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이상한 KB수사…왜?

21일 윤종규 KB회장 임기개시…檢·警 수사 ‘본격화’
검찰, 이례적 수사 착수…KB관계자들 참고인 소환될 듯
“채용비리 추가증거 수집 시 인지수사 가능성도”
  • 등록 2017-11-07 오전 6:00:00

    수정 2017-11-07 오후 4:33:52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차기 KB금융지주 회장과 KB국민은행장 취임을 불과 2주 앞둔 상황에서 사정기관의 전(全)방위적인 수사를 받고 있는 KB금융그룹이 검찰 및 경찰 수사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수사당국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검이 윤종규(62·사진) KB지주 회장을 고발한 투기자본감시센터를 고발인 조사한 데 이어, 사흘만인 이달 3일에는 영등포경찰서가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인사담당 HR(Human Resources)본부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경의 양 수사는 각각 수사 초점이 다르다. 현재 윤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배임) 위반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특정경제가중처벌법은 형법상 횡령·배임죄에 비해 형량이 매우 무겁다.

검찰은 LIG손해보험 인수 과정에서 윤 회장 측의 횡령·배임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투기자본감시센터의 고발장(2017형제60709)에 의하면 윤 회장과 KB금융 등은 지난 2014년 말 업계 4위인 LIG손보를 고가에 사들여 총 5451억원 규모의 횡령·배임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일반적인 수사 기간을 한 달가량 넘긴 이번 검찰 수사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윤 회장을 고발한 시점은 지난 7월 4일. 검찰 내부적으로는 고소·고발이 있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를 종결한다는 가이드라인(수사지침)을 운영하고 있다. 또 고소·고발 즉시 고발·고소인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4개월 만에 고발인 조사가 이뤄진 셈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통상 검사는 고소인 및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수사를 개시한 뒤 석 달 안에 수사를 마무리한다”면서 “고소·고발장 접수 후 일주일 내외에서 이뤄지는 고발인 조사가 4개월 만에야 비로소 처음 실시됐다는 것은 사건 접수 후 넉 달 동안 검찰이 아무 일도 안 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앞서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해 6월과 8월에 KB금융의 LIG손보 및 현대증권 지분 고가 인수, 그리고 KB지주가 현대증권에게 자사주 저가 매도를 강요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횡령했다는 이유 등으로 두 차례 검찰 고발을 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작년 12월 두 건 모두 혐의 없음을 사유로 ‘각하’한 바 있다.

여의도 KB금융지주 및 KB국민은행 본점. [사진=KB금융지주 제공]
경찰 수사는 지난 9월 13일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KB노조)가 윤 회장과 HR본부장을 업무방해 및 부당노동행위 등 혐의로 고소한 데 따른 것이다. KB노조는 사측에 의해 회장 연임 찬반 설문조사 결과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고발장 접수 후 4개월 만에 고발인 조사한 서울중앙지검과 달리, 영등포경찰서는 고소장 접수 엿새만인 19일 고소인 조사를 마쳤다. 영등포경찰서는 해당 사건에 관해 서울남부지검의 수사 지휘 아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과 경찰이 동시에 KB금융을 수사하는 배경에 은행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사를 본격화한 시점이 미묘하기 때문이다.

연임에 성공한 윤 회장은 취임을 불과 2주일가량 남기고 있다. 오는 21일 윤 회장은 제5대 KB금융 회장으로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윤 회장과 함께 허인 신임 국민은행장 내정자 역시 오는 20일 임시주주총회 결의 이후 21일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법조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KB금융에 대한 수사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경찰이 압수수색한 곳이 ‘인사관리 부서’란 점에서 설문조사 조직적 개입을 넘어 우리은행 사례처럼 유력인사의 인사 청탁을 받는 등 채용비리 관련 추가 증거가 수집될 경우 검찰이 채용비리까지 인지수사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압수한 컴퓨터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혐의점을 검토한 뒤 조만간 윤 회장 등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윤 회장은 물론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검·경의 ‘사정 칼날’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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