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부

최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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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물 콜금리 3.27%로 기준금리 23bp 하회…3개월물 CD금리도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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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성과가 국내 성장 자극하려면…'제조업의 서비스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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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부동산 규제완화, 통화정책과 상충…오히려 거래 위축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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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대생 절반 이상, 고소득 부모…부모 소득이 자녀 대학·임금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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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中 내수·서비스 중심 회복시 韓 수출 수혜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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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채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낮고…대출금리 내리라는 금감원장까지[BOK워치]
    국채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낮고…대출금리 내리라는 금감원장까지
    최정희 기자 2023.01.27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삼성본관 한은 대회의실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출처: 한은)[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작년 기준금리를 매섭게 올리던 한국은행의 칼날이 무뎌졌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칼날이 더 이상 무섭지 않게 됐다. 기준금리를 3.5%로 올렸지만 지표금리인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이보다 낮아지며 9거래일째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년 만기 금리가 고작 7일 만기 콜금리보다 더 싸다는 얘기다. 한은은 금리 인상을 끌고 나갔지만 시장은 금리 인상 종료, 나아가 금리 인하 기대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장은 예금금리도 내리고 대출금리도 내리라고 은행권을 압박하고 있다. 한은의 금리 인상 효과는 어디로 갔을까. 그렇다고 물가 숙제가 다 끝난 것은 아닌데 말이다. *13일 기준금리 25bp 인상 결정 출처: 금융투자협회, 한국은행◇ 국고채 금리 역전되고 대출금리도 뚝 떨어져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3일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연 3.5%로 결정했다. 주상영, 신성환 위원이 동결로 소수의견을 내며 금리 인상 반대 의견 2명을 뚫고서 내린 결정이다. 그런데 금리 인상이 무색하게 3년물 국고채 금리는 당일 9.7bp(1bp=0.01%포인트)나 하락하며 3.369%를 찍었고 26일엔 3.273%까지 내려왔다. 9거래일 연속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통상 기준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간 차이가 50bp라고 하는데 외려 국고채 금리와 기준금리간 차이가 -20bp 이상 벌어진 것이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빠르게 시장금리에 반영된 결과다.이창용 한은 총재가 국고채 금리와 기준금리간 역전 현상을 “과잉 반응이 아니다”고 밝힌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 총재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금리 수준보다 2~3년 뒤 금리 수준이 낮을 것이라고 해석한다면 당연히 지금처럼 역전이 생길 것”이라며 “금리 역전을 (경기침체 우려에 역전이 벌어지는) 미국과 동일하게 해석하기 어렵다. 침체 없이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물가 하락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고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을 반영하거나 고령화 등 중장기적으로 금리가 더 낮아질 것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고채 금리가 떨어지다보니 대출금리의 지표금리가 되는 은행채 금리도 하락세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1월 평균(26일까지) 4.31%로 전월(4.66%) 대비 하락하며 석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대출 등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은행채 6월과 1년물 금리도 각각 3.95%, 3.97%로 전월(4.45%, 4.51%) 대비 하락, 두 달째 하락세다. 양도성 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도 3,83%로 하락했다.이 가운데 금융당국은 은행권을 향해 예금금리, 대출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하고 있다. 예금금리에 크게 영향을 받는 코픽스 금리는 12월 4.29%로 0.05%포인트 하락, 11개월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이에 작년 12월 예금은행의 가중평균 대출금리는 5.56%로 8bp 하락했다. 9개월 만에 하락 전환이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6%대로 내려왔다. 작년 9월말 수준이다.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6일 기자들과 만나 “예금금리 인하에 따른 코픽스 금리 적용, 대출금리 인하 등 선순환이 생긴 것 같다”며 “이 같은 구조가 한 절반 정도 진도가 나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예금금리 인하가 대출금리 인하로 더 이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단기 금리에 영향을 줘 결국엔 예금금리,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지만 금리 인상 효과는 시장의 인하 기대감,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에 의해 사라졌다. 출처: 한국은행, 통계청 2023년 1월 물가지표는 아직 미공개◇ 2008년 금리 인상 종료기와 달라…‘금리 인하’ 기대 통제는 안 하나한은이 1999년 콜금리 목표제를 채택한 이후 수 차례 금리 인상기를 겪었지만 금리 인상 종료기를 앞두고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 밑으로 떨어진 적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이었던 2005년 10월부터 2008년 8월까지의 금리 인상기가 유일하다. 2008년 8월 금리 25bp 추가 인상을 앞두고 2~5월까지 산발적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했다. 2008년 3월 베어스턴스가 파산하는 등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디폴트(Default·채무 불이행) 사고가 터지고 있던 터라 이 사고가 어디까지 번질지 예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금리를 올리는 게 아니라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커지던 때였다. 실제로 한은은 8월 금리를 올렸지만 9월 세계 4대 은행이었던 리만 브라더스가 파산하자 다시 10월에만 금리를 100bp 인하해야 했다.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당시엔 금융회사 파산 등으로 금융시장이 붕괴된 이후 실물경기까지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고물가가 빠르게 꺾이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외려 경기침체 우려는 사그라들고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물가를 5%로 여전히 목표치(2%)를 크게 웃돌고 있다.즉,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수렴할 때까지 최소한 금리를 내리진 않을 것이란 기대를 관리해 나갈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또 다시 올라갈 수 있다. 실제로 1월 향후 1년 일반인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하며 석 달 만에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조사하던 기간이 9일~16일까지로 금리를 올려 기대인플레를 통제하려고 했던 13일 금통위가 포함된 시점이라는 점에서 금리 인상이 기대인플레 안정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한은 통화정책의 역할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것을 넘어 경제주체들의 금리 기대를 관리하는 데까지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상승률이 5%로 목표치의 두 배를 넘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 동결을 이어나갈 것이란 메시지를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칼집 안에 칼이 있더라도 언제든 다시 꺼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 때에야 그 칼이 무섭지 않겠나.
  • 기준금리 인상 한 번 더 앞두고 갈팡질팡하는 한은[BOK워치]
    기준금리 인상 한 번 더 앞두고 갈팡질팡하는 한은
    최정희 기자 2022.12.1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달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출처: 한은)[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달말 기준금리를 현 수준(3.25%)에서 한 번 더 올려 3.5%까지 높인 후 금리 인상을 종료하는 내용의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3명이 최종금리 ‘3.5%’를 지지한다고도 밝혔다. 겉으로는 이러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기초로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표방하는 듯 하지만 그 뒤로 나온 한은의 메시지는 ‘물가 잡기’보다 ‘금융시장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과연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리는 게 가능한 상황일지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 ‘한 번 더 올릴 것’이라면서도 ‘과도한 긴축’ 우려 메시지이 총재가 11월 24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밝힌 금통위원들이 생각하는 ‘최종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한은은 내년 1월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린 후 종료할 방침이다. 6명의 금통위원 중 3명이 최종금리 3.5%를, 2명이 3.75%도 열어 둘 가능성을, 1명만이 3.25%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금통위원들의 의견을 빌려 이창용 총재식(式) 명확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밝힌 것이다. 그러나 그 뒤 이 총재 및 한은이 던진 메시지는 ‘한 번 더 금리 인상’이 가능할지, 그럴 의지가 있는 지에 대해 의구심이 생기게 한다. 이 총재는 금통위 이후 일주일도 되지 않은 지난 달 30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집값이 지나치게 갑자기 조정되는 것을 신경써야 한다”며 “금통위는 향후 통화 긴축 속도를 조정하고 주택 가격 연착륙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1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선 최종금리가 3.5% 이상으로 열린 듯 했으나 이날 인터뷰에선 최종금리가 3.5% 이하로 열린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한은은 이달 8일 발표한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운용하는 것이 중·장기 경제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물가 둔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기대인플레이션도 목표 수준을 향해 안정세를 찾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 압력이 빠르게 확대될 경우 이에 적절히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5%대 물가상승률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수그러들었다.단기금융시장 악화에 대해서도 우려가 컸다. 한은은 “국제금융시장의 높은 불확실성,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 연말 자금 수급 악화 가능성 등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면서 필요시 적절한 시장안정화 대책을 강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더 공급하겠다고 밝혔다.한은이 예상했던 것보다 금융시장의 긴축 강도가 커졌다고도 평가했다.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그간 누증된 부채와 높아진 자산가격으로 인해 통화 긴축 효과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3.25%는 중립금리(2~3%)를 넘어서는 상황이라 금리 인상이 갖는 긴축효과가 과거 저금리 당시와 비교해 더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12월 연준이 0.5%포인트 금리 인상한다는 전제로 그래프 작성 (출처: 한국은행)◇ 한은 긴축 ‘혼선’…美는 금리 더 올린다고 하고 vs 韓 체력 되나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5% 이상의 최종금리를 지지하고 있다면서도 11월 금통위 이후 한은에선 물가에 대한 우려보다 경기, 부동산 가격 급락, 단기금융시장 유동성 경색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면서 한은의 긴축 정책에도 혼선이 생기고 있다.3.5% 이상의 금리 인상 근거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종 금리 전망에 근거한다. 연준은 12월 13,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점도표를 통해 최종금리 상단을 5% 또는 5.25%로 높일 가능성이 크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2월 미국 금리는 4.75~5.00%로 예측된다. 12월과 내년 2월 각각 0.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0.25%포인트 한 번 더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은 최종금리가 3.25%라면 한미 금리차는 1.75~2%로 역사상 최대폭으로 벌어진다. 반면 국내 금융시장이 ‘추가 금리 인상’을 버틸 체력이 되는지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아파트 실거래가는 전국 기준으로 올해 13.2% 하락한 데 이어 내년 8.5% 추가 하락하고, 수도권 역시 올해 18.4%, 내년 13.0%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부동산 시장과 PF-ABCP(자산담보부 유동화 증권) 등 단기 금융시장의 투자 심리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인 ‘둔촌주공’은 내달 13~17일 정당계약을 치를 예정이다. 정당계약 흥행 여부에 따라 다음 달 19일 만기 도래되는 PF-ABCP 차환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정당계약률이 저조할 경우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금리 상방과 하방 압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과는 상반되게 포워드 가이던스는 ‘3.5%’로 명확한 상황이라 어느 쪽으로든 금통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에도 빠져나갈 방법은 있다. 7, 8월 ‘당분간 베이비스텝’이란 포워드 가이던스가 ‘조건부’였다고 밝혔듯이 3.5% 역시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였고 ‘조건’이 또 달라졌다고 하면 되니까 말이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나라에서 조건이 수시로 달라지는 게 일이겠는가. 한은 신뢰만 좀 떨어질 뿐이다.
  • 11월, 역대 가장 중요한 금통위…'최종금리' 논란 커진다[BOK워치]
    11월, 역대 가장 중요한 금통위…'최종금리' 논란 커진다
    최정희 기자 2022.11.07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11월 2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역대 금통위 중 가장 중요한 금통위가 될 전망이다. 작년 8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 기조가 언제쯤 어떻게 끝맺음을 할지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년 넘게 금리를 2.5%포인트 올리는 기록적인 금리 인상에도 물가상승세는 안 잡히고 성장세는 꺾이고 있다. 외환시장 뿐 아니라 자금조달 등 자본 시장까지 흔들리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끼리도 눈에 띄게 의견이 달라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3대 3으로 나눠지고 금통위 의장인 이 총재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종금리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 궤도에 오른 셈이다.*한은 11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미국 12월 0.5%포인트 인상 전제(금리는 상단을 기준으로 그래프 작성)출처: 한국은행◇ 다른 배 탄 금통위원들…“성장·물가 인식차 커졌다”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던 10월 금통위에선 주상영, 신성환 위원이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냈다.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2명이 ‘소수의견’을 낸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작년 10월 금리 동결 결정에 반해 임지원(현재 퇴임)·서영경 위원이 금리 인상을 주장한 이후 11월 금리 인상이 이뤄졌고 올 들어선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졌다. 2명이나 소수의견을 냈다는 것은 금통위 내부에 의견이 상당히 갈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상영·신성환 위원은 성장은 나쁘게, 물가는 조만간 안정될 것이라고 본 반면 나머지 위원들은 성장은 소비를 중심으로 안정되고 물가는 더 길게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0.25%포인트 인상 주장을 한 위원은 “가계 초과저축이 내년까지 소비를 유발할지 불확실한 데다 해외소비가 국내 소비를 대체할 수 있어 내년 민간소비가 완만하게 둔화될 것이라는 한은의 전망은 다소 낙관적”이라며 “내년엔 근원물가가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근원물가를 2%내외로 안정시키기 위한 기준금리 상단을 3%대 초반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소수의견을 낸 또 다른 위원도 “내년 성장세가 8월 전망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고 경제 성장 둔화에 따라 고용여건이 악화돼 근원물가, 임금상승률도 하락할 것”이라며 “통화정책의 파급 시차를 고려하면 내년 중후반 국내 경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환율을 금리 결정 변수로 삼는 것도 꺼렸다. 그는 “국내 통화정책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고 환율 상승의 소비자 물가 전가율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빅스텝을 주장한 금통위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한 금통위원은 “환율 상승,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을 감안할 때 향후 1년간 물가의 상방리스크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위원도 “물가상승률은 내년 들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정도나 속도가 지연될 것”이라며 “정책 기조를 긴축 수준으로 조기에 전환하고 물가 안정세가 확고히 다져졌다고 판단할 때까지 그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환율 상승기와 고물가 시기에는 환율의 물가 전가율이 높아진다”며 “환율은 비단 물가 뿐 아니라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동, 금융안정이라는 한은의 또 다른 책무와도 연계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금리 인상 폭이 큰 국가일수록 환율 절하폭이 낮은 경향이 나타나고 내외금리차는 외국인의 국내 투자, 내국인의 해외 투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또 “민간소비의 약 10%에 달하는 초과 저축이 소비재원으로 활용돼 금리 인상 관련 의도치 않은 과도한 경기 하락 가능성을 방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수의견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신용스프레드 확대를 우려해 회사채·CP(기업어음) 시장이 취약해질 수 있음을 걱정했으나 빅스텝 주장 금통위원들은 회사채 시장 부진에도 은행의 기업 대출로 기업 자금 조달이 대체로 원활하다는 데 주목했다. ◇ 11월 빅스텝 인상시 ‘4대 3’ 최악 배제 못해 금통위원들의 이견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은이 11월 금통위에서 추가 빅스텝 인상을 할 경우 소수의견이 3명이나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창용 총재가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한은 금통위 역사상 소수의견이 3명 나온 것은 콜금리 도입 이후였던 1999년 이후 세 번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11월 빅스텝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현재로선 그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12월 연준이 정책금리 인상폭을 0.5%포인트로 줄인다는 보장만 있다면 말이다. 한은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연 3.25%로 하고, 연준이 12월 0.5%포인트 올린 4.25~4.5%로 결정한다면 금리 역전폭 1.25%포인트는 충분히 감내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연준이 12월에도 금리를 0.75%포인트 올린다면 한미 금리 역전폭은 1.5%포인트로 벌어지고 이 경우 환율 급등 등이 예측 불가라는 우려가 나온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4.25~4.5%까지 인상될 확률은 52%, 4.5~4.75%까지 오를 확률은 48%로 반반 수준이다. 한은으로선 11월, 12월 연준의 금리 결정을 예견하고 베팅하는 수준의 금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 금통위원간 최종금리에 대한 논란도 커질 수 있다. 소수의견을 낸 비둘기(완화 선호) 금통위원들은 최종금리 3.25%를 선호하나 매파(긴축 선호) 위원들은 3.5~3.75% 이상을 선호하고 있다. 비둘기 위원들은 연준보다는 국내 경기, 자본시장 불안 등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큰 반면 매파 위원들은 연준의 높아진 최종금리, 물가 등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연준으로부터 독립되지 못한 한은과 금리 오버킬(Overkill·과도한 경기진정책) 가능성이 대치될 것으로 보인다. 매파 위원들 내에서도 이견이 생길 수 있는 대목이다. 9월에 겪었던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 우려에 따른 환율 급등은 한은에 트라우마를 남겼다. 연준의 최종금리 상향 조정에도 환율은 1400원 초반대에서 안착하는 분위기이지만 환율이 이대로 안정될지는 미지수다. 반면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선 한은이 미국을 따라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며 오버킬 가능성을 우려한다. 오버킬은 원화 가치를 떨어뜨려 이 역시 환율 급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마음이 편치 않은 11월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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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무역제재 건수, 10년간 5배 이상 급증…'파편화' 우려
    최정희 기자 2023.01.23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탈세계화를 넘어 글로벌 경제가 ‘파편화(Fragmentation)’되면서 무역 제재 건수가 10년간 5배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6일부터 4박 5일간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도 ‘파편화된 세계에서의 협력(Cooperation in a Fragmented World)’이란 주제에 맞게 무역 제재, 분열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파편화로 인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에 해당하는 규모 만큼 생산량이 감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독일, 일본의 GDP를 합한 수준이다. 출처: 국제통화기금(IMF)◇ 무역 제재, 코로나 전 1000건서 3년 만에 2500건으로 IMF에 따르면 글로벌 상품·서비스·금융 등의 교역은 2021년 37조달러 수준으로 10년 전인 2011년에 비해 10조달러 가량 증가했다. 다만 2021년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 등이 사라지면서 30조달러를 훌쩍 넘은 것일 뿐 지난 10년간 30조달러 안팎에서 제자리 걸음을 걸었다. 반면 글로벌 무역 제재는 급증세를 보였다. 작년 제재 건수는 2500건으로 10년 전 500건도 안 됐던 것에서 무려 5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코로나19가 무역 제재 등 파편화 현상을 강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까지만 해도 무역 제재 건수는 1000건이 안 됐으나 2020년 1500건을 훌쩍 넘어서더니 2021년엔 2500건에 근접할 정도로 폭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밸류체인(GVC) 재편이 ‘비용 절감’에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로 변화한데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술력 확보를 위해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됐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간 패권 다툼이 지속되는 가운데 작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서방국가와 러시아간 제재가 격화되면서 신냉전 체제에 불이 붙였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총재는 IMF 블로그를 통해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공급망 중단으로 인해 경제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주요국에서 안보를 중시하며 상품, 서비스, 자산의 교역에 일부 제한을 뒀다”고 말했다. 호주가 코로나19의 발생 기원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주장하자 중국은 호주의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가 채굴한 석탄 수입을 중단하는 보복 조치하는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코로나19 이후 기업 실적 발표 과정에서 ‘리쇼어링(reshoring)’, ‘온쇼어링(onshoring)’, ‘니어쇼어링(near-shoring)’이란 단어의 언급이 거의 10배 증가했다”고도 말했다. 인건비 절감 등 비용 감축을 위해 해외로 뻗어나갔던 공장 및 설비투자 등을 자국으로 되돌리는 현상이 강해졌다는 의미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글로벌 포장업체인 실드에어의 테드 도헤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한때 기업 임원들은 ‘저비용 국가’에 제조업을 배치하는 것에 대해 생각했지만 지금의 목표는 고객에게 가까운 저비용 지역을 찾는 것이 됐다”고 말했다. ◇ 파편화 피해 ‘亞 소규모 개방 경제’에 가장 큰 타격기타 고피나스 IMF부총재는 WSJ를 통해 “IMF는 지리경제적인 파편화를 걱정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간 기술 격차, 전기차 보조금을 둘러싼 미국, 유럽간 긴장, 전쟁으로 인한 혼란과 석유·가스 시장의 비효율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편화로 인해 세계 GDP가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파편화에 대한 비용은 추정치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지만 전 세계 생산량의 0.2%, 최악의 경우 7%까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GDP의 7%는 독일, 일본의 GDP를 합한 규모다. 교역 중단 등으로 기술 격차가 생길 경우 일부 국가에선 GDP의 12%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어 “파편화가 심해질 경우 선진국의 저소득 소비자는 더 저렴한 수입품에 접근할 수 없게 되고 소규모 개방 경제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아시아 지역은 무역 개방도가 높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역시 파편화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을 나라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최대 수출국이 중국(26.9%, 2022년 기준)과 미국(16.1%)인데 양국간 무역분쟁이 일어날 경우 최대 피해국이 될 수 있다.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 생산 공정에서 중국 공급망(GVC) 의존도가 주요국의 두 배 수준에 달한다. 작년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 경제 수입공급망 취약성 분석’에 따르면 전체 수입 품목 5381개 중 39.8%, 2144개가 주로 특정 국가에서만 수입돼 공급망 단절에 취약한 품목으로 조사됐는데 이중 29.1%가 중국으로부터 수입됐다. 반면 최대 주력상품인 반도체 검사·제조용 장비에 필요한 수입품은 미국에 의존한다. 미국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 생산 점유율이 41.7%로 세계 1위다. 결국엔 다자간 무역협정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입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해결책으로 거론된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파편화가 심해질 경우 신흥국,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의 경제 소득을 따라가는 데 더 오래 걸릴 것”이라며 “국제 무역 체제를 강화하고 부채 취약국 지원, 기후 행동 강화 등을 추진하면서 신뢰를 재건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IT업종 불황에 '중계무역 순수출'도 급감[최정희의 이게머니]
    IT업종 불황에 '중계무역 순수출'도 급감
    최정희 기자 2023.01.19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내 기업들의 해외 생산이 급증하면서 ‘중계무역 순수출’이 역대 최대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는 듯 했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위축 조짐이다.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이 주로 중계무역 순수출로 이뤄지기 때문에 IT업황 악화에 따라 덩달아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9월과 11월엔 30% 가량 급감하며 반도체 업황 침체기였던 2016년 수준의 감소세를 보이기도 했다. 중계무역 순수출은 상품수지 흑자의 효자 노릇을 해왔기 때문에 IT업황이 살아나기 전까진 상품수지 흑자 전환도 쉽지 않을 수 있다. (출처: 한국은행)◇ 중계무역 순수출, 석 달 연속 감소세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계무역 순수출은 작년 11월 17억2000만달러로 전년동월비 29.4% 감소했다. 9월 30.0%, 10월 1.7% 감소, 석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9월, 11월 감소율을 고려하면 IT업황이 위축됐던 2016년 11월(32.8% 감소)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12월 중계무역 순수출도 작년 하반기 월 평균 수준(17억6000만달러)에 그친다면 전년동월비 35.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분기별로 보면 작년 3분기엔 51억1000만달러를 기록, 전년동기비 4.5% 감소했다. 2021년 4분기(-2.6%) 이후 3분기 만에 첫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작년 4분기에도 50억달러 중반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2021년 4분기에는 71억7000만달러를 기록, 역대 두 번째로 규모가 가장 커 역기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분기 기준으로 중계무역 순수출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2020년 4분기(73억6000만달러)로 코로나19 확산에 비대면 업종이 활황세를 타던 때였다.연간으로 보면 2021년 221억3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에서 작년에도 비슷한 규모를 기록해 4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보일 가능성도 있지만 12월 수치에 따라 기록 경신 여부가 간당간당한 모습이다. 중계무역 순수출은 해외 현지법인이 현지에서 원자재를 조달해 만든 완제품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현지나 제3국에 판매하는 형태의 무역을 말한다. 중계무역 순수출 형태를 취하는 품목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이 대부분이다. 반도체는 가공무역 형태로 주로 수출되는데 가공무역은 별도로 수치가 공개되지 않지만 이 역시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즉,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IT업황이 위축되면서 중계무역 순수출, 가공무역이 덩달아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통관 기준으로 보면 반도체 수출은 작년 8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무선통신기기와 디스플레이는 작년 12월 각각 33.1%, 35.9%나 급감하며 각각 6개월, 7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수출도 12% 급감…상품수지 적자 신세 이어질 듯중계무역 순수출은 국경 통과를 기준으로 매기는 무역수지가 적자가 나더라도 상품수지 흑자를 만드는 요인이었으나 IT업황 악화에 중계무역 순수출이 위축되자 상품수지 적자로 흐름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무역수지는 통관 기준으로 수입액에서 수출액을 빼서 작성되는 반면 상품수지는 제품 및 서비스의 소유권을 기준으로 작성돼 해외 현지법인의 제3국 수출 등 중계무역 순수출, 가공무역 등이 모두 수출로 잡힌다. 그로 인해 무역수지보다는 상품수지가 더 높게 나오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중계무역 순수출이 석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등 위축되자 상품수지 역시 적자 신세다. 상품수지 내 수출은 작년 11월 523억2000만달러로 1년 전 대비 12.3%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심했던 2020년 5월(-28.7%) 이후 최악의 감소세이자 석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이 수입보다 줄어들면서 상품수지 역시 두 달째 적자를 보이고 있다. 상품수지는 작년 10월과 11월에 각각 14억8000만달러, 15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 IT업황이 살아나지 않을 경우 상품수지 적자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은은 작년 11월 경제전망에서 작년 하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2억달러로 전망했고 올 상반기에도 2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반기에야 260억달러로 늘어나 연간 경상수지 흑자폭이 280억달러로 작년(250억달러 전망)보다 소폭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반기에 반도체 등 IT업황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 제조업 재고율 24년 만에 최고…'재고와의 전쟁' 시작되나[최정희의 이게머니]
    제조업 재고율 24년 만에 최고…'재고와의 전쟁' 시작되나
    최정희 기자 2023.01.10
    (사진=AFP)[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재고와의 전쟁’이 시작될 조짐이다. 제조업 재고율이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물건을 만들어봤자 잘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이고 있다는 얘기다. 제조업 재고 증가분의 절반 가량이 수출 최대 주력 품목인 반도체로 추정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은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선행지표들은 아직까지 바닥을 다진 모습은 아니다. 당분간 재고가 쌓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높은 재고율은 생산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높은 제조업 재고율, 반도체가 주도통계청에 따르면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작년 11월 127.6%로 1998년 8월(133.2%) 이후 24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고율이 100%를 넘어간다는 것은 물건을 만들면 팔리는 속도보다 창고에 쌓이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고율은 작년 6월 120%를 넘어서더니 빠르게 우상향하고 있다. 제조업 재고 지수도 11월 128.9로 1년 전(121.5)보다 6.1% 상승했다. 재고 지수 상승에 반도체가 3.05%포인트를 기여해 재고가 늘어난 절반 가량이 반도체 영향으로 추정됐다. 실제로 제조업ICT 재고지수는 124.2로 전년동월비 12.7%로 전체 제조업 재고 지수의 두 배 가량 상승했다. 제조업ICT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휴대폰 등이 포함되는데 그 중 반도체 비중이 가장 높다. 재고에 대한 기업들의 심리적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작년 12월 제조업 재고심리지수는 109로 코로나19가 극심했던 2020년 8월(10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6개월 연속 100선을 넘어서며 앞으로도 재고가 쌓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이 속한 전자·영상·통신장비의 재고 심리지수는 12월 124로 2009년 8월 산업 분류 재편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반도체 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등 각종 업황이 포함돼 있는데 재고가 쌓이는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다는 평가다. 작년 10월엔 전자 업종의 재고 심리지수가 전년동월비 31.9% 상승, 역대 가장 빠르게 상승했고 9월엔 전월비 15.2% 급등, 역시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재고 쌓이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은 결국 생산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제조업 생산지수는 작년 11월 115.3으로 전년동월비 3.8% 감소, 두 달 연속 위축됐다. 제조업 생산 심리지수 역시 12월 85로 작년 5월 101을 찍은 후 7개월째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수주 실적 심리지수도 80으로 7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재고 떨이용으로 제품 가격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품 판매 가격 심리지수는 12월 96으로 두 달 연속 기준선인 100를 하회했다. 원자재 구입 가격 심리지수가 작년 3월 152에서 116으로 급락하긴 했으나 100을 넘어 아직 원자재 구입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도 제품 가격은 떨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 것이다. (출처: 통계청)◇ 반도체 재고, 언제쯤 개선되나 재고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업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스위스 UBS은행에 따르면 반도체 재고 수준은 일일 기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업황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재고의 실타래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은 전 세계 유동성 증감률, 미국 ISM 제조업 지수, 중국 신용 자극(Credit Impulse) 지수 등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6개월 이상 선행하는 지표로 꼽았다. 아직까지 관련 지표들은 바닥을 찍진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ISM 미국 제조업 지수는 작년 12월 기준 48.4로 두 달 연속 기준선(50)을 하회했을 뿐 아니라 넉 달 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예상치(48.5)를 하회해 경기둔화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신용 자극 지수도 작년 11월 25.09로 두 달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선행지표들이 반등하면서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야 반도체 재고 물량에 대한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전망기관들은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라 하반기께는 반도체 업황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하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는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은 4% 감소해 2019년 이후 첫 연간 감축이 예상된다”며 “주로 메모리 시장이 불안정한 수요, 늘어난 재고,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고객들로 위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성장세가 7.5%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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