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평균연령 28세, 숙련공과 시너지…'캐스퍼' 이유있는 질주

광주글로벌모터스 '캐스퍼' 조립공장 가보니
캐스퍼 반응 폭발적…현대차 내연기관차중 사전계약 역대 최다
직원 대부분 광주·전남 인재로 구성…내년부터 7만대로 생산량 확대
"최고 품질 車생산해 지역 일자리·경제활성화 버팀목될 것"
  • 등록 2021-10-12 오전 7:00:00

    수정 2021-10-12 오전 10:32:22

[사진·글=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캐스퍼가 출시되고 나서 지인들에게 ‘네가 만든 차 맞느냐’는 연락이 많이 옵니다.”

광주형 일자리 제1호 기업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분위기는 한껏 고조돼 있다. 첫 결과물인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캐스퍼가 출시된 후 자신들을 바라보는 주위 인식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서문교(32) 조립부 매니저는 “TV 광고를 보면 감회가 새롭고, 내 손을 거쳐 완성된 차가 도로 위를 달린다는 것을 생각하면 자부심을 느낀다”며 “캐스퍼가 잘 양산될 수 있게끔 계속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7일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직원들이 캐스퍼의 브레이크 등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손의연 기자)


‘사전계약 1만8940대’…캐스퍼 성공으로 내부 분위기 고무

지난 7일 방문한 광주광역시 광산구 빛그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입구에서부터 ‘상생’을 강조한 현판과 현수막이 눈길을 끌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은 59만5041㎡(18만평) 규모로 차체 공장과 도장 공장, 조립 공장 등으로 이뤄졌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조립공장에서는 직원들이 스마트폰까지 공장 한켠에 맡겨 두고 작업에 매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서 매니저는 “캐스퍼를 위탁받아 생산하고 품질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반납하는 데 불만은 없다”며 “캐스퍼 품질을 인정받아 현대자동차와 기아뿐 아니라 수입차 생산도 위탁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차 공장에서는 근무시간중 와이파이 사용을 제한하자 노조가 반발해 생산라인에서 근무시간 중 휴대폰 사용을 두고 논란을 빚기도 했다.

차체 공장에서 옮겨진 캐스퍼 뼈대에 직원들이 각종 부품을 조립하자 캐스퍼가 금세 눈에 불을 켜고 살아났다. 캐스퍼는 외관과 내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수밀, 브레이크 등 정밀한 검사과정을 거친 후 주행 라인으로 옮겨졌다.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위탁생산하는 캐스퍼에 대한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사전계약 첫 날 1만8940대가 팔렸는데, 이는 역대 현대차 내연기관차 중 최다 기록이다. 올해 1만2000여 대 생산목표를 세웠는데 사전계약 첫날부터 연간 생산 목표치를 넘어섰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하루에 캐스퍼 22대를 생산할 수 있는데,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공장이 쉴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20~30대의 젊은 직원들이 주류인 만큼 기존 완성차제조업체와 다른 수평적이고 활기찬 분위기가 장점이다. 반면 직원들의 기술 숙련도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이를 경력직 채용과 마스터라 불리는 제도의 도입으로 타개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또 직원들의 숙련도 단계를 분류해 관리하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현재 현대차나 기아에서 근무하다 정년퇴직한 약 7명의 마스터가 신입사원의 교육을 담당한다. 자동차 관련 업체에서 근무했던 경력직직원들도 신입사원의 교육을 맡는다.

이윤중 조립부 과장은 “신입사원들을 선발해 양산 시점 전까지 교육을 마치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공장에 있는 직원 100%가 완벽하게 숙련돼 있다고 보면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7일 캐스퍼 1호 양산차 앞에서 서문교 매니저(좌)와 소지선 매니저(가운데), 유동훈 매니저(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손의연 기자)
생산량 확대 위해 2교대 근무 가동…인력도 1000명으로 확대

지금은 캐스퍼의 성공으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광주글로벌모터스의 탄생은 쉽지 않았다. 출범 전 광주광역시와 현대차의 줄다리기로 부침을 겪기도 했다. 지금은 적정 임금과 적정 노동 시간을 바탕으로 한 노사 상생을 핵심 가치로 삼아 국내 노사 문화에 새로운 한 획을 그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근무하는 전체 직원 수는 약 570명으로 평균 연령은 28세다. 이중 신입사원은 430명으로 대부분은 광주와 전남 지역 인재다. 전체 직원의 93%가 지역 출신이다.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지역 인재에 5%의 가점을 부여한다. 소지선(26) 품질관리부 매니저는 “광주에서 일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다. 집 또한 광주지만 멀어서 통근은 어려운데 회사에서 주거지원을 받고 있다”며 “지역에서 일할 만한 회사를 찾는 게 쉽지 않은데 광주글로벌모터스에, 그것도 원하는 직무를 맡을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직원이 주 52시간을 일할 경우 평균 초임은 3500만원으로 다른 완성차업체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이를 성과급과 투자유보금, 주주배당금 등으로 추후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동훈(36) 매니저는 “기존에 일하던 회사보다 연봉은 줄었지만 성과를 내면 성과급 등 직원에게 돌아오는 혜택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년도 보장돼 만족스럽다”며 “향후 제네시스 같은 고급 차도 만들어 우리가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갖춘 회사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생산 규모 확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처음부터 경차가 아닌 다른 차급도 생산할 수 있는 유연한 제조 라인을 갖췄다. 현재 생산 라인에서는 경차 뿐 아니라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급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다. 향후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라인 변경도 가능하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내년 캐스퍼의 생산량을 7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 2교대 근무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인력도 현재의 약 2배 규모인 10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 관계자는 “노사 상생과 화합을 통해 장기적으로 세계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해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의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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