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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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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갤러리] '붓'으로 할 수 있는 전부… 이정웅 '브러시'
    이정웅 ‘브러시’(2022 사진=갤러리BK)[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저 붓이 푸른 꽃을 피웠다. 진한 푸름을 묻힌 채 캔버스에 박힌 붓. 그 붓으로 찍은, 잔잔한 화면에 강하게 번지고 퍼져나간 묵직한 한 점이 세상 모든 기운을 끌어당긴 듯하단 얘기다. 작가 이정웅(60)은 ‘붓 그림’을 그린다. 붓을 도구가 아닌 대상으로 묘사하는 거다. 상징적 의미의 붓에서 나아가 실체하는 본질의 붓으로 승부를 걸었단 건데. 쉽게 말하자면 ‘브러시’(Brush·2022) 속에 보이는 브러시인 저 붓은 작가가 그린 것이란 얘기다. 극사실화 기법으로 실물보다 더 실물처럼 말이다. 초기에 꽃·과일 등 정물과 함께 ‘문방사우’를 그리던 작가가 유독 붓에 꽂힌 건 “생명력과 역동적인 힘에 매료돼서”란다. “붓이 지닌 본질을 표현하고 싶었고, 먹물의 튀는 힘을 상징하거나 추상적이면서 행위적인 표현을 담아보려 했다”고 말하기도 했더랬다. 덕분에 작가의 화면은 구상이면서 추상이고, 동양이면서 서양이며, 실재하면서 재현하는 양 갈래 현상을 모두 드러낸다. ‘붓’으로 할 수 있는 전부다. 2월 9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42길 갤러리BK서 강애란·김근태·김춘수·우국원·유봉상·이세현·정해윤·홍경택과 여는 9인 기획전 ‘숨겨진 명작 2부’(The Hidden Masterpiece Part Ⅱ)에서 볼 수 있다. 국내외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이들 작가들의 대표작을 걸었다. 캔버스에 오일·혼합재료. 137×137㎝. 갤러리BK 제공.
    오현주 기자 2023.01.31
    이정웅 ‘브러시’(2022 사진=갤러리BK)[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저 붓이 푸른 꽃을 피웠다. 진한 푸름을 묻힌 채 캔버스에 박힌 붓. 그 붓으로 찍은, 잔잔한 화면에 강하게 번지고 퍼져나간 묵직한 한 점이 세상 모든 기운을 끌어당긴 듯하단 얘기다. 작가 이정웅(60)은 ‘붓 그림’을 그린다. 붓을 도구가 아닌 대상으로 묘사하는 거다. 상징적 의미의 붓에서 나아가 실체하는 본질의 붓으로 승부를 걸었단 건데. 쉽게 말하자면 ‘브러시’(Brush·2022) 속에 보이는 브러시인 저 붓은 작가가 그린 것이란 얘기다. 극사실화 기법으로 실물보다 더 실물처럼 말이다. 초기에 꽃·과일 등 정물과 함께 ‘문방사우’를 그리던 작가가 유독 붓에 꽂힌 건 “생명력과 역동적인 힘에 매료돼서”란다. “붓이 지닌 본질을 표현하고 싶었고, 먹물의 튀는 힘을 상징하거나 추상적이면서 행위적인 표현을 담아보려 했다”고 말하기도 했더랬다. 덕분에 작가의 화면은 구상이면서 추상이고, 동양이면서 서양이며, 실재하면서 재현하는 양 갈래 현상을 모두 드러낸다. ‘붓’으로 할 수 있는 전부다. 2월 9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42길 갤러리BK서 강애란·김근태·김춘수·우국원·유봉상·이세현·정해윤·홍경택과 여는 9인 기획전 ‘숨겨진 명작 2부’(The Hidden Masterpiece Part Ⅱ)에서 볼 수 있다. 국내외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이들 작가들의 대표작을 걸었다. 캔버스에 오일·혼합재료. 137×137㎝. 갤러리BK 제공.
  • [e갤러리] 눈으로 듣는 떠들썩한 그림…최윤희 '조용한 소음'
    최윤희 ‘조용한 소음’(Silent Noise #2·2022·사진=에이라운지)[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한때는 밤의 어둠을 그렸더랬다. 도시의 인공조명이 여기저기 후미진 곳을 부딪치며 내뿜는 추상의 패턴 중 한귀퉁이를 떼어내 회화적 감각으로 변환했더랬다. 그랬던 그 화면이 이제는 소리로 옮겨갔나 보다. 가느다란 선에 묻힌 파동이 몰려오고 색색의 면에 적신 어울림으로 번져나가는 중이다. 다만 시각적으로 요동치는 만큼 청각적으로는 전달이 안 되는 게 아쉽다고 할까. 하지만 이조차 의도했던 건지 ‘조용한 소음’(Silent Noise #2·2022)이란다. 작가 최윤희(37)는 선·면·색의 요소가 넉넉한 추상으로 풍경을 그린다. 예전 작업이 도시 외곽의 전경을 포착하는 풍경이었다면 최근 작업은 작가 내면의 정경을 더듬는 풍경이다. 사실 작업에 변화가 생긴 건 도시와 내면이란 공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강렬했던 붓과 색이 부드러운 붓과 색으로 전환한 데다가 선과 면이 훨씬 더 복잡해진 것 역시 내면을 그리면서다. 작가 작업의 특징은 손으로 물감을 문질러 신체적 감각을 더한다는 데 있다. 그렇게 자신의 몸을 이용한 캔버스에 “실타래 같은 감정”을 섞어냈더니 소리가 사라지더란 거다. 어떤 구도의 한 결처럼 손으로 문질러 소리를 지워냈다고 할까. 2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백석동1가길 에이라운지서 여는 개인전 ‘묵음’(Mute)에서 볼 수 있다. 신작 12점을 걸었다. 캔버스에 오일. 181×181㎝. 에이라운지 제공. 최윤희 ‘조용한 말들 #5’(2022), 캔버스에 오일, 45.5×33.4㎝(사진=에이라운지)최윤희 ‘가운데 줄기’(2022), 캔버스에 오일, 45.5×45.5㎝(사진=에이라운지)
    오현주 기자 2023.01.29
    최윤희 ‘조용한 소음’(Silent Noise #2·2022·사진=에이라운지)[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한때는 밤의 어둠을 그렸더랬다. 도시의 인공조명이 여기저기 후미진 곳을 부딪치며 내뿜는 추상의 패턴 중 한귀퉁이를 떼어내 회화적 감각으로 변환했더랬다. 그랬던 그 화면이 이제는 소리로 옮겨갔나 보다. 가느다란 선에 묻힌 파동이 몰려오고 색색의 면에 적신 어울림으로 번져나가는 중이다. 다만 시각적으로 요동치는 만큼 청각적으로는 전달이 안 되는 게 아쉽다고 할까. 하지만 이조차 의도했던 건지 ‘조용한 소음’(Silent Noise #2·2022)이란다. 작가 최윤희(37)는 선·면·색의 요소가 넉넉한 추상으로 풍경을 그린다. 예전 작업이 도시 외곽의 전경을 포착하는 풍경이었다면 최근 작업은 작가 내면의 정경을 더듬는 풍경이다. 사실 작업에 변화가 생긴 건 도시와 내면이란 공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강렬했던 붓과 색이 부드러운 붓과 색으로 전환한 데다가 선과 면이 훨씬 더 복잡해진 것 역시 내면을 그리면서다. 작가 작업의 특징은 손으로 물감을 문질러 신체적 감각을 더한다는 데 있다. 그렇게 자신의 몸을 이용한 캔버스에 “실타래 같은 감정”을 섞어냈더니 소리가 사라지더란 거다. 어떤 구도의 한 결처럼 손으로 문질러 소리를 지워냈다고 할까. 2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백석동1가길 에이라운지서 여는 개인전 ‘묵음’(Mute)에서 볼 수 있다. 신작 12점을 걸었다. 캔버스에 오일. 181×181㎝. 에이라운지 제공. 최윤희 ‘조용한 말들 #5’(2022), 캔버스에 오일, 45.5×33.4㎝(사진=에이라운지)최윤희 ‘가운데 줄기’(2022), 캔버스에 오일, 45.5×45.5㎝(사진=에이라운지)
  • 잡동사니 같은 '신기계문명'과 함께 꾸는 꿈 [e갤러리]
    김은미 ‘버튼을 눌러요’(2022 사진=LB컨템포러리)[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개혁적으로 보면 신기계문명, 고전적으로 보면 잡동사니. 어디에 쓰이는 건지 도통 알아보기 힘든 별별 물건들이 화면에 한가득이다. 섣불리 손을 대기도 쉽지 않다. 뭐 하나 잘못 건드렸다간 튀어나오고 굴러다니고 어떤 호된 일을 당할지 짐작조차 할 수 없으니. 그런데 되레 ‘버튼을 눌러요’(Push A Button: Mint·2022)란다. 망설이지 말고 일단 누르고 보란 얘기다. 상상력을 대단위로 동원했을 이 장면은 작가 김은미가 꺼내놨다. 작가는 변형하고 재구축한 현실세계가 달리 꺼내놓을 수 있는 수많은 얼굴과 표정을 붓으로 정리한다. 원래 가진 고유의 의미체계를 깬 사물들이 작가와 더불어 꿈꾸는 ‘새로운 세계’인 셈이다. 자유분방한 나열이라고 대충 만들어둔 건 아니다. “지정한 특정 형식에 따라 시뮬레이션한 뒤 기존 공간을 초기화하는 ‘폼 매핑’을 실행”한 뒤 나온 결과물이라니까. 누구나 알 수 있는 문화적 특성과 누구도 단정할 수 없는 이질적 성질, 둘 다를 품어냈다니까. 핵심요소가 있다면 ‘네트워크’. 주변은 있되 중심은 없는, 연결점과 개체만 있다면 무한확장이 가능한 구조라는 거다. 살면서 이상적인 형태로 한 번쯤 그려봤을 바로 그 세상이다. 2월 4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2로 LB컨템포러리서 여는 개인전 ‘버튼을 눌러요’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 90×90㎝. LB컨템포러리 제공. 김은미 ‘버튼을 눌러요’(Push A Button: Pink·2022), 캔버스에 아크릴, 90×90㎝(사진=LB컨템포러리)김은미 ‘내 캐비닛에’(In My Cabinet #1), 캔버스에 아크릴, 90×90㎝(사진=LB컨템포러리)
    오현주 기자 2023.01.27
    김은미 ‘버튼을 눌러요’(2022 사진=LB컨템포러리)[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개혁적으로 보면 신기계문명, 고전적으로 보면 잡동사니. 어디에 쓰이는 건지 도통 알아보기 힘든 별별 물건들이 화면에 한가득이다. 섣불리 손을 대기도 쉽지 않다. 뭐 하나 잘못 건드렸다간 튀어나오고 굴러다니고 어떤 호된 일을 당할지 짐작조차 할 수 없으니. 그런데 되레 ‘버튼을 눌러요’(Push A Button: Mint·2022)란다. 망설이지 말고 일단 누르고 보란 얘기다. 상상력을 대단위로 동원했을 이 장면은 작가 김은미가 꺼내놨다. 작가는 변형하고 재구축한 현실세계가 달리 꺼내놓을 수 있는 수많은 얼굴과 표정을 붓으로 정리한다. 원래 가진 고유의 의미체계를 깬 사물들이 작가와 더불어 꿈꾸는 ‘새로운 세계’인 셈이다. 자유분방한 나열이라고 대충 만들어둔 건 아니다. “지정한 특정 형식에 따라 시뮬레이션한 뒤 기존 공간을 초기화하는 ‘폼 매핑’을 실행”한 뒤 나온 결과물이라니까. 누구나 알 수 있는 문화적 특성과 누구도 단정할 수 없는 이질적 성질, 둘 다를 품어냈다니까. 핵심요소가 있다면 ‘네트워크’. 주변은 있되 중심은 없는, 연결점과 개체만 있다면 무한확장이 가능한 구조라는 거다. 살면서 이상적인 형태로 한 번쯤 그려봤을 바로 그 세상이다. 2월 4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2로 LB컨템포러리서 여는 개인전 ‘버튼을 눌러요’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 90×90㎝. LB컨템포러리 제공. 김은미 ‘버튼을 눌러요’(Push A Button: Pink·2022), 캔버스에 아크릴, 90×90㎝(사진=LB컨템포러리)김은미 ‘내 캐비닛에’(In My Cabinet #1), 캔버스에 아크릴, 90×90㎝(사진=LB컨템포러리)
  • [e갤러리] '색'이 다한다…전다래 '인생은 아름다워'
    전다래 ‘인생은 아름다워’(La Bella Vita·2022 사진=갤러리다선)[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온전히 집중한 건 ‘색’이다. 분방하게 흩날리는 선도 있고 넓고 좁게 채워낸 면도 있지만 단연 색이란다. “예술적 사명은 사람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것”이고, “그 희망의 언어가 다름 아닌 색을 올린 그림”이라고. 작가 전다래는 예술은, 그림은 따뜻한 것이라고 믿는다. 아름다움이란 단순한 가치를 넘어 삶을 풍요롭게 채울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 막대한 역할에 앞세운 도구가 바로 색인 거다. 덕분에 작가의 작품은 화사하고 포근하고 따뜻하다. 그렇다고 되는 대로 무턱대고 골라낸 색인 건 아니다. 바탕을 다지는 색을 겹쳐 새로운 색을 만들고, 대조적인 색을 어울려 특별한 조화를 만든 뒤 캔버스 여기저기 쌓아둔다는 건데. 그렇게 보듬은 색판이 본연의 감정과 생명력을 입을 때 비로소 사람을 움직일 온도를 높이고 무게를 실을 수 있다는 거다. 그중 한 점일 ‘인생은 아름다워’(La Bella Vita·2022)는 작가가 색으로 북돋운 긍정에너지의 결집체처럼 보인다. 아크릴, 오일파스텔, 과슈, 공예물감, 젤스톤 등 동원할 수 있는 재료를 모조리 운집시킨 것도 특징. 개성에선 빠지지 않을 재료들이지만, 작가의 작품에선 ‘색’을 위해 기꺼이 숨죽인 ‘칼’이기로 했나 보다. 31일까지 경기 과천시 양지마을4로 갤러리다선서 여는 개인전 ‘컬러’(Color)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혼합재료. 112.1×145.5㎝. 갤러리다선 제공. 전다래 ‘촉촉한’(Juicy·2022), 캔버스에 혼합재료, 65.1×65.1㎝(사진=갤러리다선)전다래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Make U Happy·2022), 나무패널에 혼합재료, 53×72.7㎝(사진=갤러리다선)
    오현주 기자 2023.01.26
    전다래 ‘인생은 아름다워’(La Bella Vita·2022 사진=갤러리다선)[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온전히 집중한 건 ‘색’이다. 분방하게 흩날리는 선도 있고 넓고 좁게 채워낸 면도 있지만 단연 색이란다. “예술적 사명은 사람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것”이고, “그 희망의 언어가 다름 아닌 색을 올린 그림”이라고. 작가 전다래는 예술은, 그림은 따뜻한 것이라고 믿는다. 아름다움이란 단순한 가치를 넘어 삶을 풍요롭게 채울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 막대한 역할에 앞세운 도구가 바로 색인 거다. 덕분에 작가의 작품은 화사하고 포근하고 따뜻하다. 그렇다고 되는 대로 무턱대고 골라낸 색인 건 아니다. 바탕을 다지는 색을 겹쳐 새로운 색을 만들고, 대조적인 색을 어울려 특별한 조화를 만든 뒤 캔버스 여기저기 쌓아둔다는 건데. 그렇게 보듬은 색판이 본연의 감정과 생명력을 입을 때 비로소 사람을 움직일 온도를 높이고 무게를 실을 수 있다는 거다. 그중 한 점일 ‘인생은 아름다워’(La Bella Vita·2022)는 작가가 색으로 북돋운 긍정에너지의 결집체처럼 보인다. 아크릴, 오일파스텔, 과슈, 공예물감, 젤스톤 등 동원할 수 있는 재료를 모조리 운집시킨 것도 특징. 개성에선 빠지지 않을 재료들이지만, 작가의 작품에선 ‘색’을 위해 기꺼이 숨죽인 ‘칼’이기로 했나 보다. 31일까지 경기 과천시 양지마을4로 갤러리다선서 여는 개인전 ‘컬러’(Color)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혼합재료. 112.1×145.5㎝. 갤러리다선 제공. 전다래 ‘촉촉한’(Juicy·2022), 캔버스에 혼합재료, 65.1×65.1㎝(사진=갤러리다선)전다래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Make U Happy·2022), 나무패널에 혼합재료, 53×72.7㎝(사진=갤러리다선)
  • 사진이어야 마땅한 화면…'장구한 서사' 붓으로 [e갤러리]
    강강훈 ‘해는 진다’(2022), 캔버스에 오일, 259×194㎝(사진=조현화랑)[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높이 2m를 훌쩍 넘긴 커다란 화면을 강렬하게 채운 저 얼굴과 마주친 순간, 내적 갈등이 시작된다. ‘사진이겠지. 그렇겠지. 설마 그림이겠어?’ 입 밖으로 꺼내고 안 꺼내고의 차이일 뿐, 누구나 한 번쯤 해볼 만한 합리적인 의심이 아닌가. 머리카락, 아니 속눈썹, 아니 뺨 위 솜털 한 올까지 살려낸 것도 모자라 극한의 리얼리즘으로 부풀린 목화까지 머리에 얹고 있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 같은, 사진이어야 마땅한 저 화면은 ‘리얼리즘’ 작가 강강훈(43)의 그림이다. 감탄을 넘어 당혹스러울 만큼 정밀한 묘사를 해두고도 작가는 “어떤 대상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게 목표는 아니”라고 한다. 단순한 재현과는 다른 차원이란 얘기다. 그러면 어떻게?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 내면의 세계로 진입할 뿐”이라는데. 결국 ‘속으로 파고드는 만큼 보이고, 그린다’는 뜻일 터. 전문모델 뺨치는 포즈를 쏘아내는 캔버스 속 소녀는 작가의 딸이다. 2016년 즈음부터 등장시킨 딸은 작품의 주제인 동시에 작가 자신이기도 하다는데. “나를 닮은 한 인생의 찰나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했더랬다. 여기에 어머니를 상징하는 목화를 얹어 한 가족의 장구한 서사를 붓으로 썼다. ‘해는 진다’(2022)는 타이틀이 이제야 읽힌다. 29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298길 조현화랑서 여는 ‘강강훈 개인전’에서 볼 수 있다. 3년 만의 개인전이다. 강강훈 ‘코튼’(Cotton·2022), 캔버스에 오일, 200×200㎝(사진=조현화랑)강강훈 ‘코튼’(Cotton·2022), 캔버스에 오일, 240×200㎝(사진=조현화랑)
    오현주 기자 2023.01.25
    강강훈 ‘해는 진다’(2022), 캔버스에 오일, 259×194㎝(사진=조현화랑)[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높이 2m를 훌쩍 넘긴 커다란 화면을 강렬하게 채운 저 얼굴과 마주친 순간, 내적 갈등이 시작된다. ‘사진이겠지. 그렇겠지. 설마 그림이겠어?’ 입 밖으로 꺼내고 안 꺼내고의 차이일 뿐, 누구나 한 번쯤 해볼 만한 합리적인 의심이 아닌가. 머리카락, 아니 속눈썹, 아니 뺨 위 솜털 한 올까지 살려낸 것도 모자라 극한의 리얼리즘으로 부풀린 목화까지 머리에 얹고 있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 같은, 사진이어야 마땅한 저 화면은 ‘리얼리즘’ 작가 강강훈(43)의 그림이다. 감탄을 넘어 당혹스러울 만큼 정밀한 묘사를 해두고도 작가는 “어떤 대상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게 목표는 아니”라고 한다. 단순한 재현과는 다른 차원이란 얘기다. 그러면 어떻게?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 내면의 세계로 진입할 뿐”이라는데. 결국 ‘속으로 파고드는 만큼 보이고, 그린다’는 뜻일 터. 전문모델 뺨치는 포즈를 쏘아내는 캔버스 속 소녀는 작가의 딸이다. 2016년 즈음부터 등장시킨 딸은 작품의 주제인 동시에 작가 자신이기도 하다는데. “나를 닮은 한 인생의 찰나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했더랬다. 여기에 어머니를 상징하는 목화를 얹어 한 가족의 장구한 서사를 붓으로 썼다. ‘해는 진다’(2022)는 타이틀이 이제야 읽힌다. 29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298길 조현화랑서 여는 ‘강강훈 개인전’에서 볼 수 있다. 3년 만의 개인전이다. 강강훈 ‘코튼’(Cotton·2022), 캔버스에 오일, 200×200㎝(사진=조현화랑)강강훈 ‘코튼’(Cotton·2022), 캔버스에 오일, 240×200㎝(사진=조현화랑)
  • [e갤러리] '당근산'이란 신세계…김표중 '캐롯토피아'
    김표중 ‘캐롯토피아 #2212’(2022 사진=장은선갤러리)[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주황색 당근이 바위처럼 불끈불끈 솟은 산. 그 산에는 하얀 폭포수가 흐르고 브로콜리를 닮은 나무숲이 들어서 있다. 그 경사길을 제집처럼 뛰어오르는 건, 짐작할 수 있듯 토끼다. 이보다 더 좋은 세상이 있겠는가. 오로지 토끼만을 위해 만들어진 세상 ‘캐롯토피아’(Carrotopia ·2022)가 아닌가. 작가 김표중은 토끼와 당근을 테마로 작업한다. 아예 작업을 담을 ‘그릇’도 만들어뒀다. 캐롯과 유토피아란 단어를 합쳐 만든 ‘캐롯토피아’다. 이를 두고 작가는 “당근으로 만든 유토피아를 표현한 캐롯토피아는 토끼가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 이상향을 여행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당근이 집도 되고, 성도 되고, 산도 된다고. 굳이 토끼인 데는 이유가 있을 거다. “예민하고 스트레스에 민감한 토끼가 정신적으로 지쳐 살아가는 현대인과 닮았다”는 데 착안했다는 거다. “그림 속 토끼처럼 숨 막히는 현실을 벗어나 어딘가에 도달하고 싶은 꿈을 떠올리며 자유와 행복의 메시지로 현대인 삶에 작은 여유를 주고 싶다”고 했다.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운니동 장은선갤러리서 송기재와 여는 초대전 ‘힘내자! 복토끼!’에서 볼 수 있다. 불안을 극복하고 유토피아로 향하는 희망의 토끼, 문제가 뭐든 묵묵히 자신의 길을 찾는 마이웨이 토끼 등 개성이 남다른 두 작가의 30여점을 걸었다. 캔버스에 오일. 72.7×60.6㎝. 장은선갤러리 제공. 송기재 ‘벽’(Wall·2020), 캔버스에 오일, 162.2×130㎝(사진=장은선갤러리)
    오현주 기자 2023.01.25
    김표중 ‘캐롯토피아 #2212’(2022 사진=장은선갤러리)[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주황색 당근이 바위처럼 불끈불끈 솟은 산. 그 산에는 하얀 폭포수가 흐르고 브로콜리를 닮은 나무숲이 들어서 있다. 그 경사길을 제집처럼 뛰어오르는 건, 짐작할 수 있듯 토끼다. 이보다 더 좋은 세상이 있겠는가. 오로지 토끼만을 위해 만들어진 세상 ‘캐롯토피아’(Carrotopia ·2022)가 아닌가. 작가 김표중은 토끼와 당근을 테마로 작업한다. 아예 작업을 담을 ‘그릇’도 만들어뒀다. 캐롯과 유토피아란 단어를 합쳐 만든 ‘캐롯토피아’다. 이를 두고 작가는 “당근으로 만든 유토피아를 표현한 캐롯토피아는 토끼가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 이상향을 여행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당근이 집도 되고, 성도 되고, 산도 된다고. 굳이 토끼인 데는 이유가 있을 거다. “예민하고 스트레스에 민감한 토끼가 정신적으로 지쳐 살아가는 현대인과 닮았다”는 데 착안했다는 거다. “그림 속 토끼처럼 숨 막히는 현실을 벗어나 어딘가에 도달하고 싶은 꿈을 떠올리며 자유와 행복의 메시지로 현대인 삶에 작은 여유를 주고 싶다”고 했다.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운니동 장은선갤러리서 송기재와 여는 초대전 ‘힘내자! 복토끼!’에서 볼 수 있다. 불안을 극복하고 유토피아로 향하는 희망의 토끼, 문제가 뭐든 묵묵히 자신의 길을 찾는 마이웨이 토끼 등 개성이 남다른 두 작가의 30여점을 걸었다. 캔버스에 오일. 72.7×60.6㎝. 장은선갤러리 제공. 송기재 ‘벽’(Wall·2020), 캔버스에 오일, 162.2×130㎝(사진=장은선갤러리)
  • 소나무 가지를 치다, 40여년 만에 [e갤러리]
    서용선 ‘겨울 소나무’(A Winter Pine Tree·2022), 캔버스에 아크릴, 58.5×64㎝(사진=갤러리JJ)[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굵은 선과 면, 거침없는 색. ‘한눈에 알아볼 붓질’하면 작가 서용선(72)이다. 그저 시선만 끄는 분방한 볼거리가 아니었다. 1980년대부터 역사·신화·도시 등을 주제로 작품에 등장시켜온 숱한 사람이 그랬다. 그들의 신체를 빌려 속 깊은 성찰을 옮겨냈던 거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인물의 실존적 고통, 팽창하는 도시공간에 눌린 현대인의 불안한 내면을 되돌아보는 작업이었는데. 화면 속에서 끊임없이 배회하는 그들은 모두 작가가 만든 붓길의 정중앙에 놓였다. 물론 자신을 그린 자화상은 더욱 강렬했다. 그랬던 작가가 모처럼 사람을 빼낸 화면을 꺼내놨다. 타이틀도 담백한 ‘겨울 소나무’(A Winter Pine Tree·2022)가 그중 한 점. 빼낸 건 사람만도 아니다. 무성한 소나무의 가지를 쳐냈고 격렬하게 치대던 색과 선도 잘라냈다. 사실 40여년 전 시작한 소나무 연작은 ‘서용선 회화’를 만든 출발선인 동시에 변천사다. 그 세월을 타고 감성보단 본능, 디테일보단 힘을 타고 흘러왔던 터. 이제 새삼 초기의 산수화풍으로 되돌린 작업을 두곤 이렇게 말한다. “휩쓸려오는 새로운 과학문명에 대한 저항감, 과학문명이 놓친 삶의 리듬을 유지하려는 자의식이 발동한 게 아닐까” 한다고.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논현로 갤러리JJ서 여는 개인전 ‘회상, 소나무’에서 볼 수 있다. 신작 소나무 풍경화 9점을 새롭게 발표했다. 서용선 ‘소나무’(Pine Tree·2022), 캔버스에 아크릴, 116.5×90.8㎝(사진=갤러리JJ)서용선 ‘암태도 소나무’(Amtaedo Pine Trees·2022), 캔버스에 아크릴, 45.8×60.8㎝(사진=갤러리JJ)
    오현주 기자 2023.01.25
    서용선 ‘겨울 소나무’(A Winter Pine Tree·2022), 캔버스에 아크릴, 58.5×64㎝(사진=갤러리JJ)[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굵은 선과 면, 거침없는 색. ‘한눈에 알아볼 붓질’하면 작가 서용선(72)이다. 그저 시선만 끄는 분방한 볼거리가 아니었다. 1980년대부터 역사·신화·도시 등을 주제로 작품에 등장시켜온 숱한 사람이 그랬다. 그들의 신체를 빌려 속 깊은 성찰을 옮겨냈던 거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인물의 실존적 고통, 팽창하는 도시공간에 눌린 현대인의 불안한 내면을 되돌아보는 작업이었는데. 화면 속에서 끊임없이 배회하는 그들은 모두 작가가 만든 붓길의 정중앙에 놓였다. 물론 자신을 그린 자화상은 더욱 강렬했다. 그랬던 작가가 모처럼 사람을 빼낸 화면을 꺼내놨다. 타이틀도 담백한 ‘겨울 소나무’(A Winter Pine Tree·2022)가 그중 한 점. 빼낸 건 사람만도 아니다. 무성한 소나무의 가지를 쳐냈고 격렬하게 치대던 색과 선도 잘라냈다. 사실 40여년 전 시작한 소나무 연작은 ‘서용선 회화’를 만든 출발선인 동시에 변천사다. 그 세월을 타고 감성보단 본능, 디테일보단 힘을 타고 흘러왔던 터. 이제 새삼 초기의 산수화풍으로 되돌린 작업을 두곤 이렇게 말한다. “휩쓸려오는 새로운 과학문명에 대한 저항감, 과학문명이 놓친 삶의 리듬을 유지하려는 자의식이 발동한 게 아닐까” 한다고.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논현로 갤러리JJ서 여는 개인전 ‘회상, 소나무’에서 볼 수 있다. 신작 소나무 풍경화 9점을 새롭게 발표했다. 서용선 ‘소나무’(Pine Tree·2022), 캔버스에 아크릴, 116.5×90.8㎝(사진=갤러리JJ)서용선 ‘암태도 소나무’(Amtaedo Pine Trees·2022), 캔버스에 아크릴, 45.8×60.8㎝(사진=갤러리JJ)
  • 갈라지고 터지고 금 가지 않은 천년은 없다 [e갤러리]
    김경현 ‘천년을 담다’(2022), 석채·종이열화, 25×25㎝(사진=무우수갤러리)[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갈라질 대로 갈라지고 벗겨질 대로 벗겨졌다. 쩍쩍 벌어진 틈새서 보이는 건 지난한 세월. 하지만 아니다. 그리 담백하게 말할 게 아니다. 고구려 고분벽화를 바탕 삼아 뜨거운 열기와 거친 바람을 거친 뒤 살아남은 그 세월의 균열에, 붉은색과 검은색이 뒤엉킨 누런 황톳빛 역사를 담아뒀다니까. 작가 김경현(58)의 ‘천년을 담다’(2022)가 말이다. 작가는 옛 그림을 바탕 삼아 채우고 그린다. 바위동굴에 새기듯 올린 외현은 기본. 하지만 그 ‘천년’이 어찌 편하게 나오겠는가. 종이에 석채와 광물성 안료를 붓고 말린 위에 다시 종이를 태워 붙인 뒤 또 다시 물감을 붓는 단계를 수차례 반복한단다. 작품에서 마치 주역처럼 보이는 ‘달항아리’ ‘분청사기철화물고기’ 등은 이 바탕을 완성한 뒤에야 비로소 새겨넣은 조역인 셈이다. 고구려부터 조선을 잇는 대서사시. 이를 통해 작가가 다다르려 한 것은 ‘인간 세상사’라고 했다. “천년을 간직한 유물들은 나를 자극하고 화합과 풍요를 상징하는 커다란 항아리 속에 이야기를 담아봤다”고. 작가는 2013년 제32회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부문(한국화)에서 닭과 병아리를 그린 ‘그 어느 날의 대화’로 대상을 받았다. 수묵담채화 하나는 끝내주게 그렸던 작가가 그 붓과 종이를 내려놓고 시도한 ‘고분벽화’는 지난 천년에 말을 건 ‘또 다른 천년’이라고 할까. 내년 1월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무우수갤러리서 문활람과 여는 초대전 ‘문화재복원수복학을 공부한 한국채색화가, 한국의 미를 조명하다!’에서 볼 수 있다. 김경현 ‘천년을 담다’(2022), 종이열화, 32×41㎝(사진=무우수갤러리)김경현 ‘천년을 담다’(2022), 석채· 종이열화, 120×40㎝, (사진=무우수갤러리)
    오현주 기자 2023.01.19
    김경현 ‘천년을 담다’(2022), 석채·종이열화, 25×25㎝(사진=무우수갤러리)[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갈라질 대로 갈라지고 벗겨질 대로 벗겨졌다. 쩍쩍 벌어진 틈새서 보이는 건 지난한 세월. 하지만 아니다. 그리 담백하게 말할 게 아니다. 고구려 고분벽화를 바탕 삼아 뜨거운 열기와 거친 바람을 거친 뒤 살아남은 그 세월의 균열에, 붉은색과 검은색이 뒤엉킨 누런 황톳빛 역사를 담아뒀다니까. 작가 김경현(58)의 ‘천년을 담다’(2022)가 말이다. 작가는 옛 그림을 바탕 삼아 채우고 그린다. 바위동굴에 새기듯 올린 외현은 기본. 하지만 그 ‘천년’이 어찌 편하게 나오겠는가. 종이에 석채와 광물성 안료를 붓고 말린 위에 다시 종이를 태워 붙인 뒤 또 다시 물감을 붓는 단계를 수차례 반복한단다. 작품에서 마치 주역처럼 보이는 ‘달항아리’ ‘분청사기철화물고기’ 등은 이 바탕을 완성한 뒤에야 비로소 새겨넣은 조역인 셈이다. 고구려부터 조선을 잇는 대서사시. 이를 통해 작가가 다다르려 한 것은 ‘인간 세상사’라고 했다. “천년을 간직한 유물들은 나를 자극하고 화합과 풍요를 상징하는 커다란 항아리 속에 이야기를 담아봤다”고. 작가는 2013년 제32회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부문(한국화)에서 닭과 병아리를 그린 ‘그 어느 날의 대화’로 대상을 받았다. 수묵담채화 하나는 끝내주게 그렸던 작가가 그 붓과 종이를 내려놓고 시도한 ‘고분벽화’는 지난 천년에 말을 건 ‘또 다른 천년’이라고 할까. 내년 1월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무우수갤러리서 문활람과 여는 초대전 ‘문화재복원수복학을 공부한 한국채색화가, 한국의 미를 조명하다!’에서 볼 수 있다. 김경현 ‘천년을 담다’(2022), 종이열화, 32×41㎝(사진=무우수갤러리)김경현 ‘천년을 담다’(2022), 석채· 종이열화, 120×40㎝, (사진=무우수갤러리)
  • [e갤러리] 부산화단 대표하던 그 꽃…김춘자 '웃음꽃'
    김춘자 ‘웃음꽃’(2012 사진=미광화랑)[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보랏빛 화분에 피워낸 것은 꽃도 아니고 과일도 아니다. ‘웃음’이란다. 몽환적으로 번지듯 심어낸 자태가 웃음이어도 참 수줍은 미소에 가깝다. 작가 김춘자(66)가 10여년 전 작업한 작품을 다시 꺼냈다. 작가는 30여년간 ‘자연’을 탐닉하는 붓길을 내왔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함께 사는 풍경을 상상 속 이미지로 꺼내왔는데. ‘웃음꽃’(2012)은 그 어디쯤 자리잡힐 단순하지만 풍요로운 정경인 셈이다. 작가 작업의 특징은 위계 없이 동등한 ‘생명존중’에 있다. 화면에 건져내는 사람·동물·식물, 나아가 사물까지 일체의 차별 없이 동등한 자격으로 등장하는데. 이 독특한 화풍이 부산화단을 대표하는 작품세계로 자리매김케 했던 터. 바로 1980∼1990년대 부산미술의 주요 경향 중 하나로 꼽히는 ‘형상미술’이다. 작가의 ‘형상미술’이나 ‘자연·생명관’에는 사연이 있단다. 작가가 둘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느꼈던 태동이 생명력에 대한 성찰로 이어졌다는데. 몸을 깨는 듯한 충격과 진동을 겪은 이후, 이미지를 혼재하는 방식의 형상이 붓끝에 따라붙기 시작했다는 거다. 2월 12일까지 부산 수영구 광남로172번길 미광화랑서 여는 기획전 ‘출발 30인전’에서 볼 수 있다. 송혜수·류병엽·감민경·김성철·정일랑·이한중·이진이·심점환 등 화랑과 연결됐던 부산작가 30인의 작품·소장품 등을 걸었다. 캔버스에 오일. 162.2×112.1㎝. 미광화랑 제공.
    오현주 기자 2023.01.18
    김춘자 ‘웃음꽃’(2012 사진=미광화랑)[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보랏빛 화분에 피워낸 것은 꽃도 아니고 과일도 아니다. ‘웃음’이란다. 몽환적으로 번지듯 심어낸 자태가 웃음이어도 참 수줍은 미소에 가깝다. 작가 김춘자(66)가 10여년 전 작업한 작품을 다시 꺼냈다. 작가는 30여년간 ‘자연’을 탐닉하는 붓길을 내왔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함께 사는 풍경을 상상 속 이미지로 꺼내왔는데. ‘웃음꽃’(2012)은 그 어디쯤 자리잡힐 단순하지만 풍요로운 정경인 셈이다. 작가 작업의 특징은 위계 없이 동등한 ‘생명존중’에 있다. 화면에 건져내는 사람·동물·식물, 나아가 사물까지 일체의 차별 없이 동등한 자격으로 등장하는데. 이 독특한 화풍이 부산화단을 대표하는 작품세계로 자리매김케 했던 터. 바로 1980∼1990년대 부산미술의 주요 경향 중 하나로 꼽히는 ‘형상미술’이다. 작가의 ‘형상미술’이나 ‘자연·생명관’에는 사연이 있단다. 작가가 둘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느꼈던 태동이 생명력에 대한 성찰로 이어졌다는데. 몸을 깨는 듯한 충격과 진동을 겪은 이후, 이미지를 혼재하는 방식의 형상이 붓끝에 따라붙기 시작했다는 거다. 2월 12일까지 부산 수영구 광남로172번길 미광화랑서 여는 기획전 ‘출발 30인전’에서 볼 수 있다. 송혜수·류병엽·감민경·김성철·정일랑·이한중·이진이·심점환 등 화랑과 연결됐던 부산작가 30인의 작품·소장품 등을 걸었다. 캔버스에 오일. 162.2×112.1㎝. 미광화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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