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여성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한 통상분야 전문가로 “대한민국 통상의 역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유명희 경제통상대사가 여성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유 대사는 가사와 육아를 병행하면서도 사회적 성취를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는 여성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완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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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사는 산업통상자원부 및 외교부 등 30년간 통상관련 정부 부처와 국제기구 등에 근무하면서 2차례에 걸친 한미 FTA 협상, 세계 최대 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의 협상을 타결하고 주요 통상정책 수립에 기여했다. 지난해 WTO 사무총장직에 출마해 최종 결선라운드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지난 9월 경제통상 대사로 임명받고 정부의 대외경제 전략 수립과 경제통상 분야 외교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들에게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 역시 워킹맘으로 험난한 과정을 지나왔기 때문이다. 1남1녀를 둔 유 대사도 출산했을 때나 자녀가 고3이었을 때 승진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출산 직후 미국에서 로스쿨을 다닐 당시에는 갓난 아이를 키우느라 테이프로 강의를 들으면서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기도 했다. 통상 관련 업무를 하면서 협상 상대방이 변호사인 경우가 많아 변호사 자격증을 땄다.
유 대사는 “여성에게 있어 30대는 직장에서 자신을 증명하면서 경력을 쌓아야 하는 시간인 동시에 가정에서는 출산과 육아로 중요한 시간인 경우가 많다”면서 “이 기간에 좌절하고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들을 많이 봤다. 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과 육아의 균형점을 잘 잡고 중요한 고비를 넘겨야 한다”면서 “어느 한쪽이 뒤처진다고 생각되더라도 페이스 조절을 하면서 완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인생의 시작과 끝은 스스로가 평가하는 것인 만큼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여성들이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기 위해서는 조직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대사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다양한 근무여건을 고려하는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회의를 위해 야근하고 주말에도 회사에 나오라고 하기보다는 적은 시간을 들이고도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후배 여성들에게는 ‘러닝 바이 두잉’(learning by doing)을 강조했다.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부딪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