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發 물가 비상]추석 차례상 '산적꼬치' 올리기 힘들어지나(종합)

폭염에 채소류 작황 부진, 가축 폐사 잇따라
'금수박' '금징어'…가격 고공 행진
한달여 앞 추석 상차림 비용 증가 불가피
  • 등록 2018-08-20 오전 6:00:00

    수정 2018-08-20 오전 6:00:00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채소를 고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요즘은 장보기가 겁날 정도에요. 별로 산 게 없는 것 같은데도 10만원이 훌쩍 넘으니 원….”

주부 장모(58)씨는 19일 “추석이 한 달 여 앞인데 물가가 어디까지 오를지 걱정”이라며 “차례 상차림 품목 종류라도 줄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994년 폭염을 넘어선 올 여름 역대급 폭염 탓에 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 하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기록적인 불볕더위에 농작물은 타들어가고 가축들이 폐사, 수급조절이 어렵자 물가 상승세가 좀체 꺾이지 않고 있다. ‘밥상물가’에 이어 추석 차례상 물가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작황 부진·가축 폐사…농축수산물 가격 ‘고공 행진’

채소와 과일, 축·수산물까지 물가 오름세는 전방위적이다.

19일 통계청의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배추와 무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채소류는 전월 대비 3.7%, 농축수산물은 1.3% 각각 상승했다. 품목별로 시금치가 한 달 새 50.1%나 올랐고 열무(42.1%), 배추(39.0%), 상추(24.5%) 등의 가격도 크게 뛰었다. 배추 한 포기 가격은 2000원대에서 5400원으로 배 이상 올랐고,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은 3만원을 훌쩍 넘어 ‘금수박’으로 불릴 정도다.

불볕더위에 수온이 높아지면서 수산물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민 생선’ 고등어의 경우 1㎏당 소비자 가격(8월 6~10일)은 6835원으로 전년 대비 5.6%, 전월 대비 3.4% 상승했다. 생산량이 급감한 오징어는 1㎏당 1만2029원으로 전년 대비 18.6% 뛰었다.

폭염 속 가축 폐사도 잇따르면서 축산물 가격은 전월 대비 3.3% 올랐다. 이 중 돼지고기와 닭고기가 각각 7.8%, 2.7% 상승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이달 들어서도 오름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품목별 소매 가격(13일 기준)을 보면, △배추(포기)는 6066원으로 전월 대비 65.5% △무(개)가 3687원으로 74.2% △대파(kg) 2951원으로 17.6% △수박(통) 2만7620원으로 62.8% △닭고기(㎏)는 5190원으로 8.0% 올랐다.

공사 측은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소류 작황 부진으로 물량이 감소, 농산물 가격 상승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추석 상차림 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 결과 지난해 추석 차례상 비용은 4인 가족 기준 전통시장은 19만원, 대형마트는 24만원선이었다. 일반 슈퍼마켓과 기업형 슈퍼마켓(SSM), 백화점을 포함한 평균 상차림 비용은 24만9639원으로, 전년 보다 3.3% 내려갔다.

유통업계는 물가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추석 선물세트 준비 등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소와 과일, 생선을 포함해 차례 음식 가격이 더 오르면 가계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지난해 보다 비용이 얼마나 오를지는 앞으로의 날씨에 달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공식품 가격도 줄줄이 오르나

농축수산물뿐만 아니라 가공식품 물가도 꿈틀대고 있다. 이달 초 원유 가격이 ℓ당 4원 오른 926원으로 결정되면서 당장 우윳값이 올랐고, 아이스크림·빵·치즈·커피 등 우유를 주원료로 하는 식품 가격도 상승 기미를 보이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16일 우윳값을 ℓ당 90원(인상률 3.6%) 인상했고 롯데리아도 11년여 만에 아이스크림 가격을 최대 40% 올렸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폭염에 젖소 폐사가 늘고 관리비 등 생산비용이 증가한 것이 가격 상승 요인이 됐다”며 “이달 말 개학과 함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 수급조절을 위해서라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등 다른 유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미 상반기에 한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일부 제과업체의 경우 또 가격을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 압박에 따른 수익 구조가 악화된 제품을 중심으로 올 초 가격 인상을 했기 때문에 곧바로 올리기는 힘들고 추석 이후나 내년 초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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