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누군 물병맞고 누군 덕담듣나"...차명진, '친구'에 찬물

  • 등록 2020-05-19 오전 12:05:00

    수정 2020-05-19 오전 7:32:0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왜 똑같이 5·18 기념하러 갔는데 누구는 물병을 맞아야 하고 누구는 덕담을 들어야 하나?”

과거 여러 차례 막말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차명진 미래통합당 전 후보가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인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차 전 후보는 “황교안도, 주호영도 똑같이 민주화운동 안 했다. 둘 다 소위 5·18 논란 당사자도 아니다. 주호영은 사과했지만 황교안은 징계까지 했다”고 했다.

이어 “도대체 5·18 참배권의 자격이 뭔가? 왜 특정 사인들이 망월동 묘역 앞에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검문검색하는가”라며 “이번엔 총선에서 이겼다고 봐주는 건가? 5·18이 그렇게 정략의 대상 밖에 안 되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5·18은 민주화운동이다. 근데 왜 명예스러운 일을 한 유공자 명단을 숨기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차 전 후보는 또 “5·18을 헌법 전문에 넣겠단다. 나도 대찬성”이라며 “다만 그전에 5·18을 특정인의 것이 아닌 국민 모두의 것, 정체성이 의심스러운 미제사건이 아닌 당당한 의거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도 5·18 당시 광주 현장에는 없었지만 그 정신을 기리고자 인생을 걸고 독재와 싸웠다”며 “주호영은 둘도 없는 친구고 황교안은 나를 당에서 쫓아낸 사람이다. 그래도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자칭 우파 인사들, 제발 역사에 당당하길 바란다. 당신들이 무슨 자격으로 자랑스러운 우파의 역사를 부끄럽게 폄하하고 좌파한테 그렇게 헐값에 팔아넘기는가”라며 “차라리 스스로 좌파라고 개명하던지”라고 비난했다.

지난 18일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위)와 지난해 같은 기념식에서 일부 시민의 격렬한 항의를 받은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차 전 후보는 또 다른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5·18 진상조사 한답시고 수백명 불러서 심문했다는데, 왜 아직도 발포 명령자가 누구냐, 발포 책임자가 누구냐 타령을 하는 거요”라고 따졌다.

그는 “미국의 5·18 기밀문서가 해제돼 더이상 늘려 먹고 우려먹기 힘들어졌네. ‘헬기 사격’이 아니라 밑에서 헬기를 향해 쏜 흔적이라는데”라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 국무부가 한국 외교부에 제공한 5·18 민주화운동 관련 외교 문건에 발포 명령 책임자나 지휘체계에 대한 내용은 담겨 있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외부 개입설’을 거론한 것이다.

올해 총선에서 ‘세월호 텐트’ 발언으로 제명된 차 전 후보는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지도부와 유력 인사가 광주를 방문해 사과와 추념을 한 것에 이처럼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와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금남로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주 원내대표는 기념식이 끝나고 5·18 민주묘지로 이동해 5·18민주화운동 유족 3개 단체장과 만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민주화운동에 대한 성격이나 권위에 대한 평가는 이미 법적으로 정리됐다”며 “간혹 딴소리해서 마음의 상처를 주는 우리당 사람이 있는데 이에 대해 거듭 저희가 죄송하고 잘못했다,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문홍식 5·18 구속부상자회장은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이해 통합당 대표 등 관계자 분들이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참배해 주고 먼저 찾아주시기 전에 영령들을 위해 사죄한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가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과 함께 방문한 지난해와 다른 모습이었다. 당시 황 전 대표가 검색대를 겨우 통과해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물병과 행사장에 준비된 플라스틱 의자가 날아오기도 했다.

이렇게 1년 만에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통합당에서 지속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하고,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왜곡하는 극우 보수층과 선을 그으면서다.

한편, 5·18 ‘망언 3인방’으로 꼽힌 김진태·김순례 의원과 이종명 미래한국당 의원은 이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진태 의원은 지난해 2월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를 주최했다. 이 행사에서 김순례 의원은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이라고 했고, 이종명 의원은 “북한군 개입”을 거론했다. 이들은 각각 이번 총선에서 낙선·낙천·불출마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이들에 대해 “징계 수준이 국민이 요구하는 수준에 못 미쳐 재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당을 달리하고 있어 더이상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며 “징계도 한 번 되면 두세 번 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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