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메르스 사태에 체면 깎인 삼성서울병원

  • 등록 2015-07-06 오전 3:00:00

    수정 2015-07-06 오전 3:00:00

삼성서울병원이 결국 메르스 치료에서 완전 배제되는 딱한 신세가 돼버렸다.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초기 단계에서 환자들에 대한 관리소홀로 2차 유행의 진원지가 됐고, 더 나아가 병원의 부분폐쇄 조치까지 이른 데 이어 여지없이 체면을 깎이고 말았다. 메르스 사태를 맞아 그동안의 명성과 권위에 미치지 못하는 뒤떨어진 관리 행태를 보여주다가 맥없이 무너지고 만 것이다.

메르스가 거의 종식 단계에 이르렀으나 삼성서울병원을 통해 계속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예사롭지 않다. 어제 새로 확진 판정을 받은 춘천 거주 50대 여성만 해도 최근 이 병원을 방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정확한 감염경로를 가리려면 더 역학조사가 필요하지만 그동안의 사례로 미뤄 여기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방역당국의 잠정 판단이다.

병원을 부분 폐쇄하고 감염관리 수위를 끌어올린 상태에서도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데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 며칠 사이에도 의사·간호사 3명이 연달아 확진환자로 판정을 받았다. 의료진이 보호구를 규정대로 갖춘 뒤에도 이런 일이 이어지는 사실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의료진이 기초적인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에 생긴 결과라면 더욱 심각하다.

결국 방역당국이 이 병원에서 치료받던 메르스 환자들을 모두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는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한 결과다. “확진환자에 노출돼 자가격리에 들어간 의료진이 많아 나머지 의료진의 업무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병원의 관리 능력을 믿지 못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내 최고 수준을 자부하는 삼성서울병원으로서는 씻을 수 없는 수모요, 굴욕일 것이다.

이제 메르스 종식도 바로 눈앞에 두고 있다. 불안한 구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추세라면 조만간 종식 선언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예기치 못한 데서 구멍이 뚫린다면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외국의 시선으로부터 비웃음을 피하기 어렵다. 어느 특정 병원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에 쏟아지는 수모다. 메르스 사태는 우리에게 너무도 많은 교훈을 남기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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