떠내려간 건지는 모르지만 60km, 80km를 움직인 건 명백한 사실이다. 소는 엄청나게 큰 덩치와 행동이 느린 동물이라 수영에 능숙하지 못하다. 다만 물에 둥둥 떠다니는 수준이다. 정작 수영에 뛰어난 동물은 따로 있다. 비슷하게 보이지만 말은 소보다 엄청나게 뛰어난 수영 실력을 자랑한다. 말의 개체 수가 적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장마 홍수에도 말에 대한 뉴스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예로부터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보통 저수지 같은 곳에서는 말이 소보다 훨씬 수영을 잘 한다. 말은 물에 빠지더라도 재빠르게 수영을 해서 빠져나온다. 그런 반면에 소는 덩치가 커서 물에는 잘 떠있지만 수영이 능하지 못해 느릿느릿 허우적거리며 물가로 나온다. 장마기에 홍수가 나서 급류가 생기면 소는 헤엄을 잘 못 치기 때문에 물에 둥둥 떠서 물길에 휩쓸려 떠내려간다. 매우 위험하지만 어디 심하게 부딪혀 다치지만 않으면 발이 닿는 곳까지 떠내려가 천천히 걸어 나온다. 반면 말은 동물 중에 수준급인 수영 실력이 있어서 엄청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헤엄을 친다. 실제로는 말은 부피가 작아서 급류에 매우 약하다. 특히 물살이 심한 곳에서는 말은 수영을 해서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하고 또 급한 물살에 밀리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힘이 빠져 익사를 한다. 뛰어난 수영실력을 갖추었지만 결국 힘이 다해 익사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는 해서 우생마사(牛生馬死)라고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지혜를 발휘해야 살아날 수 있다는 교훈이다. 80km나 떠내려온 소가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고자 했다면 힘이 빠져 익사를 했을 것이다. 소는 거대한 물길이라는 환경을 본능적으로 읽고 받아들인 것이 분명하다. 우생마사의 교훈은 장마철 홍수에서뿐만 아니라 영업에서도 많은 의미를 시사한다. 영업 직원들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고객의 이익을 진심으로 생각하라고 수없이 강조한다. 영업할 때에는 눈앞에 작은 이익이 보이고, 쉽게 답하고 싶은 유혹이 항상 있다. 사소한 사항에 대해서는 쉽게 타협하고자 하는 유혹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고객은 언젠가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집단 지성이라는 힘이 작동되기 때문이다. 영업사원의 교만함이 드러나는 시점이 반드시 온다. 교만함이 비수가 되어서 돌아올 때는 치명적이다. 영업을 하면 할수록 고객이 정답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배우게 된다. 이런 진실을 안다면 영업을 하는 사람은 고객의 관점에서 올바른 방법을 찾고 제안을 해야 한다. 그것 만이 성공하는 지름길이자 정답이 된다. 오늘 작은 잔재주를 통한 결과가 재앙이 될 수 있음을 배워야 큰 영업인이 된다. 영업의 베테랑들도 본인의 능력을 과신하고 고객을 거스를 때 반드시 위기가 온다. 한 명의 고객을 속일수는 있으나, 고객이라는 전체 집단은 현명하고 본질을 꿰뚫는 힘을 가지고 있다. 고객을 존중하고 무서움을 아는 자가 진정한 영업의 명인이 된다. 국민들은 코로나에 지치고 장마 피해에 힘겨워 하고 있는 와중에 부동산이라는 화두가 여전히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너무 과잉이 아닌가 생각도 되지만 국민 개개인의 삶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이니 탓할 수도 없다. 최근 부동산 정책 실패로 엄청난 타격을 입은 정부 여당은 각종 정책을 쏟아내면서 반전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들의 거대한 분노와 실망은 그렇게 쉽게 잠잠해지지 않는 듯하다. 그런 국민들의 마음은 지지율과 부동산 시장의 상황으로도 확연히 보인다. 엄청난 규제와 공급정책을 쏟아 냈지만, 아직도 많은 수요자들이 여전히 묻지마 구매를 하고 있다. 심지어 논란의 중심이었던 아파트를 넘어 빌라, 다세대주택까지 사재기가 확산되는 ‘패닉바잉’이 일어나면서 부동산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정치인이나 정책자들은 언론이 방향을 호도하고 과장한다고 불평을 한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니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결국 국민들은 본질을 느끼고 이해하고 판단을 하고 행동한다. 영업에서 고객들이 그런 것처럼 정책의 소비자인 국민들도 결국 해답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들이 원하는 답을 해주면 된다. 너무 원론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말이 물길을 거스르면서 체력을 소진하는 동안 소는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묵묵히 내려가면서 발이 닿기를 기다렸다. 내리치는 물길을 거스를 수 있다는 오만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책 입안자들이 스스로 방법을 알고 있다고 믿고, 결국에는 대중들이 정책을 따라 올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은 정책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우매하지도 쉽게 조종당하지도 않는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국면 전환용 정책과 이벤트를 늘어 놓은 것은 문제를 더 복잡하고 어렵게 만든다. 방향을 잘 파악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정책을 꾸준히 해 나간다면 조만간 땅에 발이 닿을 것이다. 사람도 말처럼 헤엄을 잘 치는 자가 익사를 한다는 옛말이 있다. 고전에 자기의 유능한 바를 믿다가 위험이나 재난을 초래한다는 의미로 선유자익(善游者溺)이라는 말을 쓴다. 무슨 일에서나 초보자는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이미 성공을 경험한 사람들은 과시하고 싶어지고 자만하게 된다. 정치하는 자는 정치로 망하고, 사업하는 자는 사업으로 망한다. 당면한 과제를 신중한 자세로 보고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국민은 정치와 정책의 대상이 아니다. 정책입안자들이 가지고 있는 잔재주와 경험으로 국민을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구시대적인 사고이자 엄청난 오만이다. 잠시 소나기를 피하고 상황을 전환시킬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 국민의 집단 지성을 존중하고 그 물줄기를 진중하게 생각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소비자생활부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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