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무대 위 스타, 무대 밖 엄마…내 얘기 같죠"

올해 데뷔 20주년 맞은 뮤지컬 '여왕'
뮤지컬 '보디가드' 레이첼 마론 역
"휘트니 휴스턴 노래 마음껏 부를 기회"
"뮤지컬 여배우 역할 다양화 반가워
후배들 설 자리도 만들어 주고 싶어"
  • 등록 2019-12-26 오전 12:30:00

    수정 2019-12-26 오전 12:30:00

뮤지컬 ‘보디가드’ 중 레이첼 마론 역을 맡은 배우 김선영의 공연장면(사진=CJ ENM).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이 고생을 굳이 해야 하나 싶었는데…. 그래도 언제 ‘보디가드’를 하겠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뮤지컬 ‘여왕’의 입에서 ‘고생’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뮤지컬배우 김선영(45)은 지난달부터 출연 중인 뮤지컬 ‘보디가드’(내년 2월 23일까지 LG아트센터)에 대해 “매 공연이 첫 공연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보디가드’는 휘트니 휴스턴,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1992년 개봉 영화를 무대로 옮긴 작품.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 16곡으로 꾸민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타이틀롤의 여배우가 대부분의 넘버를 소화해 쉽지 않은 작품으로 소문이 났다. 가수 못지않은 격렬한 춤에 매 장면 의상 체인지가 이뤄지다 보니 공연 시간 2시간 20여 분간 한 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김선영은 “‘보디가드’에 출연하기까지 고민하는 시간이 많았다”며 “만만치 않은 작품이라 내가 꼭 이 작품을 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야 했다”고 털어놨다.

“제 개인적인 생각에만 집중했어요. ‘휘트니 휴스턴 노래를 부르며 나 스스로 즐거운 시간이 되면 좋겠다’ ‘휘트니 휴스턴을 추억하며 그의 노래를 마음껏 부를 기회가 다시는 없을 거다’란 생각을 했죠.”

‘보디가드’에서 김선영이 맡은 주인공 레이첼 마론은 가는 곳마다 수많은 인파가 따라다니는 스타 중의 스타다. 그러나 무대에서 내려오면 어린 아들만을 생각하는 평범한 엄마다. 김선영도 레이첼 마론과 닮은 점이 많다. 무대 위에서는 ‘여왕’으로 불리는 뮤지컬 스타지만 무대 밖에서는 네 살 된 아들을 키우는 엄마이기 때문이다.

김선영은 “나는 레이첼 같은 ‘슈퍼스타’는 아니지만 무대에서의 경험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한 아이의 엄마로서 살아온 경험이 공연 속에 잘 버무려진다면 관객에게 공감대와 설득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뮤지컬 ‘보디가드’ 중 레이첼 마론 역을 맡은 배우 김선영의 공연장면(사진=CJ ENM).


김선영이 뮤지컬배우가 된 데에는 ‘노래’가 있었다. 어릴 적부터 오빠들의 영향으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것도 노래가 좋아서였다. 뮤지컬배우 데뷔는 1999년 ‘페임’. 이후 ‘렌트’ ‘바람의 나라’ 등 대형 뮤지컬로 입지를 다진 그는 2004년 ‘지킬 앤 하이드’에서 루시 역으로 독보적인 캐릭터를 보여주며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선영의 뮤지컬 출연작들을 보면 한국 뮤지컬의 성장 과정이 보인다. 김선영은 지난 20년간 한국 뮤지컬의 변화에 대해 “라이선스와 창작이 다양하게 늘어나고 신생 제작사도 여럿 생기면서 뮤지컬계가 굉장히 역동적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배우로서 작품 선택의 폭도 그만큼 넓어졌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뮤지컬배우를 꿈꾸는 후배들이 설 자리가 많이 없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저를 포함해 주류에서 활동 중인 배우들이 많이 있다 보니 실력을 갖춘 신선한 후배들이 이 바닥을 뚫고 들어오기가 쉽지 않아요. 뮤지컬 이외의 분야에서 뮤지컬로 넘어오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후배들에게 이런 난관에 부딪히더라도 힘들어하지 말고 강해지라는 말을 해주려고 해요.”

데뷔 20주년을 맞아 경사도 있었다. 올 상반기 출연한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으로 제8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다. 70대 노인 역할로 받은 상이라 더욱 의미가 컸다. 김선영은 “예전에는 정숙하고 우아한 공주 아니면 카리스마만을 내세우는 인물 등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양극화돼 있었는데 이제는 평범하고 담백한 역할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선영은 뮤지컬계 유명한 스타 부부이기도 하다. 2006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일본 공연에서 만난 김우형과 6년 연애 끝에 지난 2012년 결혼했다. 공교롭게도 올 연말 김우형이 출연하는 ‘아이다’와 경쟁 아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선영은 “나도 남편도 아직 서로의 공연을 보지 못했는데 두 공연 모두 내년 2월까지 하니까 나중에라도 시간을 내서 서로를 응원해주려고 한다”며 웃었다.

뮤지컬 ‘보디가드’ 중 레이첼 마론 역을 맡은 배우 김선영의 공연장면(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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