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희의 이게머니]목표치 넘은 주요국 물가, 통화긴축 빨라진다

주요 35개국 중 28개국 목표치 넘는 물가 상승률
선진국 중에선 美 목표치와 물가 상승 괴리 최대
19개국선 돈줄 죄기 시작…내년 더 본격화할 듯
장단기 금리차 축소…금융시장 변동성 커질 우려
  • 등록 2021-12-14 오전 7:03:00

    수정 2021-12-14 오전 7:03: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주요국 물가가 목표치를 뛰어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장기화함에 따라 주요국에선 서둘러 정책금리 인상 등 돈줄 죄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경기 회복 기대는 한풀 꺾이면서 장단기 금리 차가 축소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물가상승률 목표치 상향, 돈줄 죄기 빨라진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35개국(선진국 16개국, 신흥국 19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28개국이 목표치를 뛰어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5개국만이 목표치를 하회했고 말레이시아, 대만은 목표치를 숫자로 제시하지 않아 비교가 불가능했다.

*미국, 스페인, 독일, 유로, 한국, 터키는 11월 물가상승률, 나머지는 10월 (출처: 한국은행 등)


선진국에선 일본, 스위스만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0%)를 하회했을 뿐 14개국에서 목표치를 훌쩍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선진국 중 목표치와 괴리가 가장 큰 나라는 미국이었다. 미국의 11월 전년동월비 물가상승률은 6.8%로 목표치 2.0%를 4.8%포인트나 상회했다. 스페인도 5.6% 올라 3.6%포인트 괴리가 벌어졌다. 우리나라 역시 11월에 3.8% 물가가 올라 목표치보다 1.8%포인트나 더 높게 상승했다.

신흥국 19개국 중에선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만 목표치에 미달한 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을 뿐 14개국(목표치 제시하지 않은 말레이시아, 대만 제외)은 목표치를 상회했다. 터키는 11월에 물가상승률이 무려 21.3%를 기록, 목표치 5%의 4배를 넘어섰다.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수요가 늘어난 것 외에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확산 등 공급망 병목 지속, 기상이변, 친환경 정책 등 각종 이슈가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높이면서 원가 부담이 소비자물가로 전가되는 현상이 내년까지 지속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국의 돈줄 죄기 행보가 강화되고 있다. 한은이 추산한 결과 우리나라를 포함해 19개국에서 정책금리를 인상했거나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테이퍼링(Tapering)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러시아, 브라질, 터키 등 신흥국은 올 1분기부터 금리를 인상했다. 헝가리, 체코, 칠레, 페루 등도 인상 행렬에 나섰다.

돈줄 죄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미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4~15일(현지시간)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자산매입 축소 규모를 현재 매월 150억달러에서 300억달러로 대폭 확대하는 등 인플레이션 대응에 고삐를 죌 전망이다. 내년 3월께 테이퍼링을 종료하고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영국도 금리 인상을 시사한 상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아직까지 돈을 풀고 있지만 1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작년 팬데믹 때 도입한 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을 예정대로 내년 3월 종료하는 대신 기존 자산매입프로그램(APP)을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APP 매입 규모를 두 배 확대해도 ECB가 매달 매입하는 자산 규모는 900억유로에서 400억유로 안팎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나라와 뉴질랜드는 이미 각각 8월과 11월, 9월과 11월에 걸쳐 두 차례씩 금리를 인상했다. 노르웨이도 9월 금리를 올린 후 추가 인상을 노리고 있다. 캐나다는 4월부터 테이퍼링을 실시해 10월 양적완화를 마친 뒤 내년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양적완화도 안 끝냈는데…좁혀지는 美 장단기 금리 차

목표치를 뛰어넘는 주요국의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반면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경기 회복 기대는 약해지고 있다. 한은이 11월 전망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과 교역 신장률은 각각 5.5%, 8.1%로 8월 전망치보다 모두 0.2%포인트씩 하향 조정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에 대응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출처: 마켓포인트)


경기선행지표 중 하나인 미국 장단기 금리 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미 2년물과 10년물 간 차이는 올 3월 말까지만 해도 1.58%포인트까지 커졌으나 이달 들어선 1%포인트 아래로 빠져 0.83%포인트(10일 기준)로 좁혀졌다. 작년 말과 유사한 수준이다. 5년물과 30년물 격차는 7일 기준 0.55%포인트로 팬데믹 공포가 심했던 작년 3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좁혀졌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금리 인상이 빨라지는 것일 뿐 조기 금리 인상은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울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한은도 금리 인상기에 미 국채 수익률곡선 평탄화가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엔 과거에 비해 그 정도가 크고 발생 시점도 이르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2015년~2018년까지 금리를 올렸는데 장단기 금리 차가 1%포인트 아래로 떨어졌던 시점은 2017년께였다. 그러나 현재는 양적완화(자산매입)가 종료되기도 전에 장단기 금리 차가 1%포인트 미만으로 떨어진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채권 매입으로 인해 장기물 금리 상승이 제한되는 것도 있고 조기 긴축으로 성장 모멘텀이 훼손될 가능성에 금리를 높은 수준까지 못 올리겠다는 기대가 합쳐지면서 장단기 금리 차가 축소되고 있다”며 “금리를 올려도 경기나 고용이 살아날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장단기 금리 차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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