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된 '고려 동종'엔 어떤 문양이 있을까[알면 쉬운 문화재]

뛰어난 장식성·조형성…60년 만 국보 승격
역동적 모습 용뉴 눈길
덩굴무늬 띠…연꽃 문양 장식
  • 등록 2023-12-30 오전 7:00:00

    수정 2023-12-30 오전 7:00:00

우리 ‘문화재’에는 민족의 역사와 뿌리가 담겨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도 있듯이 수천, 수백년을 이어져 내려온 문화재는 우리 후손들이 잘 가꾸고 보존해 나가야 할 소중한 유산이죠. 문화재는 어렵고 고루한 것이 아닙니다. 문화재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 쉽고 친근하게 배울 수 있는 문화재 이야기를 전합니다.<편집자주>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최근 고려 후기 걸작으로 꼽히는 ‘부안 내소사 동종(銅鍾·구리로 만든 종)’이 국보로 승격됐어요. 해당 동종은 1963년 보물로 지정됐었는데요. 60년 만에 국보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죠. ‘부안 내소사 동종’은 고려 시대 동종의 양식을 잘 보여주는 유산이에요. 높이 103㎝, 입지름 67㎝로 고려 후기 동종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통일신라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고려의 기술력과 예술성을 잘 드러내고 있죠. 1222년 구리로 제작한 이 종은 정교한 장식과 섬세한 기법 덕분에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범종 중 하나로 꼽히는데요. 동종에는 과연 어떤 무늬들이 새겨져 있을까요.

부안 내소사 동종(사진=문화재청).
먼저 동종의 꼭대기에 있는 용뉴는 마치 공중을 비행하는 듯한 역동적인 모습을 띠는데요. 포효하는 용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용뉴는 동종의 가장 위쪽에 있는 용의 모습을 한 고리를 말해요. 종의 아랫부분과 윗부분에는 덩굴무늬 띠가 둘러져 있어요. 어깨 부분에는 연꽃 문양이 정교하게 장식돼 있죠. 몸체에는 천인상(天人像) 대신 삼존상을 부조로 배치했어요. 구리로 제작된 동종에 이같이 정교한 무늬를 새겨넣었다는 점에서 고려인들의 기술을 엿볼 수 있죠. 균형 잡힌 비례와 아름다운 곡률을 가진 몸체 등 뛰어난 장식성과 조형성을 지녀 고려 후기 동종의 본보기가 됐어요.

내소사 동종은 종에 대한 내력을 명확히 알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큽니다. 종을 만든 내력이 적힌 주종기에 따르면 이 종은 ‘한중서’라는 이름의 장인이 1222년 약 700근(약 420㎏)의 무게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한중서는 13세기 전반부터 중엽까지 활동한 장인으로 고령사 청동 북(1213년), 복천사 청동 북(1238년), 신룡사명 소종(1238년) 등 여러 작품을 남긴 것으로 확인됩니다. 종에는 원래 청림사에 봉안됐다가 1850년 내소사로 옮겼다는 내용도 새겨져 있어요. 한국 범종사를 비롯해 제작 기술과 기법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이자 봉안처, 발원자, 제작 장인 등 모든 내력을 정확히 알 수 있어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문화재청은 동종과 함께 신라 금속공예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경주 금령총 출토 금제 허리띠’와 ‘경주 서봉총 출토 금제 허리띠’ ‘청자 음각앵무문 정병(淨甁)’ ‘복재선생집’ ‘경북 안동 선찰사의 목조석가여래좌상과 복장 유물’ 등 총 5건을 보물로 지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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