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들만 힘들더냐…4050 앞 '고용 절벽'(종합)

2~3월 40대 신규 취업자 수
전년대비 10.7만명 9.7만명씩↓
50대도 3.5만명 2만명 증가 그쳐
全산업 총체적 부진…이직 어려워
'마지막 보루' 자영업자도 줄어
AI, 향후 일자리 1136만개 대체
월 평균소득 200만~300만원대
'화이트 칼라' 중산층 타격 클 듯
  • 등록 2018-05-16 오전 5:00:00

    수정 2018-05-16 오전 7:29:30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김정현 김정남 기자] 10년 경력의 베테랑 은행원이었던 A(42)씨는 직장을 두 번 옮겼다. 3년 전 첫 이직 때는 비교적 상황이 순조로웠다. 구직한지 얼마 안 돼 한 증권사 차장으로 옮겼다.

그런데 올해 다시 이직을 준비하니 상황이 달랐다고 한다. 경력은 더 쌓였지만 자리가 없더라는 것이다. 결국 A씨는 업계를 바꿔 한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그나마 금융권 업무는 많은 곳에 적용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며 “주변에 비해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청년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도 ‘고용 절벽’에 떨고 있다. 올해 2~3월 고용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는데, 그 충격파가 40~50대에 특히 두드러졌다.

경제계에서는 여기에 인공지능(AI)의 습격까지 가시화할 경우 고용 쇼크가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0~50대 중장년 ‘고용 절벽’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2~3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0만4000명, 11만2000명 늘었다. 통상 20만~40만명씩 늘어오던 취업자 수가 2월 뚝 떨어졌고 3월에도 비슷했던 것이다. 2010년 1월(1만명 감소)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이다.

특이한 것은 양호한 흐름을 보였던 40~50대가 직격탄를 맞았다는 점이다. 40대 신규 취업자 수는 2016년부터 대체로 감소세이긴 했다. 그러나 4만~5만명대 줄어드는 정도였다. 지난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월 평균 5만9000명, 5만명 줄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2~3월 각각 10만7000명, 9만7000명으로 감소 폭이 커졌다. 그 규모가 두 배 늘어난 것이다. 50대 고용도 악화되긴 마찬가지였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50대 신규 취업자 수는 각각 월 평균 8만2000명, 15만2000명이었는데, 올해 2~3월에는 3만5000명, 2만1000명으로 급감했다.

30대 신규 취업자 수가 부진(3만명대 감소)하긴 했지만 예년과 비슷했던 것과 달리, 40~50대 중장년층 고용 상황은 크게 악화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산업 전반의 일자리가 총체적으로 부진한 것과 관련이 있다. 대다수 업계가 어렵다보니, 다시 이직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그나마 ‘마지막 보루’처럼 여겨졌던 자영업도 둔화하고 있다.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6만8000명 늘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4만명 가량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40~50대가 많이 종사하는 산업의 고용 상황이 좋지 않았다”면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에서 취업자가 감소하면서 중장년층 고용이 특히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AI의 습격, 중산층에 직격탄

문제는 앞으로 일자리 사정은 더 어둡다는 점이다. 예측이 어려운 AI의 습격 탓이다.

이날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는 이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시장 일자리의 43%가 AI에 따른 자동화 고위험군(대체 확률 0.7 이상)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체 취업자 약 2660만명 중 1136만명이 향후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를 진행한 김건우 선임연구원은 “‘화이트 칼라’를 상징했던 사무 종사자의 업무는 AI 기술 확산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건 경제의 중추인 중산층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점쳐진다는 점이다. 월평균 소득 수준이 200만~300만원인 취업자의 고위험군 비중은 47%로 가장 높았다.

김 선임연구원은 “중산층이 타격을 받으면 사회의 양극화 문제가 더 심해질 우려가 있다”며 “정부는 고용 환경의 급변을 감안해 노동시장의 유연안정성(flexicurity)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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