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팝니다…불면의 대한민국, 수면산업 '새록새록'

빛공해, 스트레스 등 현대인 수면 부족 현상 심화
뷰티업계 최근 '숙면 연구소'까지 개장
국내 수면 시장 2조 규모, 성장 잠재력 커 관련 시장 확대
  • 등록 2018-06-25 오전 6:00:00

    수정 2018-06-25 오전 6:00:00

멀티플렉스 CGV에서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에스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영화 티켓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으로 좌석 대여·음료·담요·슬리퍼까지 제공하며 리클라이너 좌석에서 최대 90분간 낮잠을 즐길 수 있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최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이색 연구소가 문을 열었다. 글로벌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자르트’가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주력 매장) ‘필터스페이스 인 서울’에 마련한 ‘숙면 연구소’다.

3층 규모인 숙면 연구소는 △외부 가든 공간 △숙면 연구 아카이브 전시 △닥터자르트 숙면 굿즈 숍(2층)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룸 등 숙면과 관련한 다채로운 전시와 체험 공간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닥터자르트 측은 “건강한 피부는 물론 인간의 생활에 영향을 주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인 ‘숙면’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라며 “스트레스, 열대야 등으로 인해 쉽게 잠들지 못하는 현대인의 일상에 주목, 숙면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힐링 플레이스로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바쁜 일상 탓에 수면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도 함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줄어든 수면 시간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짧게 자더라도 질 좋은 수면을 취하기 위한 사회적 지출이 많이 늘어난 것. 수면산업을 뜻하는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Sleep+Economics)란 말이 등장할 정도로 양질의 수면에 대한 현대인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선진국형 산업으로 분류되는 슬리포노믹스는 이미 해외에서 성업 중이다. 약 20조원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에서는 지난 3월 뉴욕에 일명 낮잠 카페라 불리는 ‘냅 욕’(Nap York)’이 선을 보이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본의 캡슐 호텔을 고급화한 1인용 수면공간으로, 30분에 12달러만 내면 쾌적한 환경에서 잠을 청할 수 있어 직장인부터 브로드웨이 관계자까지 다양한 이용자층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각계 전반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추세다. 뷰티 업계의 숙면 연구소뿐만 아니라 침구 업계, 영화관의 ‘시에스타’ 서비스 운영 등 업계를 막론하고 현대인의 숙면에 초점을 둔 슬리포노믹스 열풍이 일고 있다.

최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문을 연 닥터자르트의 ‘숙면 연구소’ 내부.(사진=닥터자르트)
멀티플렉스 CGV에서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에스타(Siesta)’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2016년 3월 CGV여의도점에서 처음 선보였는데, 여의도 일대 직장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약 10개월 만에 이용률이 꾸준히 증가해 이용객이 시행 초기 대비 약 65%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영화표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으로 좌석 대여, 음료, 담요, 슬리퍼까지 제공하며 리클라이너 좌석에서 최대 90분 동안 낮잠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에서도 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등 관련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침구 브랜드 ‘소프라움’과 협업, 업계 처음으로 프리미엄 침구 충전재 전문매장 ‘듀벳바’(Duvet Bar)를 운영하고 있다. 매장 내 상주하는 전문 상담원이 체온, 수면상태, 자세 등에 따라 침구류를 맞춤으로 제안해 준다.

슬리포노믹스 산업은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수면 관련 제품 및 서비스의 수요도 해가 지날수록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는 스마트 밴드, 수면 안대, 캔들·디퓨저 등 건강 숙면 용품 판매량이 꾸준히 늘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가별 수면시장 규모는 미국 20조원, 일본 6조원, 한국 2조원에 달한다.

수면 관련 의료 서비스 수요 또한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2~2016년 수면장애 진료 자료를 보면 수면 장애 환자는 △2012년 여성 21.3만명, 남성 14.5만명 △2013년 여성 22.8만명, 남성 15.6만명 △2014년 여성 24.7만명, 남성 16.8만명 △2015년 여성 27.3만명, 남성 19.1만명 △2016년 여성 29.3만명, 남성 20.1만명으로, 최근 5년간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나 과도한 근무시간, 빛 공해 등이 주원인인 것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인들에게 ‘잠 못 이루는 밤’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며 “수면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는 만큼, 숙면을 앞세운 마케팅은 점차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로, 최근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급속히 성장하는 수면산업. 초기 단순 침구류에서 최근 피트니스 밴드, 아로마용품, 수면센서, 수면 카페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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