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거품에 취했다가…高신용자도 '한방에 훅 간다'(종합)

신용등급 과다평가 중심으로 상환부담 커져
금리상승기 연체중시 신용평가시스템이 毒
  • 등록 2017-07-11 오전 6:00:00

    수정 2017-07-11 오전 8:00:57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신용등급 1∼3등급에 해당하는 고(高) 신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기조가 지속되면서 신용 인플레이션이 심화된 결과 고신용자들이 남발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 상승기로 접어들면서 신용거품이 터질 수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저금리가 만든 고신용자 1천만명 시대

10일 한국은행과 신용정보회사인 나이스 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말 현재 신용등급 1~3등급인 고신용자는 1007만1000명으로 작년말(994만1000명)에 비해 13만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이 기간 전체 경제활동인구(2740만9000명)의 3분의 1이 훌쩍 넘는 수준이다. 지난 2012년 말과 비교하면 290만명 급증했다. 특히 신용 1등급의 경우 같은 기간 230만명에서 455만명으로 두 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신용등급은 10등급으로 구분된 신용등급 체계에서 상위 1∼3등급에 해당하는 부류로 은행에서 안정적으로 대출이 가능하다.

반면 1분기말 현재 중신용자(4~6등급)는 576만명, 저신용자(7~10등급)는 268만명 수준으로 각각 집계됐다.

최근 고신용자들이 중·저 신용자들을 흡수하면서 크게 늘어나고 있는 건 전반적인 금리수준이 낮아 신용 인플레이션이 심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대출 상환부담이 줄자 연체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연체 같은 채무상환 이력이 신용등급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금융기관이 위험관리 차원에서 중·저신용자보다는 고신용자 대출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고신용 대출 쏠림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은행으로선 위험부담이 덜한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예대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에서 고신용자 대출 비중은 1분기말 현재 54.4%로 절반을 훌쩍 넘긴 상태다. 지난 2012년 말과 견주면 약 13.3%포인트, 290만명 급증했다. 특히 2014년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했는데, 30~40대 고신용자가 주로주고객층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상승기 타격 우려‥상환 부담 큰 고신용자도 안심못해

문제는 금리상승기로 접어들면서 신용 거품에 편승해 대출을 쉽게 받은 고신용자들이 부채상환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이자상환 부담이 높아지면 연체율이 오르고 신용등급도 자연스레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기준금리는 제자리에서 머무른 상황에서도 국내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작년 8월부터 올 3월까지 0.55%포인트나 올라 연 3.21% 수준을 기록 중이다. 금리가 오르면 개인 신용등급은 전반적인 하락 추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신용 거품기 자신의 소득보다 대출을 더 받은 대출자가 많다는 점은 우려스런 대목이다.

가계대출 차주의 소득대비 가계대출 비율(LTI)이 2012년 말 167.9%에서 2017년 1분기 말 205.5%로 상승했다. 소득의 두배 이상의 빚을 지고 있다는 뜻이다. LTI 500%를 웃도는 차주의 비중은 2012년 말 6.6%에서 지난 1분기 9.7%로 상승했다.

과다대출자들은 금리가 오르면 상환부담이 커지면서 채무 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연체정보가 신용등급에 큰 영향을 끼치는 현재 시스템은 금리상승기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는 과정에서 실제 연체가 발생하거나 신용등급이 하락한 대출자는 더 높은 가산금리를 적용받게 돼 채무상환부담이 가중된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용 인플레 시대 신용등급이 올라간 고신용 대출자 중에선 금리상승기 상환부담을 이기지 못해 대거 채무 불이행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고(高) 신용등급 차주가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신용등급 인플레이션 경고등이 커졌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처참한 사고 현장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