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생활부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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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일자리 지도가 달라진다
    일자리 지도가 달라진다
    편집국 기자 2020.10.08
    로봇이 제공하는 안락한 삶에 안주하다 결국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았기고, 더 나아가 삶 자체를 빼앗기는 공포스러운 미래에 대해 익히 들어왔다. 그런데도 어느 순간부터 키오스크들만이 즐비한 맥도날드가 슬쩍 두려운 장소가 됐다. 몇 번을 도전해 보아도 무표정한 키오스크는 ‘처음으로 돌아가라’고만 한다. 무엇이 잘못 됐는지는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직원의 도움 없이는 주문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오죽하면 ‘키오스크 포비아’라는 말이 생겼겠는가. 식음료점, 은행, 병원, 편의점까지 무인시스템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미 현실에선 기계가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촉발된 키오스크의 도입은 코로나19로 완성되었다.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해지기 위해서든, 대면이라는 행위가 주는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서든, 소비자는 비대면(언택트) 구매 경험에 점점 익숙해진다. 업주들은 한달에 단돈 20만원으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키오스크 덕에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일자리는 사라지는 것일까.지난 5월 제조업 대표기업인 현대차 시가총액을 카카오가 제치며 화제가 됐다. 7일 기준으로 현대차의 시가총액이 38조7800억원으로 7위,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33조5500억원으로 9위에 머무르며 제조업 대표주 현대차가 간신히 체면은 지키고 있다. 카카오의 질주가 주목받은 이유는 새로운 강자의 탄생이라는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창립 15년이 된 카카오는 말 그대로 ‘국민 메신저’이다. 최근 핀테크나 모빌리티 콘텐츠 등의 사업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주요 매출은 주로 국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비즈보드 기반 광고사업이다. 반면 현대차는 44년 된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현대차와 관련된 수많은 협력업체의 경제 파급효과와 규모, 일자리가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는 어마어마하다. 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세상은 물건이나 금전을 넘어 편안함, 행복감, 만족감 같은 무형의 부가가치에도 그 값을 매기기 시작했다. GDP나 실질적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과는 무관해 보이는 시장의 평가는 이런 변화를 보여준다. 이런 변화는 일자리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기존의 일자리는 더 빨리 사라지고 새로운 일자리는 더 빨리 생겨나고 있다. 키오스크를 설계하고 제조하는 일자리가 생겼고 반도체와 자동차의 뒤를 잇는 플랫폼 산업생태계도 성장하고 있다. 일자리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자연스레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를 선호하는 우리 사회도 긱경제(임시직경제)에 깊이 적응한듯 보인다. 여기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새로 생기는 일자리가 과연 양질의 일자리인가하는 점이다. 새로 생겨가는 일자리가 또다른 단순 일자리로 채워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이 든다. 새로운 산업은 현대차나 삼성전자가 만들어내는 규모만큼의 일자리 낙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테슬라와 견줄만한 혁신 기술기업, 또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견줄 수 있는 플랫폼 기업을 더 많이 키워내야 한다. 더욱 중요한 점은 ‘준비된 인재’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람’이 먼저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기술이지만, 그 기술을 만드는 것은 인재다.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양질의 교육이라는 점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어떤 인재를 양성하고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는 세계의 공장이 될 수도 있고, 세계의 은행이 될 수도 있고, 세계의 연구소도 될 수 있다. AI 인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면 전 세계의 AI 기업들이 대한민국으로 모일 것이다. 만들어내고 싶은 일자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하는가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우리의 내일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손에 달렸다. 일자리 지형도가 바뀐 만큼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 여전히 기업들은 인재가 없다며 세계로 눈을 돌린다. 인재 구하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매년 배출되는 약 67만명의 대학졸업생들은 예상 취업률이 50%도 채 되지 않는다고 아우성이다. 일자리 미스매칭 때문이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와 학교 교육과의 차이가 있다 보니 전공과 상관없는 일을 선택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그렇다고 청년들에게 눈을 낮추거나 기업에게 스펙을 낮추라고 요구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일자리의 변화와 함께 양극화 또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양극단의 어디쯤 자리 잡게 해야 할까.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교육시켜야 할까. 이런 질문은 ‘좋은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와 같은 질문이다. 교육이 바뀌어야 일자리의 질도 바뀐다. 교육이 바뀌기 위해서는 먼저 대학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대학의 실질적 자율화와 미래 인재 육성형 학과정원조정, ‘국비양성과정’ 확대를 통해 국가 차원의 인재 양성이 시급히 우선되어야 할 숙제다. 동시에 기업에 대한 토대도 공고히 해야 한다. 세계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규제개혁, 기업육성 여건 재구축과 함께 국가 차원에서 중점 산업을 지원하고, 나아가 근본적인 노동의 유연화와 노동 집단의 사회적 경제적 의무도 자각해야 한다. 지금의 사회적 환경의 변화는 시급한 정책적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혁신 기술기업 시대에서도 인재 양성은 좋은 일자리를 위한 기본이자 지름길이다. 이는 기업 생존의 터전이기도 하다.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우리의 선택이 내 아이의 미래와 우리나라의 100년의 미래가 달려 있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황금알 거위, 잡을 것인가 키울 것인가
    황금알 거위, 잡을 것인가 키울 것인가
    안승찬 기자 2020.09.10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가난한 농부에게 어느 날 찾아든 거위가 황금으로 된 알을 낳자, 농부는 거위의 배를 가르면 더 많은 황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농부는 거위를 죽이고 만다. 지나친 욕심을 경계하라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다. 그런데 요즘 이 이야기가 그저 우화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더 많이 길러 낼 생각은 않고, 거위의 배를 갈르려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 정부 입장에선 기업과 부자들이 황금알을 낳아주는 거위다. 작년 한해동안 기업들이 낸 법인세는 72조2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상위 1%의 법인이 전체 세금의 78.4%를 부담했다. 소득세는 총 89조1000억원을 걷었는데 상위 1%가 41.6%를 부담했다. 1%의 기업과 1%의 부자들이 거의 100조에 가까운 세금을 내고 있었다는 뜻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많아지면 나라의 곳간은 풍성해지고 국민 개개인의 삶도 더 풍요로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행보를 보면 황금알 낳는 거위를 더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 도리어 거위의 배를 가르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소득주도 성장과 같은 정부 정책으로 기업의 부담은 갈수록 늘고 있다. 이런 부담은 기업이 더 많은 돈을 벌고, 그만큼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선순환을 더디게 만든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까지 더해져 기업의 대내외적 환경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실정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법인세 최고 세율이 22%에서 25%로 높이졌고, 소득세 최고세율은 4년 만에 38%에서 45%까지 치솟았다. 거위가 배불리 먹고 충분히 쉬어야 황금알을 낳을 텐데, 그러거나 말거나 알만 많이 낳으라고 쥐어짜는 형국이다. 이런 정책엔 기업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반영된 측면도 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은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다. 이 욕망이 합리성과 합법성을 해치지 않는다면 욕망은 죄가 될 수 없다. 부자가 되고 싶은 개인, 또 성장하려는 기업이 사회 전체를 살찌우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길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어야 기업가 정신이 고양된다. 기업가 정신이 온 사회에 꿈틀거릴 때, 당근마켓, 왓챠, 요기요, 배달의민족처럼 작지만 강한 벤처가 태어나고 제2의 카카오, 네이버를 꿈꾸며 땀을 흘리게 된다. 치열한 경쟁과 혁신의 과정을 거쳐 살아남은 이들이 삼성, 하이닉스, LG와 같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부단한 경쟁, 부의 창출, 축적에 대한 열망보다 부의 평등한 재분배에만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것 같다. 부자와 기업의 창의성과 모험심을 옥죄는 정부의 조세정책은 이런 인식이 밖으로 드러난 것일 뿐이다.자식이 아버지의 기업을 물려받아 경영을 이어가는 선택을 불로소득으로 호의호식 하는 것으로 보고 시샘할 것인가, 아니면 아버지가 일군 기업에 애착을 갖고 이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성장시켜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려는 의지로 볼 것인가. 내 자식에게 최고의 교육환경을 제공하려는 부모의 노력을 교육의 평등성을 해치는 행위로 볼 것인가, 아니면 80%의 국민을 먹여 살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키우는 행위로 볼 것인가. 같은 현상을 보고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 10만달러를 버는 룩셈부르크가 될 수도 있고, 나라경제의 근간이 무너져 정확한 경제규모조차 산출하기 어려운 북한이 될 수도 있다. 어떤 나라를 롤모델로 삼을 것인가. 부자와 기업에게 세금 폭탄을 터뜨려 배를 가르면 당장 속은 시원해 보일 수 있지만, 그 뒤엔 책임이 따른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죽으면 우리는 무엇으로 먹고 살텐가. 배를 가른 이후의 결과를 감당할 자신은 있는가. 고용 없는 성장이 일상화된 지금 우리 사회에 정말 필요한 것은 세금으로 먹여 살리는 일회성 일자리가 아닌 건실한 기업이 만들어내는 좋은 일자리다. 그냥 일자리가 말고 ‘좋은 일자리’가 필요하다. 좋은 일자리는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세계무대를 향한 집요한 지향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만들어진다. 기업가 정신에 대한 무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기업에 대한 경시, 그리고 이러한 인식이 만들어내는 각종 규제 속에서 우리 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지금도 상법, 공정거래법 등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입법 움직임은 더 강해지고 있다. 좋은 일자리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자는 데에 마음을 보태고 다 같이 응원하는 일이다. 그래야 길이 열린다. 기업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부의 증진을 어떻게 보는지, 그 부를 증진시키는 주체가 누구인지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만들어진다. 거위가 많아진다는 건 내 아이가 더 좋은 내일을 살아갈 수 있다는 약속과 같다. 거위의 배를 가를 일이 아니라 거위 팬클럽과 팬덤이 필요한 때다.우리의 생각과 인식이 아이들의 좋은 일자리를 약속한다. 그래야 규제를 막고, 기업인을 응원하고, 기업을 세계로 당당히 뛰쳐나가게 하고, 우리의 의식주를 더욱 풍족하게 만들고, 배려심 많은 따뜻한 이웃이 많아지는 길이다. 내 자식, 내 자손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 마음만 먹으면 자신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고 경제적 안정을 누릴 수 있는 ‘좋은 일자리’가 많은 나라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세금 내는 좋은 기업을 하나라도 더 만들어 내는 것. 이것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의무가 아닐까. 최고의 복지는 결국 일자리가 아닐까. 오늘이란 역사를 쓰며 누구나 다 같이 민초의 삶을 산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취업문 앞 2030의 눈물
    취업문 앞 2030의 눈물
    최은영 기자 2020.08.06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또 일자리 이야기’라며 손사래를 치거나 ‘니가 거기서 왜 나와’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의 일자리 정책은 길을 잃은 채 갈팡질팡하는 듯하다. 혼란 속에 일자리 상황판에는 의미 없는 숫자들만이 떠다니고 있다. 일자리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꾸준히 해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그런데 부동산 규제다, 행정수도 이전이다 하는 굵직한 이슈에 묻혀 그 누구에게도 환영 받지 못하는, 골치 아픈 젊은이의 한탄에 지나지 않게 됐다. 본질은 일자리 문제인데 우선순위에서 뒤쳐져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인구과밀도, 높은 집값 문제도 일자리가 없다면 지금처럼 논란이 될까. 더군다나 일자리 문제는 청년 세대의 생존이며 내일이고 국가의 미래이다. 지금 있는 일자리는 대부분 제로섬이다. 나눌 수 있는 전체의 파이를 늘리는 것은 결국 일자리이다. 일자리는 국가의 재정안정에 기여하고, 국민행복에 기여하며, 국가성장에 기여한다. 게다가 분배의 질을 높이는 역할까지도 책임져 주는 마법과 같은 길인데 우리는 이런 기회를 미로 속에 던져버린 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바이러스로 멈췄던 경제가 조심스레 가동을 시작했지만 취업자 수는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주 40시간 일자리 111만개가 사라졌다. 코로나19 초기에는 고용 충격이 아르바이트나 임시직, 소상공인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면 이제는 제조업, 대기업에까지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를 주도하는 수출의 부진과 경기침체는 그나마 안정적이고 양질로 평가받는 일자리마저도 앗아간 것이다. 특히 이것이 주로 청년들의 일자리라는 점에서 상황은 더욱 위중하다. 아닌 게 아니라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 대비 2배 이상 높은 10.7%를 기록했다. 이는 199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악의 수치다. 청년들의 일자리가 무너져간다. 이런 현실 앞에 누구보다 막막하고 답답한 이는 2030 청년들일 것이다. 그럼에도 제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염려가 앞선다. 이들도 정치세력화 해 그들 세대의 이익을 쟁취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드는 요즘이다. 2030 세대가 본인들의 권리를 찾을 수 있는 길은 없는가. 여전히 정부의 일자리 공급 정책은 고령인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노후 생계를 위한다면 복지로 풀어낼 일이다. 국가가 인간다운 삶을 위한 울타리를 만들어줘야겠지만 ‘뜬금포’ 일자리를 통해서는 아니다. 지금과 같은 모습이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최근 정부 주도의 일자리 사업인 ‘공공 데이터 청년 인턴십’이 ‘나쁜 일자리’ 논란에 휩싸였다. 데이터 수집 및 가공 일자리 10만개를 취업난을 겪는 청년들에게 주로 맡기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책임자는 “데이터 라벨링 자체는 단순한 작업이지만 조직 내에서 하다 보면 얻는 경험을 가지고 어떤 분야에 더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지만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인형 눈 붙이기’나 ‘피자박스 접기’와 비견되는 일자리를 청년들의 일자리라고 말 할 수 있겠는가. 기성세대가 창피하게 생각하고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좋은 일자리’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노력이라도 해 볼 수 있는 일자리여야 한다. 그리고 청년의 ‘내일’을 함께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커리어나 직무개발에 도움이 되는 일자리여야 한다. 그동안 정부가 일자리 만들기에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번 정부 들어서만 100조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밑 빠진 독에 세금 퍼붓기’라는 지적이 나올 만큼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충격을 고려하더라도 정부 예산의 많은 부분이 단기 일자리를 만드는데 쓰였고 결국 남은 것은 시의성 일자리뿐인 듯하다. 더 큰 문제는 국가적 관점에서 생산인구의 감소로 인한 노동인구 저하는 불을 보듯 뻔한데 정년연장 문제를 세대별 역할 분담(젊은이는 미래지향적 4차 산업혁명 대비 일자리, 장년은 산업화 시대의 일)이나 노동인구 확보가 아닌 ‘일자리 싸움’으로만 조명하는 것이다. 이를 깨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결국 만성적인 매너리즘에 빠지고 일자리 찾기는 요원해질 것이다. 일자리는 세계로 가거나 혹은 세계를 상대로 해야 생긴다. 이런 간단한 진리를 잊은 것인지, 혹은 잊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 모든 정치의 첫 번째는 ‘함포고복’이다. 그러나 배 불릴 수 있는 일자리 만들기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보자. 이 물음에 떳떳하지 않다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반성해야한다. 좋은 일자리는 민간부문에서 만들어진다. 정부주도로 만드는 일자리가 어떤 것인지는 이미 충분히 보아왔다. 차라리 미래 산업을 육성하거나 보호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그런 환경과 인센티브가 만들어 질지도 미지수다. 최소한의 규제개혁 또한 기업 요구에 비해 턱없어 공염불(空念佛)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현실 속에 개인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결국은 ‘개인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코로나가 야기한 재택근무의 일상화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직장을 갖게 해준다. 개인은 이에 대비해 전 세계 어디서나 살아남을 수 있는 채비를 해야 한다. 한국기업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국내 일자리는 점차 줄어들고 있고,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줄어들 것이다. 우리의 선택은 글로벌 기업에 도전하거나 국내에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정책의 우선순위는 여러분의 인생이 달린 일자리다. 이 목소리가 대변 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적극 참여해야 한다. 결국은 다양성과 실력이다. 도전하라는 창업의 경험과 성공의 상관관계는 어떨까. 일자리의 형태는 다양하게 나뉘어져 있고 생존을 위한 일자리도, 발전을 위한 일자리도 있다. 눈을 돌려보면 지금은 어렵더라도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고, 당장은 안정적이라도 장기적으로도 그럴지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우선 지금 해야 할 일은 일자리의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갖고 로드맵을 형성해 도전하는 것이다 내가 살아남아야 가족이 살고 사회가 살고 국가가 살아난다. 권리는 찾는 자에게 돌아간다. 전세조차 없어 월세를 살려 해도 일자리가 답이다. 청년세대의 아픔은 깊어져 가는데 누가 이들과 같이 하며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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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결할 수 없습니다"라는 공포
    안승찬 기자 2020.09.24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전기와 인터넷 중에 어떤 게 더 간절할까. 아마 40대 이상은 전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30대 이하의 세대는 대부분 인터넷이라고 답할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누구나 전기라고 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보급이 컴퓨터만큼 늘어났고 인터넷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게 됐다. 어차피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전기가 없어도 일정 시간 동안은 배터리로 사용 가능하다. 전기보다 인터넷을 더 절실하게 느낀다.우리 일상 속에서 인터넷은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을까. 회사에서 컴퓨터를 켰는데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면 아마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요즘 사무용 컴퓨터는 회사 인트라넷을 기반으로 사내 메신저와 전자결재, 각종 데이터 확인 등을 하고, 프린터와 팩스, 전화도 인터넷 기반으로 작동되기도 한다. 인터넷이 되지 않으면 이런 기본적인 업무를 볼 수가 없다. 또한,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하면 우선 검색도 이용할 수 없고, 넷플릭스와 유투브, 멜론 등을 사용할 수 없다. 게다가 드랍박스나 구글독스, 에버노트를 이용한다면 클라우드에 업데이트된 최신 내용을 다운로드할 수 없어 문서 작성에 제약이 많아진다. 심지어 AI 스피커나 인터넷에 연결해서 작동하는 가전기기를 이용하고 있다면 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 AI 스피커와 같은 사물 인터넷 기기는 인터넷이 차단되면 비행기 안의 스마트폰처럼 아무 것도 할 수 없다.스마트폰에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전화나 SMS, 카메라 촬영 빼고는 다 안된다고 보면 된다. 카카오T로 택시를 부를 수도 없고, 쿠팡으로 쇼핑도 안되고, T맵으로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도 없다.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없고 카카오페이로 송금과 결제도 할 수 없으며 배달의민족으로 야식 배달을 시킬 수도 없다. 비행기에 탔을 때 인터넷이 안 되면 아무 것도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는 비행기에가 지상에 착륙할 때 안전벨트를 풀기도 전에 스마트폰을 인터넷에 연결해 카카오톡과 메일을 확인하는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기기들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있다. 스마트 스피커, 냉장고,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보안카메라, 스마트 자물쇠 등 스마트홈을 구성하는 전자기기들이 인터넷에 속속 연결되고 있다. 자동차도 인터넷에 연결되어 차량을 원격 제어, 관리하고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인터넷이 주는 편리함은 기존의 기기의 작동 습관까지 바꾸게 만든다. 전등 스위치를 누르지 않고, 로봇청소기를 버튼을 누르지 않고, TV 리모콘을 이용하지 않고 음성으로 조작한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서 제어하다 보면 기존의 기기 작동 방식은 구시대의 유물이 된다. 미래엔 더욱 많은 기기들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게 일상이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이 차단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말로 음악을 검색하고 전등을 켜고 끄던 것들이 멈출 것이다. AI를 불러도 아무런 응답이 없을 것이다. 자동차를 불러도 반응이 없고 로봇청소기도 앱으로 제어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서 문을 열어주던 스마트 자물쇠도 집 앞에 초인종이 울려도 앱으로 알려주지 못할 것이다. 물론 모두 기존의 방식대로 작동이야 되겠지만 이미 인터넷을 이용해 모든 것을 연결해서 편하게 사용하던 것에 익숙해진 우리로선 여간 불편하지 않을 것이다.그런데, 인터넷은 전기와 달리 종종 끊기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된다. 물리적인 고장이 아니더라도 인터넷 공유기의 에러나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면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공유기를 교체한 경우에는 모든 기기의 와이파이 설정을 변경하지 않으면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 집안의 모든 사물 인터넷 기기의 와이파이를 변경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공유기 문제로 와이파이나 유선인터넷이 되지 않으면 인터넷에 연결해 사용해야만 하는 소프트웨어나 기기는 전기 끊긴 TV 신세나 다름없다. 특히 클라우드와 AI를 기반으로 작동되는 기기는 더욱 깡통이나 다를 바가 없다. 게다가 아직 인터넷 보급이 안된 오지도 있다. 인터넷 요금 문제 때문에 인터넷을 연결하고 싶어도 연결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앞으로 전기보다 인터넷이 더 중요한 인프라가 될 것이다. 인터넷을 전기처럼 공급받지 못한다면 불편을 넘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와 문명의 혜택마저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인터넷이 전기와 밀결합(密結合)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또한, 이렇게 결합된 전기 에너지가 인터넷처럼 지능화된 전력 네트워크로 전환된다면 어떻게 될까. 에너지 분야의 핵심요소들이 지능형으로 통합 연계되어 보다 효율적으로 에너지의 운용과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다. 전기선을 인터넷 통신망으로 이용하는 전력선 통신(PLC -Power Line Communication)으로 에너지와 전기를 통합 운용을 하게 되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플랫폼 구성이 가능해질 것이다. 비록 전력선 통신이 현재로서는 초고속 인터넷 망과 와이파이의 보편화로 비효율적이지만 아직 인터넷 보급이 되지 않은 국가나 특정 지역에서는 제한된 범위로 활용되고 있으며 전기와 인터넷의 통합 운영 관점에서는 향후 활용 가치가 커질 수 있다.인류에게 불과 물처럼 필수재가 되어버린 전기와 인터넷이 통합 운영되고, 전기가 인터넷의 기술적 강점을 활용하게 된다면 미래의 문명은 또한번의 도약을 할 수 있는 큰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에너지의 디지털화를 통해 새로운 문명의 진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 [김지현의 IT세상]스마트기기 연결이 중요한 까닭
    스마트기기 연결이 중요한 까닭
    안승찬 기자 2020.08.27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 가면 수많은 디스플레이가 있다. 우선 모든 개인의 손에는 4인치 화면이 쥐어져 있다. 앉아 있는 사람들은 10인치 넘는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쳐다 본다. 매장의 천정을 둘러봐도 곳곳에 메뉴와 제품을 홍보하는 디스플레이로 넘쳐난다. 아침에 눈을 뜨고 출근을 하고 커피전문점에 들리는 과정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디스플레이는 그야말로 수십개에 달한다. 엘리베이터, 버스와 지하철, 거리 곳곳, 대형 건물의 옥상에 걸려 있는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 야외용 디지털 디스플레이)까지, 수많은 스크린이 우리 눈을 사로잡는다.집이나 사무실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태블릿이 등장한 이후 우리 책상 위에는 여러 개의 디스플레이가 펼쳐진 풍경이 일상이 됐다. 2000년대만 해도 컴퓨터 모니터 한 대 정도가 책상 위에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니터와 스마트폰 화면은 기본이고, 노트북과 태블릿까지 개인이 사용하는 디스플레이가 3개가 훌쩍 넘는다. 필자는 컴퓨터에 모니터를 2대 연결해서 사용하고 노트북과 태블릿 그리고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를 함께 사용하고 있어, 책상 위에는 무려 5개가 훌쩍 넘는 디스플레이에 둘러싸여 있다.그런데 이들 디스플레이는 각자 다른 운영체제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작동된다. 즉, 컴퓨터에 연결된 두 대의 모니터를 제외하고 나머지 디스플레이들은 물리적으로는 물론 논리적으로도 단절되어 있다. 그렇다 보니 컴퓨터에 연결된 마우스나 키보드를 이용해 태블릿을 조작하거나 노트북을 사용할 수 없다. 각각의 디스플레이는 각각의 입력장치가 따로 구분돼 있다. 기기들은 서로 연동돼 작동하지 않는다. 즉, 내 앞에 놓인 디스플레이들은 각각 서로 다른 소스를 통해 출력된다. 기기들은 서로 연결된 방식으로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나마 넷플릭스나 드롭박스, 에버노트처럼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가 각각의 다른 장치에서도 같은 콘텐츠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정도가 서로 다른 기기 간의 연결 사례이다. 이들 기기를 서로 분리하지 않고 상호 연계를 해서 동작한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컴퓨터에서 보던 PDF 문서를 태블릿으로 옮겨서 보고, 스마트폰에서 사용했던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티맵’의 이동 경로를 노트북의 큰 화면으로 다시 보고, 태블릿에서 재생하던 음악 파일을 스마트 스피커로 보내어 출력할 수 있다면 훨씬 자유롭게 각각의 기기를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자동차 디스플레이에서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는 그런 편리함을 일부 보여준 경우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스마트폰 화면을 자동차에 미러링하면 차량의 커다란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 차량의 디스플레이를 자동차에서 제공되는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기능만으로 사용하는 것은 사지를 꽁꽁 묶어 놓고 놀라고 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미러링을 이용하면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 앱을 차량의 커다란 디스플레이로 옮겨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차량 디스플레이로 티맵을 띄워서 큰 화면으로 경로를 안내받고, 스마트폰에선 캘린더앱을 실행해 개인 일정을 확인할 수도 있다. 유튜브와 멜론, 플로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작은 스마트폰이 아닌 커다란 차량 디스플레이와 스피커로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자동차와 스마트폰의 조합이 아닌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TV 등을 상호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도 일부 있다. 애플은 ‘사이드카’, 구글은 ‘크롬캐스트’, 삼성은 ‘스마트뷰’는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기능을 이용하면 다른 기기의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소스를 통해서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의 사이드카를 이용하면 맥북이나 아이맥에 아이패드를 연결해서 맥에 연결한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해서 아이패드 디스플레이를 세컨드 디스플레이(second display)로 이용할 수 있다. 구글의 크롬캐스트를 TV의 HDMI 단자에 꽂아두면 스마트폰에서 실행한 유튜브나 넷플릭스 화면을 커다른 TV 화면으로 전송해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삼성의 스마트뷰는 삼성 TV와 냉장고의 디스플레이를 연결해서 TV 화면을 미러링해서 냉장고 디스플레이에서 보는 게 가능해진다. 냉장고에서 TV 채널을 바꾸거나 볼륨 조절을 하는 것도 된다. 이들 기능은 유선이 아닌 무선으로 스마트폰과 컴퓨터 그리고 TV, 태블릿, 냉장고 등을 연결해서 기기 간에 입출력을 자유롭게 선택해가며 보다 유용하게 하드웨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점차 늘어나는 디지털 기기들을 파편화하지 않고 유기적으로 연동해 사용하려면 하드웨어를 만드는 제조사가 기기를 조작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외부에 공개해야 한다. 휴대폰이 스마트폰으로 거듭나면서 다양한 앱이 탑재되고 스마트폰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열린 생태계 덕분이다. TV, 냉장고, 스마트 스피커, 로봇청소기, 에어콘 그리고 자동차도 기존의 IT 업체들처럼 열린 생태계로 들어와야 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인터넷 서비스가 API를 오픈해서 외부의 서비스와 연동을 강화하고 거대한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이제는 가전기기와 전자기기의 차례다. 내부의 시스템과 데이터를 오픈하고 디바이스간의 연결을 강화해서 하드웨어의 활용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인터넷에 연결되어 서로 다른 기기가 상호 연동이 되는 기술을 ‘사물 인터넷’이라고 부른다. 앞으로 하드웨어를 만드는 제조사는 사물 인터넷이라는 시대적 변화에서 벗어날 수 없다.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과 비즈니스 가치를 만들어내야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제조사들은 열린 생태계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지, 하드웨어의 작동과 제어, 데이터 관련 기술들을 어떻게 외부에 공개하고, 기기 간 상호 연동할 꾀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 [김지현의 IT세상]AI 비서 만날 준비 됐는가
    AI 비서 만날 준비 됐는가
    최은영 기자 2020.07.16
    [김지현 IT 칼럼니스트]궁금한 게 있으면 검색어 입력창에 키워드를 넣어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어떤 단어를 넣느냐에 따라서 궁금증은 바로 해소되기도 하고, 10분 넘게 헤맬 수도 있다. 그렇다보니 알고 싶은 것을 잘 찾기 위해서는 어떤 키워드를 검색어 입력창에 넣을지 고민을 해야 한다. 이미 20년간 우리는 검색창에 익숙해져서 어떤 키워드를 넣으면 될지 대략 감으로 인지하고 있다. 게다가 그렇게 입력한 키워드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이 오늘 어떤 이슈에 관심을 갖는지 실시간 이슈 검색어로 알 수 있기도 하다. 그런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검색창이 앞으로도 계속 유효할까.최근 제2의 검색으로 주목받는 ‘인공지능 비서’(AI 어시스턴트)는 음성을 이용해 대화하면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원하는 정보를 소리나 화면으로 출력해준다. 스마트폰에서 ‘시리’나 ‘오케이 구글’을 부르거나, 스마트 스피커에서 AI 비서를 호출하고, 에어컨과 TV 그리고 자동차에서 AI를 불러 원하는 정보를 탐색할 수 있다. IPTV 셋톱박스에 들어간 AI를 호출해서(KT ‘기가지니’, SK브로드밴드 ‘누구’) 채널을 바꾸고 음량을 조절하며 원하는 드라마를 탐색할 수 있다. 스마트 스피커에서 AI를 불러내어 날씨를 확인하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택시를 부르고 쇼핑 주문을 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던 중 궁금한 것이 있으면 채팅창을 열고 문자로 상담을 하면 사람이 아닌 AI가 답을 해주곤 한다. 쇼핑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면 평소 관심을 갖던 제품이나 조만간 구매를 해야 하는 생필품들을 AI가 추천해서 보여준다. 이렇게 점차 AI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구글의 ‘네스트 헬로’라는 도어벨을 누르면 내 스마트폰으로 집 앞에 방문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서 등록해둔 가족인 경우 누구인지와 함께 알람으로 알려준다. 초인종 앱을 실행해서 방문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문을 열어줄 수 있다. 네스트 캠을 이용하면 인식할 수 없는 사람이 카메라 앞에서 어슬렁거릴 때에 네스트 앱을 통해서 알려주고 자동으로 클라우드에 녹화도 할 수 있다. AI를 통해 사람 얼굴을 인식하고 평소와 다른 움직임이나 행동, 소리가 나면 위험으로 인식해 미리 설정해둔 사용자에게 알람이 가게 된다. 카메라에 탐지된 사람이 누구인지조차 AI가 얼굴을 인식해서 등록되지 않는 사람인 경우 경고 알람을 해주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AI 어시스턴트로 집안의 가전기기 등을 연결해두면, 저녁 퇴근 전에 스마트폰이 “나 곧 집 들어간다”라고 호출해서 집안 온도 25도에 습도 60%를 맞추기 위해 에어컨, 히터, 공기청정기, 가습기 등이 자동으로 동작되고 거실은 밝고 안방은 어두운 조명이 켜지고 커튼이 쳐지도록 할 수 있다. 스마트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때는 “비올 때 듣기 좋은 음악 들려줘”, “2000년대 인기 있던 발라드 가요 들려줘”라고 자연스럽게 음악 선곡을 청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이 AI를 이용하면서 겪게 되는 경험들이다.인공지능(AI) 스피커. (그래픽=이미나 기자)검색창에 무엇을 입력할까 고민하는 것과 비교해 AI를 이용하면 더 편리하지만 여전히 검색어를 제대로 입력해야 만족스러운 검색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듯이 AI 어시스턴트를 이용하는 것 또한 알아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 AI는 자연어 검색을 지원하기 때문에 일상적 대화를 하듯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요청하면 된다. 단, 찾고자 하는 정보의 핵심 키워드를 하나의 단어로 검색하는 기존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요청해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일례로, 스마트폰에서 음악 앱으로 음악을 선곡하는 것과 AI를 호출해서 음악을 들을 때에는 그 경험이 다르다. 음악 앱에서는 인기 톱(TOP) 100을 누르거나 평소 즐겨듣던 가수나 앨범을 키워드로 검색해서 듣는다. 반면 AI를 이용할 때에는 비올 때 듣는 음악이나 2000년대 국내에서 인기였던 OST 음악 등을 요청해서 듣게 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 스피커에 AI를 호출해서 “비올 때 듣기 좋은 음악 들려줘”, “잠잘 때 듣기 좋은 팝송 들려줘”, “와인과 어울리는 음악 들려줘”라고 이야기하면 상황에 맞는 음악을 즐길 수 있다.또한 집안 습도가 40% 밑으로 떨어지면 가습기를 60%로 가동하고 공기청정기는 꺼두었다가 습도가 50%로 오르면 가습기를 끄고 집안 미세먼지가 나쁘면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도록 하려면 이들 기기들을 AI에 미리 등록해두고 이런 개인 설정 값을 기록해둬야 한다. 지금 출근하면 얼마나 막히는지 알려면 미리 회사와 집의 주소를 AI에 등록해둬야 한다. 이처럼 AI를 편하게 이용하려면 사전에 설정하고 기록해둬야 할 것들이 있다.이는 사용자뿐만 아니라 서비스 업체도 마찬가지다. 더 나은 AI의 사용 경험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음악을 들려달라는 다양한 사람들의 특정한 콘텍스트를 담은 자연어 요청에 응답을 하려면 각각의 음악별로 메타 데이터를 정의해서 해당 음악을 다양한 상황에서 선곡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내비게이션에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해달라고 했을 때, 기계적으로 가장 최단거리나 막히지 않는 길을 추천하는 것을 넘어 차량의 연료 잔량을 확인해 이동 경로 중 주유소가 없는 곳은 피해가도록 하거나 산간 오지 경로라 인터넷 연결이 안 되는 불상사를 피해서 안내할 수 있도록 차량 상태, 주유소 위치, 인터넷 미 접근 지역 등에 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인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같은 음악을 듣고 정보를 안내하더라도 검색어로 연결하는 것과 AI로 만나게 되는 과정이 다를 것이다. 그런 만큼 사용자와 사업자 모두 AI를 이용한 더 나은 서비스 경험을 위해 인식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특히 대중 소비자와 만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러 산업 영역의 사업자들은 웹에서 홈페이지를 만들고, 검색에 자사 홈페이지를 연동하는 것처럼 AI에 어떻게 자사의 서비스를 연결하여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프로모션을 하고 가판대에 물건을 진열하는 것과 인터넷 쇼핑몰에 상품을 등록하고 이를 추천하고 상품 검색에 연결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홍보하는 것이 다른 것처럼 AI에 서비스와 상품을 연결시키는 것은 다르다. 또한, 자동차와 로봇청소기 등의 기기를 제조하는 기업 역시 AI 어시스턴트를 어떻게 연동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 구상하고 상품 기획에 반영해야 한다. 이제 프런트 AI를 이용해 기존 상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개선하고 사업 혁신을 해갈 것인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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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원 보좌진 3000명, 적정한 수인가
    안승찬 기자 2020.09.17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협회장.(사진=노진환 기자)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가 한여름을 넘기고 찬바람이 다시 불어오는데도 아직도 우리 일상을 옥죄고 있다. 간간이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소식 등 희망이 보이기는 하나 아직도 전염병 종식은 요원해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중소 자영업자들은 궁지에 내몰리고 있다. 아마 한계상황에 접어든 경제주체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누구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을 수 없는 현재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경제적으로 보면 마치 폭풍전야와 같은 상황이다. 그런데 신문을 펼쳐 들면 현실의 절박함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불요불급한 정치적 공방이나 이해관계 다툼으로 지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21대 국회가 들어서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하는 국회가 되겠다고 ‘일하는 국회법’을 당론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20대 국회에서 미진했던 일들을 모두 처리하겠다는 결의에 찬 각오인지 모르겠지만, 일하는 것을 법안까지 만들어야 하는지는 의아하다. 급여를 받는 의원들의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 출결 현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을 법으로까지 정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회사원이 회사에 출근하고, 학생이 학교에 등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 국회는 그렇지 않은가 보다. 여하튼 결의에 찬 각오로 시작했지만, 18개 상임위원회는 월 평균 두번정도 열리는데 그쳤다고 한다. 그러면 300명의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무엇을 하였을까.◇조직 커질수록, 부수적인 일자리만 더 늘어가영국의 역사학자이자 경영학자인 노스코트 파킨슨(1909~1993)은 영국 식민성 직원으로 일하던 당시 관찰했던 현상을 분석해 1958년 ‘파킨슨의 법칙’이라는 책으로 발표했다. 파킨슨의 법칙은 조직의 업무량과 상관없이 직원수가 계속 늘어난다는 간단한 이론이다. 우선 부하 배증의 법칙이다. 업무량이 늘어나면 업무를 재분배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조직원을 채용해 업무 부담을 피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두번째는 업무 배증의 법칙이다. 조직의 인원이 늘어나면 내부에 지시, 통제, 감독, 보고, 회의 등 본질적인 업무와는 상관없는 부수적인 업무까지 늘어난다는 법칙이다. 그가 근무하던 영국의 식민성이 꼭 그랬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많은 영국의 식민지들이 독립을 했다. 당연히 관리해야 할 식민지는 엄청나게 줄었다. 하지만 식민성 직원은 1935년 372명에서 1954년 1661명으로 늘어났다. 영국의 해군도 그렇다.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4년 영국의 해군력은 최강이었다. 보유한 전함은 62척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평화기가 찾아온 1928년 전함 보유는 20척으로 줄었다. 그런데 해군의 관리직 공무원은 오히려 5249명에서 8177명으로 증가했다. 함정은 절반 이상 줄었는데 함정을 지원해주는 공무원은 60%가까이 늘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업무량이 많아서 인원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인원이 많아서 일자리가 더 필요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자리에 맞는 일이 필요해지면서 다른 업무를 찾아 조직을 키우고, 예산도 늘리고 이렇게 업무가 확장되면 다시 사람을 늘리는 과정을 되풀이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잘 설명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접경지역에 전략적으로 지켜야 할 중요한 다리가 있었다. 이 다리는 지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보급로 중의 하나이므로 군이 병력을 파견해 다리를 경비하도록 했다. 처음 시작은 주간에 경비병을 배치하고, 경계근무 후 본부대로 복귀하게 했다. 시간이 지나자 야간 경비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경비업무를 주야 교대로 수행을 했다. 경비 인원이 늘어나자 본부대로 왔다갔다 하는 비효율을 줄인다며 다리 끝에 경비병 막사를 만들었고, 식사를 보급해오는 대신에 취사병을 두고 식사를 제공하기로 했다. 교대 경비병, 취사병 등 인원이 늘어나자 식료품과 비품보급을 위해서 보급병이 필요하게 되었고, 보급병이 배치된 후 막사 내에 전체 인원을 관리 감독할 장교급 초소장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리고 초소장이 업무를 시작한 후 인사 및 각종 행정업무를 처리할 행정병을 배치하게 된다. 다리 하나를 두고 경비병으로 시작한 조직은 점차 커져서 작은 부대급으로 변하게 됐다. 만약 이런 부대에서 인원을 줄여야 한다면 어떤 인원을 줄여야 할까. 안타깝게도 조직은 경비병을 먼저 줄일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비병의 인원비중이 전체 인원 중에서 가장 많기 때문이다. 이런 농담 같은 일화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경비병은 왜 배치했고, 부대는 왜 생겨났는가. 원래 목적이었던 다리를 지키는 일은 많은 일 중의 하나가 돼 버렸다.◇민생 입법 찾기 어려운 국회, 사람만 너무 많은 건 아닌지우리는 종종 일의 목적을 잊어버리고 일을 위한 일을 하고 있을 때가 있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어떤 조직이든지 바쁘고 인원이 모자란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은 어떤 목적의 일을 하고 있는가. 또 다른 사례다. 한 기업의 임원회의에서 공장 신축에 관한 회의가 진행됐다. 무려 1000억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였지만 단 15분만에 결론이 났다. 엄청나게 효율적인 의사결정이다. 그 다음 안건은 직원들의 자전거 거치대를 본관 앞에 설치할지에 관한 결정이다. 비용은 500만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결정을 하는데 한 시간 이상의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침묵을 지키던 임원들도 적극 참여하면서 찬반 논쟁을 벌었다. 사안의 중요성을 따진다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과정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고위직 임원들의 마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형 공장 신축 프로젝트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고 결정에 따른 책임도 있다. 그렇지만 자전거 거치대는 어떤 결정이 나던 책임이 작은 안건이고, 모두 스스로 잘 안다고 생각하니 누구나 한마디씩 한다. 더구나 이런 사소한 일로 상대편에게 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 하는 경향이 있다.요즘 뉴스를 보면 우리가 왜 저런 것을 알아야 하고 논쟁을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회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 가는 듯하다. 300명의 국회의원과 의원 한 명당 9명의 보좌관을 계산하면 3000명의 조직이 국민의 대표라는 이름으로 여의도에서 일을 한다. 그런데 이들 3000명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냉정하게 살펴볼 때이다. 파킨슨의 법칙이 말하는 것처럼 국회나 정부부처의 인원수만 늘어나는 조직은 아닌지, 과연 정말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 돌아볼 때다. 국민을 위한 중요한 입법은 없고, 내부적인 관리 토론 정쟁만 가득한 것은 아닌지 진심으로 묻고 싶다.
  • [신동민의 인생영업]우생마사(牛生馬死)의 교훈
    우생마사(牛生馬死)의 교훈
    장순원 기자 2020.08.20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협회 회장·‘나는 내성적인 영업자입니다’ 저자] 역대 최장기간 54일간의 장마가 끝나고 밝은 햇빛을 잠깐이나마 즐겼다. 반면 잠잠하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면서 우울한 장마에서 벗어난 국민들의 마음이 다시 타 들어가고 있다. 올해 2020년은 이래저래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얼마 전 장마가 할퀴고 간 안타까운 뉴스 사이에 사람이 아니 소가 눈길을 끌었다. 마을이 물에 잠기자 축사를 탈출한 소들이 지붕 위로 몸을 피한 모습이나 침수를 피해 떼 지어 도로를 달린 소들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뉴스를 생산한 주인공은 장마 폭우로 떠내려간 소가 전혀 다른 지방에서 발견된 경우였다. 전북 남원의 젖소는 60km 떨어진 전남 광양시 섬진강에서 발견되었고, 경남 합천의 한우는 80km나 떨어진 밀양시 하남읍 낙동강변에서 발견되었다. 소가 헤엄을 친건 지 떠내려간 건지는 모르지만 60km, 80km를 움직인 건 명백한 사실이다. 소는 엄청나게 큰 덩치와 행동이 느린 동물이라 수영에 능숙하지 못하다. 다만 물에 둥둥 떠다니는 수준이다. 정작 수영에 뛰어난 동물은 따로 있다. 비슷하게 보이지만 말은 소보다 엄청나게 뛰어난 수영 실력을 자랑한다. 말의 개체 수가 적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장마 홍수에도 말에 대한 뉴스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예로부터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보통 저수지 같은 곳에서는 말이 소보다 훨씬 수영을 잘 한다. 말은 물에 빠지더라도 재빠르게 수영을 해서 빠져나온다. 그런 반면에 소는 덩치가 커서 물에는 잘 떠있지만 수영이 능하지 못해 느릿느릿 허우적거리며 물가로 나온다. 장마기에 홍수가 나서 급류가 생기면 소는 헤엄을 잘 못 치기 때문에 물에 둥둥 떠서 물길에 휩쓸려 떠내려간다. 매우 위험하지만 어디 심하게 부딪혀 다치지만 않으면 발이 닿는 곳까지 떠내려가 천천히 걸어 나온다. 반면 말은 동물 중에 수준급인 수영 실력이 있어서 엄청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헤엄을 친다. 실제로는 말은 부피가 작아서 급류에 매우 약하다. 특히 물살이 심한 곳에서는 말은 수영을 해서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하고 또 급한 물살에 밀리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힘이 빠져 익사를 한다. 뛰어난 수영실력을 갖추었지만 결국 힘이 다해 익사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는 해서 우생마사(牛生馬死)라고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지혜를 발휘해야 살아날 수 있다는 교훈이다. 80km나 떠내려온 소가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고자 했다면 힘이 빠져 익사를 했을 것이다. 소는 거대한 물길이라는 환경을 본능적으로 읽고 받아들인 것이 분명하다. 우생마사의 교훈은 장마철 홍수에서뿐만 아니라 영업에서도 많은 의미를 시사한다. 영업 직원들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고객의 이익을 진심으로 생각하라고 수없이 강조한다. 영업할 때에는 눈앞에 작은 이익이 보이고, 쉽게 답하고 싶은 유혹이 항상 있다. 사소한 사항에 대해서는 쉽게 타협하고자 하는 유혹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고객은 언젠가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집단 지성이라는 힘이 작동되기 때문이다. 영업사원의 교만함이 드러나는 시점이 반드시 온다. 교만함이 비수가 되어서 돌아올 때는 치명적이다. 영업을 하면 할수록 고객이 정답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배우게 된다. 이런 진실을 안다면 영업을 하는 사람은 고객의 관점에서 올바른 방법을 찾고 제안을 해야 한다. 그것 만이 성공하는 지름길이자 정답이 된다. 오늘 작은 잔재주를 통한 결과가 재앙이 될 수 있음을 배워야 큰 영업인이 된다. 영업의 베테랑들도 본인의 능력을 과신하고 고객을 거스를 때 반드시 위기가 온다. 한 명의 고객을 속일수는 있으나, 고객이라는 전체 집단은 현명하고 본질을 꿰뚫는 힘을 가지고 있다. 고객을 존중하고 무서움을 아는 자가 진정한 영업의 명인이 된다. 국민들은 코로나에 지치고 장마 피해에 힘겨워 하고 있는 와중에 부동산이라는 화두가 여전히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너무 과잉이 아닌가 생각도 되지만 국민 개개인의 삶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이니 탓할 수도 없다. 최근 부동산 정책 실패로 엄청난 타격을 입은 정부 여당은 각종 정책을 쏟아내면서 반전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들의 거대한 분노와 실망은 그렇게 쉽게 잠잠해지지 않는 듯하다. 그런 국민들의 마음은 지지율과 부동산 시장의 상황으로도 확연히 보인다. 엄청난 규제와 공급정책을 쏟아 냈지만, 아직도 많은 수요자들이 여전히 묻지마 구매를 하고 있다. 심지어 논란의 중심이었던 아파트를 넘어 빌라, 다세대주택까지 사재기가 확산되는 ‘패닉바잉’이 일어나면서 부동산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정치인이나 정책자들은 언론이 방향을 호도하고 과장한다고 불평을 한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니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결국 국민들은 본질을 느끼고 이해하고 판단을 하고 행동한다. 영업에서 고객들이 그런 것처럼 정책의 소비자인 국민들도 결국 해답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들이 원하는 답을 해주면 된다. 너무 원론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말이 물길을 거스르면서 체력을 소진하는 동안 소는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묵묵히 내려가면서 발이 닿기를 기다렸다. 내리치는 물길을 거스를 수 있다는 오만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책 입안자들이 스스로 방법을 알고 있다고 믿고, 결국에는 대중들이 정책을 따라 올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은 정책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우매하지도 쉽게 조종당하지도 않는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국면 전환용 정책과 이벤트를 늘어 놓은 것은 문제를 더 복잡하고 어렵게 만든다. 방향을 잘 파악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정책을 꾸준히 해 나간다면 조만간 땅에 발이 닿을 것이다. 사람도 말처럼 헤엄을 잘 치는 자가 익사를 한다는 옛말이 있다. 고전에 자기의 유능한 바를 믿다가 위험이나 재난을 초래한다는 의미로 선유자익(善游者溺)이라는 말을 쓴다. 무슨 일에서나 초보자는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이미 성공을 경험한 사람들은 과시하고 싶어지고 자만하게 된다. 정치하는 자는 정치로 망하고, 사업하는 자는 사업으로 망한다. 당면한 과제를 신중한 자세로 보고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국민은 정치와 정책의 대상이 아니다. 정책입안자들이 가지고 있는 잔재주와 경험으로 국민을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구시대적인 사고이자 엄청난 오만이다. 잠시 소나기를 피하고 상황을 전환시킬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 국민의 집단 지성을 존중하고 그 물줄기를 진중하게 생각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 [신동민의 인생영업]영업도 정책도, 眞心이 성패 가른다
    영업도 정책도, 眞心이 성패 가른다
    최은영 기자 2020.07.23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협회 회장·‘나는 내성적인 영업자입니다’ 저자]“어떻게 하면 영업을 잘 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영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덕분에 아직도 영업의 전문가처럼 인정해주니 마음으로는 반갑다. 사실 오랫동안 회사를 운영해오면서 나 스스로에게도 이런 질문을 많이 했고 연구도 해 보았다. 어떻게 하면 영업에서 꾸준히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인 영업을 할 수 있을까. 이런 물음은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인가요”만큼이나 오래된 철학적인 질문으로, 하나의 답을 찾기 어렵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훌륭한 영업자의 자질을 한번 상상해보자. 이런 사람은 영업을 잘 할 수 있을까. 우선 재미있고 매력적이고 누구나 즐겁게 해주는 사람, 그리고 아주 인상 깊은 지식이나 특별한 기술을 지닌 것 같은 사람, 매우 사교적이어서 누구와도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이에 더불어 좋은 평판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간절히 바라는 사람이며, 돈과 소유물을 통해서 지위와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 감정을 흉내 내고 연기할 줄 아는 사람이며 결과에 상관없이 본인의 일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철저히 믿는 사람. 이상과 같은 특징을 보면 어떤 사람이 떠오르는가. 좋은 영업자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되는가. 사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갖추어야 할 좋은 덕목은 모두 나열해 놓은 듯하다. 사실 위에 묘사한 특징은 사기꾼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미국에서 발행된 잡지에 연재됐던 내용이다. 사기꾼들이 저런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놀랍지 않은가. 의심스럽다면 다시 한 번 특징을 확인해보기 바란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특징을 하나씩 보면 우리 삶에서 가치 있는 덕목들로 가득 차 있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특징 중에 중요한 것 하나가 빠져 있다. 바로 ‘진심(眞心)’이다. 영업을 하는데 꼭 있어야 하는 이 진심이라는 작은 요소 하나가 사기꾼과 훌륭한 영업사원을 가르는 분기점이 된다. 오랫동안 좋은 실적을 내는 영업사원들의 차별화한 공통점은 단 하나다. 그들은 진심으로 고객의 문제를 고민하고 도움이 되는 방법을 생각한다. 실적은 좋아도 단명 하는 영업직원은 고객보다는 오늘의 실적과 나의 이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개원연설에서 부동산 대책을 언급하면서 정부는 투기억제와 집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실제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미 수차례 경험을 했고 나름대로의 생각도 갖고 있다. 문 대통령 본인은 진심으로 이야기를 했을지 몰라도 국민들은 정부의 정책에 담긴 진심을 한 번도 본적이 없는 듯하다. 대책이 나올 때마다 청개구리처럼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애꿎은 국민들만 탓할 것인가. 일부 투자자들을 투기꾼으로 몰아붙인다. 그렇지만 그들이 법 테두리 안에서 움직인다면 제제할 수단도, 비난도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일러스트=김정훈 기자)훌륭한 영업사원은 본인이 파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 고객을 본다. 그래야 진정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책자들에게 국민은 없는 듯하다. 정책자들은 정책의 일차적인 목표만 바라보고 돌진한다. 주택가격 안정이라는 애매한 목표를 가지고 그때그때 단기처방만 내린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애초에 국민들은 내가 편안히 살 집을 원했다. 물론 나의 집에 살면서 집값이 오른다면 그것 또한 만족할 만한 일이었다. 그런데 정부가 나서서 모든 국민을 투기꾼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제 누가 투기꾼인지, 아닌지조차 분간하기가 어려워졌다. 동시에 투기의 이득을 챙기지 못한 사람들을 루저로 만들었다. 20~30대 미래를 잃은 청년들은 분노하고, 40·50대 중장년층은 절망했다. 정부는 단순히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것이 아니다. 올바른 신념을 가지고 성실히 살아온 평범한 시민들을 심리적 사지로 내몰았다. 부동산으로 불로소득을 얻는 사람들 앞에서 신성한 노동소득을 기반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패배자가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정부는 세금정책과 정책적 기술로 이런 전체의 방향을 조정하려고 하고 있다. 오만한 생각이다. 길을 잃으면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집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대부분의 서민들은 강남의 30억, 40억원 아파트에 관심이 없다. 다만 내가 돌아갈 집, 내 가족과 함께 방해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집을 원한다. 소소하게 인테리어를 하면서 소박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주거를 기본으로 한 주택정책으로 돌아가면 된다. 최근 싱가포르의 주택 정책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그 기본은 간단하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적당한 주택을 제공해주면 된다. 싱가포르는 면적이 서울보다 조금 큰 도시국가이다. 사실 토지를 더 개발하려고 해도 바다를 메우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에 1960년대부터 꾸준히 주택정책을 펴왔다. 싱가포르 주택개발위원회(Housing & Development Board·HDB)는 주택지를 개발해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공급을 한다. 싱가포르 전체 국민의 80%가 정부가 지어 공급한 주택에 주거하고 있다. 국민들은 집값의 계약금은 연금에서 대출받고 80%는 30년 장기저리 분할 상환하면 된다. 실제 아주 적은 금액으로 본인의 주택을 가질 수 있다. 비록 토지는 본인 소유가 아니지만 99년까지 살 수 있고 물론 매각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싱가포르가 이런 공공주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내중심지에는 콘도라고 불리는 고가의 부동산이 있다. 이런 콘도들은 좋은 입지와 시설로 집값이 수십억, 수백억원에 달한다. 그렇지만 이건 일부 부유층의 주거지이거나 투자용 부동산이다. 싱가포르에서도 부동산의 등락은 있지만 정부에서 공급하는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 그리고 그들도 부동산에 투자를 한다. 다만 주거와 투자는 별개이다. 결국 목적성이다. 정부가 진심으로 국민들의 주거안정에 목적을 두었다면 많은 정책의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국민 누구도 그 진심을 믿지 않는 현실이 되었다. 단기간에 이익을 내려는 영업직원들이 성공하는 것을 이제껏 본 적이 없다. 집단 지성의 힘은 대단하고, 절대 개인의 힘으론 넘어 설 수 없다. 지금도 부동산 상승세를 세금으로 조금만 진정시키면 된다는 단기적인 안목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있다면 엄청난 사회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진정성이 들어있지 않은 정책은 반드시 문제를 일으킨다. 그런 틈새를 파고들어 이익을 보는 무리를 양산한 것은 정책입안자들의 책임이다.

소비자생활부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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