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향해 울린 두 발의 총성…박근혜 '소주병 테러' 회자된 이유

日 '부실 경호' 논란에…지난 3월 朴 '소주병 테러' 재조명
당시 경호원들 일사분란한 대처
  • 등록 2022-07-11 오후 12:17:08

    수정 2022-07-11 오후 12:17:08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난 8일 대낮 유세 도중 허술한 경호로 총에 맞아 숨지며 일본 내에서도 당시 현장 경호가 미흡했다는 비판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3월 발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명 ‘소주병 테러’ 당시의 철통 경호가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사진=나라=AP/뉴시스, 연합뉴스)
11일 NHK·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현지에서는 아베 전 총리의 피격 당시 현장 경호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장에서 경비 업무를 봤던 경찰관들의 경찰 조사에서 “첫 번째 총성이 울린 뒤에야 수상한 사람을 처음으로 인식했다”는 진술이 나왔다고 한다.

나라현 나라시 유세 경비 총책임자였던 나라현 경찰본부 오니즈카 도모아키 본부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아베 전 총리에 대한 경호, 경비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며 경호 실패를 인정했다. 그는 “27년 경찰관 인생에서 가장 큰 회한이다. 책임의 무게를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첫 번째와 두 번째 발포 사이 3초간 경호 인력들이 아무런 조치를 못한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일본 경찰 특수급습부대(SAT) 출신인 이토 고이치 경사는 “첫 총격 이후 대응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경호를 맡은 경찰관의 가장 기본적 규칙은 문제가 생겼다고 느꼈을 때 경호 대상자의 머리를 숙이게 한 뒤 현장에서 빠져나가도록 하는 것인데 첫 총격 이후 이런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경호 공백을 지적했다.

피격 영상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의 오른쪽 뒤편에서 야마가미가 접근하는게 보인다. 보도에 서 있다가 차도로 들어와 성큼성큼 걸어왔고 7~8m 부근에서 총기를 꺼내들고는 조준 사격하듯 두 발을 쏜다. 두 번째 총을 쏜 지점은 4~6m의 매우 가까운 지점이었다.

영상에서 아베 전 총리는 첫 폭발음이 날 때 뒤를 돌아보았고 그때 치명상을 입었다. 아베 전 총리가 몸을 45도 이상 뒤로 돌린 상황에서 오른쪽 뒤편에서 계속 다가오던 용의자가 발포, 아베 전 총리의 심장에 도달할 정도의 상처를 냈다. 첫 폭발음을 듣자마자, 경호원들이 아베 전 총리를 엎드리게 하거나 용의자 쪽으로 누군가 뛰어들기라도 했다면 용의자가 두번째 총알로 심장을 정확하게 저격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경호 수준 차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 3월 박 전 대통령의 소주병 테러 당시 철통 경호가 훌륭했다는 글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24일 특별사면 이후 대구 달성군 사저 앞에서 지지자들과 동네 주민을 향해 “오랜만에 여러분께 인사를 드린다. 힘들 때마다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군으로 돌아갈 날만을 생각하며 견뎌냈다”고 인사했다.

이 때 한 남성이 갑자기 나타나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을 던졌다. 당시 소주병은 박 전 대통령 3m가량 앞에 떨어졌고, 파편이 박 전 대통령의 1m 앞까지 튀기도 했다.

이에 “엄호해”라는 소리와 함께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 근처로 모여들어 방탄판을 펼쳤다. 특히 한 여성 경호원은 소주병이 날아온 순간 병 파편을 발로 막고 빠르게 박 전 대통령을 엄호했다. 사전에 이 위험을 감지한 한 이 여성 경호원은 소주병이 떨어지기도 전에 두 손을 번쩍 들면서 달려가 막아섰다.

곧바로 다른 경호원들도 망설임 없이 박 전 대통령을 둘러쌌다. 또 다른 경호원은 가방 방패를 곧바로 펼쳐 후속 테러를 대비했다.

한국 누리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소주병 테러’ 당시 경호원들의 빠른 대처와 아베 전 총리의 피격 당시 일본 경호원들의 부실 경호를 비교하며 “아베 경호원들이 너무 허술했던 것 같다” “한국 경호원의 민첩한 경호 실력 대단하다” “일본은 진짜 경호 참사였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경호처 측은 이번 일본 전 총리 피격사건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의 경호체계를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대통령경호법)에 근거해 대통령을 경호하는 한국보다 시스템이 다소 느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호처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서 행사도 많아지고 국민과의 접촉면도 넓어진 만큼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 왔다”며 “이번에 일본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 만큼 보다 종합적으로 고려해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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