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기업결합 심사가 끝난 뒤 SK에서 통합법인으로 이직할 인력도 10명 미만이어서 지상파와 통신사(SK텔레콤)간 화학적 결합까지 가는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는 앞으로 SK텔레콤의 미디어 사업전략은 푹+옥수수보다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법인’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데 힘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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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OTT 푹(POOQ)을 운영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은 이달 초 이태현 전 KBS콘텐츠사업국장을 대표로 선임하면서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조직개편에서는 푹을 운영하던 기존 인력 70여명에, SK브로드밴드 출신 5명과 SK텔레콤 출신 2명이 포함됐다. CFO는 브로드밴드 출신이, 텔레콤 제휴 상품 마케팅 및 대리점 관리 등을 하는 마케팅 그룹장은 SK텔레콤 출신이 맡는다. 기술이나 기획 분야는 푹 출신들이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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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푹과 옥수수가 같은 업을 해서 인력의 중복성이 많은 상황이어서 그렇다”며 “푹에 가기 싫어한다는 것은 오보”라고 말했다.
푹 관계자는 “이번 통합이 합병이 아니라 옥수수의 영업을 양수도 하는 것이어서 가겠다고 지원하는 사람에 한해 우리와 역할이 맞아야 올 수 있지 않겠냐”면서도 “글로벌 마케팅이나 콘텐츠 기획 등에서 실무 인력을 외부 공모로 충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푹에는 10일자로 실무자 3명이 추가돼 SK측 인력이 7명에서 10명으로 늘어나 이날부터 근무하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마케팅 연계는 시작..콘텐츠 투자·글로벌 진출은 시간 걸릴 듯
지상파와 SK텔레콤간 토종 OTT 혈맹으로 주목받았던 ‘푹+옥수수’에서 진행되는 협업은 올해 10월 4일까지 SK텔레콤이 ‘POOQ 앤 데이터(월 9900원·SKT 가입자는 월 7900원)’에 가입하는 사람에게 3개월간 월 100원으로 할인해주는 이벤트 정도다.
옥수수에 있는 ‘5GX관’이나 스포츠 콘텐츠의 푹 통합 정도는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후 옥수수 운영권이 푹으로 오면 진행될 전망이나, 통합법인이 약속했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나 글로벌 진출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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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의 주문형비디오(VOD)는 월정액으로 모아 팔 수 있지만 CJ 콘텐츠는 통합법인 출범이후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SBS와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한 드라마 배가본드를 9월에 넷플릭스도 방영키로 하는 등 지상파 방송사들도 점차 ‘푹+옥수수’ 독점권을 인정하는 않는 추세여서, 외자 유치 이후 대규모 콘텐츠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토종 OTT’ 연합군으로서의 지위도 흔들릴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가 6월 중 마무리되고 하반기 외자가 들어와도 ‘푹+옥수수’가 자기 궤도에 오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SK입장에선 CFO와 마케팅 담당 정도만 파견한 상황이어서 사업 시너지에 2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