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엔 남이 없어요, 모두 내 엄마고 형제"…분향소 찾은 시민들 '오열'

27일 오전 밀양 세종병원 희생자 합동분향소 차려져
시민들 "밀양사람은 다 내 가족같아" 눈시울 붉혀
文 대통령 분향소 찾아 유가족 위로
이낙연 총리 등 각계에서 조화 보내
  • 등록 2018-01-27 오후 4:08:02

    수정 2018-01-27 오후 4:08:02

27일 오전 경남 밀양시 삼문동 밀양문화체육회관에 마련된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이 분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이슬기 권오석 기자] “밀양엔 남이 없습니다. 모두 내 엄마고 형제입니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은 김옥남(56)씨는 눈물을 삼키며 말했다. 김씨는 “밀양은 동네가 좁아서 다 내 엄마와 아버지나 다름 없다”며 “남의 일이 아니다 보니 마음이 심란해서 말도 횡설수설하고 희생자를 기리는 것이 먼저다 생각해서 왔다”고 덧붙였다.

27일 오후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참사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밀양 문화체육회관엔 슬픔에 잠긴 유족들과 조문객들로 인해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37명의 영정 앞에 선 시민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하얀 조화를 위패 앞에 고이 놓았다. 일부 조문객들은 슬픔을 참지 못하고 오열하기도 했다. 영정 사진 앞에서 큰 절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27일 오후 2시쯤 밀양 삼문동 문화체육회관에 문을 연 합동분향소에는 떠난 친지와 이웃을 추모하려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조문객들은 체육회관 밖까지 길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렸다.

이번 참사로 친구를 잃었다던 이상희(73)씨는 “뉴스를 보고 설마설마 했는데…. 희생자 중에 친구가 있단 얘기를 듣고 마음이 쿵쿵거렸다”고 했다. 이씨는 이어 “쾌활하고 명랑한 친구였다, 동네 친구이자 같은 천주교 신자다. 친구를 이렇게 잃어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희생자들과 친분이 없는 주민들도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발걸음 했다.

이날 남편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전효숙(48)씨는 “사고 소식을 뉴스로만 접하다가 직접 분향소를 찾으니 가슴이 더 아프다”며 연신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지인들과 함께 합동 분향소를 찾았다는 김혜수(72)씨는 “우리 지역에서 이런 사고가 난 건 매우 불행한 일이며 전혀 남의 일 같지가 않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참사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밀양 문화체육회관을 방문, 분향 참배한 뒤 유족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오전 11시쯤 문재인 대통령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유가족과 일일히 악수하며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분향소엔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등이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했다. 이날 오후엔 조중묵 소방청장도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앞서 지난 26일 오전 7시 29분께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1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37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치는 등 화재로 인한 사상자가 총 188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27일 오전 10시 발화지점을 찾기 위한 정밀 감식에 나섰다. 경찰은 잠정 감식 결과 등을 기초로 27일 오후 6시 경남밀양경찰서에서 언론 브리핑을 가질 예정이다. 경찰은 전날 1차 감식에서 세종병원 1층 응급실 내 탈의실(탕비실)공간을 발화지점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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