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비켜난 부산, 청약 광풍에 분양권 웃돈 '억'

11.3 부동산 대책에도 해운대 '센텀' 청약경쟁률 205.8대 1
사직동 '하늘채' 446가구 나흘 새 완판
투기 몰려 웃돈 최고 1억 2000만원
기존 아파트도 일주일새 수천만원↑
연말까지 일반분양 6018가구 달해
"강남 수요 이동…대책 필요"
  • 등록 2016-11-15 오전 5:00:00

    수정 2016-11-15 오전 5:00:00

△분양권 전매 제한 및 청약 자격 강화를 골자로 한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산 주택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부산은 강화된 분양권 전매 기준을 적용받지 않아서다. 코오롱글로벌이 지난달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서 분양한 ‘아시아드 코오롱하늘채’ 아파트의 모델하우스가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코오롱글로벌]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이곳에선 아파트 분양권을 하나라도 갖고 있지 않으면 바보 소리 듣습니다. ‘자이’고 ‘더샵’이고 억대 ‘피’(웃돈)는 기본으로 보장하고 있죠. 돈맛을 봤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요즘에는 (분양권을) 2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사람도 수두룩합니다.”(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D부동산 관계자)

부산지역 주택시장이 펄펄 끓고 있다. 분양만 하면 수백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분양권에도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 웃돈이 붙기 일쑤다. 얼마 전 정부가 내놓은 ‘11·3 부동산 대책’에서 부산이 아파트 분양권 전매 제한 대상지역에서 아예 빠진 게 달아오르는 분양시장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는 지적이 많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실장은 “이번 11·3 대책이 서울 강남권 재건축 투자 수요가 부산으로 몰리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11·3 대책 발표에도 청약자 대거 몰려… 분양권 웃돈도 ‘쑥’

지난 3일 아파트 청약을 받은 ‘해운대 센텀 트루엘’. 일성건설이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에서 분양한 이 아파트는 1순위 청약 접수 당일 정부가 11·3 부동산 대책을 내놨는데도 청약경쟁률(기타 지역 거주자 포함)이 205.8대 1에 달했다. 전체 386가구 모집에 7만 9475명이 몰린 것이다. 코오롱글로벌이 동래구 사직동에서 분양한 ‘아시아드 코오롱하늘채’는 계약 시작 나흘만인 지난 7일 일반분양분(446가구)을 완판(100% 계약)했다.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도 쏟아진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부산에서 일반분양될 아파트만 7개 단지, 6018가구에 이른다. 분양권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올해 부산에서 분양한 아파트 분양권에는 웃돈이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 2000만원까지 붙어 거래되고 있다.

최근 들어선 인터넷 카페를 통한 분양권 전매 거래도 활발하다. 직장인 김모(38)씨는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면서 아파트 분양권에 눈을 뜨게 됐다”며 “현재 분양권 2개를 확보했는데 웃돈이 적잖게 붙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 카페에 소속된 회원들은 부동산 정보를 공유하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기 바쁘다. 11·3 대책에서 부산이 분양권 전매 제한 대상지역에서 빠지자 쾌재를 지르기도 했다고 한 회원은 귀띔했다.

분양권 거래는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부산 분양권 전매 거래량은 올 1월 1324건에서 6월 3136건으로 급증했다. 이후 비수기인 7월 1457건으로 줄었다가 9월 2061건으로 다시 늘었다.

기존 아파트값도 상승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11일 현재 부산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평균 918만원으로 올해 초(837만원)보다 9.04% 올랐다. 11·3 대책 발표 이후에도 해운대구와 연제·수영·동래구 등 입지가 좋은 기존 아파트값은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 위주로 상승세가 뚜렷하다.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 자이’ 전용면적 84㎡형은 지난 1일 6억 3000만원에 매물이 나왔지만 대책 발표 일주일 후인 10일 기준 3000만원 올라 6억 6000만원을 호가한다. 연제구 연산동 ‘더샵파크시티’ 전용 84㎡형과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둔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 전용 131㎡도 대책 발표 이후 일주일 새 호가가 3000만원 뛰었다.

투기 수요에 실수요자 피해 우려…“전매 제한 등 추가 대책 시급”

제2공항 건설과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설립 등 각종 개발 호재로 인한 유입인구의 증가로 수요가 뒷받침되는 제주지역과 달리 부산 주택시장은 공급 과잉 우려 속에서도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해운대구 우동 W부동산 관계자는 “전매 제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부산에서는 분양권 시세 차익을 노리고 막차 타려는 사람들이 몰릴 수 있다”며 “하지만 나중에 공급이 한꺼번에 이뤄지면 가격이 빠져 금전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규제 대상에서 비켜간 부산이 ‘투기의 온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산 부동산시장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으나 청약 1순위 조건 강화 등을 통해 시장 열기를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추가 대책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 시장에 집중됐던 투자 수요가 부산으로 쏠릴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방은 시장 부양을 위해 주택법 제정 당시 전매 제한 기간 강화 지역에 포함하지 않았던 탓에 이번 11·3 대책이 부산에 특혜를 주는 꼴이 됐다”며 “부산시장은 투자 수요의 접근이 쉬운 만큼 추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부동산시장의 혼란을 야기하는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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