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잡설] 후보단일화

87년 양김 단일화 시작으로 역대 대선 단일화 논란
후보 단일화 성적표에 따라 대선결과 희비 엇갈려
尹 지지율 하락·安 지지율 상승에 단일화 샅바싸움
  • 등록 2022-01-11 오전 6:00:00

    수정 2022-01-11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대선의 역사는 곧 후보 단일화의 발자취다. 87년 대선 이후 역대 모든 대선에서 되풀이됐다. 대선 막판으로 갈수록 혹은 대선 판세가 박빙으로 흐를수록 단일화 이슈가 결정타였다. 단일화 성적표에 따라 대선 결과도 엇갈렸다. 단일화 승자라고 마냥 웃은 것만도 아니었다. 때로는 성공, 때로는 실패였다. 분명한 것은 단일화에 실패하면 승리 가능성은 더 희박해졌다.

양김 단일화 실패에 노태우 승리…DJP연대, 후보단일화의 교과서

87년 대선은 후보단일화가 최대 변수였다. 이른바 1노3김(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 대선구도에서 양김(김영삼·김대중)의 후보단일화는 대선승리의 필수 공식이었다. 단일화만 성사됐다면 대선 결과는 보나마나였다. 결과적으로 양김 단일화는 실패했다. 노태우 대통령은 역대 최저인 36%대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올랐다. 어부지리 승리였다. 대선패배 이후 양김은 ‘역사의 죄인’이라는 악평에 시달렸다.

92년 대선 국면에서 후보단일화는 없었다. 다만 90년 3당합당으로 사실상 보수대연합 단일화를 이뤘다. 노태우(TK)·김영삼(PK)·김종필(충청) 연합으로 호남에 고립된 김대중 전 대통령은 힘을 쓰지 못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41%대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DJ는 대선 직후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김영삼 대통령의 득표율이 40%대 초반에 머문 건 제3지대의 정주영 통일국민당 후보가 16%대의 득표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97년 대선도 빼놓을 수 없다. ‘DJP(김대중·김종필)연대’라는 후보단일화의 교과서가 탄생했다. 공동정부론을 바탕으로 헌정 사상 첫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와신상담을 거듭했던 김대중 대통령은 대선 4수 만에 대권을 거머쥐었다. 득표율은 더 극적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40.27%, 이회창 후보는 38.74%였다. 격차는 불과 1.53%의 초박빙이었다. 이인제 후보의 득표율이 19.2%였다는 점에서 ‘보수분열=대선패배’라는 공식도 나왔다.

2002년 대선은 기적이었다. 노무현 바람이 거셌지만 ‘이회창 대세론’이 압도적이었다. 노무현의 승리를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48.91%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이회창 후보의 득표율은 46.58%였다. 격차는 2.33%의 초박빙이었다. 역시 승부를 가른 건 후보단일화였다. 대선 내내 후보교체론의 악몽에 시달렸던 노무현 대통령은 정몽준 후보와의 ‘여론조사 단일화’ 승부수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文·安 후보단일화에도 대선 패배…탄핵·단일화 불발에 文대통령 낙승

2007년 대선은 무관심 대선이었다. 대선은 사실 정권교체가 예정돼 있었다. 국민들의 관심은 한나라당 경선이었다. 이명박 vs 박근혜 맞대결은 치열했다. 승자는 곧 17대 대통령을 예약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48.7%의 득표율로 가볍게 승리했다. 2위였던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의 격차만도 500만표가 넘었다. 사실상 더블스코어였다. 이명박 압승의 원동력은 박근혜의 ‘경선승복’이었다. 대선 국면에서 보수분열 없이 내용상 후보단일화를 이룬 셈이다.

2012년 대선은 보수 vs 진보의 완벽한 일대일 구도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51.6%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87년 대선 이후 첫 과반 대통령이었다. 당시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48.0%의 득표율로 패했다. 후보 단일화의 대표적 실패 사례다. 안철수 후보의 양보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사퇴로 야권 단일화가 성사됐지만 박근혜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국사회가 여전히 보수 우위의 구도라는 점을 증명한 대선이었다.

2017년 대선은 ‘어게인 17대 대선’이었다. 국정농단 및 탄핵사태의 여파로 정권교체는 기정사실이었다. 모두의 예상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승리했다. 다만 득표율은 41.1%에 불과했다. 탄핵이라는 비정상적 상황이었지만 진보·보수의 득표율 합계는 2012년 대선과 유사했다. 문재인(41.08%)·심상정(6.17%) 후보의 합계는 47.25%, 홍준표(24.0%)·안철수(21.4%)·유승민(6.76%) 후보의 합계는 과반인 52.22%였다. 보수 진영은 대선패배 이후 단일화 불발을 아쉬워했다.

20대 대선의 승자는 누구일까? 기묘한 상황 탓에 예측은 어렵다. 정권교체 민심의 우세에도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은 40% 이상이다. 대선 판세도 요동친다.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하락과 안철수 후보의 수직상승에 양강구도는 허물어졌다. 3자 이상의 다자구도면 정권교체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재명 후보의 어부지리가 가능하다. 반대로 야권 단일화가 성사되면 민주당의 대선승리가 어려워진다. 단일화 샅바싸움은 벌써 시작됐다. 윤석열·안철수 후보 중 누가 먼저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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