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최근 미국을 시작으로 주식매매 수수료를 무료로 하는 증권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온라인 증권사 찰스슈왑(Charles Schwab)을 비롯해 2013년 창업한 로빈훗이 그 주인공입니다. 일본에서도 SBI홀딩스가 3년 내에 주식 수수료를 무료로 하겠다고 밝힌 상태라고 합니다.
매체는 무료 수수료를 내건 증권사들이 종래 두 가지 방법으로 손해를 메웠다고 지적합니다. 첫 번째는 신용거래를 하는 투자자에게 이자를 받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고객으로부터 위탁받은 주식을 공매도 세력에게 빌려줘서 이자를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금리가 점점 내려가는 상황에서는 종래의 방법으로는 손해를 메우기 부족하게 됐죠.
그래서 생긴 새로운 돈줄이 바로 초단타(High Frequency Trading·HFT) 족에 개인의 매매권리를 넘기는 것이라고 매체는 설명합니다. 이를 ‘페이먼트 포 오더 플로우(Payment for order flow)’라고 부릅니다. 개인이 증권사에 매수·매도 주문을 넣으면 증권사는 이 정보를 거래소에 넘기는 것이 아니라 사설거래시스템(PTS·대체거래시스템)를 통해 초 단타족에게 넘기고 리베이트를 받는 것이죠. 주로 찰스슈왑과 로빈훗과 같은 온라인기반 증권거래업체들이 이 시스템을 이용합니다.
한국의 시장 상황도 이들의 시장 상황에 점점 닮아가고 있습니다. ‘멸치 떴다’로 표상되는 메릴린치의 초단타문제가 한국 주식시장에서도 제기된 바 있고요, 증권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종 수수료는 점점 낮아지고 있죠.
다만 한국 역시 종국엔 알고리즘 투자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입니다. 결국 시대의 흐름에 맞춰 미국·일본처럼 초 단타족을 위시한 알고리즘투자자들의 비중이 크게 높아질 것이란 얘기죠. 대체거래소에 대한 논의도 최근 부쩍 활발하고요. 아마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개인의 매매정보를 사고 싶은 초 단타족이 나타날 것이고, 뚜렷한 수익구조를 찾을 수 없는 증권사들이 그런 흐름을 타는 일들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최근 일본의 투자자들은 보이지 않는 손의 ‘새치기’에 불만을 느끼는 일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개인과 큰손 사이의 기울어진 운동장은 더 기울어져만 가는 형국입니다. 한국 역시 초 단타족의 시대가 되면 비슷한 일이 많아지겠죠. 그때쯤이면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족보다 초 단타족이 더 원망스러워질 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