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시계` 멈춘 현대차 노조…20일까지 파업 보류(종합)

노조, 사측과 성실교섭 기간 갖기로‥내일 임단협 협상 재개
사측서 지속적인 교섭 의지 내비친 점이 주효
'연대행동 선언'기아·한국지엠 노조 연쇄 파업도 보류
  • 등록 2021-07-13 오후 4:52:25

    수정 2021-07-13 오후 4:58:52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첫 파업 위기에 놓였던 현대자동차(005380)의 파업시계가 잠시 멈췄다. 현대차 노동조합이 사측의 교섭 재개 요청을 받아들여 파업을 보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노사 교섭 대표가 지난해 8월 13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올해 임금협상 상견례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부 노조 집행부, 3개조 철야농성 시작

현대차 노조는 13일 오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20일까지 파업을 보류하고 사용자 측과 집중교섭을 위한 성실교섭 기간을 갖기로 했다.

노조의 교섭 재개 선언은 사측이 지속적으로 교섭 의지를 내비쳤던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일 사측 대표인 하언태 현대차 사장은 이상수 현대차 노조위원장을 만나 교섭 재개를 희망했다. 사측은 또 이날 오전에 재차 교섭 재개 공문을 보내면서 교섭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노조는 오는 20일까지 정상근무를 하고 내일(14일) 오후 곧바로 임금과 답체협약 협상 재개에 나선다. 다만 상무집행위원회 등 일부 집행부는 현대차 본사 정문에서 유인물을 배포하고 3개조로 철야 농성을 시작한다.

앞서 노조는 지난 7일 쟁의활동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찬성 73.8%가 찬성한 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가 노동쟁의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합법적인 파업 등 쟁의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 사측을 압박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사가 회사 위기에 공감하며 2년 연속 무분규(말썽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달성해온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내 다시 노사갈등 양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사측서 기존보다 진전된 방안 제시 관측도

업계에서는 노사가 다시 한 테이블에 앉기로 한 만큼 사측이 기존보다 진전된 안을 제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측은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기본급 5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100%(기본급+통상수당 기준)에 추가 3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200만원을 지급하는 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기본급 9만9000원 인상(정기호봉 승급분 제외)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최장 만 64세 정년연장 △전기차 생산에 따른 일자리 유지 등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년연장은 지금 당장 사측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로 노사가 결론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걸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다시 테이블에 앉았다는 것은 사측에서 기존보다 나아진 안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보류하면서 정년 연장을 바탕으로 공동전선을 펼치고 있는 완성차업계의 연쇄파업도 보류됐다.

기아차(000270) 노조는 “현대차지부의 압도적 쟁의행위 결의를 지지하며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연대 투쟁 의지를 밝혔다. 기아 노조는 사측과 몇 차례 교섭을 더 진행한 뒤 중노위에 쟁의조정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연대 투쟁 대열에 합류한 한국지엠 노조도 쟁의 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마치고 중노위에 신청한 쟁의조정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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