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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현의 IT세상]공룡이 되어버린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공룡이 되어버린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송길호 기자 2021.09.23
    [김지현 IT칼럼니스트] 유통, 제조, 금융 등 거대 산업 영역에서 전통적으로 시장 독점적 지위를 공고히 해온 이른바 대기업들의 위세가 이전같지 않다.바로 빅테크 기업들이 플랫폼 지배력을 기반으로 파죽지세로 사업 확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미 언론사보다 더 막강한 미디어 파워를 가지고 콘텐츠 시장을 주름잡고 있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쿠팡보다 더 많은 거래액으로 커머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또한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페이를 기반으로 대출, 보험 등의 금융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커머스에 이르기까지 10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SK(국내 144개)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아마존, 구글, 애플, MS는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으로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 순위 1위부터 4위에 오를 만큼 기업가치가 높다. 이들의 비즈니스만 해도 인터넷 서비스, 온라인 마케팅 수준을 넘어 거의 문어발식으로 확장,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만 봐도 온라인 커머스는 이제 옛말이고 오프라인 유통까지 진출했고, 아마존을 먹여 살리는 핵심 캐시카우는 AWS 즉 클라우드 사업에서 나온다. 심지어 풀필먼트와 콘텐츠,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에 진출해있고 이같은 사업 영역 확장은 기존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과 다를바 없어 보인다.그렇게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인터넷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보한 빅테크 기업들이 기득권을 기반으로 타산업으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부작용도 발생한다. 그렇다보니 시장의 공정 경쟁과 사용자 권익 보호를 위한 빅테크 기업 대상의 규제에 발동이 걸리고 있다. 기존 대기업 규제와 다른 점은 그 대상이 내수기업을 넘어 해외의 빅테크 기업도 포함한다는 점이다. 또 자칫 이 같은 규제가 전통산업에서의 혁신 기회를 박탈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렇게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 구글과 페이스북 등의 빅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제동이 전 세계 정부들에 의해 시작되고 있다. 실제 지난 8월31일 국회는 앱스토어 내 인앱 결제를 강제화하고 애플, 구글의 앱마켓 운영 정책을 규제하는 구글 갑질방지법을 통과시켰다. 이미 세계 각국의 정부에서는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규제법 제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는데, 이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간의 첨예한 대립과 기준안에 대한 견해 차로 인해 실제 법률안 확정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 와중에 한국에서 최초로 인앱결제 관련 규제안이 통과된 것이다. 이후 빅테크 기업 대상의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이 같은 흐름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글로벌 기업이 아닌 자국내 플랫폼 독점적 지위력을 갖춘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 대상의 규제도 잇따를 전망이다.이같은 규제의 대상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첫째. 조세회피다. 글로벌 시장 장악력을 갖춘 빅테크 기업들은 전통 산업 영역과 달리 각 국가별 규제 정책을 패스해 경영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조세회피가 쉽다. 온라인 특성 상 공장의 위치나 생산, 유통 과정의 지역별 과세 정책의 틀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법망을 피해가며 세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절세와 탈세의 줄타기를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애플스토어, 구글 그리고 페이스북 등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조세회피나 로컬 서비스 사업자들 대상의 과도한 수수료에 대한 제재와 견제가 유럽 등에서부터 구체화되고 있다. 실제 유럽연합(EU)중심으로 소위 구글세라 불리는 디지털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이와 관련된 논의가 지난 5년간 이뤄지면서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방지 대책이 구체적으로 협의되고 있다.둘째. 공정과 CR(경쟁라운드)이다. 플랫폼 독점을 무기로 사업 확장을 하게되면 경쟁 우위 전략을 추진하기 쉽다. 사실 기존 대기업의 성장 과정에서도 자연스럽게 특정 영역에서의 독점적 기득권을 기반으로 타 산업으로의 확장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성장 전략을 추구해왔다. 특히 기존의 밸류체인을 와해하며 혁신 과정에서 비효율이 제거되고 불필요한 중간 거간꾼들을 없애는 것은 건강한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그런데, 그 과정 속에서 플랫폼 지배력이 독점적으로 커지게 되면서 자칫 소상공인의 설자리가 사라지거나 이 플랫폼에 노동자로 살아가는 공급자들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 우버, 배달의민족, 카카오T 등에 운전기사로, 배달기사로 용역을 공급하는 노동자들의 권익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처우 개선과 노동시간, 차별에 대한 규제가 논의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애플과 구글의 스마트폰 앱 스토어에 입점된 인터넷 기업 대상으로 판매액의 30%를 수수료로 지불하는 정책도 국내외 앱 개발사들의 반발에 직면하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도 그런 문제다.셋째. 개인정보다. 빅테크 기업은 사용자와의 접점(채널)을 통해 전 세계 수 많은 사람들 대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 구글은 지메일과 검색을 통해, 페이스북은 SNS를 통해, 네이버는 포탈 서비스를 통해,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해 수 천만명 아니 수 억, 수십 억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서비스들로 인해 이들 빅테크 기업들은 전 세계 사용자들에 대한 다양한 개인정보를 얻게 된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고 어떤 것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런 정보 독과점을 통해 광고나 유통 등의 다양한 인터넷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수집한 개인정보가 이들 기업의 사업을 위해 혹은 정부의 요청 등에 의해 남용, 오용되면 심각한 ‘빅브라더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에 개인 데이터 수집과 사용의 범위에 대한 철저한 방침과 규제가 논의되고 있다. 2012년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내의 개인정보들을 외부의 앱에서 수집하고 악용할 수 있음을 알고도 이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없었다는 지적을 받았고,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라는 정치 컨설팅업체는 페이스북 이용자 8000만명의 데이터를 불법 수집해 정치 광고 목적으로 악용하는 사건까지 있었다. 이러한 문제들이 빅테크 기업을 둘러싼 개인정보 규제를 검토하는 계기가 되었다.
  • [김지현의 IT세상]우리가 만드는 데이터들, 얼마나 어디에 저장할까
    우리가 만드는 데이터들, 얼마나 어디에 저장할까
    송길호 기자 2021.08.26
    [김지현 IT칼럼니스트] 우리 하루의 일상 속에서 의식적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만들어지는 데이터는 얼마나 될까?아침에 일어나 스마트폰을 켜면서부터 아니 잠들어 있는 와중에도 스마트폰은 늘 LTE, 5G로 기지국에 연결되어 위치 정보와 페이스북, 카카오톡 알람, 이메일 등의 메시지들을 기록한다. 마트폰에 잠금해제를 할 때부터 네이버 앱을 실행해 날씨 정보를 확인하고 검색하고, 쿠팡에 들어가 배송 정보를 체크하고,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를 누르고, 이메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데이터가 자동적으로 기록된다. 하루에도 스마트폰을 수십번 보기 때문에 그때마다 쌓이는 정보의 양은 누적되기 시작하면 어마어마할 것이다. 유튜브, 넷플릭스, 멜론 등을 즐긴다면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이들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끊김없이 영상이나 음악을 재생해주기 위한 일부 데이터가 저장된다. 웹서핑을 하게 되면 웹브라우저에 우리가 방문한 사이트의 URL과 함께 제대로 보지도 않았던 이미지와 텍스트 등의 HTML 데이터가 저장된다. 심지어 배터리 최적화를 위해 배터리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앱이 무엇이고 언제, 얼만큼, 무슨 앱을 이용했고 그때 배터리는 얼마나 소모되었는지 등의 정보까지도 배터리 효율화라는 목적으로 기록된다. 그렇게 우리가 미쳐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엄청난 데이터들이 수집되고 있다.내 스스로 인지하고 저장되는 데이터들도 있다. 카메라로 촬영한 음식사진과 아이들 영상, 멋진 경치와 여행사진, 세미나와 회의 관련해 촬영하는 화이트보드 사진과 각종 제품 사진 등등 이 모든 것이 우리 스마트폰에 저장된다. 클라우드와 연동을 해두면 폰에 저장된 데이터와 똑같은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복제되어진다. 팟캐스트를 통해 구독 중인 라디오 방송도 저장되고, 카카오톡으로 주고 받은 사진과 영상 그리고 메시지를 통해서도 데이터가 저장된다. 구글포토, 아이클라우드, 아마존 클라우드, 드랍박스 등 여러 개의 클라우드 앱을 이용한다면 각각의 클라우드별로 그런 데이터가 똑같이 기록되어질 것이다. 회사 업무나 학교 보고서 작성을 위해 다운로드받은 PDF와 작성 중인 파워포인트, 한글 문서도 우리가 사용하는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에 저장되어진다.우리 일상, 사회 속에서 저장되는 공용 데이터들도 있다. 길거리에 있는 CCTV와 회사 등에서 설치한 IP카메라는 클라우드에 연결되어 모든 장면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다. 공장에서 각 공정의 기계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와 회사에서 경영활동을 하며 쌓이는 데이터들도 있다. 이렇게 우리는 디지털 세상 속에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들을 배출하고 있다. 그렇게 배출된 데이터들은 쓰레기처럼 분리 수거가 되지 않고 우리 로컬 기기와 클라우드에 우선 쌓여간다. 데이터가 미래의 원유이고 중요하다는 미명 아래 우선 모든 데이터는 가급적 삭제하지 않고 그렇게 저장한다. 사실 기계적으로 수집되어 축적되는 데이터 중 꺼내어 사용하지 않고 분석되지 않는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디지털 쓰레기일 뿐이다. 데이터 정제가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솎아내서 버림으로써 더 소중한 데이터를 더 오래도록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우리 컴퓨터만 해도 얼마나 많은 데이터들이 저장되어 있는가. 그리고, 클라우드와 연결해 이 데이터는 고스란히 태블릿, 노트북, 스마트폰과 동기화되어 세벌, 네벌 같은 데이터가 저장되기도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가 많아지면서 이들 기기간 데이터 동기화를 위해 각 기기에 중복해서 데이터가 저장되고 있다. 이렇게 쌓여가는 데이터들의 유통기한은 언제까지 일까? 사실 1년에 한 번도 다시 들여다보지 않을 데이터임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필요로 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함 때문에 그렇게 메모리 한 귀퉁이를 계속 차지하고 있다. 그렇게 자원을 차지하는 데이터들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어갈까. 또, 그런 데이터를 계속 저장하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비용을 감수해야 할까.2021년 6월부터 구글은 구글포토라는 사진 클라우드 서비스를 유료화했다. 2015년 5월부터 무료로 서비스하던 구글포토는 전 세계 10억명의 가입자들이 애용하는 사진 클라우드 서비스이다. 하지만, 넘쳐 나는 사진, 동영상 저장을 계속 지원할 수 없다보니 15GB까지는 무료지만 그 이상을 사용하려면 구글원에 가입해 월 2200원에 100GB까지 사용하는 유료화를 단행한 것이다. 구글포토 사용자의 80%는 15GB 이하를 사용하고 있어 당장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수십 GB를 넘어가는 우리 스마트폰 속 사진과 영상 데이터를 앞으로 계속 클라우드에 자동으로 동기화를 하며 저장하다보면 1~2년내 유료로 사용하든 아니면 불필요한 데이터는 삭제해야 한다.그렇게 데이터를 저장하고 유지하는데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매일 쓰레기를 비우듯이 디지털 세상에서도 불필요해진 데이터는 수시로 비우는 습관이 필요하다. 빅데이터의 시대에 개인도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너무 많아진 데이터는 불필요한 하드디스크와 클라우드의 자원을 사용함으로써 사회적 낭비이면서, 너무 많은 데이터로 인해 정작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찾는데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사용하지 않는 클라우드는 과감하게 탈퇴하고,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에 저장된 데이터 중 1년간 한 번도 찾지 않은 데이터는 클라우드와 동기화되지 않는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해두었다가 앞으로 2년, 3년이 지나도 찾지 않은 경우 과감하게 삭제하자. 3년간 찾지 않았다면 앞으로 3년 후에도 찾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데 데이터 다이어트를 하면서 디지털로 기록된 데이터들을 살펴보며 각 데이터들의 중요도와 필요성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는 기회와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물론 개인을 넘어 기업, 사회적 차원에서도 ‘데이터 다이어트’를 돌아보고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 방안을 진단해볼 때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볼 때 데이터 압축이나 여러 곳에 저장한 동일한 파일은 하나만 남기고 삭제하고, 로컬에 파일을 저장하지 않고 스트리밍으로 필요할 때에만 전송해서 사용하는 방안을 찾아볼 수 있다. 또, 기업에서 수집한 데이터들도 데이터 활용의 목적에 맞지 않은 파일은 즉시 삭제하고 원본 데이터보다 이를 가공해 용량을 최적화한 데이터만 저장하는 등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 [김지현의 IT세상] AI 윤리강령 고민할 때
    AI 윤리강령 고민할 때
    송길호 기자 2021.07.22
    [김지현 IT칼럼니스트]법률가나 의사, 기자들에겐 그들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으로 인해 윤리강령이 존재한다. 그만큼 사회적 영향력이 큰 직업은 그에 수반하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컴퓨터 개발자에게도 요구되는 윤리 강령이 있다. 다만, 사회적으로 공론화될 수준은 아니며 단체나 기업 내부의 가이드 수준으로 운영될 뿐이다. 그런 윤리강령의 내용에는 공익과 보안, 지구환경 및 개인정보 취급 등에 대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개인정보와 보안 관련 이슈는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각 기업들이 이와 관련된 윤리강령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그런데, 소프트웨어 개발 윤리 강령보다 인공지능(AI)과 관련된 윤리 의식 그리고 사회적으로 강력한 준수 의무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 이유는 일반 소프트웨어보다 AI가 우리 사회에 주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은행, 집, 군사 보안 시설 등에 사용되는 생체 인증이나 자율주행, 상품과 뉴스 추천 그리고 보험 상품 추천과 대출을 위한 심사 및 금융 투자, 의료 등의 여러 산업 분야에 인공지능이 사용된다. 그런 인공지능이 인간이 의도적으로 편향된 판단을 하도록 설계된 알고리즘에 의해 불공정한 추천을 하거나 결정을 하면 그것은 고스란히 우리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추호의 의심없이 인공지능이 결정하고 추천한 정보에 길들여지면서 우리 사회는 지독한 편견에 사로 잡힐 수도 있는 것이다.인간이 관여해서 내린 판단이나 결정은 인간이기에 잘못할 수 있다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그래서, 곧이 곧대로 그 결정을 믿지 않고 심사숙고의 시간을 거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흔히 공정하고 공평한 그리고 객관적 판단을 하리라 신뢰하는 AI가 판단한 정보에 대해서는 그런 의심이 희석된다. 그것이 두 세번 반복되면서 길들여지게 되면 AI의 선택을 무의식적으로 수용하게 된다. 일례로 AI가 좋은 기사라고 추천하는 뉴스와 영상만을 기계적으로 보고 듣다보면 그것이 뉴스의 전부라고 믿게 되는 것이다. AI가 가장 빠른 길이라고 추천하는 내비게이션의 경로를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고 따르다보면 눈 앞에 뻔히 막히는 길을 보고도 대안을 생각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따르게 되는 것이다.이렇게 AI가 주는 영향력이 남다르다보니 그 AI를 개발하는 윤리 의식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AI는 인간과 다르게 정확한 데이터 기반으로 판단하는 것은 맞지만, 그 AI가 그런 지능을 가지게 되는 과정에는 인간이 제공해준 데이타가 핵심적 역할을 한다.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고 어떤 데이타를 제공해 AI를 고도화했느냐에 따라서 그 AI의 판단 기준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만일 개발자가 의도적으로 고양이를 개라고 하고, 개를 고양이라고 태깅을 해서 데이타를 AI에게 제공하거나, 수 천만개의 실제 현장의 데이타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의도를 가지고 특정한 영역의 정보를 제외해서 100만개의 데이터만을 AI에 공급하게 되면 실제 현장과 괴리된 판단을 하는 AI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이렇게 AI에 어떤 AI를 제공해서 고도화하느냐는 사람, 즉 개발자의 선택이다. 그 과정에서 공정한 AI가 아닌 편협한 AI가 길러질 수 있는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그런 AI를 공정하다고 믿고 절대신으로 추종하며 비판과 자성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의도적이든 모르고 했든 잘못된 데이터로 길러진 AI를 심사하고 진단하는 기회를 놓치고 무한 신뢰를 가지면 앞으로 계속 더 공정하지 못한 AI로 가속화될 수 있다. 물론 공정한 AI라 할지라도 기술의 오류를 의심하고 재점검하려는 노력을 해야만 더 공정한 AI로 진화될 수 있기에 AI 알고리즘에 대한 평가는 중요하다.더 나아가 아주 잘 만들어진 AI를 악용, 오용해서 발생되는 사회적 문제도 있다. 딥페이크라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기술을 이용하면 특정인의 목소리와 얼굴을 조작해 실제 발언하지도 않고 행동도 하지 않았던 것을 마치 한 것처럼 영상을 조작할 수 있다. 실존하는 사람의 얼굴과 음성을 기반으로 실제 행동과 표정, 목소리를 조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긍정적으로 이용하면 배우가 출현한 영화에서 영어로 발음하는 것을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배우의 목소리와 입모양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온라인 팬 미팅에서 동시에 팬들이 각자 보는 화상 통화 화면에서 팬의 이름을 다르게 불러주며 인사하는 연출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면 정치인이 거짓말을 한 것처럼 녹취 음성을 조작할 수 있고, 유명 연예인의 얼굴로 포르노 영상을 만들 수도 있다. AI를 범죄에 악용하는 것이나 다를바 없는 것이다. 디지털 휴먼, 메타 휴먼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 인간의 얼굴과 음성을 새롭게 창작해 진짜보다 더 리얼한 인간을 창조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상의 인간이 노래도 부르고 고객 응대와 상담도 한다면 좋은 기술(Good tech)이다. 하지만, 이것을 보이스 피싱이나 사기에 악용하게 되면 범죄가 되는 것이다.또, 선의의 AI를 만든답시고 개인의 허락을 받지 않고 개인 정보를 갈취해 인공지능을 고도화하는 데이타로 활용할 수도 있다. 보다 공정한 대출 심사를 한답시고 기존의 대출심사 관련 금융 정보를 각 개인의 허락없이 이용한다면 아무리 공정한 금융 AI가 만들어졌다고 해도 그렇게 비윤리적으로 만들어진 AI를 떳떳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올초 있었던 이루다 사태만 해도(이루다라는 20대 여성을 부캐로 채팅 서비스를 제공한 AI에게 성희롱과 편견을 유도하는 대화를 하고 이를 SNS에 실어 나르면서 사회적 문제가 된 사건) 핵심은 이루다를 만드는 과정에서 카카오톡의 개인 정보를 사용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임의로 사용했다는 개발자의 윤리 문제였다. 또한, AI와 인간의 대화를 들여다보거나 AI를 악용해 인간을 특정한 생각을 가지도록 유인하고 상품을 강매하는 목적으로 이용된다면 이 또한 문제다. 이같은 AI의 악용이 문제인 것은 그 파급력이 우리 상상을 뛰어 넘을 만큼 크기 때문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이제 AI와 더불어 살아야 하는 우리 사회에서 AI를 만들고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이전과 남다른 윤리 의식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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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세대 30년 삶 좌우할 내년 3월의 선택
    송길호 기자 2021.09.02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지난 1분기, 일자리가 32만개 느는 동안 2030일자리 10만개가 증발했다. 그 사이 5060 일자리는 41만개 늘었다. 기업은 대한민국을 떠나고, 청년 일자리는 줄고, 세금이 떨어지면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정부 정책으로 만들어진 노인 일자리는 불안하다. 이대로라면 ‘이태백(이십 대 태반이 백수)’에서 모두가 백수가 되는 ‘모백수’의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문득 두렵다. 일자리 없이는 30년 후의 미래도, 꿈도 암울 할 뿐이다. 여야의 대선버스가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차 컷오프에서 살아남은 6명의 후보들이 이미 네 차례나 TV토론을 마쳤다. 국민의힘도 비전발표회를 실시하고 선관위를 출범시켰다. 선거일정이 숨가쁘게 진행되면서 개별 후보들의 정책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각 후보가 외교, 안보, 경제 등 분야별로 공약을 발표하며 대통령이 된 후 어떤 대한민국을 그릴 것인지 당원과 국민들에게 알리느라 여념이 없다.아직 경선 초반이고 정치에 갓 입문한 후보들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주요 대선 주자들의 비전, 정책, 공약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낮다. 여당의 지지율 선두 이재명 예비후보는 청년기본소득, 자발적 이직자 대상 구직 급여 지급, 청년주거불안 해소 등을 내세웠을 뿐 일자리 대책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캠프 차원에서 정부 재정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청년일자리 정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야당의 경우 최재형 예비후보는 노조의 기득권 철폐를 비롯한 노동개혁 의제에 힘을 주고 있을 뿐이고, 그나마 일자리 문제를 특정한 정책비전을 밝힌 유승민 예비후보는 경제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기조로 디지털혁신인재 100만명 양성, 사회서비스 일자리 100만개를 합해 2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야당에서 지지율 1등을 달리고 있는 윤석열 예비후보는 규제철폐와 함께 기술혁신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향성만 제시했다. 심지어 모래 위에 집 짓겠다는 분들도 눈에 띈다일자리 창출의 기본이자 가장 확실한 길인 기업 활력 제고, 노동생산성 혁신, 그리고 글로벌 기업과도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경쟁력 확보와 같이 미래를 약속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야기 하고 있지 않다. 주거불안, 경제적 양극화와 사회적 고립의 심화, 결혼과 출산의 어려움과 같은 청년문제들의 뿌리는 결국 일자리 문제와 닿아 있다. 기본적으로 젊은이들이 일을 하고 돈을 벌어야 국가의 복지정책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적으나마 땀 흘려 일하고 번 돈의 소중함을 아는 청년들에게 국가가 일자리의 질을 높여주고 다양한 안전판을 만들어 주는 방향으로 재정을 써야 한다. 일하지 않는 이들에게 얼마씩의 현금을 쥐어주는 정책은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도전과 인내, 진취와 극복이라는 청년정신만 잠식할 뿐이다. 일하지 않고도 정부가 제공해주는 현금성 복지정책으로만 하루하루 연명할 수 있다면 애써 취업을 위해 공부할 이유도, 힘들게 돈 모아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이유도 없다. 결국 일자리 문제 해결이 저출산 문제 해결의 시작이고 주택 문제의 기본이며 청년세대의 희망이자 국가의 미래다.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정치권에서 홀대 받던 청년 세대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었다. 2030세대의 투표율도 높아지고 정치적 의사표현도 적극성을 띄기 시작했다. 이제 젊은이들의 표심을 얻지 않으면 선거에서 이기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은 정당들이 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정책들을 우후죽순처럼 쏟아내고 있지만 공약을 반드시 시행하고 말겠다는 진정성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기에 어떤 정당, 어떤 후보를 택해야 할지 더더욱 알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 2030세대가 내리는 결정이 그들의 50대, 60대 이후의 삶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일자리는 자꾸 줄어들고 괜찮은 일자리를 얻기 위한 경쟁은 날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대학만 나오면 웬만한 대기업은 골라서 갔던 시대는 이미 아련한 전설이 됐고 한 가정의 모든 열정과 자원을 한 명의 아이에게 몰빵해 좋은 대학에 들어간다 해도 괜찮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노오력’ 여하에 달려 있다. 지금 우리 모두 비록 어려운 시대를 버텨내고 있지만 우리의 노후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내 아이에겐 지금과 다른 세상을 남겨줘야 하지 않을까? 그 첫걸음은 어떤 정당, 어떤 후보가 일자리를 만들어낼 의지와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가려내고 선택하는 것이다. 정치, 경제, 외교, 국방 중에서 대통령이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외교와 국방은 대통령의 의지로 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외교와 국방은 다른 나라와의 상관 관계와 연계 관계 속에 있기 때문에 통밥이 맞아야 잘 되는 측면이 있다. 우리를 둘러싼 강대국에 강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입지를 확보하는 경제와 국방 없이 무슨 큰 소리 칠 수 있겠는가? 현재 우리의 처지를 돌이켜 봤을 때에 대통령이 잘할 수 있는 것은 결국은 경제이다. 이 또한 결국 해외 경제와 연동하지만 우리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얼마나 만들어줄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대통령이 잘 할 수 있는 일의 범주에 든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꾸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집중하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말로 하는 뉴딜이 아닌 진짜 뉴딜이 필요하다. 화려한 수식의 ‘디지털 뉴딜’ 보다 ‘일자리 뉴딜’이 먼저다. 누가 할 것인가? 일자리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정책, 이 문제를 먼저 심각하게 거론하는 대통령, 빌어먹지 않고 벌어 먹을 수 있게 해주는 그런 대통령. 과연 이번 대선주자 중에 그런 것을 우선하며 중시하는 사람이 있는가치열하게 궁리하지 않으면 일자리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만다. 결국 지금 힘겨운 시대를 살아내고 있는 젊은이들이 이 어려움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는 젊은이들 스스로가 결정한다. 그 누구도 당신의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누가 10만불을 벌 수 있는 시대를 열어줄 개척자인가. 사이비를 구분하는 “노오력”은 지금 세대의 책무이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다음 대통령의 약속, 1억씩 주면 좋겠다.
    다음 대통령의 약속, 1억씩 주면 좋겠다.
    송길호 기자 2021.08.05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 대통령도 사람이다. 그런데 당선되면 당선 전 그 사람은 아니다. 마치 완전히 새로운 제 3자연 하여 누구? 하는 생각마저 든다. 무엇이 그들을 달라지게 한 것 일까? 임기 말에 가까울수록 장막과 권위로 겹겹이 싸여 있는 듯 행동한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다. 국민의 투표로 한 나라의 대표자가 결정된다는 이야기이다. 왕을 뽑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를 이끌어갈 반장을 국민들이 직접 ‘선택’ 하는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대통령 후보도 우리의 이웃이었고, 임기가 끝나는 5년 후엔 다시 이웃으로 돌아오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국민에게 위임 받은 대통령이라지만 당선 후의 모습을 보면 왕조시대의 왕이 떠오른다. 또다시 선거철이다. 요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 바야흐로 대통령 시즌이다. 선거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당에선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어떤 선거가 그렇지 않겠냐만 대한민국을 5년 간 이끌어 갈 대통령을 결정하기 위한 선거다 보니 레이스에 뛰어든 각 후보들의 말과 행동의 스케일도 웅장하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더 많은 돈을 나눠 주는지가 선거의 승패를 좌우한다는 듯 저마다 재정을 많이 쓰겠다고 경쟁하고 있는 듯 하다. 사이다 같은 시원한 말들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그 말들을 어떻게 책임지고, 이행하고, 검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하지 않는 것 같다.대통령은 5년 간 나라의 살림을 살면서 한편으로 과거의 숙제를 해결하고 또 한편으론 미래의 청사진도 그려야 하는 자리다. 지금 나라 곳간에 여력이 있다고 펑펑 쓰면 다음 세대가 힘들어진다. 특히 돈을 나눠주는 정책은 지금 100만원을 나눠주면 다음 대통령은 500만원을, 그 다음 대통령은 1000만원을 나눠줘야 해 그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일단 한 번 받기 시작하면 그 돈을 거둬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돈을 바라는 것이 사람의 본능이다. 다음 대통령의 약속은, ‘1억씩 나누어 주는 나라(1년에 10000%의 인플레이션도 각오해야 한다)’에 살 것인지, ‘1억씩 벌 수 있는 나라(세계 3위권 정도의 나라가 되어야 한다.)’ 에서 살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산업구조의 근본적인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 격변의 파고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한정된 자원을 운용하는 능력이 미래 경쟁의 척도이다. 퍼주기 공약은 산업구조의 대전환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전환할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것으로 국가의 장기적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선거판에 뛰어든 주자들이 정말 이야기해야 할 것은 10년, 20년 후 대한민국이 어디에 서 있을 것인가 하는 그림과 그 그림을 실현할 마스터플랜이어야 한다. 국가의 총체적인 경쟁력과 생산성을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인지, 이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그 과정에서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동참하게 할 것인지를 솔직히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선거에 희망이 있다. 지금 여야의 주요 후보들이 내세우는 담론으로는 대한민국의 장기적 성장과 발전을 담보하기 어려워 보인다.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유력 대권주자들의 상당수가 공평한 것과 공정한 것의 차이를 모르거나 도외시 한다는 점이다. 공평한 것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결과를 만드는 것이고 공정한 것은 모든 사람이 동일한 과정을 밟게 하는 것이다. 자유시장경제 체제 하에서는 과정의 공정함이 중요하다. 과정의 공정함을 위해 정말 도움이 필요한 하위 10~20%에 속한 이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이들이 최선을 다했을 때 계층 이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주는 것 또한 국가의 역할이다.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도 국민이라는 이유로 똑같이 20만원, 30만원을 받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재원은 한정되어 있고 시간은 많지 않다.이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크기가 더 이상 대통령 한 사람의 결정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준이 아니게 되었다. 세계에서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큰 나라가 9개국밖에 없을 만큼 성장했다. 어느덧 대한민국은 대통령 한 사람이 국가운영의 대강과 토대를 흔들어서도 안 되고 흔들 수도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에서 이겼다고 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모든 공약을 국민이 추인했다고 함부로 예단해서도 안 된다. 어느 선까지 나아가고 어느 선에서 멈춰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작은 배는 급하게 방향타를 돌려도 되지만 항공모함은 1도의 변침에도 목적지로부터 크게 벗어나게 된다. 큰 배가 된 대한민국은 이제 안정을 기반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나라다. 다음 대통령은 5년 임기 동안 급격한 정책 전환보다 어떤 정책이 국가의 미래와 현재에 과연 도움이 되는 것인지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한편의 무조건적 절대 지지를 너무도 쉽게 많이 보아왔다. 정당의 결정이 과연 민의이고 국익 인가도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우린 많은 시행착오와 굴곡진 결과들을 보아왔다. 이제 내 아이를 사랑으로 양육하고 교육하고 보살피 듯 다음 세대에 대한 책무를 다하는 성찰이 필요한 때이다. 우린 지도자들이 어떤 내일을 약속 할 것인지 지켜보아야 한다. 선거표가 아닌 아이를 키우는 심정으로. 대선 레이스에 분주한 후보들이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세대까지 감안한 국가운영의 철학과 국가경영 시스템을 이야기하길 기대해본다. 인격적으로도 국내외적으로도 자랑스럽고 부끄럽지 않은 대통령은 우리의 얼굴이고 자부심이어야 하는데 차고 넘치시는 분을 잘 관찰 해야 할 책임도 국민 몫이다. 누구랑 같이 일하고 도모하는지도, 올림픽 대표 선수급으로 구성된 책임 집단 인지도. 사람과 인사의 눈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헌데, 끼리 끼리 한 몫씩 하는 것을 과연 뿌리칠 수 있을까?). 우리는 운전사에게 운전대를 맡기지만 우측통행인지 좌측통행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를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잘 데려다 줄 운전사가 필요할 뿐이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노조'가 주인공인 드라마
    '노조'가 주인공인 드라마
    송길호 기자 2021.07.01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우리가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다양하다. 권선징악 이야기를 통해 속 시원한 결말에 짜릿함을 느끼거나 나와 비슷한 이야기를 보고 공감하거나 현실의 비유와 은유, 과장을 통해 치유의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상상 속의 일들이 펼쳐지는 모습을 보며 시대를 느끼기도 한다. 혹은 막장같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스토리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드라마 어떠십니까? 올해로 어느덧 입사한 지 35년이 됐다. 몇 년 전만 해도 진작 정년퇴임 했어야 할 나이지만 노조의 강력한 투쟁의 결과로 정년이 5년이나 연장되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지난 35년 동안 열심히 노조에 가입해 활동한 보람이 느껴진다. 노조는 나에겐 기댈 언덕이자 이 땅의 노동자들이 착취에서 해방되어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만들어 줄 유일한 희망이다. 노조가 없었다면 지금쯤 나는 연봉 1억도 못 받으며 매일같이 야근에 특근에 잔업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아니 진작 짤렸을 게 확실하다. 십 수 년 전 저성과자를 자르겠다고 회사가 칼을 뽑아들었을 때를 생각해보면 어찌나 아찔한지. 내가 실적이 가장 낮다고 자르겠다고 하는데 세상에 등수가 낮다고 회사에서 자르는게 말이 되나? 서울대생 100명이 시험 쳐도 100등은 나오는 법이다. 그 때 노조가 강경하게 파업하지 않았다면 나는 진작 실업자가 되었을 것이다. 돌아보면 노조가 하라는 대로 열심히 파업하고 시위해서 그나마 이만큼 먹고 살게 된 것이다.세상은 내가 속한 노조를 귀족노조라 욕하지만 그건 사람들이 잘 모르고 하는 얘기다. 우리 노조 출신 선배들 여럿이 국회의원이 됐고 그 중엔 집권당 원내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있지만 자본가의 강고한 카르텔과 무시무시한 국가권력 앞엔 새 발의 피다. 이번에 노조 가입자격 요건을 바꿔 우리 회사 내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사내 하청 노동자들을 노조에서 내보낸 걸 두고도 말이 많던데 억울하다. 우리보고 비정규직은 외면한 채 정규직 밥그릇만 챙긴다고 욕하지만 그건 비정규직 노조가 우리 정규직 노조의 말을 안 듣고 개별행동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었다. 아 또 얼마 전엔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비노조원들에게 우리 조합원들이 찾아가서 조금 세게 이야기했다고 그걸 또 테러라고 왜곡하는 기사도 났던데 이야기하다 보면 감정이 격해져서 욕도 좀 할 수 있고 어깨도 좀 밀칠 수 있는 것 아닌가? 언론의 호들갑은 정말 알아줘야 한다... 그럴 시간에 회사가 노조와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생산라인에 제공되던 와이파이를 끊은 만행을 고발하는 기사를 좀 쓰면 좋겠다. 노조가 열심히 투쟁해서 얻어낸 복지를 회사가 난데없이 끊어버리니 우리가 특근거부를 안할 수가 있나? 결국 사흘 만에 회사는 다시 와이파이를 제공하기로 했지만 있는 사람들이 더하다는 말이 실감난다.요 몇 년 간은 그래도 정부정책이 우리 노조가 그토록 목 놓아 외치던 것들을 담아내는 것 같아 뿌듯하다. 일주일에 52시간 이상 일 못하게 법으로 아예 못을 박고 최저임금도 팍팍 올리는 걸 보면 이제야 우리의 싸움이 조금 빛을 보는 것 같다. 자본가들과 보수 언론들이 주52시간제 통과되면 기업 망할 것처럼 엄살을 부리는데 우리가 매년 파업해봐서 아는데 회사가 그렇게 쉽게 안 망한다. 사람은 안 뽑으면서 일은 오래 시키려는 그런 못된 심보를 우리 노조가 앞장서서 꺾어버리고 더 많은 사람 뽑아서 돈도 더 많이 주라고 이번에 제대로 한 번 파업을 했으면 좋겠다. 생산라인에서 볼트만 열심히 조립해도 한 시간에 만오천원은 받을 수 있어야 그게 제대로 된 사회 아니겠나. 우리 노조의 이런 이상을 실현시켜 줄 정치인이 다음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힘 좀 팍팍 써야 할 텐데 요즘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걱정이다.나는 노조가 참 좋다. 노조가 하자는 대로만 하면 짤리지도 않고, 월급도 오르고, 승진도 하는데 어떻게 노조를 안 좋아할 수 있겠나? 내 아들, 내 손자도 이런 좋은 노조에 들어와서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데 요즘 기업들이 자꾸 공장을 외국에 지으려 해서 큰일이다. 우리 회사만 해도 이번에 우리 공장에서 만들던 모델을 외국 공장으로 돌린다는데 좌시할 수 없다. 우리 공장 생산성이 낮다나 어쨌다나? 역대급 파업으로 손을 봐줘야 한다. 아 올해 우리 회사 적자폭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데 아무래도 그건 우리 봉급이 너무 적고 복지가 열악해서 그런 것 같은 느낌이다. 처우가 열악하면 아무래도 일할 의욕이 떨어지고 생산성도 낮아지지 않느냐 말이다. 그러니 매년 더 세게, 더 오래 파업을 해서 일자리도 만들고 월급도 올리고 복지도 늘려야겠다. 우리 후손들은 더 안락한 환경에서 더 많은 돈 받고 일하게 만들어 주는 게 시대의 사명 아니겠는가! 가자, 오늘도 파업이다!이 드라마는 픽션일까? 현실일까?세계는 하나의 경제 공동체이다. 평균적 경쟁력의 기반 위에 의식주와 생활에 소요되는 상품의 교역을 글로벌 단위의 분업 시스템으로 유지해 나가는게 현실이다. 각국은 펜데믹 이후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며 진짜 생존 전쟁을 치르기 시작했고, 경제적 회복과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정책적 수단과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생산성 경쟁을 본격화하게 된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은 어떤 준비를 하고있는가? 세계가 어찌됐던 부동산 같은 국내 문제에 발목 잡혀 국가차원 문제는 뒷전이고 공직자의 일탈에 눈과 귀가 쏠릴 동안 정작 서민들은 영끌에 빚투에 전월세에 한숨짓고 있다. 대선레이스에선 무엇이 국가적 꿈이고 비전일까?가 아닌 누가 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이니 전형적인 내부지향적 이슈와 쟁점이다. 세계적 흐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혁신적인 국가 경쟁력” 대책 마련에 실기 하고 있지는 않은지.이제 2030년에 주력이 될 청년세대는 어떤 생각과 참여, 선택을 하게 될까?이 노조의 드라마같은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까?이 생각은 과연 세계적 기준에 부합될까? 아닌가? 하는 것은 우리의 생존과 번영의 명제가 될 것이며 청년의 미래이며 내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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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제 해결, 기업의 새로운 과제
    편집국 기자 2020.10.22
    코로나 이후의 비즈니스 생태계가 변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대면 비즈니스, 정보통신(IT)기술, 배송시스템, 심지어 교육영역 등 수많은 영역에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기업들도 그에 맞춰 미래의 사업전략을 세운다. 그런데 세부영역의 변화에 집중하다 보면 거대한 외부의 변화에 둔감해질 수 있다. 근본적인 사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리서치사의 발표를 보면 대한민국 국민의 87%는 기업을 평가할 때 비재무적인 요인을 고려한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기업의 가치는 매출과 순이익 등 재무적인 요인으로 측정되었다. 그러나 국민의 대다수는 기업윤리에 훨씬 더 관심을 보였고, 부패 비리와 같이 사회윤리에 반하는 행위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도 이와 같은 성향을 뚜렷이 보이고 있다. 소비자 중 80%는 소비할 때 기업의 사회적 평판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1990년대 기업의 준법경영과 윤리경영에 대한 요구가 증가되자, 기업들은 기업 이윤의 일부를 자선활동이나 기부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기업의 책임을 다했다고 판단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사회적인 요구사항은 점차 확대되었고 단순한 사회 참여활동을 넘어서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사회적인 활동을 기업의 이미지제고나 마케팅 활동으로 적극 활용했다. 이제 소비자는 기업의 단순한 사회적 책임을 넘어서 기업 활동 전반에 사회 문제 해결을 통한 가치 창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요구의 점진적인 발전이 아니라 소비자의 행태 변화다. 예전에는 수동적으로 공유되는 정보를 통해서 기업의 이미지를 형성해왔다. 현재의 소비자들은 능동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어떤 부정적인 사안 때문에 불매 운동이 일어나면 정보가 수동적으로 도달되는 범위 내에서 파급력을 일으켰다면 현재의 고객들은 정보를 스스로 확산하는 역할을 한다. 작년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서도 우리는 이런 현상을 볼 수 있었다. 소비자들 스스로 캠페인 로고를 디자인하고, 불매 제품을 잘 찾을 수 있도록 앱을 개발해서 공유하고, 해시태그를 통해 확산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젊은 층일수록 고학력층일수록 이런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미래의 소비자의 주역이다. 능동적인 소비자는 본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다. 가수, 배우 등 유명인들을 좋아하고 지지하던 팬덤현상은 제품이나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팬덤그룹이 없다면 미래가 없다고 할 정도가 되었다. 많은 소비자들이 제품이나 서비스가 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꼼꼼히 검토하고 판단한다. 그들은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평가하고 공유한다. 어떤 기업들은 브랜딩과 마케팅 전략을 통해서 좋은 이미지를 얻기도 한다. 예를 들어 독일의 자동차 회사는 ‘클린디젤’이라는 캠페인을 통해서 디젤 엔진 자동차에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클린디젤의 이미지는 한국에서도 디젤 자동차의 확산에 일조 했다. 그렇지만 그들은 성공은 디젤차량 배출가스 조작의혹으로 신화는 무너지게 되었다. 소비자들은 친환경으로 포장된 조작된 이미지에 분노하고 돌아서게 되었다. 반면에 시장에서 별로 확산을 하지 못하던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다시 확산하게 되는 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런 현상을 단순히 제품 전략의 성공과 실패로 본다면 위험한 접근이다. 소비자들은 본원적인 문제 해결을 추구한다. 기업이 사명을 가지고 친환경을 추구하지 않으면 소비자는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전 세계 35억명이 연결되어 있는 SNS에 어떻게 공유될지는 메시지의 구성이나 포장이 아닌 기업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그 무엇인가에 달려 있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엉뚱하게 보이는 프로젝트에 투자를 한다. 대부분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큰 문제들을 해결해보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인다. 물론 이런 프로젝트가 잘 되었을 때 엄청난 비즈니스 기회도 될 수 있다. 구글의 룬(Loon) 프로젝트는 기업의 비지니스와 사회적인 문제를 어떻게 연결하는가를 잘 볼 수 있다. 우리는 인터넷을 공기처럼 매일 사용하고 있지만, 지구의 절반은 아직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 이런 지역은 인터넷망을 설치할 경제적 여력도 없고 비용도 천문학적이다. 룬 프로젝트는 간단한 통신 장비를 탑재한 풍선을 띄워 낙후지역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15미터의 대형풍선을 만들어 20km 상공의 성층권까지 띄우면 전 세계 오지 어느 곳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지역간 정보격차를 줄이고 더 나아가 빈부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학교를 갈 수 없는 아이들이 원격교육도 받을 수 있고, 병원이 없는 곳에 원격진료도 가능하다. 최근 케냐에서 상업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계획이 성공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10억명이 추가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규모이다.전기자동차로 유명한 테슬라의 창업주인 엘론 머스크가 주도하고 있는 스타링크(Starlink) 프로젝트도 흥미롭다.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 엑스(X)가 추진하는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사업이다. 구글 프로젝트가 풍선을 이용하는 아이디어라면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인공위성을 활용한다. 소형 저궤도 인공위성 1만2000개를 발사해 전 세계를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미국 서부에 산불이 났을 때 피해지역에서 주민과 진화요원들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지원할 정도로 구체적인 진행이 있다. 이런 새로운 서비스들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구상으로 출발해서 결국 미래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모델이다. 과거에 수익의 일정부분을 기부하던 소극적인 활동에서 비즈니스 영역을 사회 문제와 연결해 기업의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다. 의류업체 파타고니아는 모든 기업활동을 철저히 환경문제와 연결한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흥망과 달리 이 회사는 지난 50여년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해왔다. 이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회사가 추구하는 철학과 지구와 같이 가겠다는 동참의식으로 옷 한 벌을 산다고 한다. 소비자들은 기업에게 묻고 있다. ‘당신 기업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우리가 지속적인 발전을 하려면 이 질문에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 [신동민의 인생영업]국회의원 보좌진 3000명, 적정한 수인가
    국회의원 보좌진 3000명, 적정한 수인가
    안승찬 기자 2020.09.17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협회장.(사진=노진환 기자)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가 한여름을 넘기고 찬바람이 다시 불어오는데도 아직도 우리 일상을 옥죄고 있다. 간간이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소식 등 희망이 보이기는 하나 아직도 전염병 종식은 요원해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중소 자영업자들은 궁지에 내몰리고 있다. 아마 한계상황에 접어든 경제주체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누구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을 수 없는 현재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경제적으로 보면 마치 폭풍전야와 같은 상황이다. 그런데 신문을 펼쳐 들면 현실의 절박함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불요불급한 정치적 공방이나 이해관계 다툼으로 지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21대 국회가 들어서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하는 국회가 되겠다고 ‘일하는 국회법’을 당론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20대 국회에서 미진했던 일들을 모두 처리하겠다는 결의에 찬 각오인지 모르겠지만, 일하는 것을 법안까지 만들어야 하는지는 의아하다. 급여를 받는 의원들의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 출결 현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을 법으로까지 정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회사원이 회사에 출근하고, 학생이 학교에 등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 국회는 그렇지 않은가 보다. 여하튼 결의에 찬 각오로 시작했지만, 18개 상임위원회는 월 평균 두번정도 열리는데 그쳤다고 한다. 그러면 300명의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무엇을 하였을까.◇조직 커질수록, 부수적인 일자리만 더 늘어가영국의 역사학자이자 경영학자인 노스코트 파킨슨(1909~1993)은 영국 식민성 직원으로 일하던 당시 관찰했던 현상을 분석해 1958년 ‘파킨슨의 법칙’이라는 책으로 발표했다. 파킨슨의 법칙은 조직의 업무량과 상관없이 직원수가 계속 늘어난다는 간단한 이론이다. 우선 부하 배증의 법칙이다. 업무량이 늘어나면 업무를 재분배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조직원을 채용해 업무 부담을 피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두번째는 업무 배증의 법칙이다. 조직의 인원이 늘어나면 내부에 지시, 통제, 감독, 보고, 회의 등 본질적인 업무와는 상관없는 부수적인 업무까지 늘어난다는 법칙이다. 그가 근무하던 영국의 식민성이 꼭 그랬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많은 영국의 식민지들이 독립을 했다. 당연히 관리해야 할 식민지는 엄청나게 줄었다. 하지만 식민성 직원은 1935년 372명에서 1954년 1661명으로 늘어났다. 영국의 해군도 그렇다.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4년 영국의 해군력은 최강이었다. 보유한 전함은 62척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평화기가 찾아온 1928년 전함 보유는 20척으로 줄었다. 그런데 해군의 관리직 공무원은 오히려 5249명에서 8177명으로 증가했다. 함정은 절반 이상 줄었는데 함정을 지원해주는 공무원은 60%가까이 늘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업무량이 많아서 인원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인원이 많아서 일자리가 더 필요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자리에 맞는 일이 필요해지면서 다른 업무를 찾아 조직을 키우고, 예산도 늘리고 이렇게 업무가 확장되면 다시 사람을 늘리는 과정을 되풀이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잘 설명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접경지역에 전략적으로 지켜야 할 중요한 다리가 있었다. 이 다리는 지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보급로 중의 하나이므로 군이 병력을 파견해 다리를 경비하도록 했다. 처음 시작은 주간에 경비병을 배치하고, 경계근무 후 본부대로 복귀하게 했다. 시간이 지나자 야간 경비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경비업무를 주야 교대로 수행을 했다. 경비 인원이 늘어나자 본부대로 왔다갔다 하는 비효율을 줄인다며 다리 끝에 경비병 막사를 만들었고, 식사를 보급해오는 대신에 취사병을 두고 식사를 제공하기로 했다. 교대 경비병, 취사병 등 인원이 늘어나자 식료품과 비품보급을 위해서 보급병이 필요하게 되었고, 보급병이 배치된 후 막사 내에 전체 인원을 관리 감독할 장교급 초소장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리고 초소장이 업무를 시작한 후 인사 및 각종 행정업무를 처리할 행정병을 배치하게 된다. 다리 하나를 두고 경비병으로 시작한 조직은 점차 커져서 작은 부대급으로 변하게 됐다. 만약 이런 부대에서 인원을 줄여야 한다면 어떤 인원을 줄여야 할까. 안타깝게도 조직은 경비병을 먼저 줄일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비병의 인원비중이 전체 인원 중에서 가장 많기 때문이다. 이런 농담 같은 일화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경비병은 왜 배치했고, 부대는 왜 생겨났는가. 원래 목적이었던 다리를 지키는 일은 많은 일 중의 하나가 돼 버렸다.◇민생 입법 찾기 어려운 국회, 사람만 너무 많은 건 아닌지우리는 종종 일의 목적을 잊어버리고 일을 위한 일을 하고 있을 때가 있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어떤 조직이든지 바쁘고 인원이 모자란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은 어떤 목적의 일을 하고 있는가. 또 다른 사례다. 한 기업의 임원회의에서 공장 신축에 관한 회의가 진행됐다. 무려 1000억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였지만 단 15분만에 결론이 났다. 엄청나게 효율적인 의사결정이다. 그 다음 안건은 직원들의 자전거 거치대를 본관 앞에 설치할지에 관한 결정이다. 비용은 500만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결정을 하는데 한 시간 이상의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침묵을 지키던 임원들도 적극 참여하면서 찬반 논쟁을 벌었다. 사안의 중요성을 따진다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과정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고위직 임원들의 마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형 공장 신축 프로젝트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고 결정에 따른 책임도 있다. 그렇지만 자전거 거치대는 어떤 결정이 나던 책임이 작은 안건이고, 모두 스스로 잘 안다고 생각하니 누구나 한마디씩 한다. 더구나 이런 사소한 일로 상대편에게 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 하는 경향이 있다.요즘 뉴스를 보면 우리가 왜 저런 것을 알아야 하고 논쟁을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회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 가는 듯하다. 300명의 국회의원과 의원 한 명당 9명의 보좌관을 계산하면 3000명의 조직이 국민의 대표라는 이름으로 여의도에서 일을 한다. 그런데 이들 3000명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냉정하게 살펴볼 때이다. 파킨슨의 법칙이 말하는 것처럼 국회나 정부부처의 인원수만 늘어나는 조직은 아닌지, 과연 정말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 돌아볼 때다. 국민을 위한 중요한 입법은 없고, 내부적인 관리 토론 정쟁만 가득한 것은 아닌지 진심으로 묻고 싶다.
  • [신동민의 인생영업]우생마사(牛生馬死)의 교훈
    우생마사(牛生馬死)의 교훈
    장순원 기자 2020.08.20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협회 회장·‘나는 내성적인 영업자입니다’ 저자] 역대 최장기간 54일간의 장마가 끝나고 밝은 햇빛을 잠깐이나마 즐겼다. 반면 잠잠하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면서 우울한 장마에서 벗어난 국민들의 마음이 다시 타 들어가고 있다. 올해 2020년은 이래저래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얼마 전 장마가 할퀴고 간 안타까운 뉴스 사이에 사람이 아니 소가 눈길을 끌었다. 마을이 물에 잠기자 축사를 탈출한 소들이 지붕 위로 몸을 피한 모습이나 침수를 피해 떼 지어 도로를 달린 소들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뉴스를 생산한 주인공은 장마 폭우로 떠내려간 소가 전혀 다른 지방에서 발견된 경우였다. 전북 남원의 젖소는 60km 떨어진 전남 광양시 섬진강에서 발견되었고, 경남 합천의 한우는 80km나 떨어진 밀양시 하남읍 낙동강변에서 발견되었다. 소가 헤엄을 친건 지 떠내려간 건지는 모르지만 60km, 80km를 움직인 건 명백한 사실이다. 소는 엄청나게 큰 덩치와 행동이 느린 동물이라 수영에 능숙하지 못하다. 다만 물에 둥둥 떠다니는 수준이다. 정작 수영에 뛰어난 동물은 따로 있다. 비슷하게 보이지만 말은 소보다 엄청나게 뛰어난 수영 실력을 자랑한다. 말의 개체 수가 적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장마 홍수에도 말에 대한 뉴스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예로부터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보통 저수지 같은 곳에서는 말이 소보다 훨씬 수영을 잘 한다. 말은 물에 빠지더라도 재빠르게 수영을 해서 빠져나온다. 그런 반면에 소는 덩치가 커서 물에는 잘 떠있지만 수영이 능하지 못해 느릿느릿 허우적거리며 물가로 나온다. 장마기에 홍수가 나서 급류가 생기면 소는 헤엄을 잘 못 치기 때문에 물에 둥둥 떠서 물길에 휩쓸려 떠내려간다. 매우 위험하지만 어디 심하게 부딪혀 다치지만 않으면 발이 닿는 곳까지 떠내려가 천천히 걸어 나온다. 반면 말은 동물 중에 수준급인 수영 실력이 있어서 엄청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헤엄을 친다. 실제로는 말은 부피가 작아서 급류에 매우 약하다. 특히 물살이 심한 곳에서는 말은 수영을 해서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하고 또 급한 물살에 밀리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힘이 빠져 익사를 한다. 뛰어난 수영실력을 갖추었지만 결국 힘이 다해 익사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는 해서 우생마사(牛生馬死)라고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지혜를 발휘해야 살아날 수 있다는 교훈이다. 80km나 떠내려온 소가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고자 했다면 힘이 빠져 익사를 했을 것이다. 소는 거대한 물길이라는 환경을 본능적으로 읽고 받아들인 것이 분명하다. 우생마사의 교훈은 장마철 홍수에서뿐만 아니라 영업에서도 많은 의미를 시사한다. 영업 직원들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고객의 이익을 진심으로 생각하라고 수없이 강조한다. 영업할 때에는 눈앞에 작은 이익이 보이고, 쉽게 답하고 싶은 유혹이 항상 있다. 사소한 사항에 대해서는 쉽게 타협하고자 하는 유혹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고객은 언젠가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집단 지성이라는 힘이 작동되기 때문이다. 영업사원의 교만함이 드러나는 시점이 반드시 온다. 교만함이 비수가 되어서 돌아올 때는 치명적이다. 영업을 하면 할수록 고객이 정답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배우게 된다. 이런 진실을 안다면 영업을 하는 사람은 고객의 관점에서 올바른 방법을 찾고 제안을 해야 한다. 그것 만이 성공하는 지름길이자 정답이 된다. 오늘 작은 잔재주를 통한 결과가 재앙이 될 수 있음을 배워야 큰 영업인이 된다. 영업의 베테랑들도 본인의 능력을 과신하고 고객을 거스를 때 반드시 위기가 온다. 한 명의 고객을 속일수는 있으나, 고객이라는 전체 집단은 현명하고 본질을 꿰뚫는 힘을 가지고 있다. 고객을 존중하고 무서움을 아는 자가 진정한 영업의 명인이 된다. 국민들은 코로나에 지치고 장마 피해에 힘겨워 하고 있는 와중에 부동산이라는 화두가 여전히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너무 과잉이 아닌가 생각도 되지만 국민 개개인의 삶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이니 탓할 수도 없다. 최근 부동산 정책 실패로 엄청난 타격을 입은 정부 여당은 각종 정책을 쏟아내면서 반전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들의 거대한 분노와 실망은 그렇게 쉽게 잠잠해지지 않는 듯하다. 그런 국민들의 마음은 지지율과 부동산 시장의 상황으로도 확연히 보인다. 엄청난 규제와 공급정책을 쏟아 냈지만, 아직도 많은 수요자들이 여전히 묻지마 구매를 하고 있다. 심지어 논란의 중심이었던 아파트를 넘어 빌라, 다세대주택까지 사재기가 확산되는 ‘패닉바잉’이 일어나면서 부동산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정치인이나 정책자들은 언론이 방향을 호도하고 과장한다고 불평을 한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니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결국 국민들은 본질을 느끼고 이해하고 판단을 하고 행동한다. 영업에서 고객들이 그런 것처럼 정책의 소비자인 국민들도 결국 해답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들이 원하는 답을 해주면 된다. 너무 원론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말이 물길을 거스르면서 체력을 소진하는 동안 소는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묵묵히 내려가면서 발이 닿기를 기다렸다. 내리치는 물길을 거스를 수 있다는 오만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책 입안자들이 스스로 방법을 알고 있다고 믿고, 결국에는 대중들이 정책을 따라 올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은 정책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우매하지도 쉽게 조종당하지도 않는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국면 전환용 정책과 이벤트를 늘어 놓은 것은 문제를 더 복잡하고 어렵게 만든다. 방향을 잘 파악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정책을 꾸준히 해 나간다면 조만간 땅에 발이 닿을 것이다. 사람도 말처럼 헤엄을 잘 치는 자가 익사를 한다는 옛말이 있다. 고전에 자기의 유능한 바를 믿다가 위험이나 재난을 초래한다는 의미로 선유자익(善游者溺)이라는 말을 쓴다. 무슨 일에서나 초보자는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이미 성공을 경험한 사람들은 과시하고 싶어지고 자만하게 된다. 정치하는 자는 정치로 망하고, 사업하는 자는 사업으로 망한다. 당면한 과제를 신중한 자세로 보고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국민은 정치와 정책의 대상이 아니다. 정책입안자들이 가지고 있는 잔재주와 경험으로 국민을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구시대적인 사고이자 엄청난 오만이다. 잠시 소나기를 피하고 상황을 전환시킬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 국민의 집단 지성을 존중하고 그 물줄기를 진중하게 생각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산업부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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