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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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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산 사기당하고 두딸 살해한 비정한 여성 '징역 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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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곁으로 떠난 '축구의 신' 마라도나[그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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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도박사는 뭐하는 사람인가요[궁즉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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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이웃 주먹질에 맞주먹질…정당방위?[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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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캐릭터의 시작과 끝…‘뽀로로’ 오신 날[그해 오늘]
    韓 캐릭터의 시작과 끝…‘뽀로로’ 오신 날
    김영환 기자 2022.11.27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2003년 11월27일생은 19년이 지난 27일 오늘부터 민법상 성인이 된다. 휴대폰 구매도 본인의 명의로 할 수 있고, 자동차나 부동산 계약도 스스로 힘으로 가능하며, 나아가 부모의 동의 없이도 결혼할 수 있다. 국민 캐릭터 ‘뽀통령’, ‘뽀로로’가 성인이 됐다.(사진=이데일리DB)2003년 11월27일. “안녕? 난 뽀로로야”라는 첫인사와 함께 뽀로로가 출연한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가 EBS를 통해 처음 전파를 탔다. 뽀로로 캐릭터는 처음 기안 당시 별달리 설정을 두지 않아 이날이 뽀로로의 생일로 인지됐다.어린 수컷 펭귄을 의인화한 캐릭터인 뽀로로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아이코닉스·오콘의 공동작업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 뽀로로는 빠르게 동심을 사로잡으면서 2010년을 전후해 보급된 스마트폰과 함께 어린 영유아를 달래는 콘텐츠로 많은 부모들에게도 사랑을 받았다. 뽀로로는 국내 캐릭터 산업이 전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아이코닉스는 지난 2021년 786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76억원으로 10%가 넘는다. 오콘의 지난해 매출액은 66억원 수준이다.해외에서도 뽀로로의 인기는 엄청나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2021년 8월 발간한 ‘2021 글로벌 한류 트렌드’에 따르면 뽀로로는 지금까지 130여 개국에 수출됐고 특히 중국과 태국, 싱가포르에는 테마파크까지 세워졌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로열티만 1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뽀로로의 높은 인기 속에 지난 2015년 뽀로로의 가치를 추산하기도 했다. 자유경제원 기업가연구회가 추산한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는 800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8700억원, 경제적 효과는 5조7000억원에 달했다. 뽀로로 이전에도 ‘아기공룡 둘리’나 ‘방귀대장 뿡뿡이’ 등 영유아,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캐릭터들이 있었지만 뽀로로가 가장 대별되는 점은 해외시장에서의 성공이다. 디즈니가 뽀로로의 판권 구매에 나섰을 정도다.뽀로로의 성공에 가능성을 본 국산 캐릭터들도 뒤를 따랐다. 꼬마버스 타요, 핑크퐁, 라바, 뿌까, 터닝메카드 등 다양한 콘텐츠가 개발됐다. ‘2021 글로벌 한류 트렌드’에서 해외 한류 콘텐츠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로 뽀로로(19.4%)는 뿌까(21.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 '곰탕집 성추행' 30대 남성…진짜 억울하세요?[그해 오늘]
    '곰탕집 성추행' 30대 남성…진짜 억울하세요?
    한광범 기자 2022.11.26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2017년 11월 26일 새벽 1시가 조금 넘은 시간. 대전 유성의 한 곰탕집에서 두 일행 간에 시비가 붙었다. 양측은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시비는 한쪽 일행의 여성 A씨가 다른 일행의 남성 최모(당시 38세)씨가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항의하며 시작됐다. A씨가 식당 화장실을 이용한 후 몸을 돌려 미닫이문을 열려던 상황에서, 최씨가 뒤쪽을 지나치면서 엉덩이를 움켜잡았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었다. A씨 항의에 최씨는 모르쇠로 일관했고, 결국 양측 일행이 가세하며 다툼으로 번진 것이다. 다툼이 계속되자 결국 경찰이 출동했다. 2017년 10월 26일 새벽 대전 모 곰탕집에서 ‘성추행’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화면.A씨는 당일 이뤄진 경찰 피해자 조사에서 “남성이 손으로 오른쪽 엉덩이 부위를 밑에서 위쪽으로 움켜잡았다. 제가 바로 돌아서서 항의했으나 남성이 추행 사실을 부인했고 결국 양측 일행 사이에 다툼이 발생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반면 최씨 진술은 전혀 달랐다. 당일 모임에서 폭탄주 15잔을 마셨다고 밝힌 최씨는 “신발을 신는 과정에서 해당 여성과 어깨만 부딪혔다. 이때 여성이 ‘왜 부딪히냐’고 해 죄송하다고 말한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최씨 진술은 5일 후 완전히 달라졌다. 식당 내부에 설치된 CCTV에 피해자가 근처에 있는 상황에서 최씨가 신발을 신는 모습이나, 어깨를 부딪히는 장면이 없었기 때문이다.CCTV에는 피해자 A씨의 주장대로 뒤돌아서 있는 A씨 뒤편을 최씨가 지나가고, 그 직후 피해자가 최씨를 뒤쫓아가 항의하는 모습이 명확히 담겨 있었다. 최씨가 자신의 손을 순간적으로 A씨 쪽으로 향했다가 다시 모으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신체접촉 없었다”→CCTV 본 후엔 “실수로 스쳤을 수 있다”최씨는 입건된 후 이뤄진 12월 1일 경찰 조사에서 “애초 신체접촉이 전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실수로 제 손이 여성 엉덩이를 스쳤을 수 있고, 이를 피해자가 착각했을 수도 있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진술을 바꾼 경위에 대해 “CCTV 영상을 보기 전에는 피해자와 신체접촉이 전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CCTV 영상을 보니 신체접촉을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경찰은 최씨의 성추행 혐의가 인정된다는 보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최씨와 피해 여성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 ‘최씨는 거짓, A씨는 진실’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최씨는 검찰에서도 경찰 조사 때와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그는 “CCTV 화면상 터치가 된 것 같으나, 고의로 추행하려는 것은 아니었고 실수로 터치한 부분이 있고, 이 부분은 사과할 용의가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고의로 만진 게 아닌 만큼 성추행을 인정하거나 용서를 빌 생각은 없다. 실수로 터치한 것인데 억울하다”고 토로했다.검찰은 최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최씨는 뒤늦게 변호인을 통해 A씨 측에 합의금 300만원을 제시하며 합의를 시도했다. 하지만 A씨 측은 처음부터 “사과가 없다면 합의도 없다”는 강경 입장이었다. A씨 변호인이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하겠다는 것이냐”고 물었지만, 최씨 측은 “혐의를 인정하진 않고 물의를 일으켰기에 합의하고 싶다”고 했다. 결국 합의는 불발됐다.최씨는 법정에서도 “피해자 엉덩이를 움켜잡은 사실이 없고, 실수로 제 손이 피해자의 엉덩이를 스친 것을 피해자가 착각했을 수도 있다”는 취지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검찰은 최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2018년 10월 27일 오전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곰탕집 성추행 사건’ 2차 가해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檢, 1심서 벌금 300만원 구형→법원은 ‘실형’ 선고1심은 2018년 9월 5일 강제추행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해 당시의 상황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자연스럽다. 피해자가 손이 스친 것과 움켜잡힌 것을 착각할 만한 사정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양형은 검찰 구형보다 훨씬 높은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곧바로 A씨를 법정구속했다. 이와 함께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3년 취업제한 명령도 함께 내렸다.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최씨가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할 마음도 없어 보인다. 피해자가 느꼈을 수치심이 상당해 보이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추행의 방법과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CCTV 등의 추행 증거가 명백한 상황에서 최씨가 일말의 반성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를 공격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했던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수많은 강제추행 사건 중 하나였던 최씨 사건은 최씨 아내가 판결 하루 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인터넷 커뮤니티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며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남편인 최씨가 법정구속된 후에야 남편이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던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최씨 아내는 최씨의 주장을 그대로 옮기며 억울함을 토로했다.최씨 아내는 “(피해) 여자가 합의금으로 1000만원을 요구했고 신랑은 ‘갈 때까지 가보자’라며 자기는 명백하니 법정에서 다 밝혀줄 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재판까지 가게 됐다”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게시했다. 또 “신랑은 줄곧 (식당에) 있는 내내 손을 뒤로 하고 있거나 앞으로 모으고 있었다”라며 “윗사람들 모시고 준비하는 어려운 자리에서 그 짧은 순간에 여자 엉덩이 만질 생각을 (하는) 정신 나간 사람이 아니다”고 주장했다.최씨 아내의 글은 삽시간에 언론과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퍼졌다. 최씨 아내의 일방적 주장을 받아들인 일부 누리꾼들은 “최씨는 억울한 피해자”라며 피해 여성과 1심 판사에 대한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판결을 비판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졸지에 ‘꽃뱀’으로 몰린 피해자는 직접 최씨 아내의 주장을 반박하는 인터뷰를 해야 했다.2018년 10월 27일 서울 혜화역 일대에서 ‘곰탕집 성추행 유죄 판결 규탄 집회’가 별도로 열리기도 했다. (사진=이데일리DB)◇가해남성 아내, 사실과 다른 글 올려 피해자 공격받아사회적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사건을 배당받은 2심 재판부는 10월 12일 보석청구를 인용해 최씨를 석방했다. 최씨는 법정구속된 지 38일 만에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2심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는 2심에서도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진 적이 없다”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또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는 양형부당 주장도 폈다.검찰은 2심에서 사건 당시 식당 CCTV 영상의 화질을 개선한 새로운 영상을 제출했다. 2심 재판부는 화질이 개선된 CCTV 영상에 대해 분석의뢰했다. 법영상분석연구소는 현장의 3차원 재구성 결과 “약 1.333초만에 주변 인물과 피해 여성 사이를 걸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신체접촉이 발생했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는 결과를 회신했다.2심도 2019년 4월 26일 CCTV 영상과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등을 토대로 최씨의 성추행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CCTV 영상을 보면 최씨가 출입구를 보면서 뒷짐을 지고 서 있다가 돌아서는 장면, 최씨 오른쪽 팔이 피해자 쪽으로 향하는 장면, 최씨가 피해자와 인접한 오른쪽으로 이동하며 피해자 쪽으로 몸을 기울이는 장면 등을 확인할 수 있어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다만 최씨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최씨가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사회적 유대관계도 분명하다. 또 추행 정도가 그리 중하지 않다”며 “1심 양형은 무거워 부당하다”며 판단했다. 2심은 최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과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3년 취업제한 명령은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사회봉사 160시간 명령은 추가했다.◇일부의 가해자 옹호에…“성추행사건 특징 모르는 주장”최씨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그는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피해자와 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추행의 고의에 대한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이 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9년 12월 12일 “강제추행을 유죄로 인정한 2심 판단엔 잘못이 없다”며 최씨의 유죄를 그대로 확정했다. 최씨를 옹호하던 사람들은 대법원 확정 판결마저도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요지는 △“최씨가 평소 성추행을 할 사람이 아니다” △“여성의 일방적 주장만을 근거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설령 엉덩이를 만진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양형이 과도하다” 등이었다.하지만 법조계에선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성추행 사건의 전형적 특징을 모르는 주장”이라고 일축한다. 성추행 사건의 경우 화이트칼라 계층에서도 많이 발생하며 가해자 다수도 ‘평소에 그럴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피해자의 진술이라고 하더라도 일관되거나 객관적 증거와 일치할 경우에만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된다는 설명이다.양형과 관련해서도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부장판사 출신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최씨의 경우 아무런 반성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런 최씨 태도를 법원이 2차 가해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기준상 최대 징역 2년까지 선고가 가능한 상황에서 충분히 가능한 양형이었다”고 밝혔다.
  • 신의 곁으로 떠난 '축구의 신' 마라도나[그해 오늘]
    신의 곁으로 떠난 '축구의 신' 마라도나
    전재욱 기자 2022.11.25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이탈리아 축구 1부리그 세리에 A의 SSC나폴리는 1980년대 황금기를 보냈다. 1986-87, 1989-90시즌 두 차례 리그 우승과 1990년 UEFA컵(챔피언스리그의 전신) 우승을 각각 차지했다. 1983-84시즌 강등권을 겨우 벗어난 약체 구단의 환골탈태였다. 아르헨티나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4년 나폴리에 입단하고서 달라진 일이었다. 이후로 지금까지 나폴리는 리그와 컵에서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1986년 멕시코월드컵 8강전에서 붙은 아르헨과 잉글랜드. 경기 도중 디에고 마라도나가 손으로 골을 넣고 있다. 경기는 아르헨이 2대 1로 이겼다.(사진=FIFA)축구는 열한 명이 하는 경기다. 모두가 한 몸으로 움직여야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 이걸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선수가 마라도나다. 빼어난 실력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선수도 많다. 시즌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앞서 나폴리의 황금기 시절을 들여다보면 마라도나가 이런 선수라는 데에 고개를 주억거릴 수밖에 없다.1986년 아르헨티나의 멕시코 월드컵 우승도 마찬가지였다. 역대 아르헨 국가대표팀 선수단 가운데 당시를 최고로 평가하는 의견은 우세하지 않다. 그러나 당시 사실상 마라도나가 월드컵을 지배한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대회에서 그는 골 5개와 도움 5개를 기록하고 골든볼을 차지하며 우승을 견인했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아르헨에 3대 1로 패하면서 제물이 됐고, 8강전의 잉글랜드는 축구사 유일한 ‘신의 손’ 골을 먹고서 눈물을 삼켰다. 마라도나는 “내 머리와 신의 손으로 골을 넣었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세상은 그를 ‘축구의 신’이라고 불렀다.이처럼 마라도나는 가장 화려한 길을 걸은 축구선수로 평가된다. 1960년 10월 아르헨티나 브에노스 아이레스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가족이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축구로 성공하려고 했다. 유년기부터 뛰어난 실력을 보이면서 1976년 아르헨 1부리그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에 데뷔했다. 만 16세였다. 1981년 같은 리그 명문 보카주니어스로 이적하고 첫 시즌 리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198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FC를 거쳐서 1984년 이탈리아 나폴리로 이적했다.축구선수로서 황금기는 나폴리에서 만개했다. 나폴리는 당시 역대 최대 이적료를 지불하고 마라도나를 영입했다. 이후 위와 같은 성과를 거두면서 팀 역사상 최고 성적을 거뒀다. 나폴리 시민은 약체이면서 타 구단에 멸시받던 팀을 구세한 마라도나를 떠받들었다. “마라도나를 비난하는 것은 신을 비난하는 것”이었다. 이런 대접은 조국 아르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탈리아와 아르헨에는 마라도나를 숭배하는 ‘마라도나교’라는 종교가 생겼다.축구선수로서 경력은 화려했지만 자기 관리에는 소홀했다. 나폴리 황금기를 직접 이끌던 1991년 코카인 흡입 사실이 적발된 이래 줄곧 마약 중독에 시달렸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약물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와 조별리그 도중 귀국했다.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되고 후유증으로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2004년 쿠바에서 카를 카스트로 도움을 받아 마약을 끊기까지 마약의 늪에서 헤맸다. 1997년 현역에서 은퇴할 당시도 마약에 절어 있었다. 이탈리아 진출 이후 마피아와 만나면서 마약에 손을 댔다는 게 정설이다. 이탈리아는 마라도나에게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안겨줬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아르헨이 4강에서 이탈리아를 제친 것이 화근이었다. 승부 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르헨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탈리아 여론은 마라도나에게 급격하게 등을 돌렸다. 마치 안정환 선수가 한일 월드컵 16강에서 결승골을 넣어 이탈리아를 무너뜨리고, 이탈리아 소속팀에서 방출된 것과 같았다. 이탈리아 사법 및 세무 당국은 마라도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마약 복용과 탈세 혐의가 드러났다.몰락한 축구 영웅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자국 대표팀 감독으로 발탁되면서 재기에 성공하는 듯했다. 아르헨이 8강에서 독일에 4대 0으로 패배하면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2018년까지 여러 클럽 팀을 돌면서 감독직을 맡았는데 우승으로 이끌지는 못했다. 축구 실력과 감독의 용병술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리오넬 메시가 22일(현지시간)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 도중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경기에서 사우디가 아르헨을 2대 1로 이겼다.(사진=로이터)건강이 좋지 않던 차에 2020년 11월25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코로나 19 증상이 의심돼 자가격리 와중에 변을 당했다. 아르헨은 마라도나의 장례식을 국장으로 치렀다. 대통령은 공식일정을 취소했고 모든 공공기관은 조기를 게양했다. 코로나 19가 한창이라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조문 인파가 수km 줄을 섰다. 앙숙 관계인 클럽 팬들도 얼싸안고 울며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마라도나를 방출했던 나폴리는 마라도나 등번호 10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그러면서 경기장 이름을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로 바꿨다.생전 마라도나는 2000년 12월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세기의 축구선수에 올랐다. 매해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와 격이 달랐다. 20세기 백 년을 대표하는 선수가 누구인지 가린 것이다. 공동 수상한 브라질 펠레는 축구인이 뽑았지만, 마라도나는 축구 팬이 뽑았다. 시대를 초월해 라이벌로 평가받는 아르헨의 리오넬 메시는 마라도나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아르헨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사우디에 패배하고 고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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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수없게 생긴X"…이별통보 받자 아내 겁박한 불륜녀[사랑과전쟁]
    "재수없게 생긴X"…이별통보 받자 아내 겁박한 불륜녀
    한광범 기자 2022.11.24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결혼 4년차인 주부 A씨는 올해 5월 모르는 번호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모르는 여성인 B씨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B씨는 느닷없이 A씨의 남편 C씨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당신이 남편과 결혼하기 전부터 교제를 해왔다. C씨가 당신 때문에 헤어지자고 한다. 당신을 만나 이 관계의 결론을 내고 싶다.”평소 가정적이었던 남편이었기에 A씨는 여성의 얘기를 전혀 믿지 않았다. A씨는 웃으며 “보이스 피싱을 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말했다.하지만 B씨는 실제 남편의 내연녀였다. B씨 역시 가정이 있는 사람이었지만 A씨가 결혼하기 전부터 C씨와 부적절한 만남을 이어온 관계였다.B씨는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A씨에게 남편과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캡처해 보내줬다. 캡처 이미지 속에 있는 남편의 프로필 사진을 본 후에야 A씨는 B씨 얘기가 거짓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됐다.A씨가 뒤늦게 자신의 말을 믿기 시작하자 B씨는 더욱 거침없이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는 “당신 남편이 당신 때문에 병에 걸렸다며 당신을 싫어한다고 했다. 그러니 이혼해달라”고 했다.이에 A씨는 어이없어하며 “거짓말하지 마라. 당신이 무슨 소리를 해도 믿지 않을 테니 알아서 지껄여보라”며 전화를 끊었다.B씨는 A씨의 차분한 대응에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는 며칠 후부터 열흘 넘게 A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욕설과 협박을 계속했다. B씨는 “네 남편이 나한테 줘야 하는 돈이 수 천만원이다. 너랑 네 남편을 경찰에 신고해 콩밥을 먹이겠다”고 협박했다.A씨가 “마음대로 하라”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자 B씨는 “재수 없게 생긴 X”, “네가 이 모양이니 네 남편이 바람을 피는 거다”, “돈을 안 주면 내가 어떻게 나올지 두고 보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B씨는 A씨가 아무런 답장이 없자 더 거칠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는 “계속 그렇게 해봐라. 너랑 네 남편 주변 사람들한테 네 남편이 나랑 바람피운 걸 다 소문내겠다. 네 XX들 고개 들고 다니지 못하게 할 거다”고 쏘아붙였다.A씨가 “신고할 수 있다. 그만 좀 하라”고 점잖게 답장을 했지만, B씨는 “이제 네가 네 남편과 이혼하지 않으면 용서할 수 없는 지경이다. 당장 이혼하라”고 협박했다.A씨가 자신의 연락처를 차단하자 B씨는 이번엔 A씨 남편 C씨에게 “이제 당신 부인도 알게 됐으니 더 편하게 만나자”며 수차례 메시지를 보냈다. C씨는 여기에 답장을 하지 않고 차단했다.결국 A씨는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장에서 “남편과의 부정행위도 모자라 가정을 파탄 내기 위해 저에게 연락해 협박을 했다”고 적시했다.B씨는 법정에서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B씨는 “내연관계였지만 이는 A씨 남편이 먼저 요구했던 만큼, 부정행위에 따른 위자료는 제가 아닌 C씨가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법원은 B씨 주장을 일축하고 A씨 청구를 모두 받아들여 “B씨가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부정행위로 A씨에게 피해를 준 것도 모자라, 관계를 유지하려 피해자인 A씨에게 연락해 혼인관계를 파탄 내려 했다”고 질타했다.
  • 바람난 아내vs내연남 와이프와 맞바람난 남편[사랑과전쟁]
    바람난 아내vs내연남 와이프와 맞바람난 남편
    한광범 기자 2022.11.17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기혼 남성 A씨는 어느 순간부터 아내 B씨와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출산과 육아에 지친 아내 B씨가 이혼을 원했기 때문이다.어린 자녀가 눈에 밟힌 A씨는 이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아내의 요구에 따라 잠시 떨어져 살기로 하고 살던 집에서 나왔다. 그는 이전보다 아이들 양육에 더 신경 쓰는 등 아내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아내 B씨는 이미 다른 남성 C씨와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던 상황이었다. C씨 역시 가정이 있는 유부남이었다. 두 사람은 지속적으로 만나며 데이트를 즐겼다.아내로부터 내연남 C씨 존재에 대해 전해 들은 A씨는 큰 충격을 받았다. A씨는 “부정한 행위로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내연남 C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소송을 당한 C씨는 당당했다. 그는 법정에서 “B씨와 만나기 시작했을 당시엔 이미 A씨와의 혼인관계가 파탄 상태였던 만큼 배우자 권리를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항변했다.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A씨 부부의 혼인생활이 원만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A씨가 혼인생활 유지를 위해 노력했다. 배우자로서의 A씨 권리를 침해한 것이 맞다”며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C씨는 상간소송 패소에도 B씨와 관계를 정리하지 않고 만남을 이어갔다. 이 같은 상황에서 A씨는 C씨에게 분노하는 동시에 아내 B씨에게도 조금씩 지쳐가기 시작했다.A씨는 일단 C씨의 부정행위를 멈추게 하기 위해 C씨 가족에게 연락하기도 했다. 그는 C씨 아내 D씨의 연락처를 알아낸 후 자신이 C씨에게 제기했던 상간소송 판결문을 전송했다.남편의 외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D씨는 C씨를 추궁했다. 하지만 C씨는 판결문에도 불구하고 외도 사실을 강력 부인했다. 그는 외도 사실이 알려질 것을 우려해 A씨 입막음을 시도했다. A씨에게 “가족에게 연락하지 말라. 연락을 계속하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경고한 것이다.하지만 A씨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자신의 아내 B씨 소유 차량 블랙박스에 담긴 C씨 영상을 다시 D씨에게 보냈다. 영상에는 B씨와 C씨 사이의 노골적인 대화가 담겨 있었다.이처럼 B씨와 C씨 간의 불륜 증거를 주고받으며 A씨와 D씨는 서서히 가까워졌다. 두 사람은 부쩍 자주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한 친구가 됐다.하지만 C씨는 아내 D씨가 A씨와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외도를 의심하며 분노했다. 그는 “그놈과 바람을 피우는 것 아니냐”며 화를 낸 후 아내 D씨를 폭행했다.충격을 받은 D씨는 곧바로 집을 나와 따로 거처를 마련했다. 폭행 사실을 전해 들은 A씨는 D씨를 달랬다. 그렇게 관계가 깊어지며 두 사람은 뒤늦게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이즈음 A씨와 C씨 모두 자신의 배우자와 이혼했다. 그러자 이번엔 C씨가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A씨를 상대로 상간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법정에서 “C씨 폭력으로 D씨와의 혼인관계는 이미 파탄난만큼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법원은 “비록 C씨의 부정행위가 최초의 원인이었던 것은 맞지만 C씨의 혼인관계 파탄의 주된 원인은 D씨에게 외도 사실을 알리며 지속적으로 연락한 A씨에게 있다”며 1500만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 가족 해외여행 기간에 불륜남도 와 있었네요[사랑과전쟁]
    가족 해외여행 기간에 불륜남도 와 있었네요
    한광범 기자 2022.11.11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가족해외여행 일정까지 맞춰가며 해외에서 밀애를 즐긴 불륜 커플이 상대방 배우자에게 각자 수천만원의 위자료를 물게 됐다. 법원은 “매우 심각한 수준의 부정행위”라며 위자료를 통상의 경우보다 높게 결정했다. 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한 대기업에 다니는 40대 남성 A씨와 30대 여성 B씨는 각자 가정이 있음에도 2018년부터 부적절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팀장이었던 A씨가 팀원이었던 B씨에게 먼저 구애를 했으나 단칼에 거부당했다. 하지만 A씨는 지속적으로 B씨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두 사람은 내연관계로 발전했다. 두 사람 모두 각자 자녀가 2명씩 있었지만 부적절한 만남은 계속됐다. 야근과 출장을 핑계로 집을 나와 데이트를 하며 여행을 다니기 일쑤였다. 그리고 부적절한 만남이 4년 넘게 계속되며 이들의 행동은 더욱 과감해졌다. 2019년 여름엔 휴가를 해외에서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각자 가정이 있던 이들이 꾸민 계략은 같은 시기에 같은 지역으로 각자 가족여행을 가는 것이었다. 한 동남아 휴양지에 각자 가족여행을 간 이들은 밤에 자녀들을 각자 배우자에게 맡긴 후 호텔을 빠져나와 데이트를 즐겼다. 이들은 이듬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휴가를 보냈다.육아를 하면서도 이들의 밀애는 이어졌다. 배우자 없이 집에서 혼자 육아를 하는 경우, 유아의 자녀가 있는 상대방의 집에서 성관계를 하기도 했으며 주말엔 각자 자녀를 데리고 놀이방 등에서 만나 데이트를 하기도 했다. 이들의 부정한 관계는 지난해 연말 동료 직원에게 발각됐다. 키즈카페에서 이들을 목격한 동료 직원이 대학 친구였던 A씨 배우자인 C씨에게 이를 알린 것이다. 결국 A씨는 아내 C씨의 추궁에 불륜 사실을 털어놨다. C씨는 회사 인근 카페로 B씨를 불러내 항의하던 중 감정이 격해지며 폭행을 가했고 그로 인해 경찰이 충돌했다. ‘아내가 폭행당했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찾아온 B씨 남편 D씨는 파출소에서 C씨로부터 아내의 불륜사실을 처음 듣게 됐다. A씨는 아내 C씨로부터 이혼소송을 당한 후 협의이혼했다. 반면 D씨는 아이들을 위해 아내를 용서했다. C씨와 D씨는 이와 별도로 배우자의 불륜 상대방에게 각각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C씨가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선 위자료 2000만원, D씨가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선 위자료 4500만원을 결정했다.법원은 “가족과 함께 가족여행을 가서 가족을 속이고 만남을 갖거나, 자녀가 있는 집에서 성관계를 하는 등 부정행위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A씨에 대한 손해배상 금액을 더 높게 책정한 이유에 대해선 “부정행위를 주도했으면서 ‘사랑한 것뿐인데 뭐가 문제냐’며 반성도 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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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리게 구르는 구자열의 자전거[오너의 취향]
    느리게 구르는 구자열의 자전거
    전재욱 기자 2022.11.23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기업인 구자열(한국무역협회장·LS의장)의 자전거 페달은 빠르게 굴러 왔다. 쉬지 않고, 곧게 갔고, 그래서 앞에 있었다. 자전거께나 탄다는 ‘말벅지’도 그의 등을 보고 달리기가 일쑤다. ‘몬주익의 마라톤 영웅’ 황영조 선수의 이른바 ‘항복 선언’은 유명한 일화다. 신체 능력이라면 세계 으뜸가는 황 씨였지만 2010년께 구 회장을 따라 라이딩을 나섰다가 결국 두 손을 들었다고 한다.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겸 LS의장(앞줄 오른쪽 헬멧을 든 이)이 지난 9월 지인과 라이딩을 떠나기 앞서 환히 웃고 있다. 맨 왼쪽 가수 김창완씨를 비롯한 일행도 싱글벙글이다. 앞줄 가운데 뒷모습은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사진=대한자전거연맹)“자전거 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자기부터 수십 년을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경기 안양시 LS타워까지 어림잡아 하루 왕복 50km 이상이다. 날이 궂지 않으면 이걸 매일 했다. 맘잡고 달리면 서울에서 부산을 하루 만에 가는데, 평균 속력이 시간당 30km 안팎이다. 아마추어(20km대) 수준을 초월한 경지다. 2002년 독일 ‘트랜스알프스 산악자전거대회’에 참가해 7박8일 동안 650km를 완주한 것은 의지만으로 된 게 아니다.대한자전거연맹 회장 자리는 2009년부터 의지만으로 맡고 있다. 저변이 척박한 자전거 종목에서 구자열은 키다리 아저씨다. 경륜법의 흠을 고쳐 자전거 인재 육성에 물꼬를 틀도록 역할을 한 것이 컸다. BMX와 MTB 불모지 한국이었지만, 이제 국제대회에서 메달 소식이 들려온다.이런 그에게 자전거는 기업이었다. “자전거는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진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목표를 잡고 전진해야 한다.” 경영 철학이었다. 구자열이 달리면 회사가 따라왔다. 그래서 빨리 갔고, 앞서 갔다. 지난 1월 LS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기까지, 올해 칠순의 라이더는 이렇게 앞만 보고 달려왔다.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겸 LS의장이 지난 9월 일행과 유니폼을 입고 떠난 라이딩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오른쪽 네 번째 흰 팔토시를 한 구 회장이 브이(V)자를 그리고 있다. 뒷줄 왼쪽 여섯 번째는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사진=대한자전거연맹)자유인이 되고서 주법(走法)이 바뀌었다. 차종 로드바이크의 재질을 크롬에서 크로몰리로 바꾼 것이 시작이다. 쉽게 말하면 속도를 줄이고, 승차감을 끌어올린 것이다. 스포츠카에서 클래식 세단으로의 환승이랄까. 자연히 호흡도 달라졌다. 어지간하면 브레이크를 잡고, 풍경을 눈에 담고자 쉬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결승선을 향해 전력으로 페달을 밟던 이전의 그에게서는 보지 못했던 모습이다.“오늘은 유니폼 입으셨네요?”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가장 큰 변화는 복장이다. 라이딩은 혼자 하는 운동이지만, 같이 하는 운동이기도 하다. 무리는 유니폼을 입고서 한몸이 된다. 유니폼은 룰이다. 한창때 구자열이 유니폼 입기를 피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촌음을 다투는 일정을 소화하려면, 자기가 계획해서 운동하는 것이 편했다. 얼마든지 갈 수 있지만, 언제든지 그만 가는 경우도 불가피했다. 유니폼을 입고 이렇게 행동하면 룰을 깨야 하고, 이로써 나머지 일행의 호흡이 뒤틀린다. 이걸 경계하려고 유니폼을 꺼렸다. 몸이 가벼워지고서 이런 부담을 덜었다.자전거인 구자열의 종아리.(사진=대한자전거연맹)지난 9월 라이딩은 자유인 구자열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 여정이었다. 지인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2008~2011년)가 방한하자 오랜 친구 가수 김창완씨 등과 함께 만든 자리였다. 그날 일행은 같은 옷을 맞춰 입었다. 정처는 정해뒀지만, 무엇하랴. 목적지보다 중요한 것은 도착지였다. 강변 카페에 들러 수 시간 수다를 떨었고, 오가며 마주하는 생면부지와 구김 없이 인사했다. 주변에서는 그에게 “여유롭게 피는 들풀의 향이 난다”고 했다.페달을 천천히 밟으니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늘고, 주변이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자전거는 빨리 가는 데 필요한 수단이 아니었다. 자전거 그 자체였다. 느리게 가도 뭐라고 할 이 하나 없는데, 우리는 빨리 가려고 무던히 애가 단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까지는 잘 몰랐던 것들이다. 어떤 스님의 말마따나 ‘멈추면 보이는 것들’이었다. 구자열의 페달은 느릿하게 굴러간다.
  • ‘音의 경영학’…예술의전당 종신회원 ‘1호’ 김승연[오너의 취향]
    ‘音의 경영학’…예술의전당 종신회원 ‘1호’ 김승연
    김영환 기자 2022.11.16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지난 1988년 2월 예술의전당 시설 가운데 음악당과 서예관이 1차 개관했다. 음악당은 변변한 공연장이 없던 당시 한국에서 유일하게 콘서트 전문 공연장으로 설계돼 기대를 모았다. 개관과 동시에 국내외 연주자들과 합창단, 실내악단, 관현악단들이 참가한 개관 기념 음악제가 열렸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2011년 교향악축제 첫날 공연이 시작되기 전 협력업체 대표이사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이듬해 이 같은 음악제를 살려나가자는 의견이 모였다. 역시 한 달여간 국내 관현악단들의 공연이 음악당에서 연달아 개최됐고 공식적으로 이 음악회를 ‘제1회 교향악축제’로 작명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됐고(最古), 가장 큰 규모인(最大)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의 시작이었다.음악회는 지방의 악단들을 한 무대로 모아 서로 실력을 겨루거나 골고루 중앙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개최 취지였다. 재능있는 독주자들을 발굴해 관현악단과 협연 기회를 마련하거나, 한국 작곡가들의 창작 관현악 작품들을 초연하는 무대도 제공했다.지난 2022년 4월2일부터 24일까지 34회째를 맞아 공연을 성료했지만 위기가 없던 것도 아니었다. 지난 2000년에는 외환위기 여파로 기업들이 후원을 꺼리면서 아시아 최고·최대 교향악축제가 중단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교향악축제라는 이름 앞에 ‘한화와 함께하는’이라는 인연이 시작된 계기다. 클래식 공연에 대한 후원이 대부분 일회성이거나 단기 후원인 경우가 많은데 한화가 23년째 이어오고 있는 교향악과의 인연은 이례적이다. 그 배경에는 김승연 한화 회장이 있다.‘2021 교향악축제’ 공연 장면(사진=예술의전당)김 회장은 ‘예술의전당 종신회원 1호’로 추대됐다. 예술의전당이 지난 2009년 처음으로 도입한 종신회원제도에 후원활동 10년을 기록한 김 회장을 첫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후원 20년째인 지난 2019년에는 후원기념 명패를 제작해 음악당 로비 벽면에 설치하는 제막식도 치렀다.김 회장은 클래식 음악 전문가로 알려졌다. 지난 8월 별세한 배우자 서영민씨가 특히 클래식 애호가였다. 김 회장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이 나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심취하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음악이 갖는 하모니의 가치는 김 회장이 생각하고 있는 공존과 상생의 키워드 ‘함께 멀리’와도 맞닿아 있다. 지난 2011년 김 회장은 교향악축제에 협력사 임직원을 초대해 동반성장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했다. 김 회장이 직접 제안했던 행사다. 때로는 과격한 언행으로 세간의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김 회장이 평생을 지켜온 ‘의리’와도 결이 유사하다.김 회장의 클래식에 대한 조예는 지난 2013년 ‘한화클래식’으로도 발전했다. 한화클래식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장이다. 합창계의 거장이자 바흐 해석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헬무트 릴링이 첫 주자로 한국을 찾아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을 선보였다.‘한화클래식’은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문호를 넓히는 한편,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레퍼토리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세한 해설도 곁들인 것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공연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직접 관객과의 만남을 추구하고 있다.지난 10월 한화그룹 창립 70주년을 맞은 김 회장의 기념사 이후 한화 측은 성료했던 ‘세계불꽃축제’와 함께 ‘한화클래식’을 사회공헌 철학의 실천 방안으로 제시했다. 김 회장은 기념사에서 “‘신용과 의리’의 한화정신이 있었기에 그룹의 성장이 가능했다”고 했다.지난 2019년 폐관한 금호아트홀 내부 전경(사진=금호아트홀)지난 2019년 폐관의 역사를 밟았지만 클래식 공연장 금호아트홀을 만든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역시 클래식을 사랑하는 경영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많은 클래식 연주자들이 거쳐 갔을 만큼 클래식 영재 지원에도 적극적이었다.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경우 아내가 플루트 연주자일 만큼 평소 음악계 인사와 교류가 있어 왔다. 정 부회장 역시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고 피아노 실력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2011년부터는 연간 2차례에 걸쳐 ‘신세계 클래식 페스티벌’도 개최 중이다.이건산업 창업주인 박영주 회장도 ‘음악사랑’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올해로 33회를 맞는 ‘이건 음악회’는 기업이 주축이 돼 무료로 여는 클래식 공연 중 가장 오래된 음악회다. 지난 11일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인천 아트센터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성료됐고 △부산 금정문화회관(16일) △통영 통영국제음악당(17일) 일정이 남았다.이건음악회가 2022년 첫 일정으로 스타트를 끊은 롯데콘서트홀은 롯데그룹이 2016년 롯데월드몰에 설치한 정통 클래식 공연장으로 예술의전당에 버금가는 클래식 공연 명소다.피아니스트 이혁.(사진=금호문화재단)재벌들의 후원 속에 클래식 인재들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2 롱티보(Long-Thibaud)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이혁은 두산연강재단 출신 장학생이다. 두산연강재단은 만 12세이던 2012년부터 이혁을 꾸준히 후원해왔다.두산연강재단은 두산그룹 초대회장인 ‘연강’ 박두병 회장의 호에서 따왔다. 박 회장의 이념 실천을 목표로 세워진 교육 및 문화재단으로 지난 1978년 10월 발족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 디제잉에 랩도 한다…개성 뽐내는 재벌가 MZ들[오너의 취향]
    디제잉에 랩도 한다…개성 뽐내는 재벌가 MZ들
    한광범 기자 2022.11.08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 가수 신해철을 중심으로 한 당시 5인조 그룹 ‘무한궤도’가 ‘그대에게’란 노래로 대상을 수상했다. 당시 명문대생 5명이 결합한 밴드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는데, 재벌가에서도 당시 멤버 중에 효성그룹의 차남 조현문씨와 쌍용그룹 김성곤 창업자의 외손주인 조현찬씨가 참여해 큰 화제를 모았다. 재벌가 자제의 공개적 활동이 많지 않았던 시기, 무대에서 직접 악기를 연주한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그리고 10여 년 후인 1999년엔 이랜드그룹의 장남 윤충근(활동명 윤태준)씨가 아이돌그룹 ‘이글파이브’ 멤버로 데뷔하기도 했다. 활동 당시엔 잘 알려지지 않았다가 이후 윤씨가 회사 경영에 참여하며 뒤늦게 재벌가 자제의 댄스그룹 활동이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공개 활동이 1년 여로 짧았던 이들과 달리 최근 MZ(밀레니얼+Z)세대 재계 2~3세는 자신의 끼를 드러내는 것에 보다 적극적이다. 과거 재벌가에서 가까이하지 않던 영역에서도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이해진子, ‘6억뷰’ 블핑 ‘러브식 걸스’ 뮤비 출연네이버 창업주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아들 ‘로렌’ 이승주씨는 가수와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클럽 DJ와 모델로도 활동하는 등 ‘은둔의 경영자’라고 불릴 정도로 조용한 성격인 이 GIO와 달리 쾌활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성격뿐만 아니라 외형 또한 문신에 피어싱 등 과거 재계 자제들에선 보기 어려운 개성적인 모습이다.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의 아들인 가수이자 프로듀서 ‘로렌’ 이승주.(사진=로렌 SNS)이씨는 과거 해외에서 유학생활을 하기도 했으나 귀국 후엔 꾸준히 음악 쪽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17년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과 교류하면서 앨범에 참여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지드래곤 노래에 공동 작곡가로 이름을 올리거나 블랙핑크 앨범에 작사가로 참여하기도 했다.블랙핑크가 2020년 10월 발매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노래 ‘러브식 걸스’(Lovesick Girls)의 뮤직비디오에 직접 ‘남자친구’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6억3000만회를 넘긴 상태다. 2020년엔 직접 앨범을 발매하며 가수로 데뷔했다.네이버가 이미 전문경영진 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이 GIO 역시 과거부터 꾸준히 두 자녀들을 경영에 관여시키지 않을 것임을 천명해왔다. 이 때문에 이씨가 경영일선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 GIO는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분을 늘리는 대기업 총수일가와 달리 지분을 꾸준히 줄이고 있다.◇정몽준 차남, 힙합동아리 멤버로 무대 서기도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차남 정예선씨는 대학에서 힙합동아리 활동을 했으며, 철학을 전공한 정씨는 과거 “꿈은 랩 하는 철학과 교수”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씨는 고교생 시절이던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긴 글로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대학 입학 후 재벌가 자제임을 숨기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네임드 정몽주니어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차남 정예선씨가 출연했던 대학 힙합동아리 뮤직비디오 속 한 장면. (사진=유튜브 갈무리)여전히 해당 동아리 유튜브 채널에선 정씨가 참여한 뮤직비디오와 공연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영상에서 정씨는 “철학자와 래퍼 둘 다가 내 정체성” 등의 가사를 랩으로 내뱉으며 스웩을 뽐낸다.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마케팅 총괄사장은 재계의 유명한 ‘게임마니아’다. 2000년대 게임업계를 휩쓸었던 스타크래프트가 조 사장이 가장 애착이 큰 게임이다.2000년대 후반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시들면서 공식 스폰서를 맡겠다는 기업이 없자 2010년엔 대한항공이 두 차례, 2011년엔 진에어가 한 차례 타이틀 스폰서를 맡게 했다. 특히 2010년 프로리그 당시엔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결승전이 개최되도록 하며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부흥에 노력하기도 했다. 2011년엔 진에어 그린윙스라는 게임단의 네이밍 스폰서로 참여해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산업 불황이 닥친 2020년까지 게임단을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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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개는 왜 이상한 것을 먹을까?
    전재욱 기자 2022.11.20
    [김하국 (주)퍼펫 수의사] 최근 이물을 잔뜩 삼킨 개들이 동물병원을 자주 찾는다. 26㎏ 나가는 골든 리트리버는 보호자 몰래 사람용 간식 소시지를 비닐째 한 박스나 먹었다. 밖에서 돌아온 보호자는 간식 소시지가 없어진 것을 알아채고 리트리버가 걱정돼 한걸음에 달려왔다. 다행히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위에 있는 소시지를 모두 토하게 해 위기를 모면했다. 구토물로 나온 30개의 소시지는 비닐 포장이 뜯기지 않았을뿐더러 쇠고리까지 그대로 달린 채였다. 이대로 장까지 흘러 들어갔더라면 아마 리트리버는 생명이 위독했을지도 모른다. 김하국 (주)퍼펫 수의사.또 마카다미아를 사이좋게 배불리 나눠 먹은 개, 포도를 나눠 먹은 개, 초콜릿을 먹은 개, 실을 먹은 고양이 등 정말 아찔한 순간이 이어졌고 다행히 모두 구토에 따른 후처치를 잘 한 덕분에 큰 위험 없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왜 개와 고양이는 이런 먹을 수 없는 것들을 먹는 걸까? 이런 증상을 이식증(pica)이라고 하는데, 크게 행동학적인 문제와 영양결핍, 질병의 문제로 나눠 파악할 수 있다. 행동학적인 문제로는 심리적인 강박이 있거나 분리불안과 같은 걱정이 있거나 또는 지루한 경우이다. 버미즈나 샴과 같은 고양이는 유전적으로 섬유나 울(wool)을 먹거나 빠는 강박적인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 1년령 즈음에 이런 행동이 시작된다. 이런 경우 섬유나 울에 아주 매운 소스를 발라 놓는다든지, 섬유나 울을 빨 때 진공청소기를 틀어 주위를 환기시킨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행동을 교정한다. 교정이 안된다면 약물치료를 할 수도 있다. 걱정으로 이식증이 생겼을 때는 기본적으로 걱정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좋다. 대부분 보호자의 시각에서 벗어나 있을 때 하는 행동들이 걱정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반려동물이 혼자 있을 때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하는 등으로 원인을 파악한다. 빈도, 발생시간, 지속시간 등을 기록한다. 이런 문제 해결은 행동전문 수의사와 상담해 보기를 권한다.왜 개는 줄곧 씹어 댈까? 이유 시기의 강아지가 아니라면 지루한 경우가 많다. 장판, 돌, 플라스틱, 나무 등 씹을 수 있는 것은 전부 씹어 댄다. 이럴 때는 씹어도 좋을 만한 장난감을 주는 게 좋다. 지루함을 덜어 줄 수 있게 함께 산책이나 운동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씹는 이물은 잇몸에 상처를 주고 삼켰을 경우 위장관 조직을 손상 시킬 수 있다. 영양학적인 문제로 인한 이식증은 ‘흙을 먹는’ 등의 행동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흙에는 미네랄이 많기 때문이다. 풀을 먹는 경우도 있는데 이 또한 영양 부족으로 생각된다. 질병에 따른 이식증은 뇌병변이나 당뇨병, 외인성 췌장기능부전, 갑상선기능항진증, 부신피질기능항진증, 기생충 감염 등에서 볼 수 있다. 이런 질병을 앓고 있다면 이식증의 가능성이 있으니 주위에 먹을 것처럼 보이는 것은 치워두는 게 좋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식증을 질병의 전초단계로 보기도 한다. 평소 사료만 먹던 반려동물이 이상한 것을 먹기 시작했다면 어떤 질병이 있을지도 모르니 건강검진해보기 바란다.
  • 덜 먹고, 안 놀고, 더 자고…우리 강아지 아픈 걸까?[김하국의 펫썰]
    덜 먹고, 안 놀고, 더 자고…우리 강아지 아픈 걸까?
    전재욱 기자 2022.11.06
    진료받는 반려동물.(사진=이미지투데이)[김하국 (주)퍼펫 수의사] 보호자는 매일 대하는 반려동물이 아픈지 아닌지 애매모호할 때가 있다. 밥을 잘 먹지 않는다거나 구토를 한다거나 하면 명확히 아프다고 볼 수 있는데, 뭔지 모르지만 평소와 다를 때 이것이 질병 때문인지 판단이 어렵다.김하국 (주)퍼펫 수의사.전문용어로 ADR(Ain’t doing right)이라고 해 뚜렷한 질병 증상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질병이 있는 것을 말한다.즉 고양이와 강아지의 경우 예전보다 덜 먹거나 잘 안먹고, 잘 숨거나 놀지 않으려 하고, 간식에 별로 관심이 없거나 운동도 잘 안 하려 하고, 더 많은 잠을 자거나 물도 덜 마시는 등의 행동을 한다. 전반적으로 활기가 조금 저하된 상태이다.반려동물의 ‘컨디션’이 안 좋은 듯한데, 뚜렷하게 아픈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심각한 질병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절대 가볍게 보면 안되는 경우다. 가볍게 보다가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강아지 ADR은 소화기 질병, 치아 질병, 관절염, 종양, 갑상선 기능저하증 등이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소화기 질병의 ADR로서 추가되는 모습은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바닥을 핥으며, 더러운 물을 먹는 등의 모습을 보이나 구토를 하지 않는 것이다(곧 구토와 설사를 할 수도 있다).치아질병으로서 치주염, 치아 뿌리 노출, 구강 감염 등이 있을 때 ADR의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 잠을 예전보다 많이 자며, 전반적으로 활동력이 줄어드는 모습과 ADR이 나타난다면 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식욕감소, 체중저하, 활기감소와 ADR이 나타나면 종양 등의 가능성이 높다. 활기감소와 ADR이 있다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고양이도 강아지와 비슷하나 갑상선기능저하증보다는 신장병을 의심할 수 있다. 고양이는 거의 갑상선기능저하증에 걸리지 않는다. 이밖에도 고양이는 당뇨, 심장병, 갑상선기능항진증에서 ADR이 나타날 수 있으며, 강아지는 당뇨, 심장병, 췌장염, 치매, 신장병 등에서 볼 수 있다.보호자는 반려동물이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일 때 ‘계절 탓이겠지’, ‘나이 탓이겠지’ 하며 생각하기 쉬우나 이런 모습에 심각한 질병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동물병원에 안절부절 하는 증상으로 내원한 반려동물이 꽤 많았다. 한 강아지는 잠도 잘 못 자며 가끔 다리를 떨고 식욕도 줄었다고 한다. 보호자가 보기에 평소와 다른 모습이었다. 혈액검사를 해보니 췌장염이 의심됐다. 또 다른 경우는 활동력이 줄어든 모습을 보이는 고양이 였는데 심장병으로 판명됐다. 보호자가 ADR를 간과하지 않고 초기에 질병 치료를 서두른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치료도 쉬워졌고 환자와 보호자 모두 고생을 덜하게 됐다. 보호자의 관심이 곧 반려동물의 건강을 지키는 셈이다.
  • 우리 강아지와 고양이는 행복하다 느낄까?[김하국의 펫썰]
    우리 강아지와 고양이는 행복하다 느낄까?
    한광범 기자 2022.10.23
    [김하국 (주)퍼펫 수의사] 과연 강아지 ‘달래’와 고양이 ‘빼꼬’는 행복한 걸까? 달래와 빼꼬를 키우는 H씨는 고민에 빠졌다. 반려동물의 행복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행복이란 말처럼 주관이 들어간 단어는 없을 듯하다. 행복이란 말 자체도 인간이 만들어 냈기 때문에 반려동물의 행복을 측정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일 수 있다. 김하국 (주)퍼펫 수의사H씨는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설처럼 반려동물도 욕구가 있고 이런 욕구를 충족시킬 때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하곤 한다. 매슬로우는 인간이 생리적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소속의 욕구, 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를 단계적으로 이루려고 노력한다는 봤다. 인생의 목적은 결국 자아실현이며 이것이 행복(?)일 것이라는, 참으로 직선적인 행복관이 아닐 수 없다. 얼핏 보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과연 반려동물에게도 해당될까? 반려동물의 행복 척도는 아니지만 삶의 질 척도를 개발하기 위해 여러 단체에서 노력하고 있다. 이것은 반려동물 삶의 질을 평가함으로써 행복의 기본 전제조건이 충족돼 있는가 알아보는 것이다. 그 여러 척도 중 한 가지 ‘HHHHHMM척도’를 소개한다. HURT(통증)-통증과 호흡 능력을 알아본다. 반려동물에게 통증이 있다면 잘 관리되는지, 호흡이 곤란하여 산소호흡기가 필요하지는 않은지 평가한다. HUNGER(배고픔)-반려동물이 식사를 잘하고 있는지, 식사를 잘하지 못해서 손으로 먹여주어야 하는지, 아니면 피딩튜브를 설치하여 주사기로 먹이를 넣어주는 상황인지를 점수로 매긴다.HYDRATION(물부족)-탈수 증세가 있는지 알아본다. 충분한 물을 마시지 않는 경우 피하수액이 필요하거나 영양수를 섭취할 수 있다.HYGIENE(위생)-반려동물을 목욕시키며 빗질을 해주고 있는지, 배변 후 위생도 관리하는지 등을 측정한다. HAPPINESS(행복)-반려동물이 가족과 잘 지내고 장난감을 가지고 잘 노는지 평가한다. 우울하거나, 외롭거나, 불안하거나, 지루해하거나, 두려워하는지 등을 알아본다.MOBILITY(움직임)-반려동물이 도움 없이 일어날 수 있는가? 사람의 도움 또는 기계의 도움이 필요한지. 반려동물이 산책을 원하는지, 발작을 일으키거나 절뚝거리며 걷지는 앉는지 등의 상태를 체크한다. MORE GOOD DAYS THAN BAD(나쁜 날보다 더 많은 좋은 날)-행복한 날이 많아야 한다. 아무래도 그렇지 않은 날이 많다면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이렇게 7개 항목에 대해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줘서 35점 이상일 경우 삶을 유지할 정도는 된다고 평가한다. 이 HHHHHMM과 매슬로우 척도를 비교해 보면 반려동물에게는 존중과 자아실현의 욕구는 고려되지 않은 듯하다. 사실 행복이 별 게 있을까? 등 따습고 배부르고 건강하고 걱정이 없으면 행복 아닌가? 어쩌면 반려동물은 인간보다 행복에 가장 가까운 삶을 살 수 있는 욕구를 가졌는지도 모른다. 복잡한 세상사를 생각할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디지털콘텐츠부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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