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의 여왕]한국 분유 잘 팔린다는데..中 전체 7조 시장에 2000억도 안 돼

  • 등록 2014-04-19 오전 6:00:00

    수정 2014-04-19 오전 6:00:00

‘휴롬’ 원액기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요즘 상하이에서 잘 팔리는 상품은 ‘휴롬’입니다. 쿠쿠나 리홈쿠첸의 밥솥도 잘 나가구요.”

16일 한국 무역협회 상하이지부에 직접 전화를 했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 수출품으로 인기를 끄다고 홍보하는 제품들이 실제로 잘 나가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바나나맛 우유는 한인타운의 ‘천사마트’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삼익피아노는 잘 팔린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송형근 지부장은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이 부품이나 중간재를 수출한다”며 “중국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내수 소비재의 비중은 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대중 무역 사상 최대 수출 실적 및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달성한 것이다. 품목별로 수출 급증 부문을 살펴보면, 기타 전자응용기기 66%, 경보신호기 부품 50%, 파라크실렌(폴리에스터계 섬유 원료) 46% 등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내수중심 성장목표를 밝힌 가운데 중국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이 중국 내수시장에서 성공하기란 하늘에 별따기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주 ‘재테크의 여왕’은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 실패 케이스를 살펴본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국 수출을 성장 모멘텀으로 강조하지만 실제 매출과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곳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①이마트, 롯데백화점..유통업체들 고전

상하이 인근 까르푸 매장에 자주 간다는 송 지부장은 “넓은 까르푸 매장에 고객이 별로 없다”며 “지속적으로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 유통업체들이 중국 시장 진출을 시도했지만 성공한 케이스가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국 기업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송 지부장은 최근 좌담회에서 만난 이마트 관계자의 애로사항을 전했다. ‘천사마트(소규모 유통체인)’ 같은 업체들은 그마나 통관이 쉽지만, 이마트 등 대형업체는 검수가 지나치게 까다로와 물품 공급이 쉽지 않다고 했다. 중국 내 매장수를 늘리고 있는 롯데백화점도 큰 수익은 내지 못한다고 전했다.

다만 2004년 합작회사를 설립해 진출한 ‘동방CJ’는 지분 투자로 10배 이상의 수익을 냈다. 광저우 실패를 딪고 지난 2011년 상하이로 재진출한 현대홈쇼핑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②한국산 ‘생우유’ 대박이라는데..“글쎄”

백운목 대우증권 이사는 한국 식음료 기업 중 성공한 곳은 ‘오리온’ 밖에 없다고 했다. 매출 1조원이란 의미있는 가시적 성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나머지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국 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농심, 남양유업, 풀무원, 뚜레주르 등이 공략을 시도하지만 아직까지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기 힘든 수준이란 설명이다. 백 이사는 “성공의 관점이 다를 수는 있지만 중국 시장 진출 성공으로 판단하려면 적어도 매출이 1조원을 넘어야 한다”며 “100억원 내외의 매출로는 성장이라 말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한국산 분유들이 앞다퉈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전체 중국 시장에 비해선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중국 전체 분유 시장은
중국 ‘바나나맛 우유’ <출처: 엘리스 스토리>
약 7조원 정도인데, 이중 한국 기업들의 전체 매출을 다 합쳐도 20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최근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연세우유, 남양우유 등도 마찬가지다. 국내 우유업체 중 중국내 매출 1위인 연세우유의 올해 목표액도 2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연세우유 관계자는 “한국산 생우유가 지리적 이점 때문에 다국적 기업들의 멸균 우유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개척해야 할 시장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빙그레 ‘바나나 우유’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도 있었다. 김혜미 이트레이딩 증권 연구위원은 “바나나 우유는 빙그레가 먼저 적극적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한 것이 아니라 한국에 관광 온 중국인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알려졌다”며 “향후 중국 법인 설립 후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이후 ‘바나나맛 우유’ 중국 수출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이 150억원 정도고, 올해 매출 목표가 200억원이다. 오리온의 쵸코파이만큼 성장하려면 5배의 급성장이 필요하다. 최근 오리지널 바나나맛 우유와 유사한 중국산 ‘짝퉁’ 바나나우유가 생겨나면서 매출에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게 현지의 전언이다.

③메가스터디, 중국 사업 철수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이 꼽은 실패 사례는 ‘메가스터디’ 등 교육업체들이다. 메가스터디는 2012년 출자한 메가스터디 차이나(Mega-study China Limited) 지분 18.87%를 메가스터디 차이나(16.77%)와 개인주주(2.1%)에게 모두 넘겼다. 메가스터디는 그동안 중국과 해외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고전해왔다. 실제 메가스터디 차이나는 지난해 약 1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익명을 요구한 모 증권사 교육담당 애널리스트는 “메가스터디가 중국 진출을 시도했지만 적극적으로 시도한 것도 아니었다”며 “다른 교육업체들도 중국 진출을 시도했지만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중국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교육 분야를 꼽았다. 현재 중국은 ‘전민열독’ 현상에 빠져 있으며 미취학 아동 시장은 3억명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게임 등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까지 한국 기업들이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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