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핵심기술=삼성 기술`…유출시 中에 격차 좁힐 빌미

‘해외 유출시 타격 큰 기술’ 정부 지정
반도체·디스플레이…현재 11개
中보다 5~10년 앞선 기술력
자칫 경쟁사에 고스란히 공개할 판
  • 등록 2018-04-19 오전 5:50:34

    수정 2018-04-19 오전 7:56:50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과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중앙행정심판위원회 등이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보고서’ 공개에 제동을 걸면서, 삼성은 일단 한고비를 넘기게 됐다. 그러나 향후 법원 등의 판단에 따라 보고서 공개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번 논란을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로 치부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은 전기·전자 분야 국가핵심기술(산업부 지정 고시)을 100% 보유하고 있다. 또 D램·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세계 선도 기술은 중국보다 최소 1년에서 최대 10년 가량 앞서 있다. 업계에선 이들 기술이 유출되면 국내 산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화성·평택·기흥공장…세계 1위 반도체 기술 집약

18일 산업부와 업계에 따르면 전기·전자 분야 국가핵심기술은 총 11개로 이 중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은 △30나노 이하급 D램 설계·공정·소자기술 및 3차원 적층형성 기술 △30나노 이하급 D램 조립·검사 기술 △30나노 이하급 낸드플래시 설계·공정·소자기술 및 3차원 적층형성 기술 △30나노 이하급 낸드플래시 조립·검사 기술 △30나노급 이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정·소자기술 및 3차원 적층형성 기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SoC 설계·공정기술 △LTE/LTE_adv Baseband 모뎀 △와이브로(WiBro) 단말 Baseband Modem Modem 설계기술 등 8개다.

이들 핵심기술을 적용한 국내 반도체 공장은 화성사업장(D램 및 파운드리, 이미지센서 생산), 평택사업장(낸드플래시 및 D램 생산), 기흥사업장(AP 등 시스템반도체 생산)과 3곳으로 나뉜다. 고용노동부는 이들 공장 모두에 작업환경 보고서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국내 D램 생산 중심인 화성사업장은 내년부터 D램 양산을 시작하려는 중국 업체들에 비해 최소 5년에서 최대 10년 가까이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작년 말 세계 최초로 양산한 ‘10나노급 2세대(1y 나노) D램’ 기술은 SK하이닉스(000660)나 미국 마이크론 등 경쟁사보다도 1~2년 앞서 ‘초(超) 격차’ 전략의 최대 성과로 평가된다. 또 화성사업장은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EUV(극자외선) 노광기를 이용한 최첨단 7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구현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공장인 평택사업장은 지난해 7월 본격 가동을 시작해, 4세대 64단 V낸드(3D낸드) 등 업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의 낸드플래시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공장을 기반으로 낸드플래시 세계시장 점유율 40%를 넘기며 압도적 1위를 굳혔다.

기흥사업장은 모바일 AP와 LTE·와이브로 통신 칩 등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핵심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모바일 AP ‘엑시노스’ 시리즈는 최근 딥러닝 등 AI(인공지능)을 적용한 최첨단 기능을 탑재, 미국 퀄컴에 버금가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공정은 생산시설 내 형광등 위치만 바꿔도 수율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정밀한 계산과 업체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삼성은 세계 반도체 산업을 선도하는 업체로 핵심 기술과 관련된 작은 힌트라도 유출되면 애써 벌인 격차가 단기간에 좁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의 OLED·전기차용 배터리 기술도 위협

반도체를 뺀 나머지 전기·전자 분야 국가핵심기술 3개도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가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국가핵심기술은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설계·공정·제조(모듈조립공정기술은 제외)기술’과 ‘8세대급(2200×2500mm) 이상 TFT-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설계·공정·제조(모듈조립 공정기술은 제외)·구동기술’ 등 2가지다. 고용부가 작업환경보고서 공개를 요구한 아산 탕정사업장에선 이들 기술을 접목한 제품들이 생산된다. 이 중 AMOLED는 삼성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기술로 모바일용 중소형 패널의 경우 세계 시장 점유율이 95%에 달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최신작 ‘아이폰X’에 AM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기도 했다. 관련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지만 삼성 외에는 대량 생산이 가능한 업체가 거의 없어 경쟁사들은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SDI의 ‘전기자동차용 등 중대형 고에너지밀도(파우치형 200Wh/kg 이상 또는 각형은 파우치형의 85%)·고온안전성(섭씨 50도 이상) 리튬이차 전지 설계·공정·제조기술’도 신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전기차의 핵심 기술이다. 삼성SDI는 천안사업장이 작업환경 보고서 공개 대상이다.

한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 우리나라에서 유출된 LCD(액정표시장치) 기술들을 바탕으로 중국은 10.5세대 첨단 제품을 양산하며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며 “OLED 분야에서까지 과거 LCD와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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