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사드, (안철수) 후보 입장이 당 입장".. 그 불편한 진실

  • 등록 2017-04-23 오전 9:22:52

    수정 2017-04-23 오전 9:22:52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당론 변경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안철수캠프 손학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18일 JTBC ‘뉴스룸’에서 사드 당론에 대한 국민의당 입장을 묻자 한 대답이다. 그는 “지금 중요한 것은 안철수 후보의 입장이고 공약사항”이라며 “손석희 앵커가 지금 이걸 왜 굳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안철수 후보가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을 반대에서 찬성으로 변경했지만, 여전히 국민의당 당론은 반대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당론 변경을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실제 선대위서 이 문제가 공식적으로 다뤄진 것은 한 번도 없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고 의원들도 각자 지역 선거운동에 바쁜 상황에서 어떻게 당론 변경을 위한 의원총회가 열리겠느냐”며 당론 변경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미 국민의당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대응 공식을 정한 듯하다. ‘후보의 입장이 당 입장’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당론이라는 것은 그냥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모여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던져 정해지는 구속력 있는 약속이다. ‘후보 입장이 당 입장’이라는 것이 기만인 이유다.

일각에서는 이 이슈는 ‘긁어 부스럼’이라고도 말한다. 사드 배치에 반대인 의원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의총을 열어 토론하면 당내 불협화음이 있는 것처럼 비치면서 선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한 중진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문제는 말하면 말할수록 손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드 배치에 대한 안 후보의 입장과 당 입장이 다른 것은 문제가 아니다. 안 후보는 “집권당이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대통령의 권한을 내려놓겠다는 약속도 했다. 같은 논리로 보면 사드 배치에 대해 국민의당의 당론이 안 후보와 다를 수도 있다.

문제는 설득을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의석수 39석의 정당 후보가 어떻게 국정을 운영하겠느냐는 의구심에 거듭 “다른 정당과 만나 끊임없이 설득하며 협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말의 진정성을 증명하려면 사드 배치에 대해 자당부터 설득하는 노력을 보여줘는 것이 그 첫번째 관문 아닐까.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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