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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가 자산운용사 신규 채용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대형 운용사 중 일부는 신규 채용이 아예 없었고, 신규 채용을 했더라도 신입이 출근을 포기하는 등 찬바람이 부는 모습이다.
펀드 수익률 떨어지니 채용시장서도 찬밥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하반기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071050)와 함께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했다. 필기와 면접 전형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 합격한 인원은 세 명. 하지만 세 명 모두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명확한 입사 포기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난히 부침이 심했던 지난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분위기가 영향을 끼치지 않았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간판펀드였던 네비게이터펀드를 운용하던 박현준 전 본부장이 회사를 떠나면서 자금 이탈에 몸살을 앓고 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인력 유출이 계속되자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교체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분위기 쇄신을 시도하고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최종 합격한 인원 모두 출근하지 않자 내부적으로도 상당히 당혹스러워한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비용부담에 경력직 떠나도 신규채용 못해
일반적으로 운용사는 공채 시스템으로 신규 인력을 채용하기보다는 수시 채용을 활용한다. 신입보다는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경향도 강하다. 하지만 갈수록 신입사원 채용이 줄고 있다는 것은 내부 사정이 좋지만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는 다른 업계보다 상대적으로 인력 이동과 이탈이 많은 조직이라 신규 인력 충원이 없거나 감소하면 자연적으로 전체 인력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며 “신규 채용이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은 결국 비용 부담에 인력 자연감소 상황을 받아들였다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다만 대형 운용사 중에서도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도 신입을 채용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만 총 25명의 신입사원을 뽑았고, 삼성자산운용도 그룹 공채를 통해 변함없이 채용 과정을 진행했다. 펀드 성적은 부진했지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이를 만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 시장에서 업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