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생활부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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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노사민정의 줄탁동시와 상생형 지역일자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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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친손주 사랑과 외손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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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면의 사람이야기]재택근무의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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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정규직화로 일자리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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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재택근무의 나비효과
    재택근무의 나비효과
    최은영 기자 2020.07.02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인간이 만물의 영장이자 지구의 주인인양 행세해 왔지만 지난 몇 달 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대유행 앞에선 그저 똑 같은 미물이었다. 더 빠른 교통, 더 획기적인 통신을 구축해가는 동안 인류의 시간감각은 더 빨라지고 공간감각은 더 조밀해졌다. 전파위험도 더 커진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바이러스에 맞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것뿐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인간이 그동안 유지해왔던 삶의 패턴이나 양식들이 그대로 유지될 수는 없다. 어떤 형태로든지 크고 작은 변화를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다.가장 커다란 변화는 일터에서 나타나고 있다. 직장이 바이러스 확산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 보니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모여서 일을 한다는 행위 자체가 커다란 위험을 수반하는 것이 되고 말았다. 아파도 참고 나오고, 일이 없어도 나오는 행태들이 이제 그럴 필요도, 그래서도 안 되는 전혀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었다. ◇코로나 사태 반년…일하는 문화 달라져 약 반년 동안 진행된 이 사태를 지나오면서 얼굴을 맞대고 일을 하지 않아도 망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기업들이 향후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도 초미의 관심사다. 비대면, 원격 근무환경에 더해 심지어는 재택근무 중 직원이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업무 성과는 어떠한지 파악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솔루션까지 등장했다. 앞으로 근무형태에서의 생산성 문제와 성과 측정에 대한 기준 마련은 새로운 문제로 등장했다. 특정 직무에 반드시 ‘그 사람’이 필요한가, 그렇지 않다면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피어나고 있다.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면 쉬는 방식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몇 달 동안 열심히 일하고 여름휴가, 명절 시즌에 며칠 씩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게 직장인들의 휴가풍속도였지만 이제는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원하는 때에 휴가를 갈 수 있을지 예측 자체가 어려운데다가 나라 밖으로의 여행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직장인은 열 명 중 한 명(9.1%)에 그쳤다. 대신 국내에서 소규모로 즐기는 호캉스나 교외에서의 캠핑 수요는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지옥 같은 7말 8초 바캉스 시즌이라는 말도 점점 사라져 갈 것이고 하루 또는 이틀 단위로 휴가를 쪼개서 가까운 교외에 다녀오거나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집콕이 대세가 될 것이다. 휴가가 일상에 스며든다는 뜻이고 일상이 휴가화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탄력적인 근무는 탄력적인 휴식과 함께 보편화 할 것이고 일하는 시즌, 쉬는 시즌이 뚜렷이 나뉘던 지금까지와 달리 둘 간의 경계가 희미해질 것으로 보인다.(사진=이미지투데이)◇일하면서 쉬면서, 쉬면서 일하면서이는 자연히 편안하게 휴가를 사용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다. 필자가 인사혁신처장으로 공직에 몸담았던 시기에 주당 40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한 ‘자기주도 근무시간제’를 확대 도입했다. 일별 근무시간을 자율 설계하는 방식으로, 잘 활용하면 하루에 12시간씩 3일을 근무하고 나머지 하루는 4시간만 근무하는 주 3.5일 근무가 가능해진다. 또 해당 연도에 쓰지 않은 연가를 최대 3년까지 이월해 일시에 쓸 수 있도록 하는 연가저축제를 도입해 최대 40여 일간의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등 휴가규정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도 했다. 일상의 휴가화에 따른 경제적 순기능도 기대된다. 휴가를 소진하게 되면 자연히 휴가 보상비 등의 재원을 절감 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대체인력 채용에 활용 한다면 일자리는 확대 될 것이다. 자연스레 ‘일자리 셰어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뿐인가. 충분한 휴식을 통한 일과 삶의 균형은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고 소비를 촉진해 내수 진작을 기대 할 수 있는 등 추가적인 경제효과까지 유발하는 ‘휴가의 경제학’이다. 이러한 문화는 이미 우리 삶에 조금씩 스며들고 있었다. 이제 휴가 문화에 대한 새로운 진화가 일상의 삶을 바꿀 것이다. ◇고용의 세계화와 경쟁력 재택근무의 활성화는 우리의 주거 양식에도 많은 변화를 가지고 올 것이다. 쾌적한 환경 속에서 언택트로 일 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에서 근무해도 관계없게 될 테니 복잡한 도심의 아파트보다는 한적한 교외 생활을 선호하지 않겠는가. 심지어는 고용시장의 세계화로 국가와 지역을 초월한 직장이나 고용형태가 존재하게 될 수도 있다. 인도가 전 세계의 콜센터 역할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다만 이 모든 밑바탕에는 경쟁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언택트 시대에는 고용의 문제가 아닌 생산성의 문제가 각광 받을 것이다. 추세를 정확히 예측한다 해도 변화의 폭이나 속도를 오판하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일과 휴식의 풍속도는 더 빨리 바뀔 것이다. 항공, 관광업계가 이미 휘청거리고 있다. 의식주 등 다른 분야도 폭풍전야다. 산업화 시대의 일과 휴식 개념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을 전제로 발 빠르게 생산, 인사 관리, 노무, 투자 구조를 조정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결정을 하는 기성세대의 인식이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느냐다. 회사를 운영하는 기업가의 마인드가 직원들이 눈에 보이는 곳에 앉아 있어야만 일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오늘에 머물러 있거나 제도를 만드는 공직자가 철 지난 평생고용의 신화에 집착하면 생존적 대응은 난망하다. 일자리가 없어지는데, 고용의 유연성은 도리어 철벽을 만든다고 하니 과연 누구를, 무엇을 위한 일이 될까. 코로나19 사태로 강요되는 변화는 잠시 몸을 사리면 지나가는 파도가 아니다. 그동안 구축한 모든 질서를 쓸어버릴 쓰나미다. 우리 삶의 터전인 일, 일자리, 고용시장, 노동환경, 휴식의 질에 전반적인 새로운 질서가 시작되고 있다. 어떤 선택과 행동이 필요한가.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다가올 때는 몸을 가볍게 하고 그 물결에 몸을 맡겨야 한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급변하는 세계질서…무엇을 할 것인가
    급변하는 세계질서…무엇을 할 것인가
    최은영 기자 2020.06.04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3월 30일 전해진 뉴욕의 풍경은 악몽 그 자체였다. 6분에 1명꼴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센트럴파크에는 야전병원이 들어섰다. 세계 최대 마스크 제조회사인 3M 본사가 미네소타에 있었지만 의료진을 위한 최소한의 마스크도 생산하지 못했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생산기지는 일찍이 미국 밖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식량안보 문제도 심각하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길어지는 지역 간, 국가 간 격리 속에 물류가 중단되고 식량가공업 노동자의 일손은 부족해졌다. 자연히 국제 식량 가격은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고 식량 수출국은 빗장을 걸어 잠갔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46.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세계의 공장, 세계의 곡창지대. 언제까지나 우리를 하나로 단단하게 엮어 줄 듯 보였던 ‘글로벌 경제 블록’은 이번 사태로 와르르 무너졌고 자국민의 생존과 직결되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키신저 전 美국무장관 “코로나 세계질서 바꿔”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세계 질서를 영원히 바꿔 놓을 것”이라고 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신보호무역주의는 점차 강해지고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무역 질서는 새로운 판도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기존의 코스트(가성비) 중심의 의사결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 판단이 적용된 ‘코로나 경제 블록’이 탄생하리라. 우리도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 대비 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첫째, 산업구조에 대한 분류와 인식을 다시 하는 서플라이체인 재정비가 필요하다. 향후에는 세계 전체를 한 덩어리로 보기보다 분할하여 보는 관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초 연결, 한편으론 자국 내에 모든 것을 두어야 하는,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경제 공동체-글로벌 서플라이 체인(Global Supply chain), 에어리어 서플라이 체인(Area Supply chain), 내셔널 서플라이 체인(National Supply chain)이 형성되고 세계 물류 이동 네트워크에도 변화가 올 것이다. 예를 들어 내셔널 서플라이 체인의 경우 생존을 위한 서바이벌 비즈니스를 지정하고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정책을 통해 국내에 유치해야한다. 설사 사회적 부담을 통해 가격경쟁력 확보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 에어리어 서플라이 체인은 인접 국가 등 역내 협조가 필요한 영역에서 소규모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시스템을 구축해나가는데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은 삼성과 현대 같이 특정 산업분야의 글로벌 강자를 양성해야 한다. 다만 공급 체인 다원화 방안에 대한 전략이 다시 수립되어야 한다. 물론 해당분야 인재양성과 노동경쟁력, 생산성, 사회적 지원은 생존과 혁신을 위한 기본 조건으로 충족되어야 한다. 둘째, 응용기술의 나라를 넘어 지식과 지혜를 수출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개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원천기술에 비하면 아이디어와 창조는 끝없는 블루오션이다. 특히 감성적 가치는 값을 매길 수 없기에 성장성 또한 무한하다. 산업영역에서 어떻게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인가가 중요한데, 우리는 이미 검증된 특별한 장점을 가진 여러 가지 산업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로 검증된 한국의 의료 시스템과 반도체, 온라인게임, 전자제품 등과 방탄소년단과 ‘기생충’으로 대변되는 K컬처가 그것이다. 한국 미술은 어떨까. 국력과 예술의 값은 비례하기도 하니 말이다. 회화만 해도 100호짜리 작품 한 점이 10만달러(1억2000만원)를 훌쩍 넘는 경우도 많은데 실제 소요된 종이와 붓, 물감 값은 얼마일까. 결국은 다른 가치다. 우리는 지금 세계를 제패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뒤쳐져 있다. 이를 극복할 방안도 절실하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무형가치의 최대화가 또 다른 길이다. 셋째, 산업별 규모별, 부문별 인재양성 계획이 필요하다. 이번 위기는 비슷한 양상의 팬더믹이 주기적으로 올 수 있다는 교훈을 주었다. 그것이 각 나라의 경제, 사회, 인력 운영 방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비한 국가별 생존 전략, 산업 전략이 세워져야 하고 그 기조에 따른 인재 전략이 만들어져야 한다. 예를 들면 산업구조재편에 따른 인력 양성 계획이 그것이다. 대외 수출 기반을 견고히 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인력과 자국 내 생존을 위한 인력을 구분하여 양성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의료 인력과 시스템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사진은 지난 3월 29일 오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마스크와 방호복을 착용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변화의 파도에 맞서…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동안 계속될 지역 간, 국가 간 격리로 리소스의 이동은 물론 사람의 이동까지 상당히 제한될 것이고, 이는 자유로운 노동의 이동시대에서 우수한 노동의 이동시대로, 코스트 중심보다는 부가가치 창출 중심의 인력이 훨씬 중요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보다 촘촘하고 정교한 계획이 필요하다. 30년 동안 논란이 되어온 의대 정원을 1000명 늘리겠다는 정책도 최근 검토되고 있다. 또 이번 사태에서 한국의 의료시스템과 의료 인력에 대해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관심을 끌어내게 되었다. 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경험과 준비, 의료계의 인재집중과 의료인의 가치인 헌신과 열정의 결과이기도 하다. 국가적 인력 운영의 틀과 미래 산업 발전에 대비한 양성 전략이 국가의 생존에 꼭 필요한 준비와 대처라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이 코로나 사태에서 배우는 인재 운영 전략이다. 이전과 같은 미래는 없다. 코로나는 변화를 더욱 앞당겼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경제 입국에 대한 생각이 있어야 한다.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대체되고, 생각지 못한 곳에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사회적 여건도 중요하다. 독일 여당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고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일자리 확충을 위해 최저임금을 동결 또는 인하하고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책 제안서를 내놓은 것이다. 우리 경제도 22년 만에 역성장 위기를 맞이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임금, 노동생산성, 노동환경 등 경제 펀더멘탈에 대한 특단의 대책(한시적이라도)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다.우리는 강소국이든 선진국이든 선도국이든 그 길을 갈 수 있고 이제 G3의 꿈도 키워가야 한다. 이제 또 다른 기회다. 어찌 할 것인가.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K프리미엄' 시대 열자
    'K프리미엄' 시대 열자
    최은영 기자 2020.05.07
    한국의 프리미엄 제품·브랜드가 세계인의 마음을 휘어잡고 있다. 사진은 iF 디자인 어워드 2020에서 제품 부문 금상을 받은 삼성전자 비스포크.(사진=이데일리DB)[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 코로나19로 세계경제가 폭망이다. 소비절벽에 상점은 생사지간에 문을 닫고 유튜브에는 폐업 동영상이 넘쳐난다. 1997년 외환위기의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C넬, H메스는 아직도 순항 중이다. 집단감염의 공포도, 일자리 증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도, 수입 감소의 염려도 비껴 간다. 왜? 바야흐로 프리미엄의 시대다. 집도, 차도, 옷도, 가전제품도, 먹거리도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을 달면 없어서 못 파는 세상이 열렸다. 못 먹고 못 입던 시절엔 값싸고 튼튼하면 그만이었지만 이젠 감성과 자부심까지 충족시켜야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기능상의 편의는 기본이고 심리적 만족과 상징적 편익까지 염두에 둔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회사에서 별도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속속 만들어 내는 현상은 이미 보편적인 흐름이 되고 있다. 국내 가전제품의 양대 산맥인 삼성과 LG가 각각 비스포크와 시그니처를 출시했고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프리미엄 차의 반열에 올려놓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세계적인 기업들도 이러한 소비 패턴의 변화에 주목하며 특히 한국시장을 무시할 수 없는 전략적 승부처로 꼽고 있다. 시장의 규모 자체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고, 무엇보다도 새로운 제품에 대한 빠른 수용, 그리고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높은 선호도는 새로운 제품의 테스트 베드로 삼기에 좋은 조건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산업화 시대와 달리 가격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젊은 세대의 소비성향에 대한 걱정 어린 시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극단적 수출지향형의 경제구조를 감안 하면 프리미엄 제품의 시대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기회의 창이 될 수 있다. 내수시장만으로 먹고 살기 어려운 우리 경제는 좋든 싫든 다른 나라에 제품과 서비스를 하나라도 더 팔아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DNA ‘폼 나고 엣지있게’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는 말처럼 오히려 좋은 것들을 먹어보거나, 써본 사람들이 새로운 창조의 결실을 찾아낼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다른 저렴하고 실용적인 스마트폰이 많음에도 하이엔드 폰을 유달리 사랑하는 우리 국민들은 갤럭시를 압도적으로 선택했고 이러한 전폭적 지지에 힘입은 삼성전자는 세계 1위의 스마트폰 생산업체가 되었다. 프리미엄 제품 선호가 가져온 경제적 순기능의 한 예다.연 초 전해진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상 4관왕 소식은 프리미엄 제품의 외연이 드디어 문화 영역으로까지 확장되었음을 대내외적으로 공식화한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한국 감독이 한국어로, 한국에서, 한국적 맥락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유럽을 제패한데 이어 오스카 트로피 네 개를 거머쥐며 문화산업의 최대 시장인 미국을 석권한 것이다. 이는 이제 우리가 만들어낸 문화 콘텐츠가 더 이상 미국, 일본을 따라 하는 아류가 아니라 세계인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하나의 장르가 되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기생충’의 성공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2000년대 이후 ‘메이드 인 코리아’를 단 공산품이 최고의 품질과 빼어난 가격 경쟁력으로 소비자에게 신뢰와 만족을 선사했다면 2010년대 이후에는 ‘K컬처’가 오감을 자극하는 신선한 콘텐츠로 세계인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봉준호와 ‘기생충’은 한국적 콘텐츠가 반도체, 조선, 스마트폰에 이어 우리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신호탄이다. 소니를 따라가기 바쁘던 삼성이 소니를 넘어섰듯, 방탄소년단과 봉준호로 상징되는 프리미엄 한국 문화 콘텐츠가 세계 시장의 변방에서 중심부로 훌쩍 뛰어든 것이다. 산업구조화의 고도화와 프리미엄 제품 시장의 성장은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선호가 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동시에 이러한 소비 패턴 변화가 우리 경제의 양극화 현상의 심화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명과 암이 분명하다. ‘기생충’은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의 심화하는 양극화의 한 단면을 ‘냄새’라는 코드로 풀어내 세계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프리미엄’은 새로운 일자리의 블루오션이다코로나 이후에는 전과 다른 상당한 변화가 예측된다고 한다. 이때다. 새로운 질서로 재편될 때 프리미엄의 시대를 활짝 열어젖혀야 한다. 시간과 공간을 극복해 코로나 이후에도 팔리는 상품과 서비스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이것이 시대의 활로이며 숙제이다.국가 차원에서 프리미엄 제품에 전략적으로 접근하여 새로운 산업 영역으로 육성한다면 국가 브랜드의 ‘프리미엄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패션, 문화 등을 지향점으로 삼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전이나 소비상품은 이미 시장에서 상당한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주목받고 있는 문화와 패션, 미용 영역에 대한 제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더 많은 사람들이 프리미엄 제품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계획적으로 고급화 하는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이다. 이미 인공지능(AI) 혁명과 코로나 위기로 청년세대는 일자리 상실과 함께 미래에 대한 방향성마저 흔들리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곤궁의 시대를 거쳐 양적 성장 시대의 끝머리에 선 지금, 다음 세대의 활로는 어디일까.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이 좋고, 멋지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 개성을 중시하는 우리의 청년세대에게는 오히려 무한적 프리미엄의 블루오션이 열려 있다. 그리고 그 길을 열어가고 순항 할 수 있을 것이다. 강력한 정책적 동인인 ‘일등국가, 일류 제품의 대한민국’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우리 제품과 문화를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여 ‘프리미엄 산업화’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 이것이 다음 세대의 길을 활짝 열어주는 첩경이다. 코로나 이후, ‘한국판 뉴딜’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면 바로 이것이 해답이 될 수 있다. 목적과 방향이 맞는다면 과감한 실행이 필요하다. 성공을 담보하는 높은 실현 가능성과 파급력이 필수적이다. 이제 프리미엄 브랜드가, 힘이, 국가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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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좋은 쥐덫의 오류
    최은영 기자 2020.06.25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협회 회장·‘나는 내성적인 영업자입니다’ 저자] 대한민국은 부동산공화국이다. 다소 과한 표현일 수 있으나 우리 사회를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이다.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이고, 개인적인 모임에서도 대화는 정치, 교육을 시작으로 결국에는 부동산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부동산은 어떻게 우리 모든 것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되었을까. 실제 부동산은 한국인의 삶에 너무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개인의 순자산 중 부동산의 비중은 75%에 달한다. 이는 미국의 35%, 일본의 43%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높다. 본인 자산의 75%를 차지하는 항목이니 가장 중요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동산에 집착하는 이유는 전통적으로 농경사회로부터 내려온 토지에 대한 집착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맞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분석은 너무 추상적이라고 본다. 현실적으로는 부동산이 모든 투자 중에서 가장 수익률이 높다는 확신 때문이다. 고도성장기에 부동산은 실제 엄청난 가격상승으로 높은 수익률을 안겼다. 1978년 한보주택이 28개동 4424가구의 대단지 은마아파트를 강남에 분양했다. 당시 99㎡(30평)형 분양가는 약 2000만원, 평당 68만원이었다. 어림잡아도 지금까지 100배 정도 가격이 상승했다. 1978년 라면 한 봉지가 50원 정도였고 현재 약 20~30배정도 올랐으니 강남 아파트는 수익률 측면에서는 훌륭한 투자였다.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보인다. 고도성장의 산업화 사회에서는 급격한 도시화로 도시 주택 가격의 상승은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인구증가가 둔화하고 도시 성장이 정체된 현재에는 무슨 이유로 자고 나면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걸까. 부동산 특히 아파트는 투기의 대상이다. 주식 투자는 하지 않아도 부동산 투자는 전 국민이 한다. 그런데 투자와 투기는 구별되어야 한다. 투자는 개인이 주택 또는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하면서 살다가 가격이 올라 수익을 내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는 아파트에 투기세력의 손이 너무 많이 미친다. 한국의 아파트는 규격화, 대단지화 되어 있어서 손쉽게 투기의 대상이 된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실제 물건을 보지 않고 고가의 부동산을 구매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이외에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투기를 부추기는 세력들과 틈새를 노리는 투기꾼들, 자산의 상승을 바라는 사람들 간에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진 거대한 투기장이 되어 버렸다. (사진=이미지투데이)왜 규제 정책을 계속 내는데 가격은 점점 오르는 것일까. 최근 정부는 스물한 번째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스물한번이나 부동산 안정정책이라는 신제품을 출시했다. 그런데 시중에서는 이 정책이 목적을 달성할 것인가에 의문을 표한다. 그동안 그 많은 정책을 내고도 왜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을까. 과연 정책의 목표는 제대로 설정된 것인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뚜렷한 정책적인 방향이 있다기보다는 마치 투기꾼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목적인 듯 보인다. 수단이 목적이 될 때 우리는 오류에 빠진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오류는 더 좋은 쥐덫의 오류이다. 이 오류에 한번 빠진 기업들은 확실히 파멸을 향해 달리게 된다. 고객이 외면하기 때문이다. 우리 부동산 정책도 더 나은 쥐덫이 되는 건 아닐까 심히 염려된다. ‘더 나은 쥐덫의 오류(Better Mousetrap fallacy)’는 앤드류 하가돈(Andrew Hargadon) 캘리포니아 주립대 데이비스 경영대학원 교수가 기업의 제품 중심적 사고를 설명한 내용이다. 미국의 쥐덫 제조회사인 울워스(Woolworths)는 구식의 나무 쥐덫을 개량해 신형 쥐덫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혁신적인 쥐덫은 플라스틱으로 제조되어 외관이 예뻤고, 나무로 만든 쥐덫보다 위생적이었다. 가격도 적당했다. 초기에 신형 쥐덫은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그러나 소비자는 한번 구매하면 다시 구매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는데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나무로 만든 구형 쥐덫은 잡힌 쥐와 함께 버리는 소모품이었다. 그런데 신형 쥐덫은 잡힌 쥐와 함께 버리기에는 아깝고, 쥐덫에 잡힌 쥐를 분리하고 세척해서 다시 사용하고 싶지도 않았다. 소비자들은 징그럽고 불쾌한 과정을 경험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 소비자들은 다시 예전처럼 나무 쥐덫을 사용했고 쥐가 잡히면 버렸다. 신형 쥐덫은 본래의 기능에 너무 많은 덧칠이 이루어져 본질이 흐려졌다. 소비자들은 더 멋진 쥐덫을 원하는 게 아니라 쥐를 잡고 싶은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혁신적인 기술로 새로운 상품을 만들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충족되지 않는 욕구를 해결해주길 원하지, 어떤 첨단의 복잡한 기술이 구현되었는가는 관심이 없다. 국민들은 새롭고 복잡한 정책적 기술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특히 투기꾼들과 이전 투구하는 모습은 외면 받게 될 것이고, 투기꾼들은 지속적으로 정책의 틈새를 파고 들 것이다. 정부정책 입안자들이 투기수요자들을 따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전문가의 오만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개발자의 오류와 같은 현상이다. 정책자들이 틈새를 노리는 투기꾼을 이기는 방법은 단 한가지이다. 경제학에서 모든 것이 흔들려도 변치 않는 불변의 법칙에 기대어야 한다. 바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다.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공급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 아니면 수요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간단히 둘 중의 하나이다. ‘시장을 이기는 정책은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시장을 따르기 위해서 재화의 목적성을 재확인해야 해야 한다. 주거의 목적과 수익의 목적을 분명히 구별해 세제를 개편하면 된다. 기대 수익이 없으면 투기꾼도 없다.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아름다운 것이다.헌법에 국민은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고 있고, 국가는 주택 개발정책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기술되어 있다. 누구나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집은 한 채만 있으면 된다는 본질이다. 1가구 1주택을 제외하고, 투자용 주거부동산은 누진적 보유세를 채택하면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복잡한 스물한 번의 대책보다는 단순한 한 줄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미 주택보급률은 서울 95.9%, 인천 101.2%, 경기도 101%이다. 절대적인 집의 숫자가 모자라는 것은 아니다. 주택이 주거의 수단인지 투자의 수단인지만 분명히 정의하면 된다. 어떤 사안에 항상 예외를 거론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본질에 관심이 없거나 속이려 하는 자들이다.
  • [신동민의 인생영업]코로나19와 야구장 담장
    코로나19와 야구장 담장
    최은영 기자 2020.05.21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협회 회장·‘나는 내성적인 영업자입니다’ 저자] 코로나19는 우리의 많은 것을 바꿔 놨다. 지금의 상황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적어도 한국은 공포의 단계에서 벗어나 작은 희망의 불씨가 보이고 있다. 아직 온전히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진 못했지만 일부에서는 조심스럽게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어 다행이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활동인데 여러 방면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수많은 관중이 열광하던 각종 스포츠 경기장의 모습은 추억으로 남게 됐다. 코로나 사태로 연기를 거듭하던 프로야구 개막전이 지난 어린이날에 지각 개막 했다. 선수와 관중의 안전을 위해서 무관중 개막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개막전의 함성은 없었고 마치 연습경기 같은 조용한 진행이었다. 그나마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계적인 관심이 되었다. 한국에서 1982년 프로야구 출범이후 무관중 경기를 치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50년 전통의 미국 메이저리그도 역사적으로 단 한차례 무관중 경기를 치렀다. 관중들의 응원과 함성으로 유지되는 프로야구에서 무관중 경기는 상상할 수도 없었지만 코로나 사태 하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런데 무관중 프로야구 개막을 통해서 새로운 점들이 부각되었다. 한국 프로야구는 관중 수만 보면 염려스러운 상황이었다. 2017년 840만을 정점으로 2018년 807만, 2019년에 728만으로 관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였다. 올해 무관중 개막전의 시청자는 216만 명으로 집계됐으니, 전체 시즌동안 야구장을 직접 찾은 관중의 1/4 이상이 하루에 TV나 온라인으로 경기를 시청한 셈이다. 무관중 경기가 진행되다보니 온라인 관람 비율이 오히려 높아졌다. 프로스포츠에서 경기장을 찾는 관중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러나 이제는 경기장의 관중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스포츠 콘텐츠를 즐기는 다수의 소비자들을 생각할 때가 되었다. 무관중 경기 상황에서 인터넷 통신 업체들이 안방 시청자를 위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중계를 하기 시작했다. 예전 TV에서 여러 대의 카메라가 경기모습을 찍고 중계자의 입담으로 운영되던 전통적인 방식의 중계는 더 이상 설자리가 없게 되었다. 국내 인터넷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면 그 다양성에 깜짝 놀라게 된다. 포지션별 영상, 홈 밀착영상, 투구 타격 분석 화면, 치어리더 직캠, 경기장 줌인 화면, 5경기 실시간 동시시청 그리고 라이브 채팅 등 현존하는 모든 기술이 총 망라 되어있다. 주요장면 다시 보기 정도는 구식이 되어 버렸다. 이런 다양한 중계방식은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수많은 방송 서비스에서 제공한다. 국내 거의 모든 매체가 인터넷 야구 중계에 총력전을 다하고, 더불어 올해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트위치(Twitch)가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중계권을 사들여 본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트위치는 세계적인 기업 아마존의 자회사로 인터넷 스트리밍 방송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온라인 중계는 인터넷게임에도 영향을 미쳐 작년대비 야구 게임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코로나 사태로 프로스포츠 업계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지만, 다른 면에서는 촬영 방식이나 중계방식에서 전 세계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시도를 해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런 기술은 이전에도 꾸준히 개발되고 시도되었지만, 항상 부수적인 기능으로만 생각을 했다.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프로스포츠는 경기장의 함성과 열띤 응원으로 각인되어 있다. 각 구단에서도 내장하는 관중들에게는 많은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TV나 온라인 시청자들에게는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 코로나 사태로 변화의 변곡점을 통과하고 있다. 이런 기술적인 시도와는 별도로 또 다른 측면도 볼 수 있다. 코리안 스타인 류현진이나 메이저리그에 활동하는 한국 선수들의 게임을 보기 위해서 새벽에 일어나거나 밤을 샌 기억들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는 개막하지 않았다. 아울러 야구 보느라 밤샐 일도 없어졌다. 반면에 미국 스포츠 전문 방송국 ESPN이 한국 프로야구 중계를 시작했다. 미국 야구팬들은 메이저리그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ESPN을 틀어 놓고 그들에게는 생소한 한국 프로야구를 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주 이름의 약자는 NC)의 야구팬들은 한국의 NC 다이노스 팀의 NC가 주의 명칭과 같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팀인 양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고 한다. 뜻하지 않게 한국 프로야구가 국제화되고, 각 구단들은 계획에도 없던 국제 홍보를 해야 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제 한국 사람만 유럽의 프리미어 리그와 미국 메이저리그를 보기위해서 밤잠을 설치는 게 아니다. 한국 리그의 규모는 작지만 경기운영이나 온라인 중계방식 그리고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식은 충분히 가치 있는 노하우로 축적되고 있다.변화는 갑자기 나타난다. 에너지가 축적되는 동안은 잠잠하게 보인다. 그렇지만 임계점에 도달하면 변화는 순간적으로 일어난다. 우리는 그 순간만을 기억하기 때문에 변화는 급격하게 온다고 생각을 한다. 코로나 사태가 와서 이런 모든 변화가 나타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초고속 통신망, 5G 등 야구 중계에 필요한 엄청난 기술을 축적해둔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 우리가 보유한 모든 기술을 마음껏 적용해볼 절호의 기회이다. 프로야구의 영상기술은 프로축구에 사용해도 좋겠지만, 영역을 바꿔서 원격 의료에 사용해보면 어떨까. 조금만 생각을 해보면 영상과 정보의 전달이라는 원리는 별로 다를 것이 없다. 환자의 정보를 다양한 각도에서 정밀하게 전달하면 원격의료의 기본은 모두 충족되는 것이다. 프로야구에서 보듯이 직관(직접관람)하는 열성팬이외에 수백 배의 온라인 관중도 있다. 2019년 하루 최대 관중수는 11만 5500명이었다. 2020년 무관중 개막식의 시청자는 216만명이었다. 20배가 넘는 프로야구 팬들이 경기장 밖에서 프로야구를 즐겼다. 진료는 병원에서만 받아야 한다는 것은 직관만 진정한 야구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의료뿐만 아니라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야 할 때가 되었다. 모든 영역의 물리적인 울타리를 넘어설 때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것이다. 우연히 코로나 사태로 집안에 갇혀 있으면서 어떤 울타리를 뛰어넘어야 하는지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 변화와 혁신은 울타리 너머에 있다.
  • [신동민의 인생영업]코로나가 바꿀 대학의 미래
    코로나가 바꿀 대학의 미래
    최은영 기자 2020.04.16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협회 회장·‘나는 내성적인 영업자입니다’ 저자] 2020년을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들게 만든 코로나19 사태가 사회 곳곳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이러스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현미경으로도 파악하기 어려운 정말 작은 존재인데 지구를 호령하던 인간을 엄청난 시련에 빠뜨리고 있다. 인간은 지식의 축적과 교육이라는 시스템을 가지고 이 지구에서 만물의 영장으로 살아왔다. 유구한 인류의 역사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도 교육은 인간을 풍요롭게 만들었고 개인은 교육을 통해서 더 나은 삶을 실현했다. 특히 산업사회에서는 사회계층의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는 기회로 이용했다. 우리가 교육에 맹목적으로 매달리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예기치못한 보이지 않는 작은 바이러스 때문에 수백 년을 이어온 정규 교육이 대혼란에 빠졌다. 서로 대면을 할 수가 없으니 지식의 전달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다행이도 통신의 발달로 우리는 온라인 강의라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사실 온라인 강의가 새로울 것도 전혀 없다. 현재 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들은 인터넷강의로 입시 공부를 했고, 대학에 진학을 했다. 그들에게는 익숙한 형식이다. 막상 온라인 개강을 하고 보니 교육의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에게서 문제가 발생했다.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에 너무나 익숙한 소비자인데, 정작 온라인 교육을 해야 하는 교수들에게는 접해보지 않은 새로운 세상이었다. 필자도 온라인 강의 전환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다국적 기업에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온라인 회의 같은 환경에 익숙하지만 막상 작은 카메라를 바라보면서 학생들의 반응이 어떤 지도 모른 채 혼자서 강의를 한다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었다. 마치 벽을 보며 이야기하는 기분이었다. 한 두주 강의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겠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전체 학기를 온라인 강의를 해야 한다는 공지에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교수들뿐만 아니라 학교당국도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수업의 기준, 기술적인 문제등 해결해야 될 문제들이 너무나 많다. 곤란한 교수들 입장과 달리 학생들의 입장을 보면 그들은 불만이 한 가득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인터넷 유명강사들의 화려한 언변과 흥미 유발 그리고 훌륭한 영상기술에 익숙해진 그들에게 순수 아마추어 교수들이 녹화한 강의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소비자는 프로인데 공급자는 아마추어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강의의 질을 개선해달라고 거칠게 요구를 하고 있다. 원격강의로 수업을 듣고 있는 대학생(사진=연합뉴스)학생들은 엄청난 경쟁을 거치고 대학 입학이라는 관문을 통과했다. 그리고 본인의 전공에 따라 수강할 과목을 선택했다. 그 선택은 주어진 교과과정 중에 한정된 것이었다. 물리적으로 강의실에서 교수와 대면을 해서 수강을 하는 구조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등장한 온라인 수업은 강의를 학교 강의실에서 개방된 시장으로 끌어냈다. 우리학교 전공강의와 타학교 전공강의와 비교가 시작된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다른 학교의 강의를 직접 들을 수는 없겠지만 온라인상에 엄청나게 많은 컨텐츠와 비교를 할 수 있게 됐다. 교육 소비자의 선택 영역이 급변했다. 세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공개수업 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를 보면 전세계 어디서든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세계적인 수업을 들을 수 있다. 2011년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온라인으로 3개의 강좌를 열면서 온라인 공개수업(MOOC)가 시작됐는데, 각 강좌당 약 십만명이 수강하는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 일으켰다. 2018년말 전세계 900여개의 대학에서 1만1400개의 공개수업 강의가 등록되어 있고 사용자가 무려 100만명에 달한다. 사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강의는 온라인으로 모두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2015년 한국형 무크(K-MOOC)를 소개하면서 온라인으로 누구나, 어디서나 원하는 강좌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정부산하 기관인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한국형 무크를 온라인 무료 공개 강좌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50만명의 회원수에 100만건 이상의 수강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 같이 온라인 강의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다만 우리는 온라인 교육으로 획기적으로 전환하기 보다는 보충적인 방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관점의 전환을 가져오게 되었다. 이제는 단순히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를 기다릴 때가 아니라 교육의 미래와 학교의 미래를 생각해 보아야 될 시점이 되었다. 기술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고 교육의 소비자는 이미 충분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미래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대학은 무료 교육기관이 아니다. 학생의 부모들이나 학생본인이 일을 해서 막대한 등록금을 지불한다. 부모들은 자식들이 좋은 학교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기 원하고 대학의 졸업장을 간절히 바랄 것이다. 학생들은 어떤가. 그들은 소비자로서 대학교육에 기대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지불한 그들은 당당하게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번듯한 학교 건물과 넓은 캠퍼스가 그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 예전처럼 어떻게 하던지 대학 졸업장만 가지고 나가겠다던 기대도 혹독한 취업난으로 무디어졌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비싼 비용을 내고 학교를 다녀야만 하는가. 일부대학에서는 학생들의 감소로 정원을 채우기 힘들다고 하소연이다. 이제는 모든 대학들이 학생들의 진학의욕 감소를 걱정해야 될 시점이다. 대학교육이 학생들에게 무엇을 제공하는지를 분명하게 정의해야 한다. 번듯한 대학 간판과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수업은 더 이상 소비자의 구매 욕구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이런 변화를 엄청나게 촉진시킬 것이다. 현재 부모세대들이 바라보는 대학과 20대의 학생들이 바라보는 대학은 완전히 다른 것인지 모른다. 최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에서 실시한 온라인 강의 실태조사에서 ‘만족’ 혹은 ‘매우 만족’이 6.7%로 조사됐다. 외국에서는 온라인으로 개설되는 대학 수업에 가격을 매기고 통계를 보여줘 선택을 돕는다고 한다. 수업이 소비재로서 인식되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6.7% 만족도의 소비재는 전혀 판매가 불량한 함량 미달의 제품이다. 단기간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지만 앞으로 교육 현장은 코로나 사태 전과 후로 구분될 것이다. 미래의 교육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그들은 차라리 유튜브 동영상을 보겠다고 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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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가 바둑 시장에 남긴 교훈
    최은영 기자 2020.06.18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고 바둑고수들을 연이어 무릎 꿇렸으며 이 과정에서 4번의 업그레이드 작업이 진행됐다. 알파고 이후에 알파고 판, 알파고 리, 알파고 마스터 그리고 알파고 제로까지 업그레이드한 후 2017년 은퇴했다. 이후의 바둑 시장은 어떻게 되었을까. 중국(텐센트)의 ‘절예’(絶藝), 일본(도쿄대)의 ‘딥젠고’(DeepZenGo), 한국(NHN)의 ‘한돌’, 미국(페이스북)의 ‘엘프고’(ELF OpenGo) 등의 탄생으로 이어지며 과학적 측면의 바둑은 발전했다.그렇다면 사람이 두는 바둑 시장은 어떻게 되었을까. 인공지능(AI) 기사의 등장은 프로 기사들에게는 당연히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바둑을 더 잘 두려는 교육생들의 입장에서는 훌륭한 선생님이 등장한 셈이다. AI 기사 이전의 바둑은 포석이 정형화되어 있어서 몇 가지의 수와 대응 방안이 매뉴얼처럼 존재했다. 하지만 AI의 독특하고 과감한 수는 다양한 포석에 대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바둑을 배우기 위해 기원에 가거나 프로 기사들의 기보를 보는 것보다 혼자서 AI 선생님을 두고 독학을 하는 공부 방법이 대세가 되었다. 심지어 프로 기사도 AI로 훈련을 할 정도다. 중국의 커제 9단은 한 인터뷰에서 “AI로 포석을 두는데 도움을 받고 복기할 때도 유용하다”고 밝혔다.이렇다 보니 프로 기사들의 바둑 실력이 상향평준화 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아무래도 비슷한 수준의 다른 기사들의 기보를 분석해서 배우는 것보다 월등히 실력 높은 AI를 통해 학습을 하다 보니 실력이 도약하게 된 것이다. 절대 강자가 군림하던 프로 기사의 랭킹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상향평준화한 프로 기사들의 실력으로 인해 이전처럼 절대 1위 자리를 고수하기가 어려워졌다. 아마추어 기사들도 비용과 정보 제약의 한계에서 벗어나 언제든 AI를 통해 학습을 할 수 있어 배움의 기회가 확대되었다. 그만큼 바둑 시장에서 인간의 실력은 진일보하게 된 것이다.게다가 AI 덕분에 바둑 해설도 훨씬 정교하고 정확한 정보 전달이 가능해졌다. 해설자가 AI 승률을 보면서 판도를 설명하고 보다 객관적인 분석을 해줄 수 있게 된 것이다. TV 등을 통한 해설 시에도 실시간으로 AI 기반의 다채로운 분석 그래프와 승률 예측을 제시할 수 있어 시청자에게 입체적인 정보를 줄 수 있게 되었다. AI 기사의 등장이 바둑의 즐거움을 빼앗고 프로 기사의 존재를 사라지게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즐거움과 학습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바둑계를 비롯해 사회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9단은 은퇴 대국 상대로 한국판 알파고인 ‘한돌’을 지목해 경기를 치렀다.(사진=뉴시스)하지만 바둑 시장에 AI가 긍정적 효과를 준 것만은 아니다. 바둑을 두는 과정에 AI가 승률을 퍼센트로 표시하기 때문에 모험을 하며 새로운 경험으로 터득할 수 있는 배움의 기회를 저버리고 AI가 제시하는 길만이 정답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그간 인간이 두어온 바둑이 정형화된 것처럼 이제 다시 AI가 가르치는 바둑이 정형화되고 있다. AI로 인해 바둑 실력은 향상되었지만, 바둑의 포석이 AI가 제시한 것으로 정형화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인간이 두는 바둑은 확신에 찬 승률을 계산하며 두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도전 속에서 자신만의 바둑을 두는 형세가 만들어져 개성이 있었다. 제비 조훈현, 신산 이창호, 독사 최철한, 쎈돌 이세돌, 지하철 바둑 고바야시 고이치, 우주류 다케미아 마사키라 불리며 프로 기사마다 기풍이 있었다. 하지만 AI로 배운 바둑은 그런 개성을 사라지게 하고 있다. 포석을 둘 때마다 승률이 계산되어 정답이 제시되다 보니 AI의 기계적인 기풍이 인간의 개성을 지배하고 있다. 결국 AI가 바둑 시장에 주는 교훈은 인간의 개성과 모험적인 도전정신, 창의력을 사라지게 했다는 것이다. 물론 AI가 초기 바둑 시장에 새로운 포석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실력의 상향평준화를 제공한 것은 좋았으나, 그것이 또 다른 획일화를 만들고 있다. AI의 제안은 사고의 지평을 넓혀주고 상상조차 못했던 가능성을 제공하는 또 하나의 기회일 뿐이다. 그것을 정답으로 알고 생각의 진화를 멈춰서는 안 된다. 계산기를 이용하면 덧셈, 뺄셈, 곱셈 더 나아가 복잡한 연산을 쉽게 처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칙연산과 수학을 배우는 이유는 계산의 원리를 이해하고 간단한 수식을 기반으로 더 복잡한 연산을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지를 사고하기 위함이다. 기초적인 동작 원리를 이해한 이후에는 계산기를 이용해 빠르게 처리하고 더 복잡한 문제를 근원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된다. 즉 단순 반복 업무는 계산기에 맡기고 사람은 더 고차원적인 수학 문제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계산기의 효율적 사용 방법이다. AI 역시 그런 도구로서 활용해야 한다. 우리는 AI가 제시하는 답을 정답으로 생각하고 더 이상의 사고를 하지 않은 채 길들여 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기업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으로서 AI를 적용하다 보면 점차 보다 많은 영역에서 AI가 사람을 대체해갈 것이 느껴진다. 남은 사람들도 AI에 더욱 의존하게 될 것이다. 또한 AI가 추천해주는 대안과 선택을 의심하지 않은 채 추종하다 보면 의사결정권을 AI에 넘기게 될 것이다. 은행에서 대출 심사를 하거나 증권사에서 투자 심의를 하고 병원에서 환자의 질병을 진단할 때 AI에 맡기다 보면 점차 의심 없이 AI의 선택을 수용하게 될 것이다. 인간이 기계와 다른 점은 사람마다 다양한 자유 사고와 취향, 성향으로 다양한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정반대의 생각이 논쟁 끝에 타협과 합의 과정을 거쳐 더 나은 결정을 만들어내며 인류는 발전해왔다. 그것이 인간다움을 만들어주고, 그로 인해 인류 문명은 진화를 거듭해왔다. 그런데 AI의 판단을 아무런 의심도, 논쟁도 하지 않은 채 무조건 따르다 보면 인간의 문명이 그간 발전해오던 매커니즘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게 되는 것이다. 기업에서 AI를 도입하고 활용하는 과정에 있어서 AI의 판단을 어떻게 의심하고 견제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또한 최종 의사결정의 권한은 AI의 판단을 참고로 인간이 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 [김지현의 IT세상]코로나 이후 비대면 사업 재편 대비하자
    코로나 이후 비대면 사업 재편 대비하자
    최은영 기자 2020.05.28
    [김지현 IT 칼럼니스트]코로나19가 우리 일상과 사회에 변화를 가져왔고 특히 인터넷 비즈니스는 큰 기회를 얻었다. 집 밖을 나가지 못하다 보니 집에서 놀고 마시고 먹고 공부하고 일하게 되면서 이와 관련한 비즈니스는 상대적으로 이익을 보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집에서 전 세계의 영화와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온라인 영화관 넷플릭스, 스타크래프트와 오버워치 등의 게임을 서비스하는 온라인 게임 블리자드 그리고 집에서 회의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온라인 화상 회의 서비스인 줌이다. 밖이 아닌 집에서 놀고 일하기 위한 온라인 서비스들이 주목을 받다 보니 이들 기업의 가치는 코로나 이후 크게 상승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연결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도 반사 이익을 얻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아마존이 대표적이다. 강제로 집에서 격리를 당하다보니 외롭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더 많이 소통하고 연결되기를 바라 커뮤니티 서비스인 페이스북의 트래픽이 높아지고, 대부분의 경제 활동 역시 집에서 하다 보니 아마존과 같은 인터넷 쇼핑몰의 주문량도 급격히 늘고 있다. 또한 덩달아 이와 같은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업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큰 기회를 얻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주가에도 반영됐다. 국내에서도 쿠팡, 마켓컬리, 배달의민족과 같은 이커머스, 배달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미국 주요 ICT 기업의 주가 변동.하지만, 모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청신호인 것은 아니다. 공유경제를 표방하는 우버나 소카, 에어비앤비 그리고 항공과 여행 관련 중계 서비스들은 적신호가 켜졌다. 호텔과 항공, 백화점과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는 반 토막을 넘어 심각한 상황에 처했음은 물론이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홈 이코노미(Home economy·가정 경제)가 우리 경제 전반의 중요한 패러다임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그런데 정말 코로나가 해결된 이후에 우리는 과거의 습관으로 돌아가게 될까. 갑작스레, 어쩔 수 없이 온라인 서비스들을 경험하면서 느낀 편리함과 새로운 습관이 과거로의 회귀를 막는 것은 아닐까. 아마도 코로나로 인해서 온라인 서비스를 처음으로 또 더 많이 자주 사용하게 된 이들은 생각지 못한 온라인의 강점과 편리함을 느끼게 됐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온라인 비즈니스의 영향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즉, 재택경제가 만든 온라인 비즈니스는 모든 전통산업은 물론 소상공인에 핵심 축으로 작용하게 되어 앞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전통기업들의 주가 추이(출처 : 구글)비대면 서비스 기반의 비즈니스에 대한 수요가 커져가면서 모든 기업은 온라인 기반으로 사업 혁신을 새롭게 재정의해야 할 것이다. 그런 만큼 각 산업별로 고객과의 비대면 서비스를 어떻게 구성하고 이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정리해서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즉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사라진 백화점이나 은행은 고객에게 비대면 쇼핑과 금융 서비스를 어떻게 준비하고, 오프라인 거점은 어떻게 활용할지, 오프라인 운영에 들어가는 조직과 인력은 어떻게 비대면 서비스의 확대를 위해 변화를 줘 관리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매장 방문이 줄어든 피트니스 센터나 피부 관리실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건강과 다이어트, 미용에 관심이 있는 고객들에게 비대면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유튜브 혹은 줌과 같은 온라인 동영상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활용해서 원격으로 고객과 만나 새로운 경험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피부 미용 관련된 정보를 온라인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고객과의 접점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뷰티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라면 고민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이들 고객에게 맞춤으로 최적의 운동, 건강, 미용 관련 상품들을 추천해서 배송해주는 구독경제 모델을 고려해야 할 수 있다. 비대면 비즈니스의 핵심은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 그리고 신뢰이며 이를 기반으로 자동으로 최적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독경제와 같은 모델을 고민해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비가 오면 우산 장수가, 해가 뜨면 짚신 장수가 이득인 것처럼 우버는 둘 다 소유.코로나19가 가져온 언택트(Untact·비대면) 일상은 우버의 차량 공유 서비스에도 타격을 가져왔다. 공유경제가 상당한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우버는 우버이츠라고 하는 배달의민족과 비슷한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로 인해 배달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우버이츠가 우버를 기사회생하게 만들어주고 있다.결국 부동산 등의 실물 고정 자산을 기반으로 한 사업보다는 무형자산 기반으로 유연한 사업 운영이 불확실성이 높아진 코로나 이후의 시장에서 요구되는 역량이다. 실제 코로나 이후 네이버, 카카오 등의 시가총액이 현대자동차나 포스코보다 높아진 것은 유형자산보다 무형자산 기반의 온라인 비즈니스에 대한 시장 전망이 밝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시장 요구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의 다변화와 언택트 비즈니스를 위한 기업의 변화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기존의 자산과 사업 모델에 대한 고수보다는 자산에 대한 재평가와 비즈니스 도메인을 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데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특히 오프라인 기반의 전통기업들에게 온라인 중심의 비즈니스 재편은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줄 수도 있다. 기존의 자산과 고객과의 접점, 비즈니스를 온라인으로 올려두는 고민을 하다보면 신규 고객 창출과 확장, 새로운 상품의 개발과 효율적인 마케팅 방안의 답을 찾을 수 있다. 기존 사업 운영의 비효율을 제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단, 온라인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과정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필연적이다. 단지 온라인으로 물건을 팔고, 인터넷 기반의 상품을 개발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역량과 업무 프로세스, 시스템 그리고 문화에 디지털이 스며들도록 변화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 그 과정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코로나로 인한 시장의 변화는 전통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고 있다.
  • [김지현의 IT세상]테슬라·구글·애플…미래차 플랫폼 삼국지
    테슬라·구글·애플…미래차 플랫폼 삼국지
    최은영 기자 2020.04.23
    [김지현 IT칼럼니스트]자동차 회사가 신차 발표를 하면 이후 기대심리로 기업 주가가 오르곤 한다. 스마트폰을 만드는 제조사의 경우에는 다르다. 신상품이 아닌 새로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나 비즈니스 모델을 발표하면 주가가 움직인다. 애플에 대한 기업 가치는 단지 새로 출시되는 아이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폰에 새롭게 론칭한 애플리케이션과 신규 서비스 및 기술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에서 찾아야 한다. 즉, 아이튠즈와 애플 뮤직 그리고 앱스토어에 새롭게 론칭한 아케이드 그리고 맥과 아이패드, 아이폰 OS의 새로운 업그레이드를 통해 개선된 기능이 애플의 기업 가치에 영향을 준다. 2019년 상반기 앱스토어 매출은 전년 대비 13%가 증가했고, 2015년 론칭한 애플 뮤직은 4년 만에 60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 덕분에 2019년 2분기 기준으로 애플 뮤직과 앱스토어, 아이클라우드 등의 서비스 사업 매출이 14조에 육박하며 전체 매출 비중에서 21%나 차지했다. 구글 역시 2018년 하드웨어 매출은 88억 달러로 총매출의 6%에 불과했지만, 지속적으로 다양한 기기를 출시하고 있다. 이들 기기의 공통점은 구글 클라우드와 연계되어 동작되며 제조업체에서 생산한 기기들과 달리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이 향상되고 기능이 추가된다는 점이다. 또한, 이들 기기를 다양한 서비스로 연계함으로써 기기의 사용 경험이 확장된다는 것도 큰 특징이다. 그렇다보니 판매량은 적지만 로열티 높은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되는 구글 하드웨어들을 사용하다보면 하나씩 구매하는 제품들이 늘어가게 된다. 서비스의 중독으로 사용하는 구글 기기도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서비스 경쟁이 곧 하드웨어 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이제 삼성전자의 경쟁자가 애플을 넘어 구글이 되고 있다. 그런 경쟁이 전 방위로 확대되면서 자동차라는 하드웨어에도 서비스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차량 내에 커다란 디스플레이의 주도권을 빼앗기 위한 경쟁이 앞으로 치열해질 것이다. 차량 디스플레이는 자동차 제조사가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앞으로도 그럴지는 의문이다.사실 기존 차량 내 탑재한 디스플레이는 애물단지이다. 탑재된 내비게이션의 성능도 부족한데다가 조작 방식도 불편해서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 앱을 이용하지 차량 인포테인먼트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음악을 재생하는 것도, 동영상을 보는 것도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마치 20년 전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처럼 불편하기만 하다.그렇다보니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은 카플레이를 통해서 스마트폰을 차량의 디스플레이에 연결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이렇게 스마트폰을 차량 디스플레이에 연동하면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을 보다 큰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고 음악 등의 재생과 전화사용이 편리해진다. 비록 디스플레이는 자동차 제조사가 제공하지만 실제 이 화면을 활용하는 것은 구글과 애플의 플랫폼을 통하는 것이다. 이마저도 자동차 제조사가 지원을 해줘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차량 구매 고객들의 요구와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차량 내 디스플레이를 자동차 제조사가 독자적으로 운영하기보다 스마트폰 제조사에 주는 것이 더 낫기 때문에 점차 애플과 구글에 넘겨주고 있다.테슬라에 탑재된 넷플릭스.(사진=테슬라 홈페이지)하지만 테슬라는 다르다. 지난해 10월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10.0을 발표하면서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한층 강화됐다. 테슬라 시어터, 가라오케, 컵헤드 등이 그것이다. 차량이 주차된 상태에서 넷플릭스, 유튜브, 훌루 등을 테슬라 콘솔에 직접 연결해 시청할 수 있다. 중국 시장을 겨냥해 아이치이(iQiyi), 텐센트 비디오를 추가하는 등 지역 최적화까지 고려하고 있다. 가라오케는 노래방 기능이며 팟캐스트와 슬래커 라디오 등으로 음악 기능이 더욱 강화되었다. 차후 스포티파이 프리미엄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기존부터 제공되던 테슬라 아케이드에 새로운 게임인 컵헤드가 추가되어 운전대와 페달을 컨트롤러로 활용해서 카레이싱 게임을 할 수 있다. 특히 내비게이션 기능도 강화해 레스토랑의 위치와 차량 주변의 관심장소에 대한 탐색이 더욱 편리해졌고, 대시보드 카메라와 차내 블랙박스의 기능이 더욱 강화되었다.이렇게 테슬라는 스마트폰과 무관하게 폐쇄적인 차량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테슬라는 구글오토,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지 않아 스마트폰 화면을 미러링 해서 차량 디스플레이를 이용하도록 오픈하지 않고 있다. 독자적인 자체 테슬라 플랫폼에 속속 서비스들을 탑재하면서 마치 앱스토어, 구글플레이처럼 차량 스토어를 꿈꾸고 있다. 미래 차량의 커다란 디스플레이와 스피커의 제어권을 독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앞으로 테슬라, 구글, 애플 간에 본격화할 것이다. 반면 기존 자동차 회사들은 독자적인 플랫폼 구축을 위한 기술이나 생태계 구축 전략이 미흡해 구글과 애플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차량 플랫폼은 자동차 내 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찾을 수 있다. 즉 자동차를 제어, 통제, 관리하는 모바일 앱이나 웹 등의 외부 서비스와 오픈 생태계 구축을 하는 것도 차량 외 플랫폼의 또 다른 형태이다. 이를 위해서는 차량 내에 수집된 데이터를 공개하고,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들을 오픈해서 서드 파티(3rd party)에 제공함으로써 자동차 플랫폼을 간접적인 형태로 추진하는 전략을 도모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이 기존 자동차 회사들의 플랫폼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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