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도 패자도 없는 무역전쟁, 전면전 가능성 “제한적”
지난 23일 한국 등 아시아 증시가 ‘검은 금요일’로 장을 마친 이후 이번 주(3월 26일~30일)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일단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전면적인 무역전쟁은 양국 모두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보복 관세 조치는 트럼프와 공화당의 정치 텃밭을 정조준하고 있다. 김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1차 보복관세 대상인 대두 수입 제한은 미국 농가에 치명적”이라며 “대두 생산 주요 10개 도시 중 7~8곳이 공화당 기반으로 중간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40%에 불과한 지지율을 뒤집기 위해 무역전쟁 카드를 꺼낸 트럼프의 의도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또 미국은 자국 내에서 소비 제품을 생산하는 것보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이 저렴하기 때문에 휴대폰, 가구부품, 장난감 등 소비제품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중장기적으로 제조업에서 얻는 이익보다 소비재 관련 초과 비용 발생을 불러올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미국 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전쟁 이슈 전환 시점 또한 관전포인트다. 이미 정치적 목적을 달성한 트럼프는 4월 이후 이슈를 북미 정당회담으로 돌리고 싶어한다는 분석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역전쟁 이슈는 미국 내에서도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며 “누구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북한 비핵화 이슈로의 전환을 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 코스피 전고점 사수 여부 주목
미국의 주도주 교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FOMC(공개시장위원회) 금리 인상 이후 미국 시장은 주도주가 교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곽 연구원은 “주도주 교체 시점에선 차익 실현 매물로 인해 과도한 매도세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검은 금요일에 낙폭 주도주는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업종들”이라고 분석했다. 다음주 초 미국 증시가 1% 이상 빠지지 않는다면 반등이 예상되지만 2% 이상 빠지면 추가 조정이 나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코스닥 시장은 이미 60일 이동평균선을 붕괴하며 큰 충격을 받았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이 지난 6개월간 지켜온 830선 아래로 추락하며 60일 이동평균선을 붕괴했다”며 “이는 800선까지 추가 하락이 나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