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는 중대형 아파트 공급과 입주 부족이다. 전용면적 115㎡ 초과 중대형 아파트는 2000년 이후 매년 2만~6만 가구 가량 공급됐다. 그러나 2013년 이후에는 2000가구 이하로 줄었다. 공급량이 약 20분의 1로 확 줄어든 것이다.
두 번째는 중대형 아파트의 주요 수요층인 40대~50대 인구가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연령대별 인구 중 가장 많은 세대는 베이비붐세대가 아니라 베이비붐 세대보다 50만명이 더 많은 ‘F세대’(Formidable members)이다. 구체적인 연령대는 1966~1974년 사이의 출생자들이고, 이들이 중대형 아파트의 수요층이다.
네 번째는 중대형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률이 중소형 아파트보다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이후 연간 누적변동률을 비교했을 때 중대형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연간 4.7%, 중소형은 연간 3.37%로 나타나 이미 전세시장에서는 중대형 선호가 시작되었다. 일반적으로 전세가 변동이 매매가 변동에 선행하기 때문에 머지않아 매매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섯 번째는 중대형 아파트도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대부분의 지역에서 80%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된다. 수도권 중소형의 경우 전셋값 비율이 높아 2013년 하반기부터 전세가가 매매가를 밀어올렸다면 중대형은 2016년 가을부터 매매가를 밀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여섯 번째는 중대형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하반기에 신규 분양이 늘면서 전체 미분양은 소폭 증가했지만 준공 후 미분양, 특히 중대형 미분양은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의 존재는 시세 형성을 방해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준공 후 미분양이 팔리고 나면 다시 시세가 형성되는 소위 ‘마감효과’가 나올 수 있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적정량에 못미치고 있다. 2000~2010년 수도권 아파트 평균 입주 물량은 16만 5000여 가구인데 반해 2012~2016년에는 평균 10만가구로 약 40%가 줄었다. 이런 점이 수도권의 전세난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이고, 이런 현상은 앞으로 수도권에서 2~4년간 지속될 수 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봤을 때 이르면 2016년 가을, 늦으면 2017년부터 중대형 아파트의 본격적인 회복세가 시작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