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中 반도체·에너지 투자 확대…신사업 진출도 추진

현지 수뇌부와 릴레이 회동, 신규 투자 계획 밝혀
배터리·바이오·IT 합작도 검토…차이나 경영 박차
  • 등록 2015-08-30 오전 9:37:22

    수정 2015-08-30 오전 9:37:22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최태원 SK(034730) 회장이 중국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반도체와 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전기차 배터리와 바이오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의 중국 시장 진출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에 ‘제2의 SK’를 건설하겠다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이 최 회장의 경영 복귀를 기점으로 본격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7일 중국 장쑤성 우시를 방문한 최태원 SK 회장(왼쪽)이 리샤오민 우시 당서기와 면담을 진행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장쑤성 정부 홈페이지 제공
中 사업 청사진 마련 ‘잰걸음’

최 회장은 출소 이후 첫 해외 출장지로 중국을 선택했다. 반도체와 에너지 등 그룹 주력 사업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현지 시장 상황을 살피고 향후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게 시급했기 때문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6일 중국 장쑤성 우시의 SK하이닉스(000660)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경영 현황을 점검한 뒤 27일 리샤오민(李小敏) 우시 당서기와 왕췐(汪泉) 우시시장 등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 의사를 밝혔다. 최 회장은 “우시 공장의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미 SK와 우시 정부 간에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우시 공장에 투자한 금액은 이미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투자 확대에 나서는 것은 우시 공장이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생산량 중 50% 가량을 담당하며 실적 고공행진에 큰 기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 내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우시 공장의 중요성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우시 공장에 대한 투자는 우선 미세공정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R&D) 및 신규 시설 도입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신규 생산라인 건설 여부는 미지수다. 이미 31조원을 들여 국내에 2개의 생산라인을 건설키로 공언한 만큼 중국에 또 다른 생산라인을 짓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우시 정부 측에서 꾸준히 두번째 생산라인 건설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전격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시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한 최 회장은 바로 후베이성 우한으로 이동해 SK종합화학과 시노펙이 합작해 설립한 우한 에틸렌 공장을 찾았다. 이튿날인 28일에는 리홍중(李鴻忠) 후베이성 당서기와 왕궈성(王國生) 후베이성장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우한 에틸렌 공장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후베이성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후베이성 정부 측에서 제안한 바이오·IT 분야의 합작에 대해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 회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주요 계열사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 핵심 수뇌부와의 ‘꽌시(關係)’ 복원이 시작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특히 리홍중 후베이성 당서기는 중국의 경제개방 일번지인 광둥성 선전시장을 역임하는 등 현지 경제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인물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취임한 이후에는 지방정부 개혁에 앞장서면서 차세대 리더 중 한 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왼쪽)과 SK종합화학 우한 공장 전경. SK 제공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 가속화

“중국 현지 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중국 내 생존과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이 되자.”

지난 2006년 최 회장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새로운 화두로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제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러 SK하이닉스와 SK종합화학 등의 계열사들이 중국에서 뿌리를 내렸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SK텔레콤의 헬스케어 사업 등도 새로운 결실을 맺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최 회장이 수감돼 있던 지난 2년 반 동안 답보를 거듭했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은 다시 추진력을 얻게 됐다. 대만 홍하이그룹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스마트 팩토리 사업도 사실상 중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SK와 홍하이그룹은 지난 5월 자본금 6500만 달러 규모의 합작법인 ‘FSK 홀딩스’를 설립한 데 이어 홍하이그룹 계열인 아이폰 제조사 팍스콘의 중국 충칭 공장에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궈타이밍(郭台銘) 홍하이그룹 회장과 만나기 위해 대만으로 건너갔다.

SK 관계자는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SK와의 사업 확장 가능성도 높은 지역”이라며 “최 회장의 이번 출장은 기존 사업을 다지고 새로운 사업을 넓히기 위한 행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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