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욱 인터뷰①]"文, 중재자 아닌 페이스 메이커 역할해야"

"비핵화 과정서 대화 어그러질 수 있어"
"돌발변수 막는 보조자 역할해야"
"한국 내 기대감 너무 커 걱정"
"일 그르치면 희생양 찾으려 할지도"
"냉철한 현실인식으로 진전시켜야"
스탠퍼드大 신기욱 亞·太 연구소장 인터뷰
  • 등록 2018-06-07 오전 5:00:00

    수정 2018-06-07 오전 5:00:00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신기욱(사진) 미국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 겸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장은 5일(현지시간) 북·미 대화 국면에서 문재인정부의 역할과 관련, “미국과 북한이 오버하지 않도록 페이스를 조절하는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 소장은 이날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정부에 주문하고 싶은 건 최선을 다하되, 국민의 기대감을 너무 높이지 말고 현재의 국면을 잘 관리하면서 차분하게 북한 문제를 풀어갔으면 한다는 것”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지난(至難)한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돌발 변수로 자칫 현 대화국면이 어그러질 수 있는 만큼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일종의 ‘보조적 역할’에 전념해야 한다는 의미다.

신 소장은 “지금 평화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는 건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며 문재인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낙관론을 견지해야 하겠지만, 한국 내 기대감이 너무 커져 있는 것은 좀 우려스럽다”고 재차 지적했다. 더 나아가 “아직 갈 길이 먼데, 한국민들은 거의 뭔가 다 된듯한 분위기에 들떠 있어 자칫 일이 그르칠 경우 실망감뿐 아니라 희생양까지 찾으려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특히 신 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언제 또 태도가 바뀔지 모르고 상황에 따라선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한국 내 반미(反美)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도 정확한 표현이 아니라고 했다. 신 소장은 “일련의 과정을 보면 북한이 치밀한 준비하에 전략적으로 움직인 게 분명하다”며 “북한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문재인정부를 활용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도 단순히 문재인정부의 말만 믿고 북한과의 정상회담에 응한 것이 아니며, 나름 백 채널(back channel)을 통해 북한과 꾸준히 접촉을 해왔다”고 했다.

따라서 신 소장은 “한국으로선 미국·중국 등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상황을 잘 관리해 나가야 하겠지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플랜B’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반도가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는 것은 분명하며,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코리아가 이처럼 중요한 이슈가 된 것은 아마 6·25 이후 처음이 아닐까 한다”며 “섣부른 낙관론·비관론에 빠지기보단 냉철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차분하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켜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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