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2015년, 한국지엠이 ‘게임 체인저’라는 타이틀을 앞세운 쉐보레 더 넥스트 스파크를 출시하며 경차 시장의 판도 변화를 추구했고, 기아차는 새로운 올 뉴 모닝의 출시를 앞두고 들어온 쉐보레의 공세에 파격적인 사은품을 제시하며 시장 경쟁의 우위를 지키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17년 3월, 게임 체인저 더 넥스트 스파크와 스마트 콤팩트 올 뉴 모닝을 제주도에서 만났다.
먼저 출시된 쉐보레 더 넥스트 스파크를 먼저 살펴보면 3,595mm의 전장과 1,595mm의 전폭 그리고 1,475mm의 전고는 국내 경차 기준을 그대로 반영한 모습이다. 참고로 휠 베이스는 2,385mm이다. 참고로 더 넥스트 스파크는 GM 고유의 성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시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모습이다.
한편 후면 디자인은 균형감이 돋보이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인상적이며 차체의 폭이 넓게 보이는 후면 범퍼를 적용했다. 한편 더 넥스트 스파크는 렌탈 차량으로 트림 중간 급 모델인 LT 트림이며 165/65R 14인치 규격의 타이어와 5-스포크 알루미늄 휠을 장착했다.
위기 속에서 등장한 2017 올 뉴 모닝은 3,595mm의 전장과 1,595mm의 전폭 그리고 1,485mm의 전고를 가지고 있으며 휠 베이스는 더 넥스트 스파크 대비 15mm 긴 2,400mm에 이른다. 아무래도 경차 규격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차체 크기로는 더 넥스트 스파크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디자인으로 느껴지는 감성은 사뭇 다른 것이 사실이다. 더 넥스트 스파크는 이전보다 차분한 느낌이라면 올 뉴 모닝은 점점 격렬한 경쟁이 이어지는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듯 강렬한 이미지가 돋보인다. 특히 헤드라이트는 더욱 화가 난 모습인데 최근 페이스 리프트를 거친 올 뉴 코란도 C를 보는 기분이 든다.
이번 비교 시승을 위해 준비된 2017 올 뉴 모닝도 렌터카로서 하위 트림이 준비된 덕에 스틸 휠과 휠 커버 등이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올 뉴 모닝 역시 대대적인 변화를 택했다. 운전석을 향해 기울인 대시보드에 올려져 있는 듯한 오디오 패널이 자리하며 대시보드 양끝에는 실린더 형태의 에어 밴트를 적용했다. 전체적인 구성은 아우디의 콤팩트 차량들이 선보인 실내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느낌이다. 스티어링 휠은 꽤 세련된 모습이다.
실내 공간을 본다면 두 차량 모두 얼마나 효율적인 공간을 추구했는지 느낄 수 있다. 작은 차체에서 만족스러운 공간을 내기 위해 두 차량 모두 실내 공간에 많은 노력을 기했다. 두 차량 모두 1열 공간은 성인 남자가 앉아 만족스러운 시트 포지션을 구현할 수 있었는데 트림 차이인지 올 뉴 모닝의 경우 운전석 시트 높이 조절이 되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더 넥스트 스파크와 올 뉴 모닝은 경차라는 기술적 제한 아래에서 최적의 출력과 효율을 내기 위한 소형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더 넥스크 스파크의 경우 기존 스파크의 4기통 엔진을 개량하기 보다는 아예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기아는 기존의 카파 엔진을 개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더 넥스트 스파크의 새로운 1.0L 3기통 엔진은 75마력과 9.7kg.m의 토크를 내며 ‘카파 1.0 에코 프라임(Eco Prime) 엔진’을 탑재한 올 뉴 모닝은 76마력, 9.7kg.m의 토크를 내 경차 시장에서의 맞대결이 당연하게 보인다. 참고로 두 차량의 연비는 각각 14.7km/L와 15.4km/L로 올 뉴 모닝이 소폭 우위를 점한다.
이전의 스파크와 구 모닝 비교 시승에서 얻은 경험, 그리고 더 넥스트 스파크와 구 모닝의 비교 시승에서도 얻은 경험은 바로 ‘역시 주행 경험으로는 스파크가 우위에 있다’는 점이었다. 때문일까? 기아차는 올 뉴 모닝을 공개하며 ‘기본기의 강화’에 큰 무게를 뒀다. 다만 출시 이후 올 뉴 모닝을 경험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그 변화의 정도가 참 궁금했다.
일단 주행의 첫 인상은 더 넥스트 스파크의 손을 들어주고 싶었다. 두 차량 모두 아이들링 상태에서 자잘한 진동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특히 이미 누적 주행 거리가 4만 km에 육박한 더 넥스트 스파크는 페달을 통해 느껴지는 부드러움을 강점으로 드러냈다. 특히 엑셀레이터 페달 조작 시에 거친 감성이 느껴진 올 뉴 모닝과 확실히 대비되어 그 만족감이 더욱 높았다.
이왕 모닝의 단점을 이야기한 김에 올 뉴 모닝의 아쉬운 점을 조금 더 이야기한다면 조향에 대한 감각을 언급하게 된다. 사실 구 모닝의 경우 정확한 감각은 부족하지만 경쾌한 맛이 있었다면 이번 올 뉴 모닝은 조향 시 손 끝으로 전해지는 이질감이 상당히 크게 느껴졌고 노면의 정보도 명확하지 못한 점이 느껴졌다. 이 부분은 엔트리 모델에서도 만족스러운 조향 감각이나 정보 전달 능력을 자랑하는 쉐보레 측의 일방적인 리드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거칠고 불규칙한 노면을 지날 때에도 올 뉴 모닝은 적당히 충격을 덜언면서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안락하면서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구현하고 또 코너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차량의 주행이 추구해야 할 ‘양면성’을 모두 품게 된 것이다.
이는 올 뉴 모닝과의 비교에서도 확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올 뉴 모닝이 분명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고속 주행이나 연속된 코너 주행에서의 안정감이나 균일한 움직임의 연출은 더 넥스트 스파크가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매력은 부분부분으로 나뉘는 게 아니라 엔진, 변속기, 하체 그리고 브레이크 등 주행의 구성을 이루는 각 요소들의 조화로 이어져 어떤 상황에서도 높은 만족을 느낄 수 있었다.
제주도에서 만난 기아차 올 뉴 모닝은 분명 좋아졌고, 또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기존의 구 모닝과 비교한다면 분명 장족의 발전이다. 특히 다양한 안전 사양이나 편의 사양의 추가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다만 이번에도 역시 ‘주행’만큼은 경쟁자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리고 사실 더 넥스트 스파크 역시 발전된 상품성과 IT 친화에 초점을 맞춘 상품성을 갖췄다는 점 역시 외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시 한 번 쉐보레가 자신 있게 외쳤던 말이 떠오른다
“타 보면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