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찾겠다 동글이'..끼니는 삼각김밥, 문화생활은 PC방이 '고작'

NFC결제 1일 체험해보니…
7개 카드사 공동서비스 저스터치 개시
참여 가맹점 3만여개 불과 역부족
안드로이드폰만 이용 가능 한계도
단말기에 갖다대는 결제 편리한데
2위 삼성카드 빠져 활성화엔 의문
  • 등록 2018-08-22 오전 5:00:00

    수정 2020-09-21 오후 4:32:04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국내 7개 카드사들이 이달 1일부터 모바일 근접무선통신(NFC) 장치를 활용한 결제 시스템 ‘저스터치(JUSTOUCH)’를 공동으로 가동했다. 동전 없는 사회를 넘어 지갑 없는 사회로 치닫자 뒤늦게나마 카드사들이 대응에 나선 셈이다. 실제로 기자가 현금이나 실물카드 없이 카드사들이 내놓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로 하루 동안을 체험해 보고 NFC결제에 따른 장단점을 살펴봤다.

08:30 지하철 탑승

NFC결제만으로 하루를 지내는 실험 첫 과제는 출근이다. 롯데카드 애플리케이션(앱) ‘라이프’로 교통카드를 대신하기로 했다. 잘 될까 하는 걱정도 찰나. 앱 내 저스터치설정(+교통)을 온(ON) 한 채 지하철 개찰구 단말기에 휴대전화를 갖다 대는 것만으로 스마트폰을 교통카드로 이용할 수 있었다. 호기심에 사람이 없는 시간 전화통화를 하면서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면서 결제를 시도했는데 문제 없이 이용 가능했다.

잠을 깨우기 위해 기자실 인근 커피전문점을 물색했다. 저스터치 가맹점 중에는 현재 커피전문점이 없다. 다만 신한카드를 활용해 실물카드 없이 스타벅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신한카드 판(앱카드) 앱으로 저스터치와 함께 비자 페이웨이브(VISA Paywave)도 이용할 수 있다. 레브라는 닉네임의 파트너 안내에 따라 포스(POS·point-of-sale)단말기 앞에 비자가 인증한 동글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니 사진을 찍을 새도 없이 결제가 이뤄졌다.

12:00 식당 없어

점심은 어쩔 수 없이 인근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음료로 때워야 했다. NFC결제가 가능한 가맹점 가운데 요식업종은 전무해서다. NFC 결제를 요청한 고객이 처음이라는 점원은 POS단말기 화면을 들여다보며 “아∼ 저스터치 있다. 있다”고 말하며 결제를 도왔다. 직전에 비자 페이 웨이브로 결제했지만, 스마트폰으로 별도 조작 없이 저스터치로 결제가 가능했다. 매장별 NFC 결제 방법이 다르므로 꼭 확인하라고 안내했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니 이 같은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화면 켜야 버스 결제

점심시간을 이용해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들러 지인의 빈소에 다녀오기로 했다. 수차례 NFC 결제로 자신감이 붙어 스스럼없이 운전석 옆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댔다. 하지만 승차음이 들려오지 않았고 뒤에는 다음 손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유심 방식보다 NFC 방식은 결제 범위가 넓어 오작동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꼭 화면을 켜야 하는데 이를 숙지하지 못한 까닭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실물카드보다 조금 더 허공 위에 갖다 대는 느낌으로 단말기에 접촉하면 된다”고 결제 요령을 설명했다.

세브란스병원을 들른 김에 오랜만에 모교를 방문, 기자 수첩과 펜을 구매했다. 연세대 생활협동조합이 국내 대학 중 유일한 저스터치 가맹점이어서다. 이전과 같이 결제는 부지불식간에 이뤄졌다. 저스터치나 NFC 결제와 관련한 특별한 설명도 필요 없었다. 양해를 구하고 결제 취소 후 재결제를 요청했다. 삼성페이의 경우에도 도입 초기 결제 취소에 가맹점들이 애를 먹어서다. 하지만 저스터치는 별 어려움 없었다. 연세대 생활협동조합이 운영 중인 식당이나 카페, 미용실 등에서도 모두 저스터치 결제가 가능하므로 교내 기숙사에 거주 중인 학생이라면 문자 그대로 지갑 없는 대학생활이 가능하다.

16:00 홈플러스 자율계산대

퇴근을 앞두고 저녁 반찬거리를 사러 대형마트를 찾았다. 홈플러스는 지난 2005년 비자 컨택리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가맹점일 만큼 NFC 결제에 친화적이다. 자율계산대에서 직접 바코드를 찍고 동글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니 곧바로 저스터치가 작동했다. 신한카드가 이용자 편의를 위해 개발한 자동결제 기능 덕분에 결제 비밀번호를 입력하느라 번거로울 일도 없었다.

17:00 여가시간 즐길 곳 없어

마지막으로 오늘 하루 수고한 자신에게 여가시간을 선물하기로 했다. 마침 집 근처 PC방이 저스터치 가맹점이었다. 홈플러스, CU, GS슈퍼, 이마트24, 미니스톱, 랄라블라 등 프랜차이즈를 제외하면 일반 가맹점은 흔치 않다. 예컨대, AK플라자 분당점, 그린PC방 중동점, 초록마을 영등포아르코점 등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 같은 가맹점 리스트를 소비자들이 알 도리가 없다는 점이다.

카드사의 NFC결제로 하루를 보내는 것은 제한적이지만 가능했다. 하지만 이는 하루 이틀의 일탈에 불과할 뿐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함을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체 270만개 가맹점 중 저스터치 참여 가맹점이 3만여개 수준에 불과한데다 NFC 기능이 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은 한계로 꼽힌다. 더군다나 업계 2위인 삼성카드가 이탈하며 200억원의 자금을 갹출해 약 9만대의 단말기를 공급한다는 당초 계획도 틀어지는 바람에 반쪽짜리라는 비판도 거세다. 결국 NFC결제는 당분간 현금이나 실물카드를 대체할 주 결제수단보다는 보조 결제수단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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