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하느니 지원금 받죠"…코로나발 구인난에 발동동

"사람을 쓰고 싶어도 사람이 없어요"
기업은 재택근무 종료 후 퇴사 러시
  • 등록 2021-11-18 오전 12:00:00

    수정 2021-11-18 오전 11:13:57

[이데일리 정병묵 이용성 기자] 서울 성동구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이모(49)씨는 음식 조리부터 홀서빙까지 홀로 도맡아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인건비를 줄이느라 혼자 했고 그만큼 손님도 없어 버틸 만 했지만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 이후엔 사람을 구하려고 해도 구할 수가 없다. 이씨는 “지난달부터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를 인터넷에 올렸는데, 지금까지 연락 한 번 오지 않아 공고를 잘못 올린 줄 알았다”며 “사람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고 토로했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식당 입간판에 구인광고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뉴스1)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모(48) 대표도 요즘 구인난에 속을 썩는다. 그는 “단기계약직의 경우 면접만 보고 출근은 안한다. 정부에서 주는 각종 지원금을 타기 위한 형식적인 구직 활동이지 실제로는 일할 생각이 없다”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환장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이후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속속 돌아가고 있지만 곳곳에서 삐걱대는 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대불황을 거치며 노동시장에서 사라진 인력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으면서 각 업계에선 때 아닌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젠 24시간 영업이 가능하지만 식당은 일할 사람이 없어 문을 일찍 닫는 곳이 나오고, 택시기사가 부족한 탓에 밤 12시 이후에는 택시를 잡기 위한 ‘귀가 대란’이 펼쳐지고 있다.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이른바 ‘위드 코로나의 역습’이다.

유수의 기업들도 애를 먹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소속감이 급격히 떨어진 직원들이 잇달아 퇴사 또는 이직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MZ 세대’를 중심으로 재택근무에서 회사 출근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위드 코로나 시행 후 구인난은 해외에서도 이미 포착된 바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온라인 거래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오프라인 세계에서는 항만 하역 근로자나 트럭운전사 등 구인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구인난으로 아르바이트 시급을 올리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노동시장이 급격히 변하면서 비대면 시장으로 노동자가 쏠리고 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추세가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노동시장 급변에 발맞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중점을 두는 새로운 인사관리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시장에 수요가 늘고, 대면 시장이 움츠러드는 등 노동시장이 대격변에 들어갔다”며 “배달 등 플랫폼 일자리에 노동자들이 쏠리고 있고, 전통적인 대면 시장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해도 코로나19 이전의 노동 시장으로 원상회복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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