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얘기하려다”...김웅, 민주당엔 "어이없어"

필리버스터 중 "성범죄는 스트레스로 이뤄져"
발언 사과하면서도 민주당 비판에 '발끈'
  • 등록 2020-12-12 오전 12:01:26

    수정 2020-12-12 오전 12:19:4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중 “성폭력 범죄는 충동에 의해 이뤄진다”고 발언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사과를 요구하자 “어이없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김 의원은 이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필리버스터 과정에 제가 했던 말에 대해 평소 소중한 의견으로 받아들였던 권모 변호사님, 김해 김모 님 등이 따끔한 질책을 해주셨다”고 운을 뗐다.

그는 “사실 전체 주제 중에 극히 짧은 이야기였고, 그 이야기의 전후를 들으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고 조두순 같은 특정 부류의 범죄자에 대한 지금의 대책이 오히려 재범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는데, 민주당에서는 그걸 ‘역시 아무나 필리버스터 못한다’하며 일부분만을 뜯어내 확산시키는 것을 보고 매우 화가 났다”고 했다,

이어 “다른 곳도 아니고 박원순 피해자를 공격하는 무리에게 그런 모략을 당하는 것을 용납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성폭력 피해자 지원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래서 얼마 전 조두순 출소를 앞두고 그 피해자를 지원한 신모 교수님과 대화를 나누었다”며 “조두순의 심리상태와 수형기간 중의 교정 여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듣다, 조두순 같은 유형은 통상적인 판단능력과 인지능력이 없기에 현재 말하는 재범 방지책이 오히려 재범위험성을 키울 수 있다는 말씀을 들었다. 그런 부류는 각종 제한이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충동을 발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실무에서 경험한 내용도 유사한 사례가 많았다. 발찌 같은 것은 그냥 끊고 오히려 흉폭해지는 부작용도 봤다. 그래서 심리치료와 피해자 및 지역에 대한 지원이 병행되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완전 관심 밖인 것에 대해 문제 제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성폭력피해자 지원 이야기를 하다 조두순 사례를 이야기한 것인데, 본의와 달리 전달된 것 같다”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평소 산재와 성폭력 피해자 지원에 대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다른 곳도 아니고 민주당에서 그걸 호도하는 것은 참 어이가 없고, 그런 무리에 빌미를 제공한 것 같아 스스로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이런 범죄의 재범을 막는 방법에 대해서는 좀 더 과학적이고 냉철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실망하신 분들께는 죄송하다”고 전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의원은 이 글을 올리기 앞서 민주당의 비판에 “앞뒤 말 자르고 정치공작하는 능력은 역시 탁월하다. 부산시장, 서울시장, 최근 구의원 등 성폭력 하면 일가견 있는 성폭력전문당으로부터 이런 더러운 공격을 받으니 어이가 없다”며 “성폭력피해자 지원해야 한다는 제 말에 좀 더 신경 쓰시든지, 아님 자기 당 성범죄에 대해 반성이나 하고 남을 비판하라”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김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무제한 토론에서 “성폭력 범죄라는 건 충동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 충동의 대부분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서 스트레스가 폭발하는 경우가 많다. 불필요한 스트레스나 침해 같은 게 있는 경우 오히려 성폭력 전과자들의 재범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고 나온 사람들에 대해서 규제를 많이 하고 발찌를 더 강화해서 채우고 CCTV를 달고 이러면 재발이 방지될 거라고 보통 생각하시는데 그렇지는 않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김 의원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발언을 했다. 검찰 부장검사까지 지낸 김 의원의 인식 수준이 참으로 저급하기 짝이 없다”며 국민의힘에 곧장 징계 절차를 밟으라고 당 차원의 조치를 촉구했다.

강 대변인은 또 “김 의원의 필리버스터는 성범죄자를 위한 것”이냐며 “피해자의 삶을 망가뜨리는 일종의 인격 살인인 성범죄를 한낱 스트레스에 의한 것으로 치부하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조두순 출소가 다가온 상황에서 국민 여러분의 불안과 공포가 크다”며 “그런데 김 의원의 말대로라면 조두순의 재범을 막기 위해 조두순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면 되는 것이냐”고도 지적했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도 “성폭력을 일으키는 건 권력이지 충동과 스트레스가 아니다”라며 “성범죄자의 ‘충동’은 언제나 약자에게만 선택적으로 발현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김 의원의 말에선 성범죄자에 대한 동정마저 느껴진다”며 “성폭력은 ‘못 참아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게 아니라, 철저히 선택적으로 ‘약자에게 폭력을 저지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김 의원 발언에 대해 즉각 대국민 사과와 재발방지책을 요구하며 당 차원의 조치를 촉구했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김 의원의 발언은 성범죄자를 옹호하는 얼토당토않은 발언”이라며 “전직 검사 출신으로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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