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전실 해체 2년, 계열사 각자도생..대형M&A 부재

미전실 폐지 이후 TF 체제 운영…과거같은 유기적 협업 아쉬워
각자도생·현상유지 안주…신사업 미비 등 그룹 역동성 사라져
하만 인수 후 대형M&A 부재도 컨트롤타워 부재 연관 부인 못해
  • 등록 2019-10-24 오전 5:00:00

    수정 2019-10-24 오전 10:29:02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의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철근 김종호 기자] 지난 2004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자매지인 니케이비즈테크는 삼성이 보유한 강한 힘의 원천으로 총수의 경영능력과 함께 당시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였던 구조조정본부를 꼽았다. ‘비서실-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미래전략실’로 이어진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는 이병철-이건희 회장과 함께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한 축이라는 게 재계의 공통적인 평가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국정농단 사태의 한 원인으로 삼성 미래전략실을 꼽으면서 비판 수위를 높이자 2017년 3월 미래전략실을 해체했다. 삼성 안팎에서 컨트롤타워가 없는 2년이 지나면서 그룹 경영의 유기성이 미래전략실이 있던 때와는 다르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미래전략실과 같은 컨트롤타워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2017~2018년 반도체 슈퍼호황 덕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반도체 경기가 나빠진 올해는 실적이 대폭 악화하는 등 업황에 따른 부침이 너무 크다. 삼성생명(032830)삼성화재(000810) 등 주요 금융계열사의 순이익도 지난해보다(상반기 기준) 30% 이상 감소했다.

특히 과거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계열사간 투자, M&A(인수·합병), 사업조정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졌던 것에 비해 현재는 그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미래전략실을 대신해 삼성전자에 ‘사업지원TF’, 금융계열은 삼성생명에 ‘금융경쟁력 제고 TF’, 삼성물산에 ‘EPC(설계·구매·시공)경쟁력강화TF’ 등의 조직이 컨트롤타워를 대신하고 있지만 역동성이 과거보다 약하다는 평가다.

이병태 KAIST 교수는 “삼성이 정치적으로 휘말리기 시작한 최근 3년간 새로운 사업도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 전장전문기업 ‘하만’을 약 10조원에 인수한 후 하만과 같은 대형 M&A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CCIC)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 등에 대한 투자 및 협업을 주로 하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대형 M&A 건이 매물로 나오지 않기도 하지만 그룹의 M&A 전략을 주도한 미래전략실의 부재도 M&A 시장에 삼성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 안팎에서는 컨트롤타워의 복원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의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 어려워서다. 25일 시작하는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결과가 아직 남아 있다. 그래도 재계에서는 삼성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그룹차원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재계 한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각종 산업이 혼합하고 융합하는 시대”라며 “과거 기준으로는 연결성이 없던 사업도 융합하면 새로운 사업이 되기도 한다. 이런 시대에서는 그룹 사업을 전체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처참한 사고 현장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