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기술력 ‘과시’…中 저가 이미지 탈피
화웨이가 세계 최대 반도체·스마트폰 제조사 삼성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자사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화웨이는 꾸준히 기술력을 축적, 중국 업체에 씌워진 ‘저가’, ‘베끼기’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써 왔다. 2014~2015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신청한 업체가 바로 화웨이다. 지난해 기준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발표한 국제 특허 신청건수에서 화웨이는 총 3898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456건 더 많은 특허를 신청한 것으로, 이 기간 퀄컴(2442건), 삼성전자(1683건)의 특허 신청수를 훌쩍 뛰어넘었다.
화웨이는 이번 소송 제기를 발표하면서 작년 연구개발(R&D) 투자액이 92억달러(약 10조8000억원)라고 강조했다. 올해도 비슷한 금액의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기술력의 화웨이’를 강조하고 있다.
통신장비 1위 경쟁력…스마트폰도 초고속 성장
이번에 LTE(4G) 관련 특허를 침해받았다고 주장한 것도 향후 5G 통신장비 시장 선점하고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2012년부터 스웨덴 에릭슨을 제치고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화웨이는 초고주파 광대역 밀리미터웨이브(mmWave) 방식을 이용해 70Gbps 수준의 5G 기술 시연에 성공한 바 있다. 에릭슨은 25Gbps 속도를 구현했는데 화웨이 기술에 절반도 못 미치는 속도를 보여줬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화웨이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1분기 스마트폰 2840만대를 출하하며 세계 시장 3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1,2위 삼성과 애플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했는데 화웨이만 홀로 전년 대비 62.3%나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또 지난달 영국에서 ‘P9’ 시리즈를 지난달 공개했는데 프리미엄 모델 ‘P9 플러스’의 경우 가격이 749유로(약 98만원)에 달한다. 삼성 ‘갤럭시S7’의 출고가가 83만6000원이었던 것을 보면, 화웨이는 더이상 ‘저가 중국폰’으로 불리기를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패스트 팔로’보다 원천기술 중심 특허 전략 세워야
향후 화웨이의 특허 공세는 전방위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허소송전은 판매금지 가처분 등을 통해 경쟁사의 영업을 방해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인데다 소비자들에게 ‘기술력에서 앞서 간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가 유행에 편승하는 방식이 아니라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원천기술 중심의 특허를 출원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곁가지보다 뿌리부터 연구개발하고 원천 특허를 확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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