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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병의 시발점으로 지목되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회. 첨탑을 세워 겉으로 적극 모습을 드러내려는 여타 기독교 교회와 달리 베일에 싸여 있던 신천지 교회의 전국 주소가 공개됐다. 코로나19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번지자 신천지 측이 22일 저녁 홈페이지에 ‘전국 교회 및 부속기관 주소지 방역 현황’을 공개, 방역을 완료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지역별로 △서울 170 △경기 242 △인천 65 △대전 31 △세종 2 △대구 22 △부산 38 △광주 92 △울산 20 △강원 76 △충청 81 △전라 128 △경상 128 △제주 5 등 전국 총 1100개소에 달한다.
23일 이데일리는 서울 서대문·마포·동대문·용산구 일대의 몇몇 신천지 교회와 부속시설을 방문했다. 대부분 대로변 오피스텔이나 한적한 주택가의 상가에 자리한 신천지 교회는 지난 21일 서울시가 일시 폐쇄와 방역 조치를 내린 이후 굳게 문을 닫은 채 적막이 감돌고 있었다.
신천지가 2~5층을 예배당으로 쓰는 것으로 밝혀진 서대문구 소재 한 8층짜리 오피스텔은 1층 출입문부터 아예 폐쇄돼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 엘리베이터 문을 여니 “3층 4층 5층 당분간 사용 중지합니다”라는 문구가 써 있었다. 계단을 통해 각 층을 둘러봤는데 예배당 문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방역 완료하였고 폐쇄조치한다’는 문구와 함께 굳게 닫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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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예배당이 건물 밖에서만 봐서는 교회인지 전혀 식별할 수 없다는 점이 독특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나와 있는 안내도 ‘S교회’, ‘N교회’ ‘W교회’처럼 돼 있고 ‘신천지예수교’라는 설명이 전혀 없었다. 보통 개신교의 경우 ‘OO교회-대한예수교 장로회’처럼 교회 개별 이름과 종파를 같이 표기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동대문구 소재 교회 인근 주차관리인인 A씨는 “원래 교인들이 스타렉스 같은 12인승 승합차에 사람들을 가득 태워서 매일 왔었다. 부부가 된 지 얼마 안 된 사람도 갓난아이를 데리고 와서 기도한다”며 “지난주 일요일에도 예배했었고 교회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교통정리도 하더라”고 평소 풍경을 전했다.
용산구의 한 교회 건물 주변에서 장사를 하는 B씨는 “요즘 젊은이들이 취업하기도 어렵고 사회적으로 성공하기도 어려운 세상”이라며 “서강대, 고려대 같은 명문대에 다니는 애들도 있다고 하는데 대부분 돈보다 ‘천국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천지 교회 주변에서 일하는 이들은 이번 지자체의 조치가 감염증 확산을 위해 반드시 필요했다고 입을 모았다. B씨는 “만약 확진자가 나타났다면 건물 자체를 폐쇄하고 건물 근무자들을 모두 격리시켜야 한다”며 “예방 차원에서 소독, 방역을 하고 사람들 못 오게 폐쇄한 것은 당연한 절차다. 여기에 당분간 나오지 말라고 이야기 했으니까 신도들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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