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4일’ 서울 무상급식 부결…첫 ‘셀프탄핵’ 오세훈[그해 오늘]

2011년 8월 24일 서울시 무상급식 조례안 놓고 투표
무상급식 예산 695억원 신설로 시장 주요 사업 예산 삭감
정쟁의 한가운데 휘말리면서 결국 25.7%의 낮은 투표율 속 미개표
시장직 걸었던 오세훈 끝내 서울시장 사퇴
  • 등록 2022-08-24 오전 12:03:00

    수정 2022-08-24 오전 12:03:00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2011년 8월 24일. 180여억원의 혈세를 들인 주민투표가 개봉함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폐기됐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은 이틀 뒤 선거 무산의 책임을 떠안고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한국 정치 역사상 첫 셀프 탄핵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11년 무상급식 투표 관련 입장표명 기자회견을 통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투표에 참여줄 것으로 독려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
발단은 무상급식 조례안이었다. 오 시장은 재선 서울시장이었지만 당시 서울시의회 구성은 썩 유리한 형편이 못 됐다. 시의원 114명 중 76명(67%)이 민주당 소속으로, 시장이 기획한 사업에 예산을 뒷받침 받기 어려운 구조였다.

2011년 서울시 예산 20조6000억원 가운데 무상급식 예산 695억원이 편성되면서 오 시장이 특히 역점을 뒀던 서해 뱃길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경인 아라뱃길을 통과한 여객선이 한강에 합류할 수 있게끔 양화대교 교각 2개를 철거하고 아치 형태로 만드는 사업이었다.

오 시장은 6개월 간 시의회에 나오지 않는 등 힘겨루기에 나섰다. 시의회를 압박하기 위해 무상급식 문제를 주민투표에 붙이자는 제안도 내걸었다.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무리하게 걸었던 것이 바로 ‘시장직’이다.

현재도 그렇지만, 오 시장은 당시에도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였다. 오 시장이 주민투표를 밀어붙이자 풍선의 다른 쪽이 솟아 올랐다. 대선 출마용으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기획했다는 뒷말이 나왔다.

오 시장이 이를 의식해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했는데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당시 야권은 투표 자체를 무산시키기 위해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였다. 개표 가능선인 33.3% 투표율을 위해 오 시장은 끝내 시장직을 걸었다. 투표를 3일 앞두고 내건 초강수였다.

8월 24일 주민투표 투표율은 최종 25.7%에 그쳤다. 215만7744표가 그대로 사장됐다. 후폭풍은 거셌다. 오 시장이 떠난 서울은 박원순 전 시장에게 3선을 허락했다. 안철수 열풍이 불어닥쳤던 것도 이 시기다.

오 시장 개인에게도 뼈아픈 선택이었다. 이후 5년간 오 시장은 정치권에서 한 발 물러서 있어야 했다. 이후에도 2016년과 2020년 서울 종로와 광진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각각 정세균·고민정 의원에게 패퇴했다.

오 시장은 훗날 이 때를 반추하며 “‘시간 이동’ 능력을 갖고 싶다”고 했을 만큼 후회가 컸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갖고 싶은 능력’에 대해 시간이동을 꼽으면서 “2011년 서울시장직을 사퇴하기 직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월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출구조사를 확인한 뒤 승리를 확신하며 환호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긴 세월 야인으로 있던 오 시장은 지난해 4월8일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며 10년 만에 서울시장직 복귀에 성공했고 연이어 재선하면서 재기에도 완연하게 성공했다. 76년의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시장 중 유일한 4선 시장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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