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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일자리 창출 핵심 과제로 삼아 강력하게 추진해온 근로시간 단축(주당 68시간→52시간)의 시행 목표시한이 불과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로 인해 새해 들어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등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근로시간 단축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는 오는 7월 시행(300인 이상 사업장)을 예정하고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휴일수당 할증률과 휴일노동의 주당 근무시간 포함 여부 등을 놓고 국회 여·여 및 노동계 합의, 대법원 판결 등의 변수가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9월부터 주 52시간 근무를 시범적으로 시행 한데 이어, 새해 들어 법률 개정안을 적용한 ‘근태(勤怠)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며 사전 준비에 돌입했다. 이에 전자업계는 물론 현대차 등 자동차업계와 항공, 정유·화학 등 각 분야 대기업들도 주 52시간 근무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선제적 대비책 마련에 들어갔지만, 실제 시행안은 여전히 확정되지 않아 각종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는 최근 노사협상 과정에서도 주중 부분 파업을 벌인 뒤 주말에 특근하려는 행태를 보였다”며 “휴일 연장근로 할증률이 높아지면 파업으로 인한 임금 손실을 특근으로 보충하는 행태가 더 심화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 및 플랜트·기계설비·조선업계 등도 노동자들의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노동집약적 수주산업은 납기에 따라 업무량이 탄력적으로 변동되는 특성을 무시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업무에 제약이 걸리면 여러 하청에 나눠 숙련도가 떨어지는 새 인력을 고용할 수 밖에 없다”며 “이럴 경우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한 연구개발 관계자는 “52시간 근무로 회사 분위기가 야근·특근을 올리지 않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면서도 “연구개발직은 휴가 때도 나와 일을 하는데 추가 수당만 못 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