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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가 이어 기시다…성역 없는 일본 정치 풍자[김보겸의 일본in]
    김보겸 기자 2021.10.18
    기시다 총리로 분장한 하마다 타이치(가운데)가 초보운전 마크를 들고 있다. 오른쪽은 스가로 분장한 야마모토 텐신, 왼쪽은 아베를 맡은 후쿠모토 히데(사진=더뉴스페이퍼)[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로 분장한 한 코미디언이 초보운전 마크를 들고 등장한다. 특징이 없는 점이 특징인 기시다 총리를 나타내기 위해 새로 취임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상징물로 내세운 것이다. 지난 15일 일본의 정치 풍자 콩트 집단 ‘더뉴스페이퍼’에서 기시다 총리 역할을 맡은 하마다 타이치(57)는 총리로서의 데뷔전을 치르며 “정계가 변화무쌍하게 움직이고 (코미디) 소재도 변화시켜야 하기에 기시다의 언행을 계속 관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새로운 총리를 신랄하게 풍자할 것임을 선언한 것이다.더뉴스페이퍼는 멤버들이 정치인들 역할을 맡아 정치 패러디를 기본으로 하는 콩트 집단이다. 역할에 따라 배우가 고정되어 있으며 개그 철학은 다음과 같다. 음담패설은 안 한다. 그리고 지난 소재 재탕은 안 한다. 더뉴스페이퍼가 결성된 건 지난 1998년 쇼와 천황이 중병을 앓으면서다. 방송계에 가무 음곡 자제령이 떨어졌고, 연극예술인들은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됐다. 이를 기점으로 코미디언 오디션 프로그램 ‘코미디 스타 탄생!’에 출연하던 3개 그룹이 합쳐 만든 게 지금의 더뉴스페이퍼다. 국내외 정치와 경제, 사회 등 모든 이슈를 웃음으로 승화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항상 지금을 사는 사회 풍자 콩트 집단”이라는 소개가 걸맞게 33년째 명맥을 이어가는 더뉴스페이퍼의 장수 비결은 성역 없는 풍자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역할을 맡은 코미디언 후쿠모토 히데(50)는 아베 재임 시절인 지난 2016년 총리공관에 초대받은 적이 있다. 아베로 분장한 그의 사진에 아베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비슷하다’며 댓글을 남긴 것이 인연이 됐다. 아베로 분장한 후쿠모토 히데(왼쪽)가 지난 2016년 아키에 여사의 초대로 총리관저를 방문한 모습(사진=후쿠모토 히데 블로그)훈훈한 방문이 이뤄졌지만 풍자는 멈추지 않았다. 후쿠모토가 아베 부부가 연루된 모리토모 학원 문제를 콩트에 언급하면서다. 지난 2017년 12월 아베로 분장한 후쿠모토는 아키에 여사가 벨기에에서 훈장을 받은 것을 두고 “아키에는 열심히 해 왔고 아직도 활약할 수 있다. 그래도 학교는 그만두는 게 좋지 않을까?”라며 아슬아슬한 대사를 치며 풍자를 이어갔다. 아베가 5200억원을 쏟아붓고도 코와 입술만 간신히 가리는 ‘아베마스크’로 곤욕을 치르는 모습도 후쿠모토가 놓칠 리 없었다. 아베가 건강 악화로 사퇴한 뒤에도 더뉴스페이퍼의 풍자는 이어졌다. 지난 1년간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역할을 맡은 야마모토 텐신(59)은 정권의 불성실함과 기만을 웃음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불리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입력한 것 마냥 같은 대답으로 일관하면서다. 코로나 관련 질문에도, 올림픽 질문에도 야마모토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안전하고 안심되는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것. 기자회견 때 원고를 보고 읽기만 한다는 비판을 받는 데 대해선 “총리를 그만두고 시간도 있고, 자민당에서도 푸대접받고 있으니 이제 말하기 학원이라도 다니려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나몰라패밀리가 ‘전남 영광 출신 나일론머스크’ 컨셉트로 만든 딥페이크 영상(사진=나몰라패밀리 유튜브)한국에서는 정치인 소재로 한 풍자를 찾아보기 어렵다. 더뉴스페이퍼처럼 설 자리를 잃은 코미디언들이 그룹을 결성해 콩트를 선보인다는 점에서는 SBS 출신 개그맨들이 모인 ‘나몰라패밀리’나 KBS와 SBS 출신 개그맨들이 결성한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도 비슷하다. 나몰라패밀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한 줄에 테슬라와 암호화폐 주가가 출렁이는 데 따른 투자자들의 분노를 웃음으로 승화했으며, 피식대학은 코로나19 시국에 발맞춘 ‘B대면데이트’ 등으로 웃음을 유발했지만 정치 풍자는 여전히 금기시되는 모습이다. 스가 분장을 한 채 인터뷰를 하는 야마모토 텐신(사진=서일본신문)1년간의 단명 총리인 스가 역할을 맡은 야마모토는 지난 17일 서일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 정권 출범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번 총재 선거는 이상했다”며 뼈 있는 답변을 내놨다. “후보자가 공약과 정책을 설명하는 대신 의원들 호불호로 리더가 결정됐다. 내가 응원한 고노 다로는 여론 대다수의 지지를 받았는데도 말이다. 국민의 소리가 의원들에게 묻혀서 되겠는가? 총리를 그만뒀기 때문에 말할 수 있지만,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이상하다.” 33년째 정치 풍자 외길을 걸어온 코미디언의 일침은 대선 후보를 정하는 경선에서 당심과 민심이 심각하게 엇박자를 보이고, 후보자의 정책이나 국가관을 논하기보다는 후보들을 둘러싼 의혹이 난무하는 한국에도 유효한 듯하다.
  • "납북일본인, 이미 끝난 일"…北논리에 발끈하는 日[김보겸의 일본in]
    김보겸 기자 2021.10.10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AFP)[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내각이 출범하자마자 불안불안한 모습이다. 20년만에 꼴찌 수준인 지지율로 출발하는가 하면, 국민에게 국가관을 밝히는 첫 국정연설에선 마이니치신문과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낙제점을 받았다.“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이 최우선 과제”라고 야심차게 외쳤지만 정작 북한은 “이미 끝난 일을 왜 자꾸 들고오느냐며 첫 단추를 잘 채우라(북한 외무성)” 으름장을 놓고 있다.일본인 납치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의 모친 요코타 사키에씨와 부친 요코타 시게루씨(사진=AFP)◇“이미 다 끝난 문제”…어디서 많이 들어본 논리북한 입장은 이렇다.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방북 때 인정하고 사과도 했다, 돌려 보내기까지 했는데 대체 뭐가 문제냐는 것이다. 당시 북한은 일본인 13명이 납치됐으며 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5명은 고이즈미 총리와 함께 일본으로 귀국했다. 다만 일본에선 납치 피해자가 이보다 많은 17명이라는 입장이다. 많이 들어본 논리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있어 일본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한국에선 정작 당사자가 빠진 합의라며 비판했지만 일본은 “국가 간 합의이니 더는 문제 삼지 말라”며 오히려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고집하던 논리를 고스란히 돌려받은 격이 됐다. 사실 일본인 납북 문제에 대한 북한 입장은 한결같다. 지난 2019년 북한 입장을 공식 대변하는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납치자 문제로 말하면 도리어 우리가 일본에 대고 크게 꾸짖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일제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 등을 언급하며 “일본의 국가납치테러 범죄의 가장 큰 피해자가 우리 민족”이라고 주장하면서다. 북한은 과거사 해결 없이는 일본과의 대화도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2년, 평양에서 사상 최초로 북일정상회담이 열렸다(사진=AFP)◇한때 좋았던 북한과 일본이 돌아선 이유는북한과 일본 관계가 좋을 때도 있었다. 19년 전인 2002년 9월 고이즈미 총리가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사상 최초로 북일 정상회담에 나서기도 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납치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하던 북한은 정상회담에서 납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경제협력이 절실하던 북한이 통 크게 결단을 내리면 일본 여론도 우호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김정일의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납치사실 인정은 우익들의 먹잇감이 됐다. 일본은 ‘전범 가해국’에서 ‘납치 피해국’으로 자신들을 새롭게 포지셔닝했으며, 수교 이전에 납치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우익들의 주장이 힘을 얻었다. 일본 내 한국인 괴롭힘도 심해졌다. 이때 반북 여론에 편승해 반사이익을 얻은 인물이 아베 신조 전 총리다. 아베 신조 당시 관방부장관이 2002년 북일정상회담에 동행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AFP)일본에서 납북 일본인 문제가 대대적으로 떠오른 건 아베의 공이 컸다. 지난 1988년 자민당 간사장인 아베 신타로 의원이 아들이자 비서였던 아베가 “북한으로 납치된 딸을 구해 달라”며 찾아온 한 부모를 만난 게 계기가 됐다.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아베의 관심은 1993년 국회의원 당선 이후에도 이어졌다. 도쿄대나 게이오대, 와세다대 출신이 대부분인 일본 정치인들 사이에서 세이케이대를 나온 아베를 두고 동료 정치인들이 “공부 못 하는 아베가 경제나 사회는 뒷전이고 정치불명의 납치 문제를 다룬다”고 조롱하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북한이 일본인 납치 문제를 공식 인정하자 아베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북한의 인권침해를 부각하며 우익 중심으로 “수교 이전에 일본인 납북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자 이를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적극 이용한 것이다. ‘납치 문제는 아베가 가장 잘 안다’는 여론에 힘입어 아베는 고이즈미를 이어 2006년 일본 총리에 올랐다. ◇반북여론 힘입어 총리 오른 아베, 기시다가 계승북한이라는 외부의 적을 공격함으로써 아베는 리스크가 큰 선택을 했지만 뒷수습이 문제였다. 북한으로 납치된 일본인들을 귀환시키겠다고 주장해 총리에 올랐으니 약속을 지켜야 했다. 하지만 돌아선 북한은 냉정했다. 지난 2019년 아베는 북일평양선언 당시 서명자인 고이즈미와 김정일 이름 대신 새 시대에 어울리게 서명자를 바꾸자 제안했다. 북한의 반응은 묵묵부답.2019년 미국과 북한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 번째 북미정상회담을 열었다(사진=AFP)그리고 지금까지 일본에 대한 북한의 앙금은 깊다.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과 미국, 중국 등 한반도 관련국과는 정상회담을 했다. 한국은 특수관계니까, 미국은 대면해야 할 정도로 적대관계라서, 중국은 동맹이라는 각각의 이유에서다. 하지만 1차와 2차 집권기를 합해 8년 반이라는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운 아베와는 한 차례도 만나지 않았다. 일본과는 현재가지도 미수교 상태다. 기시다가 출범하자마자 북한이 날을 세운 이유도 이와 관련 있다. 안보관에 있어서는 아베와 차이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인물이 기시다다. 내각 면면만 봐도 그렇다. 일제 강제징용 및 위안부 문제와 독도 문제 등 한일관계 현안을 맡은 주무장관들이 대부분 극우 인사로 채워지면서다. 아베부터 스가, 기시다까지 “김정은과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북한 생각은 다르다. “북일 간 현안의 기본은 과거 일본이 조선사람들을 대상으로 감행한 일본군 성노예생활 강요, 강제납치연행, 대학살과 같은 특대형 반인륜 범죄를 비롯해 우리 민족에게 끼친 헤아릴 수 없는 인적, 물적, 정신적 피해에 대해 철저한 사죄와 배상을 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북한 외무성 입장에 비춰 볼 때, 북한은 조건 있는 대화를 바라고 있다.
  • 방역실패 조롱받던 日…한국보다 빠른 위드코로나 배경은[김보겸의 일본in]
    김보겸 기자 2021.10.03
    일본이 위드 코로나로 방역 체계를 전환한 첫 주말인 지난 2일 한 가족이 카나가와 해변을 찾은 모습(사진=AFP)[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본이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첫 주말을 맞았다. 반년 만에 전국에 내린 긴급사태와 중점조치를 전면 해제하자 일본 곳곳에선 활기가 돌았다. 교토에선 ‘고깃집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한 야키니쿠 가게가 백신 접종소로 지정되면서 2일 하루에만 200여명이 이곳을 찾아 백신을 맞았다. 길어진 긴급사태로 올 들어 14일밖에 정상영업하지 못한 곳이었다. 이 음식점 사장은 아사히신문에 “음식점에서 접종을 진행함으로써 식당 이미지를 안전한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2일 교토의 한 야키니쿠 가게에서 직원이 모더나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사진=아사히신문)도쿄 아사쿠사도 활기를 되찾았다. 2008년부터 13년간 도쿄의 명물 인력거를 끌어온 우스이 마사히로(41)는 이날 “지난주보다 손님이 두 배 늘었다. 새로운 스타트를 끊은 느낌”이라며 주말 나들이객을 반겼다.태풍도 코로나19에 지친 일본 시민들을 막을 수 없었다. 제16호 태풍 민들레가 이날 일본으로 향했지만 도쿄 긴자에선 악천후를 뚫고 거리로 인파가 쏟아져 나왔다. 오후 7시 기준으로 유동인구는 일주일 전보다 오히려 11% 늘었다.도쿄 인력거꾼 우스이 마사히로 (사진=아사히신문)항공업계도 벌써부터 위드 코로나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 1일 태풍 민들레 영향으로 날씨가 좋지 않은데도 불구, 하네다 공항은 이용객들로 북적였다. 가족 5명과 함께 돗토리현을 여행하기 위해 공항을 찾은 한 40대 남성은 “긴급사태 선언 해제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게 됐다”고 밝혔다. 일본항공에 따르면 9월 초반 5000명대에 머물렀던 국내선 하루 예약건수는 9월 말 5만명까지 10배가량 늘었다. 항공 관계자는 “기쁘다. (여행) 수요가 겨우 회복했다”며 “감염 예방에 힘써서 다시 긴급사태를 선언하는 사태에 이르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백신이 없었던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진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PCR 검사 수 30%로 줄여…위드 코로나 위한 포석?일본이 위드 코로나로 방역 체계를 전환한 건 확진자가 크게 줄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 8월 도쿄올림픽 직후 2만5000명을 넘던 신규 확진자 수는 현재 2000명을 밑돌고 있다. 1일 기준으로 일본 신규 확진자는 1817명으로 같은날 2247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한국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불과 두 달만에 확진자가 92% 감소할 수 있었던 건 단순히 백신 접종률이 올랐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일본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전체의 60%를 넘는다. 하지만 폭증하는 확진자 수를 감당하지 못해 유전자증폭(PCR) 검사 수 자체를 줄여 위드 코로나로 전환할 근거를 무리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8월 9일 23만건 넘게 진행됐던 PCR 검사는 현재 하루 10만건도 되지 않는다. 1일 기준 일본 PCR 검사 수는 8만1440건으로 같은날 한국(16만1450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지난달 29일 차기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기시다 후미오 전 정무회장을 축하하고 있다(사진=AFP)◇“위드 코로나, 차기 정권 위한 스가의 퇴임 선물”왜 일본은 PCR 검사를 줄이면서까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것일까. 보수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차기 정권을 향한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선물”이라고 평가했다. 사회와 경제활동을 재개하기 위해 스가 총리가 위드 코로나라는 출구전략을 폈다는 설명이다. 비록 자신은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국민의 신뢰를 잃어 재선을 단념했을지언정, 다음에 들어서는 정권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판단해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 체계 전환을 꾀했다는 분석이다. 즉 현 시점에서 일본이 위드 코로나를 택한 건 감염이 늘어날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규제를 완화해 소비를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배경에는 암울한 경제성장률이 자리잡고 있다. 올 3분기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5%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지난 7월부터 이어진 긴급사태 선언으로 두 달간 발생한 경제손실이 5조7000억엔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일본 총무성의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음식 및 숙박 등 대면 서비스업에서 최대 6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일본 정부가 위드 코로나로 방역 체계를 전환한 데에는 차기 정권에서 감염자가 다소 늘더라도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풀어 개인과 기업 활동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계속된 긴급사태 선언으로 높아진 국민 피로감도 위드 코로나 전환에 한 몫 했다. 특히 서비스업 종사자들을 향한 고객의 폭언과 폭행 등 ‘카스하라(カスタマ+harassment)’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일본의 산업별 노동조합인 UA젠센이 작년 서비스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6.5%는 “코로나19 이후 카스하라가 늘었다”고 응답했다. “줄었다”고 답한 이들은 3.3%에 그쳤다. 카스하라 피해 경험자 30% 이상이 마스크의 결함이나 가게 안에서의 마스크 착용 거부와 관련해 괴롭힘당했다고 답했다. 장기화한 코로나19 사태로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고충은 일본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에서도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점원과 승무원이 폭행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최근에는 백신 접종증 제시 요구를 둘러싼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일본 이자카야 업계에선 위드 코로나로 수요가 늘 것을 대비, 인력 확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사진=AFP)◇위드 코로나 효과 기대하는 日외식업계이처럼 일본은 코로나19로 황폐해진 경제와 심리를 회복하기 위해 위드 코로나를 택했다. 외식 및 서비스 업계에선 위드 코로나로 인해 수요 회복을 기대하며 인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일본 이자카야 체인업체인 와타미는 고용을 유지하고 순차적으로 영업을 재개하며 올해 안에 인력 1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이자카야 체인 츠카다노조 역시 직원들에게 닭꼬치나 초밥 등 일식 장인들의 연수를 받게 하며 직원 교육에 나섰다. 업계에선 6개월 뒤 위드 코로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기대를 걸고 있다. 쿠로스 야스히로 로열홀딩스 사장은 “내년 4월쯤 소비가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숨에 소비활동이 활발해지진 않더라도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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