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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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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캐릭터의 시작과 끝…‘뽀로로’ 오신 날[그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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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캐릭터의 시작과 끝…‘뽀로로’ 오신 날[그해 오늘]
    韓 캐릭터의 시작과 끝…‘뽀로로’ 오신 날
    김영환 기자 2022.11.27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2003년 11월27일생은 19년이 지난 27일 오늘부터 민법상 성인이 된다. 휴대폰 구매도 본인의 명의로 할 수 있고, 자동차나 부동산 계약도 스스로 힘으로 가능하며, 나아가 부모의 동의 없이도 결혼할 수 있다. 국민 캐릭터 ‘뽀통령’, ‘뽀로로’가 성인이 됐다.(사진=이데일리DB)2003년 11월27일. “안녕? 난 뽀로로야”라는 첫인사와 함께 뽀로로가 출연한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가 EBS를 통해 처음 전파를 탔다. 뽀로로 캐릭터는 처음 기안 당시 별달리 설정을 두지 않아 이날이 뽀로로의 생일로 인지됐다.어린 수컷 펭귄을 의인화한 캐릭터인 뽀로로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아이코닉스·오콘의 공동작업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 뽀로로는 빠르게 동심을 사로잡으면서 2010년을 전후해 보급된 스마트폰과 함께 어린 영유아를 달래는 콘텐츠로 많은 부모들에게도 사랑을 받았다. 뽀로로는 국내 캐릭터 산업이 전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아이코닉스는 지난 2021년 786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76억원으로 10%가 넘는다. 오콘의 지난해 매출액은 66억원 수준이다.해외에서도 뽀로로의 인기는 엄청나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2021년 8월 발간한 ‘2021 글로벌 한류 트렌드’에 따르면 뽀로로는 지금까지 130여 개국에 수출됐고 특히 중국과 태국, 싱가포르에는 테마파크까지 세워졌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로열티만 1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뽀로로의 높은 인기 속에 지난 2015년 뽀로로의 가치를 추산하기도 했다. 자유경제원 기업가연구회가 추산한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는 800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8700억원, 경제적 효과는 5조7000억원에 달했다. 뽀로로 이전에도 ‘아기공룡 둘리’나 ‘방귀대장 뿡뿡이’ 등 영유아,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캐릭터들이 있었지만 뽀로로가 가장 대별되는 점은 해외시장에서의 성공이다. 디즈니가 뽀로로의 판권 구매에 나섰을 정도다.뽀로로의 성공에 가능성을 본 국산 캐릭터들도 뒤를 따랐다. 꼬마버스 타요, 핑크퐁, 라바, 뿌까, 터닝메카드 등 다양한 콘텐츠가 개발됐다. ‘2021 글로벌 한류 트렌드’에서 해외 한류 콘텐츠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로 뽀로로(19.4%)는 뿌까(21.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 '곰탕집 성추행' 30대 남성…진짜 억울하세요?[그해 오늘]
    '곰탕집 성추행' 30대 남성…진짜 억울하세요?
    한광범 기자 2022.11.26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2017년 11월 26일 새벽 1시가 조금 넘은 시간. 대전 유성의 한 곰탕집에서 두 일행 간에 시비가 붙었다. 양측은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시비는 한쪽 일행의 여성 A씨가 다른 일행의 남성 최모(당시 38세)씨가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항의하며 시작됐다. A씨가 식당 화장실을 이용한 후 몸을 돌려 미닫이문을 열려던 상황에서, 최씨가 뒤쪽을 지나치면서 엉덩이를 움켜잡았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었다. A씨 항의에 최씨는 모르쇠로 일관했고, 결국 양측 일행이 가세하며 다툼으로 번진 것이다. 다툼이 계속되자 결국 경찰이 출동했다. 2017년 10월 26일 새벽 대전 모 곰탕집에서 ‘성추행’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화면.A씨는 당일 이뤄진 경찰 피해자 조사에서 “남성이 손으로 오른쪽 엉덩이 부위를 밑에서 위쪽으로 움켜잡았다. 제가 바로 돌아서서 항의했으나 남성이 추행 사실을 부인했고 결국 양측 일행 사이에 다툼이 발생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반면 최씨 진술은 전혀 달랐다. 당일 모임에서 폭탄주 15잔을 마셨다고 밝힌 최씨는 “신발을 신는 과정에서 해당 여성과 어깨만 부딪혔다. 이때 여성이 ‘왜 부딪히냐’고 해 죄송하다고 말한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최씨 진술은 5일 후 완전히 달라졌다. 식당 내부에 설치된 CCTV에 피해자가 근처에 있는 상황에서 최씨가 신발을 신는 모습이나, 어깨를 부딪히는 장면이 없었기 때문이다.CCTV에는 피해자 A씨의 주장대로 뒤돌아서 있는 A씨 뒤편을 최씨가 지나가고, 그 직후 피해자가 최씨를 뒤쫓아가 항의하는 모습이 명확히 담겨 있었다. 최씨가 자신의 손을 순간적으로 A씨 쪽으로 향했다가 다시 모으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신체접촉 없었다”→CCTV 본 후엔 “실수로 스쳤을 수 있다”최씨는 입건된 후 이뤄진 12월 1일 경찰 조사에서 “애초 신체접촉이 전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실수로 제 손이 여성 엉덩이를 스쳤을 수 있고, 이를 피해자가 착각했을 수도 있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진술을 바꾼 경위에 대해 “CCTV 영상을 보기 전에는 피해자와 신체접촉이 전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CCTV 영상을 보니 신체접촉을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경찰은 최씨의 성추행 혐의가 인정된다는 보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최씨와 피해 여성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 ‘최씨는 거짓, A씨는 진실’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최씨는 검찰에서도 경찰 조사 때와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그는 “CCTV 화면상 터치가 된 것 같으나, 고의로 추행하려는 것은 아니었고 실수로 터치한 부분이 있고, 이 부분은 사과할 용의가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고의로 만진 게 아닌 만큼 성추행을 인정하거나 용서를 빌 생각은 없다. 실수로 터치한 것인데 억울하다”고 토로했다.검찰은 최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최씨는 뒤늦게 변호인을 통해 A씨 측에 합의금 300만원을 제시하며 합의를 시도했다. 하지만 A씨 측은 처음부터 “사과가 없다면 합의도 없다”는 강경 입장이었다. A씨 변호인이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하겠다는 것이냐”고 물었지만, 최씨 측은 “혐의를 인정하진 않고 물의를 일으켰기에 합의하고 싶다”고 했다. 결국 합의는 불발됐다.최씨는 법정에서도 “피해자 엉덩이를 움켜잡은 사실이 없고, 실수로 제 손이 피해자의 엉덩이를 스친 것을 피해자가 착각했을 수도 있다”는 취지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검찰은 최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2018년 10월 27일 오전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곰탕집 성추행 사건’ 2차 가해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檢, 1심서 벌금 300만원 구형→법원은 ‘실형’ 선고1심은 2018년 9월 5일 강제추행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해 당시의 상황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자연스럽다. 피해자가 손이 스친 것과 움켜잡힌 것을 착각할 만한 사정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양형은 검찰 구형보다 훨씬 높은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곧바로 A씨를 법정구속했다. 이와 함께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3년 취업제한 명령도 함께 내렸다.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최씨가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할 마음도 없어 보인다. 피해자가 느꼈을 수치심이 상당해 보이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추행의 방법과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CCTV 등의 추행 증거가 명백한 상황에서 최씨가 일말의 반성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를 공격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했던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수많은 강제추행 사건 중 하나였던 최씨 사건은 최씨 아내가 판결 하루 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인터넷 커뮤니티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며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남편인 최씨가 법정구속된 후에야 남편이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던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최씨 아내는 최씨의 주장을 그대로 옮기며 억울함을 토로했다.최씨 아내는 “(피해) 여자가 합의금으로 1000만원을 요구했고 신랑은 ‘갈 때까지 가보자’라며 자기는 명백하니 법정에서 다 밝혀줄 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재판까지 가게 됐다”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게시했다. 또 “신랑은 줄곧 (식당에) 있는 내내 손을 뒤로 하고 있거나 앞으로 모으고 있었다”라며 “윗사람들 모시고 준비하는 어려운 자리에서 그 짧은 순간에 여자 엉덩이 만질 생각을 (하는) 정신 나간 사람이 아니다”고 주장했다.최씨 아내의 글은 삽시간에 언론과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퍼졌다. 최씨 아내의 일방적 주장을 받아들인 일부 누리꾼들은 “최씨는 억울한 피해자”라며 피해 여성과 1심 판사에 대한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판결을 비판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졸지에 ‘꽃뱀’으로 몰린 피해자는 직접 최씨 아내의 주장을 반박하는 인터뷰를 해야 했다.2018년 10월 27일 서울 혜화역 일대에서 ‘곰탕집 성추행 유죄 판결 규탄 집회’가 별도로 열리기도 했다. (사진=이데일리DB)◇가해남성 아내, 사실과 다른 글 올려 피해자 공격받아사회적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사건을 배당받은 2심 재판부는 10월 12일 보석청구를 인용해 최씨를 석방했다. 최씨는 법정구속된 지 38일 만에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2심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는 2심에서도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진 적이 없다”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또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는 양형부당 주장도 폈다.검찰은 2심에서 사건 당시 식당 CCTV 영상의 화질을 개선한 새로운 영상을 제출했다. 2심 재판부는 화질이 개선된 CCTV 영상에 대해 분석의뢰했다. 법영상분석연구소는 현장의 3차원 재구성 결과 “약 1.333초만에 주변 인물과 피해 여성 사이를 걸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신체접촉이 발생했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는 결과를 회신했다.2심도 2019년 4월 26일 CCTV 영상과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등을 토대로 최씨의 성추행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CCTV 영상을 보면 최씨가 출입구를 보면서 뒷짐을 지고 서 있다가 돌아서는 장면, 최씨 오른쪽 팔이 피해자 쪽으로 향하는 장면, 최씨가 피해자와 인접한 오른쪽으로 이동하며 피해자 쪽으로 몸을 기울이는 장면 등을 확인할 수 있어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다만 최씨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최씨가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사회적 유대관계도 분명하다. 또 추행 정도가 그리 중하지 않다”며 “1심 양형은 무거워 부당하다”며 판단했다. 2심은 최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과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3년 취업제한 명령은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사회봉사 160시간 명령은 추가했다.◇일부의 가해자 옹호에…“성추행사건 특징 모르는 주장”최씨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그는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피해자와 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추행의 고의에 대한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이 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9년 12월 12일 “강제추행을 유죄로 인정한 2심 판단엔 잘못이 없다”며 최씨의 유죄를 그대로 확정했다. 최씨를 옹호하던 사람들은 대법원 확정 판결마저도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요지는 △“최씨가 평소 성추행을 할 사람이 아니다” △“여성의 일방적 주장만을 근거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설령 엉덩이를 만진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양형이 과도하다” 등이었다.하지만 법조계에선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성추행 사건의 전형적 특징을 모르는 주장”이라고 일축한다. 성추행 사건의 경우 화이트칼라 계층에서도 많이 발생하며 가해자 다수도 ‘평소에 그럴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피해자의 진술이라고 하더라도 일관되거나 객관적 증거와 일치할 경우에만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된다는 설명이다.양형과 관련해서도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부장판사 출신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최씨의 경우 아무런 반성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런 최씨 태도를 법원이 2차 가해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기준상 최대 징역 2년까지 선고가 가능한 상황에서 충분히 가능한 양형이었다”고 밝혔다.
  • 신의 곁으로 떠난 '축구의 신' 마라도나[그해 오늘]
    신의 곁으로 떠난 '축구의 신' 마라도나
    전재욱 기자 2022.11.25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이탈리아 축구 1부리그 세리에 A의 SSC나폴리는 1980년대 황금기를 보냈다. 1986-87, 1989-90시즌 두 차례 리그 우승과 1990년 UEFA컵(챔피언스리그의 전신) 우승을 각각 차지했다. 1983-84시즌 강등권을 겨우 벗어난 약체 구단의 환골탈태였다. 아르헨티나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4년 나폴리에 입단하고서 달라진 일이었다. 이후로 지금까지 나폴리는 리그와 컵에서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1986년 멕시코월드컵 8강전에서 붙은 아르헨과 잉글랜드. 경기 도중 디에고 마라도나가 손으로 골을 넣고 있다. 경기는 아르헨이 2대 1로 이겼다.(사진=FIFA)축구는 열한 명이 하는 경기다. 모두가 한 몸으로 움직여야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 이걸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선수가 마라도나다. 빼어난 실력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선수도 많다. 시즌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앞서 나폴리의 황금기 시절을 들여다보면 마라도나가 이런 선수라는 데에 고개를 주억거릴 수밖에 없다.1986년 아르헨티나의 멕시코 월드컵 우승도 마찬가지였다. 역대 아르헨 국가대표팀 선수단 가운데 당시를 최고로 평가하는 의견은 우세하지 않다. 그러나 당시 사실상 마라도나가 월드컵을 지배한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대회에서 그는 골 5개와 도움 5개를 기록하고 골든볼을 차지하며 우승을 견인했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아르헨에 3대 1로 패하면서 제물이 됐고, 8강전의 잉글랜드는 축구사 유일한 ‘신의 손’ 골을 먹고서 눈물을 삼켰다. 마라도나는 “내 머리와 신의 손으로 골을 넣었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세상은 그를 ‘축구의 신’이라고 불렀다.이처럼 마라도나는 가장 화려한 길을 걸은 축구선수로 평가된다. 1960년 10월 아르헨티나 브에노스 아이레스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가족이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축구로 성공하려고 했다. 유년기부터 뛰어난 실력을 보이면서 1976년 아르헨 1부리그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에 데뷔했다. 만 16세였다. 1981년 같은 리그 명문 보카주니어스로 이적하고 첫 시즌 리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198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FC를 거쳐서 1984년 이탈리아 나폴리로 이적했다.축구선수로서 황금기는 나폴리에서 만개했다. 나폴리는 당시 역대 최대 이적료를 지불하고 마라도나를 영입했다. 이후 위와 같은 성과를 거두면서 팀 역사상 최고 성적을 거뒀다. 나폴리 시민은 약체이면서 타 구단에 멸시받던 팀을 구세한 마라도나를 떠받들었다. “마라도나를 비난하는 것은 신을 비난하는 것”이었다. 이런 대접은 조국 아르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탈리아와 아르헨에는 마라도나를 숭배하는 ‘마라도나교’라는 종교가 생겼다.축구선수로서 경력은 화려했지만 자기 관리에는 소홀했다. 나폴리 황금기를 직접 이끌던 1991년 코카인 흡입 사실이 적발된 이래 줄곧 마약 중독에 시달렸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약물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와 조별리그 도중 귀국했다.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되고 후유증으로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2004년 쿠바에서 카를 카스트로 도움을 받아 마약을 끊기까지 마약의 늪에서 헤맸다. 1997년 현역에서 은퇴할 당시도 마약에 절어 있었다. 이탈리아 진출 이후 마피아와 만나면서 마약에 손을 댔다는 게 정설이다. 이탈리아는 마라도나에게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안겨줬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아르헨이 4강에서 이탈리아를 제친 것이 화근이었다. 승부 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르헨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탈리아 여론은 마라도나에게 급격하게 등을 돌렸다. 마치 안정환 선수가 한일 월드컵 16강에서 결승골을 넣어 이탈리아를 무너뜨리고, 이탈리아 소속팀에서 방출된 것과 같았다. 이탈리아 사법 및 세무 당국은 마라도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마약 복용과 탈세 혐의가 드러났다.몰락한 축구 영웅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자국 대표팀 감독으로 발탁되면서 재기에 성공하는 듯했다. 아르헨이 8강에서 독일에 4대 0으로 패배하면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2018년까지 여러 클럽 팀을 돌면서 감독직을 맡았는데 우승으로 이끌지는 못했다. 축구 실력과 감독의 용병술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리오넬 메시가 22일(현지시간)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 도중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경기에서 사우디가 아르헨을 2대 1로 이겼다.(사진=로이터)건강이 좋지 않던 차에 2020년 11월25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코로나 19 증상이 의심돼 자가격리 와중에 변을 당했다. 아르헨은 마라도나의 장례식을 국장으로 치렀다. 대통령은 공식일정을 취소했고 모든 공공기관은 조기를 게양했다. 코로나 19가 한창이라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조문 인파가 수km 줄을 섰다. 앙숙 관계인 클럽 팬들도 얼싸안고 울며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마라도나를 방출했던 나폴리는 마라도나 등번호 10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그러면서 경기장 이름을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로 바꿨다.생전 마라도나는 2000년 12월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세기의 축구선수에 올랐다. 매해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와 격이 달랐다. 20세기 백 년을 대표하는 선수가 누구인지 가린 것이다. 공동 수상한 브라질 펠레는 축구인이 뽑았지만, 마라도나는 축구 팬이 뽑았다. 시대를 초월해 라이벌로 평가받는 아르헨의 리오넬 메시는 마라도나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아르헨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사우디에 패배하고 고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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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리게 구르는 구자열의 자전거
    전재욱 기자 2022.11.23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기업인 구자열(한국무역협회장·LS의장)의 자전거 페달은 빠르게 굴러 왔다. 쉬지 않고, 곧게 갔고, 그래서 앞에 있었다. 자전거께나 탄다는 ‘말벅지’도 그의 등을 보고 달리기가 일쑤다. ‘몬주익의 마라톤 영웅’ 황영조 선수의 이른바 ‘항복 선언’은 유명한 일화다. 신체 능력이라면 세계 으뜸가는 황 씨였지만 2010년께 구 회장을 따라 라이딩을 나섰다가 결국 두 손을 들었다고 한다.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겸 LS의장(앞줄 오른쪽 헬멧을 든 이)이 지난 9월 지인과 라이딩을 떠나기 앞서 환히 웃고 있다. 맨 왼쪽 가수 김창완씨를 비롯한 일행도 싱글벙글이다. 앞줄 가운데 뒷모습은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사진=대한자전거연맹)“자전거 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자기부터 수십 년을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경기 안양시 LS타워까지 어림잡아 하루 왕복 50km 이상이다. 날이 궂지 않으면 이걸 매일 했다. 맘잡고 달리면 서울에서 부산을 하루 만에 가는데, 평균 속력이 시간당 30km 안팎이다. 아마추어(20km대) 수준을 초월한 경지다. 2002년 독일 ‘트랜스알프스 산악자전거대회’에 참가해 7박8일 동안 650km를 완주한 것은 의지만으로 된 게 아니다.대한자전거연맹 회장 자리는 2009년부터 의지만으로 맡고 있다. 저변이 척박한 자전거 종목에서 구자열은 키다리 아저씨다. 경륜법의 흠을 고쳐 자전거 인재 육성에 물꼬를 틀도록 역할을 한 것이 컸다. BMX와 MTB 불모지 한국이었지만, 이제 국제대회에서 메달 소식이 들려온다.이런 그에게 자전거는 기업이었다. “자전거는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진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목표를 잡고 전진해야 한다.” 경영 철학이었다. 구자열이 달리면 회사가 따라왔다. 그래서 빨리 갔고, 앞서 갔다. 지난 1월 LS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기까지, 올해 칠순의 라이더는 이렇게 앞만 보고 달려왔다.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겸 LS의장이 지난 9월 일행과 유니폼을 입고 떠난 라이딩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오른쪽 네 번째 흰 팔토시를 한 구 회장이 브이(V)자를 그리고 있다. 뒷줄 왼쪽 여섯 번째는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사진=대한자전거연맹)자유인이 되고서 주법(走法)이 바뀌었다. 차종 로드바이크의 재질을 크롬에서 크로몰리로 바꾼 것이 시작이다. 쉽게 말하면 속도를 줄이고, 승차감을 끌어올린 것이다. 스포츠카에서 클래식 세단으로의 환승이랄까. 자연히 호흡도 달라졌다. 어지간하면 브레이크를 잡고, 풍경을 눈에 담고자 쉬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결승선을 향해 전력으로 페달을 밟던 이전의 그에게서는 보지 못했던 모습이다.“오늘은 유니폼 입으셨네요?”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가장 큰 변화는 복장이다. 라이딩은 혼자 하는 운동이지만, 같이 하는 운동이기도 하다. 무리는 유니폼을 입고서 한몸이 된다. 유니폼은 룰이다. 한창때 구자열이 유니폼 입기를 피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촌음을 다투는 일정을 소화하려면, 자기가 계획해서 운동하는 것이 편했다. 얼마든지 갈 수 있지만, 언제든지 그만 가는 경우도 불가피했다. 유니폼을 입고 이렇게 행동하면 룰을 깨야 하고, 이로써 나머지 일행의 호흡이 뒤틀린다. 이걸 경계하려고 유니폼을 꺼렸다. 몸이 가벼워지고서 이런 부담을 덜었다.자전거인 구자열의 종아리.(사진=대한자전거연맹)지난 9월 라이딩은 자유인 구자열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 여정이었다. 지인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2008~2011년)가 방한하자 오랜 친구 가수 김창완씨 등과 함께 만든 자리였다. 그날 일행은 같은 옷을 맞춰 입었다. 정처는 정해뒀지만, 무엇하랴. 목적지보다 중요한 것은 도착지였다. 강변 카페에 들러 수 시간 수다를 떨었고, 오가며 마주하는 생면부지와 구김 없이 인사했다. 주변에서는 그에게 “여유롭게 피는 들풀의 향이 난다”고 했다.페달을 천천히 밟으니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늘고, 주변이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자전거는 빨리 가는 데 필요한 수단이 아니었다. 자전거 그 자체였다. 느리게 가도 뭐라고 할 이 하나 없는데, 우리는 빨리 가려고 무던히 애가 단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까지는 잘 몰랐던 것들이다. 어떤 스님의 말마따나 ‘멈추면 보이는 것들’이었다. 구자열의 페달은 느릿하게 굴러간다.
  • ‘音의 경영학’…예술의전당 종신회원 ‘1호’ 김승연[오너의 취향]
    ‘音의 경영학’…예술의전당 종신회원 ‘1호’ 김승연
    김영환 기자 2022.11.16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지난 1988년 2월 예술의전당 시설 가운데 음악당과 서예관이 1차 개관했다. 음악당은 변변한 공연장이 없던 당시 한국에서 유일하게 콘서트 전문 공연장으로 설계돼 기대를 모았다. 개관과 동시에 국내외 연주자들과 합창단, 실내악단, 관현악단들이 참가한 개관 기념 음악제가 열렸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2011년 교향악축제 첫날 공연이 시작되기 전 협력업체 대표이사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이듬해 이 같은 음악제를 살려나가자는 의견이 모였다. 역시 한 달여간 국내 관현악단들의 공연이 음악당에서 연달아 개최됐고 공식적으로 이 음악회를 ‘제1회 교향악축제’로 작명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됐고(最古), 가장 큰 규모인(最大)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의 시작이었다.음악회는 지방의 악단들을 한 무대로 모아 서로 실력을 겨루거나 골고루 중앙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개최 취지였다. 재능있는 독주자들을 발굴해 관현악단과 협연 기회를 마련하거나, 한국 작곡가들의 창작 관현악 작품들을 초연하는 무대도 제공했다.지난 2022년 4월2일부터 24일까지 34회째를 맞아 공연을 성료했지만 위기가 없던 것도 아니었다. 지난 2000년에는 외환위기 여파로 기업들이 후원을 꺼리면서 아시아 최고·최대 교향악축제가 중단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교향악축제라는 이름 앞에 ‘한화와 함께하는’이라는 인연이 시작된 계기다. 클래식 공연에 대한 후원이 대부분 일회성이거나 단기 후원인 경우가 많은데 한화가 23년째 이어오고 있는 교향악과의 인연은 이례적이다. 그 배경에는 김승연 한화 회장이 있다.‘2021 교향악축제’ 공연 장면(사진=예술의전당)김 회장은 ‘예술의전당 종신회원 1호’로 추대됐다. 예술의전당이 지난 2009년 처음으로 도입한 종신회원제도에 후원활동 10년을 기록한 김 회장을 첫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후원 20년째인 지난 2019년에는 후원기념 명패를 제작해 음악당 로비 벽면에 설치하는 제막식도 치렀다.김 회장은 클래식 음악 전문가로 알려졌다. 지난 8월 별세한 배우자 서영민씨가 특히 클래식 애호가였다. 김 회장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이 나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심취하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음악이 갖는 하모니의 가치는 김 회장이 생각하고 있는 공존과 상생의 키워드 ‘함께 멀리’와도 맞닿아 있다. 지난 2011년 김 회장은 교향악축제에 협력사 임직원을 초대해 동반성장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했다. 김 회장이 직접 제안했던 행사다. 때로는 과격한 언행으로 세간의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김 회장이 평생을 지켜온 ‘의리’와도 결이 유사하다.김 회장의 클래식에 대한 조예는 지난 2013년 ‘한화클래식’으로도 발전했다. 한화클래식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장이다. 합창계의 거장이자 바흐 해석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헬무트 릴링이 첫 주자로 한국을 찾아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을 선보였다.‘한화클래식’은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문호를 넓히는 한편,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레퍼토리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세한 해설도 곁들인 것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공연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직접 관객과의 만남을 추구하고 있다.지난 10월 한화그룹 창립 70주년을 맞은 김 회장의 기념사 이후 한화 측은 성료했던 ‘세계불꽃축제’와 함께 ‘한화클래식’을 사회공헌 철학의 실천 방안으로 제시했다. 김 회장은 기념사에서 “‘신용과 의리’의 한화정신이 있었기에 그룹의 성장이 가능했다”고 했다.지난 2019년 폐관한 금호아트홀 내부 전경(사진=금호아트홀)지난 2019년 폐관의 역사를 밟았지만 클래식 공연장 금호아트홀을 만든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역시 클래식을 사랑하는 경영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많은 클래식 연주자들이 거쳐 갔을 만큼 클래식 영재 지원에도 적극적이었다.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경우 아내가 플루트 연주자일 만큼 평소 음악계 인사와 교류가 있어 왔다. 정 부회장 역시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고 피아노 실력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2011년부터는 연간 2차례에 걸쳐 ‘신세계 클래식 페스티벌’도 개최 중이다.이건산업 창업주인 박영주 회장도 ‘음악사랑’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올해로 33회를 맞는 ‘이건 음악회’는 기업이 주축이 돼 무료로 여는 클래식 공연 중 가장 오래된 음악회다. 지난 11일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인천 아트센터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성료됐고 △부산 금정문화회관(16일) △통영 통영국제음악당(17일) 일정이 남았다.이건음악회가 2022년 첫 일정으로 스타트를 끊은 롯데콘서트홀은 롯데그룹이 2016년 롯데월드몰에 설치한 정통 클래식 공연장으로 예술의전당에 버금가는 클래식 공연 명소다.피아니스트 이혁.(사진=금호문화재단)재벌들의 후원 속에 클래식 인재들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2 롱티보(Long-Thibaud)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이혁은 두산연강재단 출신 장학생이다. 두산연강재단은 만 12세이던 2012년부터 이혁을 꾸준히 후원해왔다.두산연강재단은 두산그룹 초대회장인 ‘연강’ 박두병 회장의 호에서 따왔다. 박 회장의 이념 실천을 목표로 세워진 교육 및 문화재단으로 지난 1978년 10월 발족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 디제잉에 랩도 한다…개성 뽐내는 재벌가 MZ들[오너의 취향]
    디제잉에 랩도 한다…개성 뽐내는 재벌가 MZ들
    한광범 기자 2022.11.08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 가수 신해철을 중심으로 한 당시 5인조 그룹 ‘무한궤도’가 ‘그대에게’란 노래로 대상을 수상했다. 당시 명문대생 5명이 결합한 밴드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는데, 재벌가에서도 당시 멤버 중에 효성그룹의 차남 조현문씨와 쌍용그룹 김성곤 창업자의 외손주인 조현찬씨가 참여해 큰 화제를 모았다. 재벌가 자제의 공개적 활동이 많지 않았던 시기, 무대에서 직접 악기를 연주한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그리고 10여 년 후인 1999년엔 이랜드그룹의 장남 윤충근(활동명 윤태준)씨가 아이돌그룹 ‘이글파이브’ 멤버로 데뷔하기도 했다. 활동 당시엔 잘 알려지지 않았다가 이후 윤씨가 회사 경영에 참여하며 뒤늦게 재벌가 자제의 댄스그룹 활동이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공개 활동이 1년 여로 짧았던 이들과 달리 최근 MZ(밀레니얼+Z)세대 재계 2~3세는 자신의 끼를 드러내는 것에 보다 적극적이다. 과거 재벌가에서 가까이하지 않던 영역에서도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이해진子, ‘6억뷰’ 블핑 ‘러브식 걸스’ 뮤비 출연네이버 창업주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아들 ‘로렌’ 이승주씨는 가수와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클럽 DJ와 모델로도 활동하는 등 ‘은둔의 경영자’라고 불릴 정도로 조용한 성격인 이 GIO와 달리 쾌활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성격뿐만 아니라 외형 또한 문신에 피어싱 등 과거 재계 자제들에선 보기 어려운 개성적인 모습이다.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의 아들인 가수이자 프로듀서 ‘로렌’ 이승주.(사진=로렌 SNS)이씨는 과거 해외에서 유학생활을 하기도 했으나 귀국 후엔 꾸준히 음악 쪽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17년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과 교류하면서 앨범에 참여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지드래곤 노래에 공동 작곡가로 이름을 올리거나 블랙핑크 앨범에 작사가로 참여하기도 했다.블랙핑크가 2020년 10월 발매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노래 ‘러브식 걸스’(Lovesick Girls)의 뮤직비디오에 직접 ‘남자친구’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6억3000만회를 넘긴 상태다. 2020년엔 직접 앨범을 발매하며 가수로 데뷔했다.네이버가 이미 전문경영진 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이 GIO 역시 과거부터 꾸준히 두 자녀들을 경영에 관여시키지 않을 것임을 천명해왔다. 이 때문에 이씨가 경영일선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 GIO는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분을 늘리는 대기업 총수일가와 달리 지분을 꾸준히 줄이고 있다.◇정몽준 차남, 힙합동아리 멤버로 무대 서기도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차남 정예선씨는 대학에서 힙합동아리 활동을 했으며, 철학을 전공한 정씨는 과거 “꿈은 랩 하는 철학과 교수”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씨는 고교생 시절이던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긴 글로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대학 입학 후 재벌가 자제임을 숨기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네임드 정몽주니어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차남 정예선씨가 출연했던 대학 힙합동아리 뮤직비디오 속 한 장면. (사진=유튜브 갈무리)여전히 해당 동아리 유튜브 채널에선 정씨가 참여한 뮤직비디오와 공연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영상에서 정씨는 “철학자와 래퍼 둘 다가 내 정체성” 등의 가사를 랩으로 내뱉으며 스웩을 뽐낸다.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마케팅 총괄사장은 재계의 유명한 ‘게임마니아’다. 2000년대 게임업계를 휩쓸었던 스타크래프트가 조 사장이 가장 애착이 큰 게임이다.2000년대 후반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시들면서 공식 스폰서를 맡겠다는 기업이 없자 2010년엔 대한항공이 두 차례, 2011년엔 진에어가 한 차례 타이틀 스폰서를 맡게 했다. 특히 2010년 프로리그 당시엔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결승전이 개최되도록 하며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부흥에 노력하기도 했다. 2011년엔 진에어 그린윙스라는 게임단의 네이밍 스폰서로 참여해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산업 불황이 닥친 2020년까지 게임단을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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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딴소리]빈 살만
    빈 살만
    김영환 기자 2022.11.20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 지난 2003년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EPL) 첼시FC를 인수했던 이는 로만 아브라모비치다. 러시아 최대의 정유기업이자 세계 4대 정유 기업이었던 시브네프티의 회장이 팀을 인수했다는 소식에 축구팬들은 설레었다. 러시아에서 약 10위 정도의 재벌이었고, 전세계에서도 100위권의 부호가 팀에 얼마나 투자를 할지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실제 그가 첼시FC를 인수한 이후 10년도 채 되지 않아 첼시FC는 유럽 축구 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하는 등 명문 클럽으로 거듭났다.뒤를 이어 EPL 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던 사람은 맨체스터 시티FC(맨시티)의 만수르다. 만수르는 한국에서도 ‘부호’를 상징하는 대명사처럼 쓰였을 만큼 세계적으로 돈이 많은 사람에 속한다.로만은 한 때 220억 달러까지 재산을 불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 거론된 재산은 112억 달러(15조원) 가량이다. 만수르의 개인 재산은 390억 달러(52조원) 정도로 알려졌는데 그가 관리하는 가문의 재산은 1000조원께로 추정된다.2. 이번엔 빈 살만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세가자 지난해 10월 같은 리그의 뉴캐슬 유나이티드FC를 인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뉴캐슬의 서포터들은 홈경기장으로 몰려와 마음껏 기쁨을 만끽했다.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환담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그의 이름은 무함마드이고 빈 살만은 ‘살만의 아들’이라는 뜻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빈 살만으로 더욱 알려졌다. 부호의 대명사 만수르보다 10배 더 재산이 많다고 한다. 뭐든 다 할 수 있다, 별명이 ‘미스터 에브리씽(Mr. Everything)’인 남자다. 로만과 만수르를 거치면서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인 EPL도 ‘돈’으로 성적이 좌우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졸부’라는 인식으로 기존 축구팬들은 오일 머니의 유입을 꺼려했지만 맨시티는 이제 세계 정상급 클럽의 하나가 됐다.2조 달러, 우리 돈으로 2800조원을 갖고 있는 비공식 세계 최고 갑부 빈 살만의 팀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은 축구팬들의 또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3. 최근 방한한 빈 살만이 환대를 받는 것 역시 우리 경제에 빈 살만이 미칠 영향을 긍정해서일 것이다. 왕세자이지만 고령의 국왕을 생각하면 빈 살만은 사우디의 사실상 최대 권력이다.그가 추진하는 핵심 사업은 ‘네옴시티’, 지구 역사상 최대 도시 프로젝트다. 고대 이집트 파라오들이 사막 위에 지었던 피라미드, 빈 살만이 네옴시티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이 도시는 100% 친환경 에너지로 자급자족하는 시스템을 추구한다. 오일로 막대한 부를 벌여들였지만 이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다. 한-사우디 ‘수소동맹’과 같은 친환경 용어는 그래서 등장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등 한국의 기술력이 수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사우디는 과거에도 우리에게 낯선 이름이 아니었다. 1970~1980년대 우리 건설 노동자들이 중동에 진출해 외화를 벌어왔다. 사우디 왕가 역시 당시 한국 기업의 기술력에 만족도가 높다는 이야기도 들린다.4. 로만의 입지는 의외의 곳에서 흔들렸다. 지난 2월 24일에 터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영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감행했는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로만이 제재 대상이 됐다. 결국 로만은 지난 5월 첼시FC의 지분을 팔고 영향력을 잃었다.만수르와 빈 살만은 입장이 매우 다르다. 그들은 구단주 이전에 ‘부총리’, ‘총리’라는 직함을 달고 있었다. 정치적으로 로만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배경을 갖고 있다.그러나 부와 권력을 모두 쥔 이면에는 아름답지 못한 이야기도 많다. 빈 살만은 손자병법과 윈스턴 처칠의 저작을 즐겨 읽는다. 결국 본인보다 27살이 많은 사촌형을 권좌에서 몰아내고 왕세자에 책봉됐다. 이 과정에서 본인의 할아버지가 내세운 유지였던 ‘형제세습’도 없던 일이 됐다.왕족 숙청도 감행했으니 더한 권력도 휘둘렀다. 2017년에는 레바논 총리를 납치해 사임을 협박하는 말도 되지 않는 일을 저질렀다. 2018년에 발생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도 의심받고 있다. 여성 운전을 허용하고 여성 참정권을 허용하는 등 개혁 행보 이면에는 필경 경계해야할 면모도 있는 것이다.
  • ‘공군 1호기’…무임탑승? 내돈내산! [딴소리]
    ‘공군 1호기’…무임탑승? 내돈내산!
    김영환 기자 2022.11.12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는 2022년 1월부터 보잉 747-8B5(747-8i) 기종을 쓰고 있다. 소유자는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의 비행기를 대통령실이 장기간 ‘빌려’ 쓰는 형태다. 공군 1호기 탑승 좌석 수는 총 233석(전용석 2, 비즈니스 42, 이코노미 169)이다. 대통령 수행원들은 주로 비즈니스석을 쓰고 이코노미는 취재진에 배분된다. 공군 1호기(사진=이데일리DB)공군 1호기 탑승과 관련해 많은 이들이 오해하는 지점이, 언론사가 항공기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언론사가 자비를 부담한다. ‘회돈회산’(회사가 돈을 주고 회사가 산 것)이다. 지난 9월 5박7일 일정의 영국·미국·캐나다 3개국 해외 순방은 2699만원의 계산서가 청구됐다.더욱이 공군 1호기는 비즈니스 클래스에 준하는 비용을 받는다. 전술했듯 취재진이 사용하는 좌석은 이코노미 수준이다. 기내 서비스는 비즈니스 클래스가 제공되지만 비용 대비 좌석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대통령실은 순방지에서 손꼽히는 시설의 숙소를 섭외한다. 통신시설이 필요한 미디어센터를 마련하는 데도 생각보다 큰 비용이 든다. 모두 언론사에서 갹출해 부담한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비용을 더 걷고 1년 단위로 남는 차액에 대해서는 환급한다.2. 지난 9일 밤 지인들과 저녁자리를 갖다가 팀원으로부터 급한 연락을 받았다. 대통령실에서 동남아 순방 기간 동안 MBC 출입기자에게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대해 탑승을 불허하겠다는 통보를 했다는 것이었다.대통령실은 “전용기 탑승은 외교·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오던 것으로,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편파 보도가 반복된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사유를 밝혔다. 출국을 불과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대통령은 해외 순방 시 공군 1호기인 전용기를 이용한다. 대통령 가까운 곳에서 대통령의 정치 행위를 취재하는 출입기자단도 이 비행기에 동승하면서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한다. 대통령이 탑승 전 어떤 색깔의 넥타이를 맸는지조차 취재 대상이다.윤 대통령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참석을 위해 11~16일 캄보디아 프놈펜과 인도네시아 발리 두 곳을 차례로 방문한다.3. “장관님, 이렇게 답변하실 거면 세금을 받지 마세요. 저희가 내는 세금으로 일하시는 거잖아요.”문재인 정부의 초대이자 우리나라 정부 39대 통일부 장관이었던 조명균 전 장관 당시 통일부를 출입했다. 당시 출입기자 중 한 명은 늘 날카로운 질문으로 조 전 장관을 당혹케했다. 조 전 장관은 “세금을 받지 말라”는 다소 공격적인 언사에도 언론과의 간담회가 있을 때마다 대개 첫 질문자로 해당 기자를 지목했다. 기자가 질문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했고, 국민의 세금으로 일하는 고위공직자로서 국민들에게 알 권리를 전달하는 언론의 역할을 존중한 것이다.세금으로 일하는 고정급적 연봉제 적용대상 공무원 중 가장 높은 월급을 받는 것은 당연히도 대통령이다. 2022년 대한민국 대통령의 연봉은 2억4455만7000원이다. 더 엄중하게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언론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4. 대통령 전용기를 탄다는 것은 일종의 특혜다. 가장 피부에 와닿는 장점은 출입국 관리소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수행원들이 길게 늘어서 출입국 심사를 받는 동안 대통령이 이를 기다린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한 광경이다. 취재 편의를 위한 특혜라 할 수 있다.달리 말하자면 이번 순방기간 동안 민항기를 선택한 언론사들은 이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프놈펜에서 발리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이들 취재진은 경유를 통해 빠듯한 일정을 맞춰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지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취재 자체를 불허한 것이 아니고 전용기 탑승만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언론사 타이틀 달았다고 받는 당연한 좌석은 아닌 것”이라고 했다.국민이 낸 세금으로 빌려 쓰고 있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특정 언론을 배제하겠다는 데서 권력을 바라보는 윤석열 정부의 인식이 느껴진다. 공군 1호기도, 윤 대통령이 구성한 정부도 2022년 대한민국 국민으로부터 임대해 쓰고 있는 것이다. 일방적 탑승 배제는 권력 오남용이다.엄연히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출입기자단 제도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논의에서 벗어나므로 제도 자체를 존중함)이 있는데 어떠한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를 결정한 것이 그 근거다. 취재 윤리를 벗어난 보도 행태가 발생한다면 이미 대통령실과 출입기자단은 해당 언론사에 적절한 페널티를 부과하고 있다.윤 대통령은 이 문제를 놓고 “대통령이 많은 국민들의 세금을 써가며 해외 순방을 하는 것은 그것이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라며 “외교안보 이슈에 관해서는 취재 편의를 제공한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받아들여달라”고 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수많은 외신이 쏟아내고 있는 비판은 어떤 ‘중요한 국익’이 걸렸는지 묻고 싶다.
  • [딴소리]과밀의 도시
    과밀의 도시
    김영환 기자 2022.11.06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 처음 인파의 위력을 체감한 건 고교 시절 명동에서였다. 친구 몇몇과 크리스마스를 맞아 명동을 놀러갔는데 머리털 나고 가장 많은 인파를 목도했다. 불꽃축제 관람 후 귀가하는 시민들의 모습(사진=이데일리DB)친구들끼리 “야, 발만 들어도 앞으로 간다”면서 낄낄댔다.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은 공포보다는 유희거리였다. 사람이 넘실대는 거리는 그야말로 축제였고 볼거리였다.2002년 월드컵은 이 같은 감정이 정점을 찍게 된 경험이었다. 가장 짜릿한 경기였던 이탈리아전을 학교 노천극장에서 봤는데, 경기도 워낙 재밌었지만 수천명의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치며 팔을 내뻗는 장관에는 그만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나이가 들면서는 사람이 붐비는 곳은 피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올해 개최된 불꽃축제만은 보고 싶다는 열망이 일어났다. 사람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불꽃을 가까이서 보고 싶다는 간구였다.2. 당일 당직근무여서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마포대교 상단에서 보자는 마음으로 불꽃축제 현장을 찾았다. 유명 축제답게 상대적으로 축제 현장에서 떨어진 마포대교도 인파로 붐볐다. 마포역 4번출구에서 강변북로 분기점까지 고작 485m를 가는데 1시간이 넘게 소요됐다.“아, 좀 무서운데.” 함께 간 동거인의 한 마디에 기분이 으스스해졌다. 마포대교 한 켠 인도의 이쪽은 강물이 넘실댔고, 저쪽은 차들이 질주했다. 돌아가겠다 마음을 먹었다면 복잡하나마 빠져나올 수 있었는데 전진할 요량에서는 아무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거대한 인간 흐름에 이동을 맡겨야했다.통행로가 좁은 이태원에서 느꼈을 공포는 더했을 것이다. 마포대교 위 강물과 도로는 대피의 공간이 될 수 없을지언정 시야는 확보할 수 있었다. 꽉 막힌 벽 사이에서 타인들에게 이동을 맡겨야 했던 무력감은 훨씬 큰 공포로 다가왔을 것이다.3. ‘오시야’(押し屋). 한국에서는 ‘푸시맨’으로 불렸던 아르바이트는 일본에는 여전히 남아있다. 전철 승객을 안으로 밀어넣어주는 일로, 대중교통 이용객이 많은 출퇴근 시간에 집중된다.출근 시간이 빠듯한 승객과 승객을 한 명이라도 더 태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운영사 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비롯됐던 현상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지금은 푸시맨이 사라졌다. 대신 무리한 탑승을 막는 ‘커트맨’이 생겼다.지난 불꽃축제 때도 이 같은 일을 도와줬던 운영요원들과 안전요원이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재개된 행사였던 만큼 100만명 이상이 다녀갈 것이 관측됐고 주최 측은 18.5%가량 운영요원·안전요원을 증원했다. 불꽃축제에 투입된 안전관리 인원은 무려 5700명이었다.4. 서울의 과밀은 여전한 문제다. 수요 예측에 실패했던 9호선은 혼잡도가 지나치게 높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9호선의 혼잡도는 238%까지로 집계됐다. 이럴 경우 차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기준치인 2500ppm을 훌쩍넘기게 된다. 서울시 측정기준 5000ppm으로 집계되기도 했다.최근 출근길에 무리한 탑승으로 후문이 고장난 버스에 탑승한 적이 있었다. 문이 덜렁덜렁 열려 있는데 승객도 많은 상태여서 꽤 위험했다. 나중에 이를 알게 된 기사님이 운행 불가를 선언했다. 승객들 사이에서 볼멘 소리가 나왔다. 이유야 어찌됐든 출근길 방해를 받았으니 이해되지 않았던 것도 아니나, 한번만 여유를 갖고 생각하면 그것이 안전불감증이었다. 지난 7월 광역버스를 대상으로 하는 입석 금지 제도가 부활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사고 위험 방지를 위해 광역버스의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 및 입석 금지를 시행했으나 승객 반발에 부딪혀 흐지부지됐다. 이번 입석 금지제 부활은 버스업체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양상이 다르다.주체가 누가됐든 과밀의 문제를 해소하려는 시도는 반갑다. 인구 950만명인 서울의 인구밀도는 1㎢당 1만5699명이다. 근자에 들어 유행하고 있는 ‘국평’(국민평수)이라는 말은, 과밀을 안일하게 생각하는 우리의 자의식이 빚어낸 슬픈 풍경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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